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책상 서랍 속의 타자기와 회전목마에 관하여 - 세계를 담은 한 권의 책이 있다면
김운하 지음 / 필로소픽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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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구입한 이유는, 제목이 주는 묘한 끌림과 '책에 관한 책'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구입만 했을 뿐, 다른 책들에게 밀려 계속 책장 한편에 자리 잡고 있을 뿐이었는데, 이 책을 어서 해방시켜야겠다는 마음에 독서 동아리에서 읽을 책으로 추천을 했다.

내가 속한 독서 동아리는, 회원들이 추천한 책을 함께 읽는다. 오로지 자기만의 기준에 따라, 그리고 자기만의 취향에 따라. 그러다 보면 내 취향에 맞지 않는 책이나 절대 손에 잡지 않았을 책도 읽게 되고 의외의 발견도 하게 된다.

독서 취향이라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어서, '기준'이 명확하게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누군가가 줄 세워 놓은 필독서가 나에게는 아무 재미를 주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은 어쩌면 필연일 수도 있겠다.

독서동아리 선생님들과 10년이 넘는 세월을 함께 하다 보니, 5명의 취향이 때로는 이쪽 저쪽으로 튀기도 하지만, 가끔은 한 방향을 보기도 한다. 내가 몰랐던 다른 책의 세계, 그러니까 저자가 말한 것처럼 평생을 읽다 죽어도 다 못 읽을 그 책들을 적어도 5배는 선택의 여지가 생긴다.

"내가 처음으로 책과 관계를 맺은 것은 나 자신의 존재와 삶, 그리고 이 세계를 둘러싼 온갖 의혹을 풀어보고 싶은 강렬한 호기심 때문이었다. 나는 나 자신이 누구인지 알기 위해 책을 읽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독서 행위 자체가 주는 재미와 기쁨, 그리고 행복을 위해 책을 읽는다."(p.10-11)

나는 저자처럼 멋있게 나의 독서의 이유를 설명할 수는 없지만, 내 어린 시절의 독서는 세상과 만나는 길이었다. 독서하는 시간은 내가 처해있는 현실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시간들이었고, 그 안에서 나는 새로운 세상에서 살아갈 나를 기대했다. 그 기대가 와장창 깨진 것은 대학생 때였는데, 내 독서를 한심하게 바라보는 친구의 눈길 때문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짧은 생을 살다 간 그 친구는 그 나름의 기준으로 나를 바라봤던 것이니... 그게 상처가 되어 내게 남아있지 않다.

지금의 나는 왜 책을 읽는가?

유일한 내 휴식과 쉼의 시간을 채워주는 개인적 취향 때문이기도 하고, 번잡스러운 현실에서 눈 감고 귀 닫는 길이기도 해서다. ---> 한 번 더 고민해 봐야겠다. 나는 왜 이런 이유로 책 속으로 파고드는지.

책으로 읽기보다 연극으로 봐야 제맛을 알 수 있는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p.30)를 나는 연극으로 두 번을 봤다. 책을 읽은 기억은... 음 없는 것 같다. 대학생 때 인문대학 안에서 만나는 수많은 문학도들 사이에서 그래서 '고도를 기다리며' 같은 소설 하나쯤은 입에 올릴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럼에도 쉽사리 책을 펼쳐보지 못했던 것은, 쉽지 않다는 얘기를 너무 많이 들어서일 것이다.

처음 연극을 봤을 때, 나는 멍해서 나왔다. ---> 왜 인지는 짐작하리라.

두 번째 연극을 본 것은 얼마 전이다. 내가 나이가 든 때문일 수도 있겠고, 수십 년 연기 내공이 쌓인 노배우들의 연기로 보아서 일 수도 있겠지만, 이제는 조금 알 것도 같다.


책을 해석하기보다 책에서 자신의 고민을 발견하기(p.38)

우리는 여태 책을 해석하는 일을 해왔고, 그 해석의 정답을 정해놓고 얼마나 잘 맞추냐를 평가해왔다. 그러니, 책이 재미있을 리 없고, 읽고 싶을 리 없다. 수많은 도서 목록보다는 나의 취향에 맞는 책을 선호한다. --->이것도 그리 좋은 것은 아닌듯하다만...

마치 유튜브 알고리즘이 내가 클릭하는 영상과 비슷한 것만 보여주듯, 온라인 서점의 추천 마법사는 내가 산 책과 비슷한 책을 자꾸 보여준다. 안다. 나는 또 지갑을 열 것이라는 것을.

"더욱이 한가롭게 고전만 파고들 경우, 당대의 과제들에 대한 문제의식을 놓쳐버릴 수도 있다. 고전 독서는 그 자체를 위해서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독자 자신이 '지금 현재' 상황에서 맞닥뜨리고 있는 개인적인 관심과 문제의식, 나아가 당대가 제기하는 문제와 대결하기 위한 사유의 연장에서 자신에게 필요할 때 찾아 읽어야 한다. 취향이 너무나 고전적이라 고전이 자신의 영혼에 딱 맞는 옷이라면 고전만 찾아 읽어도 된다."(p.40)

고전만 그러한 건 아니다. 그러나 고전만큼 오해를 받고 있는 책이 또 있을까? 고전 한 두 권쯤 읊어댈 수 있어야 책 좀 읽은 사람 티가 난다. 하지만 그 고전에서 재미를 찾지 못하는 사람도 분명히 있다. 고전이어서가 아니라, 그 책에서 내가 찾고자 하는 것(그것이 재미든, 지식이든 간에)을 발견할 수 없다면 굳이 [억지로] 읽을 필요는 없다.

"자신이 책을 읽는 이유와 목적, 지금 자신이 고민하는 문제들, 알고 싶은 것들, 즐기고 싶은 것들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우리는 독서로 즐거움을 얻고자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자기 자신이 더 나은 존재로 '변화'하기를 원한다.

즉 '자기 자신에 대한 진지한 관심'이야말로 모든 독서의 진정한 출발점이다.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왜 사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관심을 두지 않는 사람은 없다.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는 독서가 주는 순수한 기쁨과 재미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기쁨이 자기 자신과 삶, 세계를 더 잘 이해하게 해주는 인식의 쾌락과 연결될 때 우리는 더 큰 기쁨을 얻는다. 독서에서 재미와 인식은 분리 불가능한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p.43)

"그럼에도 요즘도 나는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에다 밑줄을 긋고 싶어 펜을 쥔 손을 부들부들 떨면서 안절부절못할 때가 많다.

사실 책에다 밑줄을 긋는 습관은 고질병과 비슷하여 생각보다 고치기가 힘들다. '참아야지, 참아야 하느니라!' 하고 스스로에게 다짐하지만, 끝내 밑줄을 긋고 싶은 욕망에 굴복하고 말 때도 있다. 도대체 나는 왜 이토록 집요하게 책에 밑줄을 긋고 싶어 할까? 밑줄을 긋는 습관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중고등학교 때 교과서나 참고서에 빨간 볼펜, 파란 볼펜으로 밑줄을 긋기 시작한 게 기원일 듯싶다.(p.163-164)

사실, 나도 밑줄 그으면서 낙서하면서 책을 읽는 편이라, 책을 빌려보지 못한다. 또 프래그 같은 걸 붙이는 것도 내게는 잘 맞지 않다. 그거 붙이고 있는 행위 자체가 내게는 불필요한 시간 낭비처럼 느껴져서이다. 그래서 나는 책에 밑줄을 긋는다. 빌리지 않고 사서 보는 책이 많은 이유도, 그 많은 책을 헌책방이나 중고로 팔아버리지 못하는 이유도 그때문이다. 이번에 이사를 하면서는, 줄 긋지 않은 책(필시 읽지 않았던 책일 확률이 높다)을 온라인 중고서점에 내다 팔았다. 나머지 수천 권의 책은 종이쓰레기로 버려졌다.

버리면서도 이번에는 그다지 아깝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앞으로 내가 사야 할 책을 조금 더 신중하게 골라야겠다는 생각을 했을 뿐이다.

책에 관한 책, 독서에 관한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다만, 이런 책을 읽을 때마다 내가 읽은 책은 그들이 소개하는 책 중에 1%도 안되는 경우가 더 많다는 사실에 놀란다. 그만큼 많은 책이 있고, 그만큼 각자의 취향에 맞는 책을 읽기 때문이 아닐까. 오늘 이 책을 덮으면서, [역시 사 놓았지만 읽지 않은 '돈키호테']를 마음 먹고 읽을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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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 나는 재미있게 살기로 했다
이서원 지음 / 나무사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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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십 대에는 사십 대를 주제로 한 책만 보이더니 오십 대가 되니 오십 대를 주제로 한 책이 눈에 띈다. 연령으로 뭔가를 구분한다는 것이, MZ 세대니 뭐니 하며 세대로 모든 것을 이야기하려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마는, 적어도 마케팅 타깃이 분명하다는 장점은 있어 보인다.

저자는 오십 이전엔 남의 얼굴로 살았다면 오십 이후엔 나의 얼굴로 산다고 말한다. 내가 볼 땐 저자도 치열하게 살아온 사람이라 남의 얼굴로 살았다 한들, 그 삶을 가치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나는 오십 이후의 삶을 살아야 하니, 지금보다 더 즐겁고 재미있게 살고 싶다. 불가능하지만 되돌아갈 수 있다면 이십 대로, 찬란했던 나의 이십 대로 돌아가고 싶다. 그때 비록 남의 얼굴로 살았다 해도, 그때만큼 도전이 두렵지 않았던 때가 없기 때문이다.

허나, 그것이 불가능하니 남은 인생을 어찌 살 것인가가 더 현실적이긴 하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내 삶의 방향을 잡는데 약간의 도움을 주었다.

오늘 아침 독서 중

타인에게 관대하려면

나에게 먼저 친절해야 한다

오십 대가 되면서 급격한 노화의 징후를 느끼고, 아니 보고 있다. 병원비는 계속 증가하는데 나아지는 걸 기대하기보다 현상 유지를 기대해야 한다. 휴대폰이고 책이고 간에 이제는 안경의 도움 없이는 읽을 수 없다. 노안은 여러모로 불편하다. 출근 준비를 하며 화장을 하다 쪼글쪼글해진 목주름을 발견했다. 눈가 주름보다 더 충격적인 비주얼이다. 아쉬운 따나 아이크림을 듬뿍 발라 임시처방을 하고 목주름 관리 제품을 검색한다. 불과 일, 이년 전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변했다.

저자는 나와 남과 세사에 친절할 때 행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나에게 친절하기 위해서, 우선은 몸에 친절하고, 다음은 마음에 친절해야 한다. 저자도 나처럼 혈당관리를 하고 있다는데, 아, 나도 혈당과 몸무게를 재어 몸 일기를 써야겠다. 좋은 팁이다. 제대로 혈당관리 못한다고 의사선생님한테 매번 혼나는데 시도해 봄직하다고 생각했다. 마음에 친절하려고 기념일 노트와 배움 일기를 쓰고 있다고 한다. 좋은 방법이다. 나도 할 것인가 하는 것은 좀 더 고민해 봐야겠고.

사람은 자신이 잘하는 것을 남에게도 요구하는 경향이 있다. 그 결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이 피해자가 된다. (p.56)

최악의 부모와 최고의 부모를 가르는 것은 똑똑하고, 부지런하고, 성실한 특성이 아니다. 자신의 미덕을 자식에게 요구하느냐 요구하지 않느냐에 있다. 요구하는 부모는 통제하는 부모이며 요구하지 않는 부모는 관대한 부모다. 통제는 폭력의 주된 특징이고 관대는 비폭력의 주된 특징이다.(p.56)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은 사람들의 비밀

혼자 있을 수 있다면 외로움은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 혼자 있을 수 없는 이들에게 외로움은 괴로운 문제가 된다. 무엇이 혼자 있는 것을 즐겁게 할까. 그건 자기를 좋아하고 자기에 대해 궁금해하면 된다. 자기 자신은 평생 그 속을 들여다보아도 질리지 않는 유일한 존재다.(p.87)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어른과 꼰대의 차이

꼰대는 나이가 많고 적고를 떠나 자기 이야기만 하고 남 이야기는 듣지 않는 사람, 입은 있는데 귀는 없는 사람의 다른 이름이다. 꼰대가 다른 사람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들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자기 생각이 완전무결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세상에 완벽한 생각도, 존재도 없는 걸 생각하묜 자기만 옳다고 생각하는 꼰대는 어리석은 사람이다. (중략) 꼰대에서 벗어나려면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하나는 나도 틀릴 수 있다는 생각과 다른 하나는 남의 생각을 궁금해하는 마음이다. (p.106~107)

돈도 안되는 모임을

왜 계속 만드냐고요?

모임을 만들 때마다 내가 세우는 원칙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나를 포함해서 두 명이면 한다'이고, 다른 하나는 '내일이라도 문을 닫을 수 있다'이다. (중략) 주위에서 모임이 오래가지 못하는 이유를 살펴보았더니 두 가지였다. 하나는 더 크고 화려하게 만들려는 욕심, 또 하나는 초심을 잃고 모임으로 이득을 보려는 사심 때문이었다. (p.159~160)

나도 11년이 넘게 매주 모임을 하고 있는 독서동아리가 있다. 그 동아리를 운영하면서 세운 원칙 중 하나는 저자와 같다. '모임에 딱 두 사람만 나오면 모임은 무조건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독서모임이 11년이라는 세월을 매주 하고 있는 원천이 되었다. 이제 독서동아리 선생님들에게 토요일 오전 시간은 당연히 모임에 참석해야하는 습관이 되었다.

오십이라는 나이가 줄 수 있는 '여유'가 있다. 결국은 제2의 인생을 시작하거나, 아직 완성하지 못한 삶을 계속해서 걸어가거나 지금의 내 마음의 상태가 이후의 삶을 결정한다. 이쯤에서 한 번 정리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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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이 나일지도 몰라 - 지친 나에게 권하는 애니메이션 속 명언
이서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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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이 어린이용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그림책이 그러하듯이 말이다.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회자되는 애니메이션에는 곱씹어 볼 대사들이 많다. 이 책은 그런 명언들을 소개한다.

여러 애니메이션이 있을 테지만, 이 책에는 거의 일본 애니메이션이 주를 이룬다. 일본 애니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익숙한 대사를 만나게 된다.

メイはきっとこの森のヌシに会ったんだ。

それはとても運がいいことなんだよ。

でもいつも会えるとはかぎらない。

숲의 주인을 만났나 보다.

메이는 운이 좋은 거야.

숲의 주인을 항상 만날 수 있는 건 아니란다. p.16

이웃집 토토로 속의 대사들은 온 마을이 함께 아이를 키우던 그 시절로 데려간다. 어쩌면 허무맹랑한 소리일지도 모르는 메이의 이야기도 숲의 주인을 만났다며 운이 좋다고 토닥여준다.

むかしは木と人はなかよしだったんだよ。

옛날엔 나무와 사람이 친구였단다. p.16

아마도 그랬을 것 같다.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생존을 위해서도 필요했을 테고...

人生は与えられたカードで繰り広げる真剣な勝負だ。

私がもらったカードに文句を言うよりは、

そのカードをどのように扱うか悩むことがもっと重要だ。

인생은 주어진 카드로 펼치는 진지한 승부야.

내가 받은 카드에 불평하기보다는,

그 카드를 어떻게 다룰지 고민하는 것이 더 중요하단다. p.28


포켓몬스터를 보면서는 나는 솔직히 동물 학대를 떠올렸는데... 뭐 보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니까. 이 포켓몬스터에서도 진지한 명언이 있다. 파트너로서의 포켓몬스터는 각각의 특성이 있고 개성이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절대 이길 수 없는 성향끼리 붙기도 한다. 자신이 가진 포켓몬스터의 능력을 최대치로 키우더라도 부족할 경우에는 남이 가진 포켓몬스터를 욕심 내게 된다. 로켓단처럼 말이다.

何もせずにすぐにうまくできると思う?

努力もしないで、ある日突然立派な人になるよか?

君の未来がどうなるかはこれからの君の努力次第だ!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바로 잘할 수 있겠어?

노력도 하지 않고 어느 날 갑자기 훌륭한 사람이 되겠어?

너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앞으로 너의 노력에 달려있어! p.44

도라에몽과 진구의 대화도 새겨들을 만하다. 게으르고 진지함이라곤 없는 진구의 태도는 도라에몽을 화나게 한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잘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다시 한번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You must try things that may not work.

And you must not let anyone define your.

you come from.

Your only limit is your soul.

Trust me. Anyone can cook.

But only the fearless can be great cook.

limits because of where

넌 효과가 없을지도 모르는 일을 시도해 봐야해.

그리고 네 출신이 어디던 간에 누구도 너의 한계를

정의하도록 해서는 안 돼.

너의 유일한 한계는 네 영혼일 뿐이야.

내 말을 믿어. 누구든 요리를 할 수 있어.

하지만 오직 두려움이 없는 사람만이 위대한 요리사가 될 수 있지. p.114

라따뚜이의 레미는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 요리사가 된다. 분명 현실 세계에서는 어려운 일이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안 되는 일은 아니다. 누군가는 그 한계를 뛰어넘어 길을 만들어낸다.


I don't care! What they're going to say!

Let the storm rage on.

The cold never bothered me anyway!

It's funny how some distance

Makes everything seem small.

And the fears that once controlled me

Can't get to me at all!

It's time to see what I can do.

To test the limits and break through.

No right, no wrong, no rules for me.

I'm free.

Let it go, Let it go!


나는 이제 사람들이 뭐라 하던 상관하지 않아.

폭풍우가 계속되도록 둬.

추위는 날 절대 상대하지 못하니까

참 우습네, 거리를 조금만 두니

모든게 다 작게 보여.

한때는 나를 조종했던 두려움도

이젠 날 괴롭히지 못해!

이제는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아볼 시간이야.

내 한계를 시험하고, 또 깨버려.

옳고 그름도, 어떤 규칙도 내겐 없어.

나는 자유야.

이제 놔, 모든 것을 놔! p.176~177

아이들 모두를 엘사 앓이에 빠지게 했던 그 애니메이션. 엘사가 각성하고 자신의 틀을 깨고 나오는 그 순간이다.

이 책에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애니메이션도 나오지만, 나는 이상하게 그 대사들에서는 별다른 감동을 받지 못했다. 오히려 이야기 전반의 흐름이 나에게는 더 와닿았던 것 같다. 이것이 애니메이션이든 소설이든 간에 사람마다 자기만의 감동 포인트는 같지 않다. 그러니 이 책의 저자가 전해준 명언들 외에 나만의 명언을 찾아보자.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책을 읽고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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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토끼끼토 보람 그림책 4
보람 지음 / 길벗어린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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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입장에서 솔직히 고백하자면, 내 아이가 남들과 다르게 행동하는 모습을 인정하긴 정말 어려울 것 같다. 그 '다름'으로 인해 사회에서 아이가 겪을 어려움이 눈 앞에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모두가 똑같이 하는 것이 뭐가 그리 중요한가? 누군가는 다른 생각을 하기에 세상이 이렇게 변화하고 발전해왔지 않나.

이 그림책 표지를 보고 나는 생각했다. 꽤나 골칫덩어리 토끼구나. 라고.

어렸을 때, 거꾸로 노래부르기를 했었는데, 가장 대표적인 동요가 '산토끼'였다. 아직도 기억한다. 거꾸로 부르는 가사를.

끼토산 야끼토 를디어 냐느가? 총깡총깡 서면뛰 를디어 냐느가?


토끼는 생일 선물로 파랗고 반짝반짝 빛나는 예쁜 신발을 받았다. 그러니 애지중지할 수 밖에. 길을 가다 흙탕물까지 튀고 보니, 토끼 입장에선 신발을 아끼려면 거꾸로 걷는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짜잔~~ 처음에 그렇게 거꾸로 다니는 데는 별 문제가 없었다. 세상을 거꾸로 보다보니, '끼토방식'은 '토끼방식'과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처음엔 꽤 재미있었다. 그때 누군가가 토끼에게 이렇게 말했다.


"쓸데없는 짓 그만 하고 똑바로 걸어다니렴"

"으악 괴물 토끼다 도망가자"

"거꾸로 걸으면 키가 안 커"

"똑바로 걸으면 당근케이크 사줄게"

"유별난 토끼네. 우리처럼 평범하게 걸으면 안돼"

"그렇게 인사하면 못써, 예의 없게."


물론 친구들은 토끼를, 아니 끼토를 걱정하는 마음에서 그랬지만, 여기저기서 말을 들은 끼토는 화가 난다. 왜 다들 나한테 그러는 건지.

우리는 나와 다른 것을 틀렸다고 말한다. 틀렸으니 고쳐야할 일이다. 다른 것을 다른대로 보는 일이 쉽지 않지만 노력해봐야겠다. 아니. 요즘 애들은 다르든 다르지않든 관심이 없을까?


마지막에 다들 자기가 하고 싶은대로 움직이며 끝난다. 무질서 속에서 굳이 질서를 찾아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저 있는 그대로 봐주기를 바란다.

이 그림책을 함께 읽은 아이들도 누군가와 다른 자기 모습에 자신감을 갖길 바란다. 다르다는 것은 틀린 것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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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지만 없는 아이들 - 미등록 이주아동 이야기
은유 지음, 국가인권위원회 기획 / 창비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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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은유 작가의 특강을 들었던 2022년 12월에 읽었던 책이다. 이번에 독서동아리 샘들과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다시 읽었다.


언제부턴가 나는 아이들에게 마음이 쓰였다.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것도 아닌데 기를 쓰고 사는 작은 인간에게 눈길이 가곤 했다. 어떤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음에도, 생의 초기 세팅이 이뤄지는 시기에 사막 같은 곳에 내던져진 아이를 뉴스에서 보고 나면 오래도록 심란했다. “부모를 골라서 태어날 수 없는 아이들의 평등을 지켜주는 게 공적 지원의 전제가 되어야 한다”라는 일본 사회학자 미나시타 기류(水無田 氣流)의 말을 다이어리 첫장에 적어두고 틈틈이 생각했다. 그러면 나는 무얼 해야 하지? (p.7)

저자가 이 책을 쓸 때, 평소 이런 생각을 했기에 좀더 생생하게, 그리고 절실함을 담아내었는지도 모르겠다. 고등학교까지는 그래도 학교도 다닐 수 있지만, 주민등록번호가 없는 그 아이들은 학교를 온전히 누리지 못한다. 우리가 너무도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을 [주민번호]가 없어서 누리지 못하는 것이다. '나'의 존재를 증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 한국의 아동 청소년은 '지금 여기'를 누리지 못하고 '나중에'를 강요받는 사회적 약자다. 연애도, 술도, 놀이도 대학 가면, 어른이 되면 하라는 말을 듣고 크니까. 그런데 그 '나중에'조차 빼앗긴 아이들, 약자 뒤에 가려진 이중의 약자가 있는 것이다.(p.9)

아이들은 알까? 누군가는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는 것을 꿈조차 꾸지 못하는 것을.

미등록 이주아동만이 아니라 이 나라에서 태어난 아이들 모두가 차별받지 않고 생존과 성장에 필요한 사회적 지원을 받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누구나 자신의 생애기회를 설계하고 삶을 누릴 수 있어야 하는 것은 시혜나 휴머니즘 차원이 아니라 인간의 당연한 권리다.(p.32)

이 아이들은, 우리처럼, 우리 아이들처럼 이 나라에서 태어나 이곳에서 살고 있다. 자기 나라를 떠나서 이곳을 선택해서 온 아이들이 아닌데 그들에게 '왜 여기에 왔냐고, 한국에서 사냐고' 묻는다. '알지 못하면서' 그것을 부끄러워하지도 않는다. 국가와 부모를 골라서 태어날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어쩌다보니 한국에서 태어났고, 이곳에서 살아야 하는데 '너네 나라로 가라'고 한다. 이제 이 책을 읽고 나면 이주아동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나는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을 했었다. 유학을 오거나, 취업을 하거나, 국제결혼을 하거나, 다양한 방법으로 한국에 와서 살면서 언어를 배우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이 아이들은 그 속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그들과 만나 이야기를 하고, 그들의 생각을 한국어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다가 보면 그들을 이해하려는 마음이 생긴다. 다문화교육이란게 글로 배운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주변에 있는 그 아이들과 어울려 살면서 그들의 어려움을 직접 눈으로 보고, 그 편견을 깨 나가다 보면 자연스레 터득되는 것이다.

이민자들이 많은 나라에서, '다문화교육'이라는 것을 일부러 만들어서 할까? 우리나라가 유난히 외국인 이민자들에게 대해 보수적이다보니, 오히려 잘 볼 수 없어서 잘 몰랐을 수 있다. 이제 어느 도시에 가면 한국인보다 외국인이 더 많이 보이는 곳도 있다. 이제 이것을 교육받아서가 함께 살아가는 구성원으로서 느끼고 생각을 할 수 있어야할것 같다.

친구들과 두루두루 사이좋게 지내게 된 건, 아마도 제가 한국 왔을 때 친구들이 저를 배척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저는 영어를 못하거든요. 그런데 외국인이니까 친구들이 저를 처음 보면 “헬로" 하고 인사를 해요. 중학생이 되니까 다른 학교 친구들도 만날 기회가 생기잖아요. 이 친구들도 저한테 "헬로” 하더라고요. 그럼 저는 한국말로 "안녕"하고 인사하죠. 그러면서 한바탕 웃고 친해지고요. 제가 차별을 안 당하니까 저도 친구들을 차별할 생각을 안 했죠. (p.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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