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연금술사 - 생각하는 대로 해내는
미야자키 신지 지음, 박수현 옮김 / 밀리언서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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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소비자에서 시간생산자로

꿈에 조금씩 가까워진다

어렸을 때는 하루가 그렇게 길더니, 나이가 들면서부터 점점 하루가 짧아지고 한달이 금새 지나가고 어느새 1년이 지나 또 한살 먹었음에 깜짝 놀라곤 한다. 책에서는 "어릴 때의 1년은 변화가 풍부하지만, 어른이 되고 나서 1년은 변화가 적어서 눈깜짝할 사이에 지나가버린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시간을 늘리고 싶은 사람은 목표를 향해 노력하고 성장하면 된다. 그러면 변화무쌍한 날을 보낼 수 있으니 시간이 늘어난 것처럼, 천천히 흐르는 것처럼 느껴진다.

시간을 잘 쓰기 위해서는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시간을 잘 쓰자'는 결심을 하고 훈련하지 않으면 시간을 잘 쓸 수 없다.(p.22)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먼저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하고 싶은 일은 자연스럽게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찾아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하고 싶은 일'만 해서는 먹고 살기가 힘들다고 생각한다. 좋아하는 일만 했을 때 수입이 부족할 수는 있지만 먹고 살 수는 있다. 그러므로 이것을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는 이유로 삼아서는 안된다.

도쿄대학 명예교수 다케우치 히토시는 '지적엥겔계수'라는 지표를 주장했다. '지적 엥겔지수'란 '하기 싫지만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일'을 하는데 필요한 시간이 '하루 24시간에서 수면 시간을 뺀 시간'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지적 엥겔지수가 낮을수록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시간이 늘어난다. '지적 엥겔지수'를 조금씩 낮추는 노력을 한다면 언젠가 하고 싶은 일을 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한다. 지적 엥겔지수를 낮췄다면 그 다음에는 '꿈의 시간 지수'를 높여야 한다. '꿈의 시간 지수'란 자신의 자유시간 중 '꿈의 시간'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또 자투리 시간은 어떤가? 자투리 시간은 의외로 많이 생기지만 그것을 제대로 활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자투리시간을 활용하지 않는 사람은 그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지만, 꿈을 실현하는 사람은 그 시간에 한걸음 더 꿈에 다가간다. 자투리 시간을 활용할 때는 미리 자투리시간을 활용할 준비를 해두고 각각의 자투리시간에 적합한 일을 해야 한다. 자투리 시간 역시 철저히 계획하고 구조화해야 하는 것이다.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문제없는 시간'에는 가치 있는 일을 한다. 무언가를 개선하료는 마음이 있으면 해야 할 일을 발견하기 마련이다. '할 일이 없다', '지금 이대로도 충분하다', '이렇게 해 와도 지금까지 별 문제 없었다'는 것은 그저 해야 할 일을 찾을 생각이 없다는 뜻이다. (p.91)

조급할수록 시간에 쫓긴다고 한다. 최선을 다하는데 전념한다면 그 결과에 상관없이 그것으로 충분하다. 지나간 일로 시간을 허비하지 말자 그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다. 남을 위해 내 노력과 시간을 쓰지 말라. 이 말은 무조건 거절하라는 말은 아니다. 나만 할 수 있는 일이고 15분 안에 끝낼 수 있는 일이라면 해주어도 된다. 무상으로 뭔가를 요청하는 사람에게는 거절해도 된다. 무산으로 부탁하는 자체가 진심으로 요청하려는 생각이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논쟁을 피하는 것도 시간관리이다. 또 상대를 배려하면 에 시간이 줄어든다. 핵심은 적당히 거절하는 것이다. 상대의 체면을 깎거나 기분이 상하지 않도록 잘 처신해야 한다.

저자는 시간도, 노력도 돈으로 살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런 문장은 우리 정서에는 맞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돈을 내고 배움으로써, 쓸데없는 노력을 줄이고 시간도 절약할 수 있다. 또한 지식을 흡수하는 능력이 뛰어나면 시간 낭비가 없다. 잘 모른다고 생각되더라도 '아직 이 분야에 미숙할 뿐 나도 하면 잘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자.

시간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혹시 나에게 해당하는 경우가 있다면 저자의 조언에 따라보라. 때로는 '다 알고 있'다는 자만이 '하지 않을'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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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이 데굴데굴 그림사전 너머학교 톡톡 지식그림책 10
레나 회베리 지음, 신동경 옮김 / 너머학교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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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닭장에서 시작되었다. 시골로 이사를 간 후 닭을 키우고 싶었지만 7년이나 지난 뒤에야 닭을 키우게 되었다. 암탉 네 마리와 수탉 한 마리로 시작한 후 운 좋게도 병아리가 알에서 깨는 모습도 보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알에 대한 궁금증이 커졌다. 이 그림책은 알에 대해 궁금한 모든 것을 알려준다. 


알은 세계 곳곳의 신화에도 등장한다. 예전 사람들은 알이 마법의 힘을 가지고 있다고 믿었다. 10월의 두 번째 금요일이 세계 알의 날이라고 한다. 알의 모양은 예술가와 연구가, 발명가에게 영감을 주었다. 의약품이 되기도 하고, 예술 작품으로 태어나기도 하고, 달걀로 색깔을 입히기도 하고 음식을 만들기도 한다. 그러고보면 알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고 많이 접할 수 있다.   


닭은 태어난 뒤 4개월에서 6개월 사이에 알을 낳기 시작한다. 건강하고 행복한 닭은 10~15년을 산다고 한다. 닭은 낮이 길어져야 알을 낳기 시작하는데 공장형 양계장에서는 한 해 내내 불을 밝혀 쉬지 않고 달걀을 낳게 한다. 그러면 이 닭은 한 살쯤에 도살된다고 한다. 15년까지도 살 수 있는 닭이 1년이 지난 후에 도살된다는 사실은 끔찍하다. 그 1년마저도 내내 알을 낳다 죽어야 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닭을 통해 알 낳기와 알 품기를 설명한다. 병아리는 어떻게 알 속에서 숨 쉴까? 노른자와 흰자, 껍데기에 대한 설명이 이어진다. 지식정보그림책이지만 내용의 수준이 높다. 


모든 새는 알을 낳는다. 세상에서 가장 큰 새인 타조는 알도 세상에서 가장 크다고 한다. 그래서 타조알 노른자는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에서도 가장 큰 세포이다. 익히려면 1시간이나 걸린다고 한다. 모든 새가 알을 품지는 않는다. 정글에 사는 무덥새는 식물 찌꺼기를 덮어서 무덤처럼 만들어 온도를 조절한다. 새와 관련 있는 다양한 단어들을 알아보면 생물학적 지식에 조금씩 가까워진다. 


새 뿐만 아니라 곤충도 알을 낳는다. 거미도 알을 낳으며 뱀과 도마뱀, 개구리, 거북, 악어가 낳은 알도 살펴본다. 포유류도 알을 낳을까? 포유류는 알이 아니라 새끼를 낳는데 오리너구리와 가시두더지는 알을 낳기도 한다. 물 속의 알, 공룡알을 살펴보고 나면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 알이 있는지 알게 된다. 이런 과학적 상식과 지식, 정보들 외에도 역사 속 알, 예술 속 알, 요리가 된 알 등 알에 대한 모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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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우연 - 제13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문학동네 청소년 63
김수빈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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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초록한 표지가 싱그럽다. (그것과는 별개로 요즘 책 표지 디자인은 뭔가 새로운 느낌이 별로 없다. 한동안 초록색 표지가 넘쳐나더니...좀 아쉬운 마음이 든다). 


5월 들어 확실히 짙은 초록이 많아졌다. 5월은 푸르구나... 아이들도 청소년도 딱 그 시기의 풋풋함과 푸르름을 안고 있는 듯하다. 난 꽤 열려있는 어른이라 자부하고 있었는데 이 또한 나의 오만이었음을 요즘 자주 느낀다. 시대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고(오히려 앞서가려고) 열심히 쫓아다녔지만 확실히 낄 수 없는 세대의 차이는 있었다. 청소년 소설을 읽다 보면 요즘 아이들의 생각을 읽거나 아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것들을 살짝 엿볼 수 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어린이용 도서를 제법 많이 읽었지만, 아이가 청소년이 되면서는 많이 읽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나는 고등학생이 된 딸아이에게 책을 권하기 전에 먼저 읽어보는 편이다. 그래야 아이의 생각을 물어볼 수도 있고 같이 주제를 논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문학동네 청소년문학상 대상을 받은 작품이다. 


어쩌면 내 마음은 동경에 가까운 건지도 모른다. 고백 같은 건 생각해 본 적도 없고 정후가 나를 좋아해 주길 바라지도 않는다. 만약 내가 공주님이 되길 꿈꾸는 일곱 살짜리 어린애였다면 일말의 기대 정도는 가졌을 수도 있다. 그러나 열일곱의 나는 그렇지 않다. 정후는 내가 손만 뻗으면 닿는 거리에 있지만, 우리는 서로 다른 세계에 살고 있다. 정후는 '모두의 한정후'이고 나는 그냥 1학년 9반 25번이니까. 이건 괜한 자기비하도 아니고 자존감 부족도 아니다. 나는 내가 조금 시시하고 재미없긴 하지만,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이제 더는 공주님이 되길 꿈꾸지 않는, 아주 보통의 고등학생일 뿐이다. p.20


보통의 고등학생. "조금 시시하고 재미없긴 하지만,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하는 이수현이라는 아이가 주인공이다. 수현이는 자기가 생각하는 만큼 그렇게 이도 저도 아닌 아이는 아니었다. 자기 스스로는 앞서서 행동하지 못하고 용기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친구의 아픔을 모른체 하지 않는 따뜻한 아이였다. 


혼자있고 싶으면 적당히 거리를 두면될텐데, 굳이 반감을 사는 행동까지 하는 것이 신기했다. 어떻게 보면 그건 고요 같은 아이들이 가진 특권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니까 외국 드라마에 나오는 시니컬한 여자 주인공처럼 점심시간에 혼자 밥을 먹어도 초라함이나 쓸쓸함이 느껴지지 않는 아이들, 외로워 보이기는커녕 오히려 혼자인 모습이 더 특별하고 멋지게 보이는 아이들. p.22


고요가 여자아이들 사이에서 따돌림 아닌 따돌림을 받고 있다. 아이들은 어쩌면 미워서가 아니라 나와 다르다는 느낌, 뭔가 특별한 것 같다는 걸 인정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더 컸을 수도 있다. 거부당한 자존심과 마음의 상처가 암묵적인 동의를 이끌어낸다. 정후나 우연이, 그리고 수현이가 고요의 책상을 미리 치우거나 신경을 쓰기는 하지만 아이들이 그러한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공론화하지는 않는다. 그저 고요가 혼자 있거나 더 큰 싸움으로 번지지 않도록 배려할 뿐이다. 


오늘 일을 장난이라고 해도 되는 걸까. 이건 명백한 괴롭힘이었다. 아이들은 고요가 먼저 미움받을 행동을 했다고 말한다. 미움받을 행동을 하면 괴롭혀도 괜찮을 걸까. 그럴만한 이유가 있으면 괴롭힐 권리가 주어지는 걸까. p.59


MARE TRANQUILLITATIS : 고요의 바다를 뜻하는 라틴어


수현이는 우연이가 보던 인터넷 아이디를 떠올리며 영어 단어를 쳐보다가 자동완성단어에서 고요의 바다를 찾는다. 고요의 바다는 달의 수많은 바다들 가운데 하나로 1969년 7월 20일, 달에 도착한 닐 암스트롱이 인류의 첫발을 내디딘 곳었다. 고요의 바다는 누구의 계정일까? 미술 시간에 달의 뒷면을 그렸던 이우연이 고요의 바다일까? 달이 그려진 이어폰 케이스를 선물한 고요가 고요의 바다일까? 


나는 고요의 바다에 팔로우 요청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내가 이수현이라는 게 드러나지 않는 공간에서라면 두려울 것도 겁이 날 것도 없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마음껏 손을 뻗을 수 있다. 설령 거절을 당할 지라도 전혀 상처 받지 않는다. p.70


마치 달의 뒷면과도 같은 인터넷 공간. 보장된 익명성은 그 누군가로부터 거절당할 위험도 마음의 상처를 입을 일도 없을 것 같다. 아이들은 현실에서의 자신과는 다른 모습으로 인터넷 공간에서 새로운 자신을 창조한다. 


그렇게 수현이는 the_eagle_has_landed. 달 착륙선 이글이 무사히 착륙했을 때 닐 암스트롱이 인류에게 전했던 말, 저 문장을 계정 아이디로 만들고 고요의 기지에 무사히 안착한다. 


그곳에서 발견한 또 하나의 계정 moon_of_michael_collins, 아폴로라는 이름의 검은 고양이 사진이 있는 계정이다. 아폴로 뒤로 보이는 익숙한 공원 풍경은 수현이의 집에서 5분 거리에 있는 달빛공원. 수현이는 마이클 콜린스가 아폴로 11호의 조종사였다는 것을 알아낸다. 


아폴로 11호의 탑승자는 닐 암스트롱, 버즈 올드린, 그리고 마이클 콜린스까지 모두 세 사람이었다. 그러나 앞의 두 사람과는 달리 마이클 콜린스는 달에 착륙하지 못했다. 사령선의 조종사였던 마이클 콜린스는 암스트롱과 올드린이 달에 발자국을 남기는 동안 우주선에 홀로 남아 달의 궤도를 비행했다. 그는 48분 동안 지구와도 교신이 끊긴 채, 오롯이 혼자서 달의 뒷면을 바라보았다고 한다. 달을 눈앞에 두고도 발을 내디딜 수 없었던 마이클 콜린스. p.78


어쩌면 이 소설 속 아이들은 모두 달에 도착하지 못한 채 달의 뒷면만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 모두 달을 향해 날아가고 있지만, 대부분은 달에 발자국을 남길 수 없다. 아이들은 현실 속의 자신을 숨긴 채 익명의 공간에서 우정을 쌓는다. 현실에서는 서로가 서로를 대면대면하게 바라보는 관계지만, 익명의 공간에서는 그들 사이에 벽이란 없다. 진짜 나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나의 속마음을 드러내보여도 상처입지 않을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가 아무리 친해지고 좋은 친구라 생각해도 만나지는 말자고 한다. 


우연이가 사라진 날 우연이의 흔적을 근거로 해서 수현이가 해운대 바닷가로 찾아간다. 아이들은 학교라는 공간에서 점점 진짜 자신을 드러내놓지 않고 혼자만의 세계로 침잠해들어가는 것 같다. 몸으로 부딪히며 서로를 알아가던 때와 다르다. 아이들은 드러내보이고 싶지 않은 것도 많고 더이상 자신의 삶에 끼어들지 않기를 바라며 밀어낸다. 하지만 그들도 어느 순간 "나는 네가 궁금해졌어"라고 마음을 전하게 된다. 


수현이는 친구의 마음을 살피기도 하고, 부당한 것에 용기내어 나서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도 안타까워한다. 수현이 친구 지아는 수현이와 찰떡이다. 둘 사이의 우정은 마치 어렸을 때 내 친구들을 보는 느낌이다. 수현이와 지아 사이의 우정처럼 고요와 우연이 그리고 반 친구들 모두 그런 관계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며 책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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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꾸르르
이와타 노부코 지음, 하타 코우시로우 그림, 문영은 옮김 / 사슴똥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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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어렸을 때는 이런 류의 그림책을 제법 많이 읽어줬었다. 아무래도 자기 몸에서 일어나는 변화에 대해 궁금해하는 나이였고 엄마의 지식으로는 설명이 불분명하기도 했기에 어린이용 지식그림책은 활용하기 꽤 좋았다. 같거나 비슷한 주제의 책들이 계속 출간이 된다는 것은 여전히 아이들에게는 이런 주제가 관심을 끄는 주제이기 때문이 아닐까. 오늘 도서관에 도착한 이 그림책도 그런 주제를 품고 있다. 


​노랑나비 유치원에 다니는 동이는 선생님과 수수께끼 놀이를 하던 중에 갑자기 배가 아프기 시작한다. 꾸르꾸르 꾸르르르~~ 배에서는 이상한 소리가 나고 똥을 누구 싶어졌지만, 친구들 앞에서 화장실에 가겠다고 말하는 것이 부끄럽다. 더이상 참을 수 없는 단계까지 이르렀을 때 나나가 손을 번쩍 들고 화장실 다녀오겠다고 말한다. 동이는 구사일생으로 나나와 함께 화장실에 가게 된다. 


화장실에서 나온 아이들 앞에 장장할아버지가 나타나고, 아이들은 장장 할아버지와 함께 '장의 세계'로 들어간다. 배에서 꾸르르 소리가 난 이유도 알아보고 똥이 마렵게 된 이유도 알아보기 위해서다. ​아이들은 장장할아버지와 함께 음식물이 지나가는 식도>음식물을 주무르고 녹이는 위>털이 있는 꼬불꼬불 소장>똥을 만드는 대장을 거쳐 뿌우우웅 방귀와 함께 몸밖으로 나온다. 


몸 속 여행을 마친 아이들은 장에 대해 조금 더 배우게 되는데 광장에 모여 있는 동물들 중에 장이 가장 긴 동물도 찾아본다. 동물들의 장의 길이가 왜 다른지 장 속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아 본 다음 나쁜 균을 줄일 수 있는 장튼튼 체조도 배워본다. 


배에서 나는 소리가 왜 나는지, 몸 속의 장은 어떤 일을 하는지 자연스레 알게 되는 그림책이다. 간단한 설명과 그림이 지식을 알려주는 형태로 유치원생들이 관심있게 볼만한 내용이다. 지식 정보와 함께, 아이들과 책을 읽으며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주제로는 자기 의견을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전달할까? 여러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요구를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보면 좋겠다. 


덧붙임: 배가 꾸르르.....  원제가 무엇일까 생각하며 정보를 보다가, 이 그림책의 작가 이름이 잘못된 것 같다는.... AWATA Nobuko이니까 '이와타 노부코'가 아니라 '아와타 노부코'인 것이다. 상당히 실례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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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땐, 이렇게! - 어린이 고민 상담소
이태윤 지음, 김석주 그림 / 청림Life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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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우연히 오은영 박사가 나오는 프로그램을 시청하게 되었다. 일부러 찾아보는 편은 아니지만 채널을 돌리다보면 가끔 보게 된다. 프로그램의 장단점이나 오은영박사의 처방이나 진단에 대해서는 각자의 판단에 맡기고... 어쨌든 거기 등장하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느끼는 바가 많다.

아이들이 자기 속마음을 털어놓을 때 보면, 그 아이들 때문에 힘들어하는 주변 사람들의 걱정이나 우려를 머쓱하게 만들 때가 많다. 그러나 대부분의 아이들은 그러한 자기 고민을 털어놓을 기회를 얻지 못한다. 어떻게 말해야 할 지, 누구에게 이야기해야 할 지 모르기 때문이다. 자기 마음을 알아주고 들어주고 이해받을 수 있는 상대가 있었다면 그렇게까지 이상행동들을 계속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이것 역시 나의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며 정답이 아닌 것을 안다.)

나는 그럴 때, 글쓰기가 필요하지 않나 라고 생각해본다. 내 고민이나 문제에 대해 즉각적인 대답이나 피드백이나 코칭은 돌아죄 않겠지만, 자기 생각을 정리하여 글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흥분이나 화, 초조함과 불안 등을 조금은 누그러뜨릴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다.

사람마다 아이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우리 아이들이 표현하는데 많이 서투르다는 것을 생각해볼 때 '고민 일기장'을 써보는 것은 작은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코로나 이후 2~3년 가까이 제대로 된 사회생활을 하지 못한 상태에서 마스크를 벗고 사람과 사람이 부딪치는 현실 세계로의 전환은 아이들에게 큰 스트레스가 될 지도 모른다. 이럴 때 상대를 이해하고, 내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 그리고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나의 고민 일기장 사용법

1. 아이에게 질문과 같은 일을 겪었는지 물어보세요. 없다면 이런 친구를 본 적이 있는지 물어보세요. 그럼 말하기 힘든 자신의 고민을 친구의 일에 빗대어 솔직하게 적을 수 있습니다.

2. 글쓰기를 힘들어한다면 대화를 나누고 그것을 토대로 첫 문장을 대신 적어 주세요. 아이들은 부모님이 글 쓰는 과정을 보면서 글쓰기에 흥미를 붙이기도 합니다.

3. "또 다른 방법은 없을까?"하고 물어보세요. 행동하는 방법을 다양하게 생각하면 고민 상황에서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힘이 생깁니다.

4. 아이가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른다고 하면 “만약 친구에게 이런 일이 생긴다면 어떤 말을 해 주고 싶니?” “어떻게 도와주고 싶니?" 하고 물어보세요. 아이와 가까운 친구를 예로 들면 아이가 상황에 몰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p.7)


이 책의 서두에는 [나의 고민 일기장 사용법]이 나오는데, 이것은 독자 대상이 양육자 또는 교사이다. 책 전체가 어린이를 대상으로 쓰여졌는데, 딱 이 부분만 다르다. 이 사용법을 어린이들에게 알려주는 식으로 썼다면 어색하지 않았을텐데 아쉬운 부분이다.

이 책은 4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수업시간, 학교생활, 내 마음, 친구 관계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예전같으면 당연한 것들조차 지금의 아이들이 힘들어하고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는 상황이 되어버렸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펜데믹을 겪으며 대학생들도 학교 행사나 OT, MT 같은 공식 행사를 경험한 적이 없고 선배들로부터 보고 배운 것이 없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른다고 하는 실정인데 어린이들은 더 그렇지 않을까?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도 알려주지 않으면 제대로 할 수 없을 수 있다는 가정을 당분간은 해야 할 것 같다.

책에서 예로 든 내용들은 저학년보다는 3학년 이상이 읽고 활용하면 좋겠다. 초등 저학년이라면 글로 쓰기보다 양육자나 교사가 대화로 문제를 풀어가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어떤 상황이 발생했을 때, 나의 고민 일기장에 내용을 작성한다.

예를 들어 "발표할 때 틀린 담을 말하거나, 친구들이 놀릴까 봐 걱정한 적이 있"는지에 대해 1) 그런 적이 있다면 그때를 떠올리며 나의 마음을 써 본다. 2) 없다면 이런 상황에서 나는 어떻게 할지 써본다. 실제로 그런 경험을 했었다면 다시 확인해 보고 다음에 비슷한 상황이 생겼을 때 어떻게 해야 할 지 연습할 수 있다. 없다면 그런 상황을 상상해보고 어떻게 할 지 생각해본다. 사실 두 번째 방법은 어린이들이 또래들이 주인공인 동화나 이야기 등을 많이 읽고 간접 경험을 할 때도 자연스럽게 익혀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래서 책을 가까이하라는 것이기도 하고.

아이들의 고민을 어떻게 들어주어야 할지 고민하는 양육자와 아이가 이런 주제로 함께 대화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이는 스스로 자기 생각을 글로 표현해봄으로써 생각도 정리하고 고민도 해결할 수 있다는 경험을 해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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