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미 여행자다 - 일상이 여행이 되는 습관 좋은 습관 시리즈 13
섬북동 외 지음 / 좋은습관연구소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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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한 것을 보니 이제야 조금씩 코로나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기 위해 움직이는 것만 같다.

그렇다면 코로나가 온 세상을 지배하고 있을 때, 우리는 어떻게 여행의 욕구를 해소시키고 있었을까?


저자, 섬북동은 2011년 11월 서울 출생으로 양손잡이다. 실제로 만난 사람들은 이십 대로도 보고, 오십 대로도 보는 신기한 외모다.

사정상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전국을 떠돌며 자라 딱히 서울 사람이라고 부르기도 힘들다.

카피라이터, 드라마 작가, 영화 마케터, 번역가, 디자이너 등의 직업으로 밥벌이를 한다. 책을 좋아한다. 아니, 그보다는 책을 읽고 나서 떠드는 걸 더 좋아한다. 그렇게 10년째 격주 토요일마다 떠들어댄 결과물은 브런치 ‘뒷book’에 기록하고 있다.

애인과 나란히 캠핑 의자에 앉아 책 읽는 시간을 제일 좋아하지만, 까뽀에이라로 몸을 만들고 시장이나 온라인에서 구입한 식재료로 요리하는 것도 즐긴다. 주말에는 따릉이를 타고 한강을 달리며 노을 지는 하늘을 구경하기도 한다.

다양한 부캐를 품고 살아가는 나를 사람들은 이렇게 부른다.

'섬북동 씨~'

참고로, 섬북동씨 안에는 7인의 여행자가 있다.




Ⅰ 방구석 생존 여행


뉴욕의 봄. 드디어 뉴욕에도 봄이 오나 보다. 두꺼운 파카를 벗고 올해 처음으로 코트를 입고 출근했다. …… 퇴근길, 강 너머로 보이는 뉴욕 도심 풍경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 친구와 헤어져 돌아가는 귀갓길, 강 너머로 내다보이는 불 켜진 뉴욕 풍경. 매일 아침저녁으로 마주하는 풍경이지만, 볼 때마다 내가 어디에 있는지 깨닫게 되는 장면이다.

주말 아침. 오늘은 전철을 타지 않고 걸어서 골목 구석구석을 걷다, 다리 건너 루즈젤트섬으로 가본다.


후쿠오카의 여름.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여름 더위가 시작됐다. 커피에 얼음을 잔뜩 넣어 냉동실에 잠시 넣어뒀다. 그 사이 빵을 한 장 꺼내 굽는다. 밤새 더위에 잠을 설친 뒤 조금은 멍한 여름날 아침에는 역시 믹스 커피가 좋다. …… 오늘은 아침부터 미용실에 가기로 했다. 마스크에 양산까지, 요즘은 나가려면 챙겨야 할 짐이 너무 많다. 이 더위에 마스크까지 쓰고 있으려니 괴롭다. 언제쯤 마스크를 벗게 될까? 이러다 친구들 얼굴도 잊을 것 같다. 커피를 마시며 세계 여행지가 담긴 책을 읽고 있으려니 얼른 여행을 떠나고 싶다. 사우나 속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푹푹 찐다. 그래도 이제 8월 말이니 이 여름도 어느새 끝나겠지.


에든버러의 가을. 스코틀랜드에 오고 난 이후에는 모든 계절을 사랑하게 됐다. 특히 햇볕이 귀한 나라에 오니 가을 햇살은 더 귀하고 사랑스럽다. …… 토요일이라 외출을 감행했다. …… 제일 자주 사고 또 좋아하는 기념품은 에코백과 책갈피다. 흔해 빠진 것 같아도 오래 그곳을 기억할 수 있는 부담 없는 선물이다. 폐장 시간이 다 되었다. 바깥은 벌써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이제 더 해가 짧아지는 계절로 들어서고 있다.


스톡홀름의 겨울. 아침을 먹은 다음 든든히 껴입고 딸, 남편과 함께 산책을 나왔다. 남편은 딸의 썰매에 줄을 매달아 끌고 눈 쌓인 길을 앞서간다. …… 겨울이 길어서 힘들지만 날씨가 좋은 날은 지상의 풍경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평온하고 아름다운 곳이다. 눈 쌓인 꽁꽁 언 호수 위로 우리처럼 해를 보러 나온 사람들의 발자국이 길게 찍혀 있다. …… 거의 한 달 만에 해가 뜨는 날, 이런 날을 놓칠 수 없어 온 가족이 근처에서 썰매를 타기로 했다. 도시가 온통 눈 천지다. 양옆으로 늘어선 삼나무 위에도 하얗게 눈이 쌓였다. …… 요즘은 오후 한 시가 넘으면 해가 진다. 그러니 더욱 부지런히 움직여 해가 떠 있는 시간을 즐겨야 한다. 다시 어둠이 찾아오기 전에.


지금은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3년 전까지만 해도 스코틀랜드에 살고 있던 <HEYJOO>

남편과 딸과 함께 스웨덴에 사는 <펩선PEPSUN>

뉴욕에서 회사에 다니는 <배배 뉴욕BaeBae NY>

남편과 후쿠오카에 살며 일상을 공유하는 <윗시 wish>

옷도 음악도 취향도 감각적인 뉴욕의 <정윤 UniAvenue>

영국 런던에서 회사에 다니며 집안과 출퇴근 생활을 담아 올리는 <Yookyung's Day유경데이>

앞서 각 나라의 계절을 묘사했던 일상이 바로 위와 같이 나열한 유튜버들의 일상이다.


코로나로 인해 국내는 커녕 집에만 갇혀 있다보니 여행을 '낙'으로 살았던 이들에게 특히 유튜브는 대체할 수 있는 유일한 낙이었을 것이다.

유튜브 외에도 패션을 통해 현지를 느낄 수 있는 브랜드, 가고 싶은 나라의 특색있는 음식을 먹으며 느끼는 맛 그리고 화면으로 만나는 영화와 드라마, 글로 만나는 책 등을 통해 방구석에서 여행을 떠났으리라.

나는 여행이 너무 고플 때 어떻게 하더라?

책 중에서도 특히 여행 에세이를 보고 외국 영화 중에서도 「Midnight in Paris」 등을 보고 굳이 드라마나 예능으로 여행 기분을 느끼고 싶다면 「꽃보다 누나」, 「꽃보다 할배」를 보곤 한다.

여행 에세이는 일반 여행서와 달리 저자의 관점에서 재미있게 풀어쓴 글이기에 읽다보면 같이 여행하는 느낌이 절로 들게 된다.

글과 그림이 동시에 같이 움직이면서 당시 저자가 느꼈던 느낌들도 함께 느낄 수 있기에 여행 에세이는 특히나 함께 하는 재미가 있다.

영화를 많이 보고 드라마, 예능은 거의 보지 않는 편인데, 여행 기분을 느끼고 싶을 때는 꼭 「꽃보다 누나」, 「꽃보다 할배」를 본다.

꽤 오래 전에 방영했었던 아임 리얼 시리즈나 잇시티도 어렸을 때 보던 기억이 선명해 가끔 보곤 하지만 그래도 나의 픽은 현지 느낌을 잘 느낄 수 있는 영화인 것 같다.

더 추가하자면, 바로 유튜브이다!

몸이 좋질 않아 어쩔 수 없이 집에 콕 박혀 있을 때 유튜브를 보곤 했는데, 유튜브는 새로운 것을 터득하고 습득할 수 있는 공간으론 최고인 것 같다.

온갖 학습의 장인지라 전문가들의 교육이 담긴 영상과 다큐멘터리 위주로 보는 것을 좋아했었는데 어느 순간 RECIPE나 DAILYLIFE에 빠져 (해외) 일상, 여행 브이로그를 보다보면 순식간에 1-20분이 훅 지나간다.

책에서 나온 채널 영상을 한 번씩 쭉 봤었는데 저자가 이렇게까지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를 단박에 알 것만 같았다.




Ⅱ 집 밖 일상 여행


회사를 그만두고 다시 프리랜서 생활로 돌아오면서는 조바심이 났는지 일을 무리하게 받았다가 결국 탈이 나고 말았다.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기가 힘들 정도로 깊이 가라앉았지만, 어떻게든 일어났다. 그러고 무작정 걸었다. 언덕을 넘어 아파트 단지를 가로질러 옆 동네 마트라도 갔다.


2만 4,905걸음. 제주에서 돌아온 문언니의 소환에 금요일 밤 공덕역으로 향했다. …… 공덕 꽃길을 걸어 어느새 홍대입구역까지 왔다. 헤어지기 전, 홍대입구역 7번 출구 앞 노점에서 문언니는 한 다발에 5,000원 하는 '옥시'라는 꽃을 하나씩 사서 안기고는 사라졌다. 옥시의 영어 이름은 'starflower'. 별을 꼭 닮아 붙은 이름이란다. 밤 11시에 퇴근하면서도 벚꽃을 보면 다시 기분이 좋아진다는 옥 언니, 제주가 너무 좋다면서도 서울에 오면 외국이라도 온 것처럼 탄성을 질러대는 문 언니. 나와 봄밤을 같이 걸어 주는 별처럼 따뜻한 친구들. 휴대폰을 보니 2년 전에 갔던 부다페스트 여행에서 비틀거리며 걷고 또 걸었던 그 날의 걸음 수가 나왔다.


1만 3,219걸음. 7시에 일어나 30분 정도 걷고 돌아와 아침 글쓰기를 한 뒤 30분 정도 요가를 했다. 달걀 두 개를 꺼내 삶고, 그 사이에 머리를 감았다. 오늘은 연남동까지 걸어가서 일할 계획이다.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좋은 점 한 가지는 평일 오전 시간에 카페를 한적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날 저녁에는 합정역에 살다가 얼마 전 우리 동네로 이사 온 친구를 만났다. ……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팔을 휘적대며 꽃잎을 잡느라 분주했다. …… "저기저기, 저거 잡아!" "와앗! 2021년 대애박!" 용케도 내 손 안에 꽃잎이 들어왔다. 우리는 부적이라도 되는 듯 휴대폰 케이스 안에 꽃잎을 조심스럽게 집어넣었다. 그리고 내년 이맘때에는 꼭 다시 떠날 수 있게 해달라는 소망도 함께 넣었다.


2만 2,327걸음. 윤문 일을 같이하기로 한 선배와 일을 준 회사의 대표와 광화문에서 점심 약속이 있는 날이었다. …… 집에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동네 친구에게 맥주 한잔하자는 연락이 왔다. 오늘은 어차피 일하긴 글렀다. …… 친구와 나는 어느새 만석이 된 가게를 나와 배도 꺼뜨릴 겸 연남동 카페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아직 밤공기는 쌀쌀하다. 그래도 이 시간에 걸어 다닐 수 있는 계절이 왔다는 게 믿을 수 없이 좋다. 하루 건너 하루 보는 사이인데도 도통 마르지 않는 수다를 떨고 횡단보도에서 헤어져 각자의 집으로 돌아섰다. 걸음 수를 확인한다. 또 해외여행 다녀온 기분.


1만 9,878걸음. 다음 날 점심엔 효창공원까지 걸어가 친구와 각자 싸 온 도시락을 나눠 먹었다. …… 카피라이터 생활을 접기로 한 12년 전, 친구가 살고 있던 미국 버클리에 작은 집을 빌려 3개월간 영어 수업과 도서관, 마트만 오가며 한가롭게 지냈던 시간이 가끔 그립다. …… 다시 돌아갈 수 없는 나이와 시간, 지금 이 시간도 몇 년 뒤에 뒤돌아보면 또 다른 추억이 되어 있을 것이다. 그래, 언제나 지금이 내 인생 가장 빛나는 순간이다.


1만 6,379걸음. 거의 3년 만에 알고 지내던 편집자에게 연락이 왔다. 마지막에 만났을 때 나는 잡지사에 들어가기 전이었고, 편집자는 출판사를 막 그만둔 뒤였다. …… 새로 작업할 책이 든 가방이 든든하다. 새 책을 번역하는 기분은 새로운 도시에 처음 발을 내딛는 기분처럼 언제나 두근거린다. 이 도시에 내가 모르는 즐거운 이야기가 더 많기를 바랄 뿐.


1만 3,895걸음. 작년에 번역가 작업실에서 나온 뒤부터는 작업하는 공간이 늘 고민이었다. 카페를 가자니 밥 먹기도 애매하고 오후가 되면 사람이 많아졌다. 도서관은 좀 답답하기도 하고 방역 시간이 있어 자리를 비워야 할 때도 있었다. 물론 집은 그보다 더 답답하고 침대가 너무 가까이 있다는 문제가 있었다. …… 여름처럼 더운 날이다. 날씨가 더워지니 2년 전 가을, 언니네가 사는 캄보디아로 떠났던 날이 떠오른다.


1만 9,883걸음. 작업료가 입금된 기념으로 함께 일한 선배가 밥을 사고 내가 커피를 사기로 했다. 오랜만의 이태원 약속. …… 오후에는 동네 친구의 생일 축하 겸 집들이 모임을 다녀왔다. 이사 당사자이자 생일자인 친구는 어제 미리 봐 둔 장으로 화려한 손님상을 차려냈다. 실컷 배부르게 먹고, 배도 꺼뜨릴 겸 불광천을 따라 한참을 걸었다.


나는 걸으며 여행의 감각을 기억해내려 한다. 새로운 골목과 나무와 풍경을, 친구와 함께 와야지 어느새 다짐하고 있는 식당과 카페를, 그리고 잊은 줄 알았던 여행자의 기분을.


반복적인 루틴에서 조금의 산뜻한 순간을 더한다는 것은 스스로에게 크고 작은 영향을 준다.

이것 또한 여행이 아닐까 싶다. 집 밖으로의 여행!

누군가는 플랭크를 통해, 다른 누군가는 만 보 걷기를 통해, 또다른 누군가는 자전거를 통해, 달리기를 통해 집 밖으로의 여행을 떠난다.


나는 '산책'을 통해 즐기는 편이다.

어느 한 곳에 탁 내려놓으면, 그 순간부터 여행이 시작되는 것이다.

너무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는 적당한 걸음을 유지하며 걷고 있는 그 곳들을 눈에 담는다.

언제부터 이렇게 걷는 것을 좋아하게 된 것일까?

생각이 많을 때, 여유로움을 느껴보고 싶을 때, 새로운 것을 담고 싶을 때, 그럴 때면 나는 무작정 걷곤 한다.




Ⅲ 기억에 기댄 여행


여행을 통해 남기는 모든 것은 곧 추억이 된다.

추억을 상기시킬 수 있는 좋은 기념품은 역시 사진이다.

휴대폰으로, 카메라로 곳곳을 담아내면, 이후 사진을 통해 그곳에서 있었던 일부터 감정까지 순식간에 되새길 수 있으니깐.


그 외에 꼭 챙기는 것이 있다면 엽서와 마그넷 그리고 영수증이다.

엽서와 마그넷은 그렇다치지만 누군가에게 영수증이라고 말하면 갸우뚱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게 영수증은 최고의 기념품 중 하나이다.

어차피 버리기에 대부분 영수증을 받지 않지만, 나는 다녀온 곳의 영수증을 테이핑처리하여 일기장에 붙여놓고 그 때의 기록을 한다.

기억을 상기시킬 때 영수증은 사진과는 조금 다른 느낌을 주는 것 같아 모으고 있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진부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말이 아닐까. 다음 여행을 다 같이 기다린다. 반드시 찾아올 여행을.




나의 활동은 코로나가 딱 터지자마자 멈추었었다.

코로나에 호되게 당했었던 그 날들이 조금은 두렵게 느껴져 아직도 조심스럽게 행동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코로나도 잠잠해지는 추세이긴 하지만 아프기도 정말 아팠었고 지금도 후유증이 심한 편이라 아직은 무섭게 느껴지나 보다.


코로나 터지기 두어 달 전에 갔던 제주도 여행이 마지막 여행이었으니 반년 이상을 집과 병원에서만 맴돌았다.

한 두달에 한 번씩 갔던 미술관이나 전시회 그리고 꾸준히 VIP이었을 정도로 자주 갔던 영화관도 코로나 터지자마자 발길을 뚝 끊었으니깐.


그러다 6월 첫째주부터 조금씩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외식을 하고, 외출다운 외출을 하고, 여행을 하고, 극장을 가고.

원래의 일상인데 이 모든 것들이 올해 처음으로 한 일이었다.

이렇게 쓰고 보니 나 어디에 감금되어 있었던건가 싶을 정도로 헛웃음이 난다.

그런데 갇혀있었다는 느낌을 크게 받지는 않았다.

저자들처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나만의 방법들을 통해 답답하고 지친 마음을 나름 위로해줬었으니깐.


일상을 여행처럼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 습관을 잘 습득한다면 단순히 코로나때문만이 아니고 지친 일상 속에서 한 줌의 위로를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오히려 코로나가 끝나는 시점에서, 온라인으로 이루어졌던 것들이 오프라인으로 다시 전환되면서 이전에 빡빡하게 느껴졌던 삶을 다시금 느껴야 할 수도 있으니깐 말이다.

생각해보라. 이전의 삶이 평범한 우리네 일상이긴 했지만 단점도 있지 않았던가!

오히려 코로나로 인해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으로 이루어지면서 본인에게 정신적으로 이로웠던 점도 있었을 테니깐.


책상에 잔뜩 쌓아놓고 공부할 수 있었고,

책도 잔뜩 읽을 수 있었고,

그간 봤던 영화와 미드들을 다시 볼 수 있었고,

피아노, 가야금 외에 하프와 기타를 시작할 수 있었고,

마스크 꼭 쓰고 늦은 저녁 산책을 할 수 있었고,

마당 한 켠에 나만의 조그마한 텃밭이자 식물원을 만들 수 있었다.


이 모든 것을 사진으로도, 글로도 남겼으니

나는 이미 여행자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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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06-16 00: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나님 지금은 괜찮으신가요?
코로나 후유증으로 고통 받으셨다니 ㅠ.ㅠ
유월 맑은 공기로 심신의 휴식과 평온을! 가득 채우시길 바랍니다.

여행은 이제(비행기 타고) 목숨을 걸어 야 하는 시대가 된것 같습니다 ㅎㅎㅎ

하나의책장 2022-07-13 21:27   좋아요 0 | URL
코로나 걸렸을 때도 정말 아팠었는데 이제는 후유증으로 고생중이니.. 참 답답해요ㅠ
몸이 아프다보니 잠수 아닌 잠수를 타게 되네요ㅎㅎ
저는 미각, 후각 돌아오는 것만 해도 6개월이 걸렸었는데 완벽하게 돌아오지는 못하고 후각 신경에 조금 이상이 있는 것 같아 시간이 약이라 생각하고 조금 더 지켜보기로 했어요. 사실 후유증이라고 해도 별 것 없겠지 했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ㅠ
정말, 건강이 최고임을 절실하게 느꼈던...^^

요새 정말 미국으로, 유럽으로 여행다녀오기 시작하더라고요.
많이 부럽긴 하지만 전 아예 백신을 안 맞은 상태인지라 해외여행은 지금도 여전히 꿈도 못 꿀 일이에요>.<

요새 코로나 확진자가 알게 모르게 더 늘어난 상태라 병원에서도 조심하라고 했으니 여름 휴가는 생략하고 추석 연휴가 끝난 이후에 상황 봐서 국내 어디라도 다녀오려고요ㅎ
scott님은 여름 휴가계획 있으신가요?
 
설레는 오브제 - 사물의 이면에는 저마다의 사연과 궁리가 있다
이재경 지음 / 갈매나무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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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당신은 무엇을 수집하시나요?

수집에 취미가 없는 사람도 있는 반면에 남들처럼 평범하게 모으는 무언가 혹은 상상치도 못한 특별한 무언가를 모으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오브제란,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용품이나 예술과 무관한 물건을 본래의 용도에서 분리한 후 작품에서 사용해 새로운 느낌을 일으키는 물체를 일컫는다.

즉, 사물 하나에도 사연을 가지게 된다.


어쩌면, 막연히 평범해보이는 오브제지만 번역가인 저자에게 사물 하나도 이야기로 보이는 것만 같다.

그 이야기를 읽다보면 마치 고전부터 현대를 배경으로 타임슬립하며 영화 한 편 보는 기분이 들 것이다.


저자, 이재경은 서강대학교 불어불문과를 졸업했다.

경영컨설턴트와 출판 편집자를 거친 월급쟁이 생활을 뒤로하고, 2010년 전업 번역가가 됐다. 번역가는 생각한 만큼, 겪은 만큼, 느낀 만큼 번역한다.

자기객관화와 감정이입에 동시에 능해야 한다. 그간의 내 이력이 밑천이요, 비전공자로 산 세월이 저력이었다.

어느덧 번역이 가장 오래 몸담은 직업이 됐다. 밑천이 바닥날까봐 번역가의 참호 안팎에서 틈틈이 소소한 모험을 추구한다.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거기서 얻은 발상과 연상을 기록한다.

산문집 『젤다』, 시집 『고양이』, 고전명언집 『다시 일어서는 것이 중요해』를 엮고 옮겼고, 『편견의 이유』 『쓴다면 재미있게』 『깨어난 장미 인형들』 『민주주의는 없다』 『바이 디자인』 『소고기를 위한 변론』 『가치관의 탄생』 『셜로키언』 『뮬, 마약 운반 이야기』 등 50권 넘는 책을 번역했다.




Ⅰ 소소한 모두스 오페란디


지난 시대의 실용, 장식이 되다! 【뱅커스 램프】

"특정한 분위기가 있지만 놀랍게도 어느 공간에나 어울린다. 묵직한 마호가니 책상 위에 올라앉아 있어도 멋스럽고, 차가운 철제 가구 사이에서도 멋진 포인트가 된다. 어둠 속에서는 고양이 눈처럼 빛나고, 데이지 화분 옆에서는 더없이 정겹다."

초록색 유리 갓과 황동 받침대 그리고 쇠줄 스위치가 달린 탁상용 전등!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느낌이 들지 않는가?

영미 드라마에서 자주 등장하는 아이템으로 일명 뱅커스 램프이다.

뱅커스 램프는 영롱한 초록색 유리 갓이 포인트로 안쪽은 오팔처럼 유백색이고 바깥쪽은 에메랄드빛이라 불을 켜면 아늑하게 밀도감 있는 빛이 생긴다.

그렇다면 왜 뱅커스 램프라 불리우는 것일까? 은행보다는 법정과 도서관에 더 많이 등장하는 느낌이던데 말이다.

분명한 것은 녹색이 피로를 덜어주는 색이기에 아마 장시간 일해야 하는 사람들이 애용했을 것이고 은행업 종사자를 비롯해 장시간 장부를 보며 계산하는 사람들이 녹색 바이저를 쓰고 일했다는 것이다.

초록색 갓이 달린 전등을 뱅커스 램프라고 부르게 된 데에는 이렇게 시력 보호용 바이저라는 꽤 실용적인 연결고리가 있다. 아니, 있다고 추정한다.



참을 수 없는 수집의 가벼움! 【페이퍼백】


책을 정리했다. 눈 딱 같고 정말 많이 버렸다. …… 20대부터 가방에 늘 한 권씩 넣고 다니며 출퇴근길에, 카페에서 누구 기다릴 때, 짬짬이 버릇처럼 읽던 작은 책들. 모국어가 아닌 언어로 쓰인 텍스트와 '먹고사니즘'과 상관없는 내용은 뇌의 정보처리 프로세스가 평소 닿지 않던 구석들을 은밀하게 자극하는 쾌감을 주었다.


페이퍼백은 대중적 수요가 있는 책을 값싼 종이로 다시 찍어낸 보급판 종이커버 책을 말한다. 즉, 하드커버, 페이퍼백 두 가지로 존재한다.

우리나라는 양장본 아니면 반양장본 식이라 외국과는 조금 다르다.

나 또한 외서를 구입할 때 소장가치가 있는 것은 하드커버로 구매하고 단순히 읽기만 할 책들은 페이퍼백으로 구매한다.


나는 페이퍼백 책들을 한참 버리다가 문득 미련이 생겼다. 그래서 마지막 몇 권은 충동적으로 표지를 뜯어내고 버렸다. 표지만 남겨서 뭐할 건데? 나중에 메모장 만들 때 표지로 쓰자. 아니면 북마크로 활용? 아니면 카드 대용으로? 껍데기의 용도 변경. 껍데기의 재해석.


저자의 말처럼 참 동감하는 것이 사람의 수집욕이란 참 묘한데서 황당한 핑계로 발동한다.

사실 나도 이렇게 책을 수집할 줄은 몰랐다. 지금은 북카페를 차릴 정도의 책을 가지고 있으니 10년, 20년 후에는 도서관을 세워야 할 지도 모르겠다.

책장으로 데려온 만큼 선물하고 버리고 팔고 있는데도 금세 채워지는 건, 내 책장에 꼬마 마법사가 숨어있는지도 모른다.


내가 페이퍼백들의 표지만 남겨둔 것도 한때 읽은 것에 대한 일종의 목록화다. 하지만 거기에는 가치의 고백(의지)도 선혐의 발현(운명)도 없었다. 그저 충동적 미련이 남긴 경험의 조각들이었다.


책을 읽고 수집하기도 하지만 책에 있어서 꼭 수집하는 것이 있으니, 바로 책을 찍은 사진이다.

사람도 프로필이나 증명사진을 찍듯이, 나 또한 새롭게 들어오는 책들의 사진을 꼭 남겨준다.

예전에는 책표지를 인쇄하여 독후감을 쓴 후에 붙여넣는 식으로 글쓰기 노트를 채워갔었는데 나의 실수로 인해 글쓰기 노트 절반 이상이 쓰레기통 신세가 되어 그 때 이후로 방식을 바꾸게 되었다.

남기다 보면, 쌓여가는 기록물이 되고 이는 추억을 가지고 있으며 결국 '나'를 표현하기도 하니깐.



Ⅱ 일상의 궤도 밖에서


지구 서식자의 행복! 【에스프레소】

1996년 7월, 나는 브장송을 떠나며 진한 에스프레소 한 잔을 들이켰다. 프랑스에서는 그냥 "커피 주세요." 하면 우리가 아는 에스프레소가 나온다. 커피가 곧 에스프레소다.


우리나라에서 밥을 깨작거리는 것만큼 프랑스에서는 커피 한 잔을 오랫동안 홀짝 거리는 것을 싫어한다고 한다.

에스프레소와 에스프레소 음료, 그 중 카푸치노를 수없이 마셨다는 저자는 특히나 20대의 어느 여름 브장송 기차역에서 3.8프랑 내고 햇빛에 하얗게 빛나는 플랫폼을 바라보며 선 채로 마셨던 그 에스프레소가 최고였다고 찬사한다.

그 때만 해도 번역가가 되어 처음 번역하는 책이 커피의 역사에 관한 책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하니 인상깊었던 첫 경험은 평생 가는 것 같다.


에스프레소는 원두를 곱게 갈아 다져 넣고 뜨거운 물을 고압으로 통과시켜 빠르게 추출하는 커피로 열대 원시림의 축축한 바닥에서 자라던 작은 나무가 커피 전용 추출 기계의 발명에 크게 기여하게 되었다.

16세기 말, 커피콩이 유럽 대륙에 처음 상륙했지만 커피머신은 파리 만국박람회에 처음 등장하였으며 이후 이탈리아 장인들의 손을 거치며 발전되었다고 한다.

espresso는 이탈리아어로 '특급'을 의미하는데, 십여 초만에 커피가 완성되는 추출 속도를 반영한 이름이다.

또한 '특별히'라는 뜻도 가지고 있는데, 주문 순서대로 오직 한 사람만을 위해 한 잔씩 뽑는 것이니 이 의미도 들어맞다.


저자는 이렇게 표현한다. 에스프레소는 지구 서식자의 행복이라고.

삶의 애착을 일으키고 무위에 짜릿함을 주고 집중의 고통을 덜어주는 각성의 영약이라고.



도시 산책자의 자의식! 【트래블러 태그】

트래블러 태그는 여행자의 신분을 부여함으로써 능동적 자기 보고라 할 수 있다.

초현실의 경험을 제공해주는 여행자의 신분을 제대로 누린 이들이 있었으니 바로 소설가 스콧&젤다 피츠제럴드 부부이다.

집 없이 유럽과 미국의 호텔들을 전전하며 살았다고 하는데, 젤다는 호텔을 "세상사에 포위된 난공불락의 요새"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렇다. 여행자의 신분이 되면 생활에서 분리되어 관찰자의 자의식을 얻게 된다.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어질수록 여행이 더 간절해진다.

그래서 여행은 언제나 설레고 참 좋을 수밖에 없다.



Ⅲ 욕망의 부득이함


시간을 밀봉하다! 【차통】

땅이 넓고 생산물이 다양해 자국 생산만으로도 충분했던 중국은 아쉬울 게 없었다.

17세기 중반, 중국 차는 포르투갈에서 시집온 왕비를 통해 영국 왕실에 처음 소개되었다.

그 이후로 차 문화가 왕실에서 귀족층으로 퍼졌고 산업혁명 이후에는 중산층, 서민층에게까지 퍼지면서 차 수입량이 크게 늘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차' 문화를 떠올리면 자연스레 중국이 아닌 영국부터 떠올리게 된다.

중국과 맞교역할 수 있는 아이템이 없었던 영국은 그 금액을 은으로 지불하면서 심한 국부 유출을 겪었는데 이를 뒤집기 위해 수를 쓰게 된다.

바로 인도에서 생산한 아편을 중국에 밀수로 유통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로 인해 중국은 영국의 차 열풍보다 더 빠른 속도로 아편에 중독되었고 이를 눈뜨고 볼 수 없었던 청나라의 선종이 아편 반입 금지령을 내리게 되면서 특단의 조치를 취하게 된다.

이를 영국이 그냥 보고 있을 리가 없었다. 빅토리아 왕은 곧장 전쟁을 일으켰고 1842년 아편전쟁에서 패한 중국은 반식민지 상태로 떨어지게 된다.

전쟁이 나도 티타임은 꼭 해야 할 만큼 영국인의 차 사랑은 매우 대단했다고 전해진다.

저자는 이 차보다 티캐디로 불리는 차통에 더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사치품이었던 차는 주인이 차통 뚜껑에 자물쇠를 달아두고 안주인이 직접 보관하면서 차를 냈다고 알려져있다.

그래서 부엌이 아닌 응접실에 어울려야 했기에 차통은 매우 화려하고 정교하게 만들어졌다.


저자는 차는 꼭 향수와 비슷하다고 말한다.

원래의 용도를 다한 후에도 녹을 훈장처럼 달고 추억과 앞날을 모아두는 용도로 쓰이니 담아둘 수 없는 것들을 담아두려는 인간의 노력 가운데 꽤 성공한 케이스라고.


대학교 때, 예쁜 카페에 가서 먹었던 홍차가 나의 첫 홍차라 할 수 있겠다.

밀크티는 먹어봤지만 순수하게 우린 홍차를 처음 마셨을 때의 느낌은 딱 이랬다.

'이게 무슨 맛이지?'

절로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하면서 순간 흠칫할 수밖에 없었다.

커피만큼이나 차를 좋아하고 차에 대해 이해도가 높았던 언니에게 홍차를 배웠고 차츰 그 맛과 향에 매료되기 시작했다.

그 때, 한창 틴케이스도 모으면서 커피보단 차를 많이 마셨었었다.

특히 버찌 그림이 있는 카렐 티를 참 많이 마셨는데, 마지막으로 언제 마셨었는지 기억이 희미하다.

4-5년 전에 시즌티를 직구해 마셨던 것이 마지막인 것 같다.

차통은 브랜드별로 특색있게 예쁘다보니 모으는 재미가 있긴 하다.

집에 있는 차통도 꽤 오래되었는데 시즌 틴케이스는 창고에 보관하고 나머지는 연필꽂이로 활용하고 있다.

이렇게 생각해보니 저자의 마지막 말이 딱 맞는 것 같다.

차통은 원래의 용도를 다한 후에도 녹을 훈장처럼 달고 추억과 앞날을 모아두는 용도로 쓰인다. 담아둘 수 없는 것들을 담아두려는 인간의 노력 가운데 차통은 꽤 성공한 케이스다.




'검색'을 제일 많이 하는 사람을 꼽자면, 번역가인 저자를 포함시킬 수 있을 것이다.

직업적인 이유때문에도 검색하는 것이지만 이를 통해 수많은 정보를 이해하고 터득할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사물 하나하나에 이야기가 담겨있음을 알게 되었고 그렇게 그녀는 사물이 지닌 물성을 넘어 감성을 소유하기까지에 이르게 된다.

갖지 않아도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수집 이야기가 이렇게 시작된다.


당신은 무엇을 수집하시나요?

수집에 취미가 없는 사람도 있는 반면에 남들처럼 평범하게 모으는 무언가 혹은 상상치도 못한 특별한 무언가를 모으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오브제란,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용품이나 예술과 무관한 물건을 본래의 용도에서 분리한 후 작품에서 사용해 새로운 느낌을 일으키는 물체를 일컫는다.

즉, 사물 하나에도 사연을 가지게 된다.


“매일 언어의 국경에서 텍스트가 건널 다리를 짓고 그림자처럼 참호 속에 숨습니다.”

사물 뒤에는 문화적 맥락이 쌓여 있을 때가 많다. 사물에 붙은 이름과 그것이 일으키는 심상도 그 맥락들과 무관하지 않다.

…… 우리가 읽는 텍스트는 거기 등장하는 사물들 뒤의 사연들까지 모두 합쳐서 완성된다.


엄마도, 동생들도 내 방에만 오면 꼭 하는 말이 있다. 바로 신기하다는 것이다.

뭐 하나만 톡 건들이면 보물이 쏟아져 나오듯이 볼거리가 많아 이것저것 헤쳐보면서 구경하고 싶다는 것이다.

외할머니께서 그리고 엄마가 물려준 오브제도 물려받아 잘 보관하고 있을 정도로 희한한 것도 참 많다.

이 외에도 물건으로 보관하기 힘든 것들은 꼭 사진으로 남겨 보관한다.

그 사진이 곧 그 물건이리라.

앨범 속 사진 하나하나를 짚어내면 그것과 나의 추억을 저절로 읊게 되는 것이다.

수집가는 꼭 온전하게 사물의 모양을 유지시키며 보관할 필요는 없다.

저자의 말처럼 단순히 사물을 소유하는 것을 넘어 사물이 지니고 있는 이야기 그리고 감성까지 수집할 수도 있는 것이다.


"사물의 뒤를 캐다 보면 고전부터 대중문화까지 인문의 다양한 분야가 두루 소환된다. 사물을 매개로 현실과 환상이 만나고, 지식과 감상이 얽힌다. 범주화가 없는 대신 교차점들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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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죄송합니다 - 왜 태어났는지 죽을 만큼 알고 싶었다
전안나 지음 / 가디언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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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현실이었다.

그녀에게 닥친 모든 일은 현실이었다.

그런 그녀에게 손 내밀어 준 것은 바로 책이었다.

어떤 책이 그녀를 구렁텅이에서 꺼내준 것이었을까?


저자, 전안나는 19년 차 직장인이자 『1천 권 독서법』, 『기적을 만드는 엄마의 책 공부』, 『초등 하루 한 권 책밥 독서법』, 『쉽게 배워 바로 쓰는 사회복지글쓰기』, 『초등 6년, 읽기 쓰기가 공부다』 등을 쓴 작가이고, 전국을 다니며 독서법을 강의하는 강사이다. 아동 학대 트라우마를 벗어나려 노력하다 보니 아동·청소년 담당 사회 복지사가 되었고, 가정 폭력 전문 상담사가 되었고, 아동 인권 강사가 되었고,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오랫동안 몸 바쳐온 직장 생활에 대한 회의, 더 좋은 엄마가 되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불만 등이 겹치면서 우울증과 식욕 부진, 불면증에 시달렸다. 정말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시달리던 중 기적처럼 독서의 기쁨을 알게 되어 하루 한 권 책을 읽기 시작했다. 처음 100권을 읽자 불면증이 사라졌고, 300권을 읽자 미웠던 남편과 시어머니가 이해되고 관계도 좋아졌다. 500권을 읽자 삶에 대한 의욕이 다시 타올랐고, 800권을 읽자 책이 쓰고 싶어져 글을 쓰기 시작했다. 1천 권을 읽자 『1천 권 독서법』이라는 책을 출간하고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Ⅰ 태어나서 죄송합니다 | 「자기 역사를 쓴다는 것」, 다치바나 다카시


자기 역사를 쓰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자기 자신을 위해서, 즉 자신의 존재 확인을 위해서이다.


전안나

생년월일 1982년 2월 24일

출생지 서울특별시 은평구 불광동

출생 신고일 1987년 12월 21일.

출처 입력


최초 공식 서류에는 이렇게 적혀 있지만 이름도 생년월일도 모두 다르다.

저자는 하늘에서 뚝 떨어진 아이처럼 태어난지 5년이 지나서야 양부모님 집으로 가게 된다.

바깥세상과 분리되어 존재 없는 아이들, 태어나서 죄송한 아이들이 대규모로 수용되었던 고아원은 1980년대부터 소규모 가정집 형태의 그룹홈으로 변해갔으며 한참 한국에서는 고아원이 번창하던 시기였다.

한편으론 마음 아픈 일이다. 그 시기가 대규모 입양 아동 수출이 이루어진 시기였으니깐.


무한도전에서 해외프로젝트 중 미국으로 입양된 딸과 한국에 계신 부모님과의 만남을 추진한 적이 있었다.

어처구니없게도 당시 엄마는 아이를 낳았는지조차 몰랐고 집안 어른들은 또 딸을 낳았다는 이유로 핏줄을 버렸던 것이었다.

다행히 좋은 부모님 밑에서 자라 훌륭하게 컸지만 이유가 참 황당할 수가 없었다.

실제 다른 입양 프로그램들을 보면 그 시기에 아이를 버린 이유가 참 어처구니가 없다.

고아원에 버렸다고 해서 그 아이들이 모두 해외입양을 갈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또한 해외입양을 간다해도 모두가 안정적인 가정으로 갈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미국에서 아이를 입양할 시에 지원하는 보조금이 있어 이를 악용하여 아이를 마구잡이로 입양해놓고 방치하며 학대한 선례도 분명 있다.

버려진 이들의 잘못이 절대 아니다. 분명 버린 이들의 잘못인데, 그렇게 고아원에 버려진 이들은 오히려 태어나서 죄송하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이었다.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짙은 남색에 둥근 아치형 철문으로 된 고아원 출입문이 생각난다.

안에는 생활관이 있었고, 교회가 있었고, 어린이집이 있었다. 그곳에는 수십 명의 여자아이가 살았고, 수용실처럼 널찍한 방에서 나와 비슷한 또래 여자아이들 십여 명이 함께 지냈다. 언니부터 동생까지 여러 명이 한방을 썼는데, 자다가 밤 12시쯤 되면 선생님이 우리를 깨우곤 했다. 이불에 오줌 싸지 말라고 일부러 깨워서 화장실에 보내는 것이다. 비몽사몽간에 긴 복도를 따라 줄을 서서 화장실에 갔다가 다시 비몽사몽 잠을 자곤 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언니들에게는 책상이 한 개씩 배정되었다. 나는 고작 다섯 살뿐이었지만 자기 책상을 가진 언니들이 부러워서 일부러 올라가서 앉아 보던 기억 조각이 있다.


어느 날은 어린이집 준비물이 우유갑이라 담당 보육 선생님에게 준비물을 말하니 마침 책상 위에 있던 우유 한 팩이 있었는데 이를 주욱 들이키더니 빈 우유갑을 그녀에게 주었다고 한다.

그게 참 먹고 싶어 스스로 애처롭다는 생각까지 했다고 한다.


다치바나 다카시는 말한다.

"대개의 사람들의 최초 기억에는 강한 희로애락의 감정이 동반되어 있다.


저자의 최초의 기억은 '먹을 것'에 대한 슬픈 기억일까? 어린이의 마음을 읽어 주지 못한 '어른의 무심함'에 대한 분노의 기억일까? 지금도 남아 있는 '식탐'인 것일까?




Ⅱ 하염없이 작아지는 밤 | 「보통의 언어들」, 김이나


유난스러운 자들이여,

온 힘을 다해 스스로의 특별함을 지키자.


화가 날 때 표현하지 않고 꾹 꾹 참는다는 저자.

간혹 그녀의 화가 겉으로 드러날 때면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라고 한다.

그렇게 참고 참는 그녀가 2009년 5월 5일 태어나서 가장 분노했던 날이라고 한다.

그 날은 양어머니와 완전히 인연을 끊게 된 날이었다.

집안일을 해야만 밥을 먹고 잠을 잘 수 있었으며 대학 학비 내준 적도 없고 용돈도 없었다고 한다.

학교에서 근로 장학을 하고 총학생회 활동으로 봉사 장학금을 받다가 저녁에는 초등학생,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과외를 하고 주말에는 마트 아르바이트를 하며 번 돈으로 등록금을 충당하고 양어머니에게 생활비도 매달 주었다고 한다.

대학 졸업 후, 취직을 하게 되었는데 양어머니가 급여 통장을 본인 명의 통장으로 바꾸라고 윽박질렀다고 한다.

규정 상 그렇게 안 된다고 선을 긋고 급여 명세서도 보여주질 않으니 보란듯이 돈을 요구했다고 한다.

돈을 주지 않으면 소리를 지르고 폭력을 썼다고 하니 어렸을 때는 얼마나 심했을지 눈에 훤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결혼할 때 준다고 얼버무렸지만 돈이 적다며 욕을 퍼부었다고 한다.

6000만원이었다. 가져다 준 돈이 무려 6000만원이었지만 결국 저자는 3개월 할부로 결혼식을 올렸다고 한다.

결혼 후에도 엄청난 욕과 함께 생활비를 요구했고 저자는 결국 결단을 내리기에 이르렀다.

보지 않고 전화를 차단하는, 소극적 저항일 뿐이지만 그것만으로도 저자에게는 충분했다.

이렇게 양어머니를 해결하고 나니 이제 시어머니가 문제였다.

뜬금없이 불쑥불쑥 내는 화로 인해 모두가 스트레스를 받게 되었고 시아버지가 시어머니를 병원에 데리고 가니 '화병'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시어머니 본인이 받았었던 시집살이의 울분을 주체할 수 없으니 애꿎은 며느리들에게 화살이 간 것이었다.

다행히 약을 먹고 치료를 하고 나니 고부갈등이 언제 있었냐는 듯 관계는 좋아졌다고 한다.


저자의 어린 시절을 낱낱이 듣지 않아도 눈에 훤할 정도이다.

그간 얼마나 힘들고 고되었을지 추측하기도 힘들다.

저자야말로 진즉 화병에 걸렸을 것이다.

미국 임상 심리학자 타라 브랙이 「받아들임」에서 말한다.

"우리가 수용할 수 있는 것의 경계는 우리 자유의 경계"라고.


마음의 분노와 화를 잘 다루어 '자신 안에 있는 화와 분노가 있음'도 수용한다면 분명 꽉 차 있던 분노가 조금씩 사그러지지 않을까?


그냥 살아남으면 돼.

그게 다야.


그렇지만 살아남는 건 보통 일이 아니다.

보통 큰일이 아니다.

대단한 일이다.




Ⅲ 살기 위해 읽다 | 「수전 손택의 말」, 수전 손택·조너선 콧


엄청난 양을 읽었는데 상당 부분은 무념무상으로 읽었죠.

전 사람들이 TV를 보듯이 책 읽기를 즐겨요.

읽다가 잠들기도 하고요.

우울할 때 책을 한 권 집어 들면 기분이 좋아져요.


초등학교 1학년 여름방학, 교통사고로 한 달간 입원했을 때 양아버지가 사다준 위인전을 계기로 저자의 생존독서가 시작되었다.

부모가 없다는 것, 입양되었다는 것, 학대를 받았다는 것, 그 모든 것들이 그녀를 죽음으로 몰아넣었지만 손을 뻗은 유일한 것이 책이었다.

그렇게 독서는 유일한 취미이자 친구가 된 셈이었다.


신실한 신자였던 양어머니는 새벽 기도를 가고 금요 철야 예배를 드리고 매일 성경을 읽고 성가대를 하고 전도를 하면서 수많은 영혼을 살렸다고 자부했지만 정작 남편과 입양딸에게는 폭력과 폭언을 일상화했었다.

그렇다고 해서 정당화되는 법은 없다.

저자는 양어머니를 조금이라도 이해해보고자 성경까지 읽어봤지만 그것은 양어머니의 인성 문제였을 뿐이었다.


나는 충전기를 한 번도 만나지 못한 배터리처럼 살았다.

사랑스러운 아이도, 직장도, 남편도 충전기가 되어 주지 못했다. 술도, 쇼핑도, 종교도 충전기가 아니었다. 하지만 오랜만에 다시 책을 읽기 시작하자, 책은 곧바로 충전기가 되어주었다. 마음속에 에너지가 살아났다. 오랫동안 방전된 핸드폰을 잠시 충전기에 꽂는다고 바로 100% 충전이 되지 않듯이, 처음에는 책 한 권 읽으면 5% 충전이 되었다가, 다시 책을 덮고 육아와 회사 일을 하다 보면 1%로 떨어지기를 무한 반복했다. …… 책은 나에게 충전기였다.




그간 버틴 것이 대단하다는 말도, 격려하고 위로하는 것도 조심스러울 정도의 마음이 들었다.

저자에게 책은 충전기와도 같다고 표현했는데, 그 말이 딱 맞는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얼마나 많은 일을 겪었을지 감히 예상해보지만 마음 속 생채기가 심할 것이라 생각한다.

참 희한한 게, 어린 시절의 상처는 억지로 지우고 싶어도 절대 지워지지 않는다.

마치 어제 일인 것 마냥 선명하게 그려진다.


나에게 있어서, 책은 안식처이자 도피처이고 지금도 살아가고 있으며 앞으로 이렇게 살아갈 것이라는 이정표나 다름없다.

글쓰기 노트에 쌓여져만 가는 책들 중 나의 이야기가 들어가지 않은 것이 없다.

그것이 나의 기록물이자 하나의 역사인가보다.

하루가 너무 아까울 정도로 시간이 빠르게 흐르는데 나는 정작 그 속도를 맞추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지금.

모르겠다.


책 읽는 내내, 저자와 커피 한 잔씩 놓고 그녀의 지난 이야기를 듣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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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 2022-04-25 22: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무도 그 아이가 보육원 아이인 걸 몰랐지만 고아원에 초대받아 친구네 집에 놀러간 적이 있었어요. 거기에서 고아라는 티를 내지 않던 다른 아이들도 만나게 되어 그 아이들이 당황해해서 무척 놀랐던 적이 생각나요. 그 이후로는 누가 집에 오는 것도 싫고 제가 초대받아 가는 것도 좀 싫고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그 이후에도 또 친구네 집에 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고아원이어도 별 생각도 충격도 없이 그냥 고아원 동생들이랑 재미있게 놀았습니다. ㅋㅋ
버팀목이 없을 때 책만큼 위로가 되고 든든한 존재가 없는 거 같네요.
(물론 고아도 기아도 탁아도 있고 탁아의 비중이 높아 싸잡아 고아라고 말하면 좀 뭣하지만 요건 좀 봐주세요. ^^;;)

하나의책장 2022-05-03 23:05   좋아요 1 | URL
아,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
사람한테서 위로받고 격려받으면 그만한 힘도 없긴 하지만 나와 가까운 사람들, 그러니깐 가족이나 친구 등 모두가 나에 대해 온전히 이해해준다고 할 순 없으니 온전하게 위로받고 격려받으려면 사실 책만한 게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전 정말 힘들 때 책장에서 책부터 마구마구 집어들어요ㅎ
나에 대해 잘 아는 사람보다 때로는 모르는 사람에게 응원받고 격려받는 게 더 큰 힘이 될 때도 있는 것 같아요!
항상 응원할게요, persona님^^

새파랑 2022-05-07 08: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나님 축하드려요 ㅋ 몸도 괜찮아지시고 좋은 날씨 5월을 즐겁게 즐기시길 바라겠습니다 ^^

하나의책장 2022-05-19 23:58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이하라 2022-05-07 08: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나님 이달의 당선 축하드립니다.^^

하나의책장 2022-05-19 23:58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thkang1001 2022-05-07 11: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나의책장님! 이달의 당선작 선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행복한 주말과 휴일 보내세요!

하나의책장 2022-05-19 23:58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굿밤되세요⭐️

서니데이 2022-05-07 17: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하나의책장 2022-05-19 23:5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러블리땡 2022-05-08 09: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나의책장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ㅎㅎ 책은 충전기 ㅎㅎ 공감합니다 ㅎ 읽을땐 충전되는데 리뷰쓸땐 배터리 떨어지는건 저 뿐이겠죠? ㅠ ㅎㅎㅎ 하나의 책장님 리뷰도 사진도 넘나 예뻐서 참 좋아요 ㅎㅎ 항상 힘내시고 건강하세요~

하나의책장 2022-05-20 00:04   좋아요 0 | URL
앗! 러블리땡님도?ㅎㅎ 전 정말 마무리짓지 못한 리뷰가 너무 많아요. 중반부까지 쭈욱 써놨으니 마무리만 지으면 되는데 쉽지 않네요ㅠ 항상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굿밤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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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휘명 지음 / 히읏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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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게 달랐다.

설레고 애틋했지만 결국 서로의 다름으로 인해 여느 연인들처럼 이별을 맞았다.

그 후, 우연히 예전에 사용했던 휴대폰을 켜게 된다.

그리곤 우연히 보게 된 메시지함에 있는 글자 하나하나가 다시금 서로를 그리워하게 만든다.


저자, 오휘명은 남에게 어떻게 불리고 어떤 걸 해줄 수 있고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지를 늘 고민해왔다.

그리고 요즘은 그러지 않는 연습을 하고 있다. 막연한 응원과 위로, 거짓 없는 대화를 좋아한다.

쓴 책으로 『그래도 사랑뿐』, 『서울사람들』, 『AZ』, 『곁』, 『당신이 그 끌림의 주인이었습니다』 등이 있다.




그녀, 성하


문득 제법 괜찮은 여자의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찬 바람 부는 아침 출근길에도 핫초코보다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찾았고, 상의와 하의의 색상을 어떻게 맞춰서 입어야 하는지도 매우 잘 알게 됐다. 풋내가 날 것 같이 목선이 다 드러나도록 짧았던 머리카락도 이젠 어깨에 넉넉하게 닿는다. 그래, 어쩌면 이게 내가 그토록 바랐던 어른의 삶인지도 모른다.


나는 이제 스스로를 제법 성숙한 사람이 됐다고 여겼지만, 이렇게 현명치 못한 선택으로 괴로워할 때면, 아직도 어느 부분은 어린 구석이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나는 언제나 이 시간이면 집안에 혼자. 옛날처럼 홀로 어딘가를 떠돌지도 않았다. 몇몇 친구는 벌써 결혼까지 했고, 그렇지 않더라도 애인 한 명쯤은 옆에 달고 다녔다. 죽을 만큼 부럽다거나 한 건 아니었지만, 가끔 알 수 없는 기분이 되긴 한다. 그녀들을 만날 때면 그녀들은 늘 애인으로부터 걸려 온 전화를 받곤 했다. 그리곤 이전엔 들어본 적 없었던 찡찡거리는 목소리를 내는 것이었다. 나는 그게 부럽다기보단, 묘하게 위장 아래쪽이 배배 꼬이는 느낌이 들어 버티기가 힘들었다. 어쩌면 그게 부러움이었을까.



그, 효빈


미국 출입국신곳서를 반납하고 나서야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실감했다. 일 년 만이었다. 순전히 취업을 위해 회사에 제출한 영어능력시험의 (얼떨결의 고득점)성적표였지만, 그것 때문에 취업하고 얼마 지나지도 않은 내가 미국으로 발령을 받을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리고 나의 영어는 철저히 읽고 쓰기에만 특화되어 있었다는 것도 이 땅을 밟고 나서야 알 수 있었다. …… 나는 업무를 마치면 곧바로 아주 좁고 낡은 아파트로 향했고, 도중에 중식당에 들러 볶음면 따위를 포장했다. 그럴 때면 정말이지 중국인이 된 것만 같았다.


도착하면 무엇부터 해야 할지, 누구를 만나야 할지를 생각했다. 1년이라는 시간은 어떻게 보면 짧은 시간일 수도 있었겠지만, 적어도 내게만큼은 아니었다.

많은 것이 바뀌어있을 것 같았고 무엇보다 나 자신도 참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했다. 잊은 것도 잃은 것도 많았다. 막막했다. 섬 또는 미아가 된 기분이 이것과 비슷할까.


나는 키보드와 마우스를 따라 끊임없이 물결치는 목록을 바라보며, '그렇다면 나는 어떤 사람이고, 어떤 것을 가진 사람이고, 어떤 것을 겪은 사람이었나?'를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목록의 꾸준한 흐름과는 반대로 나의 의식은 별안간 정체되어, 스스로의 물음에 대해 그 무엇도 확실히 대답할 수가 없게 되어버렸다. 나의 몸이랄지 머리 어딘가가 뻥 뚫려있어, 스스로가 누락된 자료가 된 것만 같았다.




그리고, 메세지



성하 근사해라.


그리고 나는 그 도심에서 가장 바쁜 사람이 돼.

널 생각하고 추억하는 일은

끝이 없이 쌓여만 있어.

그리고 바쁘게 그것들을 해내고 나면,

나는 다시 너에게서 비롯된 여가활동을 하곤 해.

예를 들면 너와의 이런 메시지들은

너의 문학이 되고

내가 몰래 찍은 네 옆모습은

너의 미술이 되는 거야.

네게 전화를 걸면 들려오는 것은

너의 음악이 되는 거고.


성하 오늘은 음악 들으면서 잠들겠네.


맞아, 그리고 그 음악에는

끝이라는 게 없었으면 좋겠다.

나는 끝이 없는 음악도,

영원히 죽지 않는 도시도 있다고 믿어.


성하 그래, 그 도시에서 가장 바쁜 사람은 너고.

지금도 바쁘시겠어요. 귀여워라.


할 일이 산더미야.

이따가 음악 꼭 들려줘.

보고 싶어, 깊숙이.



효빈 뭐야, 만난 지 이렇게 오래됐는데

여전히 귀엽네.

어쨌든 조심히 들어갔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미 얼굴 보고 사과한 거지만,

아까 한 말은 정말 미안해.

실수였어. 상처 주려고 한 말은 아니었는데.


괜찮아. 나도 너 따라서

무시무시한 말을 했는데.

너도 알다시피, 나는 유별나고

모난 구석이 많은 사람이라서

연인 사이=서로를 너무 아끼기 때문에

자주 서로에게 조그만 상처를

내는 관계라고 생각하거든.

아까도 우리가 서로를 너무 아껴서

서로가 서로에게 작은 상처를 낸 거라고 생각해.


효빈 매일 나보고 '로맨티시스트 씨'라고 하더니,

정작 네가 엄청나게 로맨틱한 말을 하고 있네.

그 말 마음에 들어.

어쩌면 우리는 서로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 마음에서 비롯된 말과 행동으로 상처를 주고,

상처가 지나간 후엔 다시 그 상처를

서로 핥아주는 동물들인가 봐.

지금처러 미안해하고, 다시 소중히 여기고.




며칠 전, (한국에서) 세기의 결혼식이 있었다.

배우 현빈과 손예진이 그 주인공이다.

아마 모두들 TV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그들의 순간 하나하나가 드라마의 한 장면을 보는 것만 같았을 것이다.

'사랑'은 참 예쁜 단어이다.

직접 경험하는 것은 물론 남이 전해주는 연애 이야기마저 언제 들어도 참 몽글몽글하니깐.

『메시지를 입력하세요』 또한 그랬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게 달랐다.

설레고 애틋했지만 결국 서로의 다름으로 인해 여느 연인들처럼 이별을 맞았다.

그 후, 우연히 예전에 쓰던 휴대폰을 무심코 켜게 되었다.

자연스레 들어가게 된 메시지함.

그곳에는 뜨겁고도 애틋했던 사랑만이 가득했었다.

한 자, 한 자 곱씹으며 읽어 내려가니 지난날의 열렬한 사랑을 떠올리게 되었고 이내 그리워하게 된다.

그렇게 성하와 효빈은 서로를 그리워한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기억에 남는 말이 있다.

" 나는 너를 아직도 깊숙이 보고 싶어 해. "


연애 경험이 많은 것은 아니나 첫사랑도 겪어 봤고 간질간질한 사랑도 겪어 봤고 애달픈 사랑도 겪어 봤었다.

첫사랑, 대부분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첫'사랑인만큼 순수하고 예쁘게 그리고 열렬하게 사랑했었는데 몇 번의 엇갈림 끝에 결국 이어지지 않는 것을 보면 그 말이 딱 맞는 것 같다.

그리곤 몇 번의 사랑을 거친 후에 또 한 남자를 만나게 되었다.

연애하는 내내 영원할 줄만 알았던 사랑은 결국 다름과 오해로 인해 끝이 나고 말았지만, 사랑과 관련된 책을 보면 그 사랑과 첫사랑이 떠오르긴 한다.


오랜 기간동안 연애하며 평생을 함께 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결국 결혼 앞에서 이별을 택하고 오히려 짤막하게 만났지만 특별한 끌림에 의해 곧장 결혼한 이들도 꽤 많다.

참, 사랑은 단순하면서도 복잡하고 쉬우면서도 어렵다.

그래도 거쳐가는 사랑에서 배우는 게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책 속에서, 성하가 직장 후배인 나윤에게 해준 말이 있다.

"내 생각엔 대화를 조금 해보는 게 좋겠어, 상황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든 말이야. 둘은 너무 잘 맞고, 어떻게 보면 세상의 모든 사람이 부러워할 정도로 이상적인 연인이 될 수 있는 사람들이야. 그리고 역지사지라는 말도 있잖아. 어떻게 보면 두 사람은 서로에게 역지사지를 누구보다 잘해줄 수 있는 사람들이야. 상대방의 마음이 나의 마음과 비슷하다는 걸 잘 알아낼 수 있으니까."

"실제로 언덕을 오르는 사람들, 그리고 마음의 언덕을 오르는 사람 중 그 누구도 힘을 들이지 않고 그것을 오르는 사람은 없을 거야. 무서운 것도 당연하고, 어느 정도의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되는데? 나윤 씨는 지금 용기가 필요해. 도망치지 않고 오히려 다가가 안아줄 용기가. 그건 그 사람 역시 마찬가지고. 일단은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봐."


다양한 인생사 속에 살고 있으니, 나 혹은 주변 누군가가 성하와 효빈일 수도 있다.

A부터 Z까지 모든 것이 달랐던 그들이었다.

맞는 것이 없었다. 달랐다. 모든 것이 달랐다.

하지만 그럴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당사자들도 알았지만 인정하고 이해하려는 마음이 조금은 부족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결국, 알파벳 Z의 다음은 A라는 것을 알게 된 그들은 다시금 서로를 안아주게 되었다.

연인이든, 부부든 마찬가지다.

알파벳 Z의 다음은 A라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서로의 다름은 인정해 준다는 것, 또 인정받는다는 것은 그만큼이나 커다란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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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4-12 19:2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일상에서 연애와 너무 멀어져서인지 ㅠㅠ 연애소설 안 읽은지 정말 오랜거 같아요. 맨날 달콤한 연애뒤엔 음모가 도사리는 이런 것만 봤더니 ㅎㅎ 뭔가 리뷰도 달콤합니다 하나의 책장님 *^^*

하나의책장 2022-06-27 15:56   좋아요 1 | URL
오랜만에 읽어본 연애소설이었어요! ㅎㅎ
저도 미니님처럼 로맨스가 곁들어져 있지만 음모가 있는 소설들을 주로 읽었었거든요☞☜

scott 2022-04-17 10: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나님의 웹소설이 읽고 싶어지는 글입니다. ^ㅎ^

코로나로
연애도
모든 것이 전과 달라진 세상인 것 같습니다 ^^

하나의책장 2022-06-27 16:00   좋아요 1 | URL
정말요! 마지막 연애가 딱 코로나 전이었거든요.
코로나 터지기 전에 연애의 마침표를 찍었었는데 코로나가 딱 터지고나선 집에만 있다보니 연애라는 것이 조금은 멀게 느껴져요.
함께 했을 때도 좋았지만 혼자 있을 때의 즐거움이나 편안함을 알아버려서, 지금은 혼자인 상태가 참 좋아요^^
 
이제는 나도 엄마가 되고 싶어 - 난임이라는 숲에 홀로 서 있는 당신에게
윤은주 지음 / 홍익출판미디어그룹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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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이 책을 펼치게 된 건, 친한 언니의 아픔때문이다.

몸이 좋질 않아 만나지를 못하니, 마음을 전하고자 소포 하나를 보내고 싶었다.

선물과 함께 책 세 권을 상자에 담았는데, 그 세권 중 하나가 바로 『이제는 나도 엄마가 되고 싶어』이다.


심리상담사인 저자는 직접 난임을 겪게 되었다.

난임 시술의 결심부터 과정에서 오는 아픔과 고통이 얼마나 크고 힘든 것인지 알기에 그 모든 것을 이 책 한 권에 담았다.


저자, 윤은주는 학교와 교육청에서 상담을 하다가 대학원에서 가족상담을 전공한 후, 본격적인 프리랜서 상담심리사의 길을 걷게 되었다. 아동 및 청소년, 부모 그리고 부부, 가족에 이르기까지 어느덧 15여 년의 기간을 많은 내담자들과 함께 할 수 있었다. 마음의 움직임과 흐름을 보고 마음의 소리를 들었던 지나 온 시간들, 결국 그 시간들이 나의 난임 과정에서 스스로 내담자가 되어 돌볼 수 있게 한 자원이 되었다. 현재는 그 자원을 가지고 난임을 경험한 상담심리사로, 난임 여성을 대상으로 한 상담에 몰두하고 있다.




Ⅰ 망설임의 이유들


해를 거듭할수록 더해지는 나이와 함께 내가 만끽했던 자유로움은 허전함과 외로움을 동반하기 시작했다. 정말 이렇게 둘이서만 계속 살아도 될까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기 시작했다. 남편과도 아이에 대한 이야기들을 하기 시작했다. 그럴 때면 남편은 "우리에게 아이가 생겨도 좋겠지만, 난 아이 없이 이렇게 사는 것도 좋아"라며 항상 똑같은 대답으로 결론을 냈다.

남편의 이 말이 나에게 왠지 모를 위안과 안심을 주었다.


아이가 왜 내게 오지 않을까 하며 전전긍긍하는 나날을 보내는 것이, 오히려 심적으로 부담이 되어 임신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저자의 말을 빌려보자면, 의외로 아이를 너무나 기다리지만 난임 시술에 대해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자연임신을 기다릴 수도 있는 것이고 부모가 될 마음의 준비가 아직 안 될 수도 있는 등 이유는 여러 가지지만 무엇보다 난임 병원이라는 자체에 대해 큰 벽을 가지고 있어 들어가는 것조차 용기를 내지 못하는 이들도 대부분이라고 한다.


그래서 정상적인 부부관계에서 피임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1년이 지나도록 임신이 되지 않았다면 난임을 생각해 봐야 한다고 한다.

아이를 간절히 원하지만 막연히 자연임신이 되기를 마냥 기다리는 것은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한다.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기 때문이다.

진정으로 기다리고 원한다면 적극적인 방법을 시도해 봐야 한다고 권유한다.

먼저 마중을 나간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Ⅱ 첫발을 내딛다


저자는 한동안 고민에 휩싸이다 난임 병원 가는 것을 결심하게 된다.

처음부터 아이 먼저 가지겠다는 생각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일과 공부를 놓치고 싶지 않아 미룬 것뿐이었다.

하지만 막상 아이를 가지려고 하니 마음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녀 또한 자연임신되기를 간절히 바랐다고 한다.

그렇게 한동안 고민에 휩싸이다 결국 마음을 먹게 된다.


그러나, 결심만으로 순조롭게 이행되는 것은 없었다.

의외의 걸림돌들이 있었다. 그중 하나는 바로 남편이었다.

저자의 남편은 난임 병원에서 시술하는 것 자체를 거부했다고 한다. 겨우 마음먹었는데 남편까지 설득해야 한다는 사실은 저자의 머릿속에 없었었다.

시술 거부 이유는 한결같았다. 여자인 몸으로 홀로 감내해야 한다는 것이 싫다는 것이다.

그렇게 입씨름하며 시간만 그저 흘려보내다 결국 저자의 울부짖음에 남편이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고 한다.


"그래, 시술하자. 병원 가자. 이정도로 아파하고 있을 줄은 몰랐어. 막연하게 아이가 안 생기는 것이 그냥 나 때문인 것도 같았어. 그래서 당신이 힘든 것을 더 겪게 하고 싶지 안았는데. 그런데 이미 많이 아파하고 있었다니……."

"그래, 해보자."



그리고… 혹시, 안 됐나요?


주변에 난임이었던 지인들이 좀 있어 시험관 시술에 대해 간접적으로나마 들어본 적이 있다.

겪어보지 않았던 굉장한 아픔 그리고 불편함을 느껴야 하며 무엇보다 불안하고 우울해지기까지 한다고 한다.

성격 또한 예민해져 모든 것들이 마냥 좋게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주로 이렇게 들어봤기에 얼마나 아픈 시술인지 와닿았었다.


시험관 시술을 한다고 한들, 한 번에 성공하면 행운이지 한 번에 성공하는 일도 드물다고 한다.

즉, 시험관 시술에 성공해 임신 테스트기에 두 줄이 떴다 해도 마냥 임신이 되었다고 할 순 없다,

초기에 유산되는 경우가 꽤 많기 때문이다.

일부는 습관성 유산까지 앓게 되어 몇 번이고 힘들게 시술했지만 계속 떠나보내야 하는 상황이 닥치기도 한다고 한다.


그래서 그 때 의사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이 말이라고 한다.

"혹시, 안 됐나요?"


몸에 난 상처와 마음에 난 상처의 치료는 같다.

다만, 몸에 난 상처는 눈으로 볼 수 있어 약 먹고 바를 수 있다고 하지만 마음의 상처는 치료가 굉장히 어렵다.

대부분의 여성들이 유산의 아픔을 겪게 되면 오롯이 자신의 탓이라고 돌리는 경우가 많은데, 그 때 꼭 필요한 것이 자기 위로라고 한다.

제대로 추스르지 못하면 심적으로 여전히 불안한 상태를 유지하게 되는데 이는 곧 신체로도 이어지니 또다시 자리를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을 펼치게 된 건, 친한 언니의 아픔 때문이다.

몸이 좋질 않아 만나지를 못하니, 마음을 전하고자 소포 하나를 보내고 싶었었다.

선물과 함께 책 세 권을 상자에 담았는데, 그 세권 중 하나가 바로 『이제는 나도 엄마가 되고 싶어』이다.

결혼도 안 한 나에게는 아직 한정적이고 생소한 소재이기도 해 리뷰를 쓸까 말까 고민했었는데, 사실 난임이라는 문제가 이제는 누구에게나 남 일이 될 수 없는 문제이기에 쓰게 되었다.


간절히 원해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임신이다.

더군다나 요새는 내, 외부적인 환경의 변화로 인해 난임인 여성들의 수치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저자는 12년간의 난임을 겪고 13년 만에 소중한 딸을 품에 안을 수 있었다고 한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모든 것을 감내했던 저자의 마음가짐과 용기에 실로 대단하다는 말밖에 떠오르질 않았다.

막상 본인에게 닥치면 상상도 못 할 아픔이 될 것이다.

책에서는 병원 선택하는 방법 등 실질적인 도움이 될 만한 정보는 물론 현실적인 조언까지 담겨 있어 실제 '난임'으로 고민인 이들에게 꼭 건네주고 싶다.


덧붙여, 결혼을 안 했어도 산부인과에 가서 주기적으로 검사받는 것도 매우 좋다고 생각한다.

사실 나도 대부분이 가지고 있는 편견처럼 산부인과 가는 것을 그다지 달가워하지 않았다.

생리통이 너무 심해 쓰러질 뻔한 적도 있어서 결국 내과에 가서 진통제를 맞고 약을 처방해온 적도 있었는데 그 때 의사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아직 어려서, 산부인과 가는 게 부끄러운 것 같은데 부끄러워하지 말고 가보라고. 산부인과도 여성들만을 위한 내과나 다름없는 것이라고.

그렇게 나도 산부인과에 첫 발을 내딛게 되었었다.

생리통이 심한 경우라면, 꼭 산부인과에 가서 검사를 받아보라고 권유하고 싶다.

경험이 없다면 노출될 일이 크게 없지만, 예를 들면 혹이 있어 생리통을 크게 앓고 있는 건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2살배기 어린아이가 대회에서 노래 부르는 영상을 보고 푹 빠졌었다.

그때부터 나의 노노카 사랑이 시작되어 나도 모르게 일본어 공부에도 능률이 나름 오르고 있는 것 같다.

유튜브나 방송 매체에서 나오는 어린아이들 보면 마냥 예뻐 보이는데 자기 자식은 얼마나 더 예쁘겠는가.

눈에 넣어도 안 아프다는 말이 딱 들어맞지 않겠는가.

지금도 난임 병원을 다니며 아픔과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여성들이 정말 많을 것이다.

그분들에게 하루빨리 어여쁜 아기천사가 내려와 사랑을 주고받는 행복한 나날들이 함께 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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