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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센테니얼 맨
아이작 아시모프 외 지음, 이영 옮김 / 좋은벗 / 2000년 5월
평점 :
품절


제목 : 바이센테니얼 맨The Positroinc Man
저자 : 아이작 아시모프Issac Asimov, 로버트 실버버그Robert Silverberg
역자 : 박상준, 이영
출판 : 좋은벗
작성 : 2005. 01. 31.


The Bicentennial Man ― 이 백살을 산 사람
The Positroinc Man ― 양전자 인간




   앞서 기록한바 있는 영화 바이센테니얼 맨의 원작 소설을 읽어볼 수 있었습니다. 기계 가득한 배경에 심장처럼 생긴 것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함께 하고 있는 모습의 표지. 어떻게 보면 그로테스크grotesque할지도 모를 그 모습이 앞서본 영화의 느낌 때문인지, 아니면 디자이너가 부드럽게 그려서인지 너무나도 친근감 있게 느껴졌습니다.
   그럼 책표지의 『영화가 표현하지 못한 99%』라는 텍스트에 기대를 걸어보며 이 백살을 맞이하게 된 사나이의 이야기를 살짝 들어보기로 하겠습니다.


   가까운 미래. 지역의회의원인 제럴드 마틴은 로봇의 생활화를 위해 모범적으로 집안에 로봇하인을 들여놓게 됩니다. 바로 이 로봇이 이번 이야기의 주인공 NDR-113―앤드류 마틴 입니다. 다른 동종의 NDR시리즈와는 달리 창조력이라는 개성을 가져버리게 된 로봇. 그런 모습에 마틴 가족은 앤드류에게 파격적인 조건을 선물하기 시작하는데…….


   거의 대부분의 영화와 원작사이의 관계도 그렇지만, 이번 작품도 원작과 영상 물은 비슷하지만 많은 차이를 보이기 시작합니다. 중심이야기는 앞서 접한 영화와 별반 다를 것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뭐라고 하면 좋을까요? 영화는 이 작품의 이야기를 '너무 아름다운 가족 드라마로 만들어버렸다'라고 할까요? 이번에 읽게된 원작은 영화에서 차마 말하지 못한, 로봇이라는 존재와 인간의 사회상의 관계에 대해 너무나도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인간은 영생을 꿈꿉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의 주인공 앤드류 마틴은 그런 영생 같은 것을 꿈꾸지 않습니다. 다만 자신을 한 명의 '인간'으로 인정해 주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영화에서는 '사랑'이라는 주제를 통해서 자신의 몸을 '인간'으로 바꿔나가는 앤드류라면, 원작에서의 앤드류는 '진정한 자유'를 위해 자신을 몸을 인간으로 바꿔나가게 됩니다.


   하아. 인간이란 무엇일까요? 그리고 진정한 자유란 무엇일까요? 앤드류가 '자유란, 그것을 원하는 자만이 누릴 수 있다.'고 한 말이 머리 속을 떠다니고 있습니다. 수동적으로 살아가지는 현재의 우리들의 삶을 보며 때로는 인간이야말로 잘 만들어진 로봇은 아닐까라는 소름끼치는 생각을 하기도합니다. 영화에서는 잘 나와있지 않은 200년 동안의 치열한 법적 논쟁. 하지만 그는 끈기 있는 인내 속에서 결국 '인간'으로서의 최후를 맞이하게 됩니다.


   창조적이며 예술적인 목공예를 하며, 로봇의 역사에 대한 책을 쓰고, 인간 몸에 사용할 수 있는 인공 장기를 만들며, 자신 또한 인간이 되고자 영생을 포기하는 한 존재의 이야기.


   이번 바이센테니얼 맨 까지 아이작 아시모프님의 SF작품을 몇 가지 접해볼 수 있었습니다. 한가지 재미있게 생각된 점은 어째 시간적 순서 상 '점점 과거로 읽어 들어간다는 기분이 들었다'라는 것이었습니다. 파운데이션Foundation 시리즈, 로봇Robot 시리즈, 이번의 바이센테니얼 맨, 그리고 이번에 알게된 '나는 로봇이야I, Robot'까지. 바이센테니얼 맨 보다도 초기의 로봇 이야기라. 하핫. 아이작 아시모프님의 초기 로봇 사상을 하루빨리 접해보고 싶어집니다.


   독립된 작품으로 읽어도 재미있었지만 전체적으로도 연결되는 듯한 이야기의 방대한 스케일에 그저 놀라움만 느껴집니다. 또한 이번 작품은 영화와 함께 입체적으로 즐길 수 있었다는 사실에 마음 가득 차 오르는 만족감을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모르겠군요(웃음)


   영화로서는 말할 수 없었던 인간이 되고자했던 로봇의 치열했던 200년 동안의 이이기. 인간보다도 인간적인 한 인격체의 이야기의 감상문을 여기서 종료하고자합니다.



Ps. 이 감상문을 작성중일 때 최근 출시된 영화 '아이, 로봇I, Robot'의 원작에 해당하는 소설이 동쪽나라에서 출판된 '나는 로봇이랴'라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예전에도 찾긴 했었지만 동화로 분류되어있어 설마 했는데, 다들 그게 한국에 소개된 원작이라고 하니 빨리 구입하고 싶어 미치겠습니다. 문제가 하나 있다면 다른 아시모프님의 SF들처럼 한국에는 절판 상태라는 것. 허어. 헌책방을 뒤지던지 하고싶지만 군인이라는 사실에 비통함에 빠지려고 합니다. 다만 다행인 점이 있었으니 오는 2005년 2월2일에 3박 4일 동안의 휴가를 나간다는 것!! 그때 헌책방을 털로 가야겠군요 버닝 +ㅁ+/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with 얼음의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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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오타 2005-04-17 0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외국에 계신 것인가요? '교보문고'홈페이지에서 검색해보시면 아직 제고량이 있다고 나옵니다^^
 
슈퍼스타 감사용 (2disc)
김종현 감독, 이범수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04년 12월
평점 :
품절


제목 : 슈퍼스타 감사용
감독 : 김종현
출연 : 이범수, 윤진서, 류승수, 이혁재, 공유 등
등급 : 전체 관람가
작성 : 2005. 01. 29.


   아아. 정말 오랜만에 영화를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거 재미있더군요.


   비록 최근만은 아니지만 실존 인물과 사건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영화들이 많이 제작되는 것 같습니다. 당장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자면 '바람의 파이터', '도마 안중근', '역도산', '주먹이 운다', 앞서 기록했던 '알 포인트' 그리고 이 감상문을 작성 중인 지금 개봉 예전작인 '말아톤' 등. 현재 외국에서는 만화를 원작으로 영화를 많이 만들어 가는 시점에서 우리나라는 실제 바탕의 영화라.
   그렇게 이번에는 한국 야구계의 한 인물의 이야기를 접해볼 수 있었습니다. 그럼 뭔가 오랜만에 가슴 찡했던 영화를 살짝 기록해보겠습니다.


   가정의 TV가 흑백에서 칼라로 바뀌는 80년대. 프로야구 선수를 꿈꾸는 총각 감사용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작은 직장에 다니면서 취미로 직장 야구를 하면서 꿈을 키워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운명처럼 다가온 기회가 있었으니, 회사의 계열사에서 프로야구단 '삼미 슈퍼스타즈'의 투수 선발 오디션이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그는 '프로'를 향한 첫 발을 내딛게 됩니다.
   하지만 정작 야구단에 들어간 그는 공을 던져보기는커녕 벤치에 앉아있기만 할 분이었습니다. 그것도 그럴 것이 팀에 왼손 투수가 없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가 선발되었기 때문입니다.
   승리라는 단어와 상관없어 보이는 연패행진. 그는 마침내 공을 던지게 되지만 '패전 투수'의 이름으로 그라운드에 서게되는 것이었는데…….


   한 젊은이의 꿈을 향한 도전. 하지만 영광의 빛보다도 좌절의 그림자 속에서 그는 눈물을 흘리며 오열하고 맙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사랑해주는 가족의 존재를 알게되고, 항상 자신을 응원해주는 이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면서 다시금 힘을 내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한 경기 전부에 공을 던지게 되고, 그의 팀은 뜻하지 않은 승리의 꿈을 불태우게되는데…….


   프로란 무엇일까요? 감독에서 공을 던지게 해달라고 간청하는 그에게 감독이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프로란 자가기 어떤 자리에 있던,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뭐 이런 말을 한 것 같습니다." 프로라…… 문제는 그 자리에서의 최선이라는 것은 참 어려운 것 같다라는 것입니다. 사람은 본디 자기가 하고 싶은 것에 대해 욕심이 많이 있지 않습니까.(웃음)


   이번 작품은 뭐랄까요? 슬프지만 아름다운 느낌이라고 할까요? 승리를 통한 카타르시스보다도 이겨 본적이 없는, 아니 승리의 기대마져 포기한 갈등 상황 속에서 일어나는 이런 저런 불협화음들. 그리고 마침내 승리의 꿈을 꾸게되는 역전의 상황이 되었을 때의 그 찡한 느낌. 아아. 잘 모르겠습니다. 그저 한번쯤 볼만한 감동적인 작품이었습니다.


   하아. 조용히 한숨 한번 내뱉어 봅니다. 꿈을 향한 도전과 최선으로 임하는 자세라. 저는 저 자신의 꿈에 대해서 얼마나 강한 열정으로임하고 있는지 뒤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글쎄요. 아무리 군 생활 중이라지만 무엇인가 빠진 듯한 기분. 저 자신의 발전을 위해 많은 것을 하고는 있지만 가슴 속 깊은 곳의 미지의 허전함이 저를 금방 지치게 만드는 것만 같습니다. 그것은 왜일까요? 꿈에 대한 목적과 방향성 상실? 혼자가 되었다는 고립감? 그것도 아니라면 더 이상의 발전 가능성에대한 자신감 결여? 하핫 잘 모르겠습니다. 그저 이때까지처럼 차근차근 노력해서 저만의 꿈을 준비해 나가보기로 마음먹을 수 있었습니다.


   사람 수만큼의 이야기가 있듯. 사람 수만큼의 꿈이 있다고 합니다. 이 감상문을 읽어주신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요? 네? 제 꿈요? 음∼ 세상에 한 획을 긋는 것?(웃음)


   그럼 다시금 열정의 버닝을 외치면서 기록을 종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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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야환담 채월야 1
홍정훈 지음 / 파피루스(디앤씨미디어) / 200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 : 월야환담 채월야月夜幻談 彩月夜
저자 : 홍정훈
출판 : 파피루스
작성 : 2005. 01. 26.


   이상하게도 '환상문학'이라고 정의된 장르문학을 많이 접하지 않은 저. 그것은 민족적 정서의 차이를 고지식하게 존중하다보니 한국사람이 쓴 서양식 환상문학을 기피하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시대물 같은 거 보다도 현시점을 배경으로 하는 환상을 좋아하기 때문일까요? 그것도 아니라면 억지 같은 퓨전 작품들이 많다고 생각해서일까요? 글쎄요. 개인적인 답은…… "환상문학이라는 장르에 관심을 가진 것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고만 말씀드리겠습니다.(웃음)

   이런. 쓸데없는 말이 많이 나온 것 같군요. 한창 뱀파이어라는 소재에 관심이 많았던 저에게 한 친구가 소개해준 작품이 있었습니다. 불분명한 시야―지하철 내부 같은 배경 속에 그림자 마냥 서있는 검은색의 사람의 모습. 마치 예전에 봤던 키타쿠보 히로유키 감독의 애니메이션 '블러드―라스트 뱀파이어Blood―The Last Vampire'를 연상케 하는 분위기에 "네 순수를 위하여 눈물을 흘려라!"라는 텍스트까지!! 저는 알 수 없는 마력에 압도되어 작품의 세계에 빠져들고 만 것입니다!!


   시간적 배경은 현대. 공간적 배경은 서울. 뱀파이어와 뱀파이어 헌터들의 피 튀기는 이야기라니……. 현실 또한 판타지―전설, 민담, 괴담의 연장선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가진 체, 나름대로 작품을 구상하고있던 저에게 있어서 너무나도 충격적이고 신선하게 와 닿은 작품이었습니다. 그럼 작품 속 주인공들의 환영 인사와 함께 작품 속으로 살짝 들어 가보겠습니다.


   "미친 달의 세계에 온 것을 환영한다."


   제가 읽어서는 이 작품은 크게 두 가지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하나는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거짓말 같은 현실 속에서, 점점 미쳐 가는 이야기이고, 또 하나는 새롭게 태어나는 '진마'라는 등급의 뱀파이어의 탄생에 얽힌 이야기. 그래도 주를 이루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살짝 해드리겠습니다.


   주인공의 이름은 한세건. 그는 여차저차 폭주족과 어울리게 된 평범한(?) 고교생입니다. 어느 날, 피로 도배된 듯한 자신의 집을 목격하게 되고, 자신 또한 미지의 존재에게 '죽음'의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공포와 절규 속에서 미지의 존재와 싸우게 되지만 죽음은 압도적인 힘으로 그를 덮칩니다. 하지만 그를 구원해주는 존재가 있었으니, 나중에 자신을 실베스테르라고 소개하는 은발의 젊은 외국인 신부―진마사냥꾼 입니다.
   그렇게 송덕연이라는 특전사 출신의 퇴연군인인 뱀파이어 헌터를 통해 '사냥꾼'으로 성장해나가는 세건. 계속되는 전투 속에서 점점 강해지는 한편 복수와 피로 얼룩진 그의 인생은 결국 그 방향성을 망각하기 시작하는데…….

   언제 자신 또한 뱀파이어가 될지 모르는 시한부 같은 인생. 그는 하루하루 '죽음'을 향해 모든 것을 불사릅니다.


   "세상이 나를 속였어!!"


   평범한 일상이 더 이상 평범하지 않게 되는 순간. 모든 것이 꿈이길 바라는 심정으로 다시 눈을 떴을 때. 그것이 현실이라면…… 현실과 동떨어진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인생이 되어버리다니. 아! 그저 감동이었습니다. 비록 주인공과 같은 처절한 인생을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텍스트로만 이루어진 작품에서 느껴지는 이 역동적인 표현들!! 잘 알지도 모르는 각종 총화기와 차량, 마법, 전투 상황 등을 이렇게 리얼하게 표현하는 작품을 접할 수가 있어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특히나 어떤 상황을 무시해버리는'인식 장애―일종의 결계 시스템 이랄까요?―'처리로 인한 전투 상황과 언론과 정치를 장악한 '테트라아낙스'같은 뱀파이어 기업 등. 현재를 살아가면서 느끼는 현실의 부조리한 면들에 대해 끔찍하지만 한편으로는 재미있는 상상력에 너무나도 흥분하고 말았습니다.


   하앙. 이때까지 접했던 수많은―타칭 어두운 작품들이 머리 속을 소용돌이치는 이 기분을 어떻게 말씀드리면 좋을까요? 마음 가득한 카타르시스에 취한 체 감상을 종료합니다.


   아! 이 감상문을 작성중일 때까지 이 작품의 후속 작으로 '월야환담 창월야'가 5권까지 책으로 나와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러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Ps. 책이 파손되었습니다. 물론 대여점에서 책을 빌려보는 취미는 없지만 신간 확인 겸 파손된 책을 보다가, 막상 고참에게 빌려줬다가 돌려 받은 책이 파손된 모습을 보니 꼭지가 틀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하아 역시 책은 함부로 빌려줘선 안 된다라는 것을 실감하고 있는 중입니다. 대여점 문화에 심취되어 책을 함부로 하시는 분들. 저는 책을 사서봅니다. 책 좀 사랑해 줍시다. 자기 책 아니라고 책을 굴립니까? 어엉ㅠㅁㅠ(목공용 본드로 뜯긴 페이지 붙이고, 책 사이사이에 끼인 과자 부스러기 빼고, 상처 많은 책표지 보며 순수(?)의 눈물을 훔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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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박상연 / 민음사 / 199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 : DMZ
저자 : 박상연
출판 : 민음사
작성 : 2005. 01. 20.


DMZ ― DeMilitarized Zone비무장 지대
JSA ― Joint Security Area공동경비구역





   박찬욱 감독님의 '공동경비구역 JSA'를 아십니까? 비록 아직 안보신 분들이 있을지 몰라도 제목은 다들 한번씩 들어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병헌씨와 송강호씨가 각각 남과 북의 병사로 출연했던, 그리고 그 당시 놀랍도록 충격적이고 깔끔하고 아름답다는 기분으로 접했었던 영화. 어렴풋이 그 작품의 원작이 따로 있었다 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몇 년이 흐른 지금에 와서야 그 영화의 원작소설을 접해볼 수 있었습니다. 그 책의 제목은 DMZ. 그럼 DMZ에서 있었던 사건을 살짝 알아보기로 할까요?


   브라질 이름 에스또네라, 스위스 이름 지그 베르사미, 한국 이름 이 강민. 그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 벌어진 남북한 병사의 총격살인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중립국 감독 위원회NNSC에서 파견―공동수사를 목적으로 남한으로 가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그렇게 시작되는 이야기는 크게 두 가지의 흐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는 앞서 말한 총격살인사건의 암묵적 상황의 미스터리이며, 또 한가지는 주인공과 그의 아버지 그리고 조국의 이야기입니다.


   남한으로 떠나기 전에 아내가 쥐어준 파란표지의 노트. 그것은 그가 그토록 싫어했던 아버지의 물건입니다. 잊으려고 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을 되살려가며, 그는 남한으로 행하는 비행기에 앉아있습니다.
   50년의 분단의 시작 6·25전쟁. 인민군이었던 아버지는 전쟁 속에서 포로가 되었고 결국 제 3국 행을 선택. 조국을 상실한 망명생활 중 브라질에서 만난 스위스인 어머니와의 사이에서 태어나는 자신. 비록 반쪽의 피가 흐르지만 그런 자신을 한국인으로 키우고자 했던 아버지. 그리고 현재의 그는 분단되어버린 아버지의 나라에서 사건을 조사하며, 그 과정 속에서 변해 가는 자신을 발견하기 시작합니다.


   어둠을 가르는 총성. 그것은 서로 50미터정도 떨어진 남측 B-2초소와 북측 가-1초소에서 벌어진 사건. 그리고 두 초소 사이에서 부상을 입은 체― 국방한계선에 배를 깔고―쓰러진 모습으로 발견된 남측 군인과 북측 초소에서 발견되는 한 구의 시체와 부상병. 하지만 남과 북측에서 제시하는 진술은 서로 엇갈리기만 합니다.
   북측의 오경필 상등병과의 만남에서 느껴지는 슬픔의 암시. 쇼크상태에서 벗어난 남측의 김수혁 상병의 입에서 듣게 되는 사건의 전모. 하지만 취조의 내용은 이미 짜여진 각본대로 흘러가고, 주인공은 수사임무에서 제명 당하게 됩니다.


   분단의 역사. 휴전의 상황. 그 속에서 벌어지는 거짓말 같은 남과 북의 만남. 하지만 사회적·역사적 이데올로기는 진실을 은폐시키려 하는데…….


   처음 이 작품의 영상물 '공동경비구역 JSA'가 나왔을 당시에 언론이 시끄러웠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그것을 시간의 흐름 앞에서 잊어버리고 만 것 같습니다. 그렇듯 반세기가 지난 민족역사의 아픔 또한 시간의 흐름 앞에서 그저 막연하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특히 이 작품 안에 있는 김수혁 상병의 말을 통한 작가의 열변은 전쟁 불감증에 걸린 현 세대를 너무나도 잘 보여주는 것 같아 가심 깊은 '뜨끔'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입대하기 전까지는 '공동경비구역 JSA'를 보고 어쩌면 있을지도 모를 환상 같은 이야기로만 느꼈지만, 군 생활 중에 읽게된 원작 DMZ는 영화에서 차마 다 말하지 못한 과거와 현재의 전쟁에 대한 정신상태, 교육, 문화에 대해 뒤돌아보게 했습니다. 이때까지 잊어버리고 살았던 것에 대해, 중요할 수밖에 없는 것을 되찾아준 좋은 작품이었다랄까요?


   그럼 감상문을 접기 전에 한가지만 묻겠습니다.


   "당신의 소원은 무엇인가요? 혹시 예전에는 '통일'이라고 말하진 않았습니까?"



Ps. 영화에서 등장하는 여자수사관 소피 장(이영애 분)이, 이 작품의 주인공 지그 베르사미 소령을 모델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원작도 처음 등장했을 때 꽤나 시끄러웠다고 그러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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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거미 클럽 동서 미스터리 북스 92
아이작 아시모프 지음, 강영길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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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흑거미 클럽Tales of The Black Widowers
저자 : 아이작 아시모프Issac Asimov
역자 : 강영길
출판 : 동서문화사
작성 : 2005. 01. 17.


급사 給仕
[식사의] a waiter; a waitress (여자);
[사무실의] an office boy;
[여관의] a bellboy;
[일반적] a bellhop; a page (여자)

―한영사전―




   원래는 아이작 아시모프님의 '바이센테니얼 맨Bicentennial man'이라는 작품을 읽고 싶었지만, 아직도 구하지 못한 체 그보다 먼저 구하게 된 '흑거미 클럽'을 읽게 되었습니다. SF의 거장으로 더 알려지신 고故 아이작 아시모프님의 추리소설작품. 일단은 이전까지 읽은 그분의 SF적 작품에 대해 마음을 비우며, 오랜만에 추리소설의 세계에 빠져 봅니다.


   한 달에 한번씩 가져지는 모임. '흑거미 클럽'이라 이름지어진 모임에는 여섯 명의 멤버―특허변호사 제프리 애벌론, 암호전문가 토머스 트램블, 작가 임마누엘 루빈, 유기화학자 제임스 드레이크, 화가 마리오 곤잘로, 수학자 로저 홀스테드―와 헨리라는 이름의 급사 한 명. 그리고 그 날의 호스트가 초대하는 게스트 한 명이 자리에 모이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특이한 점은 이 정기 모임에는 여자가 없다는 것.


   "당신은 무엇으로써 당신의 존재를 정당하다고 느끼십니까?"
   이 질문과 함께 시작되는 게스트를 향한 '신문'은 농담 가득한 잡담의 자리를 '추리'를 위한 토론의 자리로 만들어버립니다.
   초대된 게스트는 자신에게 던져지는 질문을 받으며, 또한 자신에게 있는 어떤 문제되는 이야기를 이야기하게 됩니다. 아 물론 이 자리에서 있었던 이야기는 절대 밖으로 누설하지 않는다는 전제조건이 있군요.
   각 멤버들은 게스트가 가진 문제의 이야기에 나름대로의 해석과 답을 제시하며 추리를 하게되지만 이렇다할 답은 잘 나오지 않습니다. 그럴 때마다 조용히 그들의 식사 등의 뒷바라지를 해주던 헨리가, 그들의 대화에 조용히 참여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가 제시하는 답은 이야기의 핵심을 찌르게 되는데…….


   어디서 읽었던 내용인지 기억이 불분명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인간은 어떤 것의 진실이 간단하다는 것을 믿을 수 없어 복잡한 이론과 설명의 과정을 통해 어려운 답을 찾아내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입니다. 이번 작품에서도 각 멤버들은 자신의 직업적 특성을 십분 발휘해 각 사건을 추리해나가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막연하게 시작된 이야기는 어떤 뚜렷한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한 체 제자리걸음을 합니다. 그때 모든 것을 듣기만 하던 헨리가 입을 열시 시작하고, 게스트는 나름대로의 답을 얻게 됩니다.


   12편의 짧은 이야기가 모여 하나로 묶인 연작집. 새롭게 등장하는 게스트와 사건들. 조용히 숨은 주인공 헨리는 영원히 풀리지 않을 듯한 미스터리를 너무나도 간간한, 아니 다른 멤버들이 생각하지도 못한 방식으로 풀어버립니다. 아직 셜록 홈즈 시리즈만 접했던 저로서는 이야기만 들어본 회색 뇌세포 에르큘 포와로를 떠올리게 됩니다. 의뢰인의 이야기를 의자에 앉아 조용히 듣고 있는 것만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 기회가 되면 수많은 작가들이 탄생시킨 명탐정들의 이야기를 접해봐야겠습니다.


   로봇 시리즈가 SF와 추리물을 섞은 듯한 작품이었고, 이전에 읽은 존 그리샴의 '거리의 변호사The Street Lawyer'가 법정 스릴러와 추리물을 섞은 듯한 작품이었다면, 이번에 접한 이 작품은 오랜만에 접해보는 순수한 추리 문학 장르인 듯 해 기분이 좋았습니다. 특히 현 사회에서 워낙에 '퓨전'장르가 판을 치고 있다보니 오랜만에 독립된 하나의 장르 문학 작품을 접한 것이 기쁜 것은 아닌가 모르겠습니다(웃음)


   '흑거미 클럽'은 그 후속작으로 12개의 이야기가 더 묶여 '흑거미 클럽 Ⅱ'라는 제목으로 외국에서는 출간되었다는데 우리나라에는 아직 나오지 않은 것 같습니다. 만일 나온다면 꼭 접해보고 싶군요.


   처음에는 하나 하나의 이야기가 짧아 캐릭터의 개성이 잘 잡히지 않았는데, 한 권의 책이 다 끝날 때 즘 되어서 각 캐릭터의 매력에 빠져버린 저. 특히 사건을 확대 분석하는 과정 속에서 발견되는 모순을 놀라운 통찰력으로, 난해한 사건의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의 핵심을 집어내는 헨리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습니다. 그럼 후속작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감상 기록을 종료합니다.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with 얼음의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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