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5월 16일 맑음 13도~32도


5월 중순에 30도가 넘는 날씨라니.... 한여름을 연상시키는 날씨 탓일까. 밖으로 화분을 옮겼던 커피나무가 마치 화상을 입은 듯 잎이 타들어갔다.



환경이 바뀌어서인지, 정말 뜨거운 태양 때문인지 가늠할 수는 없지만, 일단 한 가지 요인이라 생각되는 햇살을 피해주려 복분자 나무 아래로 자리를 옮겼다. 



직사광선을 피해주려는 의도인데, 건강하게 살아날 수 있다면 좋겠다. 다행인 것은 성장점이 피해를 입지 않았다는 것이다. 



옮겨 심었던 블루베리 묘목 중 한 개가 뿌리가 뽑힌 채 널브러져 있다. 동물이 그런 건지, 벌레 또는 곤충이 그런 건지, CCTV가 없으니 알 수가 없다. 다시 심긴 했지만, 살아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다시 심었던 블루베리 묘목은 하루가 지나 말라 죽어가고 있다. 화분으로 옮겨 심어 살려야 하나 싶다가, 이미 회생단계를 지난듯 하여 그냥 두었다. 



반면 삽목을 했던 블루베리 가지에서 잎이 돋아나는 것들이 많아졌다. 연일 뜨거운 날씨와 꾸준한 물주기를 통해 뿌리가 내리고 있는 듯하다. 


나무를 통해 생로병사를 마주친다. 세상은 단 한 순간도 변하지 않는 것이 없음(제행무상)을 다시금 깨우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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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악마나 귀신, 좀비를 소재로 하는 영화를 찾아 볼 정도로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그럼에도 때론 악마나 좀비를 바라보는 시선의 신선함, 해석의 재미가 있는 영화들은 꽤 즐기는 편이다. 


영화 <엑소시스트;더 바티칸>은 실제 유명 구마사제인 가브리엘 아모르트를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다. 상상 속의 인물이 아닌 실제 인물을 이야기의 중심에 놓은 것이다. 게다가 그 역할을 맡은 배우가 러셀 크로우라고 하니 관심이 갈 수밖에. 그리고 영화는 그 관심만큼 꽤 재미있다. 


** 스포일러 주의

구마사제를 인정한다는 것은 악마를 인정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악마가 있다는 것은 세계 역사 속에서 악마가 저지른 사건들이 있다는 것을 뜻한다. 영화 <엑소시스트;더 바티칸>은 이런 관점에서 종교재판과 마녀사냥을 해석한다. 또한 바티칸에서 벌어졌던 성추행과 같은 추악한 사건들도 살짝 다루고 지나간다. 


우리가 빙의라고 부르는 현상은 일종의 정신병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 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우리의 세계를 100%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고, 우리가 앓고 있는 병의 대부분은 아직도 (서양)의학으로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설명되어지지 않는 어둠의 부분을 우리는 악마나 외계 생명체 등등 논리적으로 증명할 수 없는 것들로 풀어내곤 한다. 아직 해명 되어지지 않는 부분이기에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도 어렵다. 다만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인식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들에 대한 나름의 대처법이라 할 수 있겠다. 우리는 어떻게든 현상을 해석해내고, 문제를 해결해야만 하니까 말이다. 


구마사제 가브리엘 또한 빙의라 의심되는 사람들을 만나 진단을 내리는데, 98% 정도는 의술이나 심리적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나머지 2% 정도를 구마사제가 필요한 일이라 여기며 활동해 왔다. 이런 부분이 꽤 합리적이라 여겨진다. 과학과 의술이 담당할 수 없는 부분을 해결하려 하는 것이니까. 

그러면 도대체 악마는 왜 사람에 빙의를 하는 걸까. 영화는 구마사제의 활약상과 함께 악마의 존재 이유에 대해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악마는 악마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을 즐긴다"(?)는 구절이, 영화적 상상력과 더해져 꽤 힘을 얻는 듯하다. 인간의 죄책감과 악마의 유혹 등, 생각보다 영화적 재미가 쏠쏠하다.   

사족

영화적 재미와 별개로, 악마나 귀신의 존재 유무를 증명하는데 힘을 쏟기 보다는 공자님 말씀 "사람을 섬기는 것도 다하지 못하면서, 어찌 귀신을 섬기는 것을 논하는가?"처럼 살아있는 생명을 섬기는 것이 먼저이지 않을까 싶다. 구마의식이라는 것도 어찌보면 고통받는 생명을 고통으로부터 벗어나도록 도와주는 일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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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5월 15일 맑음 9도~29도


매화나무의 매실이 몇 개 땅에 떨어져 있다. 



아마도 씨살이좀벌 피해일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씨살이좀벌 피해를 입은 매실을 치운다고 치웠는데, 땅밑을 살펴보니 몇 개 눈에 보인다. 아마도 완전히 치우지 못했나보다. 그러다보니 올해도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나마 피해입은 매실을 소각처리한 것이 많아 그 피해 정도는 줄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복분자도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지난해 실컷 따먹은 복분자다. 올해도 왕성한 번식력으로 이곳저곳에 새 줄기를 뻗었는데, 이걸 처치하느라 힘이 들었다. 더이상 번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겠다. 



오미자는 꽃이 지고 열매가 맺히기 시작했다. 지난해 겨우 한 주먹 정도의 분량을 수확했는데, 올해는 최소 2키로그램에서 5키로그램까지 수확을 기대하고 있다. 과연 기대만큼 수확할 수 있을까. 


벌써 여름같다. 연일 오후 기온이 30도를 육박할 정도다. 6월 말의 기온이다. 이렇게 때 이른 뜨거운 날씨가 작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잘 관찰해보아야겠다. 정말 봄과 가을은 사라져가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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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5월 13일 맑음 10도~25도


양상추가 제법 컸다. 6 종류의 씨앗을 뿌렸는데, 3 종류 정도가 싹을 틔우고 자라, 수확할 시기가 됐다. 그런데 이 종류가 모두 결구가 안되는 품종인 듯하다.



조금 더 기다려 결구가 되는지 확인해보기에는 잎이 너무 큰 게 아닌가 생각된다. 한랭사를 걷고 손바닥보다 커진 잎들을 수확했다. 양상추는 샐러드 용이 제격인데, 수확량이 제법 되어서 그냥 쌈으로 먹기로 했다. 상추처럼 부드럽지는 않지만 쌈으로 먹기에도 나쁘진 않다. 

이왕 수확을 위해 한랭사를 벗긴 김에 양상추 주위에 많이 자란 풀들을 정리했다. 



양파 주위 풀도 함께 정리했는데, 정리하면서 양파를 보니 한 곳에 한 개가 아니라 2~3개를 심었던 모양이다. 양파가 한 개가 아니다 보니 충분히 자라지 못하는 모양새다. 해초 추출물 등을 활용한 액비를 희석해서 양분도 공급했다. 막바지 크기를 키우기 위해서다. 

최근 남도 지역에선 양파 농가들이 서리 피해를 많이 본 모양이다. 기온도 급상승하면서 병도 많이 발생해, 결구가 단단하지 못해 저장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렇게 되면 수확량도 준데다 저장하지 못하고 출시가 되면서 홍수 출하가 될 가능성이 높다.

농사는 절반이 하늘이 짓는다는 것을 다시금 실감하게 되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하늘만 쳐다보지 않고 농사를 짓기 위해 인류는 하우스와 같은 시설을 만들었지만, 그것을 만들고 유지하는 에너지를 생각하면 과연 정답일련지 의문이 든다. 마치 기후변화로 뜨거워진 여름을 나기 위해 에어컨을 틀고, 에어컨은 다시 지구에 열기를 더하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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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드라마 6부작 <택배기사>는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소행성의 충돌로 지구가 불모지가 되고 한반도에도 소수만이 살아남았다. 물과 공기가 부족해진 곳에서, 코어지역, 특별구역, 일반구역, 난민구역으로 사람들이 나뉘어 거주하고, 산소를 공급하는 기계를 통해 지역별로 산소의 공급이 차등을 이룬다. 한 번 나뉘어진 구역별 거주자 계층은 세습된다. 택배기사는 국민들에게 물과 산소 등의 생필품을 건네주는 역할을 한다. 택배물류와 산소 공급을 담당하는 것은 대기업 천명이다. 천명의 회장 아들인 류석(송승헌)은 난민들을 제거하고, 한정적 자원을 소수의 계층이 나눠쓰도록 세상을 재편하고, 그 재편된 세상의 중심에 천명이 있게 하기 위해 권력과 폭력을 사용한다. 택배기사 5-8(김우빈)은 이렇게 불공평한 세상을 평등하게 만들기 위한 혁명을 꿈꾼다. 


드라마의 설정과 전개에서의 과학적 진실과 오류는 따지지 말자. SF의 말뜻 그대로의 과학적 상상력이라기 보다는 스토리적 상상력이라 생각하고 이야기를 즐겨보자. 


영화 <기생충>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관심을 끄는 콘텐츠의 주제는 '빈부격차'다. 자유경쟁시장의 결과는 이 격차를 자꾸만 키워가고 있다. 그럼에도 자유경쟁은 '나도 저 위에 서겠다'는 욕망을 부추기며 동력을 얻고,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그 격차의 간격이 커지면 커질 수록 어느 순간 임계점에 도달해 '저 위에 서겠다'는 욕망이 불가능해지고, 모든 것을 갈아엎겠다는 분노가 폭발할 지 모른다. 좋은 영화나 드라마는 이런 임계점에 대한 예리한 예측 또는 생활 곳곳에 알아채지도 못할만큼 자연스레 스며있는 차별의 흔적을 찾아낸다.   


[택배기사]는 빈부격차의 대상을 산소로 만들어 바로 생명과 직결되도록 만들었다. 거기에 '우리가 가장 기다리는 사람' 1위로 꼽는 택배기사가 정말 목숨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중요한 산소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도록 구성했다. 거기에 더해 [헝거게임]류의 택배기사 선발전을 집어넣는 영리함까지. 그야말로 재미있는 이야기를 구성할 모든 요소를 갖춘 것이다. 그럼에도 [택배기사]를 보는 내내 다음화가 기다려진다는 느낌이 들지 않은 것은 무엇일까. 티를 팍팍 내는 CG나 다소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액션의 스케일도 한몫 했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영화가 설정하고 있는 구역의 차별과 새로운 이주계획에 대한 설득력의 부족이라 여겨진다. 드라마의 빌런이라 할 수 있는 류석의 매력이 부족한 것이다. 그냥 나쁜 놈, 악당이 아니라, 악당일 수밖에 없는 이유나, 다른 시선으로 봤을 때는 악당이 아닐 수도 있는 다층적 얼굴을 가졌다면 훨씬 재미가 있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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