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을 다닐 때는 집에서 쉬면 시간이 좀 많을 줄 알았다.

하지만 백수가 과로사한다는 말이 잠시 실감나기도....

진짜 책을 읽고 글을 쓰고 할 시간이 없다.

그나마도 읽는건 그저 즐거우니까 틈틈히 짜투리 시간에라도 읽게 되는데 

글을 쓰는건 항상 뭔가 각잡고 앉아서 머리 싸매며 쓰야 하는데 아 진짜 잘 안된다.

쓴다 해봤자 이런 잡문일 뿐인데말이다. 

천생 작가는 못되겠구나.


웃기게도 리뷰를 쓰든 페이퍼를 쓰든 함량미달인 글 인건 똑같은데도 늘 리뷰를 쓰는게 더 어렵다.

리뷰는 왠지 뭔가 나름의 형식을 갖추어서 꼭 적어야 할 말을 선별하고, 나름 깊이도 넣고자 노력하고, 하여튼 뭔가 제대로 써야 한다는 강박이 있다.(그러면서 그 형식이 뭐냐고 하면 정해진게 하나도 없고, 글의 깊이랄 것도 없고, 그러므로 더더욱 제대로라는 느낌은 하나도 안생기면서 말이다.)

그런데 페이퍼로 장르를 바꿔버리면 훨씬 부담이 덜해진다. 

그야말로 내 맘대로 쓰지 뭐 이런 마음이 드는 것.

그 마음가짐 하나만으로도 시작부터 가벼운 마음이 드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도 그럴까?

서재지인들 중 어떤 분들은 페이퍼가 굉장히 명품인 분들이 많아서 아마도 나와는 또 다른 마음으로 페이퍼를 쓰는 것 같기도 하다. 

아무튼 최근에 읽은 3권의 책은 

모두 참 좋은 책이었고, 책 읽는 동안 시간가는 줄 모르고 푹 빠져서 읽을 수 있었지만 그렇다고 딱히 좋아요 외에 뭔가를 쓰기에는 그런 책들.




 














오랫만에 김봉렬씨의 책이 새로 나왔다.

아니 벌써 1년전에 나왔는데 내가 놓치고 말았던 책이다.

나라면 이 책에는 부제를 붙였을 거 같은데... <건축의 시간, 영원한 현재 - 고인돌에서 ㅡDDP, 사유원까지> 뭐 이런식으로....


하늘을 향한 가야인들의 사후 세계관은 무덤의 위치에서도 잘 나타난다. 낮은 평지에 무덤을 둔 신라나 고구려와 달리 마을 앞의 높은 구릉 위에 무덤을 만들었다...... 존귀한 영혼은 높은 곳에 묻혀 높은 집에서 살며 높은 그릇으로 식사를 해야 한다고 믿었다. 지상의 낮은 것들이 일상이라면 높은 것들은 존귀한 영원의 세계에 속하다. - 39쪽, 가야, 집모양 토기편


텅 빈 누각을 통해 낙동강 물줄기가 들어오고 지붕 위로 병산이 펼쳐진다. 누각 아래로는 입구가 있어 사람들의 출입을 알 수 있다. 누각의 존재는 자연경관을 산, 강, 사람의 천지인 경관을 수직으로 나눈다. 이는 성리학자들이 자연을 이해하는 태도이고, 이를 바라볼 수 있는 자리는 서원의 주인인 원장이 앉는 자리다. - 159쪽, 도산서원과 병산서원편


사유원은 자연 속의 단독자로서 인간의 의미를 묻고 고독을 공유하며 어울려 생각하는 건축적 장소다. 여기에서 인간은 사회적 존재이기 앞서 실존적 생명체로 존재하며, 자신의 내면을 응시해 근원과 영혼을 맞닥뜨릴 것이다. 동대문 디자인플라자가 영원히 안 올지도 모르는 미래를 예측하는 건축이라면, 사유원은 태초로 돌아가 변치 않을 본질을 담은 건축이다. 과거가 오래된 미래라면, 미래는 새로운 과거일 수 있다. 근원과 본질은 여전히 중요하다. - 309쪽, 군위 사유원편


잡지에 연재되었던 글을 다듬어 낸 책이라 어렵지 않게 고인돌에서부터 현대의 DDP 그리고 군위에 있는 사유원까지 대표적인 건축들을 소개하고, 그것들에 표현된 시대정신을 짚어낸다.

전통건축에 대한 그의 글이 무조건 우리 것은 좋은것이여가 아니어서 좋고, 건축을 기술적인 측면만이 아니라 사람과 어울리는 매개체로,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을 유추할 수 있게 해서 좋다.

책을 읽다보면 그곳에 살던 사람 또는 거쳐갔던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려 보는 순간들을 자주 맞닥뜨리게 된다.

아 그러고 보니 또 있구나

올 가을 찬 바람이 좀 더 불면 책에 소개된 곳 중 한 곳쯤은 나들이가고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

그런데 여기 실린 대부분의 곳이 한번 이상 갔다온 곳인데 처음 듣는 곳이 마지막에 있다.

바로 군위 사유원이 그곳인데 내가 좋아하는 승효상씨의 건축이 자연과 함께 어우러진 곳이다.


 <사진은 사유원 홈페이지에서>


이곳을 가는데 유일한 장애는 엄청난 입장료.

무려 평일 1인 5만원, 주말 6만5천원.

우리집 식구가 주말에 같이 여길 갔다 오려면 무려 26만원.

우리집 애들은 이런 곳 가는건 또 절대 안 놓치고 가고싶어하는지라 같이 가기엔 엄청난 가격이다.

살짝 남편과 둘이서만 가볼 묘수를 짜보는 중..... ㅎㅎ


한국의 전통 건축에 대해서 내가 가장 좋아하고 어디 갈때마다 다시 읽으며 감탄하는 책이 있다.

바로 이 책의 저자 김봉렬씨가 쓴 <김봉렬의 한국 건축 이야기> 1-3권이다. 

꽤 오래전에 나온 책이지만, 그럼에도 한국 전통건축에 관한한 아직까지도 내게는 최고의 책이다.














아 진짜 이 좋은 책에 알라딘 소개 너무 성의 없다.

1-3권까지 인데 표지를 1권 표지로 전부 도배하다니....

이 책도 오래된 책인데 내가 가진 건 더 구판!  그래도 오랫만에 꺼내서 먼지 털고 사진 한 번 찍어봤다.



답사기나 전통 건축에 대한 책은 많고 많지만 그 중에서도 김봉렬씨의 책은 특별하다.

그 이유는 그가 건축을 건축만으로 보지 않고, 그것이 나타나게 되는 시대정신을 같이 보기 때문이다. 

지금의 아파트가 보여주는 시대정신이 있듯이 어떤 시대도 당대의 건축에는 당대의 시대정신과 사람들의 마음을 담기 마련이다.

그럼으로써 이 책은 전통건축에 대한 책이자, 우리 역사의 중요 사상의 건축을 통한 구현을 이야기하는 인문서로서의 역할 역시 하고 있다. 

마침 9월 18일 오전 10시 30분 차이나는 클라스에 김봉렬씨가 출연한다.


다음은 예고편 

(224) 차이나는 K-클라스 7회 예고편 - YouTube

















조언은 힘이 세다. 그런데 그 힘은 조언을 받는 사람이 아니라 하는 사람에게 발휘된다. 고양감이 올라가고 자존감이 높아지는 쪽은 조언을 받는 사람이 아니라 하는 사람이다. 조언의 내용이나 조언을 받는 당사자의 반응과는 크게 상관이 없다. - 25쪽


무엇이 나에게 중요하고 내 삶에 힘이 되고 더 유리한지에 온 신경을 쏟는다. 어떤 것이 사실이 아니며 진실이 아니라 한들 경우에 따라선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산타클로스의 존재를 믿지 않는 건 이제 내 삶이 그런 믿음에 기대지 않아도 되기 때문일 뿐이다. - 101쪽


인간이란 참으로 자기 중심적이다.

사실상 모든 판단과 좋다의 기준은 언제나 자기 자신이라는 것을 확인한다.

심지어 그 사람 성격이 참 좋다의 기준도 나랑 비슷해서, 아니면 나랑 달라서 등 내가 좋아하는 성격이 좋은 성격이 되고 좋은 사람의 기준이 된다.

그것을 심리학자인 저자는 심리학의 입장과 함께 본인의 무수한 전남친들과의 경험을 예로 들면서 설명하는데 원래 남의 연애 이야기는 재밌는데다가 이걸 심리학으로 풀어나가니 더 재밌을 수 밖에 없다.

한편으로는 전남친이 참 많았구나 하며 부럽다가, 임상심리 자료를 얻기 위해 여러 남친을 만났나 의심하기도 하지만 어쨌든 부러운건 부러운것. 

뭐 본인의 사례든, 타인의 사례든 어쨌든 우리가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사례들로 풀어가는 이야기는 쉽고 재미있게 사랑의 본질, 관계의 본질에 대해서 생각하게 한다.














이 책의 주제인 '젠더 갈등'과 '세대 갈등'도 상당 부분 '공감의 게임'이다. 흥미로운 건 이 갈등들엔 생각을 달리하는 사람들 사이에 소통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소통 없는 '젠더 갈등'과 '세대 갈등'에 소통의 싹이나마 틔우기 위해서라도 다정한 편파성보다는 냉정한 공정성이 필요하지 않을까? - 9쪽


우리는 '관념화된 집단'으로서 정체성 정치를 추구함으로써 사실상 집단 간 증오를 부추기는 결과를 낳고 있는 기존의 소통방식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우리는 '관념화된 집단'이전에 개인 대 개인으로 만나야 한다. 어떻게? 시민단체를 포함해 공익을 위해 일하는 단체나 기관들이 바로 그런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 - 124쪽


어쩌면 강준만씨 같은 분이 페미니즘에 대해 글을 쓰는건 어떤 식으로든 손해이다.

그는 남성이고, 기득권세대이고 어떤 식으로 쓰든 모든 진영에서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 글을 쓴건 최근의 젠더 갈등을 보면서 얼마나 답답했으면 하는 마음을 갖게 한다.

항상 어떤 세력을 분리하고, 그 분리를 부추기는데는 기득권 세력의 음모가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지금의 정치권에게 이대남/이대녀의 분리는 손해될게 없다.

적절히 서로 싸우게 하고 그동안 그들은 적당한 자신의 표를 끌어모으면 된다.

기득권 정치인들에게 두려운건 이대남/이대녀들이 같이 공통의 요구를 모아 정치권에 요구하고 진보를 요구하는 것이지 국민의 어떤 세력이든 갈라져서 자신들끼리 싸우는건 어떤 식으로든 괜찮다.

그러므로 지금의 정치권은 여야를 막론하고 지금의 이 젠더갈등을 해소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또한 그들 중 일부 진보를 자처하는 이들은 입으로만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척 하면서 그들의 공적 사적 영역에서는 철저하게 가부장적이며 그로 인해 생기는 이익을 모두 가져가는 세대들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로 인해 생긴 문제들 또는 불평등으로 인해 생긴 차별을 모두 젊은 세대에게 책임을 지우는 형태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지금의 이대남부터 10대까지의 남자아이들은 사실상 우리 사회에서 처음으로 가정과 학교에서 남녀가 평등하다고 배우고, 그것이 실현된 환경에서 자라온 세대다. 

대부분 남자라고 해서 손해를 봤으면 봤지 이익을 본게 없는 세대.

그런데 자꾸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너의 죄를 알아라라고 외치는 것이다.

그들의 억울함에 대해 이 책은 상당부분을 할애하고 있고, 

그래서 정말로 싸워야 할 대상은 누구이며, 대화를 해야 할 상대는 누구인지 호소하고 있는게 이 책이다.

또한 지금의 젠더갈등의 양상이 위험할 정도로 서로가 일방적인 대화/공감이 없는 자기 말만 하는 현실에 대해 제발 대화를 하자는 저자의 마음이 느껴진다.



이 책을 읽는 중에 신당역 살인이 일어났고, 그 얼마전에는 아파트 엘리베이트에서 어린 여학생을 납치하려던 남자의 구속영장이 기각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내가 그 지역 주민이었다면 페미니즘이 아니라 딸 키우는 엄마의 입장에서 바로 그 판사 있는 법원 앞에서 1인시위라도 할 판이다. 

강남역 사건이 있고도 우리 사회의 수많은 법들, 제도들은 바뀌지 않았다. 

그리고 신당역에서 또 한 여성이 죽었다.

이 상황을 같이 바꿔야 할 이들은 누구인가?

결국 여성과 남성 모두이다. 


좋아하는데 안 받아주니 폭력적 대응을 했다. 가해자든 피해자든 부모의 심경이 어떻겠나라고 말하는게 지금의 한국의 정치인 수준이다. 대부분이 그러하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댓글(26) 먼댓글(0) 좋아요(3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새파랑 2022-09-18 07: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유원 정말 멋지네요~!! 입장료가 사악하지만 그럴만한 가치가 있겠죠? 저도 리뷰쓰는게 힘들더라구요. 역시 서평 이런건 아무나 하는게 아닌듯합니다. 뭔가 잘쓰고 싶은데 맘대로 안되는듯 합니다 😅

바람돌이 2022-09-18 12:47   좋아요 1 | URL
아직 가보지 않았으니 저 입장료가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지는 알 수 없고요. 저는 그래서 또 안갈 수는 없으니, 본전을 뽑기 위해서 가을 단풍이 들어 가장 아름다울 것 같은 계절에 가려고 지금 기다리고 있습니다. 2번 3번 갈수는 없을테니 말이죠. ㅎㅎ 새파랑님처럼 열심히 리뷰를 잘 쓰시는 분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면 저는 부끄럽습니다. ^^;;

건수하 2022-09-18 08: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유원이라는 곳이 있는지 이 글을 보고 알았어요. 입장료 가격 눈 비비고 다시 봤지만 궁금하긴 하네요 ^^

저도 리뷰는 왠지 부담, 페이퍼는 편한 마음으로 쓰게 돼요 :)

바람돌이 2022-09-18 12:48   좋아요 1 | URL
저도 이 책 보고 처음 알았어요. 입장료 눈 비빌만 하죠? 설마? 5천원 아니고? 막 이러면서요. ㅎㅎ
수하님도 리뷰보다는 페이퍼를 편히 쓰시는군요. 아 저만 그런건 아니어서 다행이에요. ^^

책읽는나무 2022-09-18 09: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사유원 처음 들었는데 입장료에서 허걱!!!!
어떤 곳일까? 궁금하긴 합니다. 승효상님 건축가의 설계 작품이라니..더욱~^^
김봉렬 작가님 책도 바람돌이님 덕분에 알게 되어 좋구요.
세 번째 책 <엄마도 페이야?> 요즘 북플에서 많이 보여서 궁금했었어요.
이번 신당역 살인을 두고 막말하는 정치인들을 보고 아들은, 정치인들은 나이가 들면 뇌가 멈춘 것 같아 보인다고 그러더군요.
젠더갈등은 정치인들의 이기심 때문에 결국 여성들만 죽게 되는....참혹한 세상!!!ㅜㅜ

바람돌이님 명품 페이퍼 덕분에 또 여러 생각에 잠겨 봅니다.

바람돌이 2022-09-18 13:01   좋아요 1 | URL
이 책보고 좋아서 아 여기 가야지 이러면서 인터넷 검색하다가 입장료 보고 심각한 고민에 빠졌어요. ㅎㅎ
가을 단풍들어 제일 좋을 때 딸들 버리고, 남편과 둘이서 살짝 다녀올까 뭐 이러고 있어요. ㅎㅎ
승효상씨 건축물도 좋아하고, 여기 알베로 시자라는 건축가의 작품들이 또 중심인데 그분의 건축은 어떨지도 막 궁금해요. 김봉렬씨는 진짜 진짜 제가 좋아하는 건축학자예요.
아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서 나는 행복하구나 가끔 생각하네요. ^^

민이가 저런 말을 할 정도로 건강하고 똑똑하게 커서 정말 너무 좋네요. 정치인들이 내 몰라라 하면서 자기들 배만 불리는 와중에 여성들은 죽어나가고, 젊은 남자들은 그 죄값까지 너희들이 갚아라 억박지름당하고 그게 지금의 젠더갈등의 적나라한 모습인거 같아요. 그러니 남녀가 모두 연대해서 같이 기성세대와 정치인들에게 너희가 문제야 너희가 바뀌어야 돼라고 소리치고 요구해야 하는데 항상 싸움은 약자끼리 하게 되는것도 오랜 역사의 반복인거 같고요.
강준만씨 책 보면서는 저도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

파이버 2022-09-18 17: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페이퍼 보고 사유원 검색해보니 생긴지 얼마되지 않았네요. 풍경과 건축물이 멋져서 사진만 봐도 눈이 시원해요.♥_♥
<엄마도 페미야?>는 제목이 뇌리에 남았는데 바람돌이님의 리뷰를 보니 한번 읽어보고 싶어집니다...지역 갈등을 지나와서 젠더 갈등이나 세대 갈등들은 정치인들에게만 좋은일인것 같아요...

바람돌이 2022-09-18 17:22   좋아요 1 | URL
사유원 진짜 멋지죠? 입장료는 사악하지만.... ㅎㅎ
실제로 요즘 10대 아이들 엄마도 페미야?라고 물을듯합니다. 10대 남자 아이들의 페미 혐오도 정말 심각해요. 굳이 일베 이런 쪽을 즐겨보지 않는 아이들도 페미는 모든 책임을 남자에게 돌리고 남자를 범죄가 취급하는 경향이라고 이해하는 쪽이죠. 프레임이 잘못 설정된건데 이미 페미니즘은 이 프레임 경쟁에서 밀리고 있어 회복이 어려울듯해요. 그런 의미에서 강준만씨 책은 한번 읽고 생각해볼 것들이 맣아보이네요. ^^

han22598 2022-09-18 17: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찬가을 바람 불면 가고 싶어요..혹시 가게 될지도 몰라요.
이대남은 머죠?...한국 관련 뉴스를 거의 보지 않아서...모르지만, 그냥 감은 오네요.
한 여성이 또 죽고, 얼마나 죽어야....만 하는건지.
미국에서는 스토킹 문제는 학생들은 학교차원에서도 보호가 가능한데 말이죠. 더이상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바람돌이 2022-09-18 19:44   좋아요 0 | URL
가을에 한국 오시나요? 왠지 막 설렐거같은.... ^^ 이대남은 이십대남자의 줄임말이에요. 요즘 한국은 줄임말이 너무 난무해서 저도 못알아듣는 말 많아요. ㅠㅠ
한국은 아직도 스토킹이 심각한 범죄라는 인식이 부족해요. 아직 법을 만들고 집행하는 세대들이 그게 뭐하는 가부장적이고 성차별적인 의식에 쩔어있는 세대랄까? 그들 대부분이 어릴 때 집안에서 아들이라고 또 공부 잘한다고 오냐오냐 네가 최고다 이러고 자랐던 세대죠. 그리고 다른 여자 형제의 희생을 당연히 여기고 자란 세대요.

꼬마요정 2022-09-18 19: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유원 정말 눈이 휘둥그레집니다. 꼭 가보고 싶네요. 입장권이 음... 비싸긴 하지만... 음...
저도 리뷰 쓰는 거 너무 힘들어요. 서평 잘 쓰시는 분들 부럽습니다. 흑흑

남녀 다 떠나서 스토킹이라는 범죄가 얼마나 무서운지 좀 법조계랑 정치인들이 알았으면 좋겠어요. 피해자 분 너무 안타깝습니다.ㅜㅜ

바람돌이 2022-09-18 19:48   좋아요 1 | URL
저렇게 비싼데도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이 가나봐요. 검색해보니 글들이 많더라고요. ㅎㅎ
저도 서평 잘쓰는 사람들 부러워요.
지금 기득권의 그 세대 남자들 바뀌기 힘들거예요. 그들은 남자가 그중에서도 자기가 최고라고 떠받들리고 사는데 익숙하고 편안한 이들..... ㅠㅠ
결국 다르게 생각하는 우리들이 강제로 바꾸어야 하는데 언제나 그것은 쉽지않죠. 하지만 쉽게 이루어진게 있던가요?
신당역에 모인 추모의 발걸음과 글들이 또 하나의 힘으로 바뀌기를 우리 기원해요.

프레이야 2022-09-18 20: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유원 검색해 보고 당장 달려가고 싶어지네요. 입장료 사악하고 입장객 수를 한정하는 걸까요 하루? 예약제 같아 보여서요. 많이 걸어야 할 거 같아서 아직 무리일 것 같아 마음 주저앉히고 최대한 미뤄보고요. 팔공산도립공원 쪽이라 단풍철이면 딱 좋겠구먼요. 자연과 어울어진 건축물 속에서 느리게 머물고 싶어요.
김봉렬 건축가 이 책도 찜!
좋아하진 않지만 이수정 씨가 스토커 사건은 남자 피해자도 많다고 하네요. 젠더로 몰면 근본적인 문제를 놓칠 수 있다고. 그 말의 옳고그름을 떠나 주변에 아들 가진 엄마들 말 들어보면 가끔 놀랄 때가 있어요. ㅠ 아들 잘 키워야합니다. 우린 딸만 있어 더 무서워요. 근데 그 사람들은 여자애가 더 무섭대요 요즘. 어쩌다 저렇게 떼쓰고 안 되면 마음대로 휘두르는 남자아이들로 성장했을까요 ㅠ 한두 명이 아니고 연일. 고인의 명복을 빌어요 마음 아픕니다.

바람돌이 2022-09-18 20:27   좋아요 1 | URL
홈페이지에서 회원가입하고 예약하더라구요. 보통 월말에 다음달 예약이 오픈되는거 같아요. 단풍드는 11월에 가려면 10월 20일 이후로 홈페이지 자주 들어가서 예약오픈 확인해야 할듯요. 하루종일 돌아도 다 못돈다고도 하니 몸상태 최상일때 가셔야.... ㅎㅎ

스토킹은 범죄로 대처해야지 젠더문제화하면 안될거같아요. 현실적으로 여성피해자가 많지만 남자들 역시 피해자일수 있고 실제로도 그럴테니까요.
저걸 범죄로 보지 않고 좋아하면 저럴수 있지라고 보는 시선이 진정 문제르는 생각이 너무 많으 드는 날이네요.

stella.K 2022-09-18 21: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께서 건축에 관심이 많으신 줄 몰랐네요.
승효상 씨는 정말 건축계의 구도자시죠?
언젠가 이분 강연하시는 걸 들었던 것 같은데 참 대단하다 싶더군요.
김봉렬 씨 책은 듣고 보니 그렇긴 하네요.
알라딘이 아니라 출판사가 문제 아닌가요? 2006년 출간이니 그냥 용서해줘야죠.ㅎ
2016년도만 해도 용서 안합니다.ㅋ

<심리학자가 사랑을...> 저도 솔깃했는데 읽어보고 싶긴하네요.

바람돌이 2022-09-18 21:11   좋아요 2 | URL
전통건축이든 현대건축이든 다 보는거 좋아해요. 어려워서 힘들어하긴 하지만요. ㅎㅎ 아 근데 북플에서는 이게 또 표지가 바로 나와요. 뭐가 문제인지... ㅎㅎ
심리학자가 사랑을은 뭐 금방 읽어요. 쉽고 재밌게요. ㅎㅎ

scott 2022-09-20 00: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건축기행이야기도 좋습니다(사진도!ㅎㅎ)

이탈리아 돌아 다니면서 건축물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로마 도시 전체가 거대한 건축 박물관)
줄창 이딸리아 건축만 파고들었는데

바람돌이님 한국 건축 물 사랑에 숙연해 집니다 ^^

가정 폭력 데이트 폭력 스토킹을

범죄로 보지 않는 법과 제도가 있는 사회

암담합니다 ㅠ.ㅠ

바람돌이 2022-09-22 13:25   좋아요 1 | URL
한동안 건추공부한다고 책 열심히 보고 했는데 제가 뭐든 진득하게 깊이있는 공부를 못해서 어정쩡해요. ㅎㅎ
그래도 관심은 남아 여전히 이런 책 나오면 열심히 보는 정도입니다.
건축은 한국건축이든 서양건축이든 건축 용어들이 어려워서 항상 공부할때마다 좀 힘들더라구요.
뭐든 필 받으면 훅 파고드는 스콧님을 항상 존경합니다. ^^

폭력은 그 형태가 어떻든 중요한건 그것이 폭력이라는 본질일텐데, 우리나라는 아직도 그런 의식이 너무 부족하네요. 특히나 이런 법을 바꿀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들쪽은 정말 이 인간들이 21세기 인간이 맞나 싶을정도니..... 또한 가정폭력의 경우는 신고 이후 아동이나 여성을 보호할 수 있는 대책이 너무 없다는 것도 암담하게 합니다.

레삭매냐 2022-09-20 10: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을 보니 더 사유원이라는
곳에 가보고 싶어지네요.

그전에 저희 동네에 새로 문을
열었다는 터무니책방부터
가봐야지 싶습니다.

독립서점들이 서식지 근처에
생기는 것 같아 반갑네요.

바람돌이 2022-09-22 13:27   좋아요 0 | URL
요즘 시대에 책방이라니 터무니없군요라는 문구에서 터무니책방!
너무 센스있는 작명이라고 생각하다가 조금 씁쓸한 작명인가 싶기도 하고.....
레삭매냐님덕분에 검색해봣네요. ^^
커피도 마시고 책구경도 하고 한나절 나들이 하기 딱 좋을거 같아요.

희선 2022-09-22 03: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유원 입장료 비싸네요 그만큼 값을 하겠지요 자연으로 둘러 싸여서 괜찮을 듯합니다 깊은 가을에 가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스토킹 당한다고 해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기도 하는군요 그런 일이 자꾸 일어나는데도 그러다니...


희선

바람돌이 2022-09-22 13:31   좋아요 0 | URL
입장료 너무 비싸서 고민중이지만 아마 가지 싶어요. 제가 가고싶은 곳은 또 못참는 지라.... ㅠ.ㅠ
스토킹에 대해서는 우리나라는 이게 진짜 범죄라는 인식이 너무 없는거 같아요. 뭐 좋아하니까라는 말로 그럴수도 있지하는 인식이 너무 많아요. 실제 당하는 사람은 굉장히 큰 공포에 시달릴텐데 말이지요.

다락방 2022-09-22 08: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편으로는 전남친이 참 많았구나 하며 부럽다가‘ 에서 웃었네요. ㅋㅋㅋ
전 이고은 작가의 전작을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이 책도 찜해두고 있었는데 구매는 참고 있거든요. 구매하게 되면 바람돌이 님께 땡투하겠습니다. ㅎㅎ

바람돌이 2022-09-22 13:32   좋아요 0 | URL
저도 이고은 작가의 마음실험실을 챙겨보려고요. 이 책은 가볍게 쉽게 읽을 수 있어 순삭가능합니다. ^^
왜 나는 전남친이 둘밖에 없는거야 하면서 투덜투덜.... 그래서 내가 책을 못쓰는거였구나 그러고 있습니다. ㅎㅎ

거리의화가 2022-09-22 17: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유원 입장료에 후덜덜하다가 그래도 한번쯤은 가보고 싶어집니다. 대체 어떻길래~ 하는 마음에서요. 사진을 보니 멋진 풍광이에요. 왠지 늦가을에 가면 참 좋겠다 싶은데 지금의 저는 골골거리는지라 몸부터 좀 추스리고 나서야 가능할 것 같지만요.
김봉렬의 한국 건축 이야기 호기심이 가서 담아갑니다^^*

바람돌이 2022-09-22 17:26   좋아요 0 | URL
화가님 건강이 최고죠. 빨리 빨리 쾌차하세요.
쾌차한 후에 가는걸로.... 저는 올해 단풍이 절정일 때를 예상하여 일단 예매를 해두었습니다. 한번 밖에 못갈건데 제일 좋을때 가자 싶어서요. ^^
김봉렬씨의 한국건축 이야기 책은 정말 좋습니다. 품질보증!!! ^^
 

방금 받은 다락방의 미친 여자 펀딩 도서
그리고 맥주잔

또 갑자기 저 맥주잔에 맥주먹고싶어 미치겠다는....
지금은 그래 우유나 먹자....ㅠㅠ

1,000페이지가 넘는 책은 존재감작렬이다.
뒷 페이지에 펀딩 명단에 미친녀들의 행진을 보면서 푸아 뿜고 말았다.
아 정말 사랑스러운 미친녀들.
나는 왜 그런 생각을 못했을까?
미친❤️바람돌이
아 진짜 간지나는데.....
센스없는자는 홀로 남겨져 우노라. ㅠㅠㅠ

책은 너무 예쁘게 잘 나놨는데 문제는 읽는 것.
저 무게는 항상 책상에 앉아 정자세로 읽어야 하는 경건함을 요구하는구나.....

보너스사진
오늘은 태풍의 영향인지 계속 비가 부슬거리고,
우산들고 나간 아침 운동길에는 너무 일찍 가을을 맞아버린 벚나무 잎들이 비에 젖어 뒹군다.

보너스 2
수하님의 바램에 대답합니다.
미친 공쟝쟝부터 미친 잠자냥까지 보이시나요?
그 몇칸 뒤에 있는 썰렁한 바람돌이도.... ㅠㅠ





댓글(54) 먼댓글(0) 좋아요(3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바람돌이 2022-09-05 08:43   좋아요 2 | URL
바람이는 누구고 돌이는 누구인가? 멘붕상태 계속됩니다. ㅠㅠ

잠자냥 2022-09-05 08:5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다시 인쇄해달라고 요청했더니….!
진상바람
돌이
이렇게 인쇄되었다는 후문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9-05 09:03   좋아요 4 | URL
웃겨 진짜 ㅋㅋㅋㅋ 잠자냥, 댓글로 놀리기 수업 그런거 하자 ㅋㅋㅋㅋ

바람돌이 2022-09-05 09:03   좋아요 4 | URL
잠자냥님의 마지막 강력펀치에 전의 상실!!! 희망이 없어요. ㅠㅠ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2월에는 모두 11권의 책을 읽었다.

2월 독서를 계획하면서 새로 산 책 또는 집에 사놓은 책 중 반드시 꼭 읽어야지 했던 책들은 4권
















물론 겨우 4권이라는 소소한 계획이었지만 그래도 목표 달성! 뿌듯 뿌듯

여성주의 책읽기에 동참하면서 처음 읽은 책인 <무엇이 아름다움을 강요하는가>는 내 생각의 한계를 깨주는 신선한 독서경험이었다. 더불어 같이 읽은 <페미니즘 철학 입문>은 늦게 시작한 덕분에 학교에서 나머지공부하는 느낌으로 보충수업이랄까?

하지만 생각보다 페미니즘 철학의 계보를 훌륭하게 정리해주어서 앞으로 페미니즘 철학을 어떻게 공부해 갈지 길잡이 역할을 톡톡히 해주는 책이다. 이런 책들이 나와 준다는게 감사할 따름이다. 

나처럼 페미니즘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강력하게 추천!


<마지막 숨결>은 한동안 밀쳐두었던 로맹가리에 대한 불을 다시 당기는 책.

<레이디 L>의 실망 이후 로맹 가리 책들도 빠짐없이 읽게 한권씩 한권씩 매달 챙겨넣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해준다.

위 4권 중 황정은 작가의 <백의 그림자>는 아직 리뷰를 쓰지 않은 책인데, 조만간 써야지.

황정은 작가는 10여년 전에도 황정은이었구나라는 느낌이다.

뭔가 변하지 앟는 일관된 스타일과 문체를 보여주는데 그게 정체라는 느낌이 안들고 이 사람 참 올곧구나라는 느낌이랄까?

어쨌든 황정은은 황정은, 10여년 전이나 지금이나..... 참 좋다. 


뭔가 목표를 많이 설정하면 그 부담에 짓눌릴거 같아 목표권수는 저렇게 얇게 딱 4권 설정해놓고 나머지는 좀 자유롭게 읽었다. 
















잭 리처 시리즈 세권을 한꺼번에 읽었다.

우리집에서 좀 먼 도서관에서 안아온 책이라 자주 못갈듯해 한꺼번에 빌려와서 할 수없이 시리즈 열독이 되었다.

이후 시리즈들은 원래 가는 도서관에 모두 구비되어 있어 이후에는 한 권씩 한권씩 천천히 읽을 계획이다.

시리즈 문학이 딱 마음에 드는게 나오면 진짜 좋은게 한권을 다 읽어도 다음권이 계속 있다는 것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

이 시리즈는 이후로도 12권이나 남았다. 좋아라~~~

4권까지 보면서 이 얼마안되는 사이에도 잭 리처가 성장한다는게 느껴진다.

자신과의 접점이 있을 때만 본격적으로 움직이던 사람이 사라진 내일에서는 자신과는 아무 관련이 없지만, 자신의 눈앞에서 죽었고, 그 죽음을 자신이 앞당겼을지도 모른다는 부채감이 잭 리처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된다.

물론 그러한 부채감을 일깨워주는건 여자주인공 경찰이 한 한마디, 당신이 나서지 않았더라면 그 여자는 다시 생각을 정리하고 집으로 돌아갔을지도 모른다는 말이었지만, 그리고 그 말은 사실이 아니었을 가능성이 많지만 그럼에도 그런 가능성을 생각하고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은 다른 사람의 내면에 대해 좀 더 깊은 생각을 하는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잭 리처도 계속 기대 중이다.

















2월의 독서량에서 약간은 꼼수인게 <사랑은 사치일까>와 <일본의 굴레>는 1월부터 읽어왔던 책.

2월 초에 완독했다. ^^;;

<사랑은 사치일까>는 사실 우리가 섹슈얼리티를 동반한 이성애를 사랑으로 흔히 오인하고, 그럼으로써 현재의 불평등한 상황에서 사랑이란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을 넘어서야 한다는 이야기다. 

사랑의 형태는 다양할 수 있다. 섹슈얼리티를 동반한 이성애, 섹슈얼리티 없는 이성애, 동성애, 자매애 등등.

이러한 모든 사랑은 그 자체로 사랑이며 이 모든 사랑의 근저에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자신에 대한 자존감, 자기애임을 논파하고 있다.  아쉬움이 없지는 않지만 우리가 살면서 닥치게 되는 어떤 사랑에 대해서도 당당할 수 있는 나라는 존재에 대해서 고민해보게 하는 책이었다.

<천국은 다른 곳에>는 처음으로 읽은 요사선생의 책인데 이름이야 진즉에 안 작가지만 그의 책을 읽은 것은 처음이다.

플로라 트리스탄이라는 여성에 대해 할게 된것이 가장 큰 성과이고, 고갱이라는 마초적인 남성의 의식구조를 욕하면서 따라가는 것도 플로라와 대비되면서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하지만 그 외 책의 이야기 전개나 서술은 특별함을 느끼기가 좀 힘들었는데, 이 한권으로 요사를 판단할 수는 없을 듯하고 앞으로 조금 더 챙겨보고 판단하자.

<일본의 굴레>는 사실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항상 궁금한 것들이 많다. 

동아시아에서 우리와 같은 문화를 공유하는 면이 진짜 많은데 정말 한국인들과 일본인들의 심성이나 문화, 이런 것들이 다르다는 것을 많이 느낀다.

이 책은 일본에서 40년이 넘게 살았던 미국인이 외부자이면서 내부자로서의 시선도 함깨 가지고 일본사회와 역사, 경제, 정치를 분석한 책이다. 상당히 많은 면에서 수긍이 가는 부분이 있었지만 솔직히 경제 금융분야로 들어가면 좀 읽기 어려운 부분도 꽤 많았었다. 지금 읽고 있고 또 읽으려고 준비해둔 책들이 있는데 이런 책들을 마저 읽고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그리고 우리 입장에서 그들을 어떻게 봐야하는지 이런 것들을 좀 더 챙겨볼 생각이다.

슈테판 츠바이크의 <보이지 않는 소장품>은 딱 읽자마자 츠바이크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다.

인간의 순간적인 감정의 고양에 대해서 츠바이크만큼 잘 묘사하는 작가가 또 있을까하는 생각을 역시 츠바이크 하면서 읽게 된다. 


3월의 독서를  위해 2월에 미리 책을 구입하고, 집에 있는 책 중에서 또 엄선하고 나름 신경써서 책을 골랐다.

어떤 책을 읽을까 하면서 책을 고르는 과정은 항상 즐겁다.

욕심을 내면서 이 책 저 책을 넣었다 뺐다 하는 과정은 그 자체로 책 읽는 사람의 지고의 낙이랄까? ^^

어쨌든 그래서 마지막으로 선택된 책은 6권이다.

그러니까 이번 3월에 꼭 읽고야 말리라고 나름 굳게 결심한 책이라고나 할까? ^^

뿌듯하게 책을 고르고 나도 또 책탑을 쌓아봤다.



















3월의 여성주의 책읽기 과제 책은 당연히 리스트에 들어가고, 이 책은 또 얼마나 나의 머리를 후려쳐줄까 기대중이다.

<페미니즘 철학 입문>의 순서대로 읽자면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의 <여권의 옹호>부터 읽어야 하겠지만, 사실 이 시기의 여권은 계몽철학과 결을 같이 하는 것이므로 본격적인 페미니즘 철학이라고 보기는 어려울듯하다. 

예전부터 읽고 싶었던 보부아르의 <제2의 성>에서 시작하기로.....

무려 1,000페이지에 달하는 이 책을 이번 달에 다 읽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고, 길게는 4월까지 매일 조금씩 욕심 부리지 말고 읽어나가기로.....
















<우리 안의 파시즘 2.0>이 새로 나왔다. 20년 전에 나왔던 <우리 안의 파시즘>도 인상적으로 읽었는데,

그동안 세월이 많이 흘렀고, 우리 안의 파시즘도 더 다양하고 심화된 형태로 진화되어 왔으리라 짐작된다.

생각보다 책이 두껍지 않아 가슴을 쓸어내렸다는 건 안 비밀....

<버치문서와 해방정국>은 몇 달전에 사둔 책인데 자꾸 밀리면서 숙제처럼 남아있는데 이번달에 숙제를 해치우기로...

더군다나 3월은 삼일절의 달이니까 이정도 역사서는 읽어줘야지 하면서 슬쩍 목록에 집어넣어다.

최근에 나온 <낯선 삼일운동>도 궁금하긴 한데, 대충 아는 내용일 것 같아 버치문서에 밀렸다.
















<일본의 굴레>는 일본에 오래 살았던 미국인의 관점으로 일본을 분석한 책이고, 지금 막 읽은 <선을 넘는 한국인, 선을 긋는 일본인>은 한국인이 문화인류학의 관점에서 일본과 우리나라를 대비해본 책이다. 

3월에 읽은 <주연들의 나라 한국 조연들의 나라 일본>은 한국에 오래 살았고, 귀화까지 한 일본인의 분석이다.

일단 이 책까지 읽고 일본과 한국의 비교문화에 대해서 정리를 좀 해보는걸로.....

<새벽의 약속>은 말해 무엇하겠는가?

내 사랑 로맹 가리의 책이고, 심지어 새파랑님이 로맹 가리 책 중 최애작이라고까지 했으니 이번 달에 읽어줘야지.

내 최애작은 여전히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인데 최애작이 바뀔지 안 바뀔지는 3월 독서 결산 때...... ^^


이렇게 6권을 목표로 세우고, 시간이 되면 그때 그 때 보고 싶은 책을 추가해서 읽는걸로 생각하고 이번 달 책 구매는 더 이상 안해야지. 책은 한달에 한번만 사는거야라고 막막 결심했는데 오늘 레삭매냐님이 나의 결심을 무너뜨려버렸다.



  레삭매냐님이 이 책의 리뷰를 올리셨는데 예전에 이 작가가 쓴 책 <술탄 살라딘>을 꽤 인상적으로 읽었었다.

또한 이 책은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의 레 콩퀴스타 시기를 이 지역에 살았던 무어인들의 시각에서 조명하고 있는 귀한 소설이라는 것이다. 

갑자기 막막 궁금해지고 읽고 싶어지는데 역시 절판이다.

중고서점을 뒤지는데 광활한 우주점에 딱 1권이 있다.

절판된 책의 운명인듯 그 외의 중고들은 원래 정가보다 더 비싸게 올라있고, 중고도서로의 본분을 다해 제대로 된 가격을 보이는건 딱 1권이다.

이런 걸 놓칠수는 없어서 결국 주문....

지금 열심히 배송 중!


결국 3월에는 이 7권의 책을 꼭 읽어야지하고 있는데, 3월인데 지나치게 욕심을 부린건 아닌지 걱정은 되나 저기 두꺼운 <제2의 성>을 두달짜리 계획으로 살짝 밀면서 음.... 할수 있어라고 나를 다독이는 중이다. 




댓글(26) 먼댓글(0) 좋아요(4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22-03-03 06:0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완전 화이팅입니다. 제2의 성 읽기는 진짜 응원 필요해요. 그러니 팍팍 드리겠어요. 제2의 성 뽜뽜뽜이팅!!!!!

바람돌이 2022-03-03 09:51   좋아요 2 | URL
2월에 이어 3월의 성공을 위해 화이팅이 필요합니다. 다락방님 응원 담아 저에게 기를 팍팍 쏘아봅니다. ^^

페넬로페 2022-03-03 07:0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항상 느끼지만 바람돌이님께서는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으시는 것 같아요.
잭 리처도 읽으시는군요~~

바람돌이 2022-03-03 09:55   좋아요 3 | URL
제가 한분야를 진득하게 파지 못해서요. 그래서 공부를 계속 못했다는.....ㅎㅎ
재밌는 책이 좋아요. 이것보다가도 다른 재밌는 거 있으면 어느새 옮겨가 있다는.... 그래도 거의 절대 안보는 분야는 있습니다. ㅎㅎ

새파랑 2022-03-03 07:5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도 2월에 책을 많이 읽으셨군요~! 3월에 읽으실 책탑의 두께가 어마무시한데 다 완독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새벽의 약속 읽으시고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습니다 ^^

바람돌이 2022-03-03 09:57   좋아요 2 | URL
2월은 방학이 있었으니까요. 3월 그래서 제2의 성을 두달에 걸쳐서 나눠 읽는걸로..... ㅎㅎ 새벽의 약속은 로맹 가리인데다 새파랑님 추천인데 미리 마음에 들듯한데요. ^^

레삭매냐 2022-03-03 08: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풍성한 2월의 독서셨던 것
같습니다 ^^

3월에도 좋은 책들과 즐거운
만남이 되시길 바랍니다.

바람돌이 2022-03-03 09:59   좋아요 2 | URL
넵 감사합니다. 석류나무 그늘아래가 좋은 만남이 될듯요. ^^
레삭매냐님도 늘 좋은 책 추천 감사드려요. ^^

책읽는나무 2022-03-03 09: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제2의 성!!!!
제가 출판사는 다르지만 제2의 성으로 여성주의 책을 읽기 합류했어요^^
페이지 수의 압박은 있었는데, 읽고 나니까 눈에 있는 비늘이 좀 걷힌 느낌이랄까요?
좀 도끼에 찍힌 기분이기도 했구요ㅋㅋㅋ
그래서 한 권, 한 권 다락방님이 읽으라고 하면 아.. 하면서 얼떨결에 읽다 보니 다섯 권 정도 되었어요. 제2의 성을 읽었기에 여기까지 걸음마 내딛을 수 있었기에 제겐 좀 특별한 책이었습니다.
바람돌이님께도 보부아르님과 특별한 시간들 되시길요^^

바람돌이 2022-03-03 10:01   좋아요 2 | URL
아 나무님이 제2의 성으로 시작을 하셨구나. 갑자기 더 기대가 됩니다. 보통 첫 책이 별로면 그만두기 쉽잖아요. ㅎㅎ 나무님 따라서 저도 열심히 읽어보겠습니다. 보부아르와 함께 3월은 특별한 시간이 되겠네요. ^^

coolcat329 2022-03-03 09: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매달 필수도서를 정해놓고 읽은 후 나머지는 자유롭게 읽고 싶은 책을 읽는 방식 멋지네요~
황정은 백의 그림자 저도 갖고 있는데 올해 꼭 읽어보려고 해요. 다양한 책들 계획 세워 읽으시는 바람돌이님 저도 화이팅하시라고 외쳐봅니다!

바람돌이 2022-03-03 10:03   좋아요 2 | URL
제가 책을 사서도 보고 도서관에서 빌려서도 보는데요. 사실 더 보고싶은건 당연히 산책인데, 도서관 책이 시간압박이 있다보니 항상 도서관책을 먼저 보고 산 책은 자꾸 자꾸 밀리더라구요. 그래서 올해부터는 이렇게 구입한 책 중에서 필수도서를 정해놓고 나머지 시간에 빌린책이나 갑자기 보고싶은 책이나 이런걸 보려고 나름 꼼수를 부려봤어요. 그런데 2월달에 해보니까 이게 꽤 신박하더라구요. ^^쿨캣님의 화이팅 감사합니다. ^^

햇살과함께 2022-03-03 09: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폐미니즘 철학 입문 2월에 샀는데 강추하신다니^^ 3월에 시작해 보겠습니다!! 제2의 성 저도 퐈이팅입니다!!

바람돌이 2022-03-03 10:04   좋아요 1 | URL
페미니즘 철학 입문은 내용이 정리가 굉장히 잘 되어 있는데 그렇게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게 또 강추이유입니다. 전 너무 좋더라구요. ^^ 제2의 성은 정말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네요. 저는 왜 이제야 읽나싶습니다. ^^

거리의화가 2022-03-03 11: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페미니즘 철학 입문 사놓기만 하고 읽지를 못하고 있네요 이런. 저도 페미니즘 계보를 알고 싶어서 사둔 책인데 여러 모로 도움이 되겠군요. 바람돌이님의 3월 독서리스트 재미난 책들이 많네요 즐거운 독서되시길^^

바람돌이 2022-03-03 11:01   좋아요 3 | URL
페미니즘 철학 입문은 정말 강추합니다. ^^ 재미난 책이 세상에 너무 많다는게 문제라면 문제.....거리의 화가님도 여전히 3월의 즐거운 독서하시고 재미난 책 얘기도 듬뿍 보내주세요. 항상 기대중입니다. ^^

mini74 2022-03-03 16: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저도 응원합니다. 정말 알차게 독서하시는 분 *^^*

바람돌이 2022-03-04 08:38   좋아요 1 | URL
역시 여러분들의 응원덕분에 힘이 부쩍부쩍 납니다. mini74 님 감사드려요. 오늘은 즐거운 금요일입니다. 후다닥 지나고 행복한 주말 맞으세요. ^^

페크pek0501 2022-03-03 16: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좀 다양한 책들을 배회하고 싶네요.
한땐 다독을 했었는데 이젠 많이 읽을 자신이 없어서 정독으로 굳혔어요. ㅋㅋ

구매 끊는 결심을 하다가 무너지곤 하는 게 알라디너들의 공통점일 듯해요.

바람돌이 2022-03-04 08:40   좋아요 2 | URL
갈수록 눈도 침침하고 이해력도 떨어지는 거 같고 기억력은 말할 것도 없고요. 그래도 천천히든 어쨌든 늘 책을 읽을수만 있다면 좋겠어요. 책을 읽지 못하는 상황은 아 정말 싫네요. ㅠ.ㅠ
지금도 또 사고 싶은 책이 있어서 손이 근질근질한데 꾸욱 참는다고 너무 힘들어요. 다음 달에 사야 해 이러면서 허벅지 막 찌르고 있어요. ^^

라로 2022-03-03 20: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멋진 2월 독서 리스트에 3월의 리스트도 기대됩니다!!
올리신 책 들 중 두 권은 전자책 알림 출간 신청했어요. 그리고 제 2의 성은 주문한 지 꽤 되었는데 아직 우체국에 연락해서 배송하라는 부탁을 안 했어요. 읽을 책이 쌓여서리,,ㅠㅠ
그건 그렇고, 잭 리처의책을 보니 돌아가신 제 시아버지 생각나요.
돌아가시기 전까지 책을 손에서 놓지 않으셨던 분인데 그 중 잭 리처의 책도 쌓아놓고 읽으시던.. 살아생전 나온 책은 다 읽고 가셨죠... 암튼, 저도 바람돌이님따라 2월과 3월을 정리해 봐야겠어요.^^

바람돌이 2022-03-04 08:43   좋아요 1 | URL
음 2권은 뭘까요? 막 궁금궁금... ㅎㅎ 라로님 시어머님도 열심히 책을 읽으시더니 시아버님도 그랬군요. 우리 나라에서는 사실 어르신들이 책 읽는 모습 보는게 너무 어려운지라 살짝 신기하기도 해요. 책읽는 어르신들 너무 멋있으셔요. 우리가 좀 더 나이들면 그런 책 읽는 노인이 되고 우리 아이들이 부모를 추억할 때는 책과 함께 추억하겠구나싶은 생각도 드네요. 이래저래 어쨌든 책은 좋은 것이라는게 결론입니다. ^^

희선 2022-03-05 02: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일곱권이어도 한권은 아주 두껍군요 그건 사월까지 보셔도 괜찮을 거예요 바람돌이 님 삼월에 만나기로 하신 책 즐겁게 만나시기 바랍니다


희선

바람돌이 2022-03-07 01:07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열심히 화이팅하겠습니다. ^^

하양물감 2022-03-08 16: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저랑은 독서취향이 많이 다르신것 같아요^^
그래도 제 서재에 자주 발걸음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바람돌이님 책 중에 저도 한번 시도해볼까요??

바람돌이 2022-03-11 00:38   좋아요 0 | URL
독서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더 새로운 책이나 관점들을 만날 수 있는걸요. 하양물감님 서재에서는 지금은 제가 안보고 있는 책들을 물감님 글로라도 만나서 정말 좋아요. ^^그러다 보면 또 꼭 읽고 싶단 책이 생기기도 하니까요. ^^
 

어떤 책들은 꼭 리뷰를 제대로 쓰야겠다는 압박감을 주기도 하고,

또 어떤 책들은 리뷰보다는 좀 더 자유롭게 쓰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하기도 하고,

사실 리뷰를 쓰기에 애매한 책들이 있는데 이건 뭔가 하나의 주제로 일관되게 이야기를 만들 재주가 없다는 얘기에 다름 아니다. 그렇다고 책이 안좋다거나 재미없다는건 아니고,

조금은 허술하지만 자유롭게 읽은 책에서 무엇이 좋았는지 정도 간단하게 쓰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한 권의 책을 읽고 무조건 리뷰 1편을 쓰자고 해봤지만 그건 역시 무리.

오히려 내가 글쓰기보다 더 좋아하는 책읽기를 방해하는 강박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또한 요즘 읽는책이 마음에 안들때 사정없이 까는 리뷰를 쓰고 싶지만 그것이 단독으로 리뷰칸에 올라있는건 좀 부담이기도 하다고 쓰고 보니까 아 나는 앞부분 읽다가 마음에 안들거나 공감이 힘들면 그냥 던지고 마는구나.

안좋은 리뷰를 쓸 일이 없는거였네....

최근에 읽은 책 중에서는 <시와 산책>이라는 책이 그랬는데 이 곳 서재의 많은 분들이 극찬을 했던 책이다.

2번이나 이 책을 읽으려 시도했으나 아 정말 이 책은 나에게 넘사벽이었다. 

책속의 시는 너무 어려웠고, 저자의 감성은 내가 따라가기에는 지나치게 섬세했고 뭐 그랬다는거다.

그래서 책은 던져두고 시도 빼고 산책만 하기로..... ^^;; 


어쨌든 올 1월에 읽은 책 중 리뷰를 쓰지 않은 책을 먼저 정리하기로 함.


 아르떼 출판사의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 11번째 <마키아벨리 - 르네상스 피렌체가 낳은 이단아>

여행과 인물을 결합하는 이 시리즈의 11권은 마키아벨리, 그리고 장소는 피렌체다.

그런데 문제는 실제로 피렌체에 마키아벨리의 흔적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는 것과 피렌체는 실제 너무 많은 인물들의 이야기와 흔적이 남은 곳이라 마키아벨리의 흔적으로 읽기에는 좀 애매했다는 문제가 남는다. 

또한 이 책의 저자가 주안점을 둔 것은 흔히 마키아벨리즘이라는 말로 오독되어 온 마키아벨리의 실제 사상과 의미를 복원하는 것이었는데 나름 그 면에서는 충분히 성과를 보여준다.

정치와 종교를 분리하고자 하였고, 당시 국민국가를 이루거나 이루는 과정에 있으면서 이탈리아의 도시국가들의 부를 탐내던 주변국들- 프랑스와 신성로마제국과 로마 교황령의 틈바구니에서 자신의 도시 피렌체의 보존과 확대를 꿈꾸었던 지극히 현실적인 정치가가 바로 마키아벨리가 아닐까? 또한 이런 의미에서는 중세에서 근대로의 이행에 기여한 인물로 기억할 수도 있겠다.

또한 당시 떠오르던 시민계층의 힘을 인식하고 시민과 통치자- 귀족이든 상층부르조아든-간에 협력을 기반으로 하는 공화정의 정치형태를 이상으로 제시했다는 데서도 선구적인 인물로 생각할 수 있겠다.

피렌체는 마키아벨리를 로마사에 대해 연구한 역사가로 기억한다지만 이 책을 통해 내가 파악한 마키아벨리는 지극히 성실하고 현실적인 그러나 성공하지는 못한 정치가의 모습이 강하다. 

그의 역작이자 대표작인 <군주론>역시 이런 맥락에서 나온 저술이다.


그런데 한편으로 생각하면 <군주론>이 역대 통치를 꿈꾸는 자들에 의해서 오독되지 않았더라면 이 마키아벨리라는 인물이 이토록 유명해질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도 되었다. 

실제 그의 저작이 당대의 다른 저작에 비해서 특별한 뛰어남을 가지고 있는지는 <군주론>을 읽지 않은 내가 말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그래도 그의 활동이나 저작이 이렇게 역사에 길이길이 남을 정도는 아니지 않나라는 의구심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오히려 <군주론>에 대한 오독이 마키아벨리를 오늘날에도 회자되게 한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피렌체 사진들은 다 좋다. 예전에 이탈리아 여행 때 피렌체에 5일동안 머물면서 다녔던 골목들이 모두 떠올라 아 그리워라 하면서 읽었다.




언론인 손석희씨의 고민과 생각들이 담겨있는 책이다.

책의 내용은 그가 MBC를 떠나 Jtbc로 옮겨가 뉴스룸을 진행한 시기를 대상으로 한다.

다들 알다시피 이 시기는 우리 역사의 새로운 한 장을 열었던 그야말로 격동의 시기다.

피해갈 수 없는 앞부분의 세월호 취재 이야기를 읽으면서는 또 그냥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읽었다. 세월호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의 아픔이고 트라우마라는걸 느낀다.

당시 뉴스룸을 열렬히 애청했던 애청자로서는 대부분의 장면들이 기억에 남아있기에 그 속에서 손석희씨가 지키고자 했던 것 지향하던 바들이 더 실감있게 다가왔다.

그와 함께 그가 지키고자 하는 언론의 사명 <어젠다 키핑>이라는 개념에 대해서 함께 고민할 수 있었다. 어떤 사회적 의제를 단순히 셋팅하고 제시하는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그런 어젠다를 유지하고 관심을 유도함으로써 언론이 사회변화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그의 뚝심이 전해졌다.

한 사람이 자기의 소신을 굽히지 않고 일생에 걸쳐 한길을 걷는다는건 말처럼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한국의 언론은 손석희라는 사람을 가진 것이 행운이라고 나는 여전히 생각한다.

그가 고 노회찬 의원에 대해서 했던 말


"노 의원은 앞과 뒤가 같은 사람이고, 

처음과 끝이 같은 사람이다."  ....

제가 그를 속속들이 알 수는 없는 일이었지만, 

정치인 노회찬은 노동운동가 노회찬과 같은 사람이었고,

또한 정치인 노회찬은 휴머니스트로서의,

자연인 노회찬과도 같은 사람이었습니다" (317쪽)


나는 이 말을 언론인으로서의 손석희씨에게 그대로 돌려주고 싶다. 그가 또 어떤 모습으로 우리 언론에서 역할을 해낼지 나는 여전히 기대하고 있다.




이 책을 읽은건 순전히 다락방님때문이다.

쓰는 글마다 어찌나 잭 리처 잭 리처인지 관심이 안갈래야 안갈 수 없게 만드셨다.

그리고 사실 나 이런 시리즈 진짜 좋아한다. ^^


이런 추리, 액션 장르소설에서 대부분의 독자가 기대하는 것은 스토리의 개연성과 트릭의 완결성, 그리고 주인공의 매력이다.

사실 여러 시리즈를 읽었지만 대부분 1-2권에서 그만두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앞에 말한 스토리와 주인공의 매력 중 어느 하나가 모자랄 때가 대부분이다.

즉 이런 시리즈에서 스토리와 주인공의 매력은 뗄레야 뗄 수 없는 필수요소이다. 적어도 내게는...

내가 해리 홀레 시리즈를 보다 그만둔건 스토리는 좋았지만 주인공이 내 스타일 아님이었고, 법의관 시리즈와 필립말로 시리즈를 그만보건 주인공은 좋았지만 스토리의 개연성이 작위적인 곳이 많아서였다. 007시리즈는 말하지 말자 - 스토리, 주인공 다 싫어한다.

그런 면에서 리 차일드의 이 잭 리처 시리즈는 일단 1권에서는 스토리와 주인공 모두 합격점이다.

아니 합격점 정도가 아니라 도대체 이런 시리즈를 왜 이제야 봤지 하면서 다락방님 감사해요를 연발하면서 읽었다. 

지금까지 나의 최애시리즈는 링컨 라임 시리즈였는데 이 시리즈가 최애로 등극할지는 조금 더 두고봐야할듯하다.

문제는 이 시리즈가 지금 현재까지 나온게 16권이라는 것! 

아니다. 문제가 아니다. 나에게는 앞으로 15권이나 잭 리처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거다. 만세 만세 만만세~~~~

(이 책 절판이라 중고를 알아보니 역시 절판된 책의 중고는 가격이 후덜덜이다. 그러나 우리 동네 도서관과 옆동네 도서관에 절판된 책들이 다 있는 걸 확인했다. 우리동네 도서관고 옆동네 도서관도 다 만세 만세 만만세~~~~~)



그 외 읽고 리뷰나 페이퍼까지 쓴책은 6권 - 1월에 완독한 책은 모두 9권이다.  

방학이 1월 11일에 시작했고, 방학 직전은 원래 미친듯이 바쁜 시기였고, 방학 후에도 2번의 여행을 갔다온걸 생각하면 그래도 열심히 읽고 썼다며 자화자찬하고 있다. (난 여행가서 책읽는 분들이 항상 신기하다. 이번에도 여행가서 책을 읽어보려고 가져가보긴 했는데 2번의 여행 다 합쳐서 한 20페이지 정도 읽었다. 낮에는 돌아다닌다고 바쁘고, 밤에는 술마신다고 바쁘고.... 언제 읽지?????)






























읽고 있는 책은 3권이다. <울프일기>는 버지니아 울프의 책과 함께 읽어 나갈 예정이라 아마 올 한해 내내 읽지 싶다.

<일본의 굴레>는 내용이 쉽지만은 않고(그렇다고 엄청 어려운건 아니다. 다만 내가 금융과 환율 이런 쪽에 너무 약해서 그런 부분만 나오면 깨갱하고 있을 뿐....) 내용이 많아서 정리를 하면서 읽고 있는데 우리나라 현재의 상황이나 지표들과 비슷한 점이 너무 많아서 섬뜩섬뜩하면서 읽고있다.

아 이러다가 우리도 일본꼴 나는거 아니야 뭐 이런.....

<사랑은 사치일까>는 페미니즘 입장에서 사랑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 역시 흥미진진하다. 아마도 내일쯤이면 다 읽지 않을까?


















2월의 독서계획을 세워봤다. 

나는 책 수집가를 더 이상 안하기로 했으므로(이미 방 2개의 총 4면이 책장이다. 더 이상 넓힐데가 없다.), 앞으로 한달에 1번씩만 꼭 읽을 책으로 심혈을 기울여 선택하고 책을 구입하기로 했다. 

월말에 다음달에 반드시 읽을 책을 선정해서 구입하고 읽는 것으로..... 나머지 시간은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나 이미 사놓은 책들을 뽀개기. 

내가 계획을 잘 세우지도 않으면서 또 그렇다고 세운 계획을 잘 지키지도 않지만 그래도 노력이란걸 해보려고 한다. ^^

이번 달 부터는 알라딘 서재지인들을 따라 여성주의 책읽기를 따라 해보기로 했다.

사실 올해 1월부터 그런 마음을 품었었는데 솔직히 1월 선정 책이 너무 마음에 안들었다.

왜냐고?

책 목차를 훑어보는데 아리스토텔레스, 마키아벨리, 막스베버인거다.

아니 난 저 사람들 철학도 잘 모르는데, 이 책은 분명히 저들을 비판한 내용일거란 말이다.

그러면 또 앞뒤 맞춰야 하는 나는 어디서 주섬주섬 아리스토텔레스나 마키아벨리나 막스베버를 찾아야 하는거 아닌가?

너무 무서웠다. ㅠ.ㅠ(그럼에도 책을 완독하신 여러 서재지인님들 너무 훌륭하십니다. )

하여튼 나의 참여결심은 2월달로 미뤄지고 일단 책부터 샀다. ㅎㅎ


다음은 2월 독서를 위해 반드시 읽고자 구입한 책들

여성주의 책읽기 선정도서 1권과 페미니즘 철학에 대해 무지한 나를 위해 입문이란 말 하나 믿고 페미니즘 철학 입문 구입

그리고 나의 최애 작가 로맹가리와 황정은 너무 좋다. ^^


















올해부터는 이런 식으로 월말 결산이란걸 꾸준히 해보고, 다음 달 독서 계획도 같이 세우기!

올해의 목표 힘내자!! 





댓글(20) 먼댓글(0) 좋아요(4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읽는나무 2022-02-01 07:2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너무 멋진걸요??^^
즐거운 명절 되시어요♡

바람돌이 2022-02-02 01:37   좋아요 4 | URL
하하~~ 감사합니다. 저는 이번 명절은 방역지침덕분에라면 좀 그렇긴 하지만 어쨌든 굉장히 편한 명절이었습니다. 1박2일이 아니라 다른 식구들 피해서 낮에 가서 음식준비하고 돌아오는.... ^^
나무님도 새해 복많이 받으시고 남은 휴일 편히 쉬세요. ^^

수이 2022-02-01 09: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 2월 읽기 기대됩니다!

바람돌이 2022-02-02 01:37   좋아요 2 | URL
저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명절 연휴덕분에 책 배송을 아직 받지 못해서 한 이틀 더 설레기만 할듯하네요. ^^

거리의화가 2022-02-01 11:2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여행가서 책읽는 주의는 아니라서. 무얼 하든 하나에 집중하는 것이 좋더군요!ㅎㅎ 이달부터는 여성주의 책 읽기 함께하신다니 좋습니다! 남은 연휴 즐거이 보내세요^^

바람돌이 2022-02-02 01:38   좋아요 2 | URL
저도 여행이 너무 좋아서 사실 그걸 즐기느라 책은 아무리 가져가도 역시 안봐지더라구요. ^^ 같이 읽겠다는 결심을 반겨주셔서 감사합니다. 화가님도 남은 연휴 즐겁게 보내세요. ^^

프레이야 2022-02-01 13:2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여성주의 책읽기 동참하셨군요.
먼저 시작하세요 바람돌이 님. 조만간 따라갈게요 ㅎㅎ 복 많이 받으시고요.
벨 훅스의 사랑은 사치일까, 담아갑니다 우선.

바람돌이 2022-02-02 01:40   좋아요 3 | URL
넵! 조만간 같이 할 프레이야님도 기다릴게요. 프레이야님이 읽는 여성주의 책은 어떨까 막 궁금한걸요. 전 아직 시작도 안했으면서 말입니다. ^^ 프레이야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사랑은 사치일까는 오늘 다 읽었는데 막 엄청은 아니고 그냥 좋았습니다. 기존에 알고 있던 것 내지는 가지고 있던 생각을 좀 더 풍부하게 만들어주었다고 할까요?

새파랑 2022-02-01 17:2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책 읽은건 리뷰를 꼭 써야지 다짐해서 리뷰를 쓰는데, 쓰다보니 리뷰 쓰는게 시간도 많이 걸리고 절대 쉬운게 아니더라구요 😅 그래서 글 잘쓰시는 분들이 너무 부럽더라구요~!!

<시와 산책> 안좋으셨군요. 전 완전 좋았는데 ^^ 바람돌이님도 로맹가리의 팬이시군요~!! <마지막 숨결> 재미있으셨음 좋겠습니다~!!

바람돌이 2022-02-02 01:42   좋아요 4 | URL
음.... 글 잘 쓰시는 분들은 뚝딱하고 써지는걸까요? 아 그러면 진짜 막막 부러움요. 저는 글 하나 쓸려면 진짜 시간 오래 걸리거든요. 그렇다고 결과물이 썩 마음에 드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ㅎㅎ
시와 산책은 책에도 취향차이가 있다는걸 확인하는 것으로 끝냈습니다. 늘 있는 일이죠 뭐.... 로맹가리의 책은 단편집이라서 더 기다려집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책이 <새들은 페루에서 죽다>단편집이거든요. 이분 장편은 모든 책이 다 좋지는 않더라구요. ^^

mini74 2022-02-01 21:1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로맹가리 황정은 ㅎㅎ 저도 넘 좋아하는 작가입니다. 실천할 수 있는 만큼의 목표를 세우는 것만으로도 대단하신거 같아요. *^^*

바람돌이 2022-02-02 01:43   좋아요 3 | URL
설마 저 4권은 성공할 수 있겠죠? 어려울듯한 책 2권이 끼어 있지만 2권이니까.... 그리고 완전 벽돌책도 아니니까 이러면서 저를 격려하고 있어요. 하지만 저 2권 때문에 다른 책을 못읽으면 슬플테니까 지금 일본의 굴레 읽는 것처럼 하루에 분량을 정해두고 읽는 것으로 하려구요. ^^

얄라알라 2022-02-02 17: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20페이지 읽으셨을 만큼 여행이 즐거우셨다는 거니까 부럽기만 합니다.
그리고 손석희님께 돌려드린다는 문장, 어쩜 그렇게 문장 잘 뽑아내셨을까요? <장면들> 읽다가 쉬는 책인지라, 바람돌이님 페이퍼 읽고 다시 읽겠단 의지충전하고 갑니다.

바람돌이 2022-02-07 00:52   좋아요 0 | URL
전 대부분의 여행이 즐겁습니다. 직장에서 단체로 가는거 빼고요. ㅎㅎ
여행가면 일상의 노동에서 벗어나잖아요. 아마 그 때문인지 뭘해도 즐겁고 힘도 빵빠나고.... ㅎㅎ
손석희씨의 저 앵커브리핑 그 때 티브이를 통해서 봣었는데 전 울컥하더라고요. 노회찬이라는 사람을 참 좋아했었는데 그가 죽던날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희선 2022-02-04 00: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황정은 《백의 그림자》 다시 나온 거 보고, 절판 돼서 아쉬웠던 사람이 좋아하겠다 생각했어요 멋진 계획이네요 한달이 끝나면 결산도 하시고, 바람돌이 님 책 읽기뿐 아니라 글 쓰기도 즐겁게 하시기 바랍니다


희선

바람돌이 2022-02-07 00:53   좋아요 0 | URL
절판 돼서 아쉬웠던 사람 저요. ㅎㅎ 물론 도서관에 가면 있긴 하지만 왠지 좋아하는 작가의 책은 사서 소장하고 싶은 맘이 누구나 있잖아요. 책 읽기는 언제나 즐거운데 글쓰기는 그렇게 즐겁지만은 않아요. ^^

라로 2022-02-04 21: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여성주의 책 읽기 하고 싶지만, 벌려둔 일이 많아서 엄두가 안 나고요... 언젠가 하겠죠.^^;;
암튼 열심히 읽으시고 열심히 걸으시고 재밌게 다정하게 사시는 바람돌이님 부럽고 싸랑하고 막 그래요.^^

바람돌이 2022-02-07 00:54   좋아요 0 | URL
저도 여성주의 책읽기 하겠다고 결심하는데 1년이 넘게 걸린걸요. 마음의 준비가 오래 걸려요. ㅎㅎ
열심히 읽으시고 걸으시고 재밌게 다정하게라는 말은 그대로 라로님께.... 저도 라로님 항상 부럽고 싸랑하고 막 그래요. ^^

하양물감 2022-02-07 08: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내가 읽고 싶은 책과, 일 때문에 읽어야 하는 책, 자녀교육 때문에 읽는 책...
저는 이렇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어요.
일대일 리뷰 매칭은....너무 어려워요...
읽는 걸 더 우선하고 싶습니다. ㅎㅎㅎ

바람돌이 2022-02-10 13:06   좋아요 0 | URL
아 저는 저 리스트에서 이제 자녀교육은 드디어 빠졌습니다. ㅎㅎ 사실 빠진지 좀 오래되긴 했지만요.
저도 읽는게 더 좋은데 뭔가 한마디라도 쓰지 않으면 괜히 찝찝한 뭔가 다 읽지 않은 기분이 든달까요? ^^
어렵네요. ^^
 

올해 들어 가장 책을 안 읽은 달

이것저것 일이 많긴 했으나 왜 그렇게 안읽었지라고 하면 딱히 할말은 없는....

책을 읽는다는 행위도 읽는 책에 따라 가속이 붙을 수도, 브레이크가 걸릴 수도 있을터인데 어떻게 보면 9월은 딱히 임팩트 있는 책이 없어서였는지 독서열망도 시들했던 듯하다.

나의 독서생활에 브레이크를 확 걸어버린 책 에밀 졸라의 <패주>,
















고백하건대 에밀 졸라의 책을 처음 읽었다.

그럼에도 나는 읽기 전부터 그의 이름이 주는 권위에 이미 압도되어 있었다.

드레퓌스 사건을 고발한 <나는 고발한다>로 행동하는 지성의 상징이 된 존재.

오래전 보았던 영화 <제르미날>의 그 에밀 졸라인데 오죽하겠는가?

책 소개에 에밀 졸라의 작품 중 가장 많이 팔린 작품이라는데 왜 이렇게 번역이 늦었지라는 의문과 그의 대표작에 이토록 스펙터클해 보이는 책이 왜 오르내리지 않는지 의문을 가지며 책을 읽었다.


결론은 한마디로 혼란스럽다. 오죽하면 방금 읽은 책을 보고 또 봤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들 중 첫번째는 

고전이 왜 고전인가에 대한 답이다. 

그 말은 이 책이 고전이라는 것이 아니다.

이 책이 왜 당대에 가장 많이 팔렸는지는 알겠다. 또한 왜 이 책이 고전이 되지 못하고 에밀 졸라의 대표작이 되지 못했는지도 알겠다. 


책의 배경은 프로이센-프랑스 전쟁, 이 전쟁은 몰라도 역사시간에 다들 열심히 외웠을 프로이센의 철혈재상 비스마르크 시절이다. 

프로이센의 독일지역 통일에 우려의 눈길을 보내던 프랑스가 그 통일을 막기 위해 덤벼들었다가 박살이 난 전쟁이다.

심지어 프로이센은 신생 독일제국의 선포식을 점령한 베르사유궁전에서 함으로써 프랑스인들에게 잊지 못할 치욕을 선사한...

자국이 패배한 전쟁을 소재로 한다는 것! 신선했다.

소설은 이 전쟁의 시작점부터 마지막 순간 - 파리코뮌의 등장순간까지 따라간다.

뭔가 있을것 같지 않은가? 소재부터 스펙트클하니 말이다.

그런데 결론은?

처음부터 끝까지 지리멸렬하다가 마지막엔 신파로 끝난다. 

당대의 가장 핫한 이슈를 소재로 했고, 그러면서 전쟁의 파괴가 새로운 창조를 가져다 주리라는 정말로 막연한 희망사항으로 끝나니 당대 프랑스인들에게는 이 소설이 위로가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후대의 사람들이 읽기에는 소설은 지리하고, 희망사항은 터무니없다.

그러므로 이 책은 인간 공통의 감수성을 자극하고 감동을 주는 고전으로 자리매김하기는 일찌감치 글러먹었다.


그런데 말이다. 

참 희안한게 솔직히 이 책에 나오는 숱한 사건들과 인물들을 보고 있자면 그 개연성 없음과 졸렬함과 무대포적인 희망과 뜬금없은 애정 등등... 이건 정말 현실인거다.

역사서술이든 역사소설이든 그것은 가공을 거치면서 일목요연한 갈등구조와 정리된 관점을 제시한다.

하지만 실제 역사나 인간의 삶이 그럴까?

어쩌면 이 책은 소설이 아니라 다큐로 장르분류를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문제는 그 다큐가 감동도 없고, 재미도 없다는게 문제이긴 하지만.....

에밀 졸라의 이름에 압도되지 않았더라면 그토록 끈질기게 읽지도 않았을테고, 그토록 오래도록 다시 보면서 고민하지도 않았을텐데........

















아랍 또는 이슬람 하면 관련서적 찾아봐도 분쟁관련된 것 이외에는 잘 보이지 않는다.

또한 그들과 오래도록 같이 생활하면서 우리 나름의 관점으로 서술한 책은 더더욱이 찾기 힘들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의미는 특별한 것 같다.

아랍지역에서 한국 회사 주재원으로 오래도록 일하며 저자가 보고 느낀 아랍사람들의 모습은 신선하다.

부시에 의해 악의 축으로 지명당해 죽은 사담 후세인시절의 이라크와 현재의 이라크를 비교하면서 독재자에 대해 복잡한 심경을 드러내는 이라크 사람의 모습을 어디에서 읽을 수 있었을까?

시아파 아랍인들이 4번째 칼리프 알리의 죽음 이야기만 나오면 그토록 애달프게 통곡을 하고야 만다니.... 

도대체 1,300년도 전에 죽은 이의 죽음을 상기하면서 우는게 가능한가?

우리가 좋든 싫든 점점 우리는 아랍과 가까워지고 있다.

그들 지역의 분쟁이 우리 삶속으로 훅 들어오는 일이 점점 늘어가고 있으니....

한 때 수능에서 아랍어를 선택하는 학생들이 증가했었는데 아무도 모르고 아무도 선택하는 사람이 없어 기본 중의 기본만 조금 공부하면 수능 1등급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였다. 

또 한편으로 이전 정부시절에는 아랍지역 파견 외교관 중 아랍어가 되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얘기까지 있었는데,

이런 책들이 좀 더 많이 나와서 이런 무식함에서 탈피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아랍에 대해서 좀 안다 하는 분에게는 권하지 않겠지만 나처럼 아는게 없는 이들에겐 일독을 권할만하다.















 

이 책 재밌다.

제목에 유머와 드립이 난무한다고 하는데 그건 솔직히 좀 모르겠다.

유머와 드립이 있지만 난무한다고까지는????

하지만 재밌다. 책에 관한 책을 좋아하는 알라딘에서 왜 이책이 베스트셀러가 안됐는지 이해가 안갈 정도로.....

아니면 다들 웹툰으로 다 보신건가?

이런 책의 독서 성공 여부는 여기 나온 책들을 읽고 싶은 마음이 드는가에 달려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완전 성공작이다.

이 책에서 리뷰하고 있는 책들은 다 알고 있고, 읽었다고 생각하는 책들, 그래 고전이다.

<멋진 신세계> <1984><걸리버 여행기><장미의 이름><데카메론><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 - 소년탐정 김전일의 할아버지라는 바로 그 분> <오 헨리의 단편들> <에드거 앨런 포의 뒤팽 시리즈> <에드거 앨런 포의 단편들> <러브 크래프트 전집> <카프카의 단편들> 번외편이 해리포터


여기서 내가 완독한건 딱 한권 - 장미의 이름

아 진짜 저 책들 고전이네.

안 읽고도 다 읽었다고 생각하며, 대충 내용이 어떤지도 다 알고 말이다. ㅎㅎ

그런데 이 분 책읽기 고수다.

다 안다고 생각한 내용들을 아니 나 하나도 몰랐잖아.

당장 이 책들을 읽어야겠어라고 결심하게 만드는.....


장담한다.

서재분들이라면 이 책을 누구나 좋아할 것이라고.....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단 한편으로 나를 매혹시킨 김초엽작가의 첫 장편이 나왔다.

한국의 여성작가들 중 좋아하는 작가는 많지만 가끔은 아쉬울때가 있다.

이 작가와 저 작가의 작품이 구별이 안되는 거랄까?

비슷한 소재에 비슷한 감성을 그린 책들이 너무 많다는....

그런 속에서 김초엽이란 이 신인 작가는 독보적이다.

굳이 sf장르라는 이름을 붙이는건 오히려 이 작가를 한계짓는다는 생각을 한다.


그의 소설을 관통하는 문장을 뽑아봤다.


"생의 어떤 한 순간이 평생을 견디게 하고, 살아가게 하고, 동시에 아프게 만드는 것인지도 몰랐다."(378쪽)


그의 소설이 그리는 세계는 디스토피아적인데 가깝지만 그럼에도 이 작가가 말하고 싶은 것은 생을 관통하는 어느 따뜻한 순간이다. 

그 짧은 시간이 사람을 사람답게 살게 하고, 온기를 유지하게 한다.

단편들에서도 이번 장편에서도 여전히 김초엽은 삶에 대한 사람에 대한 온기를 유지하고 얘기한다.

식상할 수 있는 주제를 식상하지 않게 하는 것이 작가라고 믿는다.

언제나 우리가 아는 삶의 진실은 식상한데 있으니까......


앞으로 더 성장할 작가의 다음 작품을 이렇게 마음 설레면서 기다릴 수 있다는 건 책읽는 자의 기쁨 중의 기쁨이다.

















언젠가 우리가 아는 그리스 미술 작품이라고 생각하는 것들 대부분이 로마 시대의 복제품이라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그리스의 조각상들은 대부분 청동으로 만들어졌고, 그것들은 전쟁만 나면 녹여서 썼으니 남은게 별로 없다는....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얘기는 바로 고전미술 - 그리스 미술이 고전이 되어 가는 과정, 미의 표본이 된 것은 르네상스 이후 유럽인들의 착각-로마시대 복제품을 그리스 미술이라 믿었던-과 절대적인 미를 추구하면서 그것의 표본이 그리스 미술이라고 하는 선험적 신념에 의해 창조되어졌다는 점이었다. 

심지어 고전미술론의 입론했던 빙켈만은 격렬한 고통의 순간을 표현한 라오콘을 고요히 내면의 고통을 표현한다고 끼워맞추기까지....

조곤조곤 편안하게 옆에서 이야기해주듯이 들려주는 미술이야기

쉽게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여기가 끝이네.

정말 끝이네....

심지어 저 패주는 9월이 아니라 8월 말에 읽었던 책인데....

시간은 어차피 항상 부족한데 고민은

저 부족한 시간동안

책을 읽을 것인가? 리뷰를 쓸 것인가? 아니면 알라딘 서재지기님들 글 서핑을 할 것인가 중에서 선택하는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서재를 좀 적게 드나들면 책읽을 시간을 더 확보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결론은 꽝이었다.

저 3가지는 한몸이었던 것  ^^;;















댓글(19) 먼댓글(0) 좋아요(4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ini74 2021-10-04 23:49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고전리뷰툰 저도 넘 웃으며 읽었어요. 대강 그린 듯하지만 특징 딱딱 잘 잡아서 ~ 3가지 한 몸임에 동의합니다 북플님들 글 읽으며 으샤으샤! 안녕히 주무세요 ~~

바람돌이 2021-10-05 00:15   좋아요 4 | URL
고전리뷰툰 진짜 재밌죠? 역시 제가 좋다는 책 같이 좋아해주는 분이 계시니 기분 업되고 있어요. 이러면 내일 출근도 으쌰 으쌰하면서 할것 같음요. ㅎㅎ 미니님도 편안한 밤 되세요. ^^

초딩 2021-10-04 23:5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전 나는 고발한다를 읽고도 패주의 졸라를 보며 그 졸라임을 전혀 생각하지 못했어요 ㅎㅎ
나는 고발한다 작은 책인데 제동력이 굉장했습니다. ㅜㅜ 좀 일기가 힘들었어요.

저는 읽은 페이지 수를 기록하는데
항상 산이에요. 많이 읽은 달은 그러지 못한 달의 3~4배인데 참 신기한 것 같아요.
작심을해도 그 곡선에서 잘 못 벗어 나고요 ㅎㅎㅎ
그래서 요즘은 내려 놓았습니다 ㅎㅎㅎ
좋은 밤 되세요~ ☺️☺️☺️

바람돌이 2021-10-05 00:18   좋아요 3 | URL
아 저도 나는 고발한다는 읽었군요. 너무 오래전에 읽었지만....
졸라의 다른 책들은 다들 좋다던데 목로주넘이나 나나를 읽어야겠어요. 다만 패주의 충격이 좀 가시고 나면요. ㅎㅎ
앱중에 읽은 페이지로 책탑 쌓아주는 앱이 있어요. 북적북적이라고.... 아 여기 알라딘에도 이 앱 사용하시는 분들 가끔 계시던데 어쨌든 저도 이 앱 사용하니까 저절로 페이지 기록해줘요. 전 많이 읽은 달과 아닌 달의 차이가 좀 지나치게 많아요. ㅎㅎ
초딩님도 좋은 밤 되세요.

새파랑 2021-10-05 00: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패주가 문제였구요 🙄 책읽기ㅡ리뷰ㅡ북플은 정말 한세트 인거 같아요. 이어지고 이어지는 ^^

저도 북적북적 써요 😆

바람돌이 2021-10-10 00:09   좋아요 2 | URL
늦은 답글이네요. 저 한세트를 항상 꾸준하게 열심이신 새파랑님 존경합니다. ^^
북적북적은 캐릭터가 귀여워서 심지어 돈주고 다 샀다죠? ㅎㅎ

scott 2021-10-05 00: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수업도 하시면서 이정도 책 읽으신것도 대단 한겁니다.
추석 연휴까지 겹쳤는데도

책탑을 쌓기 보다 양질의 독서를 ! ㅎㅎ

북플 세계를 떠돌면서 리뷰를 읽고 쓰고 책을 읽게 되는것이 가장 올바른 독서 ^0^

바람돌이 2021-10-10 00:10   좋아요 1 | URL
아 이번주는 진짜 진짜 많이 바빴어요. 맨날 맨날 일 싸들고 집에 와서 일하고요. ㅠ.ㅠ
댓글에 답글조차 이렇게 늦다니 죄송 죄송해요. ㅠ.ㅠ
매일 음악이야기 글 올리는 분께 이런 이야기는 들어도 별로 위로가 되지 않아요. ㅎㅎ

희선 2021-10-05 01: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에밀 졸라 책 《패주》가 책읽기를 힘들게 했군요 책 제목 같은 일이... 그래도 다시 즐겁게 책을 읽겠지요 이달에는 그러시기를 바랍니다


희선

바람돌이 2021-10-10 00:12   좋아요 2 | URL
희선님 말씀처럼 정말 책읽기에도 패주! 제목과 똑같다는걸 희선님 말씀때문에 깨달았네요. ㅎㅎ 책읽기는 항상 즐겁지만 사실은 글을 쓰는데 너무 힘들어요. 희선님처럼 꼬박꼬박 쓰시는 분들 보면 정말 대단하시다고 존경의 눈빛만 팍팍 보내고 있습니다. ^^

박균호 2021-10-05 05: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고전 리뷰툰...ㅎㅎㅎ 재미나죠...

바람돌이 2021-10-10 00:12   좋아요 1 | URL
그러고 보니 이 책 박균호님 소개 덕분에 읽었네요. 전 진짜 재밌게 읽었어요. ^^

유부만두 2021-10-05 06: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패주의 평이 그리 좋지는 않아도 ‘파리코뮨‘이 주인공이라고 해서 전 읽고 싶어요. 다양하게 넓게 읽으셨군요. 저 고전독서 만화에서 ‘멋진 신세계‘랑 카프카, 포우 단편집만 읽었어요;;;; 1984는 읽은 듯 안 읽은 듯 하고요. 오늘 아침은 제법 선선하네요. 건강한 화요일 시작하세요. ^^ 남편이 이번달 말에 부산 출장이라서 애들만 아니면 따라가고 싶어서 마음이 싱숭생숭합니다. 부산역 길건너 차이나 타운 만두집을 쓸어야 하는데 말이죠. ^^

바람돌이 2021-10-10 00:17   좋아요 2 | URL
헉 유부만두님 파리코뮨이 주인공 아닙니다. 배역으로 치면 지나가는 사람 1정도?
유부만두님의 평도 기대하겠습니다. ^^ 그나 저나 부산에 차이나타운 만두가 유명한건 처음 알았네요. ㅎㅎ 원래 그 동네 사는 사람이 제일 모른다는..... ^^

붕붕툐툐 2021-10-05 07: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결코 적지 않은 양인데용~ 게다가 다방면으로 읽으셨네요! 저도 재미 없는 작품 발목 잡히면 급 다운 되더라구요~ㅎㅎ
독서, 리뷰, 서재는 독서계의 삼위일체ㅋㅋ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1-10-10 00:18   좋아요 1 | URL
패주가 사실 전달에 거의 다 읽고 9월 1일쯤에 마무리한 책이라서요. 실제로 9월에는 겨우 4권 읽었다는.....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 4권 중에 시간 걸리는 책은 하나도 없습니다. 다 쉽게 쉽게 페이지 넘어가는 책이라죠. ㅎㅎ
툐툐님도 삼위일체 동의하시는거죠? ^^

붕붕툐툐 2021-10-10 00:41   좋아요 1 | URL
완전 완전 동의하죠!!ㅎㅎ

coolcat329 2021-10-05 09: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패주로 고생하셨군요. 읽으신 책들이 다 재밌어 보이네요. 특히 아랍이랑 고전 리뷰툰이요~~

바람돌이 2021-10-10 00:19   좋아요 2 | URL
그래도 저 책들 중에선 전 지구끝의 온실이 제일 좋았습니다. 아랍이랑 고전 리뷰툰은 뭔가 새로운 느낌이어서 좋았던거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