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다 - 138억 년 전 빅뱅에서 시작된 별과 인간의 경이로운 여정 서가명강 시리즈 9
윤성철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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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뱅에서 시작된 별과 인간의 경이로운 여정, 『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다』

 

 

 

 

 

『하나, 책과 마주하다』

 

인간의 별의 먼지에서 탄생했고 우주의 진리는 평범한 인간 안에 있다. _윤성철 교수

해가 지고 어둑어둑한 밤이 찾아오면 마당에서 하늘을 쳐다본다.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똑같은 그 자리에서.
이유는 하나다. 새까만 도화지에 콕콕 박혀있는 별을 보기 위해.
지금은 고작 몇 개에 불과하지만 어렸을 때 시골 외할머니집 마당에서 하늘 가득히 빼곡하게 채워져있던 별무리들은 지금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별 보는 것을 이렇게도 좋아하니 자연스레 천문학에도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 천문학은 참 신비로운 학문이다.
양이 방대하는 것은 물론이고 단순하면서도 복잡하게 얽혀있는데 그 속에 결국 답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
그래서 가끔씩 천문학과 관련된 도서도 읽곤 하는데 그 중에서 칼 세이건이나 스티븐 호킹의 책은 정말 추천한다.

그런 나에게 감동적으로 다가온 책이 있었으니! 바로 『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다』이다. 신비롭고 아름다운 천문학 강의를 수강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코스모스』같은 경우는 한 번 읽고선 이해가 되질 않아 곧바로 재독했었는데 두어번은 읽어줘야 그 맥락의 흐름이 이해가 간다.
(『코스모스』보다는 어렵지 않게 읽었지만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다』도 두어번은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코스모스』는 한 번 읽고서는 전공자가 아닌 이상 어렵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데 『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다』는 천문학 입문자들에게 딱 제격일 것 같다.

고대인들에게 우주는 이데아의 영역이자 신의 영역이었고, 인간은 신에 의해 창조된 우주의 중심이었다.
그러나 실제 우주는 정적이고 영원하며 무한한 공간이 아니며, 인간은 우연히 만들어진 우주 변방의 생명체일 뿐이다.


과거에는 우주의 상태를 생명이라 여겼다면 지금은 그와 반대인 죽음으로 여기고 있다.
아마 시대의 흐름에 의해서 고대인들과는 정반대의 생각을 가지며 질문을 던지게 된 것 같다.
그런데 만약 우주의 상태를 죽음으로 전제한다면 하나의 오류가 발생하게 된다.
우주가 죽음의 공간이라면 어떻게 우주에서 생명이 탄생하는 기적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일까?
분명 우주는 죽음의 공간이기도 하지만 탄생의 공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뜨겁고 조밀한 점이었던 태초의 우주는 빅뱅을 통해 138억 년이라는 긴 역사를 시작한다.
빅뱅은 우연적이고 단회적인 사건으로부터 우주와 지구, 생명이 탄생했음을 말해준다.


올베르스의 역설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가?
우주는 끝이 보이질 않는 영원하고 정적인 공간이다.
우주 속에서 태양이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을) 향하면 낮, 반대쪽을 향하면 밤이라 지칭한다.
왜 밤이 되면 하늘은 어두울까? _이러한 질문들이 바로 올베르스의 역설이라 말한다.
세워진 법칙 아래 모든 것이 옳은 것은 아니다.
뉴턴 또한 그의 우주관이 만유인력의 법칙과 모순되었었으니깐. (중략)
지금도 우주 내에서 크고 작은 별들이 탄생과 죽음을 반복하고 있다.
전문가들의 말을 빌리자면 우주는 계속 팽창하고 있다는데 지구 또한 영원히 지금의 상태로 남을지도 미지수이다.
우주 전역이 암흑으로 흩뿌려질 수도 있는 것이고 여느 별의 죽음처럼 지구 또한 멸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생명이란 무엇인가? 우주에는 외계 생명체가 존재하는가?
첨단 과학기술이 밝혀낸 우주의 신비 속에서 새로운 문명의 가능성을 발견한다.


행성은 항상 별 형성 영역 주변에서 만들어지고 별 주변을 공전하기 때문에 행성을 별과 독립적으로 생각할 수 없다.
지구와는 달리 목성과 같은 행성들을 태양과 같이 구성원소들이 수소와 헬륨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지구형 행성은 전혀 다르다.
수소, 헬륨 주 구성 요소인 강착원반의 물질들 중에서도 중금속이 많은 먼지들만 선택적으로 응집되어 만들어졌다.
즉,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환경으로 본디 만들어졌는데 저자는 인간 또한 우주 역사의 일부라 일컫으며 우리 몸은 빅뱅의 순간을 기억하는 우주 그 자체인 동시에 별에서 온 먼지라고 말한다.

이 모든 내용을 축약하고 축약해서 써보긴 했는데 재독하고나면 좀 더 풍성해질 것 같다. (다음 달에 재독하고선 또 리뷰를 쓸 예정이다.)
빅뱅은 왜 일어났는가? 우주 안에서 우리는 어디에 위치하고 있을까? 우리의 존재는 무엇을 의미할까?라는 원초적인 질문에 해답을 찾고싶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TV를 안 보다보니 몰랐는데 JTBC의 '차이나는클라스 강의'와 팟캐스트 '과학하고 앉아있네'로 굉장히 유명하시다고 한다.
천문학은 단순히 우주와 그 천체의 모든 것을 다루지만 (철학적인 관점에서) 그 이상의 의미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쉽지 않은 내용이지만 어렵지 않게 읽은 것 같고, 이해한 것 같지만 일부만 이해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개인적으로, 서가명강 시리즈는 전부 읽어봐도 좋을 필독서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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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어디에서 왔니 - 탄생 한국인 이야기
이어령 지음 / 파람북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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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사의 고개를 넘어, 『너 어디에서 왔니』 ♡

 

 

 

 

 

『하나, 책과 마주하다』

 

인생 일장춘몽이 아닙니다. 인생 일장 한 토막 이야기인 거지요. 산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가 선녀와 신선을 만나 돌아온 나무꾼처럼 믿든 말든 이 세상에서는 한 번도 듣도 보도 못한 옛날이야기를 남기고 가는 거지요. 이것이 지금부터 내가 들려줄 ‘한국인 이야기’ 꼬부랑 열두 고개입니다. _이어령

뿌리에 대한 인문서를 읽으며 ‘역시 이어령 선생님이구나!’를 느꼈다.

여태껏 이어령 선생님의 책을 뭘 읽었나 북리스트를 확인해보니 『언어로 세운 집』, 『이어령의 지(知의 최전선)』, 『길을 묻다』, 『한국인의 손, 한국인의 마음』을 읽었었다.

그만큼 믿고 읽는 이어령 선생님이기에 이번에 출간된 『너 어디에서 왔니』는 읽기 전부터 기대감에 부풀었었다.

보통 한 나라 혹은 한 국가에 대한 역사를 배울 때면 대부분 주요 인물들의 중심으로 역사가 펼쳐져 나간다.

한국사는 어떨까?

저자는 한국의 역사는 ‘그’ 또는 ‘그’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총 열두 고개(태명 고개, 배내 고개, 출산 고개, 삼신 고개, 기저귀 고개, 어부바 고개, 옹알이 고개, 돌잡이 고개, 세 살 고개, 나들이 고개, 호미 고개, 이야기 고개)로 각 고개마다 세 개에서 다섯 개의 꼬부랑길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태명인 쑥쑥이의 이야기로 시작해 이야기 고개를 넘어 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 고개를 넘는 이야기로 이 책은 마무리된다.

말 그대로 하나의 탄생부터 마지막까지의 이야기를 담았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우리는 대개 아이를 임신하게 되면 아이에게 불러줄 태명부터 짓게 된다.

초기에는 성별을 알 수 없으니 성별에 구애받지 않는 태명으로 태어나 이름 짓는 그 순간까지 불리게 되는데 이후 이름이 생겨도 애칭으로 부르기도 한다.

요즘이야 쑥쑥이, 튼튼이, 행복이, 축복이, 사랑이같이 애정을 담아 태명을 짓지만 과거에는 개똥이, 삼순이, 말순이, 언년이, 끝순이로 불렀다고 한다. 덧붙여 그렇게 부른 태명이 이름으로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네 할머니들이나 할아버지들을 보면 그런 이름들이 많은 것이다.

한자가 들어오기 전에는 당연히 우리말로 이름을 지었지만 우리의 고유명이 오늘날과 같이 한자명으로 바뀌게 된 것은 통일신라시대인 경덕왕 때부터라고 전해진다.

잠시 태명 고개에 대한 줄거리를 언급했는데 이렇듯 언어의 역사적인 부분에 대한 설명까지 첨부되어 있어서 읽는 내내 새로운 것에 대해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개인적으로 정말 재미있게 읽었던 장을 꼽으라면 바로 이야기 고개이다.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의 이야기인데 문득 이 장을 읽고 나서 초등학교 때 읽었던 전래동화 전집이 읽고 싶어져 낑낑 대며 전집을 다 꺼내 책탑을 쌓아놓고 삼십 여분 이상을 앉아 다 읽어버렸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의 생활도 오롯이 기록되고 있는 역사의 한 부분이다.

책에 나온 이 모든 이야기도 우리 역사의 한 부분인데 문득 모르는 사람들도 많겠구나 싶었다.

어렸을 때, 동생과 나이차가 있어 부모님이 늦게 들어오시면 내가 재우곤 했었다.

그럴 때마다 항상 책을 읽어주거나 옛날이야기를 들려주곤 했는데 이 모든 이야기를 잘 기억해 놨다가 훗날 내가 아이를 낳으면 꼭 들려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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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계의 사람 공부 - 우리 시대의 언어로 다시 공부하는 삶의 의미, 사람의 도리
이황 지음, 이광호 옮김 / 홍익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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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계의 사람 공부』,퇴계 이황의 일화로 보는 사랑 그리고 관계

 

 

 

『인연』을 읽고 쓴 리뷰가 금, 토, 일 내내 네이버 메인에 올랐었다.
문득 생각해보니 사랑과 연애를 주제로 한 책도 많이 읽고 있는데 정작 리뷰를 올리지 못한 게 너무 많다. 그만큼 읽었던 책들 중 소개하고 싶은 책들이 정말 많다.
허나 읽는 속도가 쓰는 속도를 따라 가지 못해, 매달 스무 권의 리뷰를 쓰면 열권의 리뷰는 못 쓰고 지나간다.

책을 읽고 감상문을 쓸 때 휘리릭 읽고 휘리릭 써본 적이 한 번도 없다.
어린 시절부터 베어 온 습관 때문인 것 같은데, 읽을 때는 인상 깊은 부분들이나 다시금 상기하면 좋을 부분들에 포스트잇을 붙여야 하고 감상문(리뷰)을 쓸 때는 읽은 책을 곱씹으며 생각하고 또 생각한 뒤에 글로 한 줄, 두 줄 써내려가기 때문이다.

대개 의식의 따라 쓰는 글들은 대부분 글쓰기 노트에다 따로 적어놓는데 이번에 글쓰기 노트 절반 이상이 망가지는, 버려지는 일이 생겨 이제는 블로그에 써보려고 한다. 리뷰도 마찬가지로.
(하아, 너무 속상하다. 차곡차곡 썼던 명언이나 자작글, 자작시, 글귀부터 감상문까지.)

암튼 책결산하면서 썼던 것 같은데 2-3년에 한 번씩 재독을 한다.
이번 주말에는 『퇴계의 사람 공부』를 재독했는데 문득 퇴계 이황에 대한 이야기가 떠올라서 적어보려고 한다.

결혼을 한다는 것은 개인과 개인의 만남이자 집안과 집안의 만남이다.
국적을 떠나 각기 다르게 살아왔던 집안이 만나는 것이기에 부부관계에 문제가 없다 해도 양가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퇴계 이황은 김 해허와 결혼하게 된다. 그러나 부인인 김 해허는 둘째 아들 이채를 낳고 산후병으로 죽게 된다.
이후 퇴계는 서른 살에 권질의 딸을 부인으로 맞게 되는데 그녀는 지적 장애를 가지고 있었다. 지적 장애인인 권 씨는 자주 실수를 저질렀는데 퇴계는 언제나 그녀를 공경하게 대했다고 한다. 그렇게 원만하게 부부 관계를 유지하며 생활했지만 권 씨가 먼저 세상을 떠나게 된다. 이 때, (이전 부인이 낳은) 두 아들을 시켜 장례를 치르게 하고 친부모와 같이 적모복을 입게 했다고 전해진다.

또 다른 일화가 하나 있다.
퇴계에게는 일찍이 과부가 된 둘째 며느리 류 씨가 있었다.
어느 날, 며느리 방에서 울음소리가 들리기에 살펴보니 짚으로 만들어놓은 인형에 술상을 두고선 대화를 나누며 흐느끼고 있는 것이었다.
퇴계는 이 모습이 안쓰러워 류 씨에게 심부름을 시키고선 귀가가 늦어졌다는 억지를 부리며 내쫓게 된다. 그렇게 쫓겨난 류 씨는 친정아버지에게 건네라는 퇴계의 서찰이 생각나 읽게 되었는데 그 서찰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이것을 전하면 친정에서 너를 재가 시켜 줄 것이다, 행복을 바란다.’
몇 년 후, 퇴계는 임금의 부름을 받고 평양으로 가다가 날이 저물어 어느 집에서 머물게 되는데 저녁상도, 아침상도 그가 좋아하는 반찬으로 상이 차려지자 며느리가 그 집에 살고 있음을 직감했다.
다음 날, 집주인은 한양 가는 길에 신으라며 버선 두 켤레를 건네었고 며느리를 만나보고 싶은 마음은 간절했지만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아 마음속으로 행복을 빌며 길을 떠났고 그렇게 떠나는 퇴계, 즉, 시아버지의 뒷모습을 보면서 며느리 류 씨는 눈물을 훔쳤다고 전해진다.

퇴계는 진정 본받아야 할 남편 그리고 시아버지상이 아닐까.
배우자를 그리고 며느리를 진정으로 아끼고 존경하였기에, 부인과 며느리 또한 퇴계를 존경하고 사랑하며 감사함을 느끼지 않았나 싶다.
서론도 길었고 어쩌다보니 퇴계의 이야기를 하며 ‘사랑과 관계’에 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문득 생각나서 쓴 글은 아니다.
지난 주, 병원에서 진료받기 위해 대기 중이었는데 들으려고 한 건 아니었지만 옆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 중 한 여자가 그런 말을 했다.
‘요즘은 마음에 안 들면 이혼도 쉽게 하잖아. 이혼하면 돼.’
만남이든, 이별이든 선택지에 놓일 때 정말 신중해야 한다.
(물론 난 아직 부부라는 관계에 대해 잘 모르지만) 부부 관계를 떠나서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서로간의 존중’이 밑바탕으로 깔려 있어야 한다.
그저 나보다 상대방에게 좋은 말, 좋은 행동만 바라지 말고 일단 나부터 상대방에게 좋은 말, 좋은 행동을 해야 한다.
또한, 나를 위해 상대방이 사소할지라도 무엇인가를 해주었다면 당연한 듯이 받아들이지 말고 진심으로 감사해야 한다.
서로 그런 마음을 가지고 행동한다면 그 어떤 관계일지라도 양쪽 다 행복하지 않을까?
(덧붙여, 감사한 마음은커녕 그저 상대방에게만 당연하다는 듯이 무조건적으로 바라기만 하고 나쁜 말, 나쁜 행동을 하는 관계는 끊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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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눈물 - 난민들의 경유지, 람페두사섬의 의사가 전하는 고통과 희망
피에트로 바르톨로.리디아 틸로타 지음, 이세욱 옮김 / 한뼘책방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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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적으로 난민 문제는 해결점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난민들을 생각하면 응당 그들도 인간이기에 대접받아야 하지만 갈 곳 없는 그들의 정착지는 그 어느 곳도 없다. 허나 난민수용시에 발생하는 문제들도 간과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니 참 어려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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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사적인 프랑스 - 프랑스인 눈으로 ‘요즘 프랑스’ 읽기 지구 여행자를 위한 안내서
오헬리엉 루베르.윤여진 지음 / 틈새책방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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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에 대해 제대로 알고있나요, 『지극히 사적인 프랑스』

 

 

 

 

 

『하나, 책과 마주하다』

 

감히 말할 수 있다. 당신의 머릿속에 박제된 프랑스는 이제 버리시라. …… 여전히 당신이 프랑스를 이렇게 떠올린다면, 그건 수십 년 전 이야기다.

(부끄럽지만?!) TV를 거의 보지를 않아 비정상회담이란 프로그램도 한번도 본 적은 없는데 그래도 얼굴만 보면 알 수는 있다.

책의 저자이신 오헬리엉 루베르님도 비정상회담 패널로 활약하신 분이라고 하기에 검색해서 얼굴을 보니 딱 알 것 같았다.

현재 방통대에서 객원 교수로 재직 중이라시던데 멋지신 분인 것 같다.

(TMI지만, 몇 주 전에 강릉으로 여행을 갔었는데 비정상회담에서 나온 패널 두 분을 봤었다. 이름은 기억이 안 나지만;)

내게 프랑스는 로망이다. 어린 시절 TV에서 나온 환상적인 그 모습 그대로 가지고 있다.

가보지 못한 곳이기에 「미드나잇 인 파리」를 수십 번씩 보며 파리에 대한 사랑은 더 커져만 갔다.

그래도 파리와 관련된 여행 에세이와 치안 문제 등 갔다온 이들의 여행기를 직접 들어보면 그저 환상 속의 나라는 아니라는 것을 짐작은 했었다.

이번에 읽은 『지극히 사적인 프랑스』를 읽으며 단순히 환상의 나라라고 표현한 수많은 책과는 달리 현실적인 프랑스의 이야기를 직접 마주해보니 오히려 더 좋았다. 프랑스인이 직접 말해주는 프랑스에 대한 이야기는 흔치 않으니깐.

프랑스 남자, 프랑스 여자부터 미식 문화, 취향, 계층, 정치 등 다양한 내용이 담겨있고 무엇보다 저자가 추천하는 지극히 사적인 여행지까지 담겨있어서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나도 이 사진을 보고선 굉장히 로맨틱한 나라구나라고 생각했었다.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그랬을 것이다.

내가 말하는 그 사진은 과연 무엇일까? 바로 사진작가였던 로베르 두아노가 찍은 <시청 앞에서의 키스>이다.

이 사진으로 인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프랑스 사람들은 굉장히 로맨틱하다고 느낀다.

실제 프랑스인들은 상대에게 칭찬을 잘하는 편은 아니라고 한다.

그의 말을 빌려보면 미국인들이 '칭찬-비판-칭찬'순이면 프랑스인들은 '비판-칭찬-비판'순이라고 한다.

좋은 게 있으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 되고, 왠지 하나라고 비판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프랑스인 친구 한 명은 외국에서 일하면서 칭찬 일색의 피드백을 받았다며, 정말 신세계였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 그 정도로 일상생활에서 비판이 흔하다. 그런 탓에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는 프랑스인이 생각 이상으로 더 냉정하다거나, 쿨하다고 느껴지는 모양이다.

 

그럼 '진짜' 프랑스인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저자가 말하는 프랑스인들은 '따뜻하고 자연스러운 관계를 추구하는 이들'이라고 말한다.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많은 대화를 나누며 자신의 마음을 공유한다고 한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시간을 보내며 자연스럽게 진심을 보이고 표현하는 것이 프랑스 사람들이 관계 맺는 법이라고 한다.

 

프랑스에서는 잘생기고 예쁜 것보다 그 또는 그녀가 가지고 있는 '매력'을 더 중시한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이런 생각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 너무 부러웠다.

우리나라는 솔직히 정형화된 기준에 부합한 이들이 잘생겼다, 예쁘다라고 각광받는 사회인데 프랑스는 정형화된 미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도 뭔가 특별한 자기만의 분위기만 갖고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남자들은 자신만의 매력을 키우기 위해 '3일 수염'을 기른다고 한다.

(3일 수염이란, 사흘 동안 면도를 안 한 것 같은, 하지만 실제로는 그 정도 길이로 유지하기 위해 신경 써서 멋지게 다듬은 수염을 말한다.)

여자들은 메이크업을 가볍게 하고 옷이나 액세서리를 통해 자신의 성격이 드러나도록 코디한다고 한다.

화려한 메이크업, 화려한 옷차림은 일상 생활에서는 너무 과하다는 것이다.

프랑스에서는 서로 얘기가 잘 통하고 재미있는 대화를 할 수 있는 상대를 가장 중요하게 본다.

뭐든지 나눌 수 있는 베스트 프렌드의 관계같은! 그렇다고 억지로 취향을 맞출 필요는 없는 그런 관계 말이다.

 

직접적으로 프랑스에 대한 이야기를 마주하니 '진짜' 프랑스에 대해 알게 된 것 같다.

그래서 더 가보고 싶다. 뒷부분에 적힌 '지극히 사적인 여행지'를 여행다이어리에 적어놨는데 그 중에서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배경이 되었던 콜마르, 유명한 화가들이 풍경을 그림 한 폭에 담았다던 옹플뢰르, 몽생미셸 등 꼭 가봐야겠단 생각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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