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8월 2일 맑음 24도~34도


계속되는 폭염. 몸엔 땀띠가 나기 시작하고, 밖에 나서기가 겁이 날 정도다. 

그렇다고 밭을 방치할 수는 없으니, 장화를 신고 뚜벅뚜벅 걸어 나간다. 풀베기만 하다 보니 다른 것들을 놓치고 있어, 중간 중간 작물들을 돌아본다. 



땅콩 주위의 풀을 뽑아주고 나니, 땅콩이 눈에 보여 속이 시원하다 



땅콩은 배나무 밑에 심겨져 있는데, 배나무를 쳐다보니 벌써 새들이 배 열매를 쪼아먹기 시작했다. 아직 익지도 않았을 텐데 참 성미도 급하다. 작년에도 새들이 배를 다 쪼아먹는 바람에 단 1개도 수확하지 못했다. 



올해는 블루베리에 쳤었던 그물을 벗기고, 배나무에 둘렀다. 위쪽은 새들이 먹도록 놔두고, 아래쪽만 그물을 씌웠다. 올해는 사이좋게 나눠 먹으면 좋겠다. 



사과는 올해도 따먹긴 힘들 것 같다. 벌레와 병으로 성한 것이 없다. 일본의 기무라 아키노리라는 농부가 농약과 화학비료를 쓰지 않고 풀도 베지 않으면서 길렀다는 <기적의 사과>는 책에서만 있는 것은 아닐까 싶은 의구심이 든다. 올해 벌써 4년차 인데도 기적의 사과는 열리지 않고 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기적의 배>는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있다. 올해는 새들 피해만 없다면 수확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바람을 갖고 있다. 자연의 힘으로 자라는 열매란 과연 어디까지 가능할 지, 도전은 계속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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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7월 27일 맑음 2도~34도


한낮 기온이 34도까지 올라갔다.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를 정도다. 오후 작업은 포기. 이젠 새벽에만 밭일을 한다. 



하루하루 풀 베기에 여념이 없다. 줄날로 된 예취기를 돌리다 토종 오이 근처에서 뭔가 튀어 오른다. 줄날에 오이가 일부 잘렸다. 

언제 열렸는지도 모르게 열렸다 이렇게 크게 자랐다. 아니 크게 자란 정도가 아니라 나이를 먹어 노각이 된 것도 있다. 충전기가 다 떨어져 예취기를 쓸 수 없게 되자 오이를 살펴봤다. 팔뚝만한 노각에서부터 이제 막 노각이 되 가는 것까지. 눈에 보이는 것은 일단 땄다. 뭘 해 먹을 것인지는 나중에 ^^



도라지를 심어 놓은 곳엔 풀이 뒤섞여 예취기를 쓸 수 없다. 그래서 손으로 풀을 뽑는 와중에 그만 도라지도 쏙~ 뽑아 버렸다. 올 겨울 쯤 채취해서 나물로 무쳐 먹으면 좋은데.... 풀이 너무 자라지 않을 때 관리를 해주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을텐데, 장마로 인해 계속 뒤쳐지고 있다. 



호박을 심어 놓은 곳에선 호박이 너무 왕성하게 자라서, 온 밭을 휘감고 있다. 잎이 무성하다 보니 들어가서 풀을 뽑는 것도 쉽지 않다. 게다가 줄기에 달린 털들에 잘못 찔리면 꽤 아프다. 에라 모르겠다. 호박은 그냥 두기로 한다. 이리저리 살펴보니 수정된 것들이 몇 개 보인다. 이제 수정이 되면 가을까지 과연 제대로 익을 수 있을련지 모르겠다. 집 밭이 호박이 자라기엔 괜찮은 듯 하지만, 꼭 늦게 수정이 되어서 익은 호박을 수확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올해는 그냥 어린 호박일 때 따서 찌개에 넣어 끓여 먹는 것을 생각해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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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7월 22일 맑음 23도~31도


장맛비가 멈추고 나서는 연일 폭염이다. 풀들은 신나게 자란다. 정말 뒤돌아서면 다시 자란다는 말이 과장이 아닐 정도다. 



블루베리밭의 고랑은 예취기로 풀을 베었지만, 블루베리 나무 근처는 혹여 나무에 상처를 줄까봐 예취기를 쓰지 못했다. 그래서 손으로 뽑고 호미로 캐내는 작업을 계속 하고 있다. 그러던 중 발견한 하얀색 알. 열 개 정도가 뭉쳐 있다. 예전엔 꿩 알을 발견하기도 했었는데, 꿩 알은 둥지처럼 풀 위에 사뿐히 놓여 있었다. 그런데 이번 알은 땅 속에 숨겨져 있었다. 무슨 알인지 궁금해 이것 저것 검색해보니, 아무래도 뱀 알인 듯하다. 


이런, 이런. 지금 블루베리밭에 뱀이 알을 낳을 만큼 뱀들이 살기 좋은 환경이라고 생각하니 아찔한 느낌이 든다. 뭐, 반대로 생각해보면 약 한 번 뿌리지 않은 곳이라 생태계가 살아 있다는 것이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뱀은 독을 지니고 있어 꺼림찍하다. 이 알들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을 했다. 뱀이 싫다고 알들을 다 깨버리지는 못하겠다. 그렇다고 블루베리밭에서 부화하도록 놔둘 수는 없어 알들을 근처 숲에 버려 두었다. 살아날 것들은 살아나고, 죽는 것들은 하는 수 없고.... 

올 봄 뱀을 두세 번 본 이후 줄곧 보지 못했었는데, 이젠 뱀 알을 보게 되어 긴장이 된다. 부디 근처에는 오지 않았으면 좋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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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7월 19일 맑음 22도~32도


장마로 사람은 일을 쉬지만, 풀은 끊임없이 자란다. 이러니 사람이 풀을 이길 수 있겠는가. 그저 묵묵히 풀을 따라가며 잡아챌 뿐. 



고추밭에 풀이 고추보다 더 자랐다. 이번 장마로 쓰러진 고추도 많다. 물에 젖어 썩은 고추도 보인다. 풀을 매고, 쓰러진 고추는 일으켜 세우고, 썩고 물러진 고추는 제거해서 버리고.... 두세 평 되는 고추밭이지만 할 일은 많다. ^^; 키가 많이 자라지 않는 방식으로 키운다고 키웠건만, 결국 연일 계속되는 비에 땅이 물러져서 그런지 쓰러진 것들이 생겨났다. 또한 땅에는 노린재들이 얼마나 많은지.... 



한랭사를 쳐 둔 곳에도 땅 속엔 노린재들이 득실댄다. 다른 벌레들의 접근은 많이 막아준 듯하지만, 완전히 100% 차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닌가 보다. 아무튼 고추밭 정리를 끝냈다. 이렇게 정리된 상태로 얼마나 갈 수 있을까. 정리하면서 따낸 고추가 한 움큼. 일단 먹을 수 있는 것들만 추려서 냉장고에 집어 넣었다. 



호박은 그야말로 파죽지세로 자라고 있다. 자꾸 잎을 내고 자라기 보다는 열매를 얼른 맺었으면 좋겠는데. 이렇게 늦게 열매를 맺고 알을 키우게 되면, 가을에 충분히 익은 호박을 만나기는 어려울 듯하다. 이럴 바엔 어린 호박을 따서 나물을 무쳐 먹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다. 수정이라도 얼른 되기를 바랄 뿐이다. 

호박잎 주위의 풀을 정리하고 싶었는데, 호박잎줄기의 가시가 따가워 작업이 쉽지 않다. 일단은 그냥 두기로. ^^''' 퇴비더미에서 자라는 덕분에 정말 무지막지하게 크고 있다. 성장을 위한 영양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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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7월 19일 장맛비 내린 후 소강 23도~30도


슬슬 장마도 끝이 날 모양이다. 피해가 발생한 블루베리밭 사면은 비가 더 올지 모르는 상태라 복구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과연 면사무소에서 어느 정도까지 복구를 해 줄지 상황도 지켜보아야 한다. 



이번 장마로 체리나무도 두 그루 쓰러졌다. 완전히 쓰러진 것은 아니지만, 거의 바닥에 눕다시피 할 정도다. 혼자 힘으로는 도저히 일으켜 세우지 못하고 있다.



이곳저곳에서 장마가 할퀴고 지나간 상처들이 보인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맥문동은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끊임없이 비가 내리는 악천후 속에서도 삶은 계속되어져야 하니까. 언젠가 비는 그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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