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퀴벌레를 오해했습니다 - 싫어하던 바퀴벌레의 매력에 푹 빠진 젊은 과학자의 이야기
야나기사와 시즈마 지음, 명다인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책을 읽고 썼습니다 **



요즘도 가끔 바퀴벌레가 보이기는 하던데... 내가 어렸을 때는 더 많이 보였었다. 지금이야 해충박멸하는 세x코 같은 업체도 있고, 가정용 해충박멸약도 많고, 아파트에서는 때되면 소독도 하고 하니 잘 보지 못하게 된 것 같다. 


어렸을 때, 여름이면 집 앞 마당 평상에서 잘 때가 많았다. 집 앞 마당이라고는 하지만, 사람들이 다니는 골목길 어귀였다. 응답하라 시리즈 보면 나오는 집 앞 골목에 있는 평상 같은... 거기 누워 하늘을 바라보며 잠들곤 했는데, 가끔 얼굴이나 팔 어디쯤에 커다란 무언가가 툭 떨어지곤 했다. 날아다니는 바퀴벌레... (혹은 옆 무화과 나무 위에서 떨어진)였다. 그러니 당연히 내 기억 속의 바퀴벌레는 더럽고 징그럽고 보기 싫은 존재일 수밖에...


그런데 이 책에는 그런 바퀴벌레의 매력에 빠진 한 사람이 등장한다. 아니, 바퀴벌레를 애완용으로 키운다고 하는데 우웩... 왜? 이런 의문을 갖고 펼쳐보았다. 


내가 바퀴벌레를 오해했습니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단순히 생물의 한 종인데 왜 바퀴벌레는 미움받을까? 그 답은 쉽게 나오지 않는다. 순수하게 바퀴벌레의 성질이 싫다기보다 '모두가 싫어하는 존재', '해충', '무시무시한 존재'라는 이미지가 거대한 혐오감으로 뭉쳐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퀴벌레가 싫다는 사람조차 '싫다'라는 자기감정을 의심하며 '바퀴벌레는 왜 미움받을까'라는 의문을 품는다. 바퀴벌레가 꺼림칙하다면 부디 '왜 싫어하는지'를 곱씹어보길 바란다. 머릿속에서 실제 감정 이상으로 혐오감을 부풀리고 있는건 아닌지 의구심을 가지자."(p.21) 라고. 


바퀴벌레를 해충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이상 싫어하는 것은 당연한 거 아닌가 라고 생각하다가, 무서워하고 소름돋게 싫어하고 할만한 존재인가를 생각하면 또 그 정도는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우리가 바퀴벌레를 대하는 마음 역시 '혐오' 감정에 해당한다면 바퀴벌레에 대해 알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바퀴벌레는 죽기 직전에 알을 낳는다."

"바퀴벌레 한 마리가 보이면 주변에 100마리는 더 있다."

"바퀴벌레는 사람을 공격한다." 


바퀴벌레에 대한 괴담이다. 음, 괴담이라면 사실이 아니란 말일까? 위의 두 가지는 나도 그렇게 알고 있는 이야기이다. 저자는 바퀴벌레가 죽기 직전에 알을 낳는 것이 아니라 알집을 달고 다니기 때문에 슬리퍼로 내리치거나 약을 뿌리면 그 알집이 떨어져 나온다고 한다. 뭐, 죽기 직전에 알을 낳는 것은 아니지만 알이 그때 떨어져나오는 것은 맞는 것 같군. 그리고 한마리가 보이면 주변에 100마리는 더 있다는 것은 비번하게 나타날 경우 해충박멸업체에 연락을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음...어쨌든 있을 수 있다는 말인데??) 그리고 마지막, 사람을 공격한다는 것은.... 사람을 적당한 높이의 착지점 정도로 여겼을 거라고 한다. 공격의 의도는 없었다는... 그래도 그 여름밤 내 얼굴 위로 떨어졌던 그 감촉은 정말 두번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은 감촉이었다. 


그렇다면 저자는 바퀴벌레를 왜 좋아하게(?) 되었을까? 이 책에 나오는 수많은 바퀴벌레들을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바퀴벌레'이기는 하지만 '바퀴벌레'처럼 안 보이는 아이들이 엄청 많았다. 그렇다면 나도 그게 '바퀴벌레'라고 혐오하지는 않았을 듯하다. 역시 외모가 중요한 것인가? (아 --;; 그래도 시커멓고 커다란 그 바퀴벌레는 싫다) 그래서 내 생각에는 이 저자가 알고 있는 수많은 바퀴벌레들은 일반인들도 그다지 싫어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다. 결국은 특정 형태(색이나 크기)의 바퀴벌레는 저자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내가 좋아하게 될 것 같지는 않다. 


실내에 출몰하는 바퀴벌레는 배수구, 싱크대 등 잡균이 많은 장소를 통과했을 수도 있고 마구잡이로 돌아다니는 잡식성이므로 온갖 병원체를 운반할 수도 있다. 또 숲 속에 서식한다고 해도 어디서 무얼 먹고 왔는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위험요소는 모든 생명체에 잠재해 있는 것으로 바퀴벌레에만 한정할 수는 없다. 그래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바퀴벌레에만 한정된 위험이 아니다. 사람도 마찬가지 아닌가. 그러므로 거북이, 물고기 등 야생의 생물을 만지고 나면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p.43)라고.


그러면 이 저자는 어떤 사람인가? 왜 바퀴벌레를 연구하고 있는 것일까? 고등학교 졸업 후 자연환경을 공부하는 전문학교에 입학한 저자는 막연히 생물과 관련 있는 직업을 가졌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 곤충자연관찰공원의 '곤충관' 구인을 보고 입사를 지원하여 채용되었다고 한다. 곤충관 직원들의 주요 업무를 '생물 사육, 전시 제작, 이벤트 운영'으로 나눈다고 한다. '생물 사육'은 곤충관의 무수히 많은 생물을 매일 보살피는 일이다. '전시제작'은 사육 중인 생물들을 전시해 관람객들에게 잘 보이도록 조정한다. '이벤트 운영'은 곤충관찰교실, 사육방법교실 등과 같은 이벤트를 운영한다. 따라서 나는 이 책을 '바퀴벌레'를 혐오하지 말라는 이야기 뿐만 아니아 곤충관에서 일하는 직업군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해준다고 생각했다. 


곤충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청소년이라면 진로 결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의 소재가 '바퀴벌레'라는 것보다 '곤충'으로서의 바퀴벌레를 바라보면 좋겠다. 그리고 곤충과 관련 있는 직업으로서도 살펴보길 바란다. 


저자는 곤충관 업무의 일환으로 곤충 중심의 사진 촬영과 사육 개체 채집을 위해 야에야마 열도(깊은 원생림 정글로 희귀생물이 많이 서식한다)에 방문한다. 그리고 여기서 히메마루바퀴와 처음 만나게 된다. 저자는 처음 사육하는 종은 인터넷에서 사육 정보를 찾거나 선례를 참고하는데 이 바퀴벌레는 정보가 거의 없었다. 그러나 모든 생물이 그러하듯 매뉴얼이 모든 걸 보장하지는 않는다. 같은 종이라도 개체 차이가 있고 사육환경을 미세하게 조정해야 한다. 


책을 통해 곤충을 다루는 직업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고, 학문적으로 연구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해충으로서의 '바퀴벌레'만을 알고 있던 나에게는 신선한 이야기였다. 다만, 학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바퀴벌레의 이름을 일본어 그대로 읽어서 번역한 것은 조금 아쉬웠다. 우리나라에서 부르는 이름이 없다고 한다면 학명으로 표기했으면 어떨까? 일본에서만 서식하는 생물이 아닌 이상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메타버스 언박싱 - 10대를 위한 메타버스 완전 정복 10대 이슈톡 3
이정호 지음 / 글라이더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메타버스에 관한 책이 많이 출간되었다. 그 중에서도 청소년이나 어린이를 위한 메타버스 책은 전체를 개괄할 수 있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 같다. 메타버스는 이미지로 만들어진 세계지만 그 안에서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활발히 이뤄진다는 점에서 새로운 삶의 공간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지금 청소년들은 이미 메타버스 세계를 많이 경험하였기 때문에 '어른들은 메타버스를 너무 신기하게 생각하고, 그것에 관심을 많이 두는 것 같다'는 말을 한다. 우리에게는 신기한 세계이지만, 이미 그것을 자연스럽게 경험하고 있는 세대들과는 다를 수 밖에 없다.

메타버스로 불리는 서비스, 기술, 용어를 찾아가다 보면, 메타버스가 4가지의 대륙, 4가지의 특성을 갖고 있음을 알게 된다. 급작스럽게 비대면 시대로 접어들었고, 우리의 뇌는 계속해서 변해간다. 이미지는 현실만큼 중요해졌고, 세상을 바꿀 기술이 메타버스로 집중되고 있다.

어제는 방송사들의 기술경쟁력을 살펴 볼 수 있는 대선 투표 집계 방송이 있었다. 과학적인 통계방식을 접목한 출구조사 결과가 정확도가 예전과 비교할 때 엄청 정교해졌음을 알 수 있었다. 보통 때 같으면 거리에서 시민들과 인터뷰를 했을텐데 어제는 메타버스 안에서 인터뷰가 이루어졌다. AI와 메타버스 기술을 접목하여 다양한 개표방송을 보여주었다. 메타버스가 이제는 '아는 사람만 아는 그들만의 세상'이 아닌 것이다.

기술의 발전은 끊임없이 매테버스를 발전시키고 있다. 가상현실, 증강현실, 혼합현실, 확장현실 등이 현실을 대체하고, 메타버스를 체험하기 위한 맞춤형 기술들도 준비되고 있다. 학교도 예외일 수 없다. 많은 전문가들은 메타버스가 실현되기 좋은 공간으로 학교를 이야기한다. 이전과는 다른 세계가 우리 눈 앞에 와 있다.

메타버스(Metaverse)는 '가상', '초월' 등을 뜻하는 '메타(Meta)'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 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의 가상 세계를 가

리키는 말이다. (p.15)

전문가는 메타버스를 구성하는 여러 세상을 라이프로깅 세계, 증강현실 세계, 거울 세계, 가상현실 세계로 구분한다. 라이프로깅 세계는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저장하고 기록하고 공유하는 세계로 '페이스북(Facebook)', '틱톡(Tik-Tok)',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을 말한다. 라이프로깅 세계는 평범한 개인을 디지털 세계 속 주인공으로 만들어 주는 마법의 공간이다. 증강현실 세계는 우리 눈에 보이는 현실 위로 3차원 이미지를 덧대어 보여 주는 세계로 포켓몬go, 이케아(IKEA)의 가구 배치, 박스를 열지 않고도 가상의 이미지를 통해 내용물을 확인하는 서비스 등이 해당한다. 생산 공정이나 수리 과정에 증강현실을 도입하는 기업이나 공장도 늘어나고 있다. 거울 세계는 세상 구석구석을 디지털 정보로 변환해 우리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 주는 세계로 가장 대표적인 것이 구글의 스트리트뷰(Street View)'이다. 현실과 완전히 차단된 환경에서 또 다른 현실을 만나는 세계라고 할 수 있다. 이 세계가 중요한 진짜 이유는 사람이 가상 세계 속에서 또 다른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가장 대표적인 메타버스 서비스로는 제페토와 로블록스, 마인크래프트인데 이 서비스에는 오픈월드, 샌드박스, 창작자 경제, 아바타라는 4가지 공통점이 있다. 메타버스는 정해진 스토리가 없고 사용자가 자유롭게 탐험하거나 바꿀 수 있는 시스템, 즉 '오픈월드'이다. '샌드박스'는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놀이를 하는 모래 놀이통인데 메타버스도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원하는 것을 만들거나 탐색하고, 즐길 수 있다. 로블록스의 '로블록스 스튜디오', 제페토의 '빌드 잇' 기능과 '크리에이터' 기능은 창작자가 되도록 도와준다. '창작자 경제'는 메타버스를 진짜 대세로 만든 핵심적 요인이다. 메타버스를 서비스하는 운영 기관은 창작자에게 활동할 수 있는 공간과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생산한 콘텐츠는 그 공간에서 자유롭게 유통할 수 있는 거래 시스템까지 제공한다. 콘텐츠 거래 시 각 메타버스 서비스만의 화폐를 사용하는데 이 가상 화폐는 실제 현금으로 환전이 가능하다. 마지막은 '아바타'이다. 아바타는 나날이 진화하는 중인데 인공지능(AI)을 통해 사람의 얼굴 표정과 제스처를 학습하고 있는 중이다.

갑자기 시작된 비대면 시대에 안전한 아지트로서 메타버스는 점점 확대되고 있다.

많은 전문가가 지금 학생들은 인공지능과 더불어 살게 될 것이라며, 이들이 갖춰야 할 역량으로 6가지

'C'를 꼽고 있습니다. 개념적 지식(Conceptual knowledge)을 바탕으로 창의성 (Creativity),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 컴퓨팅 사고(Computational thinking), 융합 역량(Convergence), 인성(Character)을 갖춰야 한다는 것입니다.(p.162)

우리가 메타버스를 이해하고, 메타버스 학교를 준비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메타버스를 연구하고 있고, 하나둘 성과를 내기 시작하는 중이다. 우리나라의 기업이나 대학에서도 성과들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메타버스에 대한 이해에 도움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내가 경험하게 될 메타버스에 대한 기대감도 가질 수 있었다. 메타버스에 대한 좋은 점이나 기대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밝음이 있다면 어둠이 있는 법, 우리는 지금도 스마트폰에 중독되어 일상 생활에 문제를 겪고 있는 이들을 본다. 우리 청소년들이 현실 세계가 아닌 가상셰계에서 제대로 적응하고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무엇일지 다시 한번 고민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메타버스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메타버스 세상의 주인공들에게 - 우리가 만나게 될 새로운 미래 아우름 52
이상근 지음 / 샘터사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메타버스는 미국 공상과학 소설의 작가인 닐 스티븐슨 veal Stephenson이 1992년에 발표한 소설 《스크래시 snows Crash)에서 처음 등장한다.

"그렇게 되면 히로는 이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컴퓨터가 만들어 내서 그의 고글과 이어폰에 계속 공급해 주는 가상의 세계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었다. 컴퓨터 용어로는 '메타버스'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세상이었다."

현대에 와서 발명되거나 발견된 많은 것들이 '소설' 속에 존재한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우리는 공상과학소설 혹은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소설 같은 문학 작품에서 만났던 미래의 세계가 정말 우리 눈 앞에 펼쳐지는 광경을 보고 있다.

영화나 소설 속이 아닌 우리 생활에서의 메타버스는 어느 정도까지 실현되고 있을까? 현재 메타버스는 크게 네 가지 영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증강 현실(Augmented Reality)'이다. 이것은 현실 공간에 2D 또는 3D로 표현되는 가상의 물체를 겹쳐 보이게 하여 구현된다. AR 글래스나 3D 홀로그램(Hologram)을 통한 가상 회의가 이에 포함된다. 다음은 '라이프 로깅(Life logging)'.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의 소셜 미디어가 이에 해당하며 최근에 페이스북은 가상 현실 커뮤니티인 '페이스북 호라이즌 월드 Horizon World'의 베타 서비스를 출시했다. 세번째는 '거울 세계(Mirror Worlds)'를 들 수 있다. 현실 세계를 있는 그대로 묘사하여 정보적으로 확장된 가상 세계이다. 쉬운 예로는 카카오맵이나 네이버지도 등을 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가상 현실(Virtual Reality)'이다. 가상 현실에서는 현실 세계의 인간이 자신의 아바타를 통해 경제적, 사회적 활동을 한다.

메타버스의 실현을 위한 기술은 계속 연구되어왔는데, 특히 팬데믹 상황에서 활성화되고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대면접촉을 통제하고 비대면 상황이 강화됨에 따라 우리의 삶이 메타버스로 옮겨가고 있는 듯하다.

지금 우리 세대는 메타버스의 일부를 신기하게 바라보고 있고, 과연 이것이 어떻게 작동할까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사람도 많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은 이미 메타버스 속에서 놀이를 하고, 학습을 하고, 사회경제적 활동을 하고 있다.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 세계를 경험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메타버스는 먼 미래가 아니라 바로 지금 현재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잘 모르는 메타버스에 조금 더 다가갈 수 있었다. 막연하게 우리가 열광했던 '싸이월드'가 메타버스에 해당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이 책은 싸이월드와 페이스북이 어떻게 다른지를 설명한다. 왜 싸이월드가 그 많은 이용자들을 보유하고 있었음에도 성공하지 못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을까? 지금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플랫폼들의 확장된 세계를 볼수록 더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싸이월드와 페이스북의 성장 전략이 달랐다고 설명한다. 싸이월드가 소모임 커뮤니티에 충실했다면 페이스북은 수평적 통합을 통해 지속적인 자극을 제공하고 플랫폼에 가능한 오래 머무르게 하였다. 페이스북은 플랫폼 비즈니스를 성공시키기 위해 글로벌화를 선택하면서도 각국에 맞는 현지화도 꾀하여 성공한다.

앞에서 설명한 4가지 영역 외에 가상현실 VR과 증강현실 AR을 통합한 확장현실 XR도 있다. 혼합 현실 MR까지 아우르며 현실 공간에 배치된 가상의 물체를 느낄 수 있는 기술이라고 한다. 메타버스는 이러한 기술을 이용하여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제조업에서는 현장 기술자들과 사내 엔지니어들이 혼합현실NIR 기술을 이용하여 소통하고, 원격 조종으로 실제 기계와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정비, 생산 등을 하는 일이 흔하게 일어날 것이다. 의료계는 그 어떤 분야보다 먼저 확장 현실 기술이 도입된 곳으로 정교한 그래픽, 모션 캡처 등을 활용해 수술을 돕는 방법을 연구해 왔다. 최근에는 AR로 환자의 수술 부위를 구현하고 그것을 실제 환자의 몸에 겹쳐서 의사들이 보이지 않는 곳도 직접 확인하고 수술할 수 있는 단계까지 발전했다. 이 밖에도 손이나 팔다리를 다친 환자들의 재활 치료, 노인들의 치매 예방을 돕기 위한 훈련 등에도 확장 현실xR 기술이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P.91~92)

최근 가장 눈에 띄게 변하고 있는 분야가 바로 교육계가 아닐까 싶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컴퓨터나 패드를 이용해 집에서 원격 수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격 수업에 확장 현실 기술을 이용한다면 실제 교실에 온 것처럼 실감 나게 수업에 참여할 수 있고, 집중도가 높아져서 학습 효과도 기대해볼 만하다. 마지막으로 문화 산업 분야 역시 확장 현실 기술의 도움을 받아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사람들이 직접 문화체험을 할 수 없게 되자 비대면 공연, 여행, 축제 등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였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메타버스와 함께 최근 뜨거운 이슈로 떠오른 NFT도 소개한다. NFT는 암호 화폐와 더불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자산 중 하나이다. NFT란 '대체 불가능한 토큰' 이라는 뜻으로, 블록체인의 토큰을 다른 토큰으로 대체하는 것이 불가능한 가상 자산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암호 화폐인 비트코인은 A가 가진 1비트코인과 B가 가진 1비트코인이 같은 가치를 지니기 때문에 서로 교환이 가능하다. 이를 대체 가능한 토큰이라 부른다. NFT는 각각의 고유한 속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1:1 교환이 가능하지 않다. 이를 '대체 불가 토큰'이라고 한다. 그래서 한번 발행하면 제3자가 복제하거나 위조할 수 없고, 소유권과 거래 내역이 명시되므로 일종의 '디지털 소유 증명서' 처럼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P.122-123)

메타버스에 대해 알고 싶을 때 쉽게 알려주는 책이다. 입문용으로 적당하다. 청소년 뿐만 아니라 성인들이 읽어도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홀릭 소원라이트나우 5
나윤아 지음 / 소원나무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홀릭≫은 다섯 가지의 중독(자해, 스마트폰, 도박, 알코올, 게임)에 빠진 청소년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청소년도서지만, 쉽게 읽어내지 못했던 것은 이 책이 다루고 있는 주제, 바로 그것때문이었다. 책장을 넘기자 '현실을 떠나 중독을 선택한 아이들'이라는 부제 아래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다섯가지 중독이 무엇인지 알려준다. 중독은 '지나치게 과함에도 통제하지 못하는 행동'으로 정의된다. '중독'은 삶을 포기한, 혹은 살아가는 의미를 찾지 못한 '실패한 어른들'에게서 보이는 현상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가장 흔한 알코올, 니코틴, 도박 중독이 그랬다.

그런데 언제부터였을까? 실패한 인생이라고 할 수 없는, 아직도 갈 길이 구만리인 청소년들에게서 중독이 유행처럼 번져간 것은. 자해, 스마트폰, 도박, 알코올, 게임.... 단어만 듣고도 아찔함이 밀려든다. 내가 청소년 책을 읽는 이유 중 하나는, 우리집 아이에게 읽히기 위해서이다. 이왕이면 밝고 희망찬 이야기라면 좋겠다. 긍정적인 마인드로 변화시킬 수 있는 내용이라면 더 좋겠다라는 생각을 한다.

이 책을 쉽사리 읽어내지 못했던 것은 그래서일 것 같다. 우리집 아이를 못 믿어서가 아닌데, 혹시라도, 아예 이런 세계를 모르는 게 더 낫지 않을까 하는 마음. 차라리 몰랐을 때는 하려고 생각하지도 않았을텐데 굳이 이런 이야기를 읽혀서 오히려 호기심을 가즉하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

어쨌든, 아직도 나는 결정을 하지 못했다. 이런 류의 책을 읽으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공이 울리면]은 자해 중독을 다룬다. 커터칼 하나로 자해를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건 바깥의 세계에서 그들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시선이다) 하는 아이들을 보며 경악했던 적이 있다. 아이들끼리 사진으로 공유하기도 하고, 친구들에게 보여주기도 한다고 했다. 이 소설에는 소꿉친구인 여소은과 강건우가 나온다. 다섯살때부터 친구라서 아는 거 모르는 거 없이 다 알고 지내는 친구인데 어느날인가부터 달라졌다는 것을 깨닫는다. 고등학교를 가면서 서로의 진로가 달라진 것도 이유지만, 그것말고도 뭔가가 있는 것 같다. 강건우가 우연히 자해를 하고 있는 여소은을 발견한다. 친구라면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소설에서 강건우는 정말 모범 답안을 찾아낸 것 같다. 혼자 고민하지 않고 체육관 관장과 형과 의논을 하기도 한다. 여소은의 고민이 무엇인지, 무엇때문에 자해까지 해야 하는지, 그것을 그만 두게 할 방법은 없는지 고민한다. 결국 소은이는 건우로 인해 자해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새로운 발걸음을 뗀다. 현실은 건우가 올라가 있는 링과 같고, 링 안에서는 어떻게든 3분을 버텨낸다. 맞고 피가 터지더라도 그 3분을 잘 버텨낸 사람만이 살아낼 수 있다.

솔직히 나는 이 세상을 그렇게 이 악물고 버텨야 하는 세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살면서 누군가는 그렇게 이 악물고 버텨내야 하는가 하면, 누군가는 물 흐르듯이 조용히 살아내기도 한다. 내가 앞으로 살아야 하는 세상이 링 위에서 버티듯이 살아야만 하는 세상이라면 난 너무 힘들 것 같다. 지금은 저 힘들고 고된 세상이 내가 살아야 하는 세상처럼 보이겠지만 세상은 그렇게 하나의 이미지로 설명될 수 없다는 것도 알았으면 좋겠다.

[괴물화 증상]은 스마트폰 중독을 다룬다. 스마트폰 중독이 어디 청소년만의 문제던가? 이제는 영유아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스마트폰 없는 삶을 생각하기 어려워졌다. 다른 것과 달리 '스마트폰' 중독은 추상적으로 다룰 수 밖에 없었던 게 아닐까 싶었다. 약간 환상적인.

나는 의도적으로 폰을 꺼놓고 책을 읽는 시간을 가진다. '의도적'이라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는 스마트폰 없이는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을 정도기 때문이다. 마치 집안에 있는 냉장고처럼, 세탁기처럼 특별히 이유를 대서 사야 하는 물건도, 이유를 대서 사용해야 하는 물건도 아닌 물건이 되어버렸다. 물건이라 칭하기보다 이제는 '관계'라는 말로 바꿔도 가능한 존재가 스마트폰이 아니던가. 학자들은 어린 영유아들이 스마트폰에 과몰입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의를 주고 있지만, 어른들이 손에서 놓지 않는 스마트폰을 아이들에게서만 뺏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결국은 함께 공존할 수밖에 없는 도구로서의 스마트폰이란 말이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폰을 보고, 밥을 먹으면서도, 길을 가면서도, 친구와 만나 이야기를 하면서도 폰을 본다. 뭔가 새로운 것, 그러니까 손안에 든 폰이 아닌 폰보다 더 진화된 무언가가 나오지 않으면 쉽게 해결될 일은 아닌 것 같다. 스마트폰만 보느라 괴물이 되어가는 이야기는 그래서 좀 허무하다.

[불꽃]은 도박중독을, [고답이]는 알코올 중독을, [두 가지 세계]는 게임 중독을 그려낸다. 도박 중독에 빠진 시현이는 여전히 도박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사라진다. 엄마의 알코올 중독때문에 늘 괴로워하고 외로운 보라도 결국은 알코올을 지나치지 못한다. 대부분은 그들의 주변 환경때문에 중독이 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게임중독이었던 한준우가 엄마의 화려한 꽃다발을 계기로 새롭게 달라질 수 있었던 것처럼 환경은 바꿀 수 있다고 얘기해주고 싶지만, 쉽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저어되는 것도 사실이다.

책을 다 읽고 나면, 누군가는 이렇게 살지 않아야겠다 다짐할지도 모르겠다. 내 옆에 누군가가 이런 상황이라면 내가 도움을 줘야겠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현실'을 피하려고 들어간 '환상'이 나의 삶을 더 피폐하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도 알았으면 좋겠다. 오늘은, 오랜만에 하늘 한번 보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름 돋는 수학의 재미 : 상편 - 공부 욕심이 절로 생기는 기발한 수학 이야기 소름 돋는 수학의 재미
천융밍 지음, 김지혜 옮김 / 미디어숲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시대의 흐름을 잘 결합하고, 수학이야기들을 재현하여 독자들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한 수학대중서이다. 유리수, 무리수, 식과 방정식, 수열과 극한으로 이어진다. 수학을 재미있게 소개하기 위한 노력이 돋보이는 책이다.

유리수에서 놀라운 QR코드를 소개한다. 최근 어떤 장소에 출입할 때 우리가 반드시 해야 하는 것 중에 하나가 큐알코드로 방문 인증을 하거나 안심콜로 통화를 하는 것이다. 예전엔 큐알코드가 생소했지만, 요즘은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물건을 산 후 셀프계산을 할 때, 그리고 먼저 말한 것처럼 방문 인증을 할 때, 공연장이나 전시장에서 정보를 취득하기 위해서 등등. 이 책의 저자가 중국인이기 때문에 중국의 예를 많이 들고 있다. 그래서 위챗을 통해 생성하는 큐알코드를 설명한다. 큐알코드는 수학이 우리 생활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예이다.

무리수는 피타고라스 제자들에게 죽임을 당한 히파수스에 의해 발견되었다. 수학사에 있어서 커다란 위기로 기억되는 무리수의 발견에 대한 글을 읽다보면 수학이라는 학문이 종교처럼 신성시되거나 추종받았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결국 자신이 발견한 사실을 알렸지만 죽임을 면치 못했던 히파수스의 일화는 처음 듣는 이야기다.

이 책에는 화라경 선생이나 조충지 같은 학자들이 나오는데, 서양의 학자들에 비해 낯선 이름이다. 파이는 알아도 조충지가 불렀던 약율이나 밀율은 알지 못한다. 굳이 수학 식 외에는 알고 싶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가하면 파이 값을 계산한 수학자 중에 한국인 이름이 보이지 않는 것은 조금 섭섭하다. 요즘 아이들은 우리 때와는 분명 다르게 학습하고 있을테니 수학사에 이름 올릴 아이들도 있겠지. 수열과 극한에서는 일본 여자 제곱술 같은 것이 나오는데 이건 또 무엇인지? 처음 보는 것들이 책을 읽는 동안 자꾸 책의 흥미를 떨어뜨렸다.

사실 나는 수학포기자에 해당하는 사람이고, 학교를 졸업한 후 수학에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 책을 읽을 때는 그런 나를 수학의 세계와 좀 가깝게 만들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졌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소름 돋는 수학의 재미"가 아니라 "소름 돋는 수학"에서 여전히 움직이지는 못했다. 그래서 이 책은 그래도 수학에 관심을 좀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읽으면 좋겠다. 책의 부제는 공부 욕심이 절로 생기게 하는 기발한 수학 이야기지만 나에게는 여전히 어려운 이야기들이었다.

스토리텔링수학이라는 점에서 볼 때는 다양한 이야기를 곁들여 수학을 재미있게 설명하기 위해 노력한 책이지만, 수학과 담쌓은 나에게는 그렇게 호감가는 책은 아니었던 것 같다. 많이 아쉬움이 남는다.



** 책을 협찬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