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끝내는 NFT 공부
유상희 지음 / 원앤원북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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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NFT가 메타버스 세계에서 사용되는 재화로서 더욱 각광받기 시작했고, NFT화된 예술품이 엄청난 가격으로 거래되자 모든 산업에서 NFT를 마케팅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NFT에 대해 아예 모르는 경우, 막상 알아보려고 하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 지, 어떤 책을 선택해야 할 지 고민될 것이다.

그 고민을 단번에 해결해줄 책이 있으니, 바로 『하루 만에 끝내는 NFT 공부』이다.

NFT의 개념부터 종류, 제작과 거래까지 모든 것을 담았으니 NFT의 궁금증을 바로 해결해 줄 것이다.


저자, 유상희는 현재 ‘경남제약스퀘어’에서 사업지원팀과 마케팅 총괄이사를 맡고 있다.

국내외 굵직한 NFT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제 막 출발선상에 있는 한국 NFT시장에서 꾸준하게 NFT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 융복합 분야의 각종 자문 및 산학연계도 꾸준히 진행 중이며, 충남 메타버스산학협의회 운영이사를 맡기도 했다.

처음 NFT를 접했을 때 어려움이 많았기에, 정말 쉽게 접할 수 있고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책을 집필하고 싶었다고 한다.




Ⅰ NFT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어떤 사람은 NFT가 '그들만의 리그'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와는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배우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알고 보면 '나'만 빼고 모든 사람이 NFT에 집중하고 있다.

이제는 NFT는 모든 분야로 뻗어나가고 있다.

내가 NFT에 관심이 없더라도, NFT는 이내 여러분의 안방까지 들어오게 될 것이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NFT란, Non-Fungible Token의 약자로 암호화된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대체 불가능한 토큰이다.

현재 NFT의 글로벌 유저 수는 점점 증가하는 추세로, 지적재산권을 보유한 기업들 또한 그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무엇보다 고유성과 희소성을 지켜주면서 모든 정보를 담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어 기업들 또한 NFT 기술을 업계에 접목시키고 있는 것이다.

LG유플러스, 코빗, LG생활건강, 롯데홈쇼핑 등이 NFT를 접목시킨 대표적인 기업들이다.

LG유플러스는 국내 통신사 최초로 NFT시장에 진출을 선언했다.

NFT 사용자의 커뮤니티를 강화시켜 메타버스 사업과 결합시킬 것을 예고한 것이다.

무너 사원을 모티브로 요일별 직장인의 감정을 표현하여 NFT를 발행하기도 했었는데, 이는 MZ세대에게 성공적으로 통하기도 했다.

2022년 여름, 최고의 포토 스팟 중 꼽히는 곳이 어디라 생각하는가?

힌트를 주자면 핑크색 그리고 곰돌이다.

그렇다. 바로 '벨리곰'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롯데홈쇼핑이 MZ세대를 겨냥하여 만든 벨리곰은 엄청난 인기를 끌어 '핫'한 인스타그램 포토 스팟이 되었다.

MZ세대가 쇼핑을 주축으로 대두되면서 경험을 중시하는 그들의 성향에 맞게 제작한 캐릭터가 통한 것이었다.

무엇보다 벨리곰은 MZ세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사내 프로그램에서 만들어져 더욱 더 화제를 몰기도 했다.

핫한 여세를 몰아 롯데홈쇼핑은 벨리곰 IP에 멤버십 혜택을 연계한 NFT도 출시했는데 1-2차는 물론 3차까지 전량 완판하였다고 한다.


주식과 코인에 이어 각광받는 NFT는 이제 '힙'한 재테크 수단이 되어버렸다.

일반인도 쉽게 접근할 수 있을 뿐더러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플랫폼 사용자 수가 많아져 메타버스가 성장했기 때문이다.

별 볼 일 없는 NFT일지라도 사람들의 관심만 끌면 팔 수 있는 것이 NFT이다.

메타버스에서 NFT 기술은 필수적이기에, 급변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또한 필수적이다.




Ⅱ NFT, 누구나 시작할 수 있다


메타마스크, 이른바 메마는 이더리움, 폴리곤 체인 기반의 지갑이다. 코인이나 블록체인을 추가할 수 있어 민팅이나 마켓 거래에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카이카스는 클레이튼 기반의 지갑으로 사용이 편리해 많은 유저가 사용하고 있다.


NFT의 시작은 지갑을 만드는 것이다. 복잡한 듯 보이지만, 굉장히 단순하고 쉽다.

※ NFT 지갑 생성하는 법은 책에 자세히 설명되어 있으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 2021년 전 세계 NFT시장의 규모는 약 400억 달러로 2020년 10억 달러 대비 40배가 성장했다. "

수치상으로만 봐도, NFT 성장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NFT의 가치는 어떻게 결정되는 것일까?

수집형 NFT는 보유하는 것 자체가 목적인 NFT로 예술작품, 유명인들의 굿즈 등을 포함한 희소성 있는 콘텐츠로 만들어진다.

그래서 가치 평가를 위한 기준 자체는 없다.

다만 이러한 점 때문에 상상 이상의 가격으로 거래되기도 한다.

즉, 수집형 NFT는 다수의 공감인 것이다.

단순히 취향에 따라 모으는 것이 아니라 기반이 되는 기술 목적과 부합하는지, 소유를 통해 무엇을 증명할 수 있는지, 다수가 다르는 인물의 소유 이력이 있는지 등 복잡하게 따지다보니 공감은 수요로 나타나고 수요는 높은 가치를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NFT의 매력이다. 한정적인 것에 소유권을 붙일 수 있다는 점이.

한정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기에, 사람들이 NFT를 구매하려고 하는 것이다.




Ⅲ NFT는 이제 시작이다


NFT시장이 커지면서 파생되는 시장 규모 또한 넓어지고 있다.

창작자, 소비자 모두 직접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기에 아트 NFT시장이 성장하고 있으며 대형 블록체인 거래소에서도 NFT를 론칭하고 있다.


아직 한국의 NFT시장은 국내에만 머물러 있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흥행을 목표로 하는 스타트업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앞으로 각종 규제가 완화되고 관련 법안이 제정되면 글로벌 마켓에서 한국형 NFT를 만나게 될 날이 올지도 모른다.


어느 것이 옳다고 말할 수 없기에, '그 정도는 아닌데?'라는 생각을 가질 정도로 글로벌 시장은 다양한 NFT를 쉽게 접할 수 있다.

한국은 정확한 근본과 유틸리티를 앞세운 NFT들이 강세를 이루고 있어 화려한 로드맵과 기능적인 면만 앞세워 민팅을 하다보니 사라지는 러그풀과 각종 스캠도 많이 나오고 있다.

다행히도 최근 대기업에서 NFT시장에 참여하고 있고 정부에서도 관련 법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보면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다.


NFT 기술은 음악, 미술, 스포츠, 게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어 무섭게 성장하고 있을 정도이다.

블록체인과 운명을 같이 하기에 영향을 안 받을 수가 없는 것이 NFT의 현 주소이다.

코인 시장이 침체되면 같이 하락하고 거래량 또한 소극적으로 바뀐다.

무엇보다 NFT가 해결해야 할 큰 숙제 중 하나가 바로 해킹이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 흘러가면 좋겠다만, 시간이 흐를수록 단점이 나타날 수밖에 없는 것이 세상의 이치이다.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의 창업자 자오창펑이 이런 말을 했었다.

"인터넷도 초기에는 거품이 있었고 결국 문제가 터졌지만, 그것이 인터넷을 말살시키지는 않았다. …… (블록체인과 NFT) 기술 자체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NFT란 블록체인 기술로 위변조가 불가능한 고유값을 지닌 디지털 토큰이자 소유권과 거래내역이 투명하게 기록되고 저장되어 신뢰성이 높은 디지털 자산이다.

NFT는 뉴욕대에서 예술을 가르치던 디지털 아티스트 케빈 맥코이가 최초로 만들었었다.

2014년 사상 최초로 NFT인 퀸텀을 만들어 블록체인에서 민팅했는데, 이는 자신의 디지털 작품을 팔고 추적할 수 있게끔 하려는 의도였다.

그 때 그 방법을 찾던 중에 비트코인을 활용하게 된 것이고 이후 최초의 NFT인 퀸텀이 나오게 된 것이었다.

뉴스만 봐도 심심치않게 나오는 용어가 바로 NFT이다.

디지털로 직거래될 수 있는 시장이 형성되면서 NFT는 필수 아닌 필수가 되어버린 것이다.

무엇보다 주식과 코인에 뜨거운 근래, NFT는 좋은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

이제는 생필품조차 NFT로 거래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으니, 새롭게 맞이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알아야 하는 것이다.


매번 책을 읽으면서 느끼지만, 전공서적이 아닌 책 한 권으로도 충분히 공부할 수 있다는 점이 얼마나 행운인지 모른다.

NFT의 개념부터 종류, 제작과 거래 그리고 지갑 생성하는 법과 가장 많은 NFT를 볼 수 있는 곳까지, 모든 것이 담겨져 있어 배부를 정도로 제대로 공부한 느낌이 들었다.

NFT시장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즉, 앞으로 성장할 날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엄연히 디지털 강국인 대한민국이지만, 아직 세계 무대에서 한국산 NFT는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데 규제가 완화되고 한국만의 독특한 NFT가 나온다면 분명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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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 물었다 - 소중한 것들을 지키고 있느냐고
아나 아란치스 지음, 민승남 옮김 / 세계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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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많은 사람이 죽은 것처럼 사는 삶을 택하지만 모두가 살아 있는 상태로 죽을 권리를 갖고 있다. 그날, 나는 살아 있고 싶다."


생명이 끝나기 직전의 사람들은 다양한 증상을 보이는데, 그 증상은 고통 그 자체이다.

그런 이들에게 삶의 끝자락에 나타나는 통증을 완화시켜 존엄성을 가지고 떠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완화의료라고 한다.

안락사를 시키는 의사와는 엄연히 다르며, 오히려 안락사를 막아준다고 할 수 있다.


『죽음이 물었다』는 브라질의 한 의사가 쓴 완화의료 이야기로 죽음을 기다리는 환자들과 그 가족들을 돌보며 느끼고 성찰한 내용들을 담았다.

어떤 환자들을 만났고, 그 환자들에게 치료했던 완화치료는 무엇이며, 무엇보다 죽음이 물었던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저자, 아나 아란치스는 브라질 완화의료 최고 권위자로 상파울루주립대학병원에서 노인의학으로 레지던트 과정을 수련했고,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완화의료를 전공했다.

20여 년째 저작 활동을 비롯한 다양한 사회 활동을 통해 완화의료가 올바르게 인식되도록 사회에 알리는 역할을 해오고 있다.

2013년에 오래도록 금기시돼왔던 ‘죽음’이라는 주제를 전문가의 시선으로 풀어낸 TEDx 강연이 큰 호응을 얻으며 이름을 알렸고, 이후 출간된 《죽음이 물었다》가 브라질에서만 50만 부 이상 판매되고 미국, 스페인, 중국 등 전 세계 10개국에서 출간되며 글로벌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Ⅰ 나는 누구인가


내가 처음부터 꼭 하고 싶은 말은, 누군가의 죽음에 대해 안다고 해서 반드시 그 사람 인생의 일부가 되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누군가의 죽음을 곁에서 지켜보지 않아도 그 과정의 일부가 될 수 있다. 우리 모두 자신의 삶과 사랑하는 사람들의 삶 속에 존재하며, 단지 육체적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으로, 행위로도 존재한다. 그리고 오로지 그 존재 안에서만 죽음은 끝이 아닐 수 있다.

세상 사람들은 죽음이라는 현실로부터 도피하는 것이 정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진실을 이야기하자면 죽음은 삶으로 이어지는 다리이다.

우리는 다수가 믿고 있는 '정상적인 것'을 뒤집어야만 한다.


저자가 의사로 일한 지 무려 20년이나 지났다.

대부분 의사의 길로 들어선 이들은 가족 중에 혹은 존경하는 사람들에 의사가 있거나 꿈 혹은 명예를 위해서 '의사'라는 직업을 택한다.

어렸을 때부터 집안에 병과 고통이 끊이질 않았는데, 특히 그녀의 할머니와 관련이 깊다고 한다.


말초동맥 질환으로 인해 절단 수술을 두 번이나 받은 그녀의 할머니는 긴 시간 비명과 눈물로 고통을 감내했다고 한다.

하느님께 제발 데려가달라고 애원하면서도 그녀를 교육시키고 돌봐주셨던 할머니였다.

그러던 어느 날, 할머니의 고통이 극에 달하는 날이 있었는데 혈관외과 의사 아라냐 선생님이 왕진을 오게 된다.

흰 셔츠, 반짝거리는 버클을 뽐내는 가죽 허리띠, 작은 검정색 가방 그리고 단정하고 좋은 냄새를 풍기는 선생님이었다.

다섯 살밖에 안 되었기에 매번 밖으로 쫓겨났던 그녀는 간간히 열린 문 틈으로 아라냐 선생님이 할머니께 진료하는 모습을 보곤 했다.

그 날도 그랬다.

할머니가 울부짖자 선생님은 할머니를 진심으로 위로하며 손을 잡아주었다.

아라냐 선생님이 저자의 어머니에게 새로운 치료법에 대해 알려주며 옆에 있는 저자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물었다.

"나중에 커서 뭐가 되고 싶니?"

"의사요."

그녀에게, 아라냐 선생님은 세상에서 제일 힘세고 신비한 존재였다.


시간이 흘러 할머니는 결국 두 다리는 절단하게 되었는데, 이후 환상통을 겪어 통증은 계속되었다.

어린 저자에게는 환상통 자체가 무서웠다.

기도하고 또 기도했지만 아무런 효과가 없었으니깐.

그러다 인형들의 다리를 모조리 절단하게 되었는데, 인형 로시타가 앉은뱅이로 살고자 해도 삶이 흔적을 남길 것임을 상기하기 위해 볼펜으로 수술 자국을 그려 넣는다.

일곱 살에 병원을 운영하게 된 저자, 그녀의 병원에서는 아무도 고통에 시달리지 않았다.

할머니는 그런 그녀를 보며 자신 또한 그녀의 병원에서 치료받고 싶다고 말하며 웃음지었다.

"마음이 바뀐 거니? 선생님이 될 거야?"

"둘 다 될 거예요, 할머니! 누구나 아픈 게 나으면 뭔가를 배우고 싶거든요!"

그렇게 그녀는 상파울루 대학에 들어가 의학을 배우게 된다.


"너 괴상하다."

해부학 수업, 저자가 실습용 표본들의 얼굴들을 살펴보며 저마다의 이야기를 만들자 동기는 이티 보듯 그녀를 쳐다봤다.

3학년 말에는 병력 청취를 배우게 되는데, 그 때 저자는 문득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환자를 만나 대화를 나눌 때의 상세한 지침이 나를 안전한 길로 인도해주지 않을까 하고.

하지만 그 과정이 얼마나 잘못된 길로 빠질 수 있는지 깨우치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어느 날, 내과 병동에서 안토니우라는 환자를 배정받게 된다.

【남성, 기혼, 알코올중독, 흡연, 자녀 두 명, 간경화, 간암, B형간염 말기】

복잡한 병력을 보고선 마음 속에선 두려움이 치솟기 시작했다.

그렇게 진료실에 들어가 그를 마주하니 수척한 몸에 배가 부풀어 올라 마치 거대한 거미를 연상케했다.

시커멓고 누렇게 뜬 피부, 얼굴에는 주름이 깊게 패여 있는 그는 고개를 숙여 인사했고 저자 또한 정중하게 인사를 나누었다.

저자는 그의 과거에 대해 자세히 물으며 면담을 시작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안토니우의 고통 앞에서 대화하는 것이 불가능했고 간호사실에 가 담당 간호사에게 통증약을 더 줄 수 있는지 물었지만 방금 해열진통제를 줬다며 기다리라는 답변 뿐이었다.

간호사와 이야기가 통하질 않자 휴게실에 계신 교수님에게 토로했고 교수님은 저자를 크게 질책하였다.

그 순간 저자는 느꼈다. 병원에서 불치병으로 죽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예상했던 죽음과 예기치 못한 죽음을 마주할 때마다 버틸 수 없었고 결국 저자는 의대 4학년 중간쯤에 대학을 떠나게 된다.

집에만 틀어박혀 있어봤자 시간은 흐르고, 가슴 속 소명 의식은 계속 메아리쳤다.

재능이 부족해도 어떠하리. 다른 사람들처럼 모든 것에 적응하게 될지.

저자는 대학으로 돌아간 뒤 동네에 있는 산부인과에서 자원봉사를 시작하게 되었고 1년 후 4학년 과정을 마치게 된다.


이후 그녀는 학부 선택에 큰 고민을 했지만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의 「죽음과 죽어감」을 읽고서야 답을 얻게 된다.

'그들에게 해줄 수 있는 걸 배우겠어.'




Ⅱ 완화의료와 안온한 엔딩


스스로 돌보는 것이 다른 사람들을 돌보는 것만큼 중요하다는 진리를 발견한 저자는 그 때부터 삶이 충만해졌다고 말한다.


23세 환자 마르셀루는 대장암 진단을 받았다.

진행도 빨랐고 종양학적 치료에 반응을 보이지 않은 상태였다.

어느 금요일 저녁.

폭우가 쏟아지던 날, 그녀는 첫 방문을 하게 된다.

종양 덩어리로 인해 복부는 일그러져 있었고 방 안에는 피와 대변이 뒤섞여 마치 죽음의 냄새가 풍기는 듯했다.

환자의 눈에는 공포가 서려있고 끊임없이 고통만 내지를 뿐이었다.

비상용 가방에는 소생제가 담긴 약병뿐인지라 모르핀이 필요했지만 마르셀루의 어머니는 끝까지 집에서 돌보겠다는 약속때문에 아들을 병원에 옮기고 싶어하지 않아했다.

그렇게 네 시간 가까이 기달리니 모르핀이 도착하였고 심하게 떠는 간호조무사를 대신하여 저자가 모르핀을 투여했다.

차에 탄 그녀는 엉엉 소리내어 울었고 전화벨이 울리기 시작했다.

간호조무사는 그녀에게 마르셀루가 사망한 것 같다고 말한다.

그 날 밤, 악몽에서 깨어나 화장실에서 세수를 하는데 거울 속에 마르셀루가 서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환각 증세를 보인 저자는 심리치료사에게 울면서 일을 그만두고 싶다고 애원했고 이후 40여 일 이상을 쉬게 된다.

저자의 가장 훌륭한 재능이자 장점인 공감력으로 인해 직업적으로 가장 큰 고통에 시달렸던 것이었다.


아이러니가 아닌가?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많은 질문들에 아직 답을 얻지 못한 상태였고, 그중 가장 고통스런 질문은 '환자들의 고통을 오롯이 느끼지 않으면서 그것을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였다.


완화의료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과 관련된 문제에 직면한 환자와 그 가족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접근으로, 조기 진단과 정확한 평가, 그리고 통증과 기타 신체적, 심리사회적, 영적 문제의 치료를 통해 고통을 미연에 방지하고 경감시킨다. _세계보건기구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인식이 주는 고통은 죽음이 진행되면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고통은 절대적이고, 유일하며, 완전히 개인적인지라 통증의 정도는 개인마다 다른 표현과 지각과 행위의 메커니즘에 달려 있다.

임박한 죽음이 곧 삶의 의미와의 만남을 성사시키기도 하지만 그 만남 자체를 갖지 못할 수도 있다.

완화치료는 헛된 치료의 중단 가능성을 제공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환자가 겪는 신체적인 고통, 증상을 통제하기 위해, 공격적 치료의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해 의료진이 제공하는 확대된 돌봄이라는 실체적 현실도 포함한다.

환자 뿐만이 아니다. 환자가 중병에 걸려 결국 죽음을 맞이한다면 가족 또한 병이 든다.

오죽하면 암에 걸리면 집안이 풍비박산 난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완화치료는 병이 진행되어 신체적 고통이 극심해지고 의학적으로 손 쓸 수 없게 되었을 때 가장 큰 가치와 필요를 지닌다.


아버지의 죽음을 지켜본 딸이 저자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남겼었다고 한다.

완화의료는 환자와 보호자의 말에 귀 기울이고 돌봄을 베푸는 것을 의미합니다. 가능한 한 가장 숭고하고 다정한 방식으로, "그래요, 언제라도 해줄 수 있는 게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것은 의학의 진보입니다.




완화치료는 안락사와는 전혀 다르다.

완화치료가 통증을 없애주다 보니 증상이 좋아지면 환자가 죽음을 찾아가는 일에 집착하지 않기 때문이다.


외할아버지께서는 내가 아주 어릴 적에 돌아가셔서 외할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딱 한 장면밖에 없다.

색동저고리를 입고 철퍼덕 세배를 한 후, 외할아버지 무릎에 털썩 앉아 옹알옹알거렸던 기억.

무려 세 살 때의 일이라니, 이 기억이라도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첫 손녀였기에 마냥 예뻐해주셨다고 하는데, 기억 속의 외할아버지도 매우 인자한 웃음을 지어주셨다.

외할아버지는 암으로 돌아가셨다.

처음엔 병세에 대해 정확히 알리지 않고 외할머니께서 지극정성으로 돌봐드렸다고 한다.

병세가 나아지는가 싶었는데, 외할아버지께서 본인의 병을 정확히 알고나서부턴 눈에 띄게 악화되었다고 한다.

어느 날, 엄마에게 물었다.

"외할아버지 돌아가셨을 때, 엄청 슬펐겠다."

"슬펐지. 많이 슬펐지만, 그래도 돌아가신다는 것을 알고 마음의 준비를 해서 그런지 슬픔을 털어내는 데 수월했었어."

그 이야기를 듣고 많은 생각이 들었었다.

인간의 생명은 한계가 있어 언젠가는 죽는다.

다만, 그 때가 되지 않았는데도 죽는 날을 받게 된다면 크나 큰 고통을 느낄 수밖에 없다.

외할아버지께서 정확한 병세를 끝까지 모르셨더라면 삶의 의지를 놓지 않았을까?

이미 처음부터 말기암 판정을 받으셨기에 그렇다고 말할 순 없을 것 같다.

예전에 외할머니께서 그런 말을 해주신 적도 있었다.

가는 사람은 말이 없다고. 다만 남는 사람들은 어찌되었든 살아야 하기에 간 사람 명복 잘 빌어주며 더더욱 열심히 사는 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지금 이 순간, 나는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가?

"네!"라고 확신있게 대답하고 싶지만 "아니오"가 먼저 떠올랐다면, 돈과 명예 등 물질적인 면이 먼저 떠올랐기에 "아니오"가 먼저 떠오른 것이다.

결국은 살아온 대로 죽는 것이기에, 삶의 진정한 의미를 되돌아보고 내게 있어서 진정한 삶의 가치가 무엇인지를 고찰해봐야 한다.


지금의 나에게 무엇보다 꼭 필요한 책이었던 것 같다.

오늘 열심히 살아내어 내일을 활기차게 맞이하고, 내일이 오늘이 되면 또 열심히 살아내어 다음 날인 내일을 또 활기차게 맞이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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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B 경영, 훅하고 딜하라 - 배재훈 전 현대상선 대표의 글로벌 시장 정복 전략
배재훈 지음 / 포르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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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동네 골목의 강자를 넘어 세계 챔피언으로 거듭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만들었다는 이 책의 저자는 HMM의 수장인 배재훈 대표이다.

현대상선을 이끈 전문 경영인이자 현존하는 최고의 마케터, 협상 전문가인 그가 현장에서 직접 경험하며 쌓은 생동감 넘치는 경영의 기술과 영업 노하우를 책 한 권에 모조리 담았으니, 바로 『B2B 경영, 훅하고 딜하라』이다.


저자, 배재훈은 고려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The Wharton School 주관 Executive Management Program을 수료했다. 숭실대학교 경영대학원 마케팅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HMM(구 현대상선)의 수장으로 일하며 한국 해운 업계 재도약의 전환을 일으킨 장본인이며, 현재 한국코치협회 수석 부회장으로 있다.




Ⅰ 성공의 판을 만들어라


"B2B 마케터는 시장을 이해할 때 생태학자가 숲을 관찰하듯이 해야 한다"


B2B 사업에서는 자신이 속한 특정 영역뿐ㄴ만 아니라 시장 전체의 생태계를 살피는 눈이 매우 중요하다.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해 상품 및 서비스 개발에 앞서 자사의 역량과 자사를 둘러싼 사업과 환경에 대해서도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

즉,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강점과 단점에 대해 확실히 알아야 하며 손에 딱 맞는 무기를 쥐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전략 수립을 위한 첫 단계는 바로 3C 분석이다.

3C란, 자사 Company, 경쟁사 Competior, 고객 Customer 을 말한다.

주로 상품 개발, 영업 마케팅 전략, 경쟁사와의 경쟁 전략 등을 수립할 때 많이 사용하기에, 자사가 전진할 수 있도록 전략을 짜기 위해서는 이 세가지 요소에 대한 분석이 정확하게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경쟁사와의 비교를 통해 자사를 더 깊게 분석하여 자사의 경쟁력이 무엇인지, 강점은 어디에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는 가치 사슬을 활용하면 좋다.

3C 분석이 자사, 경쟁사, 고객 중심으로 자사의 현 상황을 분석하는 것이라면 SWOT 분석은 현재 자사를 둘러싸고 있는 시장, 정부 정책, 국제 관계 등의 외부 환경 요인까지 함께 분석하는 도구라 볼 수 있다.

SWOT은 강점 Strength, 약점 Weakness, 기회 Opportunity, 위협 Threat 을 의미하며, 강점과 약점은 기업 내부 상황을 분석하고 기회와 위협은 회사를 둘러싼 외부 환경을 따져보는 것이다.

Five Forces 모형은 자사를 둘러싼 생태계 환경을 더 세밀하게 분석해 볼 수 있는 도구로, 기업 성장과 생존에 영향을 미치는 외부 요인을 5개의 힘으로 나누어 분석한 것이다.


본격적으로, 글로벌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로 STP를 살펴봐야 한다.

STP란 세분화 Segmentation, 목표 시장 설정 Targeting, 포지셔닝 Positioning 을 의미하며, 자사 역량과 자사를 둘러싸고 있는 사업 환경을 감안해 어떠한 차별적인 제품을 개발할 것인지를 정하는 도구이다.

이러한 도구들을 살펴보는 것 외에도 변화된 기술 발전, 장기적인 시각 등을 갖춰야 한다.




Ⅱ 혁신을 위해 훅하라


'창의적인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하냐고 물으면 영감을 떠올리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창의적인 제품은 영감이 아닌 프로세스에서 나오는 것이다.

글로벌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탄탄한 콘텐츠를 갖추는 데서 시작한다.

즉, 차별화된 독특한 제품을 개발해 판매하고자 한다면 창의적인 제품 개발 프로세스를 갖춰야 한다.


B2B 제품은 기업의 필요에 의해 제품을 구매하기 때문에 고객의 욕구를 정확히 저격하는 콘셉이어야 한다..

《끌리는 컨셉의 법칙》이라는 책에 따르면, 제품 콘셉트란 어떤 제품 범주에서 누구를 표적 고객으로 삼아 어떠한 속성-편익을 제공할 것인지 결정하는 일이라고 정의했다.

제품 사양을 정한 뒤에는 브랜드명과의 상관관계도 살펴봐야 하는데 B2B의 경우 회사 이름이 브랜드처럼 쓰이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제품의 속성과 편익을 분석할 때는 컨조인트 분석이 필요하다.

컨조인트 분석이란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할 때 활용되는 기법으로, 제품의 사양을 결정할 때 유용하게 쓰인다.

이를 통해 소비자의 제품 선호 판단을 내리고 신제품의 시장 점유율을 예측해 볼 수 있다.

또한 기업이 주변 경쟁자들과 출혈 경쟁을 펼치는 레드오션에 있다면 새로운 제품 및 서비스를 경쟁이 없는 블루오션에 진출시켜야 한다.

《블루오션 전략》이라는 책에 따르면, 블루오션에 나아가기 위한 전략 캔버스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기업이 자사의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의 주요 사양을 경쟁사 제품과 서비스와 비교해 보고 여기에서 제거할 것 Eliminate, 줄여줄 것 Reduce, 올려줄 것 Raise 그리고 새롭게 추가할 것 Create 을 생각해보면 새로운 시장, 즉 경쟁이 없는 블루오션이 보인다"

이렇듯 각 사양을 만족시킬 수 있는 비용, 고객이 생각하는 가치와 효용을 고려해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구상한다면 훌륭한 블루오션 개척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컨조인트 분석을 통해 고객들이 어떤 사양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블루오션 전략 캔버스를 통해 경쟁사와 비교해 어떤 사양을 없애고 창출하여 성능을 결정할 것인지 검토한다면 내부 혹은 외부 전문가를 불러 의견을 들어볼 수도 있겠지만 모두의 아이디어를 쥐어짜내는 것이야말로 필수적이다.

아이디어가 중요하다 해도 떠오르는 영감을 마냥 기다릴 수 없기에, 이때 사용하는 전략이 바로 '브렌인 스토밍'이다.

브레인 스토밍은 머릿속에 폭풍이 몰아친다는 의미로, 말그대로 폭풍이 몰아치듯이 아이디어를 쏟아내는 것이다.

브레인 스토밍 방식 토론에서 좋은 아이디어를 얻고 원활하게 회의진행을 위해서는 비판 엄금, 자유분방, 질보다 양, 결합과 개선의 원칙을 가진다.

이렇게 광고 회사와 마찬가지로 디자인 관련 회사에서도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필수인데, 이 때 사용되는 도구가 바로 디자인 씽킹 Design Thinking 이다.

창의적인 제품 설계를 위해 회사나 기관에서 활용하고 있는 도구인 디자인 씽킹이란 확산적 사고와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찾는 수렴적 사고를 반복하여 혁신적인 방법을 만들어내는 창의적, 집단적인 문제 해결 방법이다.

공감-정의-아이디어 도출-프로토 타입-테스트의 프로세스를 거친다.


제품의 설계가 이루어졌다면 양산 및 출하의 단계이다.

먼저 상품 기획에서 양산까지 프로세스는 제품 개발 발의/승인, 개발 기획, 시제품 생산 및 디자인 검증, 양산 준비 및 제품 성능 시험, 양산 및 품질 검사 단계로 나뉜다.

또한 단계 마지막에 필요 충족 조건을 다 갖추었는지 보기 위해 제품 평가/검증 관문(제품 콘셉트 평가 게이트, 테스트 제품 평가 게이트, 전체 제품 사양 검증 게이트, 양산품 검증 게이트)을 거친다.




조금 더 내용을 담아주고 싶을 정도로 핵심적인 내용이 가득했던 책이었다.

무엇보다 대부분 알고 있었던 내용들로, 그 말은 내가 대학교 때 공부했던 내용들이란 말씀!

즉, 경영학에서 배울 수 있는 필수 내용들이 나온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겠다.

경영학을 전공했지만 기억이 나질 않아 상기시키고 싶다면 혹은 경영학을 배우진 않았지만 경영 관련 업무를 보고 있는 이들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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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캐럴 - 반인간선언 두번째 이야기
주원규 지음 / 네오픽션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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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하나밖에 없는 쌍둥이 동생인 월우의 죽음을 파헤치기 위해 쌍둥이 형인 일우가 소년원에 들어가게 된다.

과연 일우는 월우의 죽음을 밝힐 수 있을 것인가.




탁자가 뒤집어졌다. 커피잔이 엎어졌고, 의자가 쓰러졌다. 동시에 대학생으로 보이는 뿔테안경을 쓴 남자 한 명이 자리에 주저앉았다. 곧이어 젊은 여자들의 비명 소리가 이어졌다.


눈빛엔 살기가 가득했고 그것은 사람의 눈이 아닌 꼭 야생 동물의 눈만 같았다.

그의 이름은 주일우였다.

참 희한하게도 이렇게보면 잔인한 행동을 보이는 싸이코패스라 여길지 모르겠지만 그의 행동은 누가 보기에도 희한했다.

오히려 경찰한테 붙잡아달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마냥 경찰이 등장하니 더 난동을 피우기 시작했다.

한편 소년원에서는 마른침을 삼키며 긴장하는 최누리 그리고 백영중과 문자훈은 주일우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네가 알고 있는 것 정도는 알고 있어.

-어느 정도까지요?

-네 동생 주월우가 죽었다는 거.

-단지 그것만인가요?

-아니.

-…….

-주월우가 죽은 게 사고사가 아니라는 것.

-…….

-동생이 살해당했다고 믿는다는 것.

-…….

-아닌가?


-주일우, 이러지 마.

-무슨 소리예요?

-내가 왜 이런 말 하는지 네가 더 잘알 거 아니야?

-뭘 말이에요?

-네가 이곳에 들어온 목적 말이야.

-…….

-문자훈, 백영중, 최누리…… 그 아이들을 심판하기 위해 들어온 거잖아.

-……

-아니야?


그에게는 쌍둥이 동생인 주월우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 그의 곁에는 월우가 없다.

참혹한 모습으로 물탱크 안에서 발견된 월우는 누군가에게 심하게 맞은 상태였다.

할머니와 살았던 일우, 월우 세 가족은 월우의 죽음 이후 한순간에 무너졌다.

월우가 시신으로 발견되자 할머니 또한 충격을 받아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그렇게 일우는 오로지 복수를 위해 소년원에 들어간 것이었다.


그러나 소년원에 들어가면 순조롭게 이루어질 복수라 생각했지만 일우의 뜻대로 흘러가진 않았다.

소년원 내에서도 폭력이 폭력을 낳는 양산을 보이고 있었던 것이었다.

특히 교정 교사는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는 인간이었다.


-넌 왜 안 짖어?

-잘못한 게 없으니까요.

-잘못한 게 없어?

-예.

……. 마지막 질문을 던짐과 동시에 한희상에 손에 쥔 쇠파이프가 주일우의 머리로 날아들었다.

……. 쇠파이프가 주일우의 머리를 강타할 때 깜짝 놀란 최누리가 외마디 비명을 지를 정도였다.

하지만 구타의 당사자 주일우는 무릎 꿇은 자세 그대로였다.

……. 5분, 10분, 시간이 흐를수록 푸르른 바닥엔 주일우의 몸에서 터져 나온 검은 핏방울들이 사방으로 번졌고, 창백할 정도로 환한 복도엔 쉼 없이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한희상의 거친 숨소리와 북을 두르리는 듯한 마찰음만 반복되었다.


이렇듯 교정 교사는 아이들의 교육을 목적으로 극악무도하고도 잔학스러운 폭행을 휘두르고 있었다.

엄청난 구타를 당했음에도 독방에 갇혀있어야만 했던 주일우는 구타하기 전의 한희상의 행동과 말을 생각해본다.

"여기서 너흴 도와줄 수 있는 건 나밖에 없어. 내가 생사여탈권을 쥐었다고. 그걸 명심해."


주일우는 이곳에서만큼은 비상식이 난무하며 양호 선생의 무성의한 응급 조치와 한희상에 대한 원장 선생의 절대적 의존도를 보며 잔혹한 세계 안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은 괴물이 되는 것뿐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주일우는 동생의 죽음을 밝히기 위해 이곳, 소년원에서 괴물이 되기로 다짐한다.

과연 일우는 하나밖에 없는 쌍둥이 동생인 월우의 죽음을 낱낱히 파헤칠 수 있을까?




쌍둥이 동생 월우가 죽은 후 복수를 위해 스스로 소년원에 들어간 형 일우가 소년원 패거리와 잔혹한 대결을 펼치는 액션 스릴러로, 꼭 현실에서도 있을 것만 같아 읽는 내내 마음 졸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인지 꼭 영화로도 있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들어 찾아보니 영화화 되었다고 한다.

개봉일인 내일 맞춰 올릴까하다가 전날 급히 올려본다.


크리스마스 캐럴

개봉 2022.12.07 |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 장르 드라마, 액션 | 러닝타임 131분

크리스마스 아침, 쌍둥이 동생 ‘월우’가 죽은 채로 발견된다. 단순 사고로 사건이 종결되자, 형 ‘일우’는 복수를 결심하고 ‘월우’와의 마지막 통화에서 들렸던 목소리를 찾아 스스로 소년원에 들어간다. 그곳에서 동생을 돌봐주던 상담교사 ‘조순우’의 도움을 받으며 비밀을 숨기고 있는 ‘손환’과 자신을 없애려는 ‘문자훈’, 그리고 무자비한 힘으로 군림하는 교정교사 ‘한희상’까지 폭력에 맞서 목숨을 건 싸움을 계획하는데…


OCN에서 사이비 종교를 주제로 크게 주목받았던 드라마 『구해줘』를 만들었던 김성수 감독이 처절한 복수극을 그린 영화인데 배우 박진영이 1인 2역을 하며 쌍둥이 형제 역할을 맡았다고 한다.

김성수 감독은 말한다.

"일우와 월우로 대변되는 이 사회에서 소외 당한 사람들, 약자들, 피해자들이 보여지는 얼굴들이 떠올랐다. 자기 통제가 안 될 정도로 분노가 넘치는 얼굴과 웃지 않고 싶은데 웃는 이미지가 책을 덮고 생각났다. 이 사회에서 약자로 불리는 사람들, 좋은 선택지를 선택할 수 없는 사람들의 모습이라고 생각됐다. 영화를 통해 그런 이들의 이야기를 하고, 그런 모습을 보여주며 사회 속의 얼굴을 관객들과 진지하게 이야기 나누고 싶었다."


우리 사회에서 사회적 불평등과 차별적 대우는 아직도 일어나고 있으며, 이 짐을 고스란히 짊어지게 되는 대상은 피해자, 약자, 소외 계층들이다.

폭행을 폭행으로 되갚을 수밖에 없는 영화적 설정이 참으로 암담했지만 현실은 영화보다 더 참담하고 암울하기에 괜스레 슬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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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12-07 00: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몇 주 후면 크리스마스 캐럴이 곳곳에!저는 지난 달 부터 줄창 듣고 있습니다 ^^

Kletos 2022-12-10 20: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너무 씁쓸하더라구요.. 영화 끝나고도 한참을 앉아있었어요
 


2021년 12월 4일, 코로나로 아팠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한데 벌써 1년이 훌쩍 지났다.

2022년 12월 4일인 오늘은 그나마 누워있지 않으니 참으로 건강이 소중하다는 것을 다시금 느껴본다.

내일 건강검진하는 날이라 저녁도 패스해서 케이크 또한 내일로 미뤘다.

올초까지 코로나를 앓았었고 이후 후유증때문에 여전히 고생하고 있어서, 코로나로 3년 훅 버린 기분을 지울 수가 없다.

급우울해지는 기분;

내년에는 마구마구 돌아다닐테다!




주간일기챌린지 마지막날이 생일이라니!

의무적인 것도 있었지만, 뭔가 한 번 시작하면 끝을 봐야 하는 성격때문에 오기로라도 달성했던 주간일기챌린지였다.

모아놓고 보니 괜스레 뿌듯하다 :D


바쁘게, 바쁘게 지내다가

이야깃거리 없는, 별 것 없는 일상이었기에 쥐어짜내듯이 기록했지만

올해 무언가를 하지 못하거나 무언가를 해낸 것이 없는 것 같아서,

무엇보다 내가 이렇게 느릿느릿, 아무것도 없는 일상을 보냈다는 생각이 조금 슬펐다.


그저 내년에는 계획 잘 세워 제대로 이뤄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이렇게 기록에 의의를 두며 주간일기챌린지 진짜 끄-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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