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머리 문해력 - 문해력은 어떻게 당신의 무기가 되는가?
송숙희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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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글을 읽어도 다르게 판단하고 핵심을 파악하지 못하며, 설사 제대로 이해했다고 하더라도 똑 부러지게 표현하지 못합니다. 그러다 보니 대화 한마디 한마디가 어긋나면서 생기는 문제입니다. 이런 일이 일터에서 벌어진다면 결과가 어떨까요. 업무에서 성과를 내는 사람들은 문제해결에 탁월합니다. 그런데 문제를 해결하려면 문제를 파악하고 이것을 의논하고 정보와 지식을 버무린 뒤 그 속에서 창조적 사고를 통해 해결책을 찾아내야 합니다. 이 과정의 바탕이 되는 것이 문해력입니다." (p.7)


이 책을 읽기로 한 이유기도 하다. 저자는 디지털 시대야말로 문해력이 가장 중요한 시대라고 말한다. 즉 일이든 삶이든 모든 것들이 디지털 세상으로 옮겨가고 있기에 그 많은 정보를 분별력있게 접근하고 사용하여 성과를 내는 메타문해력(정보에 휘둘리지 않고 주의 깊게 읽으며, 비판적으로 생각하고, 배려 깊게 쓰는 능력)은 결국 기업과 개인에게 요구되는 생존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


우리가 일을 잘 하는데 왜 문해력이 필요할까? "일머리는 말과 글을 다루어 원하는 것을 얻는 능력으로 문해력에 기초한다. 머리로 일하는 시대에 읽고 쓰고 생각하는 힘, 문해력이 취약하면 일머리가 작동하지 않는다. 미숙하고 논리적이지 못한 결과, 맡은 일을 해내지 못하는 무능함의 증거가 된다."(p.23) 특히 인공지능을 자유자재로 다루려면 인공지능이 작업한 결과물을 읽고 분별하고 판단해서 활용하는 문해력이 필수이다. 지식사회에서 일머리란 지적 생산성이 높은 것을 말하며 읽기-생각하기-쓰기의 프로세스를 통해 지적생산성이 높아진다. 


메타문해력은 무엇인가? 정보의 편향과 신뢰성을 평가하고 지식의 생산과 공유의 맥락에서 정보를 적용하는 능력이라고 정의된다. 따라서 일머리를 좋게 만드는 메타문해력은 읽는 능력, 생각하는 능력, 쓰는 능력으로 구성된다. 이 책은 메타문해력을 향상하는 데 필요한 세 가지 힘:  주의 깊게 읽으며 이해하는 힘(딥 리딩), 사려 깊게 생각하는 힘(딥 씽킹), 배려 깊게 쓰고 전하는 힘(딥 라이팅)을 기르는 데 필요한 방법들을 제시한다. 


먼저 저자는 하는 일마다 유능함을 인정받는 일머리 뛰어난 사람들의 비결은 읽기 실력 순이라고 말한다. 이 말을 믿는 안 믿든 그 이유나 한번 들어보자. 머리로 일하는 지식사회에서는 지식을 읽고, 이해하고, 분석하고, 판단하는 능력이 기본이다. 수시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려면 상황을 이해하고 필요한 자료나 문서에 담긴 의미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아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문제를 파악했다면 해결에 도움을 줄 자료를 찾아서 읽어야 한다. 관련 자료와 문서를 보면서 상황을 분석하고, 전문가들이 만든 자료나 정부 정책 자료 등도 읽어야 한다. '읽는 힘'은 내용에 담긴 의도와 의미를 파악하고 그것들이 요구하는 것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능력(p.44)이다. '읽는 힘'은 상사의 지시를 수행하거나 부서간 협업을 할 때 도움이 된다. 중요한 일일수록 문서화된 메시지로 소통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딥씽킹이다. 일머리 좋은 사람은 문제를 해결할 때 '디자인씽킹'이라는 프레임워크를 활용한다. '문제 찾기-문제 정의하기-아이디어 만들기-시제품 만들기-테스트하기+피드백 받기' 순으로 진행하여 타당한 해결책을 만들어낸다. 문제 해결의 핵심은 논리적 사고와 창의적 사고이다. 문제를 더 빨리 해결하려면 먼저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며 지워나가는 방법을 사용한다. 드러난 문제가 해결하기 어려워보여도 문제를 해소할 대안은 반드시 있다. 어떻게 하면 될까? 만일~라면 어떨까 하며 스스로에게 질문을 한다. 데이터로 이유와 근거를 준비하면 설득에 도움이 된다. 


세 번째는 딥 라이팅이다. "메타문해력은 싱각하는 힘을 축으로 읽는 힘에서 시작해 쓰는 힘으로 완성된다. 일머리의 핵심이며, 메타문해력의 결정판으로서 쓰는 힘은 말과 글을 다루어 원하는 것을 얻는 능력이다. 쓰는 힘은 내 생각을 말과 글로 전해 의도한 반응을 얻어내는 초능력이다."(p.219)


일하는 글쓰기 법칙을 살펴보자. 먼저 4C(분명하고 간결하며 명확하고 정확하게)로 쓴다. 데이터는 근거와 주장을 뒷받침하지만 설득은 이야기로 하는 것이 좋다. 하나의 주장을 다루고 2W1H(무엇을, 왜, 어떻게)를 갖춰서 내용을 구성하며 3분 안에 읽힐 수 있는 글을 쓴다. 형용사 대신 숫자, 추상적 데이터보다 상상이 가능한 표현을 쓰는 것이 좋다. 1분 안에 설득되도록 핵심을 먼저 쓴다. 완전한 문장을 쓰도록 한다. 글을 잘 쓰는 비결은 특별하지 않다. 잘 쓴 글이 될 때까지 여러 번 고치는 것이다. 


직장에서 필요한 글쓰기에 대해 알아보던 차에 이 책은 많은 도움이 되었다. 실전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연습해 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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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리디자인하라 - 변화의 시대에 직원의 만족도와 조직의 성과를 높이는 실전 전략
린다 그래튼 지음, 김희주 옮김 / 클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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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을 겪으면서 우리는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변화는 일하는 방식이 아닐까.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전개된 책이긴 하지만 딱 지금 우리가 함께 고민해보고, 바꿔볼 기회가 오지 않았나 싶은 내용을 담고 있다. 


심리학자 쿠르트 레빈의 '해동, 동결' 모델을 통해 제도적 변화가 얼마나 크게 일어났는지를 알 수 있다. 조직이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동결'상태지만 조직이 외부 위험에 노출되거나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났을 때 '해동' 상태로 전환한다. 팬데믹 이전에도 일부 기업들은 이미 '해동'되기 시작하였다. 리스킬(RESKILL), 업스킬(UPSKILL)해야 하는 만큼 학습이 중요하다는 사실도 깨닫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위협이 줄어들면 조직은 '재동결'하기 시작한다. 지금이야말로 '해동'의 시대가 아닐까? 


이 책은 특히 시간과 장소를 떠난 '일'에 대해 이야기한다. 팬데믹을 거치면서 '재택근무'와 같은 업무 형태의 변화에 대한 실험을 집단적으로 해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일을 한다고 하면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 와서 업무를 통한 성과를 이루어내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것이었다면, 지금은 과거의 '일의 형태'에 구애받지 않고 새로운 일을 리디자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나는 이 책에서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삶을 바꾼다'는 주제에 가장 관심을 가졌기 때문에 조금 다르게 접근하며 읽었다. (혹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리디자인된 일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분이라면 거기에 맞춰 읽으면 된다)


저자는 일을 리디자인하는 4단계 프로세스를 제안한다. 그것은 이해하기>재상상하기>모델을 만들어 테스트하기>행동하고 창조하기이다. 


1. 무엇이 중요한지 이해하기. 

생산성에 중요한 스킬과 네트워크, 직무가 무엇인가? 기업 내부에서 지식이 어떻게 흐르며 그 흐름이 어때 보이는가? 직원들이 일과 회사에 바라는 것이 무엇인가? 직원들은 고용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일을 어떻게 경험하는가?


2. 미래를 재상상하기. 

중요한 것을 충분히 이해했으면 일을 최적으로 디자인하는 작업에 착수하라. 사무실을 직원들이 우연히 마주치고 대화가 흐르는 협력의 장소로 상상하라. 가정을 정말 건강한 삶과 에너지가 샘솟는 원천으로 상상하라. 집중과 조정을 뒷받침하도록 업무시간을 짜는 방법을 상상하라.


3. 아이디어를 모델로 만들어 테스트하기. 

이렇게 떠오른 아이디어를 모델로 만든 뒤 여러 가지 위험요인에 대한 안전성을 테스트하라. 미래 경쟁력을 갖추었는가? 단기적·중기적·장기적으로도 적절하고 목적이 뚜렷한가? 현재 진행 중인 기술 전환을 용이하게 하고 특히 직원들에게 꼭 필요한 스킬 전환을 뒷받침하는가? 모든 직원이 공평하고 공정하게 경험할 것인가?


4. 모델에 따라 행동하며 새로운 업무방식을 창조하기. 

업무 모델이 회사의 관행과 문화에 깊이 뿌리내리는 단계다. 그러려면 리더의 역할, 리더가 하는 말과 내러티브의 역할을 강조해야 한다. 리더가 관리자의 중추적인 역할을 인정하고 지원하라는 의미다. 또한 직원들이 디자인 선택 작업에 참여하고 변화 과정에 동참하도록 공동 창조 프로세스를 널리 시행하도록 한다.(P.34-36)


생산성을 뒷받침하는 행동과 역량에 영향을 미칠 가장 좋은 방법이 무엇인지 이해하기 위해 우선 직무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회사의 직군을 살펴 직군별로 직무를 선택한다. 한 가지 직무를 구성하는 다양한 과업을 살펴보면 된다. 과업이 무엇인지 알면, 직원들이 과업을 생산적으로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될 방법을 상상할 수 있다. 대부분의 직무는 생산성 4요소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에너지와 집중, 조정, 협력이 그것이다. 


우선 에너지. 에너지와 활력이 필요한 과업은 마감이 촉박한 프로젝트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할 때, 팀 단위의 에너지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거나 고도의 집중력과 역동성이 필요한 회의에 참석할 때 등이다. 


두번째는 집중이다. 보고서를 작성하거나 면담 조사 기록을 살펴거나 스프레드시트의 데이터를 검토하는 과업 등이 해당한다. 주의가 산만해지거나 여러 과업을 동시에 수행하면 집중력이 흐트러져 과업수행 역량이 떨어진다. 이런 과업을 수행하려면 고도의 인지 기능이 필요하다. 


세번째는 조정이다. 집중은 개인적인 프로세스인 반면, 과업 중에는 타인과의 효과적인 조정을 통해 완수되는 것이 많다. 다른 사람과 연락하거나 순간순간 피드백을 받거나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관리하거나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는 과업 등이다. 조정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팀이 분열되거나 프로젝트가 표류하기 시작한다. 


네번째는 협력이다.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려고 교차기능팀을 구성해 협력하거나 신제품을 개발하는 브레인스토밍 작업도 해당된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지만 협력이 실패하면 직원들이 서로에 대한 믿음을 잃을 수 있다.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알아보았다면 이제는 조직 내에서의 지식의 흐름과 네트워크 구조를 알아본다. 지식에는 묵시적 지식(암묵적 지식이라고도 한다)과 명시적 지식이 있다. 어떤 지식은 명시적이고 객관적이다. 매뉴얼이나 웹사이트, 안내서로 유통되는 명시적 지식은 기록과 접근이 용이하고 기업 전체로 쉽게 확산된다. 업무 디자인의 상당 부분이 이러한 명시적 지식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신입 사원이나 새로운 팀원이 프로젝트 진행 상황과 동료들의 스킬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업이 보유한 소중한 지식은 대부분 묵시적 지식이다. 통찰과 노하우, 정신 모델, 틀을 짜는 방법 등은 개인의 머릿속에 있기 때문에 명시적 지식보다 표현하고 성문화하기가 훨씬 더 어렵다. 묵시적 지식은 기본적으로 인간관계 안에 있기 때문에 인간관계의 본질이나 범위, 깊이가 변하면 소중한 묵시적 지식이 훼손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따른다. 그렇기 때문에 직무를 살필 때는 해당 직무의 생산성에 중요한 지식이 무엇인지, 그 지식은 신입 사원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가 하는 의미에서 얼마나 명시적인지 또 얼마나 묵시적인지를 검토해야 한다. 


5장 행동하고 창조하기에 보면 좋은 관리자에게서 네 가지 중요한 사고방식의 전환을 확인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것은 다음과 같다. 


첫째, 좋은 관리자는 '우리 팀은 나의 성공을 위해 존재한다'는 전통적인 관리자 위주의 계층적 개념에서 '나는 팀의 성공을 위해 존재한다'는, 한층 더 팀에 기반한 사고방식으로 전환했다. 좋은 관리자는 직원들이 의욕적으로 몰입하고 스킬을 쌓도록 지원하거나, 피드백을 주며 코칭하거나, 응원하고 포용하는 업무 환경을 조성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팀에 기여한다.


둘째, 좋은 관리자는 자원 비축에서 자원 공유로 사고방식을 전환했다. 예를 들어 '팀원들의 다음 승진에 집중해 부서 전출을 통제'하는 역할에서 '팀원들이 성장하고 부서 전출입 기회를 포착하도록 코칭'하는 역할로 한층 더 개방적이고 공유적이며 협업적인 사고방식으로 전환했다는 의미다. 


셋째, 구조적인 팀에서 유동적인 팀으로 전환하는 회사가 증가하며 좋은 관리자는 '온전한 팀을 관리하고 통제한다는 사고방식에서 '우리 팀은 유동적이어서, 팀원들이 다른 부서의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도 하고 다른 부서에서 인력을 빌려오기도 한다'는 사고방식으로 전환했다.


넷째, 시간과 장소의 유연성이 증가하며 좋은 관리자는 일이 사무실 안에서 수행되도록 팀 내부에서 자원을 조달해 직무를 조직한다'는 사고방식에서 '일은 어디서든 할 수 있고, 중심은 과업과 프로젝트이며 회사 안팎에서 인재를 활용할 수 있다'는 사고방식으로 전환했다. 이런 사고방식의 전환이 팀의 성과를 관리하고 평가하는 방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일과 연간 목표 설정 및 평가를 직접 감독하며 성과를 평가한다'는 자세에서 '일과 코칭을 계속 우선시하며 결과에 집중한다’는 자세로 평가 방법이 바뀌기 때문이다. (p.275-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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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털 도둑 - 아름다움과 집착, 그리고 세기의 자연사 도둑
커크 월리스 존슨 지음, 박선영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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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미국 주간 스포츠 잡지인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ports lustrated)는 슈무클러의 연어 플라이를 소개했다. 플라이 하나를 만들기 위해 최대 150가지 재료를 사용한다고 한다. 북극곰, 밍크, 야생 칠면조, 금계, 긴꼬리꿩, 아프리카 얼룩 느시, 브라질 푸른채터러와 같은 새 깃털까지 아주 다양한 재료를 사용한다. 슈무클러는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은 사용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멸종위기종 보호법'이 발효되기 전에 구한 재료는 사용한다고 하였다. 그는 "예술 작품 같은 플라이나 고전적인 대서양 연어 플라이를 만들려면, 플라이 재료는 물론이고 관련 법에 대한 지식도 갖춰야 한다"고 했다.(p.98) 

슈무클러가 출간한 책은 인터넷 시대에 등장하여 이베이와 빅토리아식 플라이 타잉 웹사이트 같은 곳에서 플라이를 만들고 싶어 하는 깃털 중독자들을 유혹했다. 그러나 그들은 낚시하는 방법조차 몰랐고, 연어 플라이를 예술 작품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연어 플라이를 만드는 재료는 찾기 어려웠다. 플라이를 만드는 사람이 늘수록 푸른채터러나 집까마귀, 케찰, 극락조 같은 새의 가치는 점점 올라갔다. 그러나 다수의 플라이 타이어는 희귀 새를 구경할 수도 없었다. 

희소성.

그 희소성으로 인해 가치가 높아지고, 그 가치를 갖기 위해 욕심을 낸다. 

누군가는 지키기 위해 수집하고 누군가는 자기만족과 과시를 위해 훔친다. 자연에서 가져와 유리장 안에 넣어놓을 때 그것이 무언가를 유지하고 보존하기 위해서라고 해서 '도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일까? 이 책의 뒷장을 본다. 사진으로 남아있는 범죄의 흔적을 보면서 나는 '좋은 목적'이라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자연이 우리에게 준 것은 그냥 공짜로 가져가도 되는 '선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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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는 내 마음의 심리법칙 - 우리는 왜 가끔 미친 짓을 하는 걸까
야오야오 지음, 김진아 옮김 / 미디어숲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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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의 외상은 쉽게 알아차리고 치료를 할 수 있지만, 우리 마음 속의 상처는알아차리기가 어렵다. 저자는 그런 마음의 상처를 찾아 그 원인과 치유를 살펴본다. 

프로이트는 인간의 심리를 의식, 전의식, 잠재의식으로 구분하였다. '의식'은 바로 지금 사람들이 인식하는 모든 사상과 감정, 지각을 말한다. '전의식'은 의식과 달리 필요할 때마다 불러올 수 있고 쉽게 꺼내올 수 있는 자신의 기억과 생각을 말한다. '잠재의식'은 어느 순간 나타났지만 흔적없이 사라지는 영역이다. 마치 물 아래 빙산처럼 의식과 전의식에 비해 잠재의식이 차지하는 비율은 95%에 이른다. 

의식을 '아주 얕은 재미'라고 한다면 잠재의식은 '크고 심오한 지혜'이다.(p.23) 세상에 우연히 일어나는 일은 없으며 우연을 가장한 일만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작은 실수도 각각 그만한 이유가 있는데 이는 '잠재의식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의식은 마주하고 싶지 않거나 감당하기 힘든 일을 잠재의식으로 모두 이양하는데 이것이 한계에 이르면 여러 부정적인 감정과 심리적 질병이 표출된다. 즉 심리적 질병의 근본 원인은 모두 잠재의식에서 발생했다고 본다. (p.29)

  1. 잠재의식은 복합 시스템이고 의식은 단일 시스템이다. 

  2. 잠재의식은 '곧바로 해결'하고 의식은 '사후 다시 처리'한다.

  3. 잠재의식은 '순간적으로 주목'하고 의식은 '장긔적으로 고려'한다.

  4. 잠재의식은 '자동으로' 막고 의식은 '수동으로' 막는다.

잠재의식은 '인간을 행복하게' 하며 인간이 초인적인 깨달음과 통찰력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런 잠재의식을 지배하고 이용하려면 '암시;를 정확히 잡아내면 된다. 암시는 모두에게 작용하지는 않는다. 암시의 내용을 실제로 믿느냐 믿지 않느냐에 따라 작용이 달라진다. 암시가 주는 장점으로는 '로젠탈효과' 즉 '피그말리온 효과'가 있다. 즉 간절히 원하면, 달라지고 싶다고 기대하는만큼 달라진다. 

2장에서는 '우울'을 다룬다. 우울증의 발병 원인은 한 가지로 규정지을 수는 없다. '행동주의'적 관점에서는 '습관성 무력증'이 있다. 살면서 이런저런 공격과 상처를 받는데 이런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거나 오래 되면 자신의 상황을 자신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에 무력감을 느끼고 그 상황을 적극적으로 제어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많은 우울증 환자들은 이런 습관성 무력증을 가지고 있다. 프로이트는 우울함을 마음 속 분노라고 하였다. 가슴 속 분노가 밖으로 표출되지 못하고 속에 쌓이면 스스로에게 화풀이를 하게 된다. 인지주의 견해로 보면 사람의 마음을 컴퓨터로 보고 그들의 '중앙처리장치'가 고장났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 원인은 '귀결태도'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귀결태도란 앞에서 벌어진 일을 누구의 책임으로 돌리느냐하는 문제이다. 내부 통제와 외부통제는 각각 안정과 불안정 두 부류로 나눈다. 안정은 개인 능력과 일의 난이도처럼 제어가 가능하다. 하지만 불안정은 노력이나 행운처럼 자신이 제어할 수 없는 것을 가리킨다.(p.86) 성공의 원인을 '내부통제와 안정성'으로 귀결지으면 성취감이 가장 크다. 그것이 가리키는 것은 '능력'이기 때문이다. '내부통제와 불안정성'으로 귀결지으면 성취감이 처음보다 조금 못 미친다. 그것이 가리키는 것은 '노력'인데 '부지런함으로 부족함을 보완'했기 때문이다. '외부통제와 안정성'으로 귀결지으면 성취감보다는 요행심리가 있는 것이다. 이것이 가리키는 것은 일의 난이도인데 일이 쉬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성취감이 가장 낮은 거슨 '외부통제와 불안정성'이다. 이때의 성공 여부는 행운의 문제이다. 똑같은 원리를 실패의 원인에 적용하면 '내부통제와 안정성'으로 귀결하면 좌절감이 몹시 크고, '내부통제와 불안정성'으로 귀결하면 좌절감은 조금 줄어든다. '외부통제와 안정성'그리고 '외부통제와 불안정성'으로 귀결지으면 좌절감은 줄어든다. (p.87~88)

우울증 환자의 귀결 태도는 성공은 무조건 '외부통제와 불안정성'으로 귀결지어 '모든 것을 행운 덕분'이라고 생각하고, 실패의 원인은 항상 '내부통제와 안정성'으로 귀결지어 모든 것이 '자신의 능력이 부족한 탓'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우울증의 발병원인은 내분비 계통과 연관이 있다. 그리고 계절성 우울증은 멜라토닌과 관계가 있다. 멜라토닌은 빛을 받으면 분해되는데 이로 인해 어두울 때 많이 생산된다. 일조량이 적은 겨울철에는 멜라토닌의 생산이 저욱 증가하고 이로 인해 사람들은 우울해진다고 한다. 

여러가지 요인으로 인해 여성이 남성보다 우울증에 빠질 확률이 두배나 된다. 그리고 사회적 역량이나 권력 지위에서도 명확한 차이가 있다. 남성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여성은 고되게 살아간다. 이는 자기 발전의 공간을 가지고 있는 여성이나 전업주부나 모두 스트레스를 받는다. 

3장에서는 수면 장애를 다룬다. 수면은 얕은 잠, 깊은 잠, 더욱 깊은 잠, 숙면으로 인한 몽유와 잠꼬대, 렘수면이 있다. 반드시 잠을 자야한다는 수면 강박의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한다. 4장에서는 최면, 5장에서는 죽음을 다룬다. 

개인적으로 가장 관심 있게 읽은 부분은 잠재의식, 우울증, 수면장애였다. 최면과 죽음은 아직 내가 받아들이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주제이다. 우리의 마음이 왜 그렇게 움직이는지, 현재의 상황과 상태를 어떻게 받아들여야하는지 내 마음의 심리에 대해 알아보는 것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감단하고 쉽게 설명된 책이므로 전문적인 내용이기보다는 감단하게나마 내 마음을 살펴볼 수 있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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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의 반경 - 느낌의 공동체에서 사고의 공동체로
장대익 지음 / 바다출판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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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공감이란 무엇인가?

흔히 공감이라 하면 '남의 아픔이나 슬픔, 고통, 그리고 기쁨과 즐거움까지' 같은 감정을 느끼는 것을 말한다. 쉽게 말해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그 사람의 느낌과 감각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공감은 적어도 정서적 공감과 인지적 공감으로 나눌 수 있다. "정서적 공감이란 쉽게 말해 감정이입이다. 즉 타인의 감정을 함께 느끼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익숙하고 쉽고 자동적이다. 인지적 공감은 타인의 관점(입장, 생각)을 이해하는 능력이다. 역지사지가 알맞은 표현이다. 한대 정서적 공감과 달리 자동적이지 않아 의식적으로 그렇게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p.20)

우리는 누구나 공감뉴런을 갖고 태어나는데, 남이 하는 어떤 행동을 내가 보기만 해도 내가 그행동을 할 때 내 뇌에서 벌어지는 일을 동일하게 경험하는 작용을 한다. 인간이 타인의 감정과 고통을 나의 것으로 이해하는데서 도덕관념이 생겼을 수도 있다.

그런데 "거울 뉴런계의 작동으로 일어나는 정서적 공감에 대해서는 약간의 주의가 필요하다. 즉, 가족과 친지의 고통에 대해서는 자동으로 공감하지만, 그 이상의 범위에 대해서는 감정이입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p.28) 전쟁도 공감과 매우 흥미로운 관계를 지닌다. '우리'와 '그들'을 구분하고 내집단인 '우리'에 대해서만 강한 정서적 공감이 일어날 때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저자는 "전쟁은 공감 부족 때문이 아니라 외집단보다 내집단에 대한 정서적 공감이 지나치게 강해서 발생하는 비극일지 모른다."(p.29)고 말한다. 즉 과잉공감이 비인간화를 부른다. 

외집단에 속한 인간을 인간 이하로 착각하는 현상을 '비인간화'라고 부른다. 이라크전에서 이라크 군인들을 비안간화하고, 인종학살의 가해자는 피해자를 '해충'이라고 불렀고, 노예는 길들여진 짐승으로, 원주민은 야만인, 이민자들은 전염병처럼 취급하였다. 그리고 우리는 코로나19의 대유행에서 우리는 혐오의 대유행을 보았다.

팬데믹을 겪으면서 우리는 많은 것을 깨닫게 되었다. 교육만큼이나 학교에서 얻을 수 있는 소중한 관계도 도전에 직면했다. 바로 '우정'이다. 인간은 놀이 목록에 역할놀이를 추가하여 감정이입과 역지사지를 배울 수 있었다. 그러나 팬데믹으로 인해 우리 아이들은 그런 기회를 박탈당했다. 아이들의 사회적 삶에 대해서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공감의 원심력을 길러야 한다. 비대면 수업이 당연해진 요즘 아이들이 학교에 가야 할 이유는 여기에 있다. 

타인의 마음을 읽는 능력은 인류에게 매우 절실한 생존 무기였을 것이다. 집단 생활에서는 모든 일을 혼자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이러한 집단을 유지하고 분업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비용이 커진다. 그리고 사회적 상호작용을 위한 시간을 써야 한다. 집단이 커진만큼 비용과 시간은 더 많이 필요하다. 타인의 마음을 읽는 능력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주는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인간은 타인의 생각과 의도를 읽는 복잡한 추론 과정을 통해 사람들 사이의 문제를 해결하고 집단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결국 인지적 공감은 타인의 마음 상태를 잘 이해하고 도움을 주려는 마음을 갖는 능력이다. 인지적 공감은 정서적 공감만 있을 때와 달리 우리의 행동을 바꾸는 변화의 근거로서 작용할 수 있다. "정서적 공감이 따뜻한 감정의 힘이라면 인지적 공감은 따뜻한 사고의 힘이다. 인지적 공감은 공감의 원심력을 강화해 공감의 반경을 넒힌다. 다만 정서적 공감이 훨씬 더 어렸을 때부터 자동으로 발현된다는 점에 비춰보면 인지적 공감은 더 고차원의 인지 작용이며 따라서 인지 부하가 많이 걸린다. 의식적으로 에너지가 많이 드는 인지적 공감을 활성화하려면 인간 본성과 사회적 맥락에 대한 주의 깊은 통찰과 이에 기반한 처방전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는 느낌의 공동체가 아니라 사고의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p.160)

공감의 반경을 넓혀라. 공감력은 모든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갖고 태어나지만, 그것을 제대로 싹 튀우려면 자극과 경험이 필요하다. 내집단 뿜만 아니라 외집단까지 공감 본능이 발휘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교육으로 감정과 사고를 재평가하도록 한다면 먼훗날에는 내집단과 외집단을 구별하는 행위가 사라질지도 모른다. 

아이들은 공감을 배울 수 있고 타고난 공감력을 더 크게 키울 수도 있다고 한다. 또한 독서가 공감력을 키운다고 한다. 쏟아지는 정보의 폭포 속에서 검색력은 화려해졌지만 사고력은 오히려 감소했다고 한다. 여전히 '빠른 정보 습득'을 최고의 학습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에게는 독서는 느리고 진부한 학습법일 수 있다. 그러나 문제를 진짜로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건설적인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은 느린 인지 과정을 통해 발현된다. 이를 위해 독서는 반드시 필요하다. 책은 느린 생각에 최적화되어있다. 책을 제대로 읽어내려면 느리게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영화나 TV를 보면서 몰입할 때는 뇌의 시각 피질만을 활용하지만, 책을 읽을 때는 뇌 전체를 활성화하고 활용한다. 그러면 남들이 보지 못한 것을 보고 기존에는 연결하지 않았던 지식들도 연결해본다. 독서는 우리를 똑똑하게 만드는 사고력과 글을 이해하느 과정에서 남의 생각, 감정, 지식 등을 타인의 관점에서 이해하는 공감력을 기를 수 있게 한다. 또한 뇌는 경험과 학습에 따라 많이 변할 수 있다는 '가소성'을 갖고 있는데 이 가소성의 원천이 바로 독서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공감 능력이란 어떤 것이며, 외집단으로 향한 혐오를 어떻게 줄여나갈 수 있을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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