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 왕 수바: 수박의 전설 웅진 모두의 그림책 50
이지은 지음 / 웅진주니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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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작가의 그림책이 나올 때마다 은근 기대하게 되는 것이 있다. 이번엔 또 어떤 이야기를 풀어놓을까? 그리고 귀여운 그림들도 어떤 캐릭터가 나올지 기다리게 된다. 이번 그림책은 '수박'이다. 수박을 보고 나는 태양을 연상해 본적은 한번도 없었다. 그런데 이 그림책 표지와 제목을 보는 순간, 엉? 그러네. 태양이 떠오르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에게는 색다르지 않은 이미지일 수 있지만, 한번도 그런 생각을 안 해 본 나는 수박과 태양이라는 조합이 기발하게 보였다. 


어렸을 때, 수박을 사러 가면 수박을 통통 두드려보고 잘 익었나 확인해보고 삼각형으로 살짝 잘라내어 속도 보고 그렇게 했었다. 어린 나는 엄마를 따라다니면 수박을 통통 두드렸지만, 어떤 소리가 잘 익었다는 건지 잘 알 수 없었다. 그저 두드리고 사야한다고만 생각했다. 지금이야, 수박 당도가 딱 표시되어 있고 마트에 가서 그냥 골라오면 끝이지만 말이다. 


태양왕 수바와 팥할멈이 만난 장면을 보자. 뒤집어져서 버둥대는 수바를 보고 '돼지여?'라고 능청스럽게 묻는 팥할멈의 모습이 친구의 전설, 팥빙수의 전설에서 보던 그 모습 그대로라 또 반갑다. 이렇게 이 그림책은 수박의 전설로 넘어간다. 요즘 아이들에겐 낯선 행동들이지만 팥할멈이기에 어색하지 않다. 태양 왕 수바에게 왕수박이냐고 물어보는 팥할멈. 어쨌든 수바는 그렇게 팥할멈과 만났다.  


태양을 비추어 하늘나라의 생명을 보살피던 용이었던 수바는 어떻게 길에 떨어진 수박덩이가 되었을까? 팥할멈은 수바의 이야기를 듣고 다시 하늘로 올라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수바가 땅의 신과 바다의 신에게 기도를 드릴 수 있도록 제삿상도 차려주고 둘머리 용이 씹어먹은 날개를 찾을 수 있도록 물심양면 도와준다. 결국은 팥할멈의 재치와 지혜로 수바는 다시 하늘로 갈 수 있게 된다. 


자신이 잃어버린 것을 되찾기 위해 수바가 하는 노력은 안타깝게도 의미가 없어보인다. 이 그림책이 수바의 적극적인 노력과 행동을 촉구하는 그런 교훈적인 그림책은 아니다. 다만 수바의 행동과 팥할멈의 지혜가 대비되어 우리가 어떻게 행동해야할 지 살짝 깨닫게 하는 바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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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씨의 동물 직업 상담소 창비아동문고 329
안미란 지음, 유시연 그림 / 창비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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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씨는 고양이다. 게다가 투잡을 뛰고 있는 나름대로 꽤 잘 적응하여 살고 있는 고양이다. 카페 영업을 담당하며 가끔 모델이 되기도 한다. 또 하나는 동물 직업 상담소를 운영하고 있다. 동물들 사이에서는 꽤 소문난 직업이다. 오래전부터 인간과 어울려 살아 온 동물들은 가정집, 병원, 학교, 경찰서 같은 곳애서 일을 한다. 그중 개는 가장 많은 직업을 가진 동물이다. 그런데 그냥 씨의 동물직업상담소에 곰이 왔다.


일본에서 온 쿠마짱과 러시아에서 온 북극곰 폴라스키. 그냥 씨의 동물직업상담소에 곰이 온 것이다. 나는 여기까지 읽었을 때 뭐야 기후위기 이야기인건가? 라며 등장동물이 곰이라는 사실에 지레짐작을 하였다. 그러나 책을 읽다 보니 기후위기는 곰들이 도시로 떠나오게 만들었지만, 그들의 구직활동은 노동자들의 삶을 돌아보게 하였고, 특히 외국인 노동자들을 떠올리게 하였다.


일하는 가축이나 먹이가 되어주는 가축이 아닌 곰들은 그냥 씨의 말대로 '인간에게 해로움을 주는 유해동물'일 수밖에 없었다. 물론 그들은 보호받아야 할 야생동물이지만, 그들이 인간의 구역인 도시로 넘어오면 공포의 괴물이 되어버린다. 거꾸로 보자면 인간이 동물들의 구역을 먼저 침법했지만 말이다.


그냥 씨는 인간이 동물이 싫어하는 때가 언제인지를 알려준다. "원래 잇어야 할 곳을 떠나 마음대로 돌아다니거나, 인간에게 이용당하길 거부한 경우"이다. 그래도 그냥 씨는 이들을 위해 직장을 알아봐 준다. 폴라스키씨는 해산물을 보관하는 냉동창고에, 쿠마짱은 나무를 베어 목재소로 보내는 벌목장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한달쯤 지난 뒤 그냥 씨는 마음에 병이 든 쿠마짱과 김치찌개를 먹어 속이 쓰라린 폴라스키씨를 만난다. 한국에서 살려면 김치를 잘 먹어야 한다며 잘 먹지 못하는 김치찌개를 주고, 걸핏하면 거친 말로 욕을 듣는 폴라스키씨를 보면서 앞서 말했던 외국인 노동자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냥씨는 이 곰들 외에도 다양한 동물들과 관계를 맺는다. 알을 깨고 아이들이 나올 때까지 지낼 안전한 집을 구하는 비둘기부부와 까치에게 쫓겨난 황조롱이 부부에게 집을 구하는 것을 도와준다.


"괜히 친구 만났다고 여기저기 쏘다니고 그러지 마. 이 동네에 동물이 많아서 분위기가 안 좋아졌다는 말이 나오니까 말이야."(p.54)


박과장은 폴라스키에게 충고를 한다. 그냥 씨가 듣기에는 기분 나쁜 말이었지만, 폴라스키는 박과장이 자기를 걱정해서 하는 말이라고 말한다. 박과장은 나쁜 사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좋은 사람도 아니다. 그래도 폴라스키에게 '어이'라거나 '이봐 곰"하고 부르지 않고 '폴라스키'는 아니지만 '폴'이라고 불러주는 사람이다. 폴라스키를 데리고 병원에 갔을 때, 그래도 박과장이 함께 다녀주는데 그것 역시 순수하게 폴라스키가 걱정이 되어 했던 행동은 아니었다. 그러니까 산업재해인지 아닌지가 궁금했을 뿐이다.


"사람인지 동물인지, 만약 동물이라면 그가 일을 하는지, 사랑받는지, 보호종인지, 유해종인지 이것저것 묻지 않는 곳을 찾을 거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아프면 치료해주는 그런 곳에 어딘가에는 분명 있다. 있어야 한다."(p.75)


그냥씨와 친구들이 함께 살아가는 인간 세계가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은 장소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다름'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 '함께' 살아가는 즐거움을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서 그들만의 사회와 문화를 만들어간다. 이는 또한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기도 하다. 말 못하는 동물들이라 그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지극히 '인간' 중심적인 이기적인 행동은 반성해야 한다.


'반성'을 촉구하는 내용이라 조금 흥미가 떨어지긴 하지만 필요한 반성이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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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의사 TOMY가 알려주는 1초 만에 고민이 사라지는 말 - 일, 생활, 연애, 인간관계, 돈 고민에 대한 마음 치료제
정신과 의사 TOMY 지음, 이선미 옮김 / 리텍콘텐츠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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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었으며, 솔직하게 작성된 리뷰입니다**


챕터마다 만화 한 페이지와 토미의 상담실 두 페이지 정도가 줄글로 이어지지만 그 외 나머지는 모두 짧은 글이다. 저자는 정신과의사이자 트위터 인플루언서이기도 하다. 그러니 이 책은 트위터의 짧은 문장 형식을 차용한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짧은 문장인데 담아야 할 내용은 다 담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개인적인 성향 상 줄줄줄 줄글을 원하는 나로서는 당황스러운 순간이었다. 어쨌든 나와 같은 첫인상을 받을 독자도 있을 것이므로 먼저 이야기해둔다. 그런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 누군가는 가슴에 와닿는 단어를 발견할지도 모른다.

001. '망각' 

나는 망각이라는 단어를 보자마자 드라마 도깨비에서 저승이가 망자들에게 전해 주던 망각의 차를 떠올렸다. 이번 생을 잊고 떠나는 것은 어쩌면 신이 주신 선물일테고 어쩌면 신의 비정한 면모일지도... 저자는 '망각'이라는 단어와 함께 "최고의 복수는 신경 쓰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다. 상대방의 말과 행동을 지나치게 의식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대체로 그것은 큰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랬던 적이 있다. 내 가슴에 비수처럼 꽂혀 한시도 잊을 수 없던 그 문장을 정작 그 말을 한 당사자는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던 경험. 알지만 쉽게 잊어버리기도 어려운 일이다. 


021. '지속성'

아무리 기운을 내고 집중하더라도 지속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일이든 공부든 지치지 않고 계속해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쓸모 없는 데에 에너지를 소모하지 말고 할일에 집중하자. 


033. '사이'

직장 내 동료와의 인간 관계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법은 침범할 수 없는 적당한 거리를 두고 사귀는 것이다. 흔히들 말하는 약한 연결고리를 말하는건가. 하긴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오래 두고 깊이 사귄 사람을 찾기가 어렵긴 하다. 약한 연결고리라면 내가 상처 받는 일도 크지 않을 것 같다.


065. '친절'

자신에게 엄격하고, 타인에게 친절하면 지쳐버리고, 자신에게는 친절하고, 타인에게는 엄격하면 갈등이 생길 거예요. 그러면 어떻게 살아야할까? 저자는 자신과 타인 모두에게 친절하라고 말한다. 쉽진 않겠지?


148. '중단'

답을 내야 하는데, 바로 답이 떠오르지 않을 때는 '중단'하세요. 컨디션이나 타이밍에 따라 바로 결정할 수 있는 일도 결단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땐 버텨도 결국 후회하게 된다. 저자는 5분 만에 답이 나오지 않는 고민은 일단 중지하라고 말한다. 어쩌면 '바로 그 순간'이기 때문에 답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겠다. 한걸음 떨어져서 보거나, 잠깐 쉬엇다가 들여다보자. 의외로 정답은 쉽게 찾아질지도 모른다.


168. '뜻대로'

뜻대로 안 된다는 건 멋진 일입니다. 뭐라고? 그건 바로 우리가 소원이나 희망을 품을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란다. 만약 모든 게 뜻대로 된다면, 현실이나 꿈이나 뭐가 다르겠는가라고. 그런가? 그래도 소심한 나는 현실이 꿈이고 꿈이 현실이었으면....한다. 


177. '슬럼프'

뭘 해도 잘 안되는 시기를 슬럼프라고 한다. 저자는 이런 슬럼프 시기가 곧 번데기 시기라고 말한다. 방법을 바꾸거나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번데기는 움직이지 않지만 안에서는 다이나믹한 변화가 생기고 나중에는 나비가 될 것이다. 


고민은 제로가 될 수 있을까? 살다보면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선다. 나에게 주어진 선택의 시간, 선택을 위한 고민의 시간이 의미없는 시간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고민 속에 파묻혀 정작 자신의 일상을, 자신의 삶을 놓치는 일이 일어나기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이 책이 제시한 단어와 그 해석들이 모두 내 맘에 와닿았던 것은 아니다. 다만 이 책을 읽으면서 '언어'로 뭔가를 정의하거나 '상황을 정리'한다면 조금은 그 고민에서 가벼워질 수 있지는 않을까?


* 짧은 글 읽기가 익숙한 사람들이 좋아할 책이다.

* 수많은 고민 속에서 길을 잃은 사람이라면 방향을 살짝 바꿀 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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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하지만 굉장한 어른의 뇌 사용법 - 깜빡하는 당신을 위한 효율적인 두뇌 습관
가토 토시노리 지음, 황세정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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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은 어른에게 맞는 공부법을 쓰지 않으면 머리에 들어가지 않는다. 

기억의 메커니즘이 학생 때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이 글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썼습니다)


결국, 이 책이 이야기하는 것은 뇌의 규칙에 따라 활용법을 바꾸면 어른도 공부가 쉬워진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서 기억력이 감퇴하고 노화가 되니 더이상 공부 같은 건 하기 어렵다고 생각하게 된다. 어떻게 보면, '나이 탓'만큼 편리한 변명도 없는 셈이다. 


이 책은 '뇌의 규칙을 따르고, 뇌에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라'고 조언한다. 우선 뇌의 전체 특성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1장 39페이지에 등장하는 '브레인군의 성격' 그림을 보면 간단하게 뇌에 대해 알 수 있다.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아이

요령이 좋음

좋아하는 일은 열심히 연구함

싫증을 잘 냄

칭찬을 받으면 성장하는 타입

쉽게 영향을 받는다(세뇌당하기 쉽다)

정직함

마감이 정해져 있어야 의욕이 생기는 타입

기본적으로 게으름

편한 방법을 찾는 것이 특기

보상을 매우 좋아함

설명은 하지 않지만, 이 녀석은 '당'을 좋아한다. 브레인 군의 성격 그림에서도 '당'을 먹고 있는데 만화로 그려진 곳곳에서 당을 섭취하는 뇌를 볼 수 있다. 힘든 회의나 공부를 할 때 단거 찾게 되는 심리와 같은 것이 아닐까 싶다. 


저자는 뇌의 최전성기를 40대 후반부터 50대까지로 본다. 노의 기본 특성은 위와 같지만 거쳐온 환경이나 직업, 인생 경험, 뇌활용법에 따라 뇌는 개성적으로 변화한다. 결국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자주 사용하는 것을 중심으로 편성되어 있을 것이다. 뇌는 평생 성장한다고 하니 인생 절반을 산 지금 남은 50년을 위해 나의 뇌를 다시 훈련시켜 볼만하지 않는가. 


인간의 뇌는 새로운 자극을 받는 시기 그러니까 취직, 승진, 결혼 등의 인생 단계를 밟으면서 급격하게 성장한다고 한다. 40대 이후가 되면 뇌의 기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라는 것이다. 뇌 안에는 복잡한 정보를 처리하는 뇌세포의 영역이 있는데 저자는 이것을 초뇌야라고 부른다. 그 중 기억이나 이해를 담당하는 초측두야는 30대에 절정, 시각이나 청각 정보를 통해 부석하고 이해하는 초두정야는 40대에, 실행력이나 판단력을 관장하는 초전두야는 50대에 절정을 맞는다고 한다. 그러니 지금의 나의 뇌는 최전성기를 맞고 있는 셈이다. 지금 더 철저하게 연습을 해둔다면 치매에 걸리지 않는 이상 죽을 때까지 더 똑똑해질 수 있다. 


우리는 노화가 되면 뇌의 기능도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뇌세포 수가 아무리 많아도 뇌세포를 연결하는 정보전달회로가 발달하지 않으면 뇌는 기능적으로 작동되지 않는다. 즉, 뇌세포 수가 아니라 정보전달회로 즉 네트워크가 중요한 셈이다. 


책에는 뇌를 각 부위의 역할에 따라 뇌번지라 명명하여 소개한다. 사고/의욕/상상력 등을 관장하며 무언가를 생각할 때 작용하는 사고계 뇌번지, 눈이나 귀를 통해 들어온 정보를 이해하고 모르는 내용을 추측해 이해하려 할 때 작용하는 이해계 뇌번지, 무언가를 외우거나 떠올릴 때 작용하고 정보를 축적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 사용하며, 해마 주위에 위치해 있는 기억계 뇌번지, 희로애락을 느끼고 표현하며 평생 계속 성장하고 늦게 노화되며 뇌의 여러 부위에 있는 감정계 뇌번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의사를 소통하는 전달계 뇌번지, 손/발/입 등 신체를 움직이는 일 전반에 관여하며 뇌 안에서도 가장 먼저 성장을 시작하는 운동계 뇌번지, 눈으로 본 영상이나 사진, 읽은 문장을 뇌에 축적하는 시각계 뇌번지, 귀로 들은 말이나 소리를 뇌에 축적하기 위해 작용하는 청각계 뇌번지가 그것이다. 


뇌에서도 사고계, 이해계, 기억계 뇌번지가 서로 기능적으로 작동하면 뇌 전체의 기능이 향상된다고 한다. 어른의 공부법도 마찬가지로 이 세 가지를 기능적으로 작동시켜야 한다. 그러나 이들은 단독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어른의 뇌에 맞는 기업력 향상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어른이 되었다고 해서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기억과 관련된 뇌의 시스템이 바뀌는 것이다. 따라서 그 시스템에 맞게 공부법을 바꾸면 기억력을 탓할 일은 없다고 말한다. 무언가를 외우고 싶을 때는 이해를 해야 한다. 


해마는 장기기억과 연결된 길이다. 두근거리거나 긍정적인 상황에서 세타파라는 뇌파가 나와 해마가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장기기억으로 연결이 된다. 새로 들어 온 정보 중에 과거에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과 '아하 그렇구나'하고 이해한 것은 장기기억으로 연결된다. 어른의 뇌는 암기가 아니라 이해를 통해 정보를 기억한다는 것을 알아두자. 


이 책은 '굉장한'이라는 수식어를 사용해 뭔가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책 제목처럼 '사소하지만' 우리가 다시 한번 상기하면 좋을 내용들이 많다. 복습법이라든가 75시간 학습이라든가 정보를 출력하는 단계를 염두에 두라는 등의 방법적 측면 외에도 뇌번지의 특징을 이용한 다양한 방법을 소개한다. 


중간중간 4컷만화로 내용을 간단하게 정리할 수도 있고, 한 꼭지 한 꼭지가 길지 않아서 쉽게 읽힌다. 뇌과학에 대한 기초 지식이 없어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뇌 이야기'이다. 고령화사회에 접어들면서 제2의 인생을 준비해야하는 중장년층에게도 힘이 되는 내용이다. 가볍게 읽히는 책이니 교양 삼아 읽어둘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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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한 권 한 권 읽어나가는 중이다. 토지 10권을 읽었다. 이제 딱 절반을 넘어왔다. 생각보다 쭉쭉 읽히기 시작해서 남은 책을 읽는데도 어렵지는 않을 것 같다. 이런 소설을 읽을 때는 한 자리에서 쭉쭉 읽어 마무리를 짓는 것이 나에게는 맞는 방법이다. 띄엄띄엄 읽으면 사람들도 기억이 안나고... 핫하...

'결혼문제만이 아니다. 정열이 모자라는 여자, 나는 정열이 모자라는 여자야. 오빠는 신여성에게 정열이 부족하면 죽도 밥도 아니라 했다. 그래, 죽도 밥도 아니야. 내가 처음 교단에 섰을 때 두려워서 떨었다.' (p.25)

'어쨌든 나는 죽도 밥도 아닌 것만은 확실해. (중략) 아버님이 살아 계실 적에 열심히 공부해서 칭찬받고 집에 들면 집안 살림 도와주어서 칭찬받고 그것이 내 전부였어. 그것이. 교장 선생님은 여성교육의 선구자라 하셨다. 여성교육의 선구자, 선구자 될 생각도 없으면서 뭘 여자가 시집이나 가지, 하면 불쾌해진다. 오라버니 말대로 자발적으론 아무것도 못하면서 최고교육을 받았다는 자부심은 있어서, 그 무거운 짐짝 같은 선생, 직업, 여성교육의 선구자, 그걸 끌고 막연한 독신주의자가 된다는 것은 역시 비참하다. '(p.26)

토지를 읽다보면 신여성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신여성'이라 불렸던 여성들의 자의식, 그리고 그녀들을 바라보는 조선 남성들의 시선들 말이다. 여성교육의 선구자가 될 생각은 없으면서 최고교육은 받았다는 자부심이 있어서라는 말은 명희의 생각에서 나왓다기보다 그 당시 신여성을 바라보는 시각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교육을 받은 당사자들도 신념이나 학문에의 의지가 강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모두가 그러하지는 않았겠지만 말이다.

"아니지요. 나는 분명히 지금 여자 얘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신교육을 거부하고 용납하고 하는 데 있어서 남자와 여자는 근본적으로 달랐어요. 남자들에게는 일부 서민층을 제외하고 지식인은 남아도는 형편이었고 벼슬 못한 선비들이 우글거리던 것을 생각하면 납득이 갈 거요. 그러니만큼 남자들은 신교육 혹은 신학문을 거부하는 데도 그만한 명분이 있었을 것이요, 받아들이는 데도 그럴 만한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니 어느 편이든 자각하고 취한 행동이지 여자들같이 맹목적인 것은 아니었지요. 여자들의 경우는 지식의 바탕이 전혀 없이, 전통도 없이 바로 들이대었기 때문에 교육을 받았다. 하면은 그것을 곧 학문으로 착각을 한단 말입니다. 학문이 무엇인지 그 개념부터 모르거든요. 엄연히 말하여 오늘날 우리가 해외에서 받는 교육은 학문이기보다 태반이 기술인 겁니다. 착각을 하고 있어요. 모두가, 특히 여자들이 말입니다. 의사나 간호원이나, 재봉, 요리가 포함된 가사과나 심지어 하란사가 미국서 영문학을 했다 하지만 세상에 태어나면서부터 영어로 시작한 그네들조차 학문으로까지 들어가기에는 아주 적은 몇 사람일 터인데, 솔직히 말하여 영어공부를 했다 하는 것이 옳아요."(p.38~39)

섬으로 시집을 간 푸건이가 병에 걸려 엄마가 보고싶다고 울고 있다는 소식에 야무네는 배를 타고 섬으로 간다. 먹고 사는 일이 바쁘다보니 한번 들여다 볼 수도 없던 딸이기에 마음이 짠하다. 야무네는 뒷일이야 어찌 되건 푸건이를 데려가겠다는 생각을 한다. 먹을 것 없고 가족들 살기도 빠뜻하지만 그래도 딸을 데리고 가고싶은 것이다. 그렇지만 푸건이가 끝내 안가겠다고 하여 두고 오는데, 사위마저 병이 들고 결국 푸건이를 데려오게 된다. 푸건이네 시집에서는 아들이 병든 것조차 사람이 잘못 들어온 탓이라 하며 병에 들어 다죽게된 며느리를 데려가라 한다. 사람 사는 것이 참말로 냉정하다. 흔히 일일드라마에서나 볼법한 이야기기도 한데.. 집안에 새 사람이 들어와서 집안이 펴면 자기들 잘나서 그렇고 집안에 변고라도 생기면 다 밖에서 들어온 새 사람 탓을 한다. 지독한 가족중심 이기주의다. 결국 그 가족이란 것이 밖에서 들어온 새 사람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 아니던다.

토지를 읽다보면 '시대적'인 특성이긴 하겠지만, (요즘도 아예 없어지지 않은) '결혼'을 했는가 안했는가, 누구와 혼인을 하는가, 못하는가, 좋아하는 이를 두고 다른 사람과 결혼을 하는 일은 또 얼마나 많은가 싶다. 결혼을 해서 행복하게 사는 인물이 거의 없는데도 왜 다들 그렇게 결혼을 하라고 하라고 하는걸까?

임이네는 토지 10권에서 죽음을 목전에 두고 있다. 악착같이 모은 돈은 호강하며 사용하지도 못할 돈이었던 것이다. 병원에서도 악을 쓰며 삶에 대한 집착을 보이는 임이네. 남편도 자식도 모두 임이네를 멀리하지만 그런 악바리같은 심성이 아니었다면 그래도 웃으면서 살 수 있었을까? 결국 병원에서도 손쓸 수 없는 병으로 죽어가고 있는 임이네에게조차 나는 연민을 느낄 수 없었다. 그렇게 부여잡고 있는 끈이 썩은 동아줄이라면 진작 놓아야했지 않나...

홍이는 좋아하는 장이가 아니라 보연과 결혼한다. 어찌 된 것이 좋아하는 사람과 자연스레 이어져서 행복하게 사는 사람이 없다. 다들 얽히고 엮이다 보니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평사리에서 오광대놀음 하던 날 의병으로 몰려 옥살이를 하고 나오면서 홍이는 사는 방법을 또 하나 배운다. 보연과의 결혼생활도 나쁠 것 없음에도 장이와 관계를 맺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긴 하다.

그런가하면 서희는 두 아들의 성장과정에서 길상이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드러낸다. 차갑고 냉정하지만 그렇게 사는 것이 아이들을 지키고, 가족을 지켜내는 힘인지도 모른다.

"그 말 때문에 때린 거는 아니고요. 니 아부지는 종이라 했더니."

"그랬었구나. 말한 대로 들려주어 고마워."

서희의 음성은 잠긴 물처럼 조용했다.

"순철아."

"야."

"그랬다면 환국이 잘못한 것은 없구나. 네 잘못이야. 왜냐하면 환국이아버님은 종이 아니었거든. 그리고 나라 위해 몸 바친 분이었단다."

박의사는 눈길을 떨어뜨렸다. 강인한 억제, 마지막의 말은 모든 것을 건 모성의 승리였다.

강가까지 온 서희는,

"여보, 당신이 그곳에 남은 뜻을 이제 확실히 알겠소. 하지만 장하지 않아요. 당신 아들 환국이가?"

찬 바람 속에 서서 서희는 오랫동안 흐느껴 울었다.(p.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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