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피아노 앞에서

 

그는 이내 건반 하나를 눌렀다.

'미'가 청아하게 울리며 진동한다.

그리고선 잡고 있던 내 손을 이끌어 건반 위에 살포시 올려놓았다.

"피아노 칠 줄 안다고 했지? 들려줘."

어린 시절, 피아노를 곧잘 쳐 체르니 50까지 진도를 나갔고 그렇게 피아니스트를 꿈꿨다.

그러나 중학교 때 학원이라는 걸림돌 때문에 그만두게 되었고 그렇게 내 손은 굳어만 갔다.

막상 그의 앞에서 치려니 어떤 곡을 선정할지, 치다가 실수하면 어쩌지 하는 온갖 생각이 들었다.

아무 말 없이 고민만 하는 내 두 손은 갈 길을 잃었고 그는 내 손을 감싸며 귓가에 속삭였다.

"나중에 들려줘. 나한테만."

……

그의 생일 선물을 고민하다 퍼뜩 지난번 피아노가 갑자기 떠올랐다.

집에 있는 피아노는 낡고 오래되어 제 기능을 못했지만 소리는 묵직했다.

……

저녁을 함께 하기 위해 그가 우리집앞으로 찾아왔다.

밖에 나가기 전 보여줄 게 있다며 말없이 그를 거실로 이끌었다.

그리고 그에게 들려주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함께 했던 그 시간이

 

함께 했던 그 시간이

흩날리듯 사라지는 꿈인 것 마냥

나에게 당신도, 당신에게 나도

곁에 없지만

우리는 기억할 수 있어요

 

함께 했던 그 시간이

찬란하게 빛내주었던 달빛마냥

나에게 당신도, 당신에게 나도

진실되었고

그 순간은 변치않음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 피아노 소리와 함께한 영상은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해주세요 ※

https://www.instagram.com/aurorahana1204/

 

 

그래도 괜찮아

 

참지 못할 때 참지마

그래도 괜찮아

 

도망치고 싶을 때 도망쳐

그래도 괜찮아

 

울고 싶을 때 울어

그래도 괜찮아

 

아플 때 투정부려

그래도 괜찮아

 

넌 그래도 돼

그래도 괜찮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되뇌이고 있어

 

약하지만

강하지 않다고

되뇌이고 있어

 

힘들지만

힘들지 않다고

되뇌이고 있어

 

슬프지만

슬프지 않다고

되뇌이고 있어

 

약하다고, 힘들다고, 슬프다고

바깥으로 내뱉지 못해

그냥 그렇게 해야만 할 것 같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이별의 순간

그 순간이 짧건, 길건

마주하는 그 순간은

언제나 버겁기만 하다

삶은 순환의 과정이기에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있고

이별이 있으면 만남이 있다

아는데, 잘 아는데

또르륵 흘러내리는 눈물은

멈추지 않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