이세린 가이드
김정연 지음 / 코난북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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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린? 미쉐린? 미슐랭????

표지도 그렇고 이름도 그렇고 하여튼 음식 만화인줄 알았다.

1화 캘리포니아 롤의 시작을 봐도 딱 그렇다.

만화 <미스터 초밥왕>을 그대로 패러디한 전개다. 시작부터 아 뭐야 이렇게 노골적으로 <미스터 초밥왕>을 따라한거라면 이 만화는 영 아닌데라고 생각하는 순간 반전이 기다린다. 

온갖 디테일을 가리키며 음식의 때깔을 칭찬하던 아저씨는 바로 캘리포니아 롤 모형을 주문한 업체 사장님이었던 것.

그러니까 사장님은 그냥 자기가 파는 음식을 모형을 보면서도 감탄하고 칭찬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옆에서 우리의 주인공 이세린은 그냥 우물쭈물... 아 뭐지? 그냥 보내준대로 만든건데 도대체 모형을 칭찬하는거야? 자기 가게 음식을 자화자찬하고 있는거야 하면서 궁지렁 궁지렁 난감해하는 중일뿐이다. 

그 궁지렁거리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더 낄낄거리게 된건 솔직히 말해서 저런 비슷한 일이 있을 때 내 모습과 너무 비슷해서다.

그러므로 주인공에 대한 호감도가 확 올라갔다.


이 만화의 시점은 전형적인 1인칭 시점인데 그게 좀 묘하다.

1인칭이라고 해도 작가와 주인공을 동일시하는 경우는 잘 없는데 이 책은 자꾸 작가와 주인공 이세린을 동일시하게 되는 것이다.

분명히 이 만화를 그린 작가는 만화가이고, 음식모형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말이다.

가만 생각해보니 그것은 1인칭의 시점과 더불어 이 책이 소재의 면에서 음식모형제작을 선택하고 그것을 제작하는 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솔직히 만화의 초반에나 좀 신기했지 뒤로 갈수록 이 모형의 제작 과정 얘기는 살짝 지루해지기까지 하는데, 그럼에도 이 모형제작과정에 대한 얘기로 말미암아 독자는 이 책의 주인공 이세린에 대해 만화의 주인공이 아니라 실존인물로 착각하게 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원래 실화를 바탕으로 각색한 이야기가 더 감동적으로 다가오는경우가 많다.

그것은 읽는 독자가 주인공에게 감정이입하기가 좀 더 수월해지기 때문인듯한데, 이 만화가 취하고 있는 구성이 노리는게 바로 그런점이 아니었을까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 만화가 정말로 하고싶었던 이야기는 음식모형제작 사이 사이에 양념처럼 배치된 이세린의 어린시절, 가족, 독신직업인으로 사는 현재의 삶등 지금 우리 사회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었을까?

어떤 면에서는 <82년생 김지영>에 대비되는  <92년생 이세린>의 삶을 얘기한게 아닐까 싶은거다.(대충 이세린의 삶의 궤적을 살펴봤을 때 90년대생쯤을 모델로 하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이다. 그리고 문학적 성취로는 이세린 가이드가 훨씬 낫다. 내 생각에 82년생 김지영은 문학이라기보다는 무슨 르포같았으니까 말이다)

3남매 중의 막내 고명딸로 귀여움을 받고 살았지만, 이세린 그녀의 역할은 바로 그 귀여움에 갇힌다.

그들의 부모 세대는 기존의 남존여비에서는 벗어났지만 아직도 여자의 행복은 괜찮은 남자를 만나 결혼하는데 있다는 생각을 가진 세대이면서 부계를 중심으로 하는 가족문화의 틀에 묶여있는 세대다. 

하지만 학교나 사회에서 다른 문화와 다른 교육을 받고 자라난 이 세대는 부모의 기대와는 달리 인간으로서의 독립성을 우선하는 첫 세대고, 그 간극에 대해 고민하고 저항하는 그럼으로서 빠져나오는 첫 세대이기도 하다. 


이세린의 엄마의 꿈 중 이세린이 가장 잘 되는 것은 영부인이 되는 것이고, 이웃집 엄마 친구는 덜떨어진 자기 아들과 이세린을 엮어주려하고, 친척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다른 가족을 비하하는 말을 내뱉는다.




3화 비빔밥편에 나오는 이런 친척모임의 한 장면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아무렇지 않게 행해지는 폭력에 대해 불괘하면서도 집안의 평화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가짜 웃음을 짓는 명절 분위기 딱이다. 

물론 저기에 술이 한잔 걸쳐지면 제대로 대화하고 항의하는 것이 아니라 그러는 너네 집은 뭐 별거 있냐? 돈 좀 있으면 다냐 뭐 이르면서 고성이 오가기도 할 테지만.....


사회생활을 하는 이세린은 여성이라면 또 피해갈 수 없는 외모타령에 시달린다.

이 외모 타령이 흔히 못생기거나 뚱뚱한 사람에게 가해질거라는것도 편견이다.

내 시댁 사촌 시누 중 한명은 키가 굉장히 크다. 다이어트를 열심히 해서 살이 찌진 않았지만 원래 타고난 골격이 큰 편이라 아주 늘씬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지만 어쨌든 내가 보기에는 진짜 부러운 키에 부러운 외모였다.

그런데 시댁의 행사 때 가족들이 모였다가 이 시누만 보면(당시 고등학생) "넌 또 컸냐? 지난 번 보다 더 크네, 아고 키 커서 좋겠다. 야 모델같다" 이런 말을 한 명도 빼지 않고(우리 시집 식구가 굉장히 많다.) 하는거다. 

어느 순간 이 시누 울음이 빵 터졌다. 

자기는 키가 너무 큰데 자꾸 크는게 스트레슨데, 식구들이 칭찬이랍시고 다 한마디씩 걸치니까 결국 터진거다.

이세린 역시 마찬가지다. 이세린의 경우는 너무 살이 안쪄서 당하는 외모 비하다.




남성이 키가 작을 때 사람들은 속으로만 생각하지 앞에서 대놓고 저렇게 떠들지 않는다.

혹시 기죽을까봐, 또는 실례가 된다고 생각해서....

그런데 여성의 외모에 대해서는 어디서든 한마디씩 해줘야 된다고 생각하는 무슨 자동 패치라도 장착한건지....

내 식사는 항상 평가당한다라는 이세린의 저 독백이 마음에 콕 와서 박힌다.

물론 내 경우는 이세린과는 반대의 이유로 평가당한거지만.....



그래도 자기 일을 가지고 작업장도 있을 정도로 어느정도 경제력을 갖추고 독립된 삶을 사는 우리 이세린.

이제 무엇을 해도 무서울게 없을 거 같지만 세상은 참 만만치 않다.




혼자 사는 여성, 아니 같이 살더라도 여성 혼자 있을 때 어쩌다 배달을 시키면 누구나가 맞닥뜨릴 저 상황은 너무 실감이 나고 너무 공감이 가서 오히려 짜증이 났다.

내 경우도 딸이 온라인 수업으로 혼자 있을 때 점심을 배달음식으로 먹게 되면 배달 왔다 갔을 시간에 꼭 전화해서 딸이 무사한지를 확인하게 된다.

배달하시는 남자분들은 무슨 세상 남자들이 다 범죄자냐고, 우리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거냐고 불쾌해 하시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피해자가 되는 사람들의 마음은 저절로 방어적이 될 수밖에 없다.


이렇게 이세린이라는 90년대생 여성이 살아가는 이야기로 읽으면 이 만화는 더 풍요로운 재미와 공감을 안겨준다.

다만 내가 너무 심각한 얘기만 해서 이 만화가 무지하게 심각하고 재미없는 것으로 착각하면 안된다.

역시 만화니까 유머감각 넘치는 장면들도 꽤있다.

가장 내가 깔깔거렸던 장면



김첨지 이 시발놈아!!! 

아 진짜 욕은 카타르시스다.

올해 욕 안하기로 해놓고 이 장면에서 낄낄거리며 김첨지 이 시발놈아를 따라하는 난 도대체 뭐냐? 

새해 목표 달성은 정말 갈길이 멀구나.....

덧붙이자면 이 장면은 실제로는 꽤 의미심장한 장면인데 왜냐하면 바로 앞페이지에서 여중생들이 먼저 흉내내는게 밥상을 뒤집어 엎으면서 에잇 이놈의 재수없는 집구석이라고 외치는 장면이다. 다른 아이들이 깔깔거리며 너네 아빠라고 외치고 친구가 정답 이러면서 웃기다고 데굴 데굴 구르는거다.

그래서 저 시발놈이라는 욕은 김첨지뿐이 아니라 차마 대놓고 말을 못했던 밥상 뒤엎던 모든 아버지들에게 바치는 헌사(?)라는 생각이 막 든다. 지 기분 나쁘면 지가 차리지도 않은 밥상을 뒤엎고, 치우지도 않던 그 모든 아버지들말이다.


결론 - 이세린 가이드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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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라키라 2022-01-05 02: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만화책에 그것도 귀여운 캐릭터가 욕하는 장면은 첨이네요 ㅋ 욕하는 아이 표정을 상상하니 이밤에 저도 낄낄요 😂

바람돌이 2022-01-05 09:53   좋아요 2 | URL
이세린이 중학생때 경험을 말하는 부분이에요. 여중생에게 저정도 욕은 뭐 욕도 아닌걸요. 그냥 일상어....ㅠ.ㅠ 한편으로 진짜 웃기고 또 한편으로는 의미심장한 부분이었습니다.

새파랑 2022-01-05 07:2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페이지 예전에도 어디선가 본거 같은데 다시 봐도 재미있네요 ^^

바람돌이 2022-01-05 09:53   좋아요 2 | URL
그렇군요. 이 장면은 누가 봐도 막 웃을듯요. 재밌었어요. ^^

오거서 2022-01-05 07:4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리뷰에도 마지막에 반전이 있군요. 욕해서 나쁜 놈을 물리칠 수 있다면 해야 하지 않을까요… ^^

바람돌이 2022-01-05 09:55   좋아요 2 | URL
문제는 욕해서 나쁜 놈이 물리쳐지는게 아니라 제가 물치쳐지는 느낌이랄까? 진짜 나쁜놈들에 대해서는 당연히 계속 욕하고 살아야 하는데, 저의 올해 결심은 주변의 조금 나쁜 사람 일상에서 만나는 사람들요. 그 사람들 때문에 일희일비하고 화내고 하는거 이제 좀 안할려고요. ㅎㅎ

coolcat329 2022-01-05 08: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 재미있는 부분 정리 잘 해주셔서 저도 아침부터 낄낄 거렸네요.
이 책 저희 아이가 재미있게 읽는거 봤는데 방학이니 다시 빌려 봐야겠어요.

바람돌이 2022-01-05 09:56   좋아요 3 | URL
아이들도 보면 재밌을텐데 저희집 딸은 권해주니까 그림이 내 스타일 아니야 이러고는 팽!!!
그놈의 취향은 얼마나 확고해주시는지 말이죠.
하긴 저도 딸이 좋아하는 만화책 취향 아니라고 안봐주긴 합니다. ㅎㅎ

반유행열반인 2022-01-05 10:4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랑 웃음포인트가 비슷하셨네요 ㅋㅋㅋ저도 저 장면만 딱 찍어 놨어요.

바람돌이 2022-01-05 13:34   좋아요 4 | URL
아 저 장면은 모두의 마음을 울리는 뭔가가 있는듯하지 않나요? ㅎㅎ 너무 공감가는 욕이라서 그런걸까요? ^^

scott 2022-01-05 16: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이 이세린에서 가장 재밌는 곳만 콕콕 찝어 주셨네요.
저도 82년 작품보다 이 작품이 더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ㅅ^

바람돌이 2022-01-06 09:20   좋아요 3 | URL
오우 스콧님 역시 저랑 같은 생각! 어쨌든 내가 좋다는걸 같이 좋아해주는 사람을 만나면 좋은 기분!
오늘 아침은 스콧님덕분ㅇ[좋은 기분으로 시작합니다. ^^

mini74 2022-01-05 17: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만화 좋아해요.ㅎㅎ

바람돌이 2022-01-06 09:20   좋아요 2 | URL
은근히 웃기고 심심한듯하면서 재밌더라구요. ^^

stella.K 2022-01-05 19: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사실은 욕을 사랑해요!
사람들이 제가 욕을 하면 찰져서 좋다고 대리만족을 하더라구요.ㅋㅋ
사람들이 왜 욕쟁이 할머니를 좋아하는지 알 것 같아요.^^

바람돌이 2022-01-06 09:22   좋아요 3 | URL
저도 욕을 사랑해요. 욕할 때 찰진것과 쌍스러운것이 진짜 경계가 아슬아슬한데 그걸 또 진짜 찰지게 잘하는 사람이 있더라구요. 제 친구 중에도 있는데 말이죠. 스텔라님도 그런 분이셨군요. 아 좋아요. 찰진욕쟁이!!!
저는 그러너 능력이 없어서 그냥 욕 안하는걸로....ㅠ.ㅠ
 

사람의 기질과 마음이론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는 것은, 우리가 진화하는 과정에서 선택된 감정반응이 협력적 의사소통능력과 더불어 포용력도 향상시켰을 수 있다는 뜻이다. 즉, 자연선택이 사람들이 서로에게 반응하는 다양한 방식에 영향을미침으로써 문화적 인지능력 형성에 중추적 역할을 수행했다고 할 수 있는데, 이는 곧 사람에게도 자기 가축화가 일어났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 P112

사람 자기가축화 가설은 자연선택이 다정하게 행동하는 개체들에게 우호적으로 작용하여 우리가 유연하게 협력하고 의사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켰을 것이라고 가정한다. 친화력이 높아질수록 협력적 의사소통 능력이 강화되는 발달 패턴을 보이고 관련 호르몬 수치가 높은 개인들이 세대를 거듭하면서 더욱 성공하게 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이 가설은 첫째, 감정반응이 격하지 않고 관용이 높을수록자연선택에 유리해졌고 이것이 협력적 의사소통이라는 새로운유형의 능력과 연관되며 둘째, 우리의 외형과 생리 작용, 인지능력의 변화가 다른 동물들에게서 나타나는 가축화징후와 유사하다는 근거를 찾을 수 있다고 본다.
- P122

가축화된 늑대나 유인원의 뇌는 인상적이다. 하지만 가축화된 사람의 뇌라면, 마법에 가깝다. 극도로 문화적인 종이 탄생하는 것이다. 우리 종 안에서 독특한 유형의 친화력이 진화함으로써 더 큰 규모의 무리, 더 밀도 높은 인구, 이웃한 무리 사이에서 더 우호적인 관계가 가능해졌을 것이며, 그럼으로서 더큰 규모의 사회연결망이 만들어졌을 것이다. 이것이 더 많은 혁신가 사이에서 더 많은 혁신의 전파를 촉진했을 것이다. 문화의톱니바퀴는 느릿느릿 불규칙하게 돌기 시작해서 빠르고 맹렬해졌을 것이다. 그 결과가 기술의 지수증식과 행동 현대화의 출현이다.
- P123

세로토닌은 우리 두개골의 형태를 변화시킨다. 테스토스테론 같은 남성호르몬은 우리의 얼굴과 손 형태에 변화를 가겨은다. 우리 눈의 하얀 공막은 협력적 의사소통 능력을 크게 향상시켰다. 이 모든 변화는 현생인류 이전 단계의 후기 인류 시기부터 친화력 선택이 이뤄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 P151

차이는 사람 아기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때 나타났다. 2세의 사람 아기는 완전히 발달되지 않은 상태의 뇌를 가지고도,
훨씬 성숙한 뇌를 가진 유인원들보다 우월한 사회적 기술을 보였다. 4세가 되면 사람 아기가 모든 과제에서 다른 유인원 아기들을 능가했다. 물이 든 컵을 쏟지 않게 멀쩡히 내려놓을 줄도 모르고 때맞춰 화장실에도 갈 줄 모르는 그 아기가 타인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읽을 줄 아는 것이다. - P152

우리 종에게 집단 내 타인이라는 새로운 범주가 출현한 것은 8만 년 전 중기 구석기시대로, 이 시기 이후로 공동체의 규모가 커지고 인구밀도는 더 높아졌을 것이다. 인류학자 킴 힐Kim Hill은 성별과 상관없이 모두가 이웃 집단에 받아들여지고,
집단을 초월해 가족으로 결속하게 하는 이런 수준의 포용력은다른 영장류에게서 관찰된 바 없다고 말한다.  - P164

우리는 대부분 고통받는 아이를 보게 되면 마음이 아프다.
배우자와 사별한 동료에게는 위로를 전하려 하며, 투병하는 친척에게는 돌봄의 손길을 주고 싶어 한다. 우리는 모두 한때 낮선 사람이었던 사람들과 친구가 된 적이 있다. 우리에게는 연민과 공감능력이 있으며, 집단 내 타인에게 친절을 베푸는 능력은진화를 통해서 획득한 우리 종 고유의 특성이다.
하지만 이 친절함은 우리가 서로에게 행하는 잔인성과도 연결되어 있다. 우리의 본성을 길들이고 협력적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것도, 우리 내면에 최악의 속성의 씨앗을 뿌힌 것도 동일한 뇌 부위에서 모두 일어나는 일이다. - P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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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다정함은 일련의 의도적 혹은 비의도적 협력, 또는 타인에 대한 긍정적인 행동으로 대략 정의할 수 있는데, 다정함이 자연에그렇게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것은 그 속성이 너무나 강력하기때문이다. 인간 사회에서 다정함은 친하게 지내고 싶은 누군가와 가까이 지내는 단순한 행동으로 나타나는가 하면, 어떤 공동의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협력을 통해 누군가의 마음을 읽는등의 복합적인 행동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 P20

다른 사람 종이 멸종하는 와중에 호모 사피엔스를 번성하게 한 것은 초강력 인지능력이었는데, 바로 협력적 의사소통 능력인 친화력이다. 우리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누군가와 하나의공동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서 함께 일할 수 있다.  - P29

친화력은 자기가 축화 self-domestication 를 통해서 진화했다.
수 세대에 걸친 가축화는, 기존의 통념과는 달리, 지능을 쇠퇴시키지 않으면서 친화력을 향상시킨다. 어떤 동물이 가축화될 때는 서로 아무 관련 없어 보이는 많은 요소가 변화를 겪는다. 가축화징후" 라고 불리는 현상의 변화 패턴은 얼굴형, 치아크기, 신체 부위별로 각기 다른 피부색에서 나타난다. 호르몬과 번식주기, 신경계에서도 변화가 일어난다. 우리가 연구에서발견한 것은 조건이 일정하다면 자기 가축화가 타인과 협력하고*소통하는 능력도 향상시킨다는 점이다.
- P31

하지만 우리의 친화력에도 어두운 면은 존재한다. 우리 종에게는 우리가 아끼는 무리가 다른 무리에게 위협받는다고 느낄 때, 위협이 되는 무리를 우리의 정신 신경망에서 제거할 능력도 있다. 그들을 인간이 아닌 존재로 여기는 것이다. 연민하고공감하던 곳에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공감하지 못하므로 위협적인 외부인을 우리와 같은 사람으로 보지 않으며 그들에게는 얼마든지 잔인해질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지구상에서 가장관용적인 동시에 가장 무자비한 종이다.
- P32

자기가축화 가설을 단순히 또 하나의 창조론에 불과하다고볼 수는 없다. 이는 우리와 다른 사람을 인간 이하로 취급하는우리 종의 경향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진정한 해법으로 고려해볼 강력한 도구다. 또 이것은 우리 종이 살아남고 진화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정의를 확장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경고다.
- P36

개는 늑대로부터 갈라져 나온 이래로 많은 면에서 우리와더 닮도록 진화해왔다. 사람이 전분을 섭취할 수 있도록 진화를도운 유전자가 개에게도 있어서 개는 조상인 늑대와 달리 사람이 채집하거나 경작한 양식도 거뜬히 소화할 수 있게 되었다.
또 고지대에 적응하면서 진화한 인류의 유전자가 티베탄 마스18티프종에게서도 발견되는데, 이 유전자로 인해 두 개체군 모두산소가 희박한 높은 고도에서도 온몸에 체내 산소를 전달할 수있다. 또 서아프리카 지역 사람들에게는 말라리아에 대한 항19체 생산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있는데, 그 일대 가정에서 키우는 개에게도 이 유전자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 P56

자연이 일반적으로 수천 세대에 걸쳐 성취하는 것을 벨랴예프와 류드밀라는 인간의 한 생애 안에 이루어냈으며 그 결과로하나의 공식을 수립했다. 즉, 사람에게 친화적인 동물이 더 높은 번식 성공률을 보일 때 가축화가 발생한다는 공식 말이다.
- P70

두려움이라는 제약에서 벗어난 여우는 협력적 의사소통 같은 사회적 기술을 더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었다. 예전에는 홀로 대면해야 했던 문제도 협력적인 파트너들과 함께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사회적 문제가 된 것이다. 협력적 의사소통 능력은증진되었지만, 반면 인지기능에 관해 예상했던 가설은 우연에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즉, 인지기능 같은 사회적 지능은 두려움이 친화력으로 대체될 때 우발적으로 발생한 또 다른 능력이었다. 여우 실험은 우리가 개에게서 관찰한 협력적 의사소통기술이 가축화의 산물임을 입증하는 강력한 근거가 되어주었다. - P75

개는 사람이 길들이지 않았다. 친화력 높은 늑대들이 스스로 가축화한 것이다. 이 친화력 좋은 늑대들이 지구상에서 가장 성공한 종 가운데 하나가되었다. 현재 그들의 후예는 개체수가 수천만에 달하며 지구의모든 대륙에서 우리의 반려동물로 살아가고 있으나, 얼마 남지않은 야생 늑대 개체군은 슬프게도 끊임없이 멸종의 위협에 노출되고 있다.
- P80

사람에게 다가왔던 늑대들이 그러지 않았던 늑대들보다 친화력이 강력한 선택압으로 작용할 정도의 큰 이익을 누렸다는사실을 기억하자. 이 압력은 행동과 외모만이 아니라 심지어 인지능력까지 진화시키는 원인이 되었다. 어떤 종 안에서 관용과친화력을 지닌 개체군이 살아남는 자연선택이 일어났는데, 그형질 변화가 사람과 친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집단 내부에서 살아남기 위한 것이었다면, 이 또한 자기가축화를 이끌어내는 동력이 되지 않을까?
- P98

그렇다고 보노보를 무시하는 것은 위험하다. 유인원의 친척가운데, 오직 보노보만이 우리를 괴롭혀온 치명적인 폭력성에서 벗어난 종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서로를 죽이지 않는다. 탁월한 지능과 지성을 뽐내는 인간이 하지 못한 것을 보노보가성취한 것이다.
- P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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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첫 완독책이다. 읽기 시작한 것은 지난 해 말이었으니 해를 넘겼다.

책은 굉장히 쉽고 재밌게 써졌는데 오래 걸린건 뭐 그냥 연말의 어수선함과 아직도 방학을 못하고 학년말 업무에 치이고 있는 상황때문이라고 해두자. (그 방학 아직도 9일이나 더 남았다. ㅠ.ㅠ)


신년이 되면 항상 작년의 정리와 새로운 결심 이런걸 해야 하는데 작년에도 물론 했었다.

버지니아 울프 전작읽기를 시도했었는데 관련서적 2권과 버지니아 울프 소설 2권, 에세이 1권 달랑 읽었다. 

그나마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를 다 읽은건 다행이다.

언젠가부터 새해 계획을 안세우게 되었는데 그건 나라는 인간이 계획을 미루거나 폐기하는데 일말의 가책도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오늘 안되면 내일하고, 내일 안되면 다음 달에, 그래도 안되면 내년에? 내년에도 안되면 그냥 관두지라는 의식 패턴을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구가하는게 나란 인간이다. 딱히 목표지향적인 인간이 아닌 것이다.

그래서 뭔가 이루겠다는 목표를 올해는 안하려고 한다. 


다만 이 책을 읽고, 또 다음으로 읽고 있는 브라이언 헤어와 버네사 우즈의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를 읽으면서 나라는 인간에 대해서 좀 더 들여다볼 계기가 생겼다.

이 두 책은 모두 일단 인간의 선의에 대한 긍정을 밑바탕에 깔고 있는데,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는 이제 겨우 80여페이지 읽었으니 제쳐두고, 어쨌든 삶의 무기가 된다는 이 책을 읽으면서는 자꾸 작년의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작년의 나를 생각하면 일상에서 참으로 많은 불신과 냉소와 화로 나 자신을 소모했던 한 해였다.

연초부터 시작됐던 동료의 뒷통수 때리기, 직장상사의 부당한 공격, 온갖 불합리한 상황들, 도대체 소통하기 어려운 아이들.

그에 하나 하나 대응하고 싸우고 적응하려 노력하고 그러다가 힘드면 술친구들과 욕이 섞인 신세한탄을 해대면서 점점 내 자신이 소진된다는 느낌을 강하게 가지게 되었다.

특히나 싫은 사람이 자꾸 생기는 것에 위기감을 느낀 것은 거의 연말이 되어서였던 것 같다.

싫다 싫다를 외는 동안 내가 갉아먹고 있던 것은 내 자신었던 것이다.

반성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해서 올해 내가 싫은 사람을 좋아하자 이런 결심을 한 것은 아니다.

나는 성인군자가 아니므로, 다만 싫은 사람에 대해서 말하고 생각하는 것을 그만하자는 결심을 한 것이다.

사람의 말이란 희안해서 싫다는 말을 반복할 수록 그 프레임에 갇히게 된다.

이 책에서는 2017년 대선에서 안철수 후보가 자신이 부당하다고 생각했던 '갑철수'와 'MB아바타'를 스스로 들먹이다가 오히려 그 프레임에 갇혀버린 예를 들고 있다.

나의 새해 결심 따위를 대선이라는 거대 사건과 등치시키는 것은 민망하지만, 어차피 경제이론이든 정치이론이든 다 사람이 살아가는 것에 대한 이야기다.

나 자신과 내 환경에 대해서 좀 다른 프레임을 가지고 바라본다면, 부당함에 대해 항의하는 것과 사람을 싫어하는 것을 분리시킬 수도 있지 않을까 뭐 그런 생각을 한다는거다. 물론 그렇다고 사랑하지는 못하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그래서 새해의 내 목표는 좀 더 다정한 사람이 되자가 되겠다.

그러기 위해서 욕좀 하지말자도 같이......


심리학을 기반으로 한 행동경제학은 과학으로 위장한 경제학에 '인간'이라는 요소를 다시 첨가했다. 예를 들어 주류 경제학은 조직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인센티브 시스템(성과 연봉제)이나 쉬운 해고를 도입하자고 주장한다. 인간은 돈만 아는 이기적이고 계산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이런 시스템만 갖추면 모두가 열심히 일할 것이라고 목청을 높인다. 하지만 행동경제학자들의 연구 결과는 전혀 다르다. 앞서 살펴본 댄 애리얼리의 실험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사람들은 인센티브가 있을 때 일을 더 많이 하지 않는다. 오히려 따뜻한 칭찬을 들을 때, 동료애를 느낄 때, 가족같은 분위기가 형성됐을 때, 명예가 드높아질 때 더 헌신적으로 노동한다.  - 198쪽


이 책이 삶의 무기가 되는 쓸모있는 경제학이란 제목을 달고 나온 이유가 바로 이 행동경제학을 토대로 우리 사회와 인간의 다양한 상황에 대해 해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류경제학의 논리에 따르면 호모 에코노미쿠스로서의 인간은 아인슈타인처럼 생각하고 IBM컴퓨터처럼 뛰어난 기억용량을 갖고 있으며 간디와 같은 의지력을 발휘할 수 있는 존재로 항상 효용과 이익을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하는 존재인듯이 보인다. 하지만 인간이 그렇지 않다는 것은 우리 모두 알고 있다.

그럼에도 주류경제학의 저 논리가 계속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것은 그 프레임을 계속 유지하는 것인 자본에게 유리하고, 통제하기 편리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이런 논리들을 행동경제학의 온갖 실험과 연구결과를 제시하면서 하나씩 그 프레임을 깨고자 한다.


그 유명한 마시멜로 실험의 결론은 더 큰 보상을 기다리면서 마시멜로를 안먹고 참은 아이들이 사회적 성공을 거둔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이 실험은 겨우 90명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이었고, 심지어 실험 대상 아이들이 모두 사회적 상류 가정의 아이들이었다는 것은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다. 

이후 새로운 마시멜로 실험이 실시되었는데 표본을 900명으로 늘리고, 표본 대상도 인종, 민족, 부모의 교육수준 등을 고려해 골고루 배치한 것이다. 

그 결과는?

아이들의 성공여부는 만족지연 능력과 아무런 상관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이들의 사회적 성공에 영향을 끼친 것은 부모의 사회적, 경제적 능력이었다는 결론을 도출해내게 되었단다. 

그렇다면 좀 더 나은 사회를 위한 우리 교육이 지향해야 할 것은 아이들에게 인내심을 가르치는 것이 될 수 없다. 

아이들의 가정환경, 경제능력과 상관없이 평등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의 구비로 눈을 돌려야 되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소위 금수저들의 갑질이 끊임없이 나오는 이유는? 

이 역시 실험 결과를 보면 황당하다.

금수저들은 자신의 성공을 환경적 요인이 아니라 자신의 노력과 재능 덕분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다른 실험에서는 고소득자들이 오히려 가난한 이들보다 더 나눔에 인색한 결과까지 보인다.

돈이 인간을 사악하게 만든다는 결론도 나올 수 있다.

뇌물과 사교육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를 유명한 죄수의 딜레마로 설명하기도 한다.

다른 사람에 대한 신뢰가 없는 상황에서 나만 안하면 무조건 내가 손해야라고 생각하면서 같이 폭망하는 길로 사이좋게 손잡고 가는 것이 죄수의 딜레마고, 우리 사회에서는 사교육 현장에서 도돌이표를 반복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아 여기에 대해서는 솔직히 나 역시 자유로울 수 없어 살짝 부끄러워지기도 했다. 


이 책의 수많은 사례와 실험들을 보면서 절망하기도 하고, 희망을 가지기도 하고 오락가락하게 된다.

그러나 시장의 논리가 무소불위의 힘을 발휘하는 한국사회에서 인간을 이야기하는 행동경제학은 우리가 다시 짚어봐야할 중요한 문제들을 제기한다. 

글은 쉽고 가볍지만 그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다. 

현실은 암울하지만, 그럼에도 인간이 그렇게 이기적인 존재가 아님을 확인하게 되는 것도 행동경제학이다.

그래서 이 책을 보면서 여전히 나는 희망을 본다.

인간이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존재지만, 그 알수없음의 밑에 깔려있는 인간의 선함과 연대와 다정함과 배려의 힘을 다시 믿어보는 것이다.


아 그리고 알라딘 서재지인들을 위한 유용한 팁하나

이 책의 첫 주제가 자아고갈 이론에 대한 이야기다.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이유를 설명한 것인데, 이걸 보면 알라디너들이 왜 책탑을 쌓아놓고, 집에 둘 공간도 없으면서 자꾸 자꾸 책을 사는지를 알 수 있다.

좋아하는 것을 구매하지 않는데도 에너지가 든다. 사고 싶은 책을 안사고 인내하는데는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된다.

인간의 에너지란 한정된 것이라 이 에너지가 계속 소모되면 결국 오로지 욕구만 남아 폭풍쇼핑을 하게 되는 것이다. 

다이어트 중에 야식을 폭식하게 되는 것과 같은 원리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음 그러니까 끝까지 참지말고 한번에 한권씩 책을 사서 욕구를 좀 풀어주는것?

그래서 인내에 에너지를 너무 쓰지 않으면서 점점 구매 간격을 늘려가면서 자기 통제력을 확대하는 것이 정답 되겠다.

물론 많은 이들이 다이어트에 실패하듯이 서재 지인들 역시 성공할 것 같지는 않지만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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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1-03 06:5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다정하시고 욕(?)도 안하실거 같은데 아닌가요? ㅎㅎ
새해 목표달성을 응원합니다~!!

마지막 서재 팁 유용하네요. 저는 한번 책살때 깨알같이 딱 2만원 맞춰서 구매하는데 문제는 이 주기가 대단히 짧습니다. 일주일에 2~3번? ㅋ 배송비 아까워서 1권씩은 못사겠어요. 택배기사님들께 미안하기도 하고 😅

올해는 버지니아 울프 전작 하실거 같아요 ^^

바람돌이 2022-01-03 09:11   좋아요 5 | URL
제가 반전매력이 있습니다. 욕잘하고 싸움도 잘하는걸로..... ㅎㅎ
저기서 다정한 사람이라고 했지만 더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그냥 싫으면 싫다 하고 끝내고 더 이상 욕 안하는사람요. 그게 목표입니다. ㅎㅎ
새파랑님은 저런 팁 필요없으실듯..... 저런 팁이 필요한 사람은 저처럼 읽는 속도가 구매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거죠. 사는 족족 다 읽어내시는 새파랑님이야 그냥 계속 사셔도 될듯요. ^^

버지니아 울프 전작 응원도 감사드립니다. ^^

미미 2022-01-03 07:40   좋아요 8 | 댓글달기 | URL
돈으로 얻을 수 있는 만족감이 얼마이상 부터는 오르지 않는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금수저들이 마약도 하고 프로포폴도 하지않나 싶기도해요. 🤔
자아고갈이론은 특히 저에게 아프게 와닿네요 아웅ㅎㅎ🥲

바람돌이 2022-01-03 09:14   좋아요 8 | URL
이 책에서는 금수저들이 마약도 하고 하는게 결국 자기만족의 지연을 경험할 이유가 없었던 삶이 원인이라고 얘기하던군요. 무엇도 다 참을 이유가 없는 삶을 살아왔으므로 저렇게 조금만 맘에 안들면 폭발한다고요.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저 금수저들이 이 사회에서 성공한다는거죠. 부모 빽으로다가...... 그래서 금수저가 사회지도층이 되는 사회는 위험하다고 얘기하고도 있고요.

자아고갈이론 대부분의 알라디너들이 뜨끔하지 않을까요? ㅎㅎ

책읽는나무 2022-01-03 07:56   좋아요 8 | 댓글달기 | URL
올 해는 바람돌이님의 꿀팁을 꼭 실행해 보겠습니다.
허벅지 꼬집으면서요^^
되려나? 할 수 있어!
되겠지? 할 수 있다니까!
를 계속 세뇌시키면서요ㅋㅋㅋ

바람돌이 2022-01-03 09:15   좋아요 8 | URL
너무 참지 말라는게 이 이론의 핵심인걸요.
허벅지 꼬집을정도 되면 우리 불쌍한 몸 괴롭히지 말고 슬그머니 그냥 1~2권을 사주는걸로요. ㅎㅎ
오히려 그게 폭풍구매를 막을수 있다잖아요. ㅎㅎ

얄라알라 2022-01-03 10:58   좋아요 5 | URL
지나가는 과객, 책읽는나무님과 바람돌이님 두 분 대화에서 허벅지 꼬집‘이 등장하여 조용히 웃고 갑니다^^ ‘그냥 사 주고, 더 큰 폭풍 구매를 막을 지어다‘ 현명하신 충고이십니다. 바람돌이님,

책읽는나무 2022-01-03 11:07   좋아요 5 | URL
안그래도 지난 달부터 지금 눈독 들이고 있는 듄!!!!!!!!
듄 눈도장 찍고 있는데 북사랑님의 리뷰 읽고 확 지를 뻔 했다가..
그날부터 엄청나게 갈등중이랍니다ㅜㅜ
폭풍 구매냐?....허벅지를 꼬집이냐?? 고민하다가 해가 넘어갔네요??ㅋㅋㅋ
듄을 폭풍처럼 사지 말고, 1 권씩 사들이도록 하라!!!!! 갑자기 제 귀에 그리 들립니다????ㅋㅋㅋ

오거서 2022-01-03 12:53   좋아요 3 | URL
북사랑님 조용히 가시지 않고 … 저도 기웃거려요. 댓글 보면서 저도 웃음 ㅎㅎㅎ

바람돌이 2022-01-04 00:11   좋아요 2 | URL
북사랑님 책탑은 막을 수 없으나 높이라도 줄여보자는 꼼수죠. 더불어 우리의 허벅지는 소중하니까요. ㅎㅎ
나무님 듄은 저도 눈독 들이고 있는데 다행히 권수가 많아서 저걸 언제 읽어하면서 버티고 있습니다. 그런데 시리즈는 진짜 한권씩 사기 힘들어요. 일단 읽기 시작하면 뒤가 궁금해서 결국 한꺼번에 지르게 된다는.... 그러니까 우리 시리즈는 그냥 한권으로 치자고요. ㅎㅎ
오거서님 그냥 조용히 가시지 않고.... ㅎㅎ 책때문에 생기는 어떤 상황에서도 웃을 수 있는 곳은 여기밖에 없어요. ^^

프레이야 2022-01-03 18:59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인내에 드는 에너지비용 크지요.ㅎㅎ
너무 인내하다가는 화병 생깁니다.
적절히 자신의 방식 대로 풀고 사는 게 답인 것 같아요. 홧팅! ㅎㅎ

바람돌이 2022-01-04 00:12   좋아요 3 | URL
글쎄말에요. 스트레스로 화병 생기느니 그냥 지르고 풀고 행복해하는걸로..... 돈은 다른데서 줄일 수 있는곳이 분명히 있다니까요. ㅎㅎ

han22598 2022-01-03 14:2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욕 좀 하지 말자....같이 다짐해봅니다. 끄응. ㅠㅠ

바람돌이 2022-01-04 00:13   좋아요 2 | URL
그쵸 그쵸... 욕하면 제 마음이 자꾸 더 피폐해지는거 같더라구요.
오늘도 욕나오는거 잘 참았어요. 별거 아닌 일은 그냥 그러려니 생각하기로.... ㅎㅎ

그레이스 2022-01-03 14:3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인내에 에너지를 너무 쓰지 않으면서....ㅋㅋㅋ
여기 재미있으면서 좋은 방법인듯요.

바람돌이 2022-01-04 00:14   좋아요 2 | URL
이 책은 어떤 의미로 보면 실용서로도 보이더라구요. 뭔가 말도 안되는 상황에 속상할 때 원인을 알려주면서 마음이 좀 편안해지는 글들이 많아요. ㅎㅎ 분명 경제학책 맞는데 말이죠. ^^

stella.K 2022-01-03 16:3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팁은 정말 압권입니다.ㅎㅎㅎ
근데 일리는 있는 것 같습니다.
바람돌이님 저도 그래요. 계획 같은 거 같은 이유에서 안 세우죠.
근데 적어도 독서 계획은 세워보는 게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흐흐.
맞아요. 욕은 좀 안 할 필요가 있죠.
이 책 정말 읽고 싶네요. 기억하겠슴다.^^

바람돌이 2022-01-04 00:17   좋아요 3 | URL
저는 독서 계획도 그냥 하던대로 그 때 그때 읽고 싶은 책 읽는걸로요. 굳이 목표를 세운다면 책꽂이에 꽂히지 못하고 지금 제 앞에 쌓여있는 책탑을 무너뜨리는걸로..... 분명 읽고 싶어서 샀는데 자꾸 밀리는 책들 말이죠. 올해는 책탑은 하나로만.... 지금은 책탑이 3개예요. ㅠ.ㅠ
이 책 술렁술렁 잘 넘어가요. 그런데 들어있는 얘기들은 안 술렁술렁.... ^^

mini74 2022-01-03 18: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참지말고 사자는 문장만 눈에 콕 ! 들어옵니다 바람돌이님 ㅎㅎ

바람돌이 2022-01-05 01:02   좋아요 0 | URL
원래 내 맘에 드는 것만 눈에 쏙 들어오고 나머지는 까먹는게 우리 인간의 훌륭함이죠. ㅎㅎ

희선 2022-01-04 02: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세상에는 나쁜 사람 자기만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자신이 아닌 남을 배려하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지요 사람만이 희망이다는 말도 있으니... 싫어하는 사람 생각하는 것도 힘이 들 듯합니다 좋아하지 않아도 괜찮으니 그냥 생각하지 말고 그런가 보다 하세요 그게 좀 어렵기는 하겠지만...

바람돌이 님 오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바람돌이 2022-01-05 01:03   좋아요 0 | URL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저도 항상 그러려니 생각하려 노력하는데 그게 잘 안될때가 생기더라구요. 새해에는 좀 더 노력하겠습니다. 희선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
 

왜 많이 아는 선생님이 잘 못 가르칠까?
내가 아니까 남들도 다 알 것 같다고 전제를 깔아 버리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지식의 저주‘다. 덧붙여서 행동경제학자 콜린 캐머러의 말에 따르면, 인간이 더 많이 알고 있다고 해서 늘 현명한 판단을 내리지는 않는다! - P120

작은 수의 법칙에서 우리가 분명히 기억해야 할 교훈은, 시도한 횟수가 충분하지 않으면 이변이 자주 발생한다는 사실이다. ‘내가 해 봐서 아는데!‘라며 자기 경험을 밀어붙이는 태도가 위험한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진리는 혼자 해 봐서 나온 결과에서 도출되지 않는다. 괜히 자기의 경험만 믿고 고집 피우지 말고, 중요한 결정을 하기 전에는 수천수만 명의 경험을 모아 그 속에서 진리를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
- P128

 불평등의 원인을 모조리 개인의 탓으로만 돌리지 말고,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
이렇게 관점을 바꾸면 우리는 사회가 만들어 낸 수많은 자산들을보다 공평하게 나눌 수 있다. 한국에 사는 이완배 씨의 운을 소말리아의 바레 씨에게 나누어 주는 배려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 P136

인간은 정말 이기적일까?
지금껏 주류 경제학은 ‘인간은 합리적‘이라는 가정 아래 이론을 구상해 왔다. 그러나 인간에게는 타인을 생각하는 등력이 존재한다. 그것이 바로 이기심을 기반으로 한 경제학이 아닌, 협동을 전제로 한 경제학이 필요한 이유다.
- P146

애리얼리 교수는 여러 실험을 통해서 범죄나 부정부패는 나쁜놈들의 전유물이 아니고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 심지어 도덕적인 사람들도 빠질 수 있는 문제라고 지적한다. 환경만 조성되면 나약한 인간은 범죄의 유혹에 빠진다.
- P154

파농에 따르면 서민은 프랑스 제국주의자로부터 받는수직 폭력 탓에 곤궁한 삶을 살게 된다. 그런데 그 곤궁이 서민을더 폭력적으로 만들어 수평 폭력을 휘두르게 한다. 빈곤의 늪에서허우적대던 서민들은 자기보다 약한 사람을 죽이고 두들겨 패는방식으로 수직 폭력의 한과 고통을 푼다. 알제리 서민은 원래 썩은사과가 아니었고, 그들을 둘러싼 사과 상자가 썩었기 때문에 오염됐다는 이야기다.
- P160

성과 연봉제는 근본적으로 ‘인간은 이기적 존재‘라는 전제를품는다. 그래서 더 많은 성과급을 주면, 노동자는 더 경쟁적으로일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애리얼리의 실험에서 나타나듯,
인간은 그렇게 이기적이기만 한 존재가 아니다. "돈 더 줄게. 더 열심히 일해!" 라는 말에 의욕을 갖는 게 아니라 스트레스를 받기도한다. 그리고 노동자는 자신이 하는 일이 사회적으로 가치가 있다.
고 믿을 때, 나의 동료에게 이익이 된다고 믿을 때 더 헌신하는 경향이 있다. 인간은 협력하고, 동료를 존중하며, 모두의 이익을 위해 나의 이익을 포기하기도 하는 그런 존재라는 뜻이다.
- P171

심리학을 기반으로 한 행동경제학은 과학으로 위장한 경제학에 ‘인간‘이라는 요소를 다시 첨가했다. 예를 들어 주류 경제학은조직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인센티브 시스템(성과 연봉제)이나 쉬운 해고를 도입하자고 주장한다. 인간은 돈만 아는 이기적이고 계산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이런 시스템만 갖추면 모두가 열심히 일할 것이라고 목청을 높인다.
하지만 행동경제학자들의 연구 결과는 전혀 다르다. 앞서 살펴본 댄 애리얼리의 실험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사람들은 인센티브가 있을 때 일을 더 많이 하지 않는다. 오히려 따뜻한 칭찬을 들을때, 동료애를 느낄 때, 가족 같은 분위기가 형성됐을 때, 명예가 드높아질 때 더 헌신적으로 노동한다.
- P198

이 실험 결과도 충격적이었다. A 그룹 참가자 가운데 연 소득이 2,400만 원 이하인 빈곤층은 연 소득 1억 8,000만 원 이상의 고소득자보다 평균 44%나 많은 돈을 나눠 줬다. 부자가 더 많이 나눌 것 같지만, 그들이 훨씬 구두쇠 노릇을 했다는 이야기다.
실험에서 알 수 있듯 대다수의 금수저는 오만하며, 법을 지키지 않고, 심지어 나눔의 정신도 부족하다. 자신보다 사회적 지위가낮은 사람은 다 자기보다 못난 사람들이며, 멸시받고 천대받아도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피프 교수는 이 실험 결과를 발표할 때강연 제목을 ‘돈이 당신을 사악하게 만드나 (Does money makeyoumean?)?‘라고 지었다.
- P206

상대가 죄를 지었어도 미래를 위해 서로 협력하고 용서하자‘
는 말은, 일견 사랑이 넘쳐 보일지 모르지만 행동경제학적으로는옳은 전략이 아니다. 죄를 지었으면 단죄해야 한다. 그래야 그 죄의 반복을 멈출 수 있다. 루쉰이 "페어플레이는 이르다"고 단언한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P243

‘노오력‘을 하면 인생이 바뀌다?
자기 통제력을 기르고 ‘노오력‘을 하면 성공할 것이라는 믿음은 틀렸다. 사회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개인의 열정만으로는 인생을 바꾸기는 힘들다. 노오오오~~력을 해도, 성공하기는 쉽지 않은 세상이다!
- P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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