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화 [테넷] 1회차 관람평. 내 마음대로 주제는 파악했다. 할아버지의 역설처럼 과거와 미래가 뫼비우스의 띠처럼 얽히는 것까진 알겠다. 하지만 엔트로피 증가를 역으로 이용한 인버전이라는 시간작동법은 이해가 어렵다. 지적 자극을 불러오는 영화. 시간을 거스르는 액션장면은 압권. 그리고 액션의 상대가 밝혀지는 부분은 그야말로 반전에 가까운 놀라움. 주제도 딱 마음에 든다. n차 관람은 필수일듯.


2. 제3차 세계대전을 막아야 하는 임무를 맡게 된 주인공 주도자. 그의 적은 시간의 흐름을 뒤집는 인버전 기술로 무장한 사토르. 그를 막기 위한 주도자 또한 인버전 기술로 과거로 돌아간다. 미래를 알고 있는 자의 현재를 막음으로써 미래를 바꿀 수 있을까. 결코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싸움이 시작됐다.


3. 인버전 기술은 이해가 가지 않지만, 영화의 대사처럼 그냥 느껴보자. 인버전 기술로 탄생한 액션장면과 적과의 만남은 감탄을 불러온다. 현재의 시간 속에서 앞으로 가는 사람들과 뒤로 가는 사람들의 만남은 기묘한 느낌을 준다. 


과거로 가서 할아버지를 죽인 손자는 할아버지가 죽었기 때문에 태어날 수 없고, 손자가 태어나지 않았기에 할아버지는 죽임을 당하지 않아 결국 손자를 낳고, 이 손자는 다시 할아버지를 죽이는 할아버지의 역설. 상반된 상태로 과거와 미래가 얽혀지게 된다.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그렇다면 과거로 돌아간 미래의 시점에서 우린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는 것인가. 그래서 필요한 것은 평행세계?


4. 과학적 설명은 차치하고 세상을 멸망시킬 제3차 대전은 왜 일으키려 하는 것일까. 나름대로 생각해본 영화의 주제 의식은 왜? 라는 질문에 있다고 생각된다. 지금의 우리 문명은 기후변화에 전혀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지구의 뭇생명은 인간에 의해 죽어가고 있다. 이것이 위기라는 것을 알면서도 지금의 생활방식을 고수하는 것은 미래의 세대들에게 위험을 떠맡기는 행태다. 즉 우리는 지금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만들어 우리의 후손들의 손에 쥐어주고 있는 것이다. 영화[테넷]은 시한폭탄 만들기를 그만두라고 외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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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에 거두었던 늙은 호박들이 방 한켠에서 노랗게 익어간다. 아직 덜 익은 큰 것 2개를 제외하고 나머지 8개를 차에 실었다. 건강원에 가지고 가서 늙은 호박을 달여 즙으로 먹기 위해서다. 


여기에 대추와 생강도 보탰다. 강삼조이(薑三棗二)라는 말이 있다. 한약재를 달일 때 생강3에 대추2 비율로 함께 달여주면 약의 독성을 중화시켜주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생강대추차는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비염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다.



오래전에 사두었다 여태 쓰지못하고 남겨둔 구기자도 추가했다. 너무 오래된 것이라 조금 찝찝한 마음이 들었지만 곰팡이같은 것은 안 핀 것 같아 사용하기로 했다(다소 불안하긴 하다 ㅜㅜ;).



초겨울내 까먹었던 귤의 껍질도 잘 말려두었다 함께 달였다. 귤피는 향도 좋아 먹을 때 기분을 좋게 해줄 것 같다. 금화규 뿌리 말린 것도 몇 개 추가했다. 


이렇게 건강원에 가져가니 한 솥에는 못 달이고 두 솥이 필요하다고 한다. 기왕 만드는 거 많이 달여서 주위 사람들과 나눠먹으면 더 좋겠지. 


올해는 마트에서 구입한 재료가 많지만, 내년과 그 이듬해에는 집에서 모두 길러낼 수 있는 것은 길러내도록 해야겠다. 구기자와 대추나무는 병충해만 잘 관리하면 충분히 수량을 확보할 수 있을듯하다. 올해는 벌레들이 다 먹어치웠지만 말이다. 생강은 올해 심어봤는데 밭 토양과는 잘 맞지 않은듯하여 아쉬운 부분이다. 반면 도라지를 잘 길러서 추가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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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시무스 2020-12-18 1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강이 불쑥불쑥 솓겠네요!ㅎ 매일매일 따뜻하고 건강한 하루되십시요!ㅎ

하루살이 2020-12-22 12:54   좋아요 1 | URL
네, 고맙습니다. 님도 건강한 하루 하루 보내시길 바랄게요. ^^
 

12월 17일 생각 마실 - 쑥차

 

초겨울 날씨가 제법 매섭네요. 이렇게 추운 날 아침이면 흔히들 말하는 ‘모닝 커피’ 한 잔이 간절해집니다.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주는 느낌이 좋지요.

커피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다양한 차도 있습니다.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고 근육을 이완시켜주면서 면역력을 높여주는 ‘약초차’와도 친해지면 좋겠지요. 겨울차로는 ‘둥굴레차’와 ‘쑥차’가 좋다고 합니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쑥차는 복부와 자궁을 따뜻하게 해준다고 하니 특히 여성분들에게 좋을 듯합니다.

쑥은 이른 봄부터 시작해 우리나라 온 산하에 지천으로 쑥쑥 자랍니다. 쑥은 번식력이 워낙 강해서 가만히 놔두면 그 일대가 온통 ‘쑥대밭’이 됩니다. 농부의 입장에서는 작물이 자라는 것을 방해하는 잡초인 셈이죠. 하지만 배고픈 시절엔 쑥을 캐서 쑥개떡을 비롯해 다양한 반찬으로 해 먹는 등 소중한 구황식물이기도 했습니다. 또한 한약재로도 사용할 수 있는 요긴한 식물이기도 하죠. 관점에 따라 잡초가 되기도 하고 약초가 되기도 합니다.

쑥은 줄기와 새싹 부위를 잘라 그늘에서 잘 말려두면 차로 쓸 수 있습니다. 올 겨울엔 가끔이라도 쑥차를 한 잔 마시면서 내가 미워하는 사람도 다른 관점으로 사랑해볼 수 있는 넉넉한 마음을 가져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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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 이라크 북부 중심도시 모술에서 벌어진 경찰 엘리트 부대 스와트의 마지막 임무를 다룬 영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시가전이 짜릿짜릿하다. 모술을 점령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IS가 거의 퇴각해갈 즈음, 스와트 부대가 상부의 명령을 어기고 실행하고자 한 마지막 임무는 무엇일까. 그 마지막 임무의 정체가 밝혀진 순간 가슴이 먹먹해져 온다. 전쟁영화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강추. 


2. 주인공 카와는 이제 갓 경찰이 된 지 두 달 째인 신참이다. 마약 등의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를 잡으려다 오히려 궁지에 몰렸다. 하지만 어디선가 총알이 빗발치고, 모든 대원이 죽은 줄로만 알았던 ISIS 대항 엘리트 부대 스와트가 등장한다. 카와는 엉겁결에 이 부대에 합류하고, 이들의 마지막 임무에 동참한다. 그런데 아직은 이들로부터 신임을 얻진 못했기에 그 마지막 임무가 무엇인지 알지도 못한채 한걸음 한걸음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 


3. 영화 [모술]은 스와트의 마지막 임무가 무엇일지에 대한 궁금증을 안은채 달려간다. 마지막 임무를 이루기 위해 ISIS와의 시가지 전투가 끝없이 이어진다. 전투 장면은 과장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숨쉴틈 없이 쏟아지는 총알로 긴장감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건물의 어디에서 날아올지 모를 총알에 대비해 스와트 부대원들의 총구는 다른 전쟁 영화 속 총구와는 달리 하늘을 향해 있다. 그들의 총구는 언제 땅으로 향할 수 있을까.


4. 영화 [모술]은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프리카는 물론 중동의 국경선도 그 땅에 살고 있는 민족이나 구성원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제국의 손익에 의해 제멋대로 그어졌다. 그로인해 이곳은 항상 분쟁의 씨앗을 품을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이슬람 극단주의의 무력 행사로 일상은 처참하게 무너졌다. 

[모술] 속 스와트 부대원들의 눈을 통해 쿠르드족에 대한 시선, 이웃국가인 쿠웨이트에 대한 문화적 차이 등등을 엿볼 수 있다. 또한 뒷돈이 오가는 검문소와 담배와 무기의 거래 등 질서가 잡혀져 있지 않은 모술의 모습도 보게된다. 질서를 잡기 위해 미국의 힘을 이용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슬쩍 들어볼 수 있다. 국가라는 것이 자신만의 힘으로 서 있는 것이 아니라 세계 질서 속에서 움직여지고 있음을 영화는 말하고 있다.


※스포일러 주의

5. [모술]의 이야기는 잘 짜여져 있다. 영화 초반 스와트 부대원 중 한 명은 주인공 카와가 '가족이 없어서 결정한 것'이라는 말을 내뱉자 불같이 화를 낸다. 대장 자셈은 마지막 임무의 최종 선택을 자신이 내리지 않고 기어코 부하에게 맡긴다. 자셈은 주위의 쓰레기를 그냥 놔두지 않고 정리해서 쓰레기통에 넣는 버릇이 있다. 영화를 보면서 이들 장면들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되지만, 영화가 종반부로 향하면서 그 의문들은 해답을 찾는다. 이야기를 끌어가는 복선이었던 것이다. 


※스포일러

6. [모술]은 가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가족의 행복이 바로 국가 재건의 밑바탕이라는 것을 마지막 임무를 통해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영화 중반 대장인 자셈은 부모의 시체를 옮기고 있는 형제를 데려가려고 한다. 하지만 형은 끝내 아버지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남고자 하고, 동생은 새로운 희망을 꿈꾸며 자셈의 차에 오른다. 가족이 해체되는 현재의 모습이다. 자셈은 동생을 어느 한 가족에게 돈을 주고 맡긴다. 그 가족의 엄마는 동생을 포근히 안아준다. 불안함 속에서 희망을 품을 수 있는 새로운 가족이 탄생한 순간이다. 동생은 모술을 재건하는 작은 힘이 되어 줄 것이다. 

스와트의 마지막 임무 또한 가족찾기다. 헤어졌던 가족이 만남으로써 희망은 싹트기 시작한다. 이들이 만나는 모습을 통해 가족의 안녕과 행복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가슴먹먹하게 느끼게 된다. 최근 코로나19로 가족간의 불화가 늘어난다는 소식이 슬픈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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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생각 - 감귤맛이 제각각 다르듯이


요즘은 노지에서 자란 귤이 제철입니다. 귤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한 박스 채로 사서 드시는 경우도 많을텐데요, 귤을 먹다보면 맛이 제각각인 경우가 많죠. 


어떤 것은 신맛이 강하기도 하고, 어떤 것은 단맛이 강하기도 합니다. 아마도 다른 나무에서 자란 열매를 따지않았을까 생각해보지만, 같은 나무에서 자란 것들도 맛에 차이가 생깁니다. 이렇게 맛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토양, 강수량, 햇빛, 경사 등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같은 나무라도 햇빛을 더 받는 쪽과 덜 받는 쪽의 열매는 맛에도 분명 차이가 있죠.


이런 차이가 포도에서 나는 것을 프랑스에서는 <테루아>라고 합니다. 와인을 생산할 때 포도 품종 보다도 포도가 자란 지역을 상표명으로 삼는 것도 이런 테루아를 중시하기 때문입니다. 똑같은 품종이라도 테루아가 다르면 와인의 맛도 다르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이렇게 테루아를 중시하는 것은 그 지역만이 갖는 고유한 토양, 기후, 지리적인 요소, 포도 재배법 등의 차이를 인정하는 것입니다. 농부라면 이런 <테루아>를 잘 파악해서 농사를 짓는 게 중요합니다. 서로간의 차이를 인정하고, 그 차이를 존경하는 태도는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서도 필요해보입니다. 우리의 생각도 각자 살아온 환경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겁니다. 즉 생각의 <테루아>인 셈이라고 할 수 있겠죠.


농부가 나무 하나 하나, 작물 하나 하나의 상태를 살펴보며, 그에 맞추어 관리를 하듯, 우리도 서로가 자신만이 옳다 생각하지 않고 각자의 <테루아>를 인정한다면 보다 조화로운 세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오늘 식사를 할 때 입에 넣는 농산물이 있다면, 그 하나 하나의 맛을 음미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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