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기쁨 채집 생활 - 평범한 일상이 좋아지는 나만의 작은 규칙들
김혜원 지음 / 인디고(글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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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단 5분이라도 날 기쁘게 만들 수 있는 일이라면 일단 하고 본다.

완성도가 좀 떨어지더라도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단 낫다.

마음 놓고 행복할 수 있는 상황은 좀처럼 주어지지 않으니까.

2퍼센트 아쉬운 뽀시래기 행복이라도 틈틈히 주워 둬야 한다.


때로는 큰 것보다 작고 소소한 것에서 나온 행복과 기쁨이 클 때가 있다.

그것이 아마 일상의 소중함이 아닐까싶다.

우리가 당연시하게 여기는 것들이 어쩌면 너무나도 익숙해져 있어서 그에 대한 소중함과 감사함을 모르고 지나쳐 버린다.

허나 그 당연시하게 여기는 것들이 당연하게 옆에 있을 줄 알았는데 없어져버리면 큰 상실감과 공허함이 따르기 마련이다.


누군가 물었다. _'이번 한 주동안 오롯이 네 자신을 위한 소중한 시간을 가졌니?'

한량하게 살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어디 있겠는가?

다들 사는 게 바빠 일상의 소소함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없을 뿐인데.


오늘의 기념품을 남긴다는 생각으로 일기장을 채운다.

먼 훗날 우리가 돌연 인생의 의미를 잃고 헤맬 때 확실한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자도 스무살을 시작으로 10년 넘게 일기를 쓰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저자는 덧붙인다. 마음에 드는 일기장을 찾고 동그라미라도 그린다는 생각으로 아무 말이나 끄적여도 좋다고.

초등학교 때 쓰고 그린 그림일기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꾸준히 쓰고 있는 10년은 훌쩍 뛰어 넘는다.

내게 일기장은 추억을 회상하는 기록물이자 은밀한 비밀이 담겨있는 치부책이나 다름없다.

어떻게 일기를 초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쓸 수 있었을까?

단순하게 말하자면 한 줄이건, 한 장이건 그 날의 기분 혹은 사건 등을 기록하는 습관을 가지기만 하면 된다.

나 또한 어떤 날은 한줄로, 어떤 날은 한장으로 남기곤 하는데 그 길이는 중요치않다.

남기는 것 자체에 의의를 둔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실천할 수 있다.

난 보통 1년 주기로 잡고 일기장을 고른다.

일단 일기장 자체가 365일을 기준으로 한장씩 쓴다고 가정하여 약 400쪽으로 구성된 노트를 사거나 1-200쪽으로 구성된 노트 두 개를 사서 붙이는 편이다.

어떤 해의 일기장은 그날의 날씨부터 아침에 몇 시에 일어났고 오후에 뭘 했으며 자기 전까지 뭘 했는지를 자세하게 기록하였고 어떤 해의 일기장은 그 날의 사건만 간략하게 요약하며 '힘들다.', '기쁘다.' 등의 간단한 그 날의 평을 기록하기도 하였다.

나중에 모아모아 읽고나면 저절로 입꼬리가 올라갈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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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작은 규칙

오늘의 기념품을 남긴다는 생각으로 일기장을 채운다.
먼 훗날 우리가 돌연 인생의 의미를 잃고 헤맬 때
확실한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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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왜 살아야 하는지 몰랐습니다 - 20년간 우울증과 동행해온 사람의 치유 여정이 담긴 책
고요 지음 / 인디고(글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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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때로는 몸에 난 상처보다 마음에 난 상처가 더 아프기도 하다.

하교 후, 따뜻한 집을 마주하지 못했던 저자는 어린 시절부터 상처가 가득했다.
365일 중 360여일은 술에 취해있던 아빠가 이른 저녁부터 술주정과 욕설을 퍼부었으며 가장은 엄마였기에 늦은 시간에나 일을 마치고 돌아왔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술에 취한 상태에서도 아이들에게 줄 과자를 사오거나 사랑한다고 말하니 좋아할 수도 미워할 수도 없는 존재였을 것이다.
그렇게 저자는 어린 시절에 쌓아야 할 정서적 안정감을 쌓지 못한 채 서서히 무너져만 갔다.
열다섯이 되던 어느 여름 밤, 저자는 처음 자살 시도를 했다.
보일 듯 말 듯한 자국만 남긴 채 다행히도 저자의 시계는 멈추지 않고 계속되었다.
그런 기억으로만 저자가 늪에 빠진 것은 아니었다.
스스로 기억에 대한 봉인을 택했고 이십 대 중반에서야 꺼내게 된 그녀의 한 기억도 읽는 내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가늠이 안 될 정도였다.
지하철에서 성희롱을 당해도 치떨리는데 그녀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따돌림을 당했고 중학교 때도 홀로 외로움을 삼켜야만 했다.

아빠는 혼란과 고통을 줬다. 사랑 많은 엄마는 내 곁에 머물 수 없었다. 언니는 언니의 세상을 지키느라 바빴다. 친구는 아픔의 또 다른 이름이었다. 어디에도 마음 붙일 곳이 없었다. 가시와 얼음만 가득한 세상. 어릴 때부터 너무나 익숙한 풍경이었다.

그렇게 저자는 중학교 3학년 말에 엄마를 설득해 정신과 병원을 다니게 된다.
어린 나이에 정신과를 다니게 된 그녀.
그렇게 저자가 마음의 상처를 치료받고 그녀를 옭아맸던 나쁜 사건들로부터 해방되길 바랐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교직에서 과감히 물러나 우울증에서 벗어나보고자 친구와 함께 떠나게 된 세계여행.
2015년 11월 30일, 그녀는 같은 교회를 다니는 십년지기와 함께 방콕으로 향했다.
짧은 방콕여행을 거쳐 라오스로 향한 그녀들은 스무 시간 남짓 걸리는 루앙프라방을 가기 위해 이층 슬리핑 버스를 타게 된다.
그리고 그 버스는 그녀에게 큰 상처와 아픔을 안겨주게 된다.

그 사실을 머리로 받아들이기도 전에, 공포로 비명 같은 울음이 터져 나오기도 전에, 두 귀를 찢어내기라도 하듯 엄청난 굉음이 사정없이 파고 들었다. 육중한 쇳덩이가 거칠게 아스팔트를 긁어대는 소리와 유리창이 깨져나가는 소리가 사방에서 정신없이 들려왔다.
내 인생에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버스가 전복되고 있었다.


감히 저자의 고통과 아픔에 대해 글로서 표현할 순 없지만, 읽는 내내 마음이 쓰리고 아팠다.
그리고 어떤 면에서는 충분히 이해갔기에 그녀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느낌이었다. (중략)
중학교 3학년이면 어린 나이인데, 그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정신과를 가야겠다고 택한 저자의 결정을 보며 얼마나 많은 고민 속에 슬픔과 고통 그리고 의지와 용기가 있었을지….
당시, 그 버스 사고를 뉴스로 접했던 기억이 있다.
침대 버스가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전복된 사건이었는데 당시 부상당한 이가 저자였고 사망했던 이가 저자의 친구였다니.
10년 지기 친구와 함께 행복한 추억을 만끽하며 새로운 시작을 다질 수 있는 계기이길 바랐던 여행이 한순간에 그렇게 무너져야만 했다는 것이 (일면식도 없지만) 눈물이 났다.
친구를 떠나보낸 슬픔 그리고 오랫동안 반복된 수술 속에 큰 고통을 감내하며 살고있는 저자의 감정을 그 누가 함부로 표현할 수 있을까.

이후 친구를 마주하기 위해 사고현장을 찾은 그녀.
그녀는 친구가 아닌 그녀 자신에게 편지를 남긴다.
마침내 살아야 하는 이유를 알게 된 너, 그런 너와 함께 새로운 여행을 시작하려고 해. 어두운 길 가는 누군가에게 따스한 빛 한 조각 내어줄 수 있는 여행을. 마음 아픈 누군가에게 진실된 공감 한 조각 건네어 줄 수 있는 여행을. 오늘도 죽음을 생각한 누군가에게 하루를 더 살아낼 힘을 주는 그런 여행을.

저자가 앞으로 더 행복하게 살길 바란다라는 말보단 이렇게 말하고 싶다.
앞으로 그녀는 지금보다 더 행복해질 것이다. 그리고 더 잘 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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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내가 한 사람의 심장이
미어지는 것을 멈출 수 있다면,
나 헛되이 사는 것은 아니리라.
만약 내가 누군가의
아픔을 달래줄 수 있다면,
고통을 덜어줄 수 있다면,
지친 새 한 마리 둥지로
돌아가도록 도와줄 수 있다면,
나 헛되이 사는 것은 아니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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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괜찮아 - 엄마를 잃고서야 진짜 엄마가 보였다
김도윤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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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어떤 일이든 거뜬히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던 엄마였지만,
엄마에게는 눈덩이처럼 불어난 불행을 감당할 수 있는 면역력이 없었다.


요즈음, 나는 조금 느려진 것 같다. 아니, 많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 같다.
하나건 둘이건 그 이상이 내게 주어졌다면 '빨리 빨리' 해냈는데 지금은 '빨리 빨리'는 고사하고 평소 속도도 못 따라갈 정도로 많이 느려졌다.
모든 것이 느릿해졌고 일부는 내려놓기도 했다. 일 그리고 공부는 물론이고 연재글도 덩달아 속도가 늦춰져 거기서 받는 마음의 짐도 이루 말할 수 없다.
매일 쓰던 일기도 통 쓰질 않았다. 그래서 요새는 글자보다 음표에 몸을 싣고 있다.
진즉 읽고, 진즉 (리뷰) 쓴 책이지만 한 권씩 천천히 올려야겠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는 책이 있고 무거운 마음으로 읽는 책이 있다.
책을 읽다보면 저자의 감정을 고스란히 받을 때가 있는데 처음부터 마음이 아팠다.
제목은 『엄마는 괜찮아』였지만 '엄마는 괜찮지 않았다.'가 더 맞지 않나 싶다.
우울증을 앓고 있던 어머니의 죽음, 책은 그 날부터 시작된다.
"여보, 나 집에 가고 싶어."라는 말이 새로운 삶에 대한 의지라 오해했던 가족들.
"네 엄마가, 네 엄마가……."라는 말과 함께 어머니가 베란다에서 몸을 던졌다는 새벽 1시에 걸려온 아버지의 전화.
서울에서 대구까지 어떻게 내려갔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없었던 저자는 '도윤아, 왔나?'라는 어머니의 웃음이 아닌 어머니의 차디찬 손을 마주해야만 했다.
저자의 어머니가 처음부터 '우울증'을 가지고 있던 것은 아니었다.
저자의 형 또한 우울증이 심해 출입이 제한되는 폐쇄 병동에 머물게 되는데 형의 우울증이 어머니에게 고스란히 전염되었던 것이다.
그렇게 어머니도 대구에 있는 대학 병원에 두 달을 입원해있다 퇴원하고 또 다른 병원에 입퇴원하게 된다.
그러다 장기 입원할 수 있는 집 근처 병원에 입원하게 되는데 당시 병명이 화병에 의한 불면증과 우울증이었다고 한다.

우리네 엄마들은 오롯이 '가족'을 위해 사는 것 같다.
책에도 나오듯이, 어머니의 장례식은 지독할만큼 조용했다고 표현하는데 참 마음 아프다.
(물론, 산악회 혹은 교회 모임 등에 참여하는 '엄마'들도 있겠지만 그런 분들을 제외하곤) 대개 결혼하고선 오롯이 가정을 위해 살다보니깐 자연스레 친구들과의 만남도 멀어지고 자식들을 위해 맞벌이까지 하는 '엄마'들이 대부분이다.
우리 엄마도 마찬가지이다.
(일찍 철든 것이 이유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난 일찍이 알았던 것 같다.
그래서 엄마와 시간을 '많이' 보내려고 했다.
대학교 때, 서너 개의 알바를 할 때도 엄마가 쉬는 평일은 일부러 비워서 함께 시간을 보내려고 했다.
엄마의 장황한 이야기부터 사소한 말 한마디까지 들으며 좋은 곳에 데려가고, 좋은 곳을 보여주고 항상 새로운 것을 접할 수 있게 연결고리의 역할을 했다.
그것이 엄마의 '딸'이 아닌 '친구'가 되어주는 것이라 생각했다.

자살한 이들의 유가족을 다뤘던 한 프로그램이 있었다.
남편을 가슴에 묻게 된 아내의 인터뷰 중에 그런 말이 있었다.
은행잎이 떨어지는 가을날, 남편이 그렇게 떠나게 되었는데 아내는 집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질 않았다고 한다.
은행잎에 맞아도 죽을 것 같아서, 그래서 나가질 못했다고 한다.

떠난 사람들은 붙잡으려 해도 이미 세상을 떠나고 없다.
그런데 떠나려는 사람들은 아직 세상에 있기에 붙잡을 순 있다.
그들에게 필요한 건 '잘 살아.', '잘 살려고 노력해봐.'의 충고가 아닌 이해해주고 인정해주는 격려와 위로가 필요하다.
저자를 비롯해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나보낸 그들이 그 아픔을 다 털어낼 순 없겠지만 앞으로 걸어나갈 수 있도록 마음을 담아 기도한다.

따뜻한 작은 손길 한 번이면 한 사람의 하루는 온기로 가득할 수 있다.
그 온기에 다시 하루를 살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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