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색깔 나라와 꿈
늘리혜 지음 / 늘꿈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곱 색깔 나라와 꿈

저자 늘리혜

늘꿈

2024-02-02

소설 > 장르소설 > 로맨스





모든 걸 태워버리는 피의 비에서 이곳 심장만은 어떻게 안전할 수 있는지, 심장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 왜 피의 비가 내리는 것인지, 타락이란 존재는 무엇인지 모든 것이 비밀에 싸여 있었습니다.


"사냥꾼들에게 주의사항을 알립니다. 첫째, 함부로 우산에서 벗어나지 마십시오. 둘째, 타락은 보이는 즉시 사살하십시오. 셋째, 작업하는 조사대원에게 어떠한 방해도 되지 마십시오. 넷째, 자기 목숨보다 조사대원의 목숨을 우선하십시오. 이상입니다."


루노가 심장 안에서 피의 비 사건을 일으킨 지 7년, 루노는 심장 어딘가에 살아 있었습니다.

수노와 파시오는 루노를 만나기 위해 반드시 심장 중심으로 가야만 했습니다.





가끔씩 꿈에서만 볼 수 있는 얼굴이 있었는데, 그 얼굴이 잊기 싫어 자주 잠들었던 수노는 끝내 오랫동안 찾던 사람을 드디어 만나게 됩니다.

모든 것이 붉은 것뿐인 그곳에서 유독 밝게 보이는 한 사람.

은은한 달빛을 품고 있던 그의 이름은 루노였습니다.


만일 내가 사라진다면 꿈속으로 만나러 와. 꿈은 모두 이어져 있으니까. 어떤 상황에서든 만날 수 있어.


운명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루노를 만나고 싶어 꿈속을 찾아 헤맸지만 더욱 만날 수 없었죠.

그런 수노가 눈을 떴는데 그 광경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본 적 없는 거대한 식물이 압도했고 끈적거리고 비린내나는 피의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눈앞에 보이는 달빛이 루노인 것 같아 다가갔지만 그는 플로로였습니다.


"나는 희망의 노랑나라 사람이야. 이름은 바라기꽃이라는 뜻의 플로로. 당신은 피의 빨강나라 사람이지? 당신의 이름이 알고 싶어. 당신의 나라도 알고 싶어. 당신이 어떠한 삶을 사는지 무척 궁금해."


세상에는 일곱 색깔의 나라가 있는데, 현실에서는 완전히 분리된 각 나라가 꿈에서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덧붙여, 피의 빨강나라는 피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었습니다.

꿈에서 플로로를 보고 나니 수노는 무언가를 잊어버린 게 아닌지 생각합니다.



수노는 파시오의 소개로 루노를 처음 만나게 되었습니다.

첫 만남의 순간, 그는 그 자체로 눈이 부셨습니다.

그렇게 수노는 루노, 파시오와 만나 자주 시간을 보냈습니다.

파시오의 시선은 늘 루노에게, 루노의 시선은 수노에게, 수노의 시선은 주변에 널려있는 신기한 것들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피의 빨강나라. 축제의 주홍나라. 희망의 노랑나라. 자연의 파랑나라. 신의 보랑나라. 눈의 하얀나라. 어둠의 검은나라. 서로 다른 차원에 있는 일곱 색깔 나라는 오직 꿈을 통해 이어질 수 있어."


플로로를 통해 과거를 돌아본 수노는 플로로에게 나의 죄책감이 만들어 낸 허상이라고 내뱉어봅니다.

그리곤 일곱 색깔 나라는 왜 꿈에서밖에 연결되지 못하는지 답답함을 토로해봅니다.



그런데 수노, 너에게 루노는 어떤 존재야?

"루노는 나에게 그 사람을 떠올리게 하는 특별한 사람이야. 그조차 잊고 있었지만."



……

노랑나라에서 긴 시간을 버티기 위해 모래에 해바라기를 그리는 플로로.

낯선 감촉에 하늘을 올려다 보니 오랜 세월 비조차 내린 적 없는 그곳에 피의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플로로는 무지개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찾아보니 텀블벅에서 진행했던 성공 프로젝트 중 하나였습니다.

아시죠? 제가 또 책에는 진심입니다.

텀블벅 펀딩, 특히 도서 부문은 이미 100건이나 넘게 했었는데 이제라도 책으로 만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로판 웹소설을 좋아한다면 분명 마음에 들겠지만, 만약 웹소설에 대한 내공이 없다면 꼭 주말에 다 읽어준다는 심산으로 한번에 몰아서 읽어줘야 합니다.

(가상의 세계관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진도가 쉽게 나가지 않아요.)

세계관이라는 게, 멈춤없이 확장될 수 있어 이 뒷편의 이야기가 또 이어질 수 있을 것 같은데, 다음 편이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주인공 수노의 입장으로 시작했지만 어느새 플로로의 입장에서 읽고 있는 나를 발견했습니다.

고작 다섯 번 만났다며 수노에겐 플로로 자신이 하와가 아니었던 것처럼 플로로에게 수노는 아담이 아니었던 것처럼, 죄책감 가지지 말라는 플로로의 읊조림은 너무나 서글펐습니다.


당신의 플로로는 누구인가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로맨틱 한시 - 사랑의 예외적 순간을 붙잡다
이우성 지음, 원주용 옮김, 미우 그림 / arte(아르테) / 2015년 7월
평점 :
품절




로맨틱 한시

저자 이우성

arte

2015-07-06





반속요(현실로 돌아오는 노래) _설요

化雲心兮思貞淑 (화운심혜화정숙) 구름 같은 이 내 마음 정숙을 생각해보려 하지만

洞寂滅兮不見人 (동적멸혜불견인) 산골짜기 적막하여 사람 보이지 않네

瑤草芳兮思芬蒕 (요초방혜사분온) 아름다운 꽃은 피어날 생각을 하는데,

將奈何兮是靑春 (장내하혜청춘) 장차 어찌하리, 이 내 청춘은.​


반속요는 출가했다 다시 속세로 돌아오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반속요를 지은 설요는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삶에 환멸을 느껴 출가한 인물입니다.

그러나 계속된 얽매임 속에서 결국 수도의 길을 포기하게 되는데 이 때 반속요를 짓고 환속했다고 전해지며 훗날 당나라 곽진의 첩으로 살다가 죽었다고 알려졌습니다.

삶이 단순하지 않기에참 어렵습니다.

한 번 꼬인 실타래도 쉽사리 풀리지 않는 것이 곧 인생의 순리이기도 하니깐요.



美人怨(미인원) _이규보

​腸斷啼鶯春 (단장제앵춘) 단장제 꾀꼬리 우는 봄날 애간장 타는데

落花紅簇地 (낙화홍족지) 꽃은 떨어져 온 땅을 붉게 덮었구나

香衾曉枕孤 (향금효침고) 이불 속 새벽잠은 외롭기만 하여

玉臉雙流淚 (옥검쌍유루) 고운 뺨엔 두 줄기 눈물 흐르누나

郞信薄如雲 (낭신박여운) 님의 약속 믿음 없기 뜬구름 같고

妾情撓似水 (첩정요사수) 이내 마음 일렁이는 강물 같누나

長日度與誰 (장일도여수) 긴긴 밤을 그 누구와 함께 지내며

皺却愁眉翠 (추각수미취) 수심에 찡그린 눈썹을 펼 수 있을까



대표적인 회문시인 '그대 마음 믿을 수 없어요'는 처음부터 읽어도, 뒤에서부터 읽어도 뜻이 통합니다.


​翠眉愁却皺 (취미수각추) 푸른 눈썹은 수심 겨워 찌푸려 있는데

誰與度日長 (수여도일장) 뉘와 함께 긴긴 밤을 지내어 볼까

水似撓情妾 (수사요정첩) 강물은 내 마음인 양 출렁거리고

雲如薄信郎 (운여박신랑) 구름은 신의 없는 님의 마음 같아라

淚流雙臉玉 (누류쌍검옥) 두 뺨에 옥 같은 눈물 흐르고

孤枕曉衾香 (고침효금향) 외론 베개 새벽 이불만 향기롭구나

地簇紅花落 (지족홍화락) 땅 가득히 붉은 꽃이 떨어지고

春鶯啼斷腸 (춘앵제단장) 봄 꾀꼬리 우는 소리에 애간장 타누나


임을 그리워하는 여인의 감정을 부각시키며 여인의 처지를 자연과 대조시키고 있습니다.

미인원을 그대로 풀이해보면 아름다운 여인의 원망이란 뜻이지요.

즉, 이 한시는 말그대로 객지로 떠돌아다니는 임이 돌아오지 않아 원망과 함께 기다림을 나타내는 여인의 감정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습니다.





『로맨틱 한시』는 조선 시대 뛰어난 문사였던 박제가, 임제 등의 로맨틱한 한시들을 엮은 책이기도 하며 허난설헌, 황진이와 같은 여류 시인들의 시에는 불운한 현실 속에서 펼쳐낸 그녀들의 애달픈 삶과 사랑이 담겨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책장을 넘길 때 옛날 방식을 고수하고자 왼쪽을 기준으로 책을 넘기게 되어있습니다.

대부분 학창시절에만 접하는 게 다인지라 어려워서 혹은 재미가 덜하다는 이유로 한시가 가깝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만, 알고보면 우리네 삶과 다를 게 없습니다.

시 한 구절에 담긴 사랑과 이별 이야기를 찬찬히 읽다보면 그 깊이감에 어느새 매료될 것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떻게 원하는 삶을 살 것인가 - 불멸의 인생 멘토 공자, 내 안의 지혜를 깨우다
우간린 지음, 임대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10월
평점 :
품절





어떻게 원하는 삶을 살 것인가

저자 우간린

위즈덤하우스

2014-10-20

고전 > 동양고전사상





주변을 둘러보면 다들 바쁩니다.

학생들은 공부하느라 바쁘고, 직장인들은 일하느라 바쁘고.

그 속에서 우리는 해야 할 것도, 해내야 할 것도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본업인 공부와 일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사회에서도 잘 해내야 합니다.

즉, 자기관리와 인간관계에도 항상 힘써야 하는 것이지요.

이러한 과열의 양상이 확대되면서 자연스레 경쟁사회로 변모되었고 우리는 어느새 인성교육을 배제시키고 있습니다.

이제는 기본의 기준이 더 낮춰지다 보니 과연 이게 맞는 건지 생각하게 됩니다.

그 기본마저 놓치지 않기 위해 누구나 한번쯤은 읽었으면 하는 것이 바로 동양고전입니다.

동양고전에서 얻을 수 있는 가르침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많은 도움을 주기 때문입니다.


「논어」 읽기가 부담스럽다면 추천하고 싶은 책으로, 논어의 가르침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책은 이야기 형식으로 '공자'의 시각이 아닌 공자의 애제자였던 '자공'의 시각으로 전개됩니다.

에피소드가 끝이 나면 공자의 가르침이 나와 이야기에서 느꼈던 점을 한 번 더 상기시켜 줍니다.


《 공자의 가르침 》


▶ 공부를 할수록 고지식해지는 바보가 되지 말라. 공부 자체는 죽어 있는 것이다.

▶ 옳은 일이라 해도 동기가 좋다고 반드시 결과까지 좋은 것은 아니다.

▶ 목표 실현도 중요하지만 이상을 추구하는 과정이 더욱 중요하다.

▶ 힘으로 지배하는 자는 억압을 중요하게 여기지만 마음으로 지배하는 자는 가르침을 중히 여긴다.

▶ 문무를 겸비하고 부드러움과 강함을 함께 갖추며 사랑과 위엄을 모두 베풀 때 가장 큰 성공과 승리를 얻을 수 있다.

▶ 밑바닥이라는 생각이 들수록 담담해져야 한다. 인생이 무상할수록 평정심이 필요하다.

▶ 상황을 구체적으로 분석할 줄 알고, 한 가지를 보고 세 가지를 생각할 줄 알아야 두루 통하는 공부가 된다.

▶ 새로운 사실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자아를 만드는 일은 더욱 중요하다.

▶ 가장 평범한 사물 속에 가장 큰 아름다움이 숨어 있는 법이다.

▶ 자신을 작다고 여기는 일을 두려워하지 말라. 자신을 작게 생각하면 세상은 커진다.

▶ 분수를 잘 파악하지 못하는 사람은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까지 해칠 수 있다.

▶ 자신을 쇄신시켜줄 마음의 스승을 한 사람쯤은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쁜 감정에 흔들릴 때 읽는 책 - 불안, 분노, 무력감 뒤에 숨은 진짜 감정을 돌보는 심리 수업
권수영 지음 / 갈매나무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쁜 감정에 흔들릴 때 읽는 책

저자 권수영

갈매나무

2024-02-26

인문 > 심리

자기계발 > 인간관계



인간이 행복감을 느끼는 데 가장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인간의 감정입니다.

인간의 마음은 감정과 생각, 감각 등이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며 변화하기 때문에 아무리 AI라도 인간의 마음을 정확하게 예측할 순 없습니다.


잠잠하다가도 들려오는 묻지마 범죄!

대부분의 가해자들의 자신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이를 애꿎은 사람에게 폭발시키는 것인데 이는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한 통계에 따르면, 여러 환경의 요인으로 인해 자신의 마음을 돌보지 못하다 보니 결국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매체는 이러한 사건에 대해 혐오 범죄, 분노 범죄와 같은 나쁜 감정들의 단어를 섞어가며 보도합니다.

이렇다보니 어느새 분노와 같은 나쁜 감정들은 배제해야만 하는 감정이 되어버렸습니다.

과연 나쁜 감정들이 범죄를 일으키는 원인일까요?

사실 필요없는 감정은 없습니다.

감정이란 결국 표현의 일종인데, 이러한 감정이 범죄로 이어지는 건 결국 다른 문제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자기 통제가 더 어려워져 쉽사리 통제시키기도 어렵고 더 큰 뉴스가 나올지도 모릅니다.

그런 일은 절대로 일어나선 안 되기에, 단순히 나쁜 감정들을 없앤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나쁜 감정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깊게 들여봐야 하는 것이지요.



의외로 복잡한 용어에 속하는 시스템은 국가 혹은 사회에 붙이곤 합니다.

일상에선 개인이 모여 만든 총합으로써 단순 집단과 구별할 때 사용하기도 하죠.

시스템 사고란 다양한 구성원의 상호작용을 이해한 후 그 패턴을 관찰해 적절하게 대응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초기 인공지능 연구자들은 인간의 생각이 움직이는 방식을 기계에 탑재하기 위해 선형적으로 이해하는 게 아닌, 다양한 변인들 사이의 상호작용으로 이해하게끔 시스템 사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즉, 인간의 시스템적 사고로 찬찬히 살펴봐야 합니다. 마음 속 감정세계와 또 다른 관계를 살펴봐야 하는 것이지요.




나는 이제 인간의 시스템적 사고로 우리 마음을 다시 찬찬히 들여다보기를 제안한다. 그러려면 먼저 우리 마음속 감정세계와 비슷한 시스템 구조를 갖춘 또 다른 관계를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바로 가족 시스템이다. 우리 안에 있는 '나쁜 감정'을 다루는 적절한 방법이 가족 내에서 '문제아'로 취급받는 구성원과의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과 매우 닮았기 때문이다.



가족 내 자동회로 시스템을 작동하게 하는 전력은 바로 감정이다.


한 여성이 있습니다. 어린 시절 큰 문제없이 자라왔다고 하는데 성인이 되고나서 우울과 불안에 시달리게 됩니다.

정신과적 치료를 받고 있지만 괜찮다가도 또 불안하고 우울해지기를 반복합니다.

그때, 정신과 선생님은 그 여성의 어린 시절에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됩니다.

어린 시절, 부모님이 아이들 앞에서 자주 다퉜다는 것이지요.


'어리니깐 모르겠지.'라는 마음으로 아이들 앞에서 다투는 부모들이 종종 있는데, 이는 아이들에게 나쁜 감정의 씨앗을 안겨주게 됩니다.

그 여성 또한 자주 다투는 엄마와 아빠의 모습을 보며 무의식적인 불안을 먹고 자랐고 결국 이는 우울과 불안함으로 이어졌습니다.

다투는 엄마, 아빠의 관계에서 무의식적인 불안을 느끼기 시작한 그때가 바로 가족 내의 시스템 자동회로에 전력이 공급되는 순간입니다.

이는 결국 성격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부모님이 싸우고 나서 저녁을 먹을 때면 식탁 위에는 침묵과 무거운 기운만 감돌게 되니, 아이는 눈치를 보고 소극적인 성향으로 자리잡게 되는 것이지요.


아이를 낳고 잘 키우고 싶다면, 부모는 말과 행동에 더욱 각별한 태도를 지녀야 합니다.

간혹 연애다운 연애도 못 해보고 결혼부터 하게 되면 남성, 여성 모두 자신의 존재감을 충분히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족 내 자동회로 시스템에는 온갖 감정 에너지를 구성원마다 가지고 있어 이 시스템을 느슨하게 만들려면 '감정'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예컨대, 아이의 불안, 아내의 외로움, 남편의 부적절감같은 게 있겠지요.

단순히 패턴을 찾는 것이 아닙니다.

서로의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고선 경청하고 공감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가족 내 자동회로의 전력이 낮아지고 가족 시스템이 변화하기 시작할 겁니다.



열 번도 넘게 본 것 같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

(사람의 감정을 잘 보여주는 영화인지라 꼭 한 번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인사이드 아웃」에는 JOY, SADNESS, DISGUST, FEAR, ANGER이 등장합니다.

이들은 감정컨트롤본부에 머물며 라일리의 감정을 조절합니다.

어느 날, JOY와 SADNESS가감정컨트롤본부를 이탈하게 되어 주감정을 ANGER가 맡게 되어 결국 라일리는 감정을 주체못하고 가출하게 됩니다.

마지막에 가출했던 라일리가 집에 돌아오며 자신의 슬픈 감정을 그대로 내보이죠.

결국, 모든 감정은 다 필요합니다.

스스로 먼저 슬픔을 내보였을 때, 사랑하는 사람들도 이에 호응하여 슬픔을 불러준다면 어마어마한 힘이 생기지요.



시스템의 시각에서 보면 그저 나쁜 감정이란 없다. 단지 마음속 시스템의 자동회로 안에서 자주 과도하게 기능하는 감정이 자칫 나쁜 감정으로 비춰져 오해받기 쉬울 뿐이다. 그래서 자주 불쑥불쑥 나타나는 '버럭'은 여러분이 마음속에 얌전히 숨어 있는 다른 감정들에 별 관심이 없는 한, 겉으로는 내내 그저 나쁜 감정의 누명을 쓰고 살 운명이다.


가족 시스템이 오롯이 순기능만 혹은 오롯이 역기능만 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감정 시스템 안에서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면, 어느 집에서나 순기능과 역기능이 공존합니다.

역기능이라고 해서 단순히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한쪽은 지나치게 과도하게, 다른 한쪽은 지나치게 무력하게 기능한다면 이는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전후 상황을 살펴보지 않고 단순히 어떤 사람이 분노를 표출한다고 해서 이를 나쁜 사람으로 전락시켜서는 안 됩니다.

즉, 내면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 그 사람의 분노를 규정된 문제로 몰아붙이면 안 되는 것이지요.

역기능 감정이라 규정해 버리면 마음속 시스템에서 해내고 있는 분노가 순기능을 놓쳐버리기 때문입니다.


남자들은 태어나서 평생 3번 운다.

과거 이런 말이 있을 정도로 남성성을 강조하다 보니 남자도 얼마든지 울어도 괜찮다는 세상이 밖으로 나올 수가 없었습니다.

이러한 사회로 인해 마음속 시스템에 슬픔을 삼켰을 뿐입니다.

힐링이라는 말을 자주 쓴다고 해서, 힐링이라는 단어를 붙인 상품을 판매한다고 해서, 힐링이라는 방송 프로그램이 많아진다고 해서 힐링의 시대가 오는 것은 아닙니다.

마음속 시스템에 민주화 바람이 불어야 진정한 힐링의 시대가 오는 것입니다.



늘 조마조마해서 한시도 못 살겠어요!


모든 게 다 내 잘못인 것 같아요!


한번 화가 나면 참을 수 없어요!


맘에 드는 데가 하나도 없어, 꼴도 보기 싫어요!


만사가 귀찮고, 아무 일도 하기 싫어요!


그냥 혼자 있을 때 우는 게 편해요!


이 중 이러한 생각을 하나라도 가지고 있다면 불안, 죄책감, 분노, 미움, 무력감, 슬픔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책에서는 이러한 감정들의 원인에 대해 분석하고 어떻게 생각하고 대처하는 지에 대해 나와있으며 나쁜 감정과 화해할 수 있는 5단계의 심리 코칭 연습이 들어있으니 꼭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망가지기 쉬운 영혼들 - 우리가 무너진 삶을 회복하는 방식에 관하여
에리카 산체스 지음, 장상미 옮김 / 동녘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자 에리카 산체스

동녘

2024년 01월 31일

원제 : Crying in the Bathroom: A Memoir

에세이 > 외국 에세이 > 여성 에세이





전혀 그렇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그렇게 보여지는 것이, 만들어지는 것이 있으니 바로 편견입니다.

가난한 멕시코인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저자 또한 백인들이 멕시코인에게 가지고 있는 편견을 피할 순 없었죠.

미디어 속 멕시코 여성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뉘어 진다고 합니다.

얌전하거나 혹은 문란하거나.



다 괜찮아지겠지


저자는 대학 시절 3년 내내 부모님 집에서 기차로 통학하게 됩니다.

파트타임으로 벌던 임금으로는 기숙사에 들어갈 엄두도 내지 못했으니깐요.

그러다 4학년이 되기 전 여름방학 동안 멕시코에서 공부를 하고 돌아왔는데 대학 마지막 해를 이렇게 보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2년간 만난 남자친구가 갑자기 사랑하지 않는다고 통보하더니 한 백인 여자애와 금세 사귄 것이죠.

이를 보고 마음의 상처를 입은 그녀는 멕시코 전역을 돌다 어느 해변에서 만난 부유한 친구들과 어울리며 몇 주간을 그렇게 놀다 술을 많이 마셔 췌장염에 걸리게 됩니다.

이제 와서 부모님에게 자신의 행방을 알려야 하나 싶은 고민에 빠졌지만 스물 한 살이나 먹었으니 그해 초 짐을 싸 친구집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옛날 사람 그 자체였던 저자의 부모님은 이 나이에 결혼하지 않은 채로 집을 나갔으니 노발대발하였고 딸 역할을 거부하고 싶어서 나간 것이라 생각하게 됩니다.


한 달에 200달러를 내며 친구 집의 빈방을 썼지만 워낙 허름하다 보니 부엌의 이미지는 고통과 절망 그 자체였죠.

저자는 이 시기를 애정을 담아 잡년의 해라 부르며 시험 전날에도 파티와 술자리가 있다면 입고 있는 잠옷을 벗어 던지고 나가기 바빴습니다.

그런 그녀가 질염에 걸리게 되는데 병원에서는 단순 질염이라고 했지만 그렇기엔 낫지 않는 병과도 같았습니다.

몇 달 동안 먹었던 약과 치료가 실패로 돌아가자 그녀는 설탕과 탄수화물 과감히 끊게 됩니다.

그렇게 겨울이 지나가고 다시온 봄, 낫지 않는 질염의 원인이 당뇨병 혹은 HIV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녀는 마음 졸이며 HIV 검사를 하게 되고 다행히 음성 판정을 받게 됩니다.


대학의 마지막 해, 보험 중개 회사에서 아르바이트한 돈으로 버티며 궁색한 생활을 지속했지만 다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가득했던 저자는 무엇이든 열심히 해 파이 베타 카파에 선발되었고 대학생 문학상 시 부문에서 수상하게 됩니다.

또한 우수 학생 특별 교육에 참여해 우등생으로 졸업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선정되었다는 이메일을 받게 됩니다.

"나, 에리카 산체스는 마드리드로 간다."

늦은 봄 무렵, 아직도 낫지 않은 질염으로 고생중이던 그녀가 인터넷에서 본 방법대로 티트리 오일로 질염을 세척하게 되는데 엄청난 통증에 다시 병원을 찾게 됩니다.

헤르페스라는 진단을 받고 스스로 더럽다고 자책하던 그녀는 의사의 오진임을 알게 되고 한시름 덜게 됩니다.

원인이 뚜렷하지 않은 만성적인 외음부 통증인 외음부 전정염 진단을 받고 무료 침술원까지 추천받았지만 통증을 막을 길은 여전히 보이지 않았습니다.


6월 초, 드디어 저자는 졸업하게 됩니다.

몇 주 후면 스페인에 가는 그녀는 어느 날 레게 클럽에 가게 되는데 한 남자를 알게 됩니다.

파키스탄에서 온 이민자에 열 살이나 많은 그의 이름은, 압둘.

그녀의 생활 방식을 불쾌해 할 정도로 그는 독실한 무슬림이었는데, 이때 저자가 그에게 탐욕스러운 감정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그렇게 여름 내내 싸우고 몸을 맞대며 보냈는데, 어느 순간 그에게서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이 결국 드러맞게 됩니다.

영주권을 얻기 위해 알고 지내던 파키스탄계 미국인 여성과 계약 결혼을 했는데 실수로 상대를 임신시켜 세 살짜리 아들이 있다고.

무엇보다 아내는 조현병을 앓고 있어 헤어지기 어렵다고.

저자를 음탕한 여자라고 비난하면서 스페인에 가지 말라던 이 남자가 유부남이었다니!

그렇게 밤새 울다 다음 날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털어놓으니 친구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았습니다.

그는 절대 너를 사랑하지 않으니 당장 헤어져야 한다고.

그러나 그녀는 친구들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았습니다.

서로에게 지독히 중독되었던 탓인지 그들은 헤어지고 만나기를 반복했습니다.


지독히도 그녀를 괴롭혔던 외음부 통증은 온갖 의사를 찾아 돌아다니다 새로운 치료법으로 가라앉힐 수 있었습니다.

바로 물리치료였습니다.

몸이 습관적으로 스트레스를 전부 질에 쌓아두고 있다며 의사는 몇 주 동안 물리치료를 받게 하였는데, 그렇게 길고 긴 시간동안 시달렸던 통증이 가시기 시작했습니다.



고뇌와 냉소가 마침내 풀어지기 시작했다. 아무 문제가 없는데도 나의 질은 공연히 고통을 피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알려주어야 했다.



Ay mija, cómo estás fea


'아이고, 얘는 어찌 이리 못생겼을꼬'

저자의 삼촌은 애정 어린 농담이었지만 이를 이해하지 못했던 그녀는 네 살 때 왜 자신이 못생겼는지 욕실 세면대 위로 올라가 거울에 비친 제 모습을 쳐다보았습니다.

멕시코 여성들은 대부분 자녀의 외모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자의 엄마도 머리 아플 정도로 단단하게 머리를 땋아 주었는데 당시 예쁜 아이의 정의에 대해 그녀는 생각하고 또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저자가 내린 결론은? 관심을 한몸에 받을 수 있는 자그마한 백인 여자아이들.

사춘기 때는 그녀에게 특히나 고통스러운 시기였습니다.

몸의 변화 뿐만 아니라 피부도 말썽이었고 한껏 꾸민다해도 피부색은 바꿀 수 없었으니깐요.

텔레비전에서는 뚱뚱하다고 하는데 집에서는 마른 몸을 걱정거리로 여기니 이상적인 몸무게는 짐작가질 않았고, 그녀가 열한 살이 되던 때에 샌드위치가 너무 먹고 싶어 사촌에게 가자고 조르니 그녀의 할머니는 식탐이 왜이리도 심하냐며 꾸짖기까지 했었습니다.

모두가 저자의 몸을 실망스러워했습니다.

저자가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입술이 얼굴의 절반을 차지한다고 합니다.

언젠가 인터뷰를 하던 중에 사진사가 얼굴을 찍어야 하니 작게 웃어달라는 요청까지 받았다고 할 정도로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저자를 그리스, 이탈리아, 중동, 인도 그리고 라틴아메리카 모든 지역 출신으로 착각합니다.

큰 코와 입술을 보고 백인으로 착각하는 사람까지, 아주 다양하게 그녀의 출신을 추측하곤 합니다.

그럼에도 그녀는 밝은 갈색 피부와 비교적 날씬하고 장애 없는 몸을 지녀 다양한 공간에 어울려 들어갈 수 있는 특권을 누리고 있음에 만족하고 있다고 합니다.



내가 다른 유색인은 할 수 없는 방식으로 세상을 돌아다닐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왜 그 자리에 있냐고 추궁당하거나 내 몸 자체로 사람들이 겁을 먹는 일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




서른일곱이 된 그녀는 밝은 갈색 피부와 작은 체구, 비대칭적인 가슴, 두꺼운 허벅지, 풍만한 엉덩이를 가진 제 몸을 매우 사랑한다고 합니다.

주체적인 힘을 갖고 있으며 마침내 자신의 몸과 성적 매력을 제어할 수 있게 되어서 더이상 부끄럽지 않다고 합니다.

남들 시선이 무슨 소용일까요? 중요한 건 내가 어떻게 느끼느냐인걸요.





살면서 에리카는 무시와 폄하는 물론 위협까지 당하며 생존해야 했지만 그럼에도 글을 쓰고 책을 읽으며 힘을 얻었습니다.

그녀의 이야기는 곧 생존이었고 그 삶 속에 회복과 재탄생이 있었습니다.


미국은 2045년 이후 백인 비율이 50% 이하란 전망을 내보이고 있을 정도로 인종 구성의 과도기에 놓여져 있는데 다양한 인종이 미국 전역에 머물고 있지만 인종차별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죠.

더하면 더했지 덜한 수준은 아니니깐.

대선에 다시 도전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뜨거운 지지를 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Make America Great Again!

현재 뉴햄프셔주 예비선거에서도 승리한 그는공화당 대선 후보가 사실상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는데, 그중 지지를 받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민자들을 강력하게 제한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입니다.

이민자들이 미국의 피를 오염시키고 있다고도 발언한 그는 미국인을 더 챙기겠다고 강력하게 피력중이죠.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이 비난했지만 그간 보여준 미적지근한 행태에 일종의 지루함을 느낀 일부 자국민들은 트럼프에게 돌아서고 있는 중이라 합니다.

이렇듯 외국에서 이방인으로 산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살아보니 유년기 환경의 중요성에 대해 점점 더 체감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삶의 본보기가 되어줄 사람이 없다는 건 매우 슬픈 일이죠.

가족이 있다 해도 어린 아이에게 어떤 말을, 어떤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 키워지는 자존감이 제각각이니깐요.

특히 제한적인 기대를 갖도록 키워지게 되면 결국 커서도 눈치를 살피게 됩니다.



세상의 가장자리에 있다 보면 더 넓은 시야를 갖게 된다.

우리는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본다.

그래서 더 복잡한 고통을 느끼고, 더 쉽게 망가진다.



이미 어른이 되어 이 문제에 대해 자각했다면 스스로 치료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근래 준비하는 것 때문에 너무 바빠 매일매일 업로드하지 못하지만 미라클 모닝을 실천중인데 그 시간에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명언들 위주로 필사하고 있어요.

분야 가리지 않고 다 읽긴 하지만, 제가 읽는 책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이것저것 다 읽는 건 아니에요.

에세이를 읽어도 '배움'이 있는 에세이 위주로 읽고 있고 다 비슷비슷한 얘기만 있어 기피한다는 자기계발서도 나름 선별하며 꾸준히 읽고 있죠.

저도 쓰고 읽는 것만으로 원동력을 얻어 열심히 달리고 있는 중입니다.

그래서 더더욱 저자의 이야기가 와닿았던 것 같습니다.

저자도 저자 나름대로 방법을 찾아 지금은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작가이자 미국에서 가장 핫한 에세이스트 중 한 명이 되었으니깐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