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가지 않는 몇가지

알라딘이라는 인터넷서점에 무엇을 바라는걸까?라는 하이드님의 질문
이 글은 하이드 님의 질문에 대한 반박은 아닙니다.
다만 저의 행동에 대한 변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니 그냥 변명처럼 들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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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비정규직 김종호씨의 사태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는 거의 없다해야 될 것입니다.
김종호씨의 글도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많았고, 마치 고객센터 공식메뉴얼같은 답변을 한 알라딘측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사실 어떤 답변을 한다 하더라도 진짜 양자대면해서 시시비비를 가리지 않는 이상 진실을 밝히기 쉽지도 않을테고요
어쩌면 김종호씨가 정말로 불성실한 근무태도로 임했다거나, 또는 전적인 착각에 의해서 계약조건을 완전히 잘못 이해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것은 전적으로 김종호씨 개인의 잘못이 되겠죠.
어쨋든 이런 다양한 가능성들을 안고 있기에 이 문제가 벌써 한 달쯤 전에 제기되었을때도 그냥 알라딘에 해명을 요구하는 글 하나 올리고 그저 기다리기만 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알라딘측은 여기에 대해서 고객센터에 문의했던 개인들에게 메뉴얼식 메일 하나 달랑 보내고 아무런 대답이 없었습니다. 그 후에도 여러 분들이 불매운동 얘기를 하실때도 말입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제기 되는 문제
알라딘이 도대체 왜 고객들에게 그런 경영상의 문제까지 해명해야 하느냐?
그건 지나친 요구가 아니냐? 알라딘은 그저 책을 파는 서점에 불과하다라는 질문이 당연히 따를 것입니다.  

예 물론 알라딘은 책을 파는 서점일뿐입니다.
그리고 지금의 한국사회에서 계약직, 도급회사와의 연계는 알라딘 혼자서 어쩔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 역시 인정합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는 것도요.

하지만 알라딘이 여타 다른 쇼핑몰과 다른 점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것은 뭐 처음부터 알라딘이 좌파적 기업 운운하는 것과는 전혀 상관없습니다(도대체 좌파적 기업이라는 말 자체가 성립하기나 하는 걸까요?)
저는 그것이 알라딘은 진보자체를 하나의 상품으로서 팔아왔다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알라딘은 진보적이라는 자신의 이미지를 만들고 그것을 효과적인 판매전략의 하나로 분명히 써온 것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 번 국방부 불온서적 발표이후의 알라딘 자체 이벤트가 되겠지요.
MD들이나 메인 화면 구성에서도 알라딘은 다른 인터넷서점들과는 다른 면을 부각시켜왔었고요
실제로 하고많은 온라인 서점 중에 이곳을 둥지로 또는 주 거래처로 결정한 사람들중에는 바로 이런 알라딘의 이미지때문인 경우도 있을겁니다. 꽤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이 이미지가 진짜인지 아닌지는 여기서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런 이미지를 만들고 이용해왔다면 그리고 거기서 이익을 창출해왔다면 알라딘은 거기에 대해서 최소한의 책임을 지는 게 당연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번 사태에서 알라딘에게 제가 바란 건 자신의 이미지를 그렇게 만들고 팔아먹어온 만큼의 책임감이었습니다.
김종호씨를 복직시키라는 요구 아닙니다. 무조건적인 복직을 요구할만큼 이 일에 대해서 아는 바가 없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 사회의 정말 심각한 문제인 비정규직에 대해서 고객들로부터 문제제기가 있었을때 최소한 제대로 조사하고 문제를 파악하고 시정의 노력을 어떻게 보일것인지에 대한 제대로 된 답변은 있었어야 한다는 겁니다.   

어떤 분들은 알라디너들이 일개 기업일뿐인 알라딘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한다고 말씀하십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번의 요구는 저는 알라딘이 그동안 진보를 상품으로 포장, 팔아먹으며서 누려온 그 이익, 딱 그만큼의 책임감과 고객의 불만관리를 요구하는 것일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한 달동안 알라딘은 침묵해왔습니다.
저는 그 침묵이 오히려 더 비겁하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가 대놓고 나서서 따지지 않는다면, 혹은 그 목소리가 좀 작다면 그냥 무시하고 넘어가려 하는 모습 주변에서 정말 너무 많이 보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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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viana 2009-12-05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올해 읽은 페이퍼 중에서 가장 명문이라고 생각됩니다.
바람돌이님께 배우는 학생들은 정말 복받은 거에요.^^

바람돌이 2009-12-06 00:37   좋아요 0 | URL
감사하긴 한데 우리 애들한테 물어봐야 할걸요. 별로 뭐 동의는 못 얻으실듯... ㅎㅎ

2009-12-06 19: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07 00:1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