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읽을만한 책

...이라 부르고 기록하는, 2월 1주차 책탑



내가 아직 쓰지 않은 것 | 최승호


제가 좀 더 주력해 읽어야 하는 분야가 있는데.. 그게 바로 시입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시인이 몇 분 있는데, 그 분들 시집만 읽고 또 읽습니다.

즉, 다른 책에 눈길을 잘 주지 않아요.

오래 전에 서점에서 무턱대고 신간 두 권 정도 샀다가 그 두 권에게 호되게 뒤통수 맞은 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시라는 것이 모든 것을 담아내기엔 한정적인데, 말하고자 하는 바를 시에 제대로 표출시키지 않으면 읽고나서도 찜찜한 기분을 지울 수가 없거든요.

그래서 마음 먹고 읽어보려고 고른 것이 바로 문학동네시인선에서 나온 시집이었습니다.

아, 이 중에 마음에 드는 시도 있었으니 반 이상은 성공이었습니다.



프랭키 | 요헨 구치, 막심 레오


아내를 사고로 잃어 더이상 살고 싶지 않은 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의자에 올라가 밧줄을 목에 건 그때, 고양이 한 마리로 인해 계획이 실패하고 맙니다.

살고 싶지 않은 한 남자와 그런 남자에게 삶의 의지를 알려주는 고양이의 동거가, 그렇게 시작됩니다.

간혹 tv 프로그램들을 보면 동물로 인해 삶의 의지를 다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종종 들을 수 있는데, 소설이지만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실화같은 소설이라 더 크게 와닿았던 것 같습니다.




망가지기 쉬운 영혼들 | 에리카 산체스


전혀 그렇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그렇게 보여지는 것이, 만들어지는 것이 있으니 바로 편견입니다.

가난한 멕시코인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저자 또한 백인들이 멕시코인에게 가지고 있는 편견을 피할 순 없었죠.

살면서 에리카는 무시와 폄하는 물론 위협까지 당하며 생존해야 했지만 그럼에도 글을 쓰고 책을 읽으며 힘을 얻었습니다.

그녀의 이야기는 곧 생존이었고 그 삶 속에 회복과 재탄생이 있었습니다.






산으로 간 고등어 | 조성두


책에서는 세 인물의 이야기가 다뤄집니다.

첫 번째는 초향, 두 번째는 송이, 세 번째 이야기 주인공은 유화이지요.

읽다 보면 우리가 한 번쯤은 접해봤을 유명한 책들이 자연스레 연상됩니다.

학창 시절에 읽어봤을 법한 소설을 다시금 접하고 싶다면 추천합니다.







듄의 세계 | 톰 허들스턴


영화 듄 시리즈를 아직 접하기 전이라, 책 먼저 펼치게 되었습니다.

「듄」은 프랭크 허버트의 작품입니다.

오리건에서 사막 확장을 통제하기 위한 생태 프로젝트에 참여하다 문득 떠올린 물음 하나가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사막이 무한히 확장하도록 내버려 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렇게 그는 6년에 걸쳐 천문학, 생태학, 이슬람 신화 등 200권 이상의 책을 읽으며 공부해 세계관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듄의 세계』는 「듄」을 만들어낸 모든 것을 담았으며, 영화를 보기 전이라면 「듄」의 세계관을 이해하기 쉬우니 더더욱 추천합니다.



헤르만 헤세의 책이라는 세계 | 헤르만 헤세


헤르만 헤세는 작가이기 전에 애서가였습니다.

어린 시절,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로빈슨 크루소」는 물론 고전까지 가리지 않고 탐독했다고 하죠.

그가 뛰어난 서평가와 뛰어난 작가라는 타이틀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결국 독서의 힘이 다했다고 봅니다.

그런 그가 어떤 책을 읽었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헤르만 헤세의 책이라는 세계』는 그가 읽었던 책들을 살펴보며 그의 문학관에 대해 알 수 있기 때문에 헤세의 팬이라면 꼭 읽어봤으면 합니다.




내가 누구인지 아는 것이 왜 중요한가 | 페터 베르


저자는 말그대로 성공한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 그가 번아웃이 크게 와 공황상태를 겪게 되었고 이 모든 생각에 의문점을 품게 됩니다.

결국 그 답변을 찾아내 극복한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도 생각, 감정 그리고 과거의 각인에서 벗어나 진짜 나를 찾는 여정을 떠나야 합니다.

우리는, 즉, 나 자신은 매우 소중하니깐요.







총 균 쇠 | 재레드 다이아몬드


생리학을 시작으로 다양한 분야를 전공한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말 그대로 모든 분야를 넘나드는 인물입니다.

어느 날 뉴기니의 새를 보러 갔다가 원주민을 만나게 된 그가 원주민의 질문을 받고선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하게 되는데, 그 대답을 적은 책이 바로 『총 균 쇠』입니다.

한 번 읽기에 그치지 말고 재독하기를 추천하는 책입니다.







더 한옥 | 행복이 가득한 집 편집부


보는 내내 눈이 호강했던 책 1

한옥은 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예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감탄을 자아냅니다.

그러나 보는 것과 사는 것은 다르죠.

아름답지만, 한옥에서 살고자 한다면 유지 비용 및 단열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힐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한옥살이를 택하고 있는데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더 한옥』에서는 한옥을 보금자리로 선택한 사람들의 계기, 신축 과정, 장단점 등의 이야기들을 담고 있어 한옥살이에 대한 궁금증을 한껏 풀 수 있습니다.



더 홈 | 행복이 가득한 집 편집부


보는 내내 눈이 호강했던 책 2

스물 두 채의 집, 그보단 스물 두 점의 작품을 보는 듯 했습니다.

집은 삶을 담아내는 그릇이라 말한 뇌공학자 정재승은 2만 권이 넘는 책을 소장하기 위한 집을 설계했다고 합니다. 그의 집은 도서관 그 자체였습니다.

4-500여 권의 책을 보관하는 것도 버거운 제겐 보는 내내 꿈의 공간이었지요.

그 외에 디자인알레 우현미 소장의 이태원 집, 미술 작가 안규철의 평창동 산마루 집, 목수 안주현·디자이너 이진아 부부의 숲속살이 등, 집을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만든 이들의 이야기와 집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3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얄라알라 2024-03-23 0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예뻐요!!! Breaking News~! 전 다음주 2차 관람 약속했기에 [듄의 세계]에 가장 관심이 쏠리네요^^
 



길모퉁이 카페 | 프랑수아즈 사강


결별을 주제로 한 사강의 소설 열아홉 편이 실려 있습니다.

인물들의 심리 묘사가 돋보입니다.












데미안 | 헤르만 헤세


책장에서 우연히 눈 마주치면 읽게 되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그렇게 읽게 된 첫번째 책입니다.

원서로 읽는 게 더 좋다고 익히 들어 다음 달에 원서로 읽어보려고 합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 프랑수아즈 사강


책장에서 우연히 눈 마주치면 읽게 되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그렇게 읽게 된 두번째 책입니다.

사랑에 대한 희노애락이 가득 담겨 있는 책으로, 소설이지만 꽤 현실적인지라 어느새 몰입하고 있는 자신을 바라보게 될 것입니다.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 | 존 보인


안내의 일기를 읽고선 눈물 흘리신 분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이 책도 휴지 꼬옥 들고 읽으셔야 합니다.

영화로도 나왔지만 도저히 볼 자신이 없어 책으로만 몇 번 읽고 있는데 제2차 세계대전, 유태인 학살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어 가슴이 미어집니다.

세계사 읽다가 문득 생각이 나 보게 되었는데 눈물이... 눈물이... 








헤르만 헤세의 나무들 | 헤르만 헤세


나무와 삶에 대한 헤세의 시와 에세이가 가득합니다.

2년 만에 다시 펼쳐보아도, 역시나 제게 '소풍'을 안겨주었습니다.

따뜻하고 서정적인 느낌을 오롯이 받고 싶다면, 지금 당장 읽어야 할 건 바로 헤세의 글입니다.










보통 이하의 것들 | 조르주 페렉


출간 당시 많이들 읽기에 궁금해서 읽어본 책으로 누군가의 일기를 가져와 읽는 기분이었습니다.

특히 일상에 대한 글쓰기를 실천하고 싶다면, 참고해 볼 만한 책입니다.

읽고 나면, 이런 생각이 들 지도 몰라요.

런던 산책하고 싶다...♥








제정신이라는 착각 | 필리프 슈테르처


같은 것을 보아도 논쟁점이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요?

제정신이라는 착각은 보고 듣고 생각하는 모든 것이 착각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논증한 책으로, 모든 학문적 이론을 통해 인간 이성의 오류를 낱낱이 파헤칩니다.

뉴스도, SNS도 시끄러울 정도로 기사들이 넘쳐나는데 이 중에 가짜뉴스도 포함되어 있는 것을 보면 지금이 바로 극단의 시대가 아닌가 싶습니다.

책에서도 말하듯이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지나친 자기 확신을 경계해야 하는 것, 타인과 평화롭게 공존하는 법인 것 같습니다.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철학 수업을 들었을 때, 쇼펜하우어와 니체 철학에 대한 레포트를 쓴 적이 있었습니다.

"인생은 고통이며, 고통은 집착에서 비롯되고, 따라서 집착을 버림으로써 우리는 고통의 소멸에 이를 수 있다."

쇼펜하우어는 19세기 서양 철학계의 상징적인 인물로 니체의 철학, 헤세와 카프카의 문학, 프로이트와 융의 심리학에 지대한 영향을 준 인물입니다.

그래서 그의 철학이 지금의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 거겠죠.

읽으면 읽을 수록 좋은, 읽고 또 읽으면 더 좋은 책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Twenty years from now you will be more disappointed by the things you didn't do, than by the things you did do.

So throw off the bowlines!

Sail away from the safe harbor.

Catch the trade winds in you sails.

Explore, dream, and discover.

_Mark Twain


지금으로부터 20년 후 당신이 했던 일보다 하지 않았던 일에 대해 더 실망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밧줄을 풀어라.

안전한 항구를 벗어나 항해를 떠나라.

돛에 무역풍을 가득 담아라.

탐험하고, 꿈꾸며, 발견하라!

_마크 트웨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일곱 색깔 나라와 꿈
늘리혜 지음 / 늘꿈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곱 색깔 나라와 꿈

저자 늘리혜

늘꿈

2024-02-02

소설 > 장르소설 > 로맨스





모든 걸 태워버리는 피의 비에서 이곳 심장만은 어떻게 안전할 수 있는지, 심장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 왜 피의 비가 내리는 것인지, 타락이란 존재는 무엇인지 모든 것이 비밀에 싸여 있었습니다.


"사냥꾼들에게 주의사항을 알립니다. 첫째, 함부로 우산에서 벗어나지 마십시오. 둘째, 타락은 보이는 즉시 사살하십시오. 셋째, 작업하는 조사대원에게 어떠한 방해도 되지 마십시오. 넷째, 자기 목숨보다 조사대원의 목숨을 우선하십시오. 이상입니다."


루노가 심장 안에서 피의 비 사건을 일으킨 지 7년, 루노는 심장 어딘가에 살아 있었습니다.

수노와 파시오는 루노를 만나기 위해 반드시 심장 중심으로 가야만 했습니다.





가끔씩 꿈에서만 볼 수 있는 얼굴이 있었는데, 그 얼굴이 잊기 싫어 자주 잠들었던 수노는 끝내 오랫동안 찾던 사람을 드디어 만나게 됩니다.

모든 것이 붉은 것뿐인 그곳에서 유독 밝게 보이는 한 사람.

은은한 달빛을 품고 있던 그의 이름은 루노였습니다.


만일 내가 사라진다면 꿈속으로 만나러 와. 꿈은 모두 이어져 있으니까. 어떤 상황에서든 만날 수 있어.


운명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루노를 만나고 싶어 꿈속을 찾아 헤맸지만 더욱 만날 수 없었죠.

그런 수노가 눈을 떴는데 그 광경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본 적 없는 거대한 식물이 압도했고 끈적거리고 비린내나는 피의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눈앞에 보이는 달빛이 루노인 것 같아 다가갔지만 그는 플로로였습니다.


"나는 희망의 노랑나라 사람이야. 이름은 바라기꽃이라는 뜻의 플로로. 당신은 피의 빨강나라 사람이지? 당신의 이름이 알고 싶어. 당신의 나라도 알고 싶어. 당신이 어떠한 삶을 사는지 무척 궁금해."


세상에는 일곱 색깔의 나라가 있는데, 현실에서는 완전히 분리된 각 나라가 꿈에서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덧붙여, 피의 빨강나라는 피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었습니다.

꿈에서 플로로를 보고 나니 수노는 무언가를 잊어버린 게 아닌지 생각합니다.



수노는 파시오의 소개로 루노를 처음 만나게 되었습니다.

첫 만남의 순간, 그는 그 자체로 눈이 부셨습니다.

그렇게 수노는 루노, 파시오와 만나 자주 시간을 보냈습니다.

파시오의 시선은 늘 루노에게, 루노의 시선은 수노에게, 수노의 시선은 주변에 널려있는 신기한 것들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피의 빨강나라. 축제의 주홍나라. 희망의 노랑나라. 자연의 파랑나라. 신의 보랑나라. 눈의 하얀나라. 어둠의 검은나라. 서로 다른 차원에 있는 일곱 색깔 나라는 오직 꿈을 통해 이어질 수 있어."


플로로를 통해 과거를 돌아본 수노는 플로로에게 나의 죄책감이 만들어 낸 허상이라고 내뱉어봅니다.

그리곤 일곱 색깔 나라는 왜 꿈에서밖에 연결되지 못하는지 답답함을 토로해봅니다.



그런데 수노, 너에게 루노는 어떤 존재야?

"루노는 나에게 그 사람을 떠올리게 하는 특별한 사람이야. 그조차 잊고 있었지만."



……

노랑나라에서 긴 시간을 버티기 위해 모래에 해바라기를 그리는 플로로.

낯선 감촉에 하늘을 올려다 보니 오랜 세월 비조차 내린 적 없는 그곳에 피의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플로로는 무지개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찾아보니 텀블벅에서 진행했던 성공 프로젝트 중 하나였습니다.

아시죠? 제가 또 책에는 진심입니다.

텀블벅 펀딩, 특히 도서 부문은 이미 100건이나 넘게 했었는데 이제라도 책으로 만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로판 웹소설을 좋아한다면 분명 마음에 들겠지만, 만약 웹소설에 대한 내공이 없다면 꼭 주말에 다 읽어준다는 심산으로 한번에 몰아서 읽어줘야 합니다.

(가상의 세계관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진도가 쉽게 나가지 않아요.)

세계관이라는 게, 멈춤없이 확장될 수 있어 이 뒷편의 이야기가 또 이어질 수 있을 것 같은데, 다음 편이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주인공 수노의 입장으로 시작했지만 어느새 플로로의 입장에서 읽고 있는 나를 발견했습니다.

고작 다섯 번 만났다며 수노에겐 플로로 자신이 하와가 아니었던 것처럼 플로로에게 수노는 아담이 아니었던 것처럼, 죄책감 가지지 말라는 플로로의 읊조림은 너무나 서글펐습니다.


당신의 플로로는 누구인가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We cannot change yesterday, we can only make the most of today and look with hope toward tomorrow.

과거를 바꿀 순 없으니, 우리는 오로지 최선을 다해 현재를 살고 희망을 품으며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을 뿐이다.





지난 시간은 되돌아 오지 않습니다.

만약 후회하는 일이 생겼다면 이를 교훈 삼아 반복되지 않게, 오늘을 더 열심히 살면 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