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책들은 꼭 리뷰를 제대로 쓰야겠다는 압박감을 주기도 하고,
또 어떤 책들은 리뷰보다는 좀 더 자유롭게 쓰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하기도 하고,
사실 리뷰를 쓰기에 애매한 책들이 있는데 이건 뭔가 하나의 주제로 일관되게 이야기를 만들 재주가 없다는 얘기에 다름 아니다. 그렇다고 책이 안좋다거나 재미없다는건 아니고,
조금은 허술하지만 자유롭게 읽은 책에서 무엇이 좋았는지 정도 간단하게 쓰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한 권의 책을 읽고 무조건 리뷰 1편을 쓰자고 해봤지만 그건 역시 무리.
오히려 내가 글쓰기보다 더 좋아하는 책읽기를 방해하는 강박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또한 요즘 읽는책이 마음에 안들때 사정없이 까는 리뷰를 쓰고 싶지만 그것이 단독으로 리뷰칸에 올라있는건 좀 부담이기도 하다고 쓰고 보니까 아 나는 앞부분 읽다가 마음에 안들거나 공감이 힘들면 그냥 던지고 마는구나.
안좋은 리뷰를 쓸 일이 없는거였네....
최근에 읽은 책 중에서는 <시와 산책>이라는 책이 그랬는데 이 곳 서재의 많은 분들이 극찬을 했던 책이다.
2번이나 이 책을 읽으려 시도했으나 아 정말 이 책은 나에게 넘사벽이었다.
책속의 시는 너무 어려웠고, 저자의 감성은 내가 따라가기에는 지나치게 섬세했고 뭐 그랬다는거다.
그래서 책은 던져두고 시도 빼고 산책만 하기로..... ^^;;
어쨌든 올 1월에 읽은 책 중 리뷰를 쓰지 않은 책을 먼저 정리하기로 함.
아르떼 출판사의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 11번째 <마키아벨리 - 르네상스 피렌체가 낳은 이단아>
여행과 인물을 결합하는 이 시리즈의 11권은 마키아벨리, 그리고 장소는 피렌체다.
그런데 문제는 실제로 피렌체에 마키아벨리의 흔적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는 것과 피렌체는 실제 너무 많은 인물들의 이야기와 흔적이 남은 곳이라 마키아벨리의 흔적으로 읽기에는 좀 애매했다는 문제가 남는다.
또한 이 책의 저자가 주안점을 둔 것은 흔히 마키아벨리즘이라는 말로 오독되어 온 마키아벨리의 실제 사상과 의미를 복원하는 것이었는데 나름 그 면에서는 충분히 성과를 보여준다.
정치와 종교를 분리하고자 하였고, 당시 국민국가를 이루거나 이루는 과정에 있으면서 이탈리아의 도시국가들의 부를 탐내던 주변국들- 프랑스와 신성로마제국과 로마 교황령의 틈바구니에서 자신의 도시 피렌체의 보존과 확대를 꿈꾸었던 지극히 현실적인 정치가가 바로 마키아벨리가 아닐까? 또한 이런 의미에서는 중세에서 근대로의 이행에 기여한 인물로 기억할 수도 있겠다.
또한 당시 떠오르던 시민계층의 힘을 인식하고 시민과 통치자- 귀족이든 상층부르조아든-간에 협력을 기반으로 하는 공화정의 정치형태를 이상으로 제시했다는 데서도 선구적인 인물로 생각할 수 있겠다.
피렌체는 마키아벨리를 로마사에 대해 연구한 역사가로 기억한다지만 이 책을 통해 내가 파악한 마키아벨리는 지극히 성실하고 현실적인 그러나 성공하지는 못한 정치가의 모습이 강하다.
그의 역작이자 대표작인 <군주론>역시 이런 맥락에서 나온 저술이다.
그런데 한편으로 생각하면 <군주론>이 역대 통치를 꿈꾸는 자들에 의해서 오독되지 않았더라면 이 마키아벨리라는 인물이 이토록 유명해질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도 되었다.
실제 그의 저작이 당대의 다른 저작에 비해서 특별한 뛰어남을 가지고 있는지는 <군주론>을 읽지 않은 내가 말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그래도 그의 활동이나 저작이 이렇게 역사에 길이길이 남을 정도는 아니지 않나라는 의구심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오히려 <군주론>에 대한 오독이 마키아벨리를 오늘날에도 회자되게 한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피렌체 사진들은 다 좋다. 예전에 이탈리아 여행 때 피렌체에 5일동안 머물면서 다녔던 골목들이 모두 떠올라 아 그리워라 하면서 읽었다.
언론인 손석희씨의 고민과 생각들이 담겨있는 책이다.
책의 내용은 그가 MBC를 떠나 Jtbc로 옮겨가 뉴스룸을 진행한 시기를 대상으로 한다.
다들 알다시피 이 시기는 우리 역사의 새로운 한 장을 열었던 그야말로 격동의 시기다.
피해갈 수 없는 앞부분의 세월호 취재 이야기를 읽으면서는 또 그냥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읽었다. 세월호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의 아픔이고 트라우마라는걸 느낀다.
당시 뉴스룸을 열렬히 애청했던 애청자로서는 대부분의 장면들이 기억에 남아있기에 그 속에서 손석희씨가 지키고자 했던 것 지향하던 바들이 더 실감있게 다가왔다.
그와 함께 그가 지키고자 하는 언론의 사명 <어젠다 키핑>이라는 개념에 대해서 함께 고민할 수 있었다. 어떤 사회적 의제를 단순히 셋팅하고 제시하는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그런 어젠다를 유지하고 관심을 유도함으로써 언론이 사회변화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그의 뚝심이 전해졌다.
한 사람이 자기의 소신을 굽히지 않고 일생에 걸쳐 한길을 걷는다는건 말처럼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한국의 언론은 손석희라는 사람을 가진 것이 행운이라고 나는 여전히 생각한다.
그가 고 노회찬 의원에 대해서 했던 말
"노 의원은 앞과 뒤가 같은 사람이고,
처음과 끝이 같은 사람이다." ....
제가 그를 속속들이 알 수는 없는 일이었지만,
정치인 노회찬은 노동운동가 노회찬과 같은 사람이었고,
또한 정치인 노회찬은 휴머니스트로서의,
자연인 노회찬과도 같은 사람이었습니다" (317쪽)
나는 이 말을 언론인으로서의 손석희씨에게 그대로 돌려주고 싶다. 그가 또 어떤 모습으로 우리 언론에서 역할을 해낼지 나는 여전히 기대하고 있다.
이 책을 읽은건 순전히 다락방님때문이다.
쓰는 글마다 어찌나 잭 리처 잭 리처인지 관심이 안갈래야 안갈 수 없게 만드셨다.
그리고 사실 나 이런 시리즈 진짜 좋아한다. ^^
이런 추리, 액션 장르소설에서 대부분의 독자가 기대하는 것은 스토리의 개연성과 트릭의 완결성, 그리고 주인공의 매력이다.
사실 여러 시리즈를 읽었지만 대부분 1-2권에서 그만두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앞에 말한 스토리와 주인공의 매력 중 어느 하나가 모자랄 때가 대부분이다.
즉 이런 시리즈에서 스토리와 주인공의 매력은 뗄레야 뗄 수 없는 필수요소이다. 적어도 내게는...
내가 해리 홀레 시리즈를 보다 그만둔건 스토리는 좋았지만 주인공이 내 스타일 아님이었고, 법의관 시리즈와 필립말로 시리즈를 그만보건 주인공은 좋았지만 스토리의 개연성이 작위적인 곳이 많아서였다. 007시리즈는 말하지 말자 - 스토리, 주인공 다 싫어한다.
그런 면에서 리 차일드의 이 잭 리처 시리즈는 일단 1권에서는 스토리와 주인공 모두 합격점이다.
아니 합격점 정도가 아니라 도대체 이런 시리즈를 왜 이제야 봤지 하면서 다락방님 감사해요를 연발하면서 읽었다.
지금까지 나의 최애시리즈는 링컨 라임 시리즈였는데 이 시리즈가 최애로 등극할지는 조금 더 두고봐야할듯하다.
문제는 이 시리즈가 지금 현재까지 나온게 16권이라는 것!
아니다. 문제가 아니다. 나에게는 앞으로 15권이나 잭 리처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거다. 만세 만세 만만세~~~~
(이 책 절판이라 중고를 알아보니 역시 절판된 책의 중고는 가격이 후덜덜이다. 그러나 우리 동네 도서관과 옆동네 도서관에 절판된 책들이 다 있는 걸 확인했다. 우리동네 도서관고 옆동네 도서관도 다 만세 만세 만만세~~~~~)
그 외 읽고 리뷰나 페이퍼까지 쓴책은 6권 - 1월에 완독한 책은 모두 9권이다.
방학이 1월 11일에 시작했고, 방학 직전은 원래 미친듯이 바쁜 시기였고, 방학 후에도 2번의 여행을 갔다온걸 생각하면 그래도 열심히 읽고 썼다며 자화자찬하고 있다. (난 여행가서 책읽는 분들이 항상 신기하다. 이번에도 여행가서 책을 읽어보려고 가져가보긴 했는데 2번의 여행 다 합쳐서 한 20페이지 정도 읽었다. 낮에는 돌아다닌다고 바쁘고, 밤에는 술마신다고 바쁘고.... 언제 읽지?????)
읽고 있는 책은 3권이다. <울프일기>는 버지니아 울프의 책과 함께 읽어 나갈 예정이라 아마 올 한해 내내 읽지 싶다.
<일본의 굴레>는 내용이 쉽지만은 않고(그렇다고 엄청 어려운건 아니다. 다만 내가 금융과 환율 이런 쪽에 너무 약해서 그런 부분만 나오면 깨갱하고 있을 뿐....) 내용이 많아서 정리를 하면서 읽고 있는데 우리나라 현재의 상황이나 지표들과 비슷한 점이 너무 많아서 섬뜩섬뜩하면서 읽고있다.
아 이러다가 우리도 일본꼴 나는거 아니야 뭐 이런.....
<사랑은 사치일까>는 페미니즘 입장에서 사랑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 역시 흥미진진하다. 아마도 내일쯤이면 다 읽지 않을까?
2월의 독서계획을 세워봤다.
나는 책 수집가를 더 이상 안하기로 했으므로(이미 방 2개의 총 4면이 책장이다. 더 이상 넓힐데가 없다.), 앞으로 한달에 1번씩만 꼭 읽을 책으로 심혈을 기울여 선택하고 책을 구입하기로 했다.
월말에 다음달에 반드시 읽을 책을 선정해서 구입하고 읽는 것으로..... 나머지 시간은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나 이미 사놓은 책들을 뽀개기.
내가 계획을 잘 세우지도 않으면서 또 그렇다고 세운 계획을 잘 지키지도 않지만 그래도 노력이란걸 해보려고 한다. ^^
이번 달 부터는 알라딘 서재지인들을 따라 여성주의 책읽기를 따라 해보기로 했다.
사실 올해 1월부터 그런 마음을 품었었는데 솔직히 1월 선정 책이 너무 마음에 안들었다.
왜냐고?
책 목차를 훑어보는데 아리스토텔레스, 마키아벨리, 막스베버인거다.
아니 난 저 사람들 철학도 잘 모르는데, 이 책은 분명히 저들을 비판한 내용일거란 말이다.
그러면 또 앞뒤 맞춰야 하는 나는 어디서 주섬주섬 아리스토텔레스나 마키아벨리나 막스베버를 찾아야 하는거 아닌가?
너무 무서웠다. ㅠ.ㅠ(그럼에도 책을 완독하신 여러 서재지인님들 너무 훌륭하십니다. )
하여튼 나의 참여결심은 2월달로 미뤄지고 일단 책부터 샀다. ㅎㅎ
다음은 2월 독서를 위해 반드시 읽고자 구입한 책들
여성주의 책읽기 선정도서 1권과 페미니즘 철학에 대해 무지한 나를 위해 입문이란 말 하나 믿고 페미니즘 철학 입문 구입
그리고 나의 최애 작가 로맹가리와 황정은 너무 좋다. ^^
올해부터는 이런 식으로 월말 결산이란걸 꾸준히 해보고, 다음 달 독서 계획도 같이 세우기!
올해의 목표 힘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