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3월 20일 온종일 비 7도~11도


아침부터 내리던 비가 오후가 되니 잦아들기 시작했다. 오늘은 유기농 인증을 받은 블루베리 농가에서 키운 블루베리 묘목을 구입하러 갔다. 선라이즈 품종을 찾았지만 없어서, 대세라 할 수 있는 듀크로 선택했다.



체리나무가 죽은 자리에 심을 것이라 30주 정도만 구입했다. 그런데 묘목 구입시기가 늦었는지, 실한 것은 다 팔리나간 상태였다. 남은 것 중에 그래도 쓸만한 것들을 골라 차에 실었다.



농장주께서 다소 미안했던지, 엘리자베스 5주와 챈들러 5주를 그냥 주셨다.^^(고맙습니다)



묘목과 함께 블루베리용 상토도 구입했다. 피트모스를 주 성분으로 해서 산도가 pH 3.5~5.0이다. 나무 1주당 50리터 한 포를 다 쓰면 좋은데, 차에 실을 수 있는게 한계가 있어 20포 정도만 샀다. 


농장주들은 각자 자신의 농사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이곳 농장주도 블루베리를 어떻게 키우는지 장황하게 설명하신다. 최근에 작업을 마친 가지치기하는 법에 대해 물으니 "아까워 하지 말라"고 강조하신다. 또한 겁먹지 말고 과감하게 가지를 쳐내야 한다고 한다. 더불어 묘목을 구입하지 말고 삽목을 해서 키워보라는 충고도 건네신다. 삽목하는 법도 3분 설명으로 짧고 굵게 전달하신다. 그야말로 소중한 지식이다. 다음주에는 블루베리 삽목에 도전해봐야 하겠다.



농장 이곳저곳을 설명하시다, 뿌리발근을 위해 만들고 있는 액비를 보여주신다. 그러더니 따끈따근하게 얼마전 받아놓은 액비라며 한 통 선물해주신다. "저는 무투입이라 필요없습니다"라는 말이 목구멍에서 근질근질했지만, 일단 받아두는걸로. ^^; 혹시나 정식 후 잘 적응하지 못하는 나무에는 조금 사용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단순히 묘목을 사고 파는 관계가 아니라, 블루베리를 심고 가꾼다는 '동지'로서의 애정이 묻어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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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 옆에서 자라는 나무들은 연둣빛 잎을 내놓기 시작하고 있다. 



집에서 키우고 있는 산수유와 매실나무도 꽃을 활짝 폈다. 산수유는 3그루 모두 비슷한 시기에 꽃을 피웠는데, 매실나무 두 그루는 피는 시기가 꽤나 차이가 난다. 꽃이 아직 피지 않은 매실나무는 이제서야 꽃망울을 맺기 시작했다. 같은 나무라 하더라도 품종별로, 그리고 키우는 장소에 따라 성장 시기가 다른 모양새다. 



집에서 키우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주위에서 볼 수 있는 미선나무도 꽃망울을 맺기 시작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고 있는 1속 1종의 천연기념물인 미선나무는 흰 개나리꽃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꽃망울은 온통 흰색이 아니라 절반쯤 파스텔톤의 분홍색이 자리를 잡고 있어 화사한 느낌을 준다. 



꽃이 활짝 피면 이 분홍빛이 약해져 전체적으로 흰 느낌이 물씬 풍긴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는데, 멸종 위기는 아니더라도 주위에서 쉽게 마주치지는 못하는게 실정이다. 하지만 미선나무는 가지치기한 가지를 땅에 꽂으면 뿌리를 새롭게 내릴 정도로 번식력이 강하다. 그럼에도 전국 산천에서 쉽게 보지 못하는 것은 어떤 이유 때문일까. 

추측해보면 노란 개나리와의 경쟁력에서 뒤졌기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개나리는 울타리 개념으로 온 산하 뿐만 아니라 동네 어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미선나무 또한 이 못지 않은 번식력을 지녔지만, 사람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기에, 설 자리를 잃어버린 것은 아닐까싶다. 자라는 모습이나 꽃모양이 모두 비슷하지만 꽃 색깔에서 화려하지 못했기에 내처진 느낌이랄까. 

실제 사정, 즉 진실을 알진 못하지만, 미선나무 꽃의 저 분홍빛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싶어하는 몸부림의 결과일 수도 있지 않을까 상상해본다. 선택받지 못하고, 사랑받지 못하는 것들의 몸부림이 애달프다. 살아있는 모든 것들을 사랑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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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3월 14일 맑음 미세먼지 잔뜩 3도~13도


블루베리밭에 균배양체를 뿌리지 않은 곳에 마저 균배양체를 다 뿌려줬다. 전에 뿌렸던 것과는 3주 차이가 난다. 이 차이가 블루베리 성장과 과실에 차이를 가져올지 궁금하다. 지난해에는 2월 마지막 주 쯤 한꺼번에 다 뿌려줬었다. 그리고 그 이후 추가로 퇴비를 주거나 양분을 공급하지는 않았다. 올해는 균배양체의 양분이 어느 정도 소모가 되는 5월 초 쯤 추가로 퇴비(추비)를 조금씩 줘 보는 건 어떨까 고민 중이다. 만약 추비를 주었을 때 지난해보다 더 좋은 결과가 나온다면, 무투입 원칙에서 어떻게 추비 문제를 해결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추비를 줘도 큰 차이가 없다면, 고민거리가 하나 사라지는 셈이다. 



블루베리밭에 균배양체를 뿌리는 김에 다른 나무들에도 주었다. 블루베리는 아직 성목이 아니어서 1주당 4~5키로그램씩 주었지만 다른 나무들은 제법 덩치가 있어서 10키로그램씩 주었다. 사과와 배나무는 올해에는 열매를 달아 줄지 기대가 된다. 


감나무는 지난해 좀처럼 크지 않았다. 감나무는 초기에 옮겨심으면서 양분을 주면 안된다는 한 농부님의 말씀대로 아무 것도 주지 않아서였을까. 가지가 자라지도 분화하지도 않고 묘목보다 살짝 컸을 뿐이다. 올해는 잘 좀 자라보라고 균배양체를 뿌려줬다. 



감나무에 이어 보리수, 산수유, 대추나무에도 조금씩 균배양체를 주었다. 올해는 이런 나무들에서 열매를 얻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지난해부터 열매가 열리기 시작했지만, 거의 대부분 벌레들에게 내주었다. 올해는 좀 달라질 수 있을까. 



이곳저곳 퇴비를 주다보니 밭 곳곳에서 이런 구멍을 마주친다. 아무래도 두더쥐가 파놓은 것처럼 보이는데, 이렇게 정원으로 동그랗게 파놓는게 신기할 정도다. 마치 하우스 파이프를 박았다가 빼놓은 모양새다. 문제는 두더지가 자꾸 땅을 헤쳐놓으면 작물이나 나무에 피해가 간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두더지 잡겠다고 뱀이 자꾸 나타날 가능성도 커진다. 자연스런 생태계의 흐름일 터이지만, 농사를 짓는 입장에서는 걱정이 앞서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걱정을 앞서봤자 무엇하겠는가. 걱정은 뒤에다 놓고 일단 사태추이를 지켜보아야 할 터이다. 



지난 겨울 혹한에 올해는 벌레 피해가 덜 할 것이라 예상했는데, 아닐련가 보다. 이곳저곳에서 벌써부터 벌레들이 설치고 다닌다. 봄이 일찍 찾아오는 모양새를 보이니 벌레도 조바심이 났나보다. 올해는 또 어떤 일이 벌어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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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화끈한 케이퍼 무비(범죄영화). 주인공을 응원해야 할지, 비난해야 할지 난감하게 만드는 연출력에 박수! 볼거리★★ 생각거리★ 마음거리★☆


2. 최근 개발과 관련된 투기로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는 LH직원들. 개발에서 발생하는 이익이 워낙 크다보니 발생한 일이다. 이런 이익은 일정부분 환수를 통해 개발로 피해를 보게 된 사람들을 돌보는데 쓰이는게 맞지 않을까. 이런 환수 조치가 없으니 커다란 이익을 좇아 불법이나 탈법이 난무할 수밖에.

영화 [퍼펙트 케어]의 주인공 말라는 은퇴자들의 건강과 재산을 관리해주는 기업의 CEO다. 하지만 건전해보이는 기업의 이미지와는 달리 은퇴자들을 속여서 요양원에 감금(?)시켜놓고 그들의 재산을 강탈(?)해가는 사기꾼에 가깝다. 의사와 요양원과의 카르텔을 통해 법망을 교묘히 피해간다. 이런 그녀에게 새로운 희생자가 나타났다. 그런데 이 희생자의 아들이 전 러시아 마피아? 죽음을 무릅쓴 대결이 펼쳐진다. 과연 승자는 누가 될까?


3. 말라가 바라보는 미국은 정글이다. 뺏는냐, 빼앗기느냐. 사자냐, 양이냐. 그래서 그는 사자로 살아가기로 결심한다. 양을 눈앞에 두고는 거침이 없다. 자신의 영역을 지키기 위해 다른 사자와의 대결에도 두려움이 없다. 

그런데 두려움이라는 감정은 생존의 필수요소다. 사람으로서 살아가기 위해선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한다. 두려움을 모르면 위험이 닥쳤을 때 피하거나 대처하기 못하고 그대로 맞닥뜨림으로써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꼭 목숨만을 지키기 위해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문명 사회에서는 도덕적 두려움도 가져야 한다. 이런 두려움이 인간다움의 조건이라 할 수 있다. 

[퍼펙트 케어]의 원제는 [I care a lot]이다. 여기에서 케어는 돌봄이란 뜻으로 읽혀지지만 또한 조심이란 뜻도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두려워하고 조심해야 할 것이 많은 것이 인생사다. 


4. 말라는 승승장구한다. 판사의 전폭적인 신임과 두려움 없는 돌진이 그를 정상에 오르게 만들었다. 말라가 성공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은근히 화가 치민다. 은퇴자들을 속이고 재산을 빼앗아 일군 부와 성공에 박수를 보낼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사촌이 땅을 사서 배가 아픈 것이 아니다. 타인에게 손해를 입혀 자신의 이익을 취한 것에 분노하는 것이다. 소위 '정의'롭지 못한 것이다. 

말리는 미국이라는 정글에서 암사자로의 삶을 계속 살아갈 수 있을까. 영화는 반전을 준비해놓았다. 그런데 이 반전이 우리의 정의감을 만족시켜 통쾌함을 주지는 않는다. 우리가 접한 세상에선 이런 반전을 목격하는 경우가 별로 없기 때문일지 모른다. 

영화 [퍼페트 케어]의 주인공 말리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지켜보는 것이 이 영화의 큰 재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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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3월 5일 맑음 0도~16도


고추를 떠올리며 가지치기를 했던 블루베리 100여 주 이외에 남겨진 블루베리가 60여 주였다. 남은 것은 관목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가지치기를 했다. 1주일 전에 실행했던 것에 비해 가지치는 것이 줄어들어 생각보다 시간이 덜 들었다. 

게다가 10주 정도는 품종이 듀크가 아닌 선라이즈인데, 줄기가 자라는 모양새가 다르다는 것을 알게됐다. 또한 선라이즈는 지난 가을에 단풍이 들었던 잎이 가지에 여전히 달려있는 점도 듀크와 다르다. 

지난 수확시기를 생각해보면 듀크와 선라이즈 열매 크기는 비슷하다. 맛은 듀크보다 선라이즈가 익으면 익을 수록 단맛이 더 강한 느낌을 받았다. 올 봄엔 체리나무가 죽은 곳에 과수를 심는 대신 블루베리를 더 넓혀갈 생각인데, 선라이즈 품종을 더 늘려볼 계획이다.



가지치기를 다 마친 블루베리밭을 보니 시원한 느낌이 든다. 더부룩하게 자란 머리카락을 깨끗하게 자른 느낌이랄까. 밑거름 퇴비를 주지 않았던 나머지 반도 다음 주말 경에는 뿌려줘야 하지 않을까싶다. 올해도 건강하고 맛있는 블루베리를 선물받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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