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신화에서도 이 세상은 그리스 신화의 혼돈과 비슷한 어둠에서 시작된다. 이 어둠이라는 말은 "땅도 바다도 공기도 아직 존재하지않는 상태를 의미한다. 얼마 후 이 어둠에서 무스펠헤임Muspelheim과 니플헤임Niflheim이라는 두 공간이 만들어진다. 무스펠헤임은 ‘불의 나라‘라는 뜻이고 니플헤임은 ‘얼음의 나라‘라는 뜻이다. 북유럽 신화에서는 이 세상의 모든 만물이나 신들은 서로 이질적인 이 두 공간의 충돌과 갈등으로 생성된다. 하지만 북유럽 신화의 세상은 그리스 신화에서처럼 코스모스의 상태로 발전하지 못한다. 충돌과 갈등을 거듭하다가 결국 라그나뢰크라는 대파국으로 끝을 맺고 만다.

오딘은 거인들을 비롯한 악의 세력과의 최후의 전쟁에 대비하기 위해 발할라에서 죽은 영웅들에게 혹독한 훈련을 시키기도 했다. 영웅들은 양편으로 나뉘어 실전처럼 서로 전력을 다해 싸웠기 때문에 부상자나 전사자가 속출했다. 하지만 훈련이 끝나면 부상자의 상처는 말끔히 나았고 전사자는 다시 부활했다. 발할라에 도착한 죽은 영웅들을 총칭하는 이름은 에인헤랴르Einherjar다. 이 말은 ‘한 번 싸우는 자들’이라는 뜻이다. 그것은 아마 최후의 전쟁인 라그나뢰크를 암시하는 것이리라.

신들은 헤임달이 장성하자 그를 마침 공석으로 남아 있던 무지개다리 비프로스트를 지키는 파수꾼으로 지명했다. 비프로스트는 불과 물과 공기로 만들어져 있었으며 아스가르드와 미드가르드를 연결하는 유일한 통로였다. 신들은 거인들이 이 다리를 건너 아스가르드를 공격할까 늘 걱정했다. 헤임달은 자신이 맡은 직분에 어울리게 새보다도 잠을 적게 잤고, 낮이나 밤이나 100마일 밖까지 무엇이든 명확하게 내다볼 수 있었으며, 들판에서 곡식이나 풀이 자라는 소리와 짐승의 몸에서 털이 자라는 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

그렇다면 북유럽 신화의 거인들은 무엇을 상징할까? 그들은 앞서 언급했듯이 우선 어둠, 죽음, 불의, 악의 세력 등을 상징할 수 있다. 거인들은 또한 자연의 거대한 힘을 상징할 수도 있다. 고대 북유럽 사회에서 혹독한 겨울을 비롯한 거친 자연환경은 인간들이 살아가는 데 최대 난관이었을 것이다. 당대 인간이 풀어야 할 가장 어렵고도 중요한 숙제였을 것이다. 그래서 아마 신이나 대적할 수 있는 거대한 폭력으로 여겨졌을 것이다. 그 폭력이 바로 북유럽 신화에서 거인들로 형상화된 것은 아닐까?

날이 밝자마자 토르는 새벽녘에 굉음이 조금 잦아들었을 때 간신히 잠든 일행을 남겨 둔 채 동굴 안 넓은 공간을 지나 밖으로 나왔다. 주변을 자세히 살펴보다가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다. 동굴 입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거인 하나가 곤히 잠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토르가 망치를 들고 살금살금 그에게 다가가는 동안 갑자기 그 거인이 코를 골기 시작했다. 토르는 그 소리에 깜짝 놀라 자신도 모르게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서면서 어젯밤 굉음의 정체가 무엇이었는지 비로소 깨달았다. 토르의 비명에 거인이 잠에서 깨어 벌떡 일어났다. 로키와 티알피, 로스크바도 밖에서 갑자기 또 다시 들려오는 굉음에 놀라 잠자던 동굴에서 눈을 비비며 밖으로 기어나왔다. 토르는 오른손에 망치를 단단히 쥔 채 경계를 늦추지 않으면서도 얼핏 동료들이 동굴에서 나오는 광경을 보고는 또 한 번 소스라치게 놀랐다. 그들이 어젯밤 잔 곳은 동굴이 아니라 바로 거인이 아무렇게나 벗어 던져두었던 커다란 장갑 한 짝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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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아 우라 - 박삼중 스님이 쓰는 청년 안중근의 꿈
박삼중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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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란 없습니다, 『코레아 우라』

 

 

 

 

『책에서 마주친 한 줄』

 

'마지막 순간까지 스님처럼 몸으로 실천하며 살아갈 수 없다면 스님이 된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스님이 되려거든 최고의 스님이 되자.'

 

숨을 거두기 직전에 어머니는 마지막으로 말씀하셨다.

"저기 들꽃이 나를 부르네. 이제는 가야겠어."

 

"옛말에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고 하지 않았느냐? 너는 속히 한국으로 돌아가 우선 네가 해야 할 일을 해라. 첫째는 교육이요.

둘째는 여론 조성이요. 셋째는 민심 단합이요. 넷째는 실력 양성이다. 이 네 가지를 확실히 성취하기만 하면 2000만의 응원이 반석과 같이 든든해져

상대가 1000만의 대포를 갖고도 함부로 어쩌지는 못할 것이다."

 

"나의 평화주의를 깊이 이해해주시니 고맙소. 당신 말대로 자국의 이이글 위해 타국을 침탈하는 것을 죄로 여기지 않는다면 일본 또한 힘 있는 나라에

의해 언제든 불행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을 일본 정부는 인식해야만 하오."
 
"모든 사람이 옳다고 믿으면서도 선뜻 해하지 못하는 일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정의이다. 그 청년이 위험하다는 걸 몰라서 불 속으로 뛰어 들어간 것은 아닐 게다.  위험을 무릎쓰고 아이들을 구해주고 싶은 마음 때문에 그렇게 했겠지. 그렇게 정의는 때로 부모 자식 간의 사랑보다 더 숭고한 가치를 보여줄 수 있단다."

 

위대한 별이 어젯밤에 강물 위에 떨어졌는데

하늘도 애통해하고 땅도 비통해하는데 물만 스스로 흐르는구나.

몸은 비록 한국에서 났지만 그 이름은 천하만국에 떨쳤도다.

인생이 100세를 살지 못하는데 그는 죽어서도 1000년을 살겠구나.

 

 

 

『하나, 책과 마주하다』

 

1909년, 하얼빈 역에서 총성이 울린다.

조국을 위해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한 청년, 안중근. 그의 나이 32살의 일이었다.

 

코레아 우라, 대한민국 만세라는 뜻이다.

총 3장으로 나뉘어진 이 책은 삼중스님의 일대기, 안중근 열사 입장에서의 이야기, 안중근 열사에 관한 짧은 이야기들로 이루어져있다.
이 책의 저자이신 삼중스님은 일본 다이린지의 대웅전 앞 뜰에 세워있는 비석의 글씨를 발견하게 된다.

그 비석에는  【爲國獻身軍人本分(위국헌신국인본분)】이라고 적혀있었는데, 이는 안중근 유묵비를 뜻하는 것이었다.

어떻게 안중근 유묵비가 일본에 있는 것일까? 일본입장에서 보면 그는 이토 히로부미를 죽인 것인데 아직도 향이 피워지고 있다고 한다.

안중근의 평화론은 실로 대단했는데 옥에 수감되었을 때, 다른 이들에 비해 심한 고문을 받지 않았고 담당 간수들의 호의가 있었다고 한다.

(책에 나온 내용은 그렇지만 어찌되었든 고문은 고문이다.) 그들도 암묵적 동의를 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그가 주장하고 있는 평화론에 말이다.

 

제 74주년, 광복절이 왔다.

이 책을 무려 3-4년 전에 읽고선 리뷰를 썼었는데 그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를 바가 없어 참 속상하다.

국민들의 관심에 힘입어 대한민국 정부가 발벗고 나서야 한다. 받아야 할 사과는 어떻게든 받아내고 친일파도 청산하고…….

(그렇게 악착같이 국회의원이 되었으면 오롯이 나라 발전과 안정을 위해 일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데, 그저 헐뜯고 싸우는 것으로 시간 낭비하는 것을 보면 참 한심하고 한심하다.)

조국을 위해 목숨까지 바친 이분들이 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는 것이다.

일본 불매운동으로 한창 떠들썩한데 이 계기가 일본의 사과를 받아낼 수 있는 시발점이 되었으면 좋겠다.

1910년 3월 26일, 안중근 의사의 순국일이다. 아직도 가묘로 되어있어 속상한데, 몇 년 전에도 말했듯이 조국인 대한민국으로 꼭 모셔와야 한다.

그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진심으로 바래본다.

 

 

 

대한 독립의 소리가 천국에 들려오면, 나는 마땅히 춤추며 만세를 부를 것이다.

-안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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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스터디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 기출폭발 고급(심화대비) - 최신 기출 7회분(43회 수록) l 기출로 누구나 7일만 몰입하면 반드시 합격한다 l 해설집의 가치를 제대로 증명하다 핵심폭발 소책자 제공 기출폭발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
메가스터디 한국사연구회 지음 / 메가스터디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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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사시험 2주만에 끝장내기, 『기출폭발 한국사능력검정시험 고급』

 

 

 

 

 

『하나, 책과 마주하다』

 

무더운 여름은 곧 방학의 시작을 알린다.

여름 휴가를 즐기는 것도 좋지만 자기계발의 일환으로 자격증 취득도 본인에게 남는 것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나도 이번에는 한국사검정능력시험 고급을 접수했는데 단기간에 바짝 공부해서 꼭 합격하려고 한다.

​시중에 한국사검정능력시험 중급, 한국사능력검정시험 고급을 위한 기출문제가 정말 많은데 그 중 내가 택한 문제집을 공유해볼까 한다.

한국사능력검정시험 고급 기출폭발

기출문제집으로 단기간에 기출문제로만 공략하여 자격증을 취득할 이들에게 유용할 것 같다.

표지가 짤막한 만화로 구성되어 있는데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긴 하지만 마음이 아파서 따로 찍어 올려본다.

모두가 꼭 읽어보길 바란다.

안중근 의사가 사형직전 받은 어머니의 편지

 

네가 만약 늙은 어미보다 먼저 죽는 것을 불효라 생각한다면

이 어미는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너의 죽음은 너의 한 사람의 것이 아니라

조선인 전체의 응분을 짊어지고 있는 것이다.

네가 항소를 한다면 그것은 일제에 목숨을 구걸하는 것이다.

네가 나라를 위해 이른 즉 딴 맘 먹지 말고 죽으라

옳은 일을 하고 받는 형이니 비겁하게 삶을 구하지 말고

대의에 의해 죽는 것이 어미에 대한 효도이다.

아마도 이 편지가 너에게 쓰는 마지막 편지가 될 것이다.

여기 너의 수의를 지어 보내니 이 옷을 입고 가거라

어미는 현세에서 너와 재회하기를 기대치 않으니

다음 세상에는 반드시 선량한 천부의 아들이 되어

이 세상에 나오거라

 

기출문제와 해설로 이루어져 있으며 강의는 무료로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앞쪽에 포켓 요약책이 있어 휴대하며 외울 수 있어서 편하다.

이것이 바로 포켓 요약책이다. 포켓 요약책만 따로 뜯어서 휴대하며 어디서든 외울 수 있어 좋다.​

포켓 요약책에는 딱 핵심내용만 정리되어 있기 때문에 한국사의 모든 것을 공부할 자신이 없으면 이것만이라도 보면 될 것 같다.

포켓 요약책에 나온 내용만 충분히 알아도 기출문제 푸는데 전혀 지장없다.

 

 

앞쪽에는 설계 플랜이 있다. 이렇게만 공부한다면 일주일만에 충분히 합격할 수 있다는 뜻이겠지?

내가 자격증을 취득할 때면 항상 단기간에 바짝 공부하여 합격권 안에 들었었는데 자격증은 단기간을 놓고 공부하는 게 가장 좋은 것 같다.

일단 합격해서 취득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니깐.

7회분의 기출 문제와 기출 문제에 대한 끝장 해설이 있다.

37회부터 43회 한국사능력검정시험 문제지가 있다.

한국사능력검정시험에 대해 모르는 이들은 없겠지?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은 대기업 혹은 공기업에서 우대해주는 자격증이라 있으면 굉장히 유용한 자격증이다.

무엇보다 역사왜곡이 심한 요즈음 우리나라에 대해 좀 더 배워보자 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공부하여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도 정말 좋은 일일 것이다.

한국사능력시험은 객관식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문항수는 고급, 중급은 50문항, 초급은 40문항으로 이루어졌다.

시험 접수 및 시험 일정과 관련된 내용은 한국사능력검정시험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실제 시험지를 보니 처음부터 실전같은 느낌이 든다.

(나도 아직 본 적이 없어서 이렇게 생겼겠구나 생각하며 고개 끄덕이는 중이다)

이 문제집을 택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굉장히 세세하게 분석했다는 점이다.

시대별 출제 비중, 분야별 출제 비중 그리고 난이도까지!

 

어차피 볼 시험이고 제대로 공부하면 상관없겠지만 이런 부분이 은근히 중요한 게 더 많이 나오는 비중을 한 번이라도 더 보는 게 좋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도 자격증 시험 볼 때는 두루두루 다 공부하지만 출제비중이 높은 부분은 한 번이라도 더 보려고 한다.

그런 부분이 합격권을 좌우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메가스터디 유튜브에 들어가면 기출 문제 풀이에 대한 강의를 들을 수 있다.

혼자 하는 게 힘들다면 강의에 대한 도움을 받는 게 가장 좋다.

 

세상 친절한 설명이 바로 여기에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답과 오답에 대한 해석이 전부일 줄 알았는데 문제에 대한 해석은 물론 보기에 대한 설명까지 자세하게 서술되어 있어서 너무 좋았다.

정답만 알고 단순히 넘어가는 부분이 될 수 있지만 해석을 보며 보기까지 찬찬히 보게 되었다.

(공부하는 양이 배가 되는 만큼 쌓이는 지식 또한 그 배가 된다는 말씀!)

『기출폭발 한국사능력검정시험 고급』, 이 책이 정말 좋았던 것은 최신 기출문제가 수록되어 있어서 번거롭게 기출문제 찾을 필요도, 일일이 인쇄할 필요도 없다. 무엇보다 전 문항에 대해 해설강의가 있어서 너무 좋았다.

올해 여름은 더 바짝 공부해서 자격증 2-3개는 꼭 취득해야겠다

(가끔씩 그런 생각이 든다. 머리가 희끗희끗해질 정도로 나이먹어도 나는 끊임없이 책 읽고 뭔가를 공부하고 또 공부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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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 을유사상고전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신복룡 옮김 / 을유문화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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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키아벨리가 말하는 군주가 갖춰야 할 덕목, 『군주론』

 

 

 

 

 

『하나, 책과 마주하다』

 

마키아벨리가 말하는 군주가 갖춰야 할 덕목, 군주론

 

과거 군주의 은덕을 받고자 하는 이들은 자신이 가장 아끼는 물건이나 군주가 좋아할 것이라 여겨지는 것을 바치곤 한다.
이탈리아의 군사 전략가이자 외교관이었던 마키아벨리는 홀로 역사와 정치를 공부했다고 전해진다. 몰락한 귀족의 자제로 태어났기에 교육 환경이 좋은 편은 아니었다고 한다.
군주론은 피렌체 공화국인 메디치가에게 충성의 의미로 바치기 위해 만들었으며 당시 통치가인 로렌초 데 메디치에게 봉정하게 된다.

 

군주론의 들어가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통치권에는 어떠한 것이 있으며 그것은 어떻게 얻을 수 있는가
세습적인 통치권에 관하여
혼합된 통치권에 관하여
알렉산드로스 대왕에게 정복된 다리우스 왕국이 대왕 사후에도 그의 후계자들에게 승복한 이유
지난날 자치적이었던 국가과 공국을 다스리는 방법
자신의 군대와 능력으로 획득한 새로운 통치권에 관하여
타인의 군대나 행운으로 획득한 새로운 통치권에 관하여
사악한 방법으로 통치권을 획득한 사람들에 관하여
시민적 통치권에 관하여
모든 군주국의 힘을 평가하는 방법
종교적 통치권에 관하여
군대의 종류와 용병에 관하여
원군과 혼성군과 군주 자신의 군대에 관하여
군주는 군대에 대하여 어떻게 처신할 것인가에 관하여
인간, 특히 군주가 칭송이나 비난을 받는 이유에 관하여
선심을 쓰는 것과 인색함에 관하여
무자비함과 인자함, 사랑을 받는 것과 두려움을 받는 것의 우열에 관하여
군주에 대한 신뢰심을 지속시키는 방법
멸시와 미움을 받지 않는 방법에 관하여
요새와 군주가 매일 의지하는 시설의 유익과 무익에 관하여
군주가 신망을 받는 데 필요한 방법
군주의 심복에 관하여
아첨을 피하는 방법
이탈리아의 군주가 국권을 잃은 이유에 관하여
인간사에서 운명의 힘과 운명의 힘에 어느 정도까지 의존할 것인가에 관하여
이탈리아를 야만족으로부터 해방시키도록 권고하는 말씀

 

목적을 위해 수단, 방법 가리지 않는, 마키아벨리즘

어린 나이에 처음 접했던 『군주론』은 깊은 뜻까지 파헤치기에는 내게 너무 어려웠다.
단지 『군주론』이라 하면 마키아벨리가 생각하는 군주의 모습, 마키아벨리즘 그리고 권모술수가 자연스레 떠올랐다.
그렇게 언젠가는 제대로 읽어봐야겠다고 생각은 했는데 이번에서야 제대로 읽은 것 같다.

 

누구나 ‘마키아벨리즘’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의미를 가진 ‘마키아벨리즘’은 바로 군주론에서 유래되었다.
여기서 살짝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면 『군주론』에서 말하는 군주는 작은 지역의 영주에게도 적용되기에 여기서의 군주는 통치자 혹은 지도자라 생각하면 된다.
훌륭한 군주가 되기 위해서는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부터 정의, 정직, 경청, 흔들림 없는 판단능력 등 갖춰야 할 덕목들이 많다.
이러한 선한 덕목 외에 마키아벨리는 무자비함과 잔인함이 서려있어도 속임수, 살인까지도 군주의 재능이라 일컫는다.

 

다른 민족을 합병한 사람이 그들을 계속 지배하기를 바란다면 다음의 두 가지 사실을 유념해야 합니다. 첫째로는 지난번 군주의 혈통을 끊어 버려야 할 것이고, 둘째로는 그들의 법률과 조세 제도를 변경시키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만 한다면 매우 짧은 기간 안에 정복자와 피정복자는 완전하게 일체가 될 것입니다. _p.54

 

마키아벨리의 사상, 꼭 나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살인도 허용된다는 마키아벨리의 사상이 워낙 냉철하기에 어쩌면 부정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군주론』을 읽는다.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에서 극단적으로 말했던 조언들의 대상은 바로 군주다.

자세히 읽어보면 마키아벨리는 어중간하게 갈팡질팡 할 바에야 빠르게 결단을 내리는 것이 낫다고 단언한다.
개인적으로 깨닫게 된 게 있다면 『군주론』에서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윤리적인 면에서 다 부당한 것만은 아닌 것 같다.
뭐랄까. 한 가지의 측면으로만 해석하기에는 옳은 것은 아닌 것 같다.
어린 나이에 읽고선 거의 처음 읽는 기분으로 읽었는데 재독하고 나면 이 부분에 대해서 자세히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군주론』은 재독한 후에 리뷰를 한 번 더 쓸 예정인데 제대로 이해한 후, 이 부분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써볼까 한다. 『군주론』에 관한 인문학 강의가 있다면 간지러운 부분을 긁어줄 터인데 아쉽다.)

 

마키아벨리가 말하는 군주가 신망을 받는 데 필요한 방법을 읽으면 수긍이 갈 수밖에 없다.

군주가 존경을 받는 방법으로는 자신의 능력에 의하여 위대한 과업을 수행하고 비범한 모범을 보이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이 없습니다. _p.266

군주는 무엇보다도 매사에 자신이야말로 위대한 명성을 들을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요, 높은 정신을 가진 사람이라는 점을 보여 주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_p.268

군주는 자신이 동지냐 아니면 적이냐를 분명히 할 때 존경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주저하지 않고 어느 군주에게 호의나 적의를 분명히 할 때 그렇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자세는 중립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보다 항상 유리합니다. 왜냐하면 이웃의 두 강대국이 다투게 될 때 그 둘 가운데 하나가 승리하게 되며 전하께서 그 승리자에 대하여 두려움을 갖거나 갖지 않거나 양단간에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차라리 그럴 바에는 전하의 입장을 분명히 하고 정정당당하게 전쟁에 참여하는 것이 더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의 경우, 곧 두 나라가 싸우는데 그 가운데에서 태도를 분명히 하지 않고 중립을 지키다가는 항상 정복자의 먹이가 되어 그를 즐겁게 해 주고 만족시켜 줄 것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전하를 보호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명분도 찾을 수 없으려니와 전하를 받아 줄 사람을 찾을 수도 없을 것입니다. _p.270

 

전하의 동지가 아닌 사람은 전하에게 중립을 요구하고, 전하의 동맹자는 전하께서 무기를 들고 깨끗하게 싸워줄 것을 요구할 터인데, 이런 일이란 항상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 과단성이 없는 군주는 그 순간의 위기를 모면하려고 일반적으로 중립의 방법을 선택합니다. ……

두 번째의 경우, 두 교전국 가운데에 어느 쪽이 이길지라도 두려워할 것이 없을 만큼 그들이 약체일 경우 전하께서는 어느 쪽의 편을 들 것인가에 대하여 더욱 신중해야만 합니다. 왜냐하면 전하께서는 한 국가의 힘을 빌려 다른 한 국가를 멸망시킨 결과가 되기 때문입니다.


군주는 또한 재능 있는 사람에게 호의를 베풀고, 어떤 분야에서 출중한 재주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영광스럽게 만들어 줌으로써 자신이야말로 우수한 사람을 사랑하는 인물임을 보여 주어야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군주는 시민들이 상업이나 농업이나 또는 그 밖의 모든 직업에서 자신의 기능을 마음 놓고 발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줌으로써 그들을 격려해야 합니다. _p.275

 

결국 마키아벨리가 군주에게 하고자 했던 말은 이런 게 아니었을까?

군주란 정직, 의리, 겸손함 등의 도덕적인 덕목을 갖춰야 하지만 여기에만 치중하다보면 권력 유지는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속임수, 살인과 같은 비도덕적 행위는 군주에게 필요하다. 단, 국민 혹은 나라를 위해 옳은 목적으로 행할 때 말이다.

(7월 말에 재독하여 명료하게 정리한 후에 추가로 리뷰를 올릴 예정이다. 마키아벨리가 강조한 군사력을 지금 리뷰에 넣자니 너무 길어져서 다음 리뷰에 넣어야 할 것 같다. 앞서 말했듯이 마키아벨리의 사상에 대한 해석들도 제대로 정리해서 올려봐야겠다.)

 

 

The lion cannot protect himself from traps, and the fox cannot defend himself from wolves.

One must therefore be a fox to recognize traps, and a lion to frightem wolves.

_Niccolò Machiavel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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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이면을 보다 - 신용권의 역사기행
신용권 지음 / 지식과감성#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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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마도, 영월 그리고 제주도, 『역사의 이면을 보다』

 

 

 

 

 

『하나, 책과 마주하다』

 

역사의 이면을 보다! 말그대로 역사의 다른 면을 보는 것이다.

책은 크게 '경계의 땅, 대마도를 찾아서', '영월의 역사기행', '제주 4·3을 말하다'로 나뉘어지는데, 세 파트를 쭉 읽고나면 대마도로, 영월로, 제주도로 찾아가 역사공부한 느낌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책이 세 군데의 지역에 대한 역사를 세세하게 다루어주어서 역사에 대해 깊이감을 느껴야만 하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 같다.

실상 우리가 학교에서 배우는 역사는 너무 단편적이다.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하면 분명 열에 하나는 '일본'이라 답할 것이다. 한일 관계를 일컬을 때 쓰이기도 하지만 저자는 대마도에 더 맞춤인 말인 것 같다고 한다.

실제 대마도는 거리상으로만 봐도 일보보다 부산에서 훨씬 더 가깝다. 대마도는 지리적으로도 한국과 가까운 만큼 역사적으로도 한국과 가깝다.

예로부터 한국과 일본을 가르는 '경계의 땅'이었던 대마도는 오랫동안 침략과 정벌을 거듭하는 곳이자 반대로 교류와 친선의 공간이기도 했다.

대마도는 조선 영토였으나 일본의 근대 국가 재편 과정에서 영토로 공식 편입되었다고 한다.

 

"칼같은 산들은 얽히고설켜 있고, 비단결 같은 냇물은 맑고 잔잔한 영월(寧越)" _고려 후기의 학자 정추

영월에 가보지 않았지만 충분히 이 대목만으로도 느낄 수 있었다.

영월에는 어라연과 동강이 있고 단종과 김삿갓의 역사가 있으며 양산 통도사, 오대산 상원사, 정선 정암사, 설악산 봉정암과 더불어 5대 적멸보궁이라는 사자산 법흥사가 있고 별빛만큼 노을이 아름다운 천문대도 있다. 그윽한 풍류의 멋을 즐길 수 있는 정자가 있고 박물관도 있다.

영월에 가게 되면 단종의 유배지인 청령포가 있다. 저자는 그곳이 가장 오래 마음에 남는다고 한다.

단종이 묻힌 장릉도 있지만 경관이 빼어남에 있어서는 청령포에 못 미친다고 한다.

단종을 생각할 때 먼저 떠올리는 이미지가 처연함이라면, 그 처연함이 절절하게 느껴지는 곳은 바로 청령포이다.

 

수학여행의 인기여행지는 단연 제주도이다. 나 또한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갔다왔는데 당시 날씨가 너무 좋아서 친구들과 함께 소중한 추억을 쌓은 시간이었다.

제주도는 한반도에서 가장 젊은 땅, 정열의 땅으로, 지금으로부터 150만 년 전에 용암의 붓질로 태어난 우리의 귀한 땅이라고 한다.

용처럼 튀어 오르고 불꽃처럼 분출하는 화산의 흔적이 있으며 구멍 숭숭 뚫린 현무암이 많고 땅에는 용 비늘처럼 새겨진 자국들이 있으며 용트림한 자국은 제주에서 귀양살이했던 추사 김정희의 역동적인 글씨인 추사체와 많이 닮았다고 한다.

어렸을 때 제주에 관련된 전래동화 내용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제주의 옛 이름은 탐라국이며 깊고 먼 바다의 섬나라라는 뜻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제주에도 아픔은 있다. 바로 '제주 4·3 사건'이다. 학교에서 배운 교과서의 몇 줄이 고작이여서 그렇게만 알고있었는데 그에 대한 내용을 자세히 다룬 다큐를 보고선 정말 입을 다물지 못했다. 너무 충격이었다.

강제적으로 입 다물게 하였다. 모두가 침묵할 수 밖에 없었던 '제주 4·3 사건'이다.

 

우리나라에는 세계적으로도 지켜야 할 문화 유산이 굉장히 많다.

실제 우리나라는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많은 세계 기록 유산을 보유한 나라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의 관심도는 전혀 높은 편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세계기록유산으로 된 기록물들이 한문으로 이루어진 것이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그런 부분은 정부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하여 좀 더 우리나라 국민들이 우리나라 유산에 대해 더 깊게, 자세하게 알 수 있게끔 유도하는 것도 정말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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