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멘탈이지만 절대 깨지지 않아 - 상대에 따라 상황에 따라 자주 흔들리는 사람들을 잡아줄 마음 강화 습관
기무라 코노미 지음, 오정화 옮김 / 밀리언서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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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행했던 제목의 패턴을 그대로 따라하고 있어 익숙하게 보이는 제목이다. 상대에 따라 상황에 따라 자주 흔들리는 사람들을 잡아줄 수 있는 마음 강화 습관을 다루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저자인 기무라 코노미는 대학생 때 준미스 일본에 뽑혀 방송생활을 한적이 있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다. 


산업현장에서 노동자의 건강진단이나 건강관리를 담당하는 의사를 '산업의'라고 하는데 저자가 하고 있는 일이기도 하다. 그리고 스포츠선수들의 멘탈케어를 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이 책과 비슷한 종류의 책을 읽다보면 주로 스포츠 선수들의 자기계발, 자존감, 성취감 등을 관리해주는 담당의사들이 쓴 글들이 많다. 마음의 흠들림이 없이 자기가 연습한만큼을 보여줘야 하는 하면서 승패를 반복해야 하는 스포츠선수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나는 평소 굉장히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편이다. 그런 나도 최근에는 부정적 감정이 많아졌고, 회사 생활이 즐겁지 않고, 가정 생활마저도 불편한 일 투성이다. 이런 책을 읽다보면 지금의 나의 상황에서 어서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뻔한 결론, 뻔한 이야기지만 가끔 읽어주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알지만 실천하지 못한 나에게 힌트를 주는 것이다. 


파트1. 사소한 것에도 쉽게 마음이 무너지는 당신

멘탈관리연습 1. 내가 좋아하는 것들 찾기

멘탈관리연습 2. 나는 언제 기분이 좋은가

멘탈관리연습 3. 내 감정에 '이름'붙이기


남다른 성과를 내면서 활약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우리는 '유능한 사람=멘탈이 강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유능한 사람이라고 해서 모두 멘탈이 강하지는 않다. 대신 그들은 회복력이 있다. 멘탈을 빠르게 회복하는 방법은 2가지가 있다. 하나는 멘탈위 쉽게 붕괴되지 않는 환경을 스스로 만들거나, 멘탈을 회복할 수 있는 환경을 스스로 만든다. 


회복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지금 내가 처해있는 환경에서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부터 바꿔본다. 내가 서 있는 곳에서 반경 1미터 이내를 마음 편한 환경을 만들려고 하면 내가 언제 즐겁고, 누구와 대화할 때 소리내어 웃는지, 몰입을 하게 되는 것은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최근에 가장 기분이 좋았던 것이 언제인지 그것부터 찾아보자. 이런 것을 찾아서 쌓아둔 다음 쉽게 재현할 수 있는 것을 체크한다.

현실에서 멘탈 붕괴는 언제든 올 수 있다. 우리를 우울하게 만드는 일이 수없이 많다. 흔히 멘탈이 강하다고 하는 사람들은 이런 상황에서 빨리 빠져 나와 자신이 좋아하는 자기모습으로 되돌아간다. 그것이 잘 되지 않는 사람들에게 저자는 첫번째 방법으로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고 뇌가 쉴 수 있도록 해주라고 한다. 그 방법으로는 '수면'이 있다. 그러나 문제는 잠이 잘 오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럴 땐 머리를 쓰지 않는 다른 일을 하는 것이 좋다. 


멘탈 자체가 강할 필요는 없다. 문제상황에서 빨리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멘탈의 상태는 업무나 인간관계에 영향을 미친다. 언제나 기분이 좋은 사람 주변에는 그런 사람들이 모여 있다. 이는 책 읽는 사람 곁에는 책 읽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과 같다. 사람들은 자기와 비슷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거나 그들 주변에 있는 것 같다. 


멘탈 전환이 능숙한 사람은 감정을 언어로 표현할 줄 알고 감정을 조절하는 것도 잘한다. 석연치 못한 마음이나 불안감, 짜증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은 이유도 모르는 채 생겨나는 경우가 많다. 이유를 모르는 상태에서는 자신의 감정을 스스로 정리할 수도 없고 다른 사람에게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도 없다. 


"감정을 즉시 전환할 수 있는 사람은 부정적인 감정이나 긍정적인 감정을 스스로 깨닫고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잘 소화하는 것"(p.50)이다. 이유 없이 불안하고 짜증나는 상황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감정을 잘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파트2. 멘탈이 약한게 아니라 단지 섬세할 뿐

멘탈관리연습 4. 나는 어떤 점이 대단한가

멘탈관리연습 5. 오늘 하루 감사한 일 적어보기


"자신의 마음을 살피는 습관을 들이지 않으면 점점 다른 사람의 상황이나 감정을 신경쓰게"(p.61) 된다.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는데 좋은 방법은 일기를 쓰는 것이다. 일기의 내용은 일어난 일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일어난 일에 대한 자기의 생각을 적는 것"(p.65)이다.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서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산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다른 사람 의견을 들으면서도 지나치지 않게 마음을 쓰려면 자기 중심으로 살아야 한다. 우리는 '자기 중심'이라는 말을 부정적으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도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하고 있을 수 있다. "타인 중심이란 상대의 감정이나 표현, 평가를 기준으로 그에 맞춰서 살아가는 것"(p.74)을 말한다. 타인의 평가란 매우 애매한 것이어서 우리는 거기에 모든 것을 맞출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 중심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가장 쉬운 방법으로 나를 칭찬하는 방법이 있다.   


파트3. 유리멘탈이지만 절대 깨지지 않는 회복력


남의 눈치를 본다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다(p.107). 부럽다는 생각이 들면 '나도 해보자'고 생각해보는 것이 좋다. 나를 비하하는 것은 나의 멘탈을 스스로 흔드는 결과를 가져온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다 멘탈이 흔들릴 때는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거나 포기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목표를 세우란 말은 많이 들었겠지만 포기하라는 것은 어떤가? 우리는 '포기'할 수 있을 때 포기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임을 알아야 한다. 


긍정적으로 사고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현재를 받아들이고 실패의 원인을 찾아내야 한다. 바꿔야하는 것은 나의 멘탈이 아니라 멘탈 붕괴의 원인이기 때문이다. 실패하더라도 해결방안을 생각해보고 똑같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결을 한다면 자기긍정감이 올라간다. 사소한 것이라도 괜찮으니 성공경험을 쌓아올려보자.


파트4. 조금 부족한 당신이 더 매력적이야


화가 나거나 우울할 때는 내가 어느 부분에서 짜증이 나는지, 우울해지는지를 알 수 있는 기회이다. 그런 계기나 시점을 알게 되면 그런 환경을 만들지 않거나 그런 장소나 사람을 피할 수 있게 된다. 


자존심은 자존감이 아니다.


멘탈이 약하거나 자기긍정감이 낮다면 남들 앞에서 자존심을 내세우지 말라. 자존심을 내려놓는 순간 훨씬 편해질 수 있다. 


파트5. 멘탈이 약해도 하루를 즐길 수 있는 당신


"세상에는 자기 혼자의 힘으로는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것, 바꿀 수 없는 것들이 많습니다.  자신이 바꿀 수 없는 환경 때문에 당신의 컨디션이 나빠졌다면 어쩔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노력이 부족하다' 혹은 '개선될 때까지 시행착오를 반복해야 한다'라고 자신을 몰아붙이지 않기를 바랍니다. "(p.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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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영이가 사라졌다 새싹동화 16
임수경 지음, 김혜원 그림 / 뜨인돌어린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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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6반 아이들이 반친구 무영이가 학교에 오지 않은 것을 알아차린 것은 일주일이나 지난 후였다. 가장 눈에 띄지 않는 자리에 앉아있었다고는 하지만, 옛날처럼 60명씩 앉아있는 교실도 아니고 기껏해야 스무명 남짓 있을 교실에서 일주일이나 결석한 친구에 대해 궁금해진다는 것은 참 서글픈 일이다.

교실에 있는 아이들 수는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어떤 아이는 보이지 않는 존재인 셈이다. 문득 궁금해진 친구 무영이, 아이들음 무영이가 왜 학교에 나오지 않는지를 생각해본다.

한결이, 지유, 재원이, 민서... 그들은 각자 무영이의 마음에 상처를 줬을 것 같은 일을 떠올린다. 아무렇지도 않게 했던 일들이 누군가에는 상처가 될 수 있음을 깨닫는 아이들. 그러나 정작 무영이가 진짜 왜 결석을 하는지는 드러나지 않는다.

마음의 상처, 혹은 그런 생채기를 바로 눈치챌 수 없는 건 당연하다. 아직 아이들은 어떤 말이, 어떤 행동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수 있는지 잘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는 바로 그런 지점에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결이나 재원이 민서 같은 아이들이 어떤 일들을 떠올리는지 보면서 '나는 혹시 우리반 친구에게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나' 대입해보게 된다.

아이들의 사회는 학교이고, 교실이다. 그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사회에 나갔을 때 우리가 맞닥뜨리는 일의 축소판이다. 나에게는 별일 아닌 일도 다른 이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이 책에서는 아이들이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보고 반성을 한다. 그렇게 미안한 마음을 친구에게 표현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진심으로 사과할 수 있는 용기가 있다면 우리 아이들이 함께 살아가는 이 사회가 좀더 살기 좋은 사회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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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 온 마무티 아저씨 단비어린이 그림책
임서경 지음, 송수정 그림 / 단비어린이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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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서울에 갔다가, 코로나 이후로 사라졌던 외국인들이 다시 찾아오고 있는 명동에 들렀다. 길을 걸으며 마주치는 수많은 외국인들을 보면서 글로벌시대라더니 그런가 보네 라고 생각했다.

서울에서 만난 외국인들은 관광객이었지만, 내가 사는 곳에서 만나는 외국인들은 노동자들이다. 감천항에서 나오는 마을버스에는 퇴근시간이면 늘 중앙아시아 쪽 노동자들이 꽉 꽉 차있다. 부산뿐 아니라 가까운 김해나 공장지대가 있는 소도시로 가면 외국인 노동자는 더 많이 만날 수 있다.

여러 분야에서 외국인들이 일을 하고 있지만, 나는 아직 택시기사를 만날 적은 없다. 이 그림책에서는 택시기사로 일하는 인도에서 온 마무티 아저씨를 만날 수 있다. 나도 아마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길을 잘 알아야 하고, 한국말도 잘해야하니까 택시기사로 일할 리가 없다고.

그렇지만, 우리는 요즘 미디어를 통해 한국사람보다 더 한국사람같은 외국인을 보고 있지 않은가? 생김새는 달라도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인으로 살아온 이들도 있다. 그러니 이제는 외국인이나 외국인같은 외모를 하고 있다고 해서 의심의 눈초리를 보낼 필요는 없는 시대이다.

마무티 아저씨는 택시기사로 일한다. 어떤 이들은 여전히 편견의 눈으로 바라보지만, 어떤 이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인다. 택시를 탄 할머니들과 트로트를 불기도 하고, 긴급한 환자를 안전하게 이송하기도 한다. 어쩔 수 없이 도중에 내려줘야 하는 일도 겪지만 마무티 아저씨는 택시기사로서의 삶을 잘 이어가고 있다.

마무티 아저씨는 아이의 유치원에 가서 인도에 대해 알려주고 인도음식도 먹고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가진다. 가기 전까지만 해도 많은 걱정을 했지만, 은강이는 친구들에게 아빠를 당당하게 소개한다. 반 아이들에게 은강이가 아빠를 자랑스럽게 소개할 수 있는 것은 함께 생활하는 친구들이 편견 없이 바라보는 자세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요즘 아이들은 외국인이라고 놀라거나 두려워하지는 않는 것 같다.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느끼게 하는 그림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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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어 대신 쉬운 우리말로!
서현정 지음 / 마리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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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말은 소통을 쉽게 만드는 배려와 존중의 말

외래어 대신 쉬운 우리말로!!

글로벌 시대라고는 하지만, 언어는 그 민족의 정체성이라고 생각한다. 세계 여러 민족들이 흩어지고 모이고 이동을 하면서도 그 나라의 언어(문자와 말)를 지켜내고 유지한 나라들은 세계의 중심으로 살아가고 있다.

이 책은 소통을 가로막는 외래어와 외국어대 대해 이야기 한 후 잘못 사용되고 있는 일본어와 뜻을 알기 어려운 한자어를 소개한다. 실제로 우리 언어 생활은 한국어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특히 최근에 새롭게 나타난 현상이나 물건, 대상들에 대해서는 영어를 그대로 쓰기도 한다. 그런가하면 한자문화권에 살면서 사용하게 된 단어들이나 일제 식민치하에서 들어온 단어들을 여전히 사용하고 있기도 하다.

이 책은 그런 단어나 언어를 모두 없애자고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일상에서 사용되어 소통을 방해하는 단어들을 쉬운 우리말로 사용하여 원활한 소통이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

사실 외국어가 무분별적으로 들어오고 있다. 영어 단어가 특히 많은데, 그 단어의 뜻을 알지 못하면 문장을 읽어도 무엇을 뜻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적어도 아직은 '영어'는 외국어이다. 외국어가 자연스럽고 능숙한 세대들에게도 '영어'는 '외국어'이다. 한때 많이 사용되었던 '가스라이팅'이라는 단어를 보자. 사회적 문제가 되면서 언론에서 오르내렸던 단어이다. 하지만 '가스라이팅'이라는 단어만 듣고 그 뜻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우리는 그 단어가 나오게 된 영화를 본 적도 없고 그래서 그런 말이 생겨났다는 사실도 모르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를 알아야 한다. '심리적 지배, 마음을 조정하는 일'이라고 하면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을 '가스라이팅'이라는 단어로 어렵게 만들 이유가 없다.

최근에 많이 들을 수 있는 단어 중에는 '노미네이트'도 있다. 영화제나 시상식에서 수상하는 한국인들이 늘면서 좀더 많이 듣게 된 단어이다. 후보로 지명되었다고 하면 될 것을, 후보로 올랐다고 하면 될 것을 굳이 노미네이트되었다고 해야 할까?

이 책에서는 정말 많이 사용되고 있는 외래어와 외국어를 소개하고 그 단어를 대체할 수 있는 단어를 소개한다. 노쇼, 디엠, 리유저블컵, 밀키트, 비건, 스포일러, 언박싱, 치팅데이, 쿠키영상, 워라밸 같은 단어들을 떠올려보라. 최근 들어 너무나 많은 외국어와 외래어를 사용하고 있는 건 아닌지 고민해볼 문제다.

잘못 사용되고 있는 일본오는 그래도 최근에는 많이 줄어든 것 같은데 여전히 사용되는 단어들이 있다. 멋지다고 하면 될 것을 간지난다고 하거나, 막무가내라고 하면 되는데 무대포라고 하기도 한다. 그런가하면 뜻을 알기 어려운 한자어도 많다. 한자어가 아닌 한글로 쉽게 풀어쓰면 누구나 알 수 있는 단어들을 왜 굳이 어려운 한자어를 쓰는걸까? 이런 단어는 특히 공공기관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한자를 배웠고, 일본어와 중국어를 공부하고 있는 나도 이해하지 못하는 단어가 많다. 더우기 공공기관에 가서 어떤 서류를 써야할 때나 필요한 업무를 볼 때 그런 경우가 더 많다. 일부러 물어봐야 하고, 검색해봐야 한다.

사람 대신 기계가 많은 부분을 대체하고 있다. 기계를 다루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도 현 상황은 어렵지만, 그 기계에 쓰여있는 설명이나 단어를 이해하지 못해서 못쓰는 경우도 많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사람과 사람이 얼굴을 맞대지 않고 하는 일이 늘어난 만큼 설명을 대신하는 언어(문자)를 쉽게 써야 한다. 소통은 어느 사회에서나 가장 필요한 항목이며, 잘 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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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책 모임 하러 학교에 갑니다 - 책 싫어하는 아이도 빠져드는 책 모임 이야기
박미정 지음 / (주)학교도서관저널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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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싫어하는 아이도 빠져드는 책 모임 이야기


이 책의 저자는 10년간 1,000회 이상 책 모임을 진행했고, 월 평균 10개가 넘는 모임을 이끌어온 초등학교 교사 박미정 선생님이다. 나도 책 모임(독서모임)을 10년 째 이끌고 있지만, 하나의 모임을 제대로 이끌어가는 것만 해도 엄청난 에너지가 소요되는데, 월 평균 10개 이상의 모임을 한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저자는 그동안 해 온 독서교육을 다음과 같이 반성한다. 첫째, 어린이책을 작품으로서 온전히 읽지 않고, 수업 도구로 활용한 측면, 둘째, 지나친 활동 위주 수업으로 아이들의 작품 몰입 방해, 셋째, 실제로 높여주지 못한 독서능력이 그것이다. 저자는 그래서 책 모임을 교실에서 실천하기로 한다.

교실 책 모임은 '책 대화'에 집중한다. '책+대화=책 모임'으로 표현할 수 있다. (p.7) 북클럽이나 독서동아리와 같은 개념이다. 매주 1회는 책 모임을 한다는 원칙에 따라 1년 계획을 세워서 실천을 했다. 특정 시간에만 하지 않고 학급 운영을 책모임을 중심에 두고 모든 시간에 실천을 했다고 한다.

이 책은 그렇게 책 모임을 이끌어온 저자가 교실에서 실천하는 책 모임을 소개하고 있다. 많은 선생님들이 참고가 될 것이다. 아무래도 학교 선생님들이 활용할 수 있는 내용이라 이 책의 독자는 선생님들이 주가 되겠지만, 교실이라는 환경을 가정으로, 혹은 우리가 하고 있는 독서 모임에 참조할 만한 것을 취해볼 수 있다.

학교 밖 교육은 '함께 읽기'가 이미 대세다. 보호자가 독서교육애 관심이 많다면 도서관이나 독서모임에 참여하거나 출판사 북클럽 등을 활용하여 자녀에게 함께 읽기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정보 검색을 해야 하고 책을 구입해야 하는 등 수고가 필요하기도 하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부모들은 사교육을 통해서도 독서경험을 자녀들에게 제공한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그러한 경험을 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다. 학교는 공교육의 장소이므로 그런 아이들에게 최소한의 교육적 경험을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학교가, 교실이 독서공동체로 활용된다면 모든 아이들이 그러한 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

나는 작은도서관에서 근무하면서 이런 점을 느꼈었다. 작은도서관의 독서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아이들은 부모가 독서교육에 관심이 있는 아이들에 국한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늘 아이들에게 학교 친구들에게 함께 모임에 참여해보자고 권유하라고 얘기하곤 했다. 그렇지만 이 또한, 우리 도서관의 프로그램 홍보처럼 보여서 자주 말할 수는 없었다. 학교에서 일상적인 독서교육이 이루어진다면 아이들 스스로 책 읽기와 책 읽기 모임을 찾지 않을까 생각한다.

2장 차근차근, 책 모임 바탕 다지기에서는 1년 독서계획과 함께 책 읽는 시간을 확보하고 읽는 힘을 기르기 위한 방법을 소개한다. 동시 읽기는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다. 내 생각과 감상을 말하고 동시의 문장 이면에 있는 생각을 읽어낸다. 책읽기 습관을 기르기 위해서는 날마다 읽는 것이 좋다. 나도 챌린지독서 등을 통해 매일 읽기를 습관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어린이들이 매일 10분씩이라도 책을 읽고 자기 생각을 써보고, 분량을 정해 천천히 읽음으로써 책 읽기 그 자체의 즐거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3장 두근두근, 책 모임 시작하기에서는 교실 책 모임을 크게 세개로 나누고 있다. 선생님이 이끄는 모임, 아이들끼리 하는 모임, 그리고 두 개의 모임을 결합한 형태이다. 또한 저자가 제시하는 책모임의 핵심은 질문하기이다.

책 대화를 위한 질문 유형을 참고해보자면 다음과 같다.(p.96)

  1. 감상(읽은 소감, 문장, 장면): 작품을 어떻게 보았나요?, 읽으며 어떤 생각이나 느낌이 들었나요?, 인상 깊은 문장이나 장면은 무엇인가요?

  2. 추론(인물의 의도, 일어난 일의 원인, 작가의 의도): 왜 그런 선택을 했나요?, 왜 그런 일이 생겼을까요?,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요?

  3. 평가(인물의 생각, 인물의 말과 행동, 인물의 선택, 작가의 시선): 인물의 생각에 공감하나요?, 인물의 말이나 행동을 어떻게 보았나요?, 인물의 선택에 공감하나요?, 인물과 사건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에 공감하나요?

  4. 확장(내 삶에 적용하기): 만약 내가 주인공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까요?, 만약 내가 주인공의 가족이나 주변 사람이라면 어떻게 했을까요?, 만약 우리가 이런 일을 겪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질문만 던지고 아이들이 스스로 하기를 바랄 수는 없다. 나는 답을 하는 과정을 선생님이 어느 정도 도움을 주는 편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런 경험이 쌓이다보면 아이들 스스로 질문하고 스스로 답을 하는 상태로 변화할 수 있다고 본다.

제4장은 단단하게, 선생님이 이끄는 큰 모임이다. 2차시에 완성하는 모임, 일주일에 완성하는 모임, 천천히 읽고 나누는 모임, 한 권으로 두 번 하는 모임 등을 상세하게 방법을 소개한다. 참고할만한 내용이므로 선생님 뿐만 아니라 가정에서 독서교육을 하는 학부모에게도 도움이 될 내용이다. 이런 내용은 저자의 경험이 오롯이 녹아든 내용으로 실제로 교실에서 해본 방법이라 어느 정도 유효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제5장은 한 걸음 더, 아이끼리 작은 모임에서는 아이들 모두가 충분히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소그룹 대화가 가능한 모임을 소개한다. 어른들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책을 읽고, 책벗을 찾아 책 대화를 나누는 삶(p.175)을 살길 바라는 저자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제6장 알썽달쏠, 책 모임 더 알아보기에서는 책모임을 하면서 겪을 수 있는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먼저 가장 필요한 정보인 책을 선정하는 방법이다. 추천도서목록에 의지해서 진행하기 보다는 여러 사람이 좋다고 하는 책이나 다른 아이들과 먼저 나눠본 사람이 권하는 책은 일단 믿을만하다. 좋은 책은 첫 문장을 읽는 순간부터 아이들을 이야기 속으로 훅 끌고 간다.(P.227) 저자의 경험에 의해 아이들에게 읽어주기 좋고, 대화 나누기도 좋았던 책의 특징은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

먼저 선생님이 좋아하는 책으로 진행하면 모임도 편하게 이끌어갈 수 있다. 이 책들은 여러 번 읽어서 이야기 흐름과 인물 특성을 알고 있어서 부담감이 족은 책이다. 두번째는 할 말 많은 책이다. 아이들이 읽은 뒤 책과 관련 있는 자기 경험을 많이 이야기할 수 있는 책이다. 낮은 학년일수록 이런 책이 좋다고 한다. 세번째는 여백이 많은 책이다. 조금 어려운 책을 읽으면 아이들은 이런 선물을 받을 수 있다.

  • 무슨 뜻인지 알기 어려운 문장을 이해하려고 긴 시간 애쓰다가 마침내 의미하는 바를 깨닫는 즐거움

  • 인물이 한 선택에 대해 생각해보다가 비슷한 내 경험을 떠올리고, 그때 내 모습을 돌아보며 나를 온전히 이해하게 되는 놀라움

  •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를 만나 '내가 아는 게 진짜일까?' 혼란스럽다가 세상을 보는 시야가 확 넓어지는 걸 느낄 때 얻는 감동(P.233)

이 책의 부록에는 책 모임 추천도서와 책 대화를 돕는 도구, 참고도서 목록이 있으니 독서교육을 하시는 모든 분께 도움이 될 것이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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