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것’을 ‘잘하는 일’로 만드는 법칙 - ‘계획된 우연’을 찾아가는 자기 이해 워크북
이헌주 지음 / 갈매나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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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것을 잘하는 일로 만드는 법칙

저자 이헌주

갈매나무

2024-08-20

자기계발 > 성공 > 성공학

자기계발 > 힐링 > 마음 다스리기





지금의 삶이 행복한가요? 불행한가요?

행복하지도, 불행하지도 않는 그런 삶인가요?


지금의 삶이 당신이 원하는 삶인가요?

현재 원하는 삶을 살고 있지 않다고 느끼시나요?


지금의 삶을 더 재미있게, 행복하게 산다는 건 모두의 소망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삶을 취하며 산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죠.

그러나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하나 있습니다.

인생에서 반드시 만날 수 있는 계획된 우연을 놓치지 않는 것이죠!





저자는 이러한 고민을 안고 있는 사람들과 상담을 진행하며 그들의 고민을 공감하고 따스한 위로를 건네며 해결책을 알려주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수많은 상담을 통해 행복한 삶을 실현시킬 수 있는 비결을 깨닫고 심리와 진로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보탬이 되고자 쓴 책이 바로, 『좋아하는 것을 잘하는 일로 만드는 법칙』입니다.


책은 크게 4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장에서는 그러한 삶 속에서 우리가 놓지 말아야 할 것들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2장에서는 우리 내면에 존재하는 나침반의 두 축을 살펴보는 시간으로,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의 결정적인 차이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3장에서는 자아 탐색을 위한 7가지의 강력한 질문을 던지며 진짜 좋아하는 것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4장에서는 가능성을 실현시킬 수 있는 계획된 우연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즉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만들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여러 상담을 통해 저자는 인간이 삶을 대하는 태도에 세 가지 단계가 있음을 알게 됩니다.

첫 번째는 꿈과 목표 없이 사는 단계로, 이는 반복적인 삶에서 두드러집니다.

꿈이 없으니 주어진 현실을 자각하며 같은 자리에서 반복된 삶을 영위하는 것이죠.

두 번째는 단기적이고 현실적인 목표로만 가득한 단계입니다.

이 단계에 놓인 사람들은 목표를 향한 절실함이 매우 큰데 특히 목표가 지극히 현실적이라는 점입니다.

다만, 너무 현실적인 목표에만 치중하다 보면 삶을 제약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세 번째는 장기적인 꿈을 꾸며 이를 이루어 나가는 단계입니다.

이 단계의 사람은 현실적인 장기 목표와 단기 목표를 모두 가지고 있으며 지금보다 더 크게 바뀔 수 있음을 믿는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모든 꿈을 이룬다는 것이 쉽지도 않고, 설령 세워놓은 모든 꿈을 다 이뤄버린다면 결국 꿈이 없어짐을 의미하기도 하죠.

꿈은 달성하기 위해서라기보단 꿈은 꾸기 위해 존재하기에, 세 번째 단계는 장기적인 꿈을 꾸고 그것을 이뤄나가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좋아한다는 일을 한다는 것은 매우 행운같은 일입니다.

다만 그 일을 좋아한다고 해서 직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은 매우 드물죠.

요즘은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 경우를 심심치않게 볼 수 있습니다.

이는 격변하는 현대 사회에서 나타나는 특징들로 인한 것이기도 합니다.

예전에는 사람 손으로 해결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면 지금은 이 모든 것을 기계로 대체해 사람이 설 수 있는 자리가 줄어들게 되었죠.

즉, 수많은 직업들이 점점 쇠퇴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쇠퇴하는 직업들 사이에서 새로이 등장하는 직업들도 많죠.

나는 드문 확률을 가지고 좋아한다는 일을 업으로 삼고싶다?

그렇게 다짐했다면, 그 기회는 자신에게 달려 있습니다.

좋아하는 것과 연관된 사람을 만나고 환경을 조성하다 보면 어느 순간 기회는 꼭 찾아오게 마련이니깐요.



좋아하는 것을 잘하는 일로 바꾸는 티핑 포인트부터 뜻밖의 사건을 기회로 바꾸는 터닝 포인트까지!

지금 진로 혹은 심리적인 고민을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 이 책을 건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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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코난 도일, 선상 미스터리 단편 컬렉션 - 모든 파도는 비밀을 품고 있다 Short Story Collection 1
남궁진 엮음, 아서 코난 도일 원작 / 센텐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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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코난 도일, 선상 미스터리 단편 컬렉션

저자 아서 코난 도일

센텐스

2024-08-26

소설 > 영국문학 > 영미소설

추리 / 미스터리 소설 > 영미 추리 / 미스터리 소설





추리소설의 영원한 베스트셀러, 셜록 홈즈!

셜록 홈즈를 만든 추리소설의 대가, 아서 코난 도일의 따끈따끈한 신간이 나왔습니다.

바로 『아서 코난 도일 선상 미스터리 단편 컬렉션』입니다.

이전까지 영문으로만 볼 수 있었는데 이번에 국내 최초로 공식 번역되어 출간되었다는 소식에 바로 읽어보았습니다.

총 10편의 단편으로, 선상에서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여섯 가지의 이야기와 악명 높은 해적인 샤키 선장 모험기를 다룬 네 가지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샤키 선장 모험기를 재미있게 읽어 네 가지 사건을 소개하려다 내용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 선상 사건 두 편만 짤막하게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EPISODE | J. HABAKUK JEPHSON’S STATEMENT


한 버려진 선박의 외관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그 배는 마리 셀레스트호로 며칠 혹은 몇 주 동안 버려져 있을 것이라 추측하고 있었습니다.

공식일지를 살펴보니, 10월 16일 보스턴에서 리스본으로 출발한다는 내용만 적혀 있었습니다.

여성용 의류와 재봉틀로 보아 일지에 적힌대로 선장의 아내도 있었던 것으로 추측해 봅니다.

무엇보다 악천후에 대한 언급이 없는데 배의 버려진 모습은 무언가 석연치 않은 점이 있었습니다.

손상 없이 보트는 잘 걸려 있고 양질의 석유 등 화물 또한 전혀 손상되지 않았다는 점이죠.

그렇다면, 온화한 날씨 속에 항해했을 것이라 추측되는데 선원들은 왜 실종되었을까요?


마리 셀레스트호는 와인 수입 상인인 화이트 가문, 러셀 화이트의 범선이었습니다.

베테랑 티브스 선장은 부인과 3살 된 막내아이가 있으며, 선원들은 유색인종 2명과 소년 1명을 포함한 7명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세 명의 승객 중 하바쿡 제프슨 박사는 유명한 폐결핵 전문의로 노예제 폐지 운동 초기에 옹호자였으며 작가 J. 하튼, 뉴올리언스 출신의 신사 세프티마우스 고링이 있었습니다.


하버드대학교 의학박사인 조셉 하바쿡 제프슨은 불운한 항해에 대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이야기하고자 펜을 들게 됩니다.

진실성에 대한 모욕을 듣기 싫어 침묵하고 있다가 아들의 요청으로 침묵하려 했던 결심을 드러내게 되죠.

그의 아버지는 노예제도를 강력하게 반대하였는데, 이러한 행동은 제프슨에게 큰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전쟁이 발발해 전투에 참여하게 된 그는 마지막 앤티텀 전투에서 중상을 입게 되는데 머레이라는 신사 덕분에 겨우 회복하게 됩니다.

당시 병상에 누워있을 때 곁을 지켰던 시녀들 중 한 노파가 매우 교활하였습니다.

다른 시녀들에게 매우 권위적이나 그에게만큼은 매우 친절했지요.

그러던 어느 날, 재입대를 고민하던 중에 노파가 슬그머니 걸어와 작은 가죽 가방과 하얀 끈을 몰래 건내게 됩니다.


"제프슨."

"나는 곧 죽게 될 거야. 나이 많은 여자이기 때문이지. 머레이의 농장에 오래 머물지마."

"마샤, 당신은 더 오래 살 수 있을 거예요. 아프면 내게 알려줘요. 내가 치료해 줄 테니."

"살고 싶지 않아. 죽고 싶어. 천사들의 마을에 가려고."

"하지만 제프슨, 내가 가기 전에 하나 남겨야 할 것이 있어. 요단강 건널 때 함께 가져갈 수 없는 거야. 그건 매우 소중하고, 세상의 모든 것보다 더 값진 것이지 때문이지. 나 가튼 가난한 늙은 흑인 여자가, 감히 이것을 가지고 있아. 내가 아주 위대한 민족의 자손이라 그럴 거야. 하지만 제프슨은 이걸 이해 못 할 거야. …… "


가죽 가방 가운데 구멍이 뚫린 납작한 검은 돌 하나를 꺼낸 노파는 제프슨에게 이 검은 돌을 안전하게 지켜주고 잊지 말아 달라며 신신당부하게 됩니다.

인간의 귀와 비슷한 모양을 가진 돌은 무척이나 어두운 검은색이며 단단했습니다.

이를 뉴욕 연구소에서 근무하는 친구에게 제출하기로 결심하고선 다시금 길을 떠나게 됩니다.

이후 진료를 다시 시작하고 결혼까지 하게 되며 명성을 얻은 그는 여전히 주머니에 검은 돌을 간직하게 됩니다.

그렇게 약 8년 동안 무탈한 일상을 보내면서 실무가 늘어나 J. S. 잭슨을 파트너로 맞았지만, 이후 건강이 안 좋아짐을 알게 됩니다.

아내의 권유로 동료였던 카바나 스미스 의사에게 진료를 받은 그는 왼쪽 폐의 일부가 손상되었음을 알게 되고 요양 겸 항해를 가라고 권해 요양보다는 항해를 다녀오기로 결정합니다.

그렇게 러셀&화이트 회사에 소속된 젊은 러셀을 만나 그는 마리 셀레스트호에 승선할 기회를 얻게 됩니다.

다만, 항해를 항상 힘들어하는 아내는 위험에 노출되지 않아야 한다는 가족들의 의견에 집에 머물기로 합니다.

10월 12일, 그는 그렇게 보스턴에 도착해 회사 사무실로 향하게 되는데 흑인 인종 특유의 특징들을 가진 한 사내를 마주하게 됩니다.

생머리와 코는 백인들처럼 닮았다해도 눈빛, 입술, 치아만 봐도 그가 아프리카 출신임을 단박에 알 수 있었죠.


"그 배는 어디로 향하는 겁니까?

"리스본이죠."

"선원은 몇 명이나 되나요?"

"일곱 명입니다. 선생님."

"승객은요?"

"승객은 두 명입니다. 젊은 신사 한 명과 뉴욕에서 온 의사입니다."

……

"세 명 정도를 위한 여분의 방이 구비되어 있긴 합니다만."

"제가 가겠습니다."


10월 16일, 드디어 견인선에 끌려 만으로 나아갔고 이내 모든 돛을 펼쳐 앞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다만, 두 명의 선원이 그를 실망시켜 급한 대로 두 명의 흑인을 급하게 고용한 선장의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10월 17일, 선장과 갑판을 걸으며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있자니 호흡이 벌써부터 좋아진듯 했습니다.

선장의 아내는 활기찬 성격을 지녔으며 이제 막 걸음마와 옹알이를 시작한 아이는 마냥 작고 귀여웠죠.

온화했던 낮과는 달리 저녁이 되자 바람이 강해지게 됩니다.


10월 18일, 걱정과는 달리 바람은 다시 약해졌습니다.

배에 타고 있는 고링 씨 그리고 그의 시종을 드는 소년은 서로에게 매우 호의적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급히 고용한 흑인 선원들은 많은 일을 할 순 없어도 그나마 모두 키를 잘 다룰 수 있어 괜찮았지요.


10월 20일&21일, 감시하려는 의도는 없어보이지만 그 사내는 연필과 나침반을 들고 무언가를 계속해서 작업하고 있었습니다.


10월 22일, 구름 한 점 없는 화창한 날씨였습니다.

다만, 오후에 고링이 실수로 리볼버를 청소하던 중에 장전된 탄창 하나가 발사해 하마터면 제프슨이 다칠 뻔했다는 점입니다.

여러차례 사과했기에 웃으면서 넘겼는데 오후 11시 경 선장의 부인과 아이가 완전히 사라지게 됩니다.

한 시간 반 동안 샅샅이 수색했지만 털끝하나 보이지는 않았고, 아내와 아이를 얼마나 목청껏 불렀는지 티브스는 목이 완전히 쉬어버렸습니다.

7시쯤 그녀가 아이를 갑판으로 데리고 나가 신선한 공기를 마시게 했다는데 당시 흑인 선원만이 휠을 돌리고 있었어서 물어보았지만 그는 그녀를 보지 못했다고 주장합니다.


10월 23일, 하루만에 10년이나 늙은 것 같은 선장은 엄청난 우울감에 빠졌지만 파도가 가라앉았기에 다시 모든 돛을 펴고 앞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10월 24일, 엄청난 폭발 소리가 귓가를 때립니다.

티브스가 밤중에 자기 머리를 총으로 쏜 것입니다.

부리나케 선장실로 달려가보니 고링이 이미 선장실에 도착하였는데, 선장의 얼굴은 형체를 알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모두가 그를 위해 경건하게 추모하였고 12시 정각에 그의 시신을 깊은 바다에 맡기게 됩니다.


10월 27일&28일, 또다시 일이 터지게 됩니다.

일꾼들 중 한 명이 밧줄을 가져오기 위해 내려갔는데 그가 제거한 해치 중 하나가 그의 위로 떨어진 것이죠.

목숨은 건졌지만 발 한쪽이 으스러져 남은 항해를 도울 순 없게 되었습니다.


11월 7일, 하튼에게 검은 돌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게 됩니다.

두 흑인 선원에게 손짓해 검은 돌을 보여주게 됩니다.

고링은 검은 돌에 의미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자 바다로 던지려 했지만 흑인 선원이 이를 막게 됩니다.

그리고 제프슨은 깨닫게 됩니다.

검은 돌이 아마 강력한 부적이 아닐까하는 생각을요.

그렇지않다면 고링의 이상한 내면을 마주할 수 없었을 테니까요.


11월 13일이 제프슨의 마지막 일지 기록입니다.


늦은 밤, 고링의 하인이 느닷없이 찾아와 자신의 주인이 부른다고 말을 전하게 되는데 순식간에 입과 몸을 단단하게 묶이게 됩니다.

달빛을 통해 두 흑인 선원, 흑인 요리사 그리고 고링임을 알 수 있었죠.

그의 발 앞에도 한 사람이 누워 있었지만 누군인지 알 순 없었습니다.

갑판 위에서 웃으며 이야기하는 그들 뒤로 달빛이 좀 더 드리워지자 앞에 누워 있던 사람의 얼굴이 드러났습니다.

하튼이었습니다.

동행자였던 젊은 작가 하튼, 그는 이미 죽어있었습니다.

이제 항해의 끝은 어떻게 달려가게 되는 것일까요?


결말이 궁금하다면, 드래그해서 확인해주세요 ◕‿◕

어둠 속에서 무언가 커다란 덩어리가 보였습니다.

사람이 가득찬 카누였습니다. 정확히는 흑인 군단이었지요.

자고 있던 선원들까지도 모두 끌려나와 결박당했고 그 누구도 저항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 한 흑인 선원이 주머니에 있던 검은 돌을 꺼내 대장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전달하자 그가 입을 열었습니다.

"나는 당신의 목숨을 살려주자는 의견에 반대합니다. …… 당신은 내 통제 아래 들어왔는데도 내 손에서 벗어난 유일한 사람입니다. 당신의 목숨을 살린 건 그 돌입니다."







이야기를 마치기 전, 짤막하게 아서 코난 도일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아서 코난 도일은 본업은 의사지만 기사 작위를 받을 정도로 영국을 빛낸 소설가입니다.

추리 소설 외에도 수많은 칼럼을 썼다고 알려져 있지요.

그간 셜록 홈즈 시리즈를 통해 육지에서의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파헤쳤는데, 이번 책에서는 해상에서 일어난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파헤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겁이 많은 편이긴 한데 아이러니하게도 추리물은 좋아해 추리와 관련된 미드는 빠삭할 정도랍니다.

생각해 보니 미드 또한 대입할 수 있겠네요. 육지에서의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다룬 CSI 시리즈, 해상에서의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다룬 NCIS 시리즈!

근래 나온 CSI VEGAS 시즌 2까지 봤을 정도로 수사/추리물을 좋아해 CSI(LAS VEGAS, MIAMI, NEW YORK) 시리즈 전편을 다섯 번 이상은 본 것 같습니다.

물론 NCIS도요. 다만, 깁스가 떠나고 더키까지 이제 영영 못 보게 되니 시즌 22부터는 안 보고 있습니다.

엄마가 CSI 시리즈를 즐겨보게 되면서 자연스레 저 또한 어린 시절부터 보게 된 것인데, 모든 에피소드들을 소장하고 있어 간간이 영어 공부하려고 이전 시즌들을 골라서 보다 보면 미드 속 주인공들의 세월을 깊게 체감하게 됩니다.

하긴 처음 보았을 때 10대였던 제가 어느새 30대가 되었으니깐요.

갑자기 이야기가 새어나갔네요 ⊙_⊙

이렇듯 추리물을 다룬 미드들을 이렇게나 좋아하니 셜록 홈즈 시리즈는 말할 것도 없지요.


한 번쯤은 들어봤을법한 유명한 아서 코난 도일의 묘비명, 다들 알고 계시나요?

《 Steel True, Blade Straight. 》

강철처럼 진실하고, 칼날처럼 곧았다는 뜻입니다.

많은 이들이 묘비명을 보며 아서 코난 도일이 셜록 홈즈라는 인물을 통해 머릿속에 그려놓은 가치관을 구현하고 싶었던 게 아니었나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20세기의 대중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아서 코난 도일!

악명 높은 해적인 샤키 선장의 모험을 다룬 네 가지 이야기는 특히나 더 재미있으니 이번 여름휴가 때 꼭 챙겨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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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시대의 내비게이션이다 - 사유의 길을 밝히는 철학의 쓸모
이명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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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시대의 내비게이션이다

저자 이명현

21세기북스

2024-08-01

인문학 > 철학 일반 > 교양 철학





85년간 이명현 서울대 명예교수가 길어 올린 철학의 정수를 담은 철학책 한 권을 추천해보려고 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제 책사랑은 유별났습니다.

학창시절에는 시집과 소설만 주로 읽다가 대학생이 되고 나서는 깊이있는 독서를 통해 성장하고자 인문/철학 분야를 많이 읽었었습니다.

그러다 교양과목 중에 철학 과목이 있어 한 번 수강하게 되었는데 당시 교수님께서 내셨던 쪽지시험 문제가 생각납니다.

[중세 철학이란 무엇인가?]

그간 배웠던 수업 내용으로 이면지를 채우기엔 역부족인지라 읽었었던 철학책 내용들 전부 소환시켜 적어냈었습니다.

핵심적인 내용에 대한 진리를 알려주시곤 페이지 수십 장씩 한 번에 넘어갔었기에 광범위한 철학의 배움에는 끝이 보이질 않았습니다.

철학을 배우면서 느낀 것은 답이 없다는 것입니다.

답이 존재하는 일반적인 학문들과 달리 철학은 그 어떤 것도 답이 될 수 있기에 결론적으로 답이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답이 없는 학문이라고 해서 배워야 하지 않을 학문은 아닙니다.

답이 정해진 일반적인 학문들이 곧 철학으로 귀결됩니다.

그렇다면 매순간 질문을 던지는 우리의 삶에서 철학을 통해 답을 구할 수 있는 것일까요?



인간은 외톨이로 사는 존재가 아니라, 더불어 사는 존재이다. 더불어 삶은 더불어 있음의 한 양태요, 모듬살이가 더불어 삶의 구체적 방식이다.

인간의 자연과의 관계 맺음은 이러한 더불어 있음의 양식 속에서 이루어진다. 인간은 외톨이로서 자연과 만나기보다는 우리로서 만난다. 인간의 역사는 인간이 우리로서 자연과 관계 맺음의 역사와 인간들 사이의 관계 맺음의 역사로 엮어진 천이다.

그리고 인간의 삶은 자기 자신과의 관계 맺음 속에서 엮어진다. 인간은 자기 자신을 객체화하여 자기 자신과 대화하며, 자기 자신과 겨루며, 자기 자신을 넘어설 수 있는 반성적 존재라는 사실 속에 자기 자신과의 관계 맺음의 방식이 드러난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인간의 삶이란 자연-타인-자기자신 틀 속에서 엮어지는 것입니다.

이러한 삶의 틀 속에서 인간은 있음과 바람직함에 관한 개념의 지도를 그리며 됨을 위한 탈바꿈의 몸짓을 하는 것이죠.

철학함이란 이러한 개념의 지도 그리기와 탈바꿈을 노리는 몸짓을 의미합니다.



인간의 삶은 함의 다발로 엮어져 간다. 함은 무엇을 하고자 하는 힘에 끌려 나타나는 과정이다. 욕망, 욕구라고 부르는 것이 바로 그러한 힘이다. 삶은, 그러므로, 욕구에 의해 추진되는 함의 집합이요, 그 연속 과정이다. 함은 일정한 방향이 요구된다. 덮어놓고 아무렇게나 하는 것은 알찬 함이 될 수 없다. 아무렇게나 덮어놓고 하면, 소갈머리 없는 함밖에 되지 않는다.


있음에 관한 개념의 지도가 무지와 그릇된 지식에서 나오는 고통으로부터 인간을 구원해주는 효능을 지니고 있으며, 바람직함에 관한 개념의 지도는 억압적인 모듬살이의 틀로부터 인간을 해방시킬 새로운 가능성의 모형을 제시한다. 그리고 두 지도는 모두 인간을 제자리로 인도한다. 앞의 지도가 현실 세계의 구조가 무엇인가를 알려주는 사실의 메시지를 제시해준다면, 뒤의 지도는 가능 세계의 구조를 펼쳐 제시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러나 두 지도가 모두 이론의 차원에 놓인 활동이라는 점에서는 매한가지다.





철학은 곧 하나의 학문입니다.

학문이 하나의 상식이라고 한다면 대상의 의미와 특징을 설명하는 것인데 철학은 이에 더해 단순히 성질에 대해 알려주기보단 그 자체의 특성을 표현하거나 묘사하는 것이지요.

즉, 단순한 그리기일 뿐만 아니라 됨을 위한 탈바꿈의 몸짓인 것입니다.



철학함은 현실에 대한 하나의 응답이다. 인간은 역사적 존재이다. 그러기에 인간은 일정한 공간과 시간의 좌표 선상에 있다.

변화하는 공간의 축과 시간의 축이 서로 만나는 그 좌표점들의 연속선상에 인간은 존재한다.

…… 우리는 철학함은 있음과 바람직함에 관한 개념의 지도 그리기요, 됨을 겨냥하는 말짓과 몸짓하기라고 하였다. 인간이 역사적 존재요, 그의 생각함도 역사적일 수밖에 없기에 그의 생각함은 산물인 사상도 역사적일 수밖에 없다.

…… 철학이 '있음'과 '바람직함'에 관한 지도를 그린다고 하나, 작성된 지도는 특정한 역사적 지평 위에서 보인 지도일 뿐이다. 그 지도는 그 지도 작성자가 부딪치고 있던 그의 현실에 대한 하나의 응답이다.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면, 간혹 철학에게서 잡다한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철학에 등장하는 사상들은 '역사성'을 품고 있는데, 이때 지도 작성자들은 개념적 지도들을 한데 모아놓기 위해 노력하게 됩니다.

그러나 하나의 철학사를 살펴 보면 현실에 부딪친 지도 작성자가 특정한 역사의 지평에서 써내린 지도만 남았을 뿐이죠.

시대에 따라, 사람에 따라 각기 늘어놓는 말들에 일관성이 없으니 갈피를 못 잡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겉으로 본 인상은 잠시 제쳐두고 속에 담긴 풀고자 하는 이야기가 무엇이었는지 꺼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들이 '문제'로서 파악한 것과 그 문제에 대한 '해답'으로 제시되었던 것을 오늘의 우리의 현실에서 보면, 그것이 왜 '문제'가 되며, 그 '해답'이 얼마나 큰 위력을 지니고 있는지를 실감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철학함은 개념의 지도 그리기라고 하였다. 그러한 지도 그리기 작업이 노리는 것은 인간을 곤경으로부터 해방시키는 일이다.

개념의 혼란이 빚어내는 고통으로부터 자유롭게 함과 동시에 억압적인 상황의 탈바꿈을 통하여 우리를 번뇌로부터 자유롭게 함이 바로 그것이다.


우리가 여기에 내놓은 서로 맞물림의 틀은 이런 여러 가지 문제들과 뿌리에서 서로 만난다. 그러나 그것이 어떻게 만나고 있는가에 관한 자세한 논의는 여기에 제시되어 있지 않다.


저 서로 맞물림의 틀이 함축하는 것의 하나는, 내가 '초월의 삶의 태도'라고 부르고자 하는 자기 자신과의 관계 맺음의 방식이다.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의 애초의 모습이 서로 맞물림의 꼴이라면, 인간이 자기 자신과 맺는 관계 양식은 초월의 삶의 태도일 수밖에 없다.



민주화, 과학 기술과 같은 근본적인 물음은 물론 크고 작은 문제들 모두가 결국은 인간과 인간의 관계, 인간과 자연의 관계, 자기 자신과의 관계를 어떤 틀에서 보느냐에 따라 당면하게 되는 문제인 것입니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초월의 삶의 태도'란 욕망의 대상의 충족을 지속적으로 도모하는데 초점을 두지 말고 맞물림이라는 원초적 구조와 어긋나는 자기 욕망에 대해 초월적 태도를 취하는 삶의 자세를 의미합니다.

이러한 삶의 태도는 개념의 기동훈련이 아닌 자기의 탈바꿈이라는 됨의 사건을 통해 이룰 수 있습니다.

서로 물려 있다는 것은 결국 존재의 원초적 구조입니다.

즉, 원초적 구조를 바로 보지 못해 양산되는 문제들이니 이러한 문제에 대한 답을 구할 수 있는 것은 결국 바로 보는 것입니다.





1부에서는 삶과 철학에 관한 내용으로 1장에서는 삶의 조건을 바꾸는 철학에 대해, 2장에서는 비트겐슈타인의 지혜에 대해, 3장에서는 사유에 드리운 허무의 그림자를 없애는 길에 대한 내용입니다.

2부에서는 신문법과 관련된 내용으로 1장에서는 신문법의 의미에 대해, 2장에서는 신문명과 신문법에 대해, 3장에서는 신문명을 위한 신교육 체제의 기본 철학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교수님께선 종종 이렇게 말하셨습니다.

'이 말도 맞을 수 있고, 저 말도 맞을 수 있지.'


끊임없이 사유하는 학문이지만, 전혀 상관없는 외길로만 빠지지 않으면 철학은 그 어떤 답안도 품어줄 수 있는 신기한 학문입니다.

단순하지만 전혀 단순하진 않은데 그렇다고 복잡하게 생각할 것도 없습니다.

시작도 전에 어렵다고 생각하면 이미 마음은 저만치 돌아설 수밖에 없으니 쉽게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하며 읽어야 철학책도 나름 재미있게 파헤칠 수 있습니다.

『철학은 시대의 내비게이션이다』는 내용만 잘 따라오면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으니 철학책에 입문해보고 싶으신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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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길 위에 저 시간 속에 - 빛나지만 음험하고 고요하지만 번화하며 고풍스러우면서도 탈역사적인 척하는 어느 매력적인 도시 여행기
이인우 지음 / 파람북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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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길 위에 저 시간 속에

저자 이인우

파람북

2024-07-12

인문학 > 문화/문화이론 > 일본문화

여행 > 일본여행 > 문화/역사기행





근래 답답한 일들이 있다보니 마음 한 켠에 시원함을 불어넣고 싶어 여행과 관련된 책을 꽤 읽고 있는 중인데 차례차례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오늘 여행할 나라는 일본입니다.


2019년 중국 우한시에서 발병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퍼지면서 전세계가 봉쇄되었었습니다.

당시 국내를 여행하는 것도 조심스러웠던 시기였기에 여행업계는 직격타를 맞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을 것만 같던 코로나19는 개발된 백신으로 인해 점차 수그러들었고 봉쇄되었던 나라들이 점차 해제되면서 이전의 일상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와 동시에 해외여행객 수도 점차 증가하게 되었는데, 2023년은 특히 여행시장 회복의 해였습니다.

그 중 인기있던 나라는 바로 일본이었습니다.

인천국제공항을 기준으로 2023년에만 1,350만여명이 일본 노선을 이용하였는데 도쿄(나리타), 오사카, 후쿠오카 등 주요 도시뿐만 아니라 시즈오카, 마쓰야마 등 소도시 노선에도 연간 6만명 이상이 모였다고 합니다.

오사카 노선의 여객수는 381만명에 달했는데 이는 인천공항을 오고 간 노선 중 가장 많은 여객을 운송한 단일 노선으로 꼽힙니다.

두 번째는 도쿄(나리타) 노선, 세 번째는 후쿠오카 노선으로 단일 노선 여객수 톱3가 전부 일본 노선일 만큼 가장 인기있는 나라는 일본이었습니다.





오늘은 일본에서 특히 빛나지만 음험하고 고요하지만 번화하고 고풍스럽지만 탈역사적인 척하는 곳인 교토로 여행해보려고 합니다.

교토는 역사와 문화가 차곡차곡 쌓인 곳인만큼 하나의 인문학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한겨레신문 기자이자 교토 리쓰메이칸대학 객원연구원이기도한 저자는 천년고도의 곳곳을 답사했다고 합니다.

특히 주변을 둘러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에 빠지며 산책하기를 좋아한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은 여행지라고도 극찬하고 있지요.

책에서는 한국인들에게도 익숙한 교토의 명소들도 가득하지만 현지인들조차 모르고 지나칠 수 있는 숨겨진 명소 또한 소개하고 있습니다.

역사와 문화가 켜켜이 쌓여진 곳이다 보니 책을 통해 저자와 함께 하는 인문 기행이 마냥 새롭고 설레임을 가져다주기도 합니다.


책은 총 5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에서는 일본의 아름다움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가쓰라리큐, 슈가쿠인리큐, 시센도, 겐닌지 등 교토의 볼거리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2부에서는 교토의 예술문화가 담긴 8곳을 통해 교토의 풍경을 한껏 구경할 수 있습니다.

3부에서는 교토 산책길에서 빠지면 섭섭할 아름다운 교토 정원 12곳을 돌아볼 수 있습니다.

4부에서는 교토의 시작점인 두 가모신사를 시작으로 교토의 신라신사들 즉, 신라인들의 흔적을 엿볼 수 있습니다.

5부에서는 한국인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교토의 인상적인 장소 즉, 한일 연대 기록을 담고 있습니다.





벚꽃이 예쁘게 피던 시기에 일본을 다녀온 친구가 여행을 마치고 선물을 안겨주었습니다.

선물 중 하나가 벚꽃을 연상케하는 한정판 입욕제였습니다.

특히 사진으로 마주한 일본의 벚꽃 풍경은 황홀함 그 자체였습니다.

사진으로만 봐도 예쁘고 황홀한데 실제로 보면 그 감동은 어마어마하겠지요.


교토의 벚꽃은 3월 말부터 4월 초순이 절정이라고 합니다.

교토 동쪽 히가시야마 산기슭 아래 데쓰가쿠노미치라고 불리는 산책로가 있는데 북쪽 끝에는 긴가쿠지가 있고 남쪽에는 에이칸도와 난젠지가 있습니다.

중간중간 호넨인 등 고찰이 점점이 흩어져 있는데, 이 명승지군을 하나로 꿰는 실이 철학의 길입니다.

일본의 길 100선에 뽑힐 정도로 국제적인 명소인 이 곳은 혼자 걷기에 더할나위없이 좋다고 합니다.



철학의 길이라는 이름은 일본 근대철학계의 거두 니시다 기타로(1870~1945)가 명상하며 이 길을 걸은 데서 유래했다. 독일 하이델베르크에 '철학자의 길'이 있다면, 일본 교토엔 '철학의 길'이 있다는 식인데, 관광산업 측면에서는 신의 한 수 같은 작명이다. 사실 물이 흐르고 꽃이 피는 길이 어디 이 길뿐이랴.

……

철학의 길 중간쯤에 니시다가 만년(69살)에 썼다는 하이쿠(일본 단시) 한 수가 새겨진 둥근 돌을 만난다.


"그들은 그들이고, 나는 나다. 나는 나의 길을 갈뿐이다."


니시다는 불교의 선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일본 철학을 수립한 것으로 유명하다. 후학들은 비문에 "선생의 가르침이 철학의 길을 산책하는 사람들에게 애창되기를" 바라지만, 시구만을 보면, 왠지 모르게 고집 센 노철학자의 '절대고독'이 먼저 느껴진다.





일본어에서 정원은 고대에 식물채집지를 뜻하는 '니와'와 울타리 쳐진 경작지를 뜻하는 '소노'가 합쳐진 말로 니와와 소노가 집안으로 들어와 제사 장소가 되고 점차 유락과 예술적 관상의 장소로 변해간 것이라고 합니다.

고대 일본 정원들을 보면 특유의 분위기가 있죠.

이는 대륙에서 들어온 불교와 도교사상이 융합되어 자연풍경식 정원으로 발전했기 때문입니다.

선종사원에서는 돌과 모래를 주로 하는 가레산스이가 만들어졌고 권력층이 된 사무라이계급 사이에서는 호화로운 서원정원이 만들어졌죠.

부유한 중간계급으로 성장한 마치슈계층에서는 다도를 결합시켜 다정과 노지를 만들게 됩니다.

정치권력을 무사에게 빼앗긴 왕실은 귀족적 미의식을 투영시킨 궁정별장을 짓게 됩니다.

이러한 정원의 형태는 곧 서민들에게도 전해져 근대 이후에는 계층 상관없이 일본적인 생활건축문화의 하나로 자리잡게 됩니다.

교토는 천년고도라는 말답게 보석 같은 정원들도 많다고 합니다.

그 중 저자가 가본 12곳의 정원을 첨부해봅니다.


1. 도후쿠지 방장 핫소노니와

2. 히가시혼간지 쇼세이엔

3. 다이토쿠지 료겐인

4. 묘신지 타이조인

5. 난젠지 곤치인

6. 루리코인

7. 교토고쇼

8. 닌나지 교쇼정원

9. 만슈인

10. 쇼렌인

11. 짓소인

12. 다이고지 산보인





해마다 교토에서는 '교토 코리아 페스티벌'이 펼쳐집니다.

펼쳐지는 행사 중 하나가 조선시대 일본방문 사절단인 조선통신사 재현 행진입니다.

2022년 9월 18일,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것이 중단되었던 시기였지만 교토 국제교류회관을 출발한 조선통신사 재현 행렬은 오카자키공원 일대를 행진하게 됩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한 것일까요?

나라 간의 관계는 나쁠지라도 사람 사이의 끈은 놓지 말자는 의지의 표현을 보인 것이라고 합니다.


1607년부터 1811년까지, 조선통신사는 일본에 12차례를 방문하였습니다.

당시 조선 입장에서는 포로로 끌려간 조선인 송환과 문화전수를 통한 일본의 침략욕구 억제가 목적이었고, 일본 입장에서는 대규모 조선사절단을 통해 막부의 권위를 높일 수 있어 200여 년간 계속될 수 있었습니다.

초기에는 짧은 일정에도 불구하고 전쟁으로 끌려간 피로인들을 만나 그들의 애환을 들으며 귀국 교섭에 진력했었다고 합니다.

14세기 후반부터 16세기 중반까지 한일관계는 우호적이었으나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임진왜란을 기점으로 적대적인 분위기로 흘러가게 되었습니다.

1719년 조선사절단이 환송연을 거부하며 분쟁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는 한 무덤때문이었습니다.

도요토미가 세운 절 앞에서 환송연을 열려고 했을 뿐 아니라 절 부근에 일본군이 베어간 조선인의 귀와 코를 묻은 이총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후 이 행사는 열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2003년 교토시가 정비한 이총의 안내문에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일으킨 이 전쟁은 한반도 민중의 끈질긴 저항에 패퇴함으로써 막을 내렸으나 전란이 남긴 이 귀무덤(코무덤)은 전란 하에 입은 조선 민중의 수난을 역사의 교훈으로서 오늘날까지 전하고 있다"는 자성의 문구가 담긴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도요토미 시데요시를 신으로 모신 도요쿠니 신사가 여전히 이총을 '전공'처럼 거느린 모습은 '용서하되 잊지 말자'는 말의 의미를 깊이 경계시키고 있다.





지리적으로 가깝지만 역사적 사건 등의 이유로 유독 멀게 느껴지는 나라, 일본!

특히 5부에서 나오는 한일 연대 기록은 한국인이라면 꼭 가봐야 할 곳이 등장합니다.

교토 유명 명소들을 소개하는 책이기도 하지만 역사 탐방에 초점이 맞춰진 책이기에 인문, 예술사에 가까운 책인 것 같습니다.

특히 일본인이 가지고 있는 내면 세계에 초점을 맞춰 그간 읽어왔던 여행 에세이와는 달리 넓은 견문으로 일본과 일본인들을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작가가 직접 찍은 사진들은 물론 그의 인문학적 해설과 역사 지식이 지루할 틈을 주지 않았습니다.

일본이 처음인 여행객은 물론 일본의 숨겨진 명소를 찾는 여행객들과 여유로운 마음으로 산책과 하이킹으로 시간을 보내고 싶은 여행객들에게, 또한 일본이란 나라에 대해 알고 싶은 이방인들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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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서점
이비 우즈 지음, 이영아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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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서점

저자 이비 우즈

인플루엔셜(주)

2024-07-30

원제 : The Lost Bookshop (2023년)

소설 > 세계의 소설 > 아일랜드소설





오펄린의 이야기


때는 1921년 런던.

자신보다 신분이 낮은 남자와 결혼한 어머니와 전쟁에서 파편에 맞아 오른쪽 반신이 일그러진 열 여덟 살이나 많은 오빠의 대화를 듣고 있자니 기가 막힙니다.

어느 날, 오빠는 이제 막 가업을 물려받은 덜 떨어진 남자에게 시집가라는 말을 꺼냅니다.

"놓치지 아까운 신랑감이야. 아버지 연금으로 어머니가 빠듯하게 살림을 꾸리고 계시잖아. 이제 너도 책은 그만 보고 현실을 직시해."

섬찟한 오빠의 눈빛에 무서움을 느낀 나는 아버지가 사준 「폭풍의 언덕」 초판본을 꼭 쥐며 자신이 짐이라면 나갈 테니 결혼은 하지 않겠다고 선언합니다.

그러자 오빠는 아프게 팔을 움켜쥐게 되는데, 버둥거려봤자 어머니는 못 본 척하고 오빠는 더욱 더 움켜쥔 손에 힘을 주니 일단 만나보겠다고 답합니다.


「폭풍의 언덕」과 「파리의 노트르담」 양장본을 살펴보다 아버지가 남긴 「데이비드 코퍼필드」를 본 가게 주인 터튼은 이를 팔라고 얘기합니다.

앞서 두 책은 그나마 후하게 쳐서 2파운드밖에 안 된다고 했는데 잘 보존된 희귀본인 「데이비드 코퍼필드」의 가치를 안 터튼은 15파운드를 주겠다고 말합니다.

그러자 나는 터튼에게 5파운드 더 얹어 20파운드로 값을 부릅니다.

터튼이 그 정도의 액수를 지불하거라 생각한데다 훗날 이 책을 반드시 되찾을 수 있다는 확신까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가 등을 돌렸을 때 나는 「폭풍의 언덕」을 주머니에 슬그머니 넣고 서점을 나오게 됩니다.

그것이 '나'의 서적상 인생의 시작이었습니다.



마서의 이야기


이 나라의 반대편, 어느 마을 외곽의 버스 정류장에서 더블린 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보안 시설에서 탈출한 것만 같은 행색을 한 마사는 무작정 더블린으로 향했습니다.

가장 싼 토스트와 커피를 먹으며 지방 신문에서 일을 알아보던 그때 눈에 띄는 단어를 발견하게 됩니다.

[입주 가정부]

마서는 으리으리한 저택으로 향했고 깃털 목도리를 두르고 다이아 귀걸이를 한 보든 부인을 마주하게 됩니다.

입주 가정부가 머물게 될 지하로 안내하는 보든 부인을 따라간 마서는 간이 부엌과 작은 욕실, 벽지는 낡았어도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마음에 들어 보든 부인 저택에서 가정부로 일을 하게 됩니다.

다음 날, 옷을 갈아입으려고 보니 창문에서 부츠를 신은 두 다리가 보였고 이리저리 반원을 그리듯 움직이자 마서는 뭐하는 거냐고 언짢아합니다.

주저앉아 불쑥 얼굴을 내민 그의 이름은 헨리, 맹세코 훔쳐보지 않았고 뭘 좀 찾느라 움직였다고만 합니다.

그때 종소리가 들렸습니다.

천장을 뚫고 나온 철사에 매달린 구식종이 울린 것이었습니다.



헨리의 이야기


일기장에 쓴 존재하지 않는 서점에 대해 생각하던 헨리는 이틀째 왔던 펍에 앉아 맥주잔을 감싸 쥐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희귀본 수집가가 서점 주인인 오펄린이라는 여성에게 잃어버린 원고를 언급했다는 편지 한 통만이 단서입니다.

고서를 향한 사랑을 직업으로 인정해주는 이가 아무도 없었는데 경매장에서 우연히 낙찰받은 편지 한 통을 단서 삼아 보물을 발견하게 된다면 희귀본 세계에서 이름을 떨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작은 단서라도 찾아 헤매던 그때 헨리는 그 여자, 마서를 만나게 됩니다.

파란 눈으로 빤히 쳐다보는 것이 화난 기색, 아니 꼭 겁먹은 기색이었습니다.

흉하게 진 멍이 제대로 가려지지 않은 것 보니 험한 꼴을 당한 것처럼 보였지요.

희한한 것은 그녀의 등에 새겨진 커다란 문신이었습니다. 문양은 아니지만 깨알 같은 글씨들이 빼곡했지요.


행방불명된 서점을 본 적 있나요?

혹시 당신 집이 그 서점을 집어삼켰나요?

혹시 시간 되면 저녁 같이 먹을래요?


헨리는 그녀가 서점에 대해 뭐라도 알까 싶어 얼마 안 되는 매력을 쥐어짜서라도 그녀를 자신의 편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사라진 서점


폭력적인 남편을 피해 도망쳐 서점이 있던 저택에서 입주 가정부로 일하게 된 마서와 사라진 작품을 찾아 헤매는 헨리의 이야기입니다.

헨리가 더블린에 처음 도착하던 날 한 서점을 보게 되었는데 그 서점이 이내 사라지게 됩니다. 사라진 서점을 찾아 헤매던 중 나타난 마서.

헨리는 마서와 함께 오펄린의 행적과 함께 사라진 작품을 찾는 여정을 함께 하게 됩니다.

헨리가 마서를 처음 마주했을 때 그녀의 등에서 문신을 보게 되었었는데, 이는 마서가 가진 능력의 하나였습니다. 자신에게 다가오는 이야기를 등에 새겼던 것이지요.

마서를 고용한 보든 부인도 그저 과다망상이 심한 80대 노인이라고 하기엔 신비스러운 인물입니다.

즉, 사라진 서점을 찾는 여정은 미스터리하고도 신비로움이 가득합니다.





헨리와 마서 그리고 오펄린의 이야기를 통해 사라진 서점을 찾는 여정을 함께 해보았습니다.

처음엔 몰랐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딱 딱 맞춰져가는 스토리에 놀라움을 금치못했죠.

그저 입주 가정부를 구하는 것 같았던 보든 부인도, 신문에서 [입주 가정부]라는 글을 발견하게 된 마서도, 마서를 마주하게 된 헨리까지 이 모든 것이 우연이라기엔 필연같은 우연이었습니다.


또한 신비로움 속에 사랑 이야기도 녹아져 있습니다.

수백 년 동안 그대로 보존한 것만 같은 펍에서 맥주를 마신 헨리와 마서.

완벽한 인생처럼 보였지만 헨리 아버지의 이야기를 듣는 순간, 마서는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이야기를 헨리에게 털어놓게 됩니다.

이가 부러진 것은 애교였습니다. 갈비뼈가 두 번이나 부러지고 신장을 여러 번 다쳤다는 고백에 헨리는 겁에 질린 표정까지 내보였죠.

여전히 따뜻하게 맞잡아준 손을 보니 헨리가 마서를 잘 지켜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각각의 인물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왔다갔다 할 필요없이 읽으면 됩니다.

잃어버린 서점에서 결국 말하고자 하는 바도 여운 깊었고 스토리도 순탄하게 흘러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여름 휴가에 들고 갈 만한 책으로 추천합니다.


방에 나타난 책을 읽기 시작한 마서는 어떠한 단서를 찾을 수 있을지,

마서를 입주 가정부로 들인 보든 부인의 정체는 과연 무엇인지,

헨리와 마서의 사랑은 이루어지는지,

그리고 헨리와 마서는 잃어버린 서점을 과연 찾을 수 있을지,

그 모든 것들의 답은 『사라진 서점』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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