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흐르는 강 2 북극곰 그래픽노블 시리즈 5
막스 레르메니에 지음, 드제트 그림, 지연리 옮김 / 북극곰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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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이야기를 그래픽노블 거꾸로 흐르는 강의 두번째 책인 '한나'에서 만날 수 있다. 토멕의 이야기와는 달리 한나의 이야기는 한나가 토멕에게 자신이 경험한 모험을 들려주는 방식으로 시작한다. 소설의 구성이나 이야기 방식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기 때문에 전혀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아, 한나가 나이들어 보인다는 것만 빼고^^ 그래픽노블의 장점이자 단점이 아닐까. 내가 상상했던 등장인물과 다른 모습을 보게 될 때 느끼는 어색함 말이다. 어쨌든, 그래픽 노블로 읽는 한나 이야기는 어떤 이야기가 있을까? 



한나는 토멕을 처음 만났던 그날 잡화상에 가기 까지 자신이 겪은 일을 이야기한다. 한나는 새가 한마리 있는데, 한나의 아빠는 그 새를 사느라 집과 재산을 모두 팔고 부인과 아이들마저 떠나버린 채 몸을 혹사시켜 가며 일을 하다 돌아가셨다. 그래서 입양이 되어 살아가다가 새가 힘없이 죽어가는 것을 보고 여행을 떠난다. 죽지 않고 영원히 살 수 있다는 그 강물을 찾기 위해서. 한나에게는 그 새는 희망이자 아빠의 마지막 흔적이었다. 그래서 그 새를 살리는 일이 한나 자신이 앞으로 험하고 어려운 일을 헤쳐 나가는 희망을 살리는 일이었을 것이다. 



한나가 밤에 몰래 집에서 빠져나와 만난 그레고리와 이오림 할아버지, 소금을 팔러 가는 상인들, 향수마을의 사람들, 오갈리 바히봄바르 선장, 알리제 공주와 에티에네트도 모두 한나의 모험에 크고 작은 도움을 준다. 인생은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사회에 나와 만나는 많은 사람들과 상호작용을 통해 살아간다. 이 책을 읽을 때, 망각의 숲에서 곰에게 쫓기거나, 사막에서 환상처럼 '삶과 죽음이 이어지는 일생'을 살아본다거나 하는 일은 인생의 고비처럼 여겨진다. 그 고비를 하나하나 잘 넘어 그렇게 원했던 크자르 강의 강물을 새에게 먹이게 된 한나. 



크고 어려운 고비를 잘 넘기고 힘들지만 세상을 향해 당당하게 걸어갔던 한나와 토멕이 함께 만들어갈 앞으로의 시간이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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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흐르는 강 1 - 토멕 북극곰 그래픽노블 시리즈 4
드제트 그림, 지연리 옮김, 장 클로드 무를르바 원작, 막스 레르메니에 각색 / 북극곰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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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 출판사에서 그래픽 노블로 '거꾸로 흐르는 강'이 두 권 출간되었다. 어렸을 때도 만화는 거의 좋아하지 않아서 잘 안 읽었다. 그래픽 노블이라는 것이 만화와 소설의 중간쯤 되는 장르라고 하는데 어떻게 보면 만화와 구분이 가지 않기도 한다. 이 책은 1권 토멕과 2권 한나로 나누어진다. 소설로는 '거꾸로 흐르는 강'과 '한나이야기'이다. 책을 읽을 때와 이렇게 그림을 통해 시각적 정보가 주어질 때 내 머리로 그려낸 등장인물과는 다른 모습이 나타나서 낯설어지기도 한다. 토멕과 한나의 나이가 열두 살에서 열 네살 정도 되는데 토멕은 비슷한 것 같은데 한나는 더 성숙해보인다. 사실 한나가 토멕보다 먼저 여행을 떠났다고 생각하면 그럴 것도 같다. '거꾸로 흐르는 강'의 이야기를 거의 똑같이 재현해 놓았다. 향수 마을에서 만난 페피공의 이야기가 빠져 있는 것이 아쉽기는 하다. 다만, 토멕의 여행과 모험에 페피공과의 만남은 큰 영향을 주지 않으니 빠졌다고 해도 그리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책을 읽으면서 상상했던 망각의 숲, 그리고 들판에서 꽃 향기를 맡고 잠들어버렸을 때의 장면, 그리고 눈이 내리는 향수마을 등 나의 상상과는 조금 달랐지만 아름답게 그려낸 배경들을 감상할 수 있었다. ​ 특히 포드콜을 움직이게 해서 거꾸로 흐르는 강의 물줄기를 찾아내는 장면이라든가, 바다를 건널 때 무지개 다리에서 만난 할머니 등은 나의 상상을 더욱 풍성하게 해주었다. 변할 것 없고 특별한 일도 일어나지 않는 마을에서 바깥 세계로 떠나고 싶어했던 토멕의 여행이 시작되었을 때, 누구도 알 수 없는 모험이 기다리고 있었다. 잡화상에 와서 거꾸로 흐르는 강의 강물을 구하러 떠난다는 한나를 만나게 되면서 그는 자기 안의 욕망-떠나고 싶고 모험을 하고 싶은-을 건져올리게 된다. ​ 살면서 누군가로부터 자극을 받고 용기를 얻게 되는 때가 있다. 이 책에서는 토멕이 한나를 만남으로써 그렇게 된다. 나의 삶에 신선한 자극을 줄 수 있는 그런 친구, 길고 긴 인생을 함께 걸어갈 친구를 만나는 것은 쉽지 않다. 토멕이 이 여행을 통해 만난 마리, 아치공, 에즈테리공, 바스티발라공, 그들 모두 토멕의 인생을 좀더 풍성하고 의미있게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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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이야기 사거리의 거북이 3
장 클로드 무를르바 지음, 임상훈 옮김 / 청어람주니어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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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노블 '거꾸로 흐르는 강'을 읽은 후 소설 '거꾸로 흐르는 강'을 읽었다. 그래픽 노블은 2권이었는데, 소설은 토멕의 이야기만 있어서 한나 이야기를 다시 검색하였다. 그렇게 해서 찾아낸 책이다. '거꾸로 흐르는 강'은 토멕의 모험을 들려주는데 한나가 토멕에게 남긴 편지를 통해 '한나'가 왜 크자르강물을 구하러 다니는지를 알 수 있었다. 이 책은 바로 그 한나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토멕의 이야기와 달리 한나의 이야기는 한나의 입을 통해 전달된다. 한나는 이 이야기를 토멕 외에는 어느 누구에게도 한 적이 없다. 왜냐면 사람들은 이 이야기를 믿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나는 함께 모험을 했던 토멕만이 믿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있는 독자들도 한나의 비밀 이야기를 함께 공유하게 된다. 우리도 토멕과 한나의 모험에 동참했었으니까.

한나는 아빠의 사랑을 받으며 자라던 아이이다. 아빠는 매년 한나가 원하는 새를 사주었는데, 어느 날 한나가 고른 새는 전 재산을 처분하고도 살 수 없는 새였지만 아빠는 그 새를 사주었다. 엄마와 형제들은 집을 나가고 아빠와 오두막에서 살던 한나는 아빠마저 죽고 난 후 친척 집에서 살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그 새가 시들시들 죽어가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고, 영원히 죽지 않는 강물을 찾아 떠나게 된다.

토멕이 떠날 때 세상을 떠나 여러 곳을 여행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득했다면, 한나는 그 멧새를 (나의 어린 시절과 아빠의 마지막 흔적을) 모두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때문에 여행을 떠난다. 한나도 거꾸로 흐르는 강 크자르강이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찾아가야하는지를 모르지만 사막과 바다를 건너서 찾아간다. 한나가 먼저 가게 된 곳은 반 바이탄, '아주 먼 곳, 아무도 가지 않는 곳'으로 간다. 그 여행에 함께 동행하게 된 그레고리와 이오림 할아버지는 반 바이탄에 왜 가는지를 말해 주지 않지만, 그들은 한나와 그 여행을 하면서 모험을 한다.

사막에 들어갔을 때 한나는 이오림 할아버지가 준 나침반 덕분에 길을 잃지 않았다. 한나는 사막에서 라리크를 만나 새로운 삶을 산다. 오아시스에서 환상을 보듯 그렇게 한나는 라리크를 통해 겪어볼 수 없는 삶을 살아본다. 다시 현실로 돌아온 한나는 침묵하는 사람들(소금 파는 상인들)을 만나 다시 여행을 시작한다. 침묵하는 사람들과 헤어져 한나가 가게 된 곳이 토멕이 살고 있는 그곳이었다.

그러니까, 토멕의 여행이 시작되기 전 한나는 아무도 모르는 곳과 사막을 거쳐 왔다. 물론 한나는 토멕의 잡화상에서 사탕을 하나 살 생각이었지만, 그녀가 던진 질문 크자르강의 강물이 있는가 하는 질문 때문에 토멕도 여행을 떠나게 된다.

우리는 때로는 혼자 살아가는 세상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행동이나 삶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말 한 마디, 행동 하나로 다른 사람을 변화시키기도 하고 다른 이의 인생을 바꿔놓기도 한다. 한나는 토멕을 깨운 것이다.

지금부터는 한나와 토멕의 목적지는 같은 곳이다. 그러나 그들이 같은 장소를 간 것은 두어곳 정도이다. 망각의 숲과 향수마을인데, 둘이 같은 장소에 있었지만 만나지는 못한다. 또는 만나더라도 서로 이야기를 나누거나 하지 못한다. 크자르강으로 가는 길이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니 두어 곳 겹치기는 했지만 다른 모험을 하며 나아간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토멕과 함께 크자르강을 찾아 올라가게 된다.

한나의 모험은 토멕의 모험과는 조금 다르다. 토멕의 모험 앞뒤로 한나의 모험은 더 이어진다. 한나의 모험 역시 자기 자신을 찾는 여행이었다. 한나의 여행은 자신의 입으로 이야기하면서 자신과의 대화로 이어진다. 살면서 우리는 알지 못하는 위험과 어려움에 처하기도 하고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군중 속의 외로움을 느끼기도 한다. 한나가 자기와의 대화를 통해 삶의 의미를 찾아갔듯이 우리에게 필요한 것도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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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흐르는 강
장 클로드 무를르바 지음, 정혜승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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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소설은 때로는 성인 독자를 위한 작품보다 더 확실하게 와 닿을 때가 있다. 도서관에 책을 꽂으면서(작은도서관에서 자원봉사활동으로) 도서관 특성상 청소년과 성인으로 나눠야 할 때 많은 고민을 한다. 굳이 나눌 필요가 없다면 문학 작품으로 보면 그만이다.

이 책은, 최근에 그래픽노블로 발간된 책을 읽고 다시 찾아본 책이다. 중학생인 딸이 그래픽 노블을 읽은 후 원작을 읽고 싶다고 해서 중고서점을 뒤져서 구입했다. 2006년에 출간되었는데 (딸과 동갑이네) 책이 깨끗하고 번역도 괜찮았다.

장 클로드 무를르바는 작가 겸 독일어 번역가로 희극배우로 공연을 하기도 하였다. 나는 이 작가의 책을 이번에 처음 읽었는데 내가 청소년 시기에 읽었다면 꽤 좋아했을 것 같다. 그래픽 노블을 읽고 이 책을 다시 읽은 딸이 말하길 "원작을 읽은 것이 좋았다"고 하였으니 추천할 만하다.

이 이야기는 현대의 안락함이 자리 잡기 이전의 옛날 이야기이다. 시대적 배경이 애매한 것은 '옛날옛날에'로 시작하는 이야기들처럼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것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한다. '거꾸로 흐르는 강'은 토맥이라는 소년이 주인공이다. 꿈꾸는 눈빛을 지닌 소년, 없는 것이 없이 모든 것을 파는 잡화상의 주인이다. 언제든 open 상태의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소년이었지만 그의 가슴 속에는 이곳을 떠나 세상을 둘러보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했다. 그러나 할아버지 아버지를 거쳐 대대로 내려오는 가게를 꾸려오면서 마음 내키는대로 훌쩍 마을을 떠나는 일은 할 수 없었다. 자신의 마음은 가슴 속에 비밀로 간직하고 살아가던 토멕에게 그날 열 두살 정도 되어 보이는 소녀가 나타남으로써 완전히 달라진다.

들판을 걷고 또 걸어 소녀와 거꾸로 흐르는 강을 찾아나선 토멕, 꿈도 바람도 아닌 실제로 떠났다는 사실만으로도 토멕은 가슴이 벅차오른다. 마을을 또날 때 가슴에 차올랐던 뻐근한 행복감, 자유롭다는 느낌, 가슴 설레는 기쁨, 여행의 기쁨을 오롯이 느끼고 있는 토멕이다.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하는 토멕은 망각의 숲에서 마리를 만난다. 남편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결혼하고 3일이 채 지나지 않았을 때 깨달았던 마리는 자신의 사랑과 행복을 위해 떠난다. "인생에서 진정 중요한 일은 단숨에 이뤄지기도 한다."(p.45) "결국 모든건 자신의 결정에 달린 거란 걸 너도 곧 깨닫게 될 거야."(p.47) 거꾸로 흐르는 강 크자르강, 영원히 죽지 않는 강을 찾아 떠난 토멕에게 마리는 그렇게 이야기한다. 넌 정말 용감한 소년이야.

마리와 혜어져 들판을 건너가던 토멕은 꽃향기를 맡고 잠이 든다. 그리고 향수마을에서 잠을 깨우는 주문을 듣고 일어난다. 그곳에서 토멕은 그 소녀도 이곳을 거쳐 갔음을 알게 되고, 소녀가 남긴 편지를 읽는다. 토멕은 소녀의 이름이 한나라는 것을 알게 되고, 그녀가 어떻게 자신의 잡화상에 왔는지, 크자르강을 찾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알게 된다. 향수 마을을 떠나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게 된 토멕. 그 바다에서 무지개를 건너지 못하고 돌아오지 못한 선원들처럼 토멕도 돌아오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두근두근 걱정을 하며 책을 읽는다.

존재하지 않는 섬을 거쳐 성스러운 산을 올라갔다가 고향으로 돌아오기까지 토멕의 모험을 읽고 책을 덮는다. 토멕은 크자르강과 한나를 찾아 떠날 때, 어떻게 그곳으로 갈 수 있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정확하게 알지 못한 채 무작정 움직였다. 그 무모한 도전이 어렵고 힘들 것이란 것을 알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렇게 걸어가서 결국은 성공할 것이라는 희망도 함께 본다. 우리가 사는 삶이 그렇지 않은가? 청소년기를 거치면서 세상으로 나오게 된다. 아무 것도 정해진 것 없고, 정답처럼 확실히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는 용감하게 자신의 알을 깨고 세상으로 나온다. 토멕은 이 여행을 통해 많은 사람을 만났고 그들을 통해 용기와 희망, 그리고 도전하는 삶을 알게 되었다.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일상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이 여행 전의 토멕과 지금의 토멕은 분명 다른 사람일 것이다.

환상적인 모험 이야기면서 성장소설이다. 청소년이 읽기에 좋고, 성인이 읽어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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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로부터 내 시체를 지키는 방법 - 죽음과 시체에 관한 기상천외한 질문과 과학적 답변 사계절 1318 교양문고
케이틀린 도티 지음, 이한음 옮김 / 사계절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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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과 시체에 관한 기상천외한 질문과 과학적 답변이라는 부제가 있는 책이다. 제목만 보고 유쾌한 탐정소설 쯤 된다고 생각했다. 작가 정여울이 추천한 책이라고 해서 관심을 가졌고 10대를 위해 쓴 '죽음'에 대한 책이라기에 읽어보고자 하였다.

이 책에는 그동안 저자가 받은 죽음에 관한 질문 중에서 재미있고 특이한 내용을 골라 실었다고 한다. 저자는 장례지도사 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다. 대안적인 죽음 문화를 탐구하는 좋은 죽음 교단을 설립하여 죽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장례지도사' 자격과정이 있고 관련 직업이 있다. 내가 20년쯤 전에 모 상조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는데, 그때 장례 문화에 관해 이것저것 알게 되었었다. 장례나 결혼 등을 준비하면서 상조서비스를 들게 되는데 개인적으로는 결혼식보다는 장례식에 많이 도움이 되었다. 결혼은 여기 저기 물어도 보고 좋은 일이니 설레발을 좀 쳐도 괜찮지만, 장례식은 경황도 없고 갑작스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보니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의지하기 마련이다.

이 책의 저자는 장례지도사라는 직업을 갖고 있으며, 자신의 직업에서 좀더 확장하여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사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죽는 것이 아닐까? 자, 그렇다면 죽음에 대해 무엇이 궁금할까?

첫 번째 질문은 "내가 죽으면 고양이가 내 눈알을 파 먹을까?" 이다. 요즘처럼 반려동물이 많은 때에 이런 섬뜩한 질문이라니 깜짝 놀랄 일이다. 더군다나 요즘은 고양이 전성시대 아닌가? 그러나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기르는 고양이는 아주 귀엽긴 해도 사자와 DNA의 95.6퍼센트가 같고, 기회가 있으면 다른 동물을 잡는다고. 우리가 죽은 후 누군가에게 발견되지 않고 반려동물인 고양이나 개와 함께 있을 때, 사람이 죽은 동물을 먹듯이 그렇게 그들도 사람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좀 섬뜩하긴 하지만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집을 팔 때, 살 사람에게 누군가가 그 집에서 죽었다는 말을 해야 할까?"

죽음은 많은 집에서 일어났다. 요즘이야 병원이나 요양원 등에서 죽음을 맞이하기도 하지만 예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집에서 죽음을 맞이했다. 그러니 굳이 그런 말을 집을 사는 사람에게 할 필요는 없다. 보통은 임종 후 부패가 일어나기 전에 옮겨지므로 집에서 유령이 나오거나 할 일은 없다는 말이다. 살인이나 폭력 같은 죽음은 알려야 할 중요한 사실에 들어갈 수도 있지만 대부분이 맞이하는 평온한 죽음이나 사고사는 알릴 필요가 없다. 그러나 우리가 어차피 남이 살던 집에 들어가 살게 된다면, 누군가가 죽은 집일 수 있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게 좋다.

"묘지가 꽉 차서 더 이상 시신을 받을 수 없다면 어떻게 될까?"

이 질문은 이미 그런 시대를 살고 있는 것 같은데... 우리나라도 매장 문화에서 화장 문화로 옮겨 가고 있는 듯하다. 당연히 매장한다고 생각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화장을 하고 유골함을 아파트 같은 유골함 보관소에 10년, 20년 보관을 할 수 있다. 그 기간 동안 살아있는 자는 그들을 만나러 갈수도 있고 추모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이 외에도 매장 공간이 부족해졌기 때문에 다양한 방법들을 연구하고 있다. 옛날에는 묘소가 있는 장소에서 가까운 곳에 일가친척들도 모여살았으니 묘지 관리도 쉬웠고 찾아가 보는 일도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매장할 수 있는 땅도 없지만, 그곳을 관리하고 찾아가서 추모할 여력이 없는 삶을 살고 있다. 화장은 좋은 대안이다.

죽음에 관한 다양한 질문에 저자만의 유머와 위트를 섞어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을 알려준다. 우리는 죽음에 대해 잘 모른다. 그래서 막연히 두렵고 무서운 일이라 생각한다. 병이나 사고로 죽는 모습을 보며 죽음은 고통스러운 것이라 여긴다. 그러나 때로는 이 죽음이 고통에서 나를 해방시켜주기도 한다. 저자는 죽음에 관해 배우고 많은 질문을 해보는 것이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죽음'이 두려운 것은 그것을 모르기 때문이다. 이 책 속 질문은 무겁지 않고 웃음이 피식 나는 질문들이 많다. 이 질문들을 통해 당신과 나의 두려움이 조금이나마 줄어들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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