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홈 The Home - 멋진 집은 모두 주인을 닮았다
행복이 가득한 집 편집부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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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를 겪으며 특히나 오랫동안, 머무를 수밖에 없던 공간이 바로 '집'이었다.

우리집은 오래된 단독주택이라 컨셉을 잡고 인테리어했던 공간이 아닌데, 침실과 서재를 나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추어 꾸미다 보니 이제는 특별한 일이 없다면 무조건 집에만 있는 편이다.

책장을 하나 둘씩 들이는 것을 시작으로 서재 벽 한 켠은 전부 책장으로 꾸며놨다.

오랫동안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바꾸고 싶다면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은 바로 공간을 깨끗하고 유지하는 것이다.

그 후, 배치를 이리저리 바꾸고 소품들을 추가하며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을 고스란히 반영시키면 된다.

당장은 아니지만 이사갈 계획이 있기에 미리미리 참고하고 있는데 그 중 눈에 띈 책이 바로 「더 홈」이었다.

자신의 방식대로 행복한 공간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득 들어있어 '집 꾸미기'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을 참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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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하지 않고 정확하게 설명하는 법 - 당신이 설명을 못하는 데는 사소한 이유가 있다, 개정판
고구레 다이치 지음, 황미숙 옮김 / 갈매나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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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구판으로 보긴 했으나 개정판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에 오랜만에 펼쳐본 책이다.


직장이나 사회에 나가면 굳이 말을 어렵게 하는 이들이 있는데, 아는 것은 많을지라도 설명을 잘한다고 할 순 없다.

누군가와 대화를 나눌 때 상대방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의사를 표현한다면 둘 중 하나이다.

상대방이 이해하지 못했다든가 혹은 본인이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든가.

저자는 설명하는 것에 대해 막막함을 느낀다면 주목하라. 책 속에 수월하게 해내는 방법이 있으니 말이다.


저자, 고구레 다이치 こぐれ たいち,木暮 太一 는 게이오기주쿠 대학교 경제학부를 졸업한 후, 후지필름, 사이버 에이전트, 리쿠르트에서 근무했다.

현재는 베스트셀러 저자로 활동하면서 기업과 조직에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대학교 재학 중 경제학 서적들이 너무 어렵다고 느껴 직접 대학생용 경제학 입문서를 만들었다. 이 책은 대학생협회와 일반서점에서 총 5만 부가 판매되었다.

2004년 주식회사 아메바 북스를 설립하여 경영자로서의 경험을 토대로 <시부야에서 일하는 사장의 고백>을 출간했고, 이 책으로 베스트셀러 저자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 어려운 경제학을 쉽게 풀어가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특히 그가 쓴 몇 권의 저서는 TV 교양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했으며, 블로그 콘텐츠로부터의 서적화, 만화화, 드라마화의 흐름을 이끈 주역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횡설수설하게 말하게 되는 원인


청중은 첫 15초 동안에 흥미를 느껴야 다음의 5분 동안 이어지는 이야기도 듣는다. 그리고 5분 동안 들은 이야기가 설득력이 있다고 느껴야 이어서 검토라는 다음 단계에 들어간다.


스피치를 잘하는 강연가, MC들은 관심을 끌 만한 말로 첫 포문을 연다.

그래서 첫 15초가 중요한 것이다.

다만 단순히 짧게 전달하는 게 아니라 알기 쉽게 전달해야 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


1. 자신과 어떻게 관계되는지 알기 쉽다.

2. 이야기가 정리되어 있어 알기 쉽다.

3. 쉬운 말로 표현되어 알기 쉽다.


이 세가지 요소에 부합해야 알기 쉽다고 일컬어지는 것이다.

간혹 대화를 나눌 때 장황하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설명이 길어지게 되면 듣는 사람 입장에서 어떤 관계가 있는 내용인지 핵심을 파악하기 어렵다.

그런데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 중 일부는 자신이 이렇게 말한다는 것을 모른다는 것이다.


함박스테이크 120g 7,200원

밥 1,600원 (리필 무료 +500원)

*단, 리필을 하고 밥을 남긴 분께는 2,000원을 받습니다.


한 음식점에 있는 메뉴판이다.

자세히 보면 명확히 표기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

밥 리필이 무료인 것인가? 아니면 500원 추가금이 붙는다는 것인가?

피크 타임에 직원들이 손님에게 이 질문을 받는다면 시간 낭비는 물론 가게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다.

메뉴 작성자가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않았기에 생기는 손실이나 다름없다.

이것이 바로 정리되지 않은 이야기때문에 불러오는 이해의 어려움이다.

즉, 내용이 정리되지 않으면 횡설수설의 길로 접어들어 혼란을 초래한다.


덧붙여, 단어를 나열하기만 해서는 아무것도 전달하지 못한다.

예컨대 광고에서 단어만 나열하게 되면 고객들에게 각인되야 하는 내용이 전달되지 않는다.

광고는 찰나에 상대방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

쉽지 않은 단어 표현을 사용하거나 명확하게 드러내지 못해 고객에게 정보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 횡설수설의 길로 접어들어 결국 팔리지 않게 된다.



횡설수설하지않게 설명하는 방법


▣ 이해하기 쉬운 설명의 세 가지 조건

1. 상대방에게 '내 일'이라 생각하게 만들기

2.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내용을 정리하기

3. 그것을 상대방이 알아듣는 말로 쉽게 전달하기


이해하기 쉽게 설명할 수 있게 되면 상대방의 반응도 확연히 달라진다.

누군가 자신의 이야기를 집중해서 듣고 납득해주는 경험을 통해 자신감도 얻을 수 있다.

그 자신감이야말로 여러분의 설득력을 더 높여줄 것이다.


그렇다면 알기 쉽게 설명할 수 있는 공식같은 게 있을까?

있다. 그 공식이 바로 텐프렙의 법칙이다.


1단계 : 이야기의 주제 전달하기

2단계 : 하고 싶은 이야기의 수 전달하기

3단계 : 이야기의 요점, 결론 전달하기

4단계 : 결론이 옳다고 할 수 있는 이유 전달하기

5단계 : 구체적 예 들기

6단계 : 요점, 결론 반복해 끝맺기


정리하자면, 어떤 것에 대해 상의하고 싶다고 혹은 지금부터 어떤 것에 대해 이야기하겠다고 이야기의 주제를 서두에서 전달한다.

그리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몇 가지인지를 명확하게 전달한 후 하고 싶은 이야기의 핵심과 요점을 전달한다.

그 후,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러이러하고 그 이유는 이렇다는 것을 설명한 후 결론을 보충하기 위한 구체적 예를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요점과 결론을 반복하면 된다.

이 법칙은 상대방을 이해시키고 설득하기 위한 필요 요소가 전부 담겨 있어 어떤 주제에도 사용할 수 있다.




중, 고등학교 때는 오히려 발표 수업이 거의 없었는데 대학교에 들어가니 원치않아도 할 수 밖에 없는 게 발표였다.

대학교 졸업을 끝으로 발표와는 멀어진 것 같았지만 회사에서도 필요로 하는 것이 발표였다.

프로젝트 발표가 없다해도 한 명 이상과의 미팅은 존재한다.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것도, 말하는 것도 곧 나의 능력이 되기에 스피치는 꼭 배워야 할 기술 중 하나다.

책을 통해 텐프렙의 법칙은 꼭 얻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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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강물처럼
셸리 리드 지음, 김보람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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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참 볼품없는 남자였다.

적어도 첫눈엔 그랬다.


까맣고 꾀죄죄한 한 이방인이 길을 물었다.

이방인과의 대화는 짧았지만 그가 상냥한 사람임을 알 수 있었다.

웃기려고 한 말도 아니었는데 낯선 이가 하던 말을 멈추고 빙긋 웃으니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으니깐.

어머니를 일찍이 여읜 탓에 끌림이란 게 무엇인지 모르고 자랐는데 그 이방인과의 순간순간에는 끌림의 연속이었다.

부모님은 서로의 애정을 드러낸 적이 없었던 지라 서로가 사랑했는지를 알 순 없었지만 열 두 살에 마주했던 그 사건 때 아버지가 어머니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알 수 있었다.

캐니언 시티로 복숭아 배달을 나갔던 어머니, 캘러머스 오빠, 비비언 이모가 집에 오질 않았는데 그들 대신 보안관 아저씨가 집으로 왔다.

보안관 라일 아저씨가 무슨 말을 꺼내자 아버지는 빗물이 고인 진흙탕에 그대로 주저앉아버렸다.

그렇게 아버지, 남동생, 이모부 사이에서 빅토리아는 의지할 곳 없이 자라게 된다.


"윌이야." 내가 대답을 마치기도 전에 그가 내 말을 가로챘다. "윌슨 문."

그는 자기 이름이 내 귓가에 감돌도록 잠시 기다리고는 내 쪽으로 손을 뻗으며 다가왔다.

"알게 되어 영광입니다, 빅토리아 양."


그런 빅토리아가 이방인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타인에게 관심받는 것이 이렇게 좋은 일이구나.

17년 동안 어떻게 관심 없이 살아오게 된 것인지 빅토리아 스스로도 놀란다.




"야!"

"저 새끼 누구냐?"


윌과 함께 말을 주고 받던 그 때, 익숙한 목소리라 귓가를 때렸다.

바로 한 살 터울의 남동생, 세스였다.

어머니가 죽고 나서 자신과 남동생에게 한껏 사무적인 태도로 말했던 아버지보다 더 골치아팠다.

평소처럼 길거리 한복판에서 술에 취해 휘청거리며 한껏 폭력성을 드러내는 세스, 빅토리아와 함께 있는 윌에게 막말도 서슴치 않았다.


더 이상 꾸며낼 거짓말도 없는 데다가 밀리 아주머니의 따뜻함에 지나치게 위안을 받은 나머지 나는 어리석게도 속내를 털어놓고 말았다.

"혹시 여기에 윌슨 문이라는 남자애가 있는지 궁금해서요."

나는 수줍은 목소리로 말했고, 처음 뱉어보는 그의 이름에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다.

순식간에 변하는 아주머니의 표정을 보니 아차 싶었다.

"그 인전 남자애 말이니?"

(Injun : 아메리칸 인디언을 비하하는 표현이다.)

아주머니가 어디서 지독한 냄새라도 난다는 것처럼 얼굴을 찡그렸다.

"토리, 대체 무엇 때문에 그 더러운 인전을 찾는 거야?"


한바탕 소동이 생겨 목발을 짚게 된 빅토리아가 여인숙의 밀리 아주머니와 대화를 나누게 된다.

사실 윌의 소식이 궁금했지만 밀리 아주머니의 반응을 보고선 곧장 과수원의 일꾼이 필요하다 둘러대었다.

윌의 혈통보다 걱정스러웠던 건 그가 이미 마을에서 떠나고 없을 것 같다는 사실이었다.

그 후, 아버지, 이모부, 세스 그리고 데이비스가 나누는 대화를 듣게 된다.

윌에 대한 얘기였다. 윌에 대한 온갖 험한 말들이 오갔는데, 결론만 말하자면 데이비스는 윌을 쫓고 있었다.

다음 날, 아빠, 세스를 도와 배달을 나갔는데 윌을 잡는다는 수배 전단을 보게 된다.

현상금까지 붙어있던 그 전단이 세스의 눈에도 포착된다.

배달을 마친 후, 복숭아 노점에 가서 일손을 보태라는 아버지의 말에 빅토리아는 노점으로 가게 된다.

그리고 거기서 윌슨 문과 다시 재회하게 된다.


식사를 마치고 부엌을 나서려는 아빠에게 다시 노점으로 나가 마감을 도와주고 오겠다고 얘기했다.

"그러렴."

내 말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전혀 눈치채지 못한 아빠는 날 쳐다보지도 않고서 대충 대답했다. 그건 내가 아빠에게 생전 처음 하는 거짓말이었다. 그리고 윌슨 문의 품에 다시 한번 안기기 위해 기꺼이 지불해야 할 대가였다.


루비앨리스 에이커의 집에 있던 윌과 다시 재회하게 된 빅토리아, 짧은 입맞춤을 나누고 그날 오후 미루나무에서 다시 만나 긴 포옹을 나누었다.

그들은 결국 연인이 되었다.

이런 저런 말들로 둘러대고 나와 윌과의 시간을 보내는 빅토리아는 윌과 사랑도 나누게 된다.

태어나서 처음 맛보는 자유에 순종적이고 소심한 소녀에서 스스로 결정내리고 위험을 감수하는 여성이 된 기분이었다.


윌이 이곳을 떠나 어디로 간다 한들 세스 같은 사람이 없겠는가? 어디로 간들 세스처럼 분노로 가득한 사람, 피부색이 어둡다는 이유만으로 괴롭히려는 사람이 없겠는가? 윌은 도망칠 생각이 전혀 없었다.

"흐르는 강물처럼 살 거야. 우리 할아버지가 늘 그러셨거든. 방법은 그뿐이라고."




세스가 언제부터 미행한 것인지 판단력이 흐려질 정도로 둘의 사랑은 깊어만 갔다.

버드나무 숲에서 윌이 빅토리아의 손을 붙잡고 떠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한 지 일주일이 되던 날, 윌은 사라졌다.


"내가 현상금보다 더 좋은 걸 건졌어, 누나."

"더 큰 걸 건졌고말고."

"응, 더 크고 좋은 거지."


세스는 윌을 당국에 넘기지도, 마을 밖으로 쫓아내지도 않았다.

불을 켜면 눈앞에 피 묻은 세스의 손이 나타날 게 틀림없었기에 빅토리아는 떨리는 몸을 부여잡고 복도를 지나 침대로 기어 들어갔다.

11월 말의 어느 날 아침, 빅토리아는 슈퍼마켓 구석에서 한 대화를 듣게 된다.


시체를. 블랙 캐니언 바닥에서. 그 인전 놈. 피부가 거의 벗겨진 채로. 차 뒤에 있었다나. 던져졌대.


사랑 그리고 슬픔과 죄책감같은 여러 감정들이 휘몰아치며 빅토리아를 짓눌렀다.

그리고 그녀 안에는 아주 작은 태아가 자라고 있었다.

무고한 소년을 포용하기엔 세상은 너무나도 잔인했다.

그녀를 사랑했기에 이곳에 남으려고 했던 윌의 선택.

결국 이곳은 그의 무덤이 되어버렸다.

무지한 저를 탓하기엔 이미 늦었다.

몸이 무겁고 피곤한 줄 알았는데 배가 동그랗게 부르고 안에서 느껴지는 움직임으로 인해 그제야 자신이 임신했음을 알아차렸다.

만삭에 접어들어 두꺼운 옷으로도 커버할수 없게 되자 빅토리아는 편지 한 통을 남기고 결국 가출을 택했다.

그렇게 5월이 지나 6월이 되었고 빅토리아는 출산을 하게 되었다.


나뭇잎을 갉아먹으며 몇 차례의 허물을 벗고 성장하는 애벌레는 마지막 허물을 벗고 번데기가 된다.

그렇게 겨울을 보낸 후 허물을 벗은 번데기는 나비가 되는데 빅토리아와 꼭 닮았다.

순탄치 못했던 그녀의 삶을 보며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여러 인물들에게 자연스레 대입하게 되는데 이렇다보니 시대가, 나라가 달라도 주인공의 삶에서 자기 삶의 편린을 발견할 수 있어 공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굳센 회복력으로 살아가는 그녀에게 결국 주어진 것은 '결실'이었다.

제목처럼 우리의 삶도 흐르는 강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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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 (양장본) -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하여
박예진 엮음, 버지니아 울프 원작 / 센텐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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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버지니아 울프 작가의 글을 좋아한다면 망설이지 마라.

문학과 인문학의 세계에 커다란 업적을 남긴 버지니아의 13편의 작품들을 한번에 볼 수 있다.


저자, 버지니아 울프의 본명은 애들린 버지니아 스티븐으로 1882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났다.

20세기를 대표하는 모더니즘 작가 버지니아 울프는 평생 정신 질환을 앓으면서도 다양한 소설 기법을 실험하여 현대문학에 이바지하는 한편 평화주의자, 페미니즘 비평가로 이름을 알렸다.

빅토리아 시대 소위 최고의 지성들이 모인 환경에서 자랐고, 주로 아버지에게 교육을 받았다. 비평가이자 사상가였던 아버지 레슬리 스티븐의 서재에서 책을 읽으며 어린 시절을 보냈고 오빠 토비가 케임브리지 대학교에 입학한 후 리턴 스트레이치, 레너드 울프, 클라이브 벨, 덩컨 그랜트, 존 메이너드 케인스 등과 교류하며 ‘블룸즈버리 그룹’을 결성하기도 했다. 이 그룹은 당시 다른 지식인들과 달리 여성들의 적극적인 예술 활동 참여, 동성애자들의 권리, 전쟁 반대 등 빅토리아시대의 관행과 가치관을 공공연히 거부하며 자유롭고 진보적인 태도를 취했다.

어머니의 사망 후 정신질환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는데, 아버지의 사망 이후 울프의 병세는 더욱 악화되었다. 평생에 걸쳐 수차례 정신 질환을 앓았다. 1905년부터 문예 비평을 썼고, 1907년 [타임스 리터러리 서플리먼트]에 서평을 싣기 시작하면서 『댈러웨이 부인』, 『등대로』, 『파도』 등 20세기 수작으로 꼽히는 소설들과 『일반 독자』 같은 뛰어난 문예 평론, 서평 등을 발표하여 영국 모더니즘의 대표 작가로 인정받게 되었다.

소설가로서 울프는 내면 의식의 흐름을 정교하고 섬세한 필치로 그려 내면서 현대 사회의 불확실한 삶과 인간관계의 가능성을 탐색했다. 1970년대 이후 「자기만의 방」과 「3기니」가 페미니즘 비평의 고전으로 재평가되면서 울프의 저작에 관한 연구가 활발해졌고, 「자기만의 방」이 피력한 여성의 물적, 정신적 독립의 필요성과 고유한 경험의 가치는 우리 시대의 인식과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버지니아 울프는 픽션과 논픽션을 아우르며 다작을 남긴 야심 있는 작가였다. 그녀의 픽션들은 플롯보다는 등장인물들의 내면에 더욱 초점을 맞춘 의식의 흐름 기법을 사용해 쓰였다.




날씨가 춥다. 추워도 너무 춥다.

차라리 더운 여름을 버티는 게 낫지 개복치 체력인 나에겐 겨울은 너무나도 힘들다.

단독주택은 보일러 빵빵하게 틀어도 우풍까지 완벽하게 막을 수 없어 마냥 좋다고 할 순 없다.

그제도, 어제도, 오늘도 컨디션이 좋질 않아 약으로 버텼다.


병원에서 검사받느라 반나절을 꼬박 보낸 덕분에 업로드하지 못한 책을 이제야 올려본다.

필사도 함께 하고 있는데 버릴 문장이 하나도 없다ෆ



Women have sat indoors all these millions of years, so that by this time the very walls are permeated by their creative force, which has, indeed, so overcharged the capacity of bricks and morrar that it must needs harness itself to pens and brushes and business and politics.


여성들이 수백만 년 동안 방 안에만 앉아 있었기 때문에, 이제 벽에 여성들의 창조력이 모두 스며들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방 안의 벽돌과 시멘트가 여성들의 창조력을 받아들이는 것이 한계에 다다를 정도이므로, 이제 여성들은 펜과 붓을 사업과 정치에 써야 할 것입니다.​


현대로 넘어와서야 많이 누그러지긴 했으나 지금도 여성 차별은 존재한다.

하물며 과거에는 어땠을까?

역사서를 펼친 그녀는 여성이 문학 창작에서 그간 소외되었음을 확인하게 된다.

아무리 능력이 대단한들 사회적 환경이 여성에게 있어서 철저하게 불리하기 때문에 같은 선에서 출발했다 해도 결국은 남성만큼 우대받지는 못했을 것이란 결론에 다다른다.

19세기 초는 여성이 슨 작품들이 서가의 한 칸을 채웠을 정도로 많이 발전한 시기였다.

특징이라면 이들은 대부분 소설을 썼는데 제인 오스틴의 회상록 일부를 보면 이에 대한 이유를 확인해볼 수 있다.

중산층이었기에 가족으로부터 빈번하게 방해받을 수밖에 없었는데 특히 경제적 빈곤으로 인한 경험 부족이 곧 작품의 한계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One can only show how one came to hold whatever opinion one does hold. One can only give one's audience the chance of drawing their own conclusions as they observe the limitations, the prejudices, the idiosyncrasies of the speaker. Fiction here is likely to contain more truth than fact.


사람들은 자신이 지니게 된 의견의 결과물만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그러니 청중들은 연설자의 한계, 편견, 특이점을 관찰하여 자신만의 결론을 도출해야 합니다. 특히 소설에 있어서는 사실보다는 진리가 더 많이 담겨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Women have served all these centuries as looking glasses possessing the magic and delicious power of reflecting the figure of man at twice its natural size.


여성들은 수 세기 동안 남성의 모습을 두 배로 확대하는 마법과 매혹적인 능력을 보여주는 돋보기 역할로 남성의 모습을 비춰주었습니다.


남성성과 여성성이 글쓰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그녀는 이러한 결론에 도달했다.

글을 쓰는 사람은 어느 쪽으로도 편향되어서는 안 된다. 또한 물질적 풍요로움도 글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자기만의 방」을 읽어보면, 버지니아는 여성이 글을 쓰기 위한 두 가지 조건으로 돈과 자기만의 방을 제시하고 있다.

참고로 돈은 경제적 자유를, 자기만의 방은 시공간적 자유를 의미한다.

맞다.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으면서 꿈을 펼치려면 금전적 여유가 있어야만 자신의 역사를 써내려 갈 수 있을 테니깐.



Perhaps it was the middle of January in the present year that I first looked up and saw the mark on the wall. In order to fix a date it is necessary to remember what one saw.


아마도 올해 1월 중순쯤, 나는 처음으로 눈을 들어 올려 벽에있는 자국을 보게 되었어요. 날짜를 정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보았는지 기억해야 합니다.


The mark was a small round mark, black upon the white wall, about six or seven inches above the mantelpiece.


이 흔적은 작은 원 모양의 흑색 표식이었고, 벽난로 위로 6~7인치 정도 높이에 있었어요.


How readily our thoughts swarm upon a new object, lifting it a little way, as ants carry a blade of straw so feverishly, and then leave it.


우리의 생각이 얼마나 쉽게 새로운 대상으로 옮겨가는지를 생각해 보세요. 우리는 마치 개미가 한 조각의 짚을 열심히 들어 올려 옮겨두는 듯하다 금방 놓아버리듯 생각합니다.


That is the sort of people they wereㅡvery interesting people, and I think of them so often, in such queer places, because one will never see them again, never know what happened next.


그들은 정말로 흥미로운 사람들이었고, 나는 그들을 자주 생각하곤 해요. 정말 이상한 곳에서까지 그들을 떠올리는데, 다시는 그들을 만나지 못할 것이고 그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도 알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에요.


일상에서 마주하는 모든 것들이 곧 영감이 될 수 있다.

그저 스쳐 지나가는 것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어 생각하다 보면 결국 이 또한 인생이란 결론에 도달하기도 한다.

So long as you write what you wish to write, that is all that matters. 당신이 쓰고 싶은 것을 쓰는 한, 그것이 전부입니다.


드물긴 해도 간혹 독서나 공부를 하지 않거나 필사를 하지 않는 때도 있다.

그러나 7살 때부터 지금까지 365일 빼먹지 않고 해왔던 것은 바로 일기 쓰는 것이다.

꼬박 써 온 일기이다 보니 그 양이 엄청나다.

그 날에 있었던 일을 기록하기도 하지만 깊은 인상을 준 무언가에 대해 쓰기도 해 의식의 흐름대로 써내려 간 글들이 가득하다.


나름 내 자신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살아왔지만 확언할 순 없는 것 같다.

대학교 때, 한창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에 빠져 있었다.

그리곤 울프의 작품을 통해 나 자신을 투영시켜 바라보기도 했다.

그 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진정한 자립은 결국 나 자신을 완벽하게 알고 파악하는 것이 첫 걸음이다.

울프도 이를 알았기에 글을 통해 진정한 자립의 의미를 전하고자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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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4-01-25 01: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금도 여성비하 발언을 날리는 일부 사이비 정치인들은 책과는 담을 쌓고 살아가는 부류인 듯, ㅠㅠ
 



Thought is the original source of all wealth, all success, all material gain, all great discoveries and inventions, and all achieve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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