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4월 8일 맑음 3도~19도



배꽃이 흐드러지게 폈다. 꽃봉오리가 나올때만 해도 무슨 나무였는지 알 수가 없었다. 모과나무였었나? 기억이 가물가물했다. 그런데 꽃이 피고나니 배나무였음을 알겠다. 하얀 꽃이 곱다. <이화에 월백하고...> 라는 싯구를 떠올리며 달밤에 한 번 구경해보고 싶다. 



배나무도 수형을 잡아주어야 할 텐데, 그냥 아무렇게나 자라고 있는 셈이다. 그나마 이제라도 배나무였음을 확인했으니, 꽃이라도 솎아주는 작업을 해야하겠다. 일단 꽃구경도 실컷 했으니... ^^ 과수는 꽃이 달린대로 몽땅 수정을 시켜 열매를 매달지는 않는다. 이 많은 꽃이 열매가 된다고 생각해보면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끌어다 써야 할 것인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나무가 젊고 싱싱하게 잘 크기 위해선 열매를 다는 데 쓰는 에너지도 조절을 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텃밭의 빈 공간에 무엇을 심을까 고민하다 민트를 생각했다. 씨앗이 워낙 작아 상토와 섞어준 후 밭에 흩뿌려주었다. 이것도 직파다. 심지어 땅을 긁는 것조차 하지 않았다. 싹을 내서 잘 자랄 수 있을까.



이제 텃밭은 어느 정도 정리가 되어가는 성싶다. 단호박, 금화규, 민트, 비트, 상추, 케일, 청경채 등이 심겨졌다. 풀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오가피에서 잎이 나기 시작해서 몇 개 따왔다. 쌈으로도 먹을 수 있다. 오늘은 샐러드로 사용했다. 민트를 비롯해 상추, 케일 등등 텃밭에 심은 것들이 잘 자라준다면 매일 매일 샐러드 풍년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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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1-04-09 13: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제 마누라 배꽃 화접 알바 갔다가 오더니 밤새 끙끙 앓는 소릴 하더군요. 그리고 알반 줄 았았는데 봉사였다나요. ㅋㅋㅋㅋㅋ

하루살이 2021-04-09 16:42   좋아요 1 | URL
이런. 배는 면봉으로 일일이 하나씩 화분을 묻혀 수정시켜줘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죠. 고생이 많았겠습니다.
요즘은 몇일에 걸려 할 일을 드론을 띄어 몇십분 내로 끝내기도 한다는 군요.
저같은 경우엔 고작 3그루 밖에 없어서 벌이 자연수정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집 뒤에 아까시나무가 있어서 벌이 자주 다니기에 가능할 것이라 믿고 있답니다.^^
 

21년 4월 5일 맑음 1도~18도


매년 새로 심어야 하는 한해살이보다는, 한 번 심고나서 여러해를 관리해야 하는 여러해살이를 좋아한다. 되도록이면 땅을 파헤치는 일을 최소화하고 싶어서다. 하지만 우리의 식탁 위에 올라오는 다양한 반찬들의 대부분은 한해살이가 많다. 여러해살이의 경우엔 식탁에 한 번 올리기 위해 긴 시간을 기다리는 것이 경제적으로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서일 것이다. 대신 여러해살이 작물의 경우엔 약재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긴 시간만큼의 생명력이 더해져 약성이 더 강하기 때문이지 않을까. 다만 여러해살이의 경우엔 중간에 관리 소홀로 죽게되면 낭패가 아닐 수 없다. 그 긴 시간을 통째로 잃어버린 셈이기 때문이다. 



황기가 새롭게 싹을 냈다. 올해 2년차다. 비록 두세개 정도밖에 되진 않지만, 그래도 살아있다는 것이 반갑다. 반면 옆에 심겨졌던 지황은 싹을 내밀 기미가 없다. 



지난 여름 장마기간 물에 푹 파묻혀 죽을줄로만 알았던 도라지도 얼굴을 내밀었다. 신기할 따름이다. 다년생 식물이 자라기에는 땅이 거칠고 황폐하기에, 양분을 어떻게 공급해야 할지 고민이다. 


여러해살이 풀들이 나이를 한 살 먹었다. 뿌리는 더 굵어질 것이다. 하지만 매년 새롭게 잎을 낸다. 우리도 나이를 먹으며 지혜와 심지는 굵어지고, 생각은 파릇파릇하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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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4월 3일 11도~19도 오후부터 비


환경을 지키는 농업을 위한 방법 중의 하나는 무경운이 있다. 즉 땅을 갈지 않는 것이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탄소의 양은 땅 속이 공기 중에 떠도는 것보다 2~3배 정도 많다. 식물이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끌어와 광합성을 하고서 남은 탄소를 땅 속에 저장하고 있는 덕분이다. 


하지만 땅을 갈아버리면 흙이 품고 있던 탄소가 대기로 빠져나온다. 산업혁명 이후 기계화로 땅을 깊게 대량으로 갈아엎기 시작하면서 흙 속에 격리되었던 탄소가 대기로 빠져나온 양이 산업혁명 이전 7800년간 자연스레 빠져나온 탄소 양의 42.5%에 달한다고 한다. 게다가 땅 속에 탄소를 많이 품을수록 땅은 기름져 수확량이 늘어날 수 있다. 


그럼에도 왜 땅을 가는 농법이 주를 이루었을까. 아마도 기계로 인한 편리성과 함께 땅을 가는 그 순간 산소가 공급되면서 미생물 활동이 활발해져 단기간 지력이 솟구쳐 수확량이 늘어나기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즉 경운을 하면 수확량이 늘어난다는 경험을 통해 땅을 가는 농법이 주를 이루지 않았을까 추측해보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미생물의 탈진을 불러오고(미생물의 활발한 활동으로 미생물 먹이가 고갈), 결국 땅의 황폐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즉 단기적인 이익으로 말미암아 장기적인 손실이 크다는 것이다. 끊임없이 유기물을 공급해주지 않는한 땅을 가는 농법은 그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지구를 지키고, 땅을 지키고, 생명력을 온전히 품을 수 있는 농법은 무경운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올해는 텃밭농사를 모두 무경운으로 해볼 계획이다.



물을 인위적으로 주기보다는 비를 이용하기 위해, 비가 오기 전 씨앗을 뿌리기로 했다. 청경채, 케일, 상추와 같은 쌈채소와 단호박, 금화규 등을 심었다. 

먼저 일체 땅을 갈지 않는대신, 씨앗을 심을 자리만 모종삽으로 깊게 팠다. 그리고 씨앗을 뿌리고 위에 원예용 상토를 살짝 덮어주었다. 



원예용 상토를 덮어준 것은 물론 씨앗이 잘 자랄 수 있는 흙을 공급함과 동시에 주위의 풀과 구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씨앗이 나기 전에 풀이 나서 작물이 경쟁에 진다면, 농사는 실패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풀도 되도록이면 뿌리채 뽑지 않는게 좋지만, 작물을 심는 주변으로만 풀을 뽑아주었다. 올해는 풀을 뽑았지만, 내년엔 풀과 구별할 수 있는 법을 연구해 풀을 뽑는 대신 자르는 방법을 택해볼 생각이다. 



풀을 뽑고 구멍을 내서 씨앗을 뿌린 후 상토를 덮고 나니 텃밭의 모양새가 드러났다. 하지만 한 달 정도만 지나면 풀 세상이 펼쳐질 것이다. 직파한 씨앗들이 싹을 제대로 내서 잘 자랄지, 그리고 풀과의 경쟁에서 이겨낼지 궁금해진다. 물론 농부는 작물이 풀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풀을 깎아주는 수고로움을 행해야만 한다. 무경운 직파! 꼭 성공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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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북사랑 2021-04-07 15: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이크...저는 파를 심는다는 뜻인줄 알았어요. 제목만 보았을 때...얼마나 무지한지 몰라요^^:;;; 직파 씨앗이 연두색 머리를 밀고 나오기를 기원합니다

하루살이 2021-04-07 16:45   좋아요 1 | URL
아~ 이런 ... 실은 농업용어도 일본식과 줄임말이 상당합니다. 보다 쉽게 다가오고 헷갈리지 않으면서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우리말 농업용어를 사용하기 위해 노력해보겠습니다. ^^;
 

21년 4월 3일 11도~19도 흐리다 비


오늘 오후부터 비가 온다고 해서 서두르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지난번 새로 심었던 블루베리에 전용 상토를 아낌없이 주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렸다. 



다행히 상토의 원료로 사용되는 토탄을 100키로 정도 얻었다. 토탄은 이탄으로도 불리는데, 간단히 말해 아직 석탄이 되기 전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석탄은 3억년 전 나무의 목재를 이루는 주성분 중 하나인 리그닌이 분해되지 않아, 즉 썩지않아서 그대로 퇴적되어, 오랜 세월 열과 압력을 받아 생성된 것이다. 이후 리그닌을 분해하는 미생물이 생겨나면서 석탄은 더 이상 나오지 않게 되엇다. 즉 토탄은 리그닌을 포함해 아직 유기물이 덜 분해된 상태로 늪이나 연못 등에 축적된 유기물인 것이다. 


리그닌은 여전히 분해가 쉽지않은 성분으로 좋은 퇴비를 만드는 중요 요소라 할 수 있다. 토탄은 이 리그닌을 포함해 좀 더 다양한 유기물질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반면 물 속에 축적되어 있다보니 산도가 강하다. 즉 강산성 물질인 것이다. 보통 pH4 내외 정도로 보면 되는데, 이는 중성에 가까운 약산성을 좋아하는 일반 작물과 달리 산성을 좋아하는 블루베리에는 안성맞춤이다. 



블루베리에 유기물 공급과 산도 조절이라는 두 가지 목적을 이룰 수 있다는 생각에 신이 났다. 다만 풍부하게 쓸 수 있는 형편은 되지 않아 블루베리 한 주당 두 삽 정도씩 뿌려줬다. 

'블루베리야, 상토를 충분히 못줬지만 토탄이라도 주었으니, 건강하게 잘 자라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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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4월 1일 맑음 6도~22도



지난 주말에 뽕나무 옆에 있던 것을 옮겨심었던 블루베리 3그루 중 2그루가 죽고 말았다. 살리고자 했던 행동이 오히려 죽음으로 내몬 셈이다. 원래 블루베리가 죽었던 자리였던만큼, 흙을 한 번 살펴봤어야 한 건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옮겨심은 블루베리가 잘 살 수 있도록 블루베리에 잘 맞는 흙의 조건을 갖춰놓았어야 했는데.... 생명력 강한 녀석이라 생각하고 그냥 옮겨심은 것이 낭패를 본 것이다. 



반면 복분자는 뿌리가 펴져나가면서 새 줄기도 생겨났다. 지난해 휘묻이를 했지만 새 줄기와 뿌리를 생성하는데 실패했었다. 그런데 아무런 처치도 하지 않았는데, 자연스레 복분자가 증식을 한 것이다. 3년 전쯤 묘목 5개를 구입해 심었는데, 달랑 1개가 살아남았고, 그것이 이렇게 증식을 한 것이다. 



증식한 가지에 돋아난 복분자잎이 대견스럽다. 


살고 죽는 것이 의도한대로 이루어지는 것은 힘들다. 만약 우리가 의도한대로 살고 죽는다면, 인간은 수만년을 살아도 부족할 것이다. 지구의 생명체는 인간이 원하는 것들로만 가득할 것이다. 그런 세상은 행복할까. 아마 부족한 것을 알고, 애타는 마음을 갖았을 때에야 비로소 순간 순간이 소중한 것은 아닐까. 봄날에 피는 꽃들과 새순들 속에서 삶의 충만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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