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 7일 - 페로제도
윤대일 지음 / 달꽃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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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조금 더 인간의 때가 덜 묻은 곳으로 가고 싶다.


8월 30일부터 9월 6일까지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을 강화하였다.

안이하게 생각하지 말고 수도권에 거주하는 이들이라면 꼭 지켰으면 좋겠다.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집에 머무르고 모임, 약속 등은 모두 취소하고 퇴근 후에는 바로 집으로 가길 바란다.

한 마음, 한 뜻으로 코로나가 잠식되기를 바란다면 모두가 협조했으면 좋겠다.

이렇게까지 된 것이 결국은 특정 집단들의 이기주의 때문인데, 집회 참석자들부터 특정 교회들의 확진자들꺼자 열흘간 400명 대로 늘어났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사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 예배에 가는 교인들을 뉴스로 접할 수 있었는데 솔직히 극단적으로 말하면 이들이 신천지나 사랑제일교회와 다를 게 뭐란 말인가.

하나님이 남에게 위해가하는 것을 추구했던가? 제발 상식적으로 행동했으면 좋겠다.


이렇게 다시금 코로나가 극성을 부리니 아프기만 해도 뭔가 덜컥 겁이 날 정도이다.

며칠, 이석증 증세가 나타나 한동안 움직이질 못했는데 이제는 좀 살 것 같은 기분이다.

평소 어지럼증 증세가 있었어도 이렇게까지 세상이 뒤틀리고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이 심한 어지럼증을 겪어본 적이 없었었다.

코로나도 그렇고, 의료진 파업 문제도 겹쳐 자세한 검사는 안 했지만 초진 결과 이석증 증상이 있는 것 같다고 하셨다.

현재로선 중이염에 걸린데다 비타민D 부족 등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어지럼증 증상이 크게 나타날 수도 있다고 하니 차라리 후자에 속하기를 바랄 뿐이다.

그래도 혹시 몰라 선생님께서 어지럼증 증상이 나타나면 알려준대로 자세를 바꿔보라고 하셨는데 다행히 자세바꾸기도 많이 도움이 되고 있다.

요즘 현대인들이 비타민D 부족 현상을 많이 겪는다고 한다. 이는 피검사로 쉽게 알 수 있는데 나 또한 비타민D가 굉장히 부족해 주기적으로 비타민D 주사를 맞고 있다.

하루 20분 동안 햇빛 쬐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하는데 코로나때문에 더 안 나가다보니 그 또한 무리이다.

평소 비타민D 영양제도 챙겨먹고 있는데도 수치가 항상 낮기 때문에 주사를 맞는다. (아프긴해도 주사가 제일 좋다고 한다.)

면역력과도 관련되어 있으니 모두들 비타민D 영양제는 꼭 챙겨드시길!

또, 이야기가 산으로 흘러갈 뻔 했다;

이렇듯 집에 콕 박혀있다보면 괜스레 외출하고 싶고 여행도 가고 싶을 것이다.

그 마음, 책으로 달래보는 것이 어떨까.


지난 번, 서점 탐방을 하면서 집어들었던 『그 여름, 7일』.

리뷰는 진즉 작성했었는데 요 며칠 아파서 마무리짓지를 못해 이제야 올린다.

대학생활 내내, 오롯이 공부와 알바로만 찌들어 보냈다해도 과언이 아닌데 딱 두가지 후회되는 점이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해외여행'이다.

짤막하게 제주도도 몇 번 다녀오고 호텔룸을 빌려 호캉스도 즐겼지만, 해외여행 한 번 제대로 못 즐겼던 것이 참 후회되고 아쉬운 부분 중 하나이다.

이제는 코로나가 종식되지 않는 이상 해외여행은 꿈도 못 꿀 일이니 더 아쉽게 느껴진다.


삶의 원동력이 여행이라고 답하는 저자는 20대에 얻지 못한 물음인 '진정으로 원하는 삶'에 대한 답을 어렴풋이나마 찾았다고 한다.

바로 "내년에는 어디로 갈까?" 이다.

책 속 곳곳에 수록된 여행지(사진)들이 눈을 사로잡는데 그 여름에 간 7일이 생생하게 담겨있다.

특히, 저자는 화려하고도 찬란한 도시보다는 푸른 초원이 펼쳐진 자연 그대로를 느껴보고 싶어 날 것 그대로의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들을 여행지로 선정한다.

총 3장으로, 1장 【어디로 갈까?】에서는 저자가 평소 어떤 여행지를 선택하는지에 대해, 2장 【떠나기 전에】서는 7일을 보낸 페로제도와 여행에 있어서 알면 좋은 것들에 대해, 3장 【그 여름, 7일】에서는 본격적으로 페로제도에서 보낸 7일간의 기록이 담겨 있다.

그렇게 책을 읽고나니 나의 위시리스트에 '페로제도'가 추가되었다.

누구나 아는 유명 여행지만 생각해본지라 '페로제도'는 저자의 여행기를 통해 처음 들어보았다.

대서양 북부에 위치한 페로제도는 아이슬란드와 셰틀랜드 제도 중간에 있는 덴마크령 제도이다.

처음부터 놀라웠던 점은 치안이 우수하고 범죄율이 제로라는 자부심 아닌 자부심이 있어 저자가 묵은 게스트하우스에는 열쇠가 없다는 점이었다. (파리와는 참 대조적이다.)

천국의 땅 가시달루부터 토르의 항구인 토르스하운, 포사 폭포, 동화 속 작은 마을 죠그, 퍼핀의 고향 미키네스 등등 아기자기하고도 아름다운 여행지 곳곳이 눈을 사로잡는다.


여행은 한숨 돌릴 수 있는 쉼표 같은 것이라, 우리는 여행을 통해 지침과 힘듦으로 결여되었던 행복을 충전하기도 한다.

코로나가 끝나면 여행지는 어디로 갈 것인지 고민하는 이들에게, 특히, 자연을 사랑하는 여행자들에게 『그 여름, 7일』을 건네고 싶다. 아마 그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가고 싶은 여행지에 어느새 '페로제도'가 추가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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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여행의 마지막은 "돌아가기 아쉽다"는 여운이 남을 때

더 애틋한 추억이 된다.

책과는 주제를 벗어난 이야기지만,

우리의 안전을 위협할 정도로 근래 코로나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여행이 고프면 집에서 '안전하게' 여행과 관련된 에세이를 펼치거나 취미 생활을 하는 게 더 좋지 않을까.

당분간은 여행과 외출은 가급적 자제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장마가 끝나고 폭염이 닥친 시기에,

마스크를 낀 우리 또한 숨 쉬는 게 힘들 정도인데 온 몸을 꽁꽁 싸맨 채 일하는 의료진들은 어떻겠는가.

본인은 걸리지 않을 것이란 안일한 생각에, 혹 걸린다 할지라도 어찌되었든 낫겠지하는 멍청한 생각은 접어야 한다.

신천지 이상으로 이기주의의 온상을 보여주고 있는 특정 교회들로 인해 이전보다 더 빠르게 퍼지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내가 다니고 있는 대학병원은 지정병원은 아니지만) 코로나 검사를 하는 이들이 더러 있어 방호복 입은 의료진들을 볼 수 있는데

뚝 뚝 흐르는 땀이 보일 정도인데다 너무 힘들어하는 게 느껴질 정도라 보는 내가 더 힘들 정도였다.

코로나에 걸려 치료를 마친다 할지라도 피부병, 두통 외에 당뇨병과 같은 후유증으로 평생을 고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흔히들 말하는 '권력'에 앉은 자들이라면 나라를 '잘' 이끌어 갈 생각밖에 없어야 하는데 내가 잘했니, 네가 잘했니와 같은 터무니없는 억지와 고집으로 헐뜯기 바쁜 모습들만 보면 그 때 문득 드는 생각은 참 공평하지 않다는 것이다.

집회를 나갔던 노부부가 같이 살고 있는 딸과 사위 그리고 어린 손녀에게까지 코로나를 퍼뜨려 가족 모두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도대체 어떤 생각의 틀에 박혀 지지하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그런 부류의 사람들은 그저 '사회악'으로밖에 보이질 않는다.

코로나의 최전선에서 일하는 이들은 무슨 죄인가.

지하철을 타던 중에 한 여성이 걸려오는 전화에 마스크를 내리고 통화를 했는데 자연스레 옆자리의 사람들이 일어나 그 자리를 피했었다.

그런데 그 여성은 오히려 다른 사람들이 유난이라는 듯 보란듯이 큰 소리로 통화를 마쳤는데.

나 혼자서 세상을 살 수 없듯, 이기적인 마음은 제발 버렸으면 좋겠다.

그저 하루 빨리, 코로나가 종식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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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GRITY NEW YORK VOL.2
정인기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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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책으로 여행을 떠나라 했던가!

위통때문에 한 주는 꼬박 죽만 겨우 넘겼는데 이번에도 여러모로 휴가는 무슨 휴가인가 싶다.

그저 에어컨 켜놓은 시원한 방에서 (아, 위가 얼른 나으면 외할머니가 보내준 옥수수도 먹으면서) 책장에서 여행책 몇 권 꺼내 이불에 포옥 기대어 읽는 것만으로도 황송하다.

추려놓은 여행책 몇 권이 있는데 그 중 한권은 참지 못해 읽어버렸다. 역시나! 책은 여러모로 내게 무한한 감정을 준다.


『INTEGRITY NEW YORK VOL.2』은 특히나 대문짝만한 사진들과 함께 짤막한 글이 담겨져 있어 뉴욕 곳곳을 누비는 기분이 들 정도이다.

개인적으로 라스베가스와 로스앤젤레스 여행이 너무 기억에 남아 뉴욕, 워싱턴은 꼭 가보고 싶던 도시들 중 하나였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솔트레이크시티로 경유해 가던 중, 비행기에서 한 신사분을 만났었다.

교사였는지, 사업가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중후한 목소리에 영국식 억양이 묻어났었다. (목소리가 참 매력적이셨다.)

아무튼, 그분이 뉴욕에 대한 이야기를 짤막하게 해주셨는데 아마 그 때부터 꼭 가보고 싶은 도시가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운이 좋았는지도 모르겠지만 난 미국여행 내내 인종차별 받은 것도 전혀 없었고 흑인, 백인 상관없이 만나는 사람마다 너무도 친절해서 사람들과의 만남도 진한 추억으로 남았다.

허나 언제 종식될 지 모르는 코로나 때문에 가고 싶은 마음은 일단 접은 상태이다.


뉴욕시 심장 맨해튼의 전망대인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탑 오브 더 락 그리고 원 월드 트레이드 센터를 소개로 책은 시작한다.

뉴욕 맨해튼을 대표하는 8곳의 공원도 나오는데, 센트럴 파크, 브라이언트 파크, 매디슨 스퀘어 파크, 유니언 스퀘어 파크, 워싱턴 스퀘어 파크, 하이라인 파크, 9.11 메모리얼, 배터리 파크가 있다.

그 중 9.11 메모리얼은 2001년 발생한 9.11 테러로 인해 무너졌던 월드 트레이트 센터가 있던 장소에 지어진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공원이다.

9.11 메모리얼에 가면 중앙에 두 개의 분수대가 있는데 여기에 희생자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고 한다.

테러 당시, 어린 내게도 가히 충격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 때는 큰 비행기가 빌딩을 무너뜨린 장면을 보고선 두려움과 무서움뿐이었는데 이후 미국에서 나온 다큐멘터리들을 보고선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책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뉴욕에서 맛볼 수 있는 최고의 스테이크를 하는 두 곳과 디저트와 카페 그리고 뉴욕 기념품을 살 수 있는 곳을 소개해준다.

나이아가라 폭포 주립공원을 포함한 뉴욕의 자연을 엿볼 수 있는 다섯 곳과 그래피티가 가득한 브루클린도 소개해준다.


이렇듯 책 한 권 쭉 보면 뉴욕 여행은 다 한 기분이 들 수밖에 없다.

1권을 건너뛰고 2권부터 보게 되었는데, 2권을 너무 재미있게 봐서 1권은 곧바로 주문했다. (언젠가 갈 수도 있으니깐?)

연이은 장마에 축축 처지는 나날이지만 8월 한주는 산뜻한 일들만 가득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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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의 빨간 맛 - 발렌시아에서 보낸 꿈결 같은 한 해의 기록
한지은 지음 / 바이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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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전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덕에 모두가 여행은 커녕 외출도 자제하고 있는 것이 요즘의 현실이다.

잠잠해지는 것 같다가도 여기저기서 소규모로 터지면서 확대되니 나부터 조심하고 자중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든다.

여행도, 외출도 못 하니 사람 심리라는 게 더 나가고 싶은 마음이 큰 법이다.

그런 마음이 들 때면 '여행 에세이'를 보는 게 가장 좋은 답안이 아닐까.

이번에 읽게 된 책은 저자가 스페인에서 지내는 동안 한 해의 일상을 담은 『스페인의 빨간 맛』이다.

저자가 스페인의 발렌시아에서 한 해를 보내기 전까지 세계 각지를 돌아다녔는데 그 한 해 동안 발자취를 남겼던 나라의 사진들을 볼 때면 내 가슴이 다 설레었다.


"여자 혼자 여행하면 위험하지 않나요?"

저자 또한 글 첫 머리에 이런 질문을 남겼다.

허나 저자는 이에 대한 질문에 똑부러지게 답한다.

지켜야 할 것을 지키면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로써, 여행자들이 가지 말아야 할 곳에는 절대 가지 않고 해가 지고 나면 절대 혼자서 돌아다니지 않고 낯선 이의 호의를 무조건적으로 수용하지 않는 지침들을 말이다.


네이버 검색창에 '혼자 여행'을 검색하면 연관검색어에 '여자 혼자 여행', 국내 여자 혼자 여행하기 좋은 곳', '해외 여자 혼자 여행하기 좋은 곳' 등 키워드들이 뜨는 것을 볼 수 있다.

여자 혼자 여행 가는 것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그만큼 여자 혼자서 여행가는 것이 많이 늘었음을 의미한다.

저자를 비롯하여 혼자서 여행다녀오는 여성분들 보면 그 용기가 참 부럽다.

스스로 겁이 없다라고 생각하고 싶지만 조금 겁이 있어서 혼자 여행, 1박은 꿈도 못 꾸는 것 같다.

(그래도 당일치기로라도 국내 여기저기 돌아다닌 것도 여행이라 생각해본다.)

또한, 저자가 여자로서 여행하는 것이 참 좋았다고 언급했는데 나 또한 이 부분에 참 공감한다.

여행에 포함시킬 순 없으나 미국에 잠시 가 있을 때 일행과 잠시 떨어져 도움을 받아야 할 상황이 올 때마다 너도 나도 친절하게 도와주셨던 기억이 있다.

낯선 곳에 동 떨어진 것이 처음이었는지라 당시 매너가 무엇인지 보여주셨던, 수트가 잘 어울리셨던 할아버지부터 키가 엄청 컸던 대학생 오빠까지 도와주셨던 분들을 다 기억할 정도이다.


여행 중에 나는 무엇을 바라 소비하는가.

행복한 여정을 완성하는 현명한 소비의 방향을 파악하기란 내게 여전히 어려운 일이다. 다만 여행 중에 내가 취한 그 모든 결단과 행동이 나의 행복뿐 아니라 상대의 기쁨을 함께 목표한 것이었을 때 내 마음에 요동 없는 깊은 만족이 알더라는 것만을 경험적으로 알 뿐이다. 채워지지 않은 지혜를 희구하는 연유로, 끝이 보이지 않는 긴 여행길 위에 나는 서 있지 않던가.


바로 그 순간이었다. 내 인생 그 어느 때보다 더 강렬한 예감이 나를 찾아온 건.

…… 내가 걸어둔 옷가지들과 한 바람에 나부끼고 있는 이웃들의 빨래가 사랑스러웠다. 나지막이 들려오는 갖은 생활의 소리들도 듣기에 좋았다. 이곳에서는 나 역시 내 민낯을 부끄럼 없이 내보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앞으로도 이곳에서 빨래를 널고 화분을 키우고 바람을 맞고 주민들의 생활을 돌아볼 내 모습이 선연히 그려졌다.

'나는 아마 이곳에서 살게 될 것 같다.'


이러한 강렬한 순간이 있었기에 저자가 발렌시아에 오랫동안 머물었지 않았나싶다.

책 속 내용을 읊기만 해도 고요하고 편안한 느낌이 완연한 도시임을 짐작할 수 있을 정도니깐.


책은 진즉 읽었었고 외출할 때면 갖고 다니던 책이 한동안 이 책이었기에 벌써 두 번을 읽고도 중간 중간 좋았던 부분들을 한 번은 더 봤으니 저자가 머물렀던 루트들이 내 머릿속에서 선연하게 그려진다.

해외 경험이 드물어 저자가 발렌시아에서 느낀 그 감정을 오롯이 느낄 순 없지만 마음까지 평안하고 고요해지는 곳이 분명 어딘가에는 있을 것 같다라는 느낌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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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살아도 괜찮을까
이성진 지음 / 하모니북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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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 살다 보니 '아 얘들은 행동의 바탕이 도는 가치관이 우리랑 참 다르구나'라고 느낄 때가 종종 있었다. 나는 그것을 관통하는 게 개인주의에서 오는 자기 존중감이라고 생각했다.

인간관계의 중심은 나로부터 시작이라는 것.



많은 사람이 자기가 개성적이지 못하다며 스스로 자책하는데, 겪어본 바로는 개성 따라 사는 걸 어렵게 생각하면 안 된다. 꼭 남들보다 크게 튀지 않아도 된다.


내가 좋아하는 거 하면서

남 눈치 보지 않는 것.


그리고 이왕이면

나뿐만 아니라 타인에게도 도움이 되는 방향성.


정말 그거면 충분하다.



자신의 '진짜 감정'을 표현해 버리면 사회적으로 위험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것을 '가짜 감정'으로 덮어버린다. 그러고는 자신의 '진짜 감정'을 무의식 속에 꾹꾹 눌러 넣는다. 당장 느껴지지 않으니 완전히 지워져 버렸다고 착각하기 쉽지만, 의식 속에서 느껴지지 않는다고 감정이 진짜로 사라진 건 아니니 언제든지 터져 나올 수 있다.

(……중략……)

그보단 먼저 뺨을 맞은 아이를 안아줘야 했다.

네 잘못이 아니라고 위로해줘야 했다.

이젠 괜찮다고, 더는 무서워하지 않아도 된다고 달래줘야만 했다.



참는 게 절대 능사가 아니다.

힘든 일이 있을 때는 옆 사람에게 한번 말해봐라.


그렇게만 해도 분명 나아지는 게 있을 테니까!


내가 노력해서 얻은 것이 순전히 나만의 노력은 아닐 수 있다는 것.



어쩌면 내가 운칠(運七)의 축복을 받은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걸 인정하는 사람만이 진심으로 겸손한 마음을 가질 수 있다.



갑갑한 틀에 갇혀있으면 그 공간을 벗어나고자 꿈틀꿈틀대기 마련인데 그럴 때면 대부분 '여행'을 떠올리곤 할 것이다.

허나 지금으로선 코로나가 종식되는 날이 다가와야 꿈꿀 수 있는 '여행'이니 여행과 관련된 도서로 그 아쉬움을 달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저자의 여행 일정 중 가장 부러웠던 부분은 빈 여행의 마지막 일정이었다.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도 큰 울림을 주었던, 바로 오케스트라 연주를 눈앞에서 보았다는 것이다.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유명 명소에 가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그 나라의 문화생활을 직접 접하는 것 또한 참 좋은 것 같다.

예컨대 뮤지컬을 보고, 발레를 보고, 연주회를 듣고…….

이전에 미국에 갔을 때, 블랙드레스를 차려입고 발레 공연을 보러 갔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하나의 신(scene)도 놓치지 않고 집중해서 봤던 것 같다.

발레리노들과 발레리나들에게 기립박수를 치는 그 마지막 순간까지도, 유난히 그 기억의 잔상이 오래가는 것 같다.

오롯이 여행 일정을 담은 책보다는 여행에세이를 더 많이 읽곤 하는데 『유럽에서 살아도 괜찮을까』는 에세이에 좀 더 가까운 책으로, 저자의 '유럽 여행'을 통해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책 한 권으로 판단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론) 저자는 사색하기를 좋아하는 듯 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진료를 마치고 또 다른 병원으로 가야해서 좀 서둘렀는데 예상외로 더 빨리 도착해 한남동의 조그마한 카페에 들어가 길쭉한 유리잔 안에 얼음이 동동 띄워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책을 펼쳤다.

점심시간이 훌쩍 지난 시간이라 그런지 카페에 사람이 없어 볕이 잘 드는 쪽에 앉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유럽에서 살아도 괜찮을까』를 읽었다.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고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깨끗한데다 카페는 작고 앤틱한 분위기가 서려있어 책 읽는 내내 꼭 유럽의 한 카페에 앉아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간간히 만나는 선생님께서 내게 숙제 아닌 숙제(?)를 내주셨다. _소소한 행복 세 가지 찾아보기

(이야기가 길지만) 잠깐 얘기하다 내가 선뜻 대답하질 못해서 이런 숙제(?)를 내주셨는데 이 때의 이 순간도 소소한 행복이 아니겠는가.


그곳이 어디가 됐든

우리,

오롯이 나답게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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