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아홀로틀 이야기 재잘재잘 세계 그림책
린다 분데스탐 지음, 이유진 옮김 / 어린이작가정신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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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데스탐의 그림책 『외로운 아홀로틀 이야기』는 기후 변화와 환경오염 등 위기에 빠진 지구를 그리고 있다.

아홀로틀이 그냥 이름인 줄 알았는데 ‘우파루파’, ‘멕시코도롱뇽’으로도 불리는 생물이었다. 이 그림책은 호수에 하나 남은 마지막 아홀로틀, 점박이도롱뇽과의 양서류인 아홀로틀을 통해 지구의 위기를 보여준다.

이 호수의 마지막 아홀로틀이기에 조금 외롭게 자란다. 그래도 호랑이도롱뇽들과 함께 놀거나, 두 발로 걷는 우스운 바보들을 구경하거나, 그 바보들이 호수에 던지는 보물을 모으면서 지내는데 그나마 남아있던 친구들도 떠나고 세상은 점점 뜨거워진다. 그러던 어느날 거대한 파도에 실려 호수밖으로 나온 아홀로틀은 새 친구를 만난다.

『외로운 아홀로틀 이야기』는 지구의 탄생부터 시작한다. 지구에는 바보 같은 동물이 늘고, 다른 어떤 동물은 사라져 간다.

아홀로틀이 살아가기에 이 세상은 크고 위험하다. 사람들의 손길이 닿은 곳은 쓰레기더미로 넘쳐난다. 인류를 위해 고안된 발명품들은 인간과 자연을 괴롭힌다. 쓰나미같은 파도가 지나간 자리에는 인간들이 사라지고 자신과 비슷한 새로운 친구가 나타난다. 인간이 사라진 세상에서 아홀로틀은 혼자가 아니다.

"내가 우주에서 지구를 내려다보았을 때 이상한 느낌에 압도되었다. 아. 저 아래에 있는 저 작은 지구는 정말이지 연약하고 부서지기 쉽구나."

아폴로11호의 우주비행사 마이클 콜린스

미래세대를 위한 지구까지 이야기할 필요도 없다. 지금 바로 우리의 음식과 공기를 오염시켜 이 지구에서 사라질 날을 당기고 있다. 자연은 신음하고 경고하지만 바보같은 인간들은 그 경고를 무시하고 있다. 이 그림책 속 인간들처럼 스스로 소멸을 자초하고 있다.

섬뜩한 기운이 느켜진다. 오늘 내린 폭우가 마치 우리를 벌하는 비처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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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나 곰곰그림책
니콜라우스 하이델바흐 지음, 이명아 옮김 / 곰곰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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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 서 있는 한 여자아이가 있다. 이 아이의 이름이 아마도 '마리나'일 거란 짐작을 하며 책을 펼쳐 본다. 아이는 바닷가 모래밭에 엎어져 있다. 그녀는 어디에서 와서 왜 이렇게 누워있는 것일까?

형과 나는 이 여자 아이를 바닷가에서 발견한다. 그리고 집으로 데려간다. 형제의 집에서 마리나는 보살핌을 받는다. 처음에는 말을 하지 않던 여자 아이가 어느날 말문이 터지는데... 자신은 바닷속 공주이며 바닷속 왕국에는 커다란 성도 있고, 물자동차가 달리는 롤러코스터도 있다며 도시보다 더 아름다운 바닷속 세계를 자랑한다.

동생은 마리나의 이야기를 믿지만, 형은 의심하기 시작한다. 육지에서 버려진 쓰레기로 가득찬 바다가 아름다울 리 없다고 말한다. 그러자 마리나는 형제의 집을 떠나 다시 바다로 돌아간다.


세상을 아름답게 그려내더라도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이 있듯이 아이들도 생각이 모두 같지는 않다. 누군가는 비판적으로 혹은 부정적으로 볼 수 있고 그러한 역할을 형의 태도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마리나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아름다운 바다는 우리가 바라는 바다지만, 실제로 형이 말한대로 오염된 바다인 것 또한 사실이다. 양측의 상황을 아이들의 태도와 말로 적절하게 보여준다.

마리나가 이야기하는 그 푸르고 아름다운 바다를 상상하면서도 실제로는 바다를 향해 얼마나 많은 쓰레기를 던져넣고 있는지 한번 더 생각하게 된다. 인어공주처럼 바닷가에 쓰러진 채 발견되었던 마리나가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난 뒤에야 그 아름다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본다.

인간들이 버린 쓰레기 외에도 독극물에 가까운 것들이 '경제적인' 이유로 혹은 '정치적인' 이유로 바다에 버려지고 있는 지금, 이 그림책은 생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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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지도 - 정말 아름다운 세계사
톰마소 마이오렐리 지음, 카를라 마네아 그림, 주효숙 옮김 / 너머학교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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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도서관에 새로 들어온 그림책은 정말 아름다운 세계사 시간의 지도이다. 책을 펼치자 마자 처름 딱 든 생각은 "우와, 세계사를 이렇게 훑어볼 수도 있구나."였다. 시험 때문에 줄줄줄줄 외워야 했던 나는 최근의 역사 프로그램이나, 역사를 소재로 다룬 다양한 책을 보면서 뒤늦게 재미를 느끼기도 한다. 어떤 지식이나 정보가 자신의 것이 되기 위해서는 다양하게 접하고 체험해볼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여행이나 박물관 미술관 같은 곳을 찾아 보고 듣는 경험은 중요하다. 그리고 오늘 본 이 그림책처럼 조금 다른 방법으로 지식정보와 만나게 될 때도 꽤 흥미로워진다.


차례를 살펴보면 크게 두 개로 나누어진다. 하나는 인류의 역사이고 하나는 분야별 역사이다. 역사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라져 버린 사람들에 대해 알려주는 학문이다.(P.6) 그래서 역사도 인문학, 즉 인간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이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역사 공부를 한다는 것은 일어난 일을 순서대로 정리해본다는 뜻이다. 역사의 어느 지점에서 어떤 사건이 발견되는지 물어본다. 역사는 '언제, 어디서, 누가 왜, 어떻게' 했는지를 알려준다.


시간을 따라 여행을 하려면 시간이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그래서 이 그림책은 '시간'이 무엇인지 알려주면서 시작한다. 시간은 항상 앞으로 나아가면 절대 멈추지 않는 긴 선과 같다.(P.10) 동양 고대문명에서는 시간을 원으로 보았고 반복된다고 여겼다. 고대의 시간은 시적인 이미지와 이야기를 담은 신화나 전설 등으로 표현된다. 


시간을 측정하고 표시하는 건 언제나 꼭 필요한 일이었다. 시간의 흐름을 측정하기 위해 다양한 시계들이 발명되었다. 역사를 정리하려면 달력의 기준점인 '0'을 정할 필요가 있었다. 서양에서는 예수가 탄생한 해를 기우너후 1년으로 세기 시작했다. 우리 민족은 단군이 세운 기원전 2333년부터 날짜를 세기도 한다. 


이 그림책을 통해 시간의 지도를 읽기 위해서는 그려진 선과 그림을 따라가면 된다.  그림책을 펼쳐서 그려진 선을 따라 읽어본다. 가운데쯤 가면 접혀진 책을 펼쳐 길다란 시간의 선을 만날 수 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우리 인류의 역사를 살펴보며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새 현재에 다다르고 이 그림책은 다시 분야별 역사로 들어간다. 


그림책이라고 부르기에는 글밥이 많아서, 고학년 어린이가 읽거나 청소년이 읽어도 좋을 것 같다. 나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역사를 살펴보는 것도 좋지만, 어떤 분야를 벏게 살펴보는 것도 꽤 흥미로웠다. 어렵지 않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지식정보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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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피스토
루리 지음 / 비룡소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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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새로 들어온 그림책은 아무래도 먼저 손이 간다. 이번에는 루리작가의 메피스토. 그림책과 그래픽노블의  중간 형태를 취하고 있다. 그림책은 작가의 상상과 생각을 가장 다양하게 드러낼 수 있는 장르라고 생각한다. 외형을 담아내는 형식도 내용을 드러내는 형식도 그림책만큼 자유로울 수 있을까. 메피스토는 다양한 레이아웃에 악마와 소녀의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이 그림책은 괴테의 『파우스트』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한다. 이 그림책의 화자인 메피스토는 매력적인 캐릭터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문학작품에서 메피스토를 변형하여 차용하고 있을 것이다. 떠돌이 개의 모습으로 지상으로 내려 온 메피스토는 귀가 들리지 않는 외톨이 소녀와 처음 마주하게 된다. 


"엣날 엣날에 신과 악마가 인간 하나를 두고 내기를 했어. 악마는 그를 타락시킬 수 있다고 했고, 신은 그를 구원할 수 있다고 했지. 악마나는 인간과 함께 온갖 못된 짓을 하고 다녔어. 이겼다고 생각했지. 그런데 마지막 순간에 신이 나타났어. 모두를 구하러 온 거야. 못된 짓을 한 인간도, 상처받은 인간도, 모두. 이야기는 그렇게 모두가 구원받고 행복하게 끝이 나는 듯했지. 악마 메피스토만 빼고." 


떠돌이개로 태어난 메피스토와 귀가 들리지 않는 외톨이 소녀의 만남. 이 둘은 서로의 마음을 열고 가까워진다. 그림책은 둘의 이야기를 보여 준 다음, 개의 이야기, 소녀의 이야기, 개의 이야기로 이어지며 그들의 관계를 보여준다. 


"지옥은 어떤 곳이냐고 네가 물었어. 그곳에 가면, 가장 미워했던 존재의 모습으로 평생을 지내게 돼. 그래, 지옥에 가면 너는 네 모습 그대로, 나는 내 모습 그대로 지내게 되겠지."


"천국은 어떤 곳이냐고 네가 다시 물었어. 나도 몰라. 가장 좋아했던 존재의 모습으로 살게 되려나. 그래, 그럼 나는 네가 되고, 너는 내가 될 거야… 인간이 되고 싶냐고 네가 물었어. 나는 어째서인지 고개를 끄덕였어."


그들이 했던 행동과 장난은 소녀가 사진을 찍어 붙인 사진으로 들여다볼 수 있다. 세월이 흐르면서 소녀는 늙어가고, 악마인 메피스토는 늙지 않은 채 그 모습을 바라본다. 인간은 나이가 들고 늙어가면서 노화가 오고 치매가 오는 등 변화를 겪게 된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메피스토는 괴롭다. 자신마저 잃기 시작한 소녀를 위해 메피스토는 금지된 마법을 사용한다. 그리고 소녀의 마음을 읽게 된 메피스토는 사람으로 거듭나게 된다. 


악마인 메피스토가 떠돌이개로 태어났다는 설정을 떠나서 우리 곁의 반려견과 우리의 삶을 대입해볼 수도 있다. 깊은 울림을 주는 내용으로 생각꺼리가 많다. 어린이들과 읽어볼 수도 있지만, 어르신들과 함께 읽어봐도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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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하고 다정하게 말 잘하는 아이들 - 어린이를 위한 똑똑한 말하기 동화, 2024 아침독서 추천도서 한경 아이들 시리즈
류윤환 지음, 김현영 그림 / 한국경제신문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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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읽기를 가르친 적이 있다. 읽기를 어려워하는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아서 놀란 적이 있었다. 그런데 요즘은 말하기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많이 보인다. 코로나로 3년 가까이 비대면 상황에서 사회성을 갖추지 못한 아이들도 많아졌다. 


이 책은 초등학교 교사인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미안한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거나 거절을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쓴 말하기 동화다.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 관계가 달라지고, 친구의 반응이 달라지고 자존감과 생활이 달라진다.


20명 쯤 되는 아이들이 6년동안 학교를 다니다보면 어지간해선 거의 다 한 반이 될 것 같다. 6~70명이 한 반이면서도 14~5반씩 있었던 우리 때에는 같은 반은 아니어도 한 동네 살면서 마주치는 아이들이라 낯설 것도 없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윗동네 아랫동네 대결도 하고, 어우러져 놀던 그 시절과는 많이 달라졌다. 그러니 이 책의 주인공인 서윤이도 5학년이 되어 처음 반에 들어섰을 때 나름 친하다고 생각했던 친구가 없자 힘들어한다. 새학기 첫만남이 어려운 아이들이 많다. 누구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아무하고나 잘 어울리는 것 같은 친구도 어느 정도는 긴장을 한다. 이럴 때는 심호흡을 크게 하고, 가벼운 인사로 시작해보는 것이 좋다. 처음 마났을 때는 어떤 주제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을까? 저자는 과거의 경험 묻기, 공통점 찾기, 이유 묻기, 감정 읽어주기 등을 제시한다. 


이 책에는 먼지요정이 등장한다. 아이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해결방안도 제시하고 용기도 준다.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어울리는 무리가 달라지고 자신을 바라보는 친구들의 시선도 달라지자 민재는 고민하기 시작한다. 먼지요정은 민재에게 친구들과 대화할 때 자신이 느끼는 감정과 생각을 솔직하게 말하고, 친구들과 대화를 할 때는 잘 듣고 있다가 참여하라는 것과 같은 조언을 한다. 


이 에피소드가 눈에 들어왔던 우리집 아이도 매년 겪는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친구와의 관계가 이전과 조금 달라지거나 대화가 불편해졌을 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럴 때 이렇게 시작해보자.


"요즘 우리 사이가 어색해진 것 같아."

"내가 너한테 실수한 게 있을까?"

"손흥민 선수 이야기하고 있었구나. 나도 골 넣는 장면 봤어."

"재미있게 들려서 옆에서 듣고 있었어. 나도 같이 이야기하자." (p.53)


친구 사이에도 '비교'는 사이를 멀어지게 하는 단초가 된다. 일상에서 무심코 비교하는 말을 하게 되면 서로 상처를 주게 된다. 그럴 때는 이렇게 말해보자.


"네가 한 말은 나랑 xx를 비교한 말이잖아. 내가 잘못한 게 있으면 고칠게. 하지만 내가 왜 xx와 비교당해야 하는지 알려줄래?"

"미안해. 내가 깊게 생각하지 못하고 함부로 말했어. 비교하면 안 된다는 걸 배웟는데도 실수를 했어. 방금 한 말은 취소할게." (p.85)


아이들은 마음으로는 알지만 실제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는 때가 많다. 예전에는 형제들 사이에서 또는 이웃 간에 여러 경험을 하면서 몸으토 터득하지만 요즘은 그렇지 못하다. 아이들의 서투른 행동을 야단칠 게 아니라 잘 가르쳐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친구가 기분 나쁘게 말했을 때나 실수를 했을 때, 자기 감정대로 말을 내뱉으면 결국 싸움이 나거나 관계가 훼손된다. 아이들끼리 해결이 되지 않을 때는 어른들의 도움도 필요하다. 그리고 친구와의 관계를 다시 회복하고 싶다면, 그때는 이렇게 해보자. 


"네 생각이 정리되면 천천히 말해 줘."

"조금 느려도 괜찮아. 나는 잠시 정리하고 있을게."

"나는 네 생각이 궁금해. 넌 어떻게 생각해?"

"그렇게 생각한 이유가 뭐야?"(p.177)


한 반 아이들에게서 일어날 수 있는 많은 에피소드들이 현장감 있고 현실에서 있음직하게 여겨진다. 친구와의 관계가 어려운 아이들이라면 이 책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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