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라는 이름의 식민지 - 반투스탄
오늘날 팔레스타인을 가리킬 때 쓰는 '반투스탄'은 원래 남아공 백인정권의 인종분리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된 흑인자치구를 가리키는 용어다. 남아공은 전 국토의 13%에 불과한 땅에 10개의 흑인 자치구르르 만들고 아파르트헤이트 정권에 협조적인 자들에게 자치를 허락했다. 그러나 자치는 이름뿐이고 그곳의 흑인들은 어떤 시민권도 인정받지 못했으며 반투스탄은 정치경제적으로 백인 남아공에 예속된 신종 흑인식민지에 불과했다. 그리고 자치정부는 예외없이 부정하고 부패했다.
그 반투스탄이 오늘날 팔레스타인에서 부활했다. 특히 1995년 오슬로 협정(이 지역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2개의 국가건설을 인정하고 팔레스타인에 자치권을 인정한 협정)이 체결된후 등장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남아공흑인자치정부와 별로 다르지 않은 길을 걸어왔다. 결국 미국과 이스라엘은 자치라는 환상하에 부패한 자치를 온존시켜 그들의 방패막이로 삼고자 했고 거의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2006년 총선에서 하마스의 압승은 바로 이 팔레스타인 반투스탄적 자치에 대한 불신이자 항의를 의미한다. 그러나 부패한 자치정부는 비싼 외제 승용차를 몰고 다니면서 가자가 이스라엘의 폭격을 받는 와중에 하마스 조직원들을 체포하고 고문하고 있었다.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진심
이스라엘은 서안과 가자의 합병을 바라지 않는다. 또한 자기 땅에서 팔레스타인인을 완전히 밀어내기를 원하는 것도 전혀 아니다. 이스라엘의 바람은 값싼 노동력과 종속된 시장이다. 오늘 서안과 가자가 분리장벽에 의해서 감옥이 되고 있는 이유는 이 두 역할을 완벽하게 실현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전체 노동력에서 서안과 가자의 노동력은 7%를 차지했고 특히 건설업에서의 비중은 45%정도를 점령지인 서안과 가자에서 충당하고 있다. 또한 점령지에 들어가는 막대한 군사비 지출은 이스라엘과 미국의 군산복합체의 이익을 충실히 증가시켜 주고 있다.  

하마스
팔레스타이니 자치정부의 부패와 은밀한 이스라엘, 미국과의 연대는 팔레스타인 민중들에게는 매국이며 배신이었다. 이것이 2006년 선거에서 하마스의 집권을 가져온 직접적인 원인이다. 하마스가 집권하자 미국과 이스라엘은 즉각 팔레스타인 경제봉쇄를 실시하여 하마스를 압박했다. 동시에 이전의 자치정부 -팔레스타인민족해방운동(파타)에 대한 은밀한 지원이 시작되었다. 결국 분리하여 통치하라라는 고전적 식민주의가 관철된 셈이다. 그 결과 하마스는 민주적 선거에 이기고서도 가자에 고립되었고 이스라엘의 폭격이 지금도 가자에 집중되는 것은 바로 이것때문이다.  

분리장벽
테러리즘으로부터 이스라엘을 보호한다는 명분하에 서안과 가자에 건설한 높이 8미터의 거대한 콘크리트 장벽과 온갖 첨단시설로 무장한 철조망.
이 장벽의 건설로 팔레스타인사람들은 땅과 우물을 뺏기고 집이 헐렸다. 또한 농지를 장벽 너머에 둔 농민들은 어렵사리 허가를 얻고도 자유롭게 드나들지 못하고 있으며 많은 가족들이 이산의 아픔을 겪고 있다. 그러고도 모자라 가자의 하늘에는 24시간 무인정찰비행선이 떠다닌다. 적어도 가자에 관한 한 어떤 정보위성도 이 비행선의 감시능력을 앞지르지 못한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문제의 해결은 가능한가?
오슬로 협정은 이 지역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2국가안을 추진했다. 말 그대로 서안과 가자지구는 팔레스타인 자치(이후 독립??) 이스라엘 하는식으로... 하지만 이 2국가안의 치명적인 문제점은 팔레스타인 난민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이 지역에 2개의 국가가 들어서면 서안과 가자 뿐만 아니라 인근의 레바논, 시리아, 요르단 등에 흩어져있는 난민캠프의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는 가능성은 전혀 없어진다는 것이다. 그들은 영원한 난민으로 살아야 한다. 이 2개의 국가안이 비판받는 이유다.
또 하나의 해결책으로 제시되는 것이 팔레스타인과 유대인의 공존을 기반으로 한 1국가안이다. 남아공의 예를 따르는 것. 두 민족의 평화와 공존을 통한 민주주의 실현을 주장하는 것이다. 물론 이상적으로는 1국가안이 진정한 이 지역의 평화를 가져올 수 있는 합리적인 안이 될 수 있겠다. 하지만 이것은 이스라엘이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 현실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런데 1국가안이든 2국가안이든 문제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 지역의 팔레스타인 식민지변화를 절대로 원하지 않는다는 것. 이것이든 저것이든 다 립서비스에 불과하며 그들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언제까지나 노예상태로 두는 것이 목적이라는 것 이것이 팔레스타인의 진정한 비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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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09-01-18 1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투스탄에 대한 정보가 매우 유용합니다.이스라엘의 전정한 의도가 그런 것이었군요.

바람돌이 2009-01-19 00:13   좋아요 0 | URL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난민촌을 없앨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것. 그들의 목적은 하마스의 괴멸이지 팔레스타인사람들 자체는 아니라는 것, 더더욱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희망이 멀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본주의의 야만성이 집중된 곳- 마음이 많이 아파요.

글샘 2009-01-19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디나 더 괴롭히는 건 같은편이죠. ㅠㅜ

바람돌이 2009-01-19 22:25   좋아요 0 | URL
그게 더 비감하죠... 이제 같은 민족끼리도 싸워야 한다는건 정말 얼마나 힘을 빠지게 하고 비참하게 할지 말입니다.
 

 

 

 

 

 

 

 

이스라엘의 하레디 
- 초정통파 유대인을 가리키는 말.
이스라엘의 하레디는 유대인 집단 중에서 가장 빈곤한 계층이다. 유대인의 토라의 율법이 살인을 부정하고 있기 때문에 군복무를 거부하는 집단. 그러나 병역을 면제받기 위해서는 랍비들의 교육기관인 예시바의 학생신분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율법을 지키고자 하는 하레디들은 예시바를 떠날 수 없고, 병역을 자원하지 않는 한 노동할 수 없는 인간이 된다. 징집을 피하기 위해 40세가 될때까지 예시바의 학생신분을 유지하게 되면 학교를 나온 후라도 이들이 취업할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업게 됨으로써 가장 가난한 유대인 집단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현재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의 8-11%로 유대인 내에서 차별받고 억압받는 자가 돼 버린 것.
진짜 큰 문제는 이스라엘이 이들을 서안지구의 점령촌 이주민으로 이용해먹는 다는 것이다. 위험한 서안 내 점령촌에 왠만한 유대인들이 가지 않으려 하는 것은 당연한 일. 따라서 가장 빈곤층인 이 하레디층을 몇가지 특혜를 주면서 점령촌으로 이주를 시키고 있는 것이다. 유대인 주류층이 치루고 있는 전쟁을 결국 최전선에서 대신 치뤄주고 있는 셈이다.  

팔레스타인 난민의 발생
- 1950년 이스라엘은 '부재자 자산법'을 실시하다. 1947년 11월 29일에서 1948년 9월 1일 사이에 이스라엘 영토에 거주하고 있지 않은 아랍인의 토지와 가옥, 금융자산 등을 아무런 보상없이 몰수하는 법. 이 9개월은 유엔이 총회에서 이 지역을 유대-아랍국가 분리안을 선언했으며 이에 반발한 아랍권과 이스라엘의 전쟁 즉 1차 중동전쟁 기간이다.
이 기간에 대략 36만명의 팔레스타인 난민이 발생했고 전쟁이 끝나고도 난민들은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을 잃었다.  

엑소더스 1947의 비밀
- 헐리웃 영화 <영광의 탈출>로 잘 알려진 사건
영국의 위임통치 아래 있던 팔레스타인에서 시온주의자들은 무장조직을 동원해 불법이주를 금지한 영국에 맞서 투쟁을 벌였고, 풍부한 자금으로 대형 화물선과 상선들을 구입해 서유럽으로부터 유대인을 옮기는 대대적인 밀항작전을 펼쳤다. 이 시기에 가장 대표적인 사건이 바로 엑소더스 1947.
1947년 7월 12일, 4515명의 유대인들을 태운 미국 국적의 증기선 워필드호가 팔레스타인을 향해 프랑스의 마르쎄유항을 출발. 엿새 뒤 워필드호는 팔레스타인 해안에서 40킬로 떨어진 공해에서 영국 해군에 나포되어 항구도시 하이파로 예인. 이들은 다시 프랑스, 독일을 거쳐 결국 영국군 점령지의 난민수용소로 옮겨졌다. (워필드 호가 영국군에 나포되자 유대인 무장조직인 하가나는 배의 이름을 '엑소더스 1947'로 고쳤다) 나포 당시 무력 충돌로 3명의 희생자가 생겼지만 그 이후에는 수용소 이송까지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이 사건을 모티프로 만든 영화가 <영광의 탈출>이며 이 영화는 사실을 전혀 다르게 왜곡함으로써 할리웃이 우회적으로 이스라엘을 지원하던 태도(십계, 벤허같은 영화들)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시온주의 옹호로 선회할 수 있게 한다.  

홀로코스트
- 홀로코스트는 유대인 또는 이스라엘이 독점해버림으로써 인류의 비극에서 유대인의 참사로 절하되었고, 급기야 시온주의자들의 음모따위로 전락해버렸다. 또한 유대인은 홀로코스트를 유대인의 감옥에 가둠으로써 나찌가 응당 받아야 할 형벌을 턱없이 감해주었다. 나찌 인종주의자들은 유대인만이 아니라 집시, 장애인, 공산주의자들을 학살했다. 인류는 이런 나찌의 인종주의를 심판대에 올려야 했으나 유대인이 독점한 홀로코스트는 그것을 무산시키고 이스라엘을 탄생시켰고, 범죄자들은 터무니없이 값싼 면죄부를 얻었다. 전후 독일은 유대인에게 사죄하고 보상함으로써 집시와 장애인과 러시아와 동유럽인, 그리고 공산주의자들의 학살에 대한 면죄부를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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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09-01-13 0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등학교 수업 시간에 팔레스타인 난민 발생의 배경을 들으며 분개했는데 ... 자산까지 몰수했었군요. 기가 막힌 일입니다. 하레디, 홀로코스트도 가슴이 답답해지는 이야기에요.

바람돌이 2009-01-13 23:45   좋아요 0 | URL
팔레스타인 내부의 상황, 레바논, 요르단 등 주변의 상황으로 가면 더더욱 기가막혀지네요.
 

알라디너들 사이에 인기있는 작가중 한명이 김연수씨인것 같은데....
나는 그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었던 편.
일단 책 제목이 너무 멜랑꼬리하지 않나?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이란 제목에서는 약간은 공지영씨를 연상케 하면서 조금 더 많이는 대책없이 낭만적 내지는 뜬구름이나 잡고 있을듯한 분위기랄까 하여튼 그런게 느껴진다. 문제는 내가 지금 말한 이런것들을 다 별로 안좋아한다는 것. (이건 물론 순전히 나의 주관 이며 심정적인 편견인것은 당연하다. )

하여튼 별 관심도 없던 이 작가의 책 한권을 손에 든건 순전히 또 제목 때문이다.

여행할 권리라니?
너무 당연한 얘기지만 이것을 권리로 선언한다는건 또 다른 문제다.
너무 당연해서 아무도 생각해주지 않는 것, 아니면 그래서 무시당하는게 세상에 얼마나 많은지를 생각해보면 말이다.
책 제목에 여행자가 들어가거나 아니면 여행기라고 하면 일단 관심을 가지고 왠만하면 보는 내가 아니던가?
근데 이 책에서 만난 김연수라는 작가. 글빨이 심상치 않다.
제목을 붙이는 방법이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법,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 자신의 여행에 의미를 부여하는 방법 등등.....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재밌게 보고 있다는 것.
이 작가의 다른 책들을 찾아서 꼭 봐야겠구나 하며 급 호감상승중.
근데 김연수라는 이름으로 알라딘에 검색을 하다보니 이 작가의 신작이 예약판매중이다.

 

 아직 이미지도 안떠는 예약판매 상품 <밤은 노래한다>
김연수라는 작가의 글빨도 기대가 함뿍되지만 그것뿐이라면 기존에 나와있는 책을 읽지, 굳이 예약판매쪽을 뒤적거릴건 아닌데...
중요한건 이 소설의 시대적 배경이 1930년대 만주 간도 지방에서 일어났던 [민생단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것.
여행할 권리에서 중국쪽을 얘기하면 신작소설에 대한 얘기를 간간히 하고 있기에 궁금증이 살짝 일었었는데 책 소개를 보니 정말 호기심 급 상승이다.
<민생단 사건>은 1932년 간도지역에서 일어난 우리 독립운동사의 최대의 비극이라 할만한 일이다. 원래 <민생단>이란 이 지역의 친일정치조직의 이름이었는데 사실상 결성 8개월만에 해산된 별로 한 일도 없는 별볼일 없는 조직이었다.
그런데 이것이 어찌보면 사소한 사건
1933년 5월 중국공산당 만주성위원회 순시원으로 간도에 온 반경유(潘慶由: 조선인으로 본명은 李起東)가 훈춘유격대 정치위원 박두남(朴斗南)에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런데 반경유를 살해한 박두남은 혁명근거지를 탈출하여 일제에 투항하고는 일본군의 길잡이가 되어 혁명근거지의 파괴에 앞장섰던 것.
그런데 이것이 일파만파로 퍼지면서 조선인 독립군에 대한 중국공산당의 의심이 커져가게 되고 결국 일본의 간첩 내지는 민생단이라는 누명을 씌워 조선인 독립운동가들을  사살하는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거의 2,000명 이상의 조선독립군을 어처구니없는 죽음으로 몰아넣었던 이 사건의 원인과 추동력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일국일당주의를 주장하던 당시 국제공산당운동의 분위기에서 조선인과 중국간의 미묘한 어긋남과 당시 공산주의 운동의 좌편향을 들수도 있다.
하지만 한홍구 교수의 경우 당시 간도지역의 공산주의자들이 당의 무오류성이라는 신화에 깊이 경도되어 있던 점을 중요한 요인으로 꼽기도 한다.
즉 당시 일제에 끊임없이 밀리고 있던 간도지역의 한인소비에트의 실패를 몇몇을 간첩으로 지명하여 희생시킴으로써 책임을 전가하고 동시에 당의 무오류를 입증하려던 것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일이 커지고 복잡해졌다는 것.
어찌됐든 민생단 사건은 독립운동사에 길이 빛날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어이없는 죄명을 뒤집어쓰고 같은 민족, 같은 이데올로기적 동지들로부터 살해당했다는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는 사건이다.
김연수씨의 글을 쓰는 스타일로 봐서 뭐 <밤은 노래한다>라는 소설이 이 사건을 정면으로 다루거나 사건에 집중할 것 같지는 않은데 오히려 이 부분이 어쩌면 더 관심을 가게하는지도 모르겠다.
이런 엄혹한 그리고 어이없는 시대를 살면서 자신의 신념이 여지없이 무너지는 것을 철저하게 경험할 수밖에 없었던 인간들의 내면은 어땠을까?
그들이 내면이 부디 김연수씨의 펜끝에서 생생하게 살아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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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08-09-17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생단 사건을 다룬 소설이 나온다니 기대하겠습니다.원래 민생단은 총독부와 간도 일본영사관이 후원하여 용정에서 친일 조선인들을 내세워 만들었죠.당시 만주에서 한중연대로 항일운동을 하려는 움직임을 막기 위해서였는데 결국 일본 의도대로 되었죠.중국공산주의자들이 한인 공산주의자들을 일본첩자로 의심하여 대대적인 숙청을 벌였으니까요.

바람돌이 2008-09-18 11:42   좋아요 0 | URL
여행할 권리를 본 결과 김연수라는 작가가 민생단 사건 자체를 본격적으로 다룰 것 같지는 않을것 같고요. 다만 그 시대와 사건을 배경으로 해서 관련된 인물들의 내면의 풍경을 찾아가는 소설? 뭐 그렇지 않을까 싶은데... 그래도 하여튼 이 쪽은 워낙에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라 기대가 많이 되네요. ^^

BRINY 2008-09-17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BS 테마여행 이번주에 김연수작가의 몽골기행입니다!!!

바람돌이 2008-09-18 11:42   좋아요 0 | URL
시간대가 참.... 집에서 제일 바쁜 시간입니다. 애들 숙제시키고 씻기고 재우고... ^^

BRINY 2008-09-19 13:38   좋아요 0 | URL
일요일 오후에 4편 몰아서 재방송합니다!

바람돌이 2008-09-19 23:09   좋아요 0 | URL
일요일 오후?? 제가 tv를 볼수 있을지... 애 키우는 엄마에겐 아이들이 깨있는 시간은 다 똑같답니다. 그렇다고 우리집 애들이 낮잠을 자는 애들도 아니고...ㅠ.ㅠ

kaka 2008-09-20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김작가랑 공작가는 좀 그렇네요^^ 완전히 다른..
김연수 작가의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이 훨씬 먼저 나왔지요.

김연수는 사람(글을 통해 짐작컨대)이나 글이나 대단히 사려 깊고 성숙해요. 말과 행동을 아끼면서 지성적으로 천착하는 듯해요. 내 언행에 다른 욕망은 없나, 객관화시켜 진위를 이성적으로 자꾸 캐보기도 하고, 분석하고..어떤 작가 언행의 경우, 유명세 타고 주목받으려는 허영심이 쎄구나, 이런 거 느껴지는데, 이 작가는 전적으로 신뢰가 와요. 깊고 투명하고 이지적이라는..! 그러니까 매스컴 앞에서 하는 설익고 과장된 자기 감정적 멘트가 아니라, 진정한 의미에서 왜? 왜 안되는데? 내,외면에서 진보의 가능성도 따지고, 물론 나아가 행동도 하고...제 견해로는 그렇습니다. .

문학성이야 기왕에 알려진 것이지만요. 지금도 그렇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 블루오션으로 부상할 사람이라고 봅니다. 베스트셀러 만들어, 마케팅용 카피로 나오는 '한국의 대표작가' 이런 것 말구요. 문단 안팎이나 독자들도 그의 행보를 유심히 주시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개인적으로 이런 작가 있어서 아주 다행이다, 행복하다, 이런 생각도 한답니다.

바람돌이 2008-09-18 11:44   좋아요 0 | URL
김연수씨를 읽기전에 그냥 느낌이 그랬다는거죠 뭐... ^^;;
막상 읽어보니 정말 다르네요. 한권 읽고 뭐라 결론내기는 그렇고요. 앞으로 충분히 주목해서 보고싶은, 그리고 기왕에 나와있는 책들도 찾아서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

노이에자이트 2008-09-18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밤 김연수 씨 나오는 몽골기행 봤어요.안경쓰고 순박하게 생겼네요.말타는데 되게 무서워하네요.조금 귀여워요.

바람돌이 2008-09-18 21:31   좋아요 0 | URL
조금전에 마지막 장면 잠깐 봤어요. 애들 재우고 나니 뭐 끝나네요. ㅎㅎ
 

 

 

 

 

심윤경씨의 신작 소설 <서라벌 사람들>을 재밌게 읽었다.
처음엔 이거 뭐야? 하다가 정말이지 한줌도 안돼는 짧은 글에서 상상력의 나래를 활짝 펴는 작가의 입담을 들으면서 아! 이야기꾼의 능력은 참 이런거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가 갑자기 이 이야기들의 원래 기록이 궁금해졌다.
옛날에 머리싸매며 보던 책이 뒤지니 나오네...^^

<연제태후>와 <삼국유사 제1권 기이편 1 지철로왕> - 지철로왕은 지증왕을 가리킨다. 지증은 시호
....왕은 영원 2년 경진에 즉위하였다. 왕의 음경의 길이가 1척5촌이어서 좋은 짝을 구하기가 어려웠으므로 사신을 보내 3도에서 구하게 하였다. 사신이 모량부 동로수 아래에 이르렀을때, 두 마리의 개가 크기가 북만한 한 덩이의 똥 양쪽 끝을 물고 싸우는 것을 보았다. 그래서 마을 사람을 찾아가니 한 소녀가 있어 알려주기를 "이 고장 상공의 딸이 그 곳에서 빨래를 하다 숲속에 숨어 싼 것이다"라고 하였다.
  그 집을 찾아가 조사해보니 신장이 7척 5촌이어서, 이런 사실을 왕에게 보고하였다. 이에 왕이 수레를 보내 맞이하여 궁중으로 들어오게 해 황후를 삼으니 모두 하례했다.

<변신>과 <삼국유사 제1권 기이편 1 태종 춘추공>
왕은 하루에 3두(斗)의 쌀밥과 수꿩 9마리를 먹었는데, 경신년 백제를 멸망시킨 후부터는 점심을 들지않고 다만 아침과 저녁만 들었으니, 계산해보면 하루에 쌀 6두, 술 6두, 꿩 10마리였다.

<혜성가>와 <삼국유사 제5권 감통 제7 진평왕대 융천사의 혜성가>
 제5  거열랑, 제6 실처랑, 제7 보동랑 등 세 화랑의 무리가 풍악(금강산)에 놀이를 가려고 하는데 혜성이 나타나 심대성을 범하므로, 낭도들이 의혹을 느껴 가는 것을 그만두려고 했다. 그때 융천사가 노래를 지어 부르니 혜성의 변괴가 즉시 사라지고 일본의 군사가 물러가 도리어 복이 되었다. 대왕이 듣고는 기뻐하여 낭도들을 풍악에 놀러 보냈다. 그 노래는 다음과 같다.
옛날 동쪽 물가의
건달바가 놀던 성을 바라보고
왜군이 왔다고
봉화를 올린 변방이 있도다.
세 화랑이 산 보러 간다는 말을 듣고
달도 부지런히 밝히려는 터에
길 쓰는 별을 바라보고
혜성이여! 말한 사람이 있다.
아! 달이 아래로 떠가고 있더라.
어사와! 무슨 혜성이 있을꼬.

<천관사>와 <삼국유사 제4권 의해 제5 원효불기>
.....원효가 계율을 지키지 않고 설총을 낳은 이후부터는 속복으로 바꾸어 입고 스스로 소성거사(小姓居士)라 호하였다. 우연히 어릿광대가 굴리는 큰 박을 얻었는데, 그 모양이 기괴하였으므로 그 형상으로 도구를 만들어 <화엄경>의 일체(一切) 무애인(無碍人)은 한결같이 생사를 벗어난다라는 구절로써 무애라 이름하고, 인하여 노래를 지어 세상에 유포시켰다.
  일찍이 이를 지니고 수많은 부락을 돌아다니면서 노래하고 춤을 추며 화영하고 돌아왔다. 그래서 가난하고 무지 몽매한 무리까지도 모두 불타의 이름을 알고 나무의 칭호를 부를 수 있게 되었으니, 원효의 교화가 크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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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8-08-15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라벌 사람들 읽으려고 빼두었는데 빨리 읽어야 겠습니다.
역시 역사샘 다우십니다~~~

바람돌이 2008-08-15 23:12   좋아요 0 | URL
읽다보면 좀 황당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뒤로 읽어갈수록 각 단편들을 이어가는 솜씨가 정교해지면서 어쩌면 진짜 그랬을지도 모르지 하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ㅎㅎ

hnine 2008-08-16 0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저도 며칠 전에 서라벌 사람들 읽으면서 삼국유사에는 어떻게 쓰여 있을까, 설마 작가의 과장은 아니겠지 생각했더랬습니다. 이렇게 찾아보고 글을 올려주시니 고마울 따름입니다 ^^

바람돌이 2008-08-16 03:26   좋아요 0 | URL
과장맞죠. 저정도의 글에서 그런 이야기들을 뽑아냈으니... 그게 작가의 힘이겠죠? ㅎㅎ

진주 2008-08-16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입맛이 화악~당기는걸요~
저 원본을 워떠케~꾸며놓았을지 기대만발^^

바람돌이 2008-08-16 21:37   좋아요 0 | URL
제가 심윤경씨의 팬인건 생각하시고 읽으셔요. 그게 취향차이도 있으니 말예요. ㅎㅎ 근데 참 음~~ 그럴수도 있겠네 싶게 그럴듯하게 썼더라구요. 재밌었어요. ^^

마노아 2008-08-16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에 중고샵에서 주문했어요. 담주 중에 도착할 거예요. 기대하고 있답니다^^

바람돌이 2008-08-16 21:38   좋아요 0 | URL
부지런한 마노아님! 이 책이 벌써 중교샵에 떴단 말이지요. 뭐 읽는데 시간은 얼마 안걸리니 금방 읽으실거예요. 마노아님의 재미난 리뷰도 기대하고 있을게요.

무스탕 2008-08-16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책을 처음 읽기 시작해서는 참 어이가 없다.. 생각하다가 점차 재미있어지더라구요 ^^
어쩜 작가분은 이렇게까지나 상상을 하실수 있는건지..
<변신>을 읽고는 조금 놀랐지요. 우린 여지껏 왕님이라 하면 그야말로 신성시 하며 살았는데 이렇게 뒤집어 읽어내는 왕님의 모습이라니..
<천관사>는 혼자 흐믓해 하며 읽었어요. 유신과 천관녀의 사랑을 보상받는 느낌이었어요 :)

바람돌이 2008-08-16 21:39   좋아요 0 | URL
그쵸? 처음에는 좀 어이없다가 이게 갈수록 수긍이 가지는... ㅎㅎ
저도 김춘추가 진골로서의 열등감을 가졌을거라는 생각은 해본적이 있는데 아 그럴수도 있겠구나 싶어지더라구요. 물론 역사책에는 어디에도 안나오는 얘기지만 말예요. ㅎㅎ
 

 

 

 

 

이의를 제기하는 목소리들에도 불구하고 '더 저지'는 투쟁 정신을 갖춘 품격있는 신문이며 현 정부는 장기 집권탓에 경제적, 도덕적, 그리고 성적으로 타락했다. 그 대표적 인물인 가머니는 당장 목을 베어 접시에 올려야 마땅한 비열한 인간이라는 여론이 폭넓게 조성되었다. 일주일 사이 판매부수는 10만부 가까이 뛰어올랐다. 버넌은 반대 여론이 아닌 신문사 각 부서장들의 침묵에 맞서 싸우는 기분이었다. 원칙에 입각한 자신들의 반대의사가 회의록에 남아주는 한, 그들도 속으로 버넌이 일을 계속 추진해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버넌은 논쟁에서 승리를 거두고 있었다. 왜냐하면 평기자들을 포함한 모든 직원이 이제는 두마리 토끼를 한 손에 넣을 수 있음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신문을 구하면서도 양심도 더럽히지 않는 일이었다.(119-120쪽)

번역문젠지 아니면 원래 그런건지 하여튼 딱히 매끄럽게 읽히지는 않는 이 소설을 보다가 이 문장에서 갑자기 심장이 딱 멈추는 기분이 들었다.
이런 젠장!! 이거 내 얘기 아냐?
하는 일 없으면서 입만 살았고(아니 내가 생각해도 잘난척 떠들지는 않는것 같으니 이건 좀 봐줄까?) 몇 푼의 자선과 몇 푼의 정치후원금으로 양심을 사고 면죄부를 산듯 슬그머니 나를 용서해버리고....
그런데 그런 나의 양심이란게 결국 대외 선전용일뿐이란걸 이렇게 꼬집어서 말하다니.....
행동없는 비판, 나의 살길을 침범하지 않는 한에서의 적당한 양심의 세탁....

책에서 이렇게 나의 이중성을 만나게 되는 날은 당황스럽고 부끄럽다.
그 부끄러움이 잠시의 부끄러움으로 끝나버린다는게 또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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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08-04-23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씨 탓인가?
저랑 똑같은 부끄러움을 느끼고 계셨군요. ^^
따끈한 코코아라도 한잔 하셈~~

바람돌이 2008-04-23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코코아는 없고 커피는 한잔 하고 있어요. ^^;;

Mephistopheles 2008-04-23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그럼 전 쥐구멍이라도 들어가야 하는 거잖아요!

바람돌이 2008-04-23 23:49   좋아요 0 | URL
이건 그냥 저를 향한 자조 같은건데 이렇게 댓글 다시면 민망하거든요.ㅠ.ㅠ

순오기 2008-04-23 2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모르지만, 저도 책에서 나의 이중성을 만나면 정말 쥐구멍 찾고 싶어요.ㅠㅠ

바람돌이 2008-04-23 23:50   좋아요 0 | URL
가끔 책 내용과는 전혀 상관없이 어떤 문장하나에서 나의 모습을 만날때도 있네요. 그럼으로써 자신을 다시 다잡도록 하는것도 책에서 얻는 보물이겠죠?

클리오 2008-04-23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더 못한 사람도 있다는 말을 해봤자 위로도 안되고 위로하셔도 안되겠죠? ㅎㅎ 한반짝이라도 더 앞으로 나아가는 삶을 살아얄텐데 말이죠

바람돌이 2008-04-23 23:53   좋아요 0 | URL
진짜 위로는 아니다 그쵸? ㅎㅎ 지금 당장은 그저 내가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자는 것 정도... 더 이상 나아가야 한다면 어디로 어떻게 무엇을 해야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모르는 이유는 알아요. 제가 가진것들을 놓지 않는 선에서 할수 있는 것만 찾기 때문이라는 거 말예요. 아 간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