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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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은 자기가 왜 트렁크를 훔칠 생각을 했을까 자문해 보았다. 그냥 기회가 왔기 때문에? 아니면 주인이 불한당 같은 녀석이라서? 아니면 트렁크 안에 신발 한 켤레와 심지어 모자까지 하나 들어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감에서? 그것도 아니면 자신은 잃을 게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정말이지 이 중에서 무엇이 정답인지 알 수 없었다.

「우리 사이에 네 것 내 것이 어디 있소?」 알란이 대꾸했다. 「얻은 것을 정확히 반씩 나눌 거요. 하지만 만일 이 속에 내게 맞는 신발 한 켤레가 들어 있다면, 그건 내가 챙기겠소.」
알란은 트렁크 뚜껑을 들어 올렸다.
「세상에나!」 알란이 외쳤다.
「세상에나!」 율리우스도 입을 딱 벌렸다.

중국이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알란과 헤르베르트가 흑백 줄무늬 죄수복을 입고 있다면 대답은 [아니요]겠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알란이 소련의 원수로 변신한 이후 한국의 강력한 이웃은 [위협]에서 [약속]으로 바뀐 것이다. 만일 김일성이 멋진 소개장까지 써준다면 금상첨화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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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9-09-14 22: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나의책장님, 추석연휴 잘 보내고 계신가요.
내일까지 연휴예요.
가족과 함께 즐겁고 좋은 추석 명절 보내세요.^^

하나의책장 2019-09-15 22:35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벌써 연휴가 지나고 내일이면 월요일이 다가왔다는 사실이 믿기지않지만, 행복한 한 주 되시길 바랄게요♡
 

2019.9.10

 

 

 

폭포수처럼 쏟아져내리는 비만큼 아팠던 날.
어르신도 아니고, 아직 어린데

비오는 날이면 아픈 곳이 쿡쿡 쑤신다는 의미를 일찍 알아버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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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9.9

 

 

 

부슬부슬 내리는 비처럼 내 두 뺨 위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고개를 돌리며 삼키기도 많이 삼켰지만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아무 말도 않은 채 두 팔을 벌렸다
따뜻한 품에 꼭 안겨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곧 만나', '또 만나'는

결국 다시 만난다는 뜻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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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9.8

 

 

 

설렘의 기간이 지속되면 때론 무덤덤해지는 것 같다.

 

이것도 챙겨야 할 것 같고

저것도 챙겨야 할 것 같고

이 모든 것이 다 내 마음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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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하루는, 기적에 가까우니까 - 여행자 헤이쥬의 퇴사 후 스위스 트레킹여행
헤이쥬 지음 / 더시드컴퍼니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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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여행도, 배낭여행도, 모든 게 처음이던 날. 운동화를 신고, 백팩을 메고, 사람들과 인사를 하고, 얘기를 나누고, 햇빛을 쬐고, 바람을 들이마시던 날을 기억한다. 지금 아니면 안 되는 일, 나는 다시 뛰기 시작한 심장을 붙들었다. 그래서 그리도 많이 울컥하고, 그리도 많이 벌렁거렸나 보다. 어느 날 문득 미친 듯이 숨을 쉬고 싶은 날이 찾아온다면 잠시 걸음을 멈추고, 시간을 멈추고, 나를 들여다보길 바란다. 여행은, 그 ‘누군가’가 ‘나’로 바뀌는 마법 같은 일이다. 우리의 행복한 하루는, 기적에 가까우니까.

출장 갔을 때 느낀 건데 사람들이 항상 잘 웃어서 참 예뻐 보였어. 웃으며 말 건네는 그곳이라면 영어 두려움증도 극복할 수 있을 거 같아!" 외국에서 살아보고 싶은 버킷리스트를 이루고 싶었다.

작은 것 하나 모두 혼자서 이것저것 부딪쳐보며 체험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벅차다. 처음은 서툴고 어색하지만 그래서 제일 소중한 기억. 조금씩 배낭여행의 맛을 알아가는 중이다.

드디어 나의 심장에 활력을 불어넣어줄 스위스 걷기 여행이 시작되었다.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곳을 걸을 때면 주체하지 못할 기쁨의 하이파이브를 하고, 춤을 추고, 점핑을 하며 온 몸으로 소리를 지른다. 행복감은 전율처럼 내 몸을 뒤흔들어놓았다. 알프스의 풍경을 걸을 생각을 하니 멀미가 날 지경이다. 숨이 쉬어지지 않던 그날 밤으로부터 정확히 7개월 만에 그토록 걷고 싶던 대자연을 향한 걸음을 내딛는 감격적인 순간이다.

여행길 위에서 많은 날 혼자 끼니를 해결하면서 "같이 밥 먹자"며 내어준 숟가락은 매일 먹어야 하는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한 한 끼가 아니었다. 밥 한 끼의 시간을 아낌없이 나눠주는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고마운 마음을 받을 줄 아는 것도 연습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밥 한번 먹자"는 이내 곧 사라지는 말이기도 하지만, "밥 먹자"며 조건 없이 내어준 그 시간은 어깨에 놓인 수많은 짐을 잠시 내려놓고 한 숨 쉬어 가라는 마음까지 데워주는 말이었다는 것을. 그때부터였다. 이상하리만큼 밥이 넘어갈 때마다 목구멍에 뜨거움의 기운이 차오른다. 여행길 위의 밥 한 그릇은 나에게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영혼의 수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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