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9월 9일 맑음 17도~31도


오미자가 꽤 익었다. 



대략 일주일 정도 후쯤 따면 좋을 것 같아 보이지만, 혹여 이렇게 늦추다 또 아무것도 얻지 못할 것 같아, 내친 김에 열매를 수확했다. 



가지치기도 해 주고 관리에 더 신경을 썼다면 좋았겠지만, 뭐....

잎은 무성한데 비해 열매는 그리 많지 않다. 



그래도 작년에 한 줌 이었던 것에 비하면 올해 수확량은 몇 배 늘어난 셈이다. ㅋ



겨우 작은 병 하나에 청을 담글 정도의 양이 나왔다. 매년 조금씩이라도 이렇게 늘려간다면 좋겠다. 지금은 잎이 무성해 어떻게 해 볼 생각이 나질 않아, 잎이 떨어지고 나면 가지를 정리해야 할 성 싶다. 무언가 체계적인 정원 디자인이 필요해 보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3년 9월 8일 맑음 16도~29도


지난해 산수유 열매가 꽤 열렸는데, 막상 익을 때쯤 보니까 모두 떨어지고 없었다. 아마도 병에 걸려 떨어졌거나, 새들이 먹어치웠던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올해도 산수유 열매는 꽤 달렸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병에 걸려 까맣게 말라 떨어지려 하는 것이 조금 보인다. 또 붉은 색이 점점이 박혀있는 것도 있다. 막 익기 시작하면서 나타나는 모습인 것인지, 병의 징후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도 조금 더 지켜보아야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지난해처럼 산수유가 익을 때쯤에 이 열매들이 모두 어디로 사라져 버리는 일이 또다시 발생하면 낭패겠지만 말이다. 이미 땅에 떨어진 열매들도 조금 있다. 


보통 산수유 열매는 10월부터 익기 시작한다. 농가에서는 서리가 내릴 때까지 나뭇가지에 매달아두었다 수확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농진청 연구 결과에 따르면 9월 미성숙 열매가 비만 예방에 좋은 성분이 더 많다고 한다. 상황을 봐서 9월에 한 번, 10월에 한 번, 서리가 내리고 한 번 이렇게 수확해 보면 좋을 듯 한데, 과연 시간과 정성을 들일 수 있을련지.... ^^;;;



1차로 수확했던 고추의 태양빛으로 말리기는 틈틈히 계속 하고 있는데, 상태가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깨끗하게 마르지 않는 것은 병충해를 입은 탓일까. 건조기를 사용하면 몇 일이면 될 일을 몇 주에 걸쳐 자연의 힘만으로 말리고 있다보니 발생한 일인지도.... 아무튼 예쁘게 마르지는 않고 있다. 반면 2차 수확한 고추는 아직까지 나름 자기 색을 잘 지니면서 예쁘게 마르고 있다. 100% 태양초란 정말 힘든 일이다.ㅜㅜ 



무경운으로 심었던 배추 중 두 포기는 벌레들이 싹둑 잘라먹은 듯하다. 그리고 나머지 배추도 벌레들의 간식이 된 듯 구멍이 송송 뚫려 있다. 풀 들 속에서 자라고 있어, 언뜻보면 풀인지 배추인지 모를 정도임에도 불구하고 구멍이 뚫려 있는 것은 어김없이 배추 모종이다. 벌레들도 맛있는 건 안다!! ^^ 한랭사를 쳐 둔 곳도 배추 모종에 구멍이 뚫려 있는 것으로 보아, 한랭사 안에 이미 벌레가 침투한 듯하다. 천연 추출물 농약을 한 번 쳐야 하는 것은 아닌가 고민이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3년 9월 3일 맑음 23도~31도


'기적의 배'가 가능할 것이라는 희망은 점차 절망으로 바뀌고 있다. 



1주 전까지만 해도 원황배 10여 개 정도는 따 먹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지만, 대부분의 배가 시커멓게 변하면서 땅에 떨어졌다. 벌레 피해도 있고, 병에 걸린 것처럼 보이는 것들도 있다. 아무래도 배에 종이를 싸서 병충해를 막는 방법을 써야 하지 않나 싶다.  



더 기다렸다가는 배 맛을 조금도 볼 수 없을 것 같아, 배나무를 샅샅이 훑어 보았다. 온전하게 남은 것은 딱 한 개뿐. 주먹보다 조금 큰 정도로 크기가 다소 작았지만 수확을 감행했다. 그리고 맛 본 배맛은 그야말로 꿀맛. 이렇게 맛있는 배였으니, 벌레나 새들이 달려드는 것도 이해가 된다. ^^; 올해 실패를 거울 삼아 내년엔 종이 씌우기를 검토해봐야 겠다. 


배와 함께 호박도 한 개 땄다. 호박이 이제 열린 것들이 많아 아무래도 늙은 멧돌호박을 수확하는 것은 힘들듯하다. 그냥 어린 호박일 때 수확해서 반찬으로 먹는게 나을 듯 보인다. 오늘도 호박을 한 개 따서 깍둑썰기를 한 후 1/4 정도만 청국장 찌개에 넣어서 먹었다. 얼굴 크기보다 조금 큰 호박이지만 반찬으로 먹기엔 꽤나 많은 양이다. 호박 덕분에라도 된장찌개나 청국장 찌개를 많이 해 먹어야 할 판이다. ^^ 



블루베리밭과 체리밭의 5차 풀베기가 마무리됐다. 이제 남은 기간 동안 한 번 정도만 풀을 베주면 풀베기는 끝이 날 것 같다. 1년에 6회 풀베기라니.... 아무래도 이건 아니다 싶다. 풀베기 횟수를 줄일 수 있는 농장 디자인에 대한 고민이 깊어져야 할 시기이다. 1년 2~3회 정도에서 끝낼 수 있다면 좋겠다. 올 겨울은 이것이 가능하도록 연구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둔 1987년, 레바논에서 외교관 납치가 벌어졌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액션과 웃음, 감동이 버무러지긴 버무러졌는데, 간이 조금 약하네~


1년 8개월 전 납치되었다 실종된 외교관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은 외교관 민준(하정우)은 동료를 구하기 위해 자원해 레바논에 들어간다. 물론 자원의 배경에는 임무에 성공시 미국으로 배치를 받고 싶어하는 개인적 출세 욕망이 있다. 이번 작전은 안기부도 모르게 행해지는 비공식작전. 하지만 임무는 처음부터 꼬인다. 레바논 현지 공항경비대가 교섭금을 노리고 민준을 잡으려 하고, 민준은 총알을 피해 도망치다 우연히 한국인 택시 운전사 판수(주지훈)의 차를 타게 된다. 판수는 중동 지역에서 사기 피해를 당하고 우여곡절 끝에 레바논에 흘러들어와 살고 있다. 뭔가 사기 기운이 농후한 판수와 함께 민준은 인질을 무사히 구출해 낼 수 있을까. 


#스포일러 주의

영화 <비공식작전>은 민준과 판수를 잡으려는 공항경비대와 갱단의 추격, 그리고 이에 맞선 민준과 판선, 그리고 비밀무장조직간의 대결 구도로 사건을 끌고 간다. 이 대결 구도는 액션의 밑그림이 되어 퍼붓는 총알 세례와 자동차 추격 장면을 보여주지만, 결말이 너무 훤히 보이는 통에 긴박감이 다소 줄어든다. 그나마 민준과 판선의 케미가 웃음을 자아내는 것이 영화를 숨통 트게 만든다. 거기에 더해 인질을 구하기 위한 협상금을 위해 외교부 직원들이 월급 포기 각서를 쓰는 장면 등이 인간애를 느끼게 만든다. 이런 감동적인 장면들은 판수가 돈을 훔친 후 다시 돌려준다든가, 민준이 고국으로 돌아가는 티켓을 포기하는 모습 등으로 이어진다. 


영화 <비공식작전> 속에서는 위험에 처한 동료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욕망을 억누르고 희생하는 개개인들이 그려진다. 재난에 처했을 때, 무엇보다 앞장 서야 할 국가라는 것 또한 국가라는 실체가 있어서 재난을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를 구성하고 있는 개인들의 힘이 모여 가능한 듯 보인다. 하지만 국가를 움직이는 권력이 재난을 못본 척 한다면, 구성원들의 힘 만으로는 결코 재난을 극복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1987년의 대한민국과 2023년의 대한민국. 재난을 대하는 국가의 자세는 얼마나 바뀌었을까. 한편 재난을 극복하려는 개인의 공동체에 대한 헌신은 여전히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 - 원자에서 인간까지
김상욱 지음 / 바다출판사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상을 이해하고 인간은 또는 나란 무엇인지를 일목요연하게 설명하고자 하는 욕망은 인간의 생존에 필요한 욕구는 아닐지라도, 도저히 외면할 수 없는 욕구 중의 하나일 것이다. 내가 왜 사는지, 또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풀기 위해선 세상을, 그리고 인간을 먼저 이해하는 것이 필수일 테니 말이다. 그래서일까. 많은 학자들이 <빅 히스토리>를 자신만의 시선으로 써내려가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물리학자 김상욱은 물리학의 시선으로 자신만의 빅 히스토리를 완성한 듯하다. 그 결과물이 바로 이 책 <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구를 포함해 세상, 우주의 모든 것은 원자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을 시작으로 인간을 포함해, 생명과 물질, 우주를 설명한다. 그렇다고 해서 원자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다는 환원주의적 주장을 펼치고 있지는 않다. 세상은 다양한 층위로 구성되어 있고, 그 층위마다 다양한 법칙이 존재함을 인정한다. 그래서 원자는 물리학의 시선으로 설명할 수 있지만, 분자로 넘어가서는 화학이, 개체와 인간, 사회로 그 대상이 바뀌면 그 대상의 층위에 맞춘 다양한 학문적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것을 이야기한다. 그럼에도 이 책은 물리학의 시선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이 다른 빅 히스토리와의 차별점이라 할 수 있겟다.


아무튼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내가 알고자 하는 대상의 층위를 먼저 파악하고, 그 층위를 지배하고 있는 법칙이나 원리를 적용함은 물론, 다른 층위와의 관계 또한 놓치지 않는다면, 꽤 정확하게 대상 또는 현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갖게 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 <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을 읽은 후, 세상의 모든 것을 구성하는 기본인 원자에 대한 물리학적 이해와 함께, 원자들이 합쳐져 분자가 됐을 때 이를 이해하기 위한 화학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졌음을 알게 된다. 물리학적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에서 화학적 원리에 대한 이해 욕구가 커졌다는 것이 새삼 놀라울 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