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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어딘가에 우리 집을 묻던 날 ㅣ 사계절 1318 문고 35
로버트 뉴튼 펙 지음, 이승숙 옮김 / 사계절 / 2005년 11월
평점 :
절판
나이 마흔을 앞둔 내가,,, 울고 말았다.
전작인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을 읽으며, 이 책을 망설임없이 구매했고,
작가가 전작 이후 22년만에 쓴 책임에도 불구하고, 똑같은 느낌으로 13세살의 로버트와 마주하였다.
하루 하루 너무나 성실하게, 그러나 매일이 버거운 삶..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고, 학교도 빠진 채 죽어라 일하지만, 농장의 융자금도 감당하지 못하는 로버트네 가족..그래도 그들은 저녁이면 서로의 손을 꼭 잡고, 위로하고, 신께 감사드리는 기도를 한다.
어느 날,로버트네 땅에서 쉼없이 묵묵히 일하던 황소인 솔로몬이 일하다가 쓰러진다. 자신의 수명을 다해 죽음을 앞둔 솔로몬을 보며 13세살의 로버트는 그의 몸에서 멍에를 얼른 벗겨준다. 죽은 솔로몬의 커다란 머리를 꼭 끌어안으며, 그동안 자신의 가족을 위해 수고해준데 대한 감사와 사랑을 전하는 로버트..
가족들은 솔로몬을 끌고가서 손수 땅을 파고, 그들의 가족으로 그를 묻는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은 또 하나의 아픔이 있다.
엄마와 이모, 그들의 가족에게 우유를 공급해주며 함께 살았던 유일한 젖소가 늙어 더이상 젖이 나오지 않는다. 개사료로 쓰일 수 있으니 살아있을 때 팔으라는 이웃집 아저씨의 말에,, 고통속에서 그 길을 택할 수 밖에 없다.
그와 함께 마지막 밤을 보내고, 도축장으로 가서 5달러에 자신의 젖소를 판다.
온갖 더러움과 악취가 나는 너무나 무섭고 낯선 그곳,, 그곳에 그 애만을 두고 올 수 없어서 그 애를 안은 채 끝까지 함께 하는 어린 로버트.. 그의 머리가 갈라지고 그래서 피를 튀기며 죽는 그 순간까지 주인으로서 그 마지막을 함께 하는 그 순간에.. 난 울고 말았다..
로버트,, 그 애도 널 이해할거야.. 그리고 낯설고 무서운 그곳에 자신을 홀로 버려두지 않고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 해줘서 두려움없이, 너를 보며 그렇게 갔을거야..
하늘을 본다..
로버트의 아빠도, 전작에서 죽어야했던 돼지 핑키도, 그리고 솔로몬도, 젖소도 모두가 그 하늘 어딘가에 함께 묻혀 있을 것만 같다..
좌절하지 않기..그리고 생명에 대한 도리를 다하기..
어젯밤엔 아이들과 이 책 이야기를 나눴다.. 그 슬픔과, 13살의 소년이지만 가장이 되어 살아가는 로버트의 삶에 대해서...
난... 그 후의 로버트의 삶을 계속 함께 하고 싶다..
그 아이들을 끝까지 괴롭히는 국어선생님.
" 난 너희들을 끝까지 괴롭힐거다. 너희가 싫어하는 세익스피어 뿐 아니라 그보다 더한 것들로 너희들을 계속 고문할 것이다. 왜냐하면, 내가 그러지 않으면 너희는 지금과 똑같은 삶을 살 수 밖에 없으니까"
진정한 스승을 만나,, 결국 온갖 일을 다했던 로버트가 작가가 되지 않았는가...
아이들의 안에 존재하는 가능성을 찾아내기..안주하지 않도록 때때로 자극하기..그것 역시도 부모나 선생님의 중요한 역할일 듯 싶다..
지금,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이 단순한 재미로 읽게 될지 몰라도.. 난 그들의 안에 감동의 기억이 오래도록 함께 하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