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일 18도~34도 폭염주의보


연일 날씨가 후끈후끈하다. 폭염주의보도 한 달 가량 일찍 내려졌다. 올 여름이 얼마나 뜨거울려고 이럴까.



쏟아지는 햇볕과 비 한방울 내리지 않는 날이 이어지면서 여기저기서 "물 좀 주소" 외치는 소리가 들려온다. 특히 생강은 위태롭다. 제일 구석진 곳에 있다보니 아무래도 신경을 덜 쓰게 됐다. 더군다나 블루베리를 수확하게 되면서 블루베리를 관리하는데 시간을 많이 쏟다보니 그냥 지나치기 일쑤다. 아무래도 물을 주는게 번거로운 곳에 있다보니 자연스레 관심도 떨어지는 모양이다. 


우리가 경제든 복지든 행정이든 '시스템'을 말하는 것은 바로 이런 낭패를 줄이기 위해서일 것이다.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지 않으면 소외된 대상은 여전히 관심밖으로 밀려나버리게 된다. 생강에 물 주는 것이 편하다면 분명 물을 한 번이라도 더 주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생강이 '물 좀 주라'고 마른 잎을 흔들어대지는 않았을 것이다. 소외된 대상으로의 접근이 편하고 시선도 더 갈 수 있도록 만들어주면 '목마름'을 해결할 가능성은 높아진다.  


마음만큼 시스템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애지중지 키우던 체리나무 한 그루가 또 쓰러졌다. 이번에도 정확한 이유를 모른다. 초봄 죽은 체리나무는 뿌리에 뿌리혹같은 병이 생겨 말라죽었다면, 이번엔 가지가 똑 부러져버렸다. 2년의 세월도 잘려나갔다. 아~ 나무 한 그루 키우는 것도 이리 힘드니.... 생명을 키우고 보살피는 일은 얼마나 고귀한 일인 것인가. 


정녕 체리나무는 얼치기농부가 키우기에는 감당이 안되는 나무인 것일까. 고민이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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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일 18도~32도 맑음 더위 기승


시중에 판매되는 매실은 대부분 청매실이다. 청매실은 아직 익지 않은 매실이다. 다 익은 노란 매실, 즉 황매실을 보기는 쉽지않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겠다 싶다.



약을 치지않은 매실은 벌레들의 천국이다. 진딧물, 깍지벌레, 좀벌 등등 사방이 벌레다. 줄기와 잎은 물론 열매까지도 성한 것이 별로 없을 정도다. 벌레나 균의 공격을 받은 매실은 버티지 못하고 땅에 떨어졌다. 



나뭇가지에 달린 매실도 성한 것이 별로 없다. 지난해 거의 수확을 못했던 매실나무였는데, 그래도 올해는 관리가 되어서 아직 조금은 수확할 수 있겠다 싶었다. 하지만 익을 때까지 버텨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많이도 아니고 2키로 정도만 수확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벌레들과 나눠먹는 셈 치고 지켜보고 있지만 안타깝다. 상황을 봐서 다 익지 않은 상태에서라도 수확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푸른 매실이 보기에도 좋고, 피해도 적고, 유통에도 좋고.... 하지만 황매실은 수확도 줄고, 유통도 쉽지않고, 보기에도 산뜻하지 않으니 어찌보면 보기 힘든게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청매실과 황매실의 영양 차이가 어떻게 날련지 모르겠지만, 자연의 생리상 익은 게 더 낫지않을까 싶은데 말이다. 물론 다익지 않은 풋것의 매력도 있다. 풋것이 가지고 있는 생명력과 독성은 약성이 될 수도 있겠다. 전문가들의 연구가 있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론 매실이 다 익을때까지 기다릴 수 있을만큼은 기다려 볼 생각이다. 


열매 속에는 그 인고의 시간도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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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일 18도~29도 맑음



토종오디가 제법 익었다. 올해 뽕나무이가 처음 보였을 때 님추출물과 황을 뿌려 방제를 한 덕분에 지난해처럼 뽕나무이 천지가 되지는 않았다. 먼저 익은 것들은 땅에 떨어져 있다. 



오디를 하나하나씩 따려면 시간이 걸려 가지를 툭툭 쳐가며 훑듯이 쓱 손가락으로 지나가니 익은 오디들이 후드득 떨어진다. 물론 안 익은 것들도 간혹 섞이긴 하지만 시간이 꽤 절약된다. 오디와 함께 노린재들도 섞어들었다. 한 바구니 담는동안 노린재가 십여마리나 있었다. 농약을 안치니 노린재들도 파티를 열었지 않나 싶다. 



오디를 깨끗이 씻었다. 덜 익은 것도 골라내고 뽕나무이로 뒤덮힌 것을 제거하고, 노린재는 미안하지만 잡아죽이고... 1.7키로그램 정도 되는 양이다. 씻은 것을 햇빛에 말렸다. 간혹 뒤섞어주며 한나절을 말렸다. 



말린 오디는 설탕과 섞어서 청을 담갔다. 오디 한 층, 설탕 한 층 번갈아가며 담았다. 오디와 설탕의 비율을 1대 0.8 정도. 오디의 당분이 있어 설탕을 많이 넣진 않았다. 한 가지 걱정되는 것은 오디가 다 말랐는지 여부다. 물기가 있으면 발효되기보다 부패가 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오디청을 담갔다 나중에 걸러낸 오디는 오디잼으로 활용해볼 생각이다. 소위 엑기스라고 할 만한 것들은 오디청으로 다 빨려나갈테지만, 한번 잼으로 재활용이 가능할지 시도해보아야 겠다. 



블루베리도 요 몇일 뜨거운 날씨에 성큼 익어가고 있다. 지난해보다 일주일 정도 빠르다. 갑작스레 더워진 날씨에 당도가 꽉 차지않고 색만 짙어진 느낌이다. 빨리 서두르다보니 꽉 차지 않은 셈이다. 



한 입 먹어보니 단맛과 시큼한 맛이 비슷하다. 지난해에는 정말 설탕을 먹는 것처럼 달았는데 ㅜㅜ 더군다나 지난해에는 열매솎기를 했고, 올해는 하지 않은 탓에 알의 크기도 작아졌다. 수량은 훨씬 많이 늘었지만, 당도는 떨어지고, 크기도 작아진 셈이다. 내년에는 열매 솎기를 해 주어야겠다. 그리고 올해는 수확을 완전히 다 익을 때까지 기다렸다 해야할 성싶다. 


서둘러 자라다보니 완전히 익지 못했다. 서두름은 느림만 못한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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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일 17도~30도 맑음



땅두릅 모종을 얻었다. 땅두릅은 새순을 따서 먹기도 하고, 뿌리를 약재로 쓰기도 한다. 또 키가 1미터 이상 자라 울타리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집의 경계면 안쪽으로 땅두릅을 심었다. 경계를 알리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혹시나 울타리용으로 잘 자라준다면 고라니나 멧돼지가 다니는 것을 막아줄 수 있지 않을까 해서다. 


땅두릅은 씨앗을 발아시키는 것이 만만치않다고 한다. 씨앗을 그냥 상토에 심어 키워봤더니 발아율이 0에 가까웠다고 한다. 그래서 껍질을 까고 종이에 수분을 충분히 줘서 감싼 후 겨우내 땅에 묻었다 봄에 파종을 하니, 발아율이 100%에 가깝게 됐다고 한다. 작물과 풀의 성격을 잘 알아야 가꿀 수 있음을 또 한번 느낀다. 


땅두릅을 심다보니 이쪽 땅은 황토에 모래성분이 섞여 있다. 아이고야~ 감초를 이곳에 심었으면 좋았을텐데... 옮겨심었던 감초 중 살아있는 것은 찾아보기 힘들다. 작물을 심어야 할 땅의 성질도 잘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작물의 성질에 맞추어 심을 자리를 정할 수 있다. 각자의 자리에 잘 맞추어 있어야 작물도 살아남아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 '제자리'를 찾고 지킨다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땅두릅과 함께 참마 모종도 몇 개 얻었다. 참마는 넝쿨성인데 '제자리'가 어디일지 고민이 된다. 사실, 심을 곳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골든베리를 심을려고 비어둔 자리가 눈에 띈다. 골든베리 직파는 실패했고, 트레이에 파종한 것은 서너개 정도 싹을 틔운 상태다. 이곳에다 심어도 좋을 성 싶다. 



참마를 심고, 주위에 활대를 꽂았다. 오이처럼 망을 쳐주는 것이 좋지만, 그리고 이게 일반적이지만, 작업이 번거로워 그냥 활대로 넝쿨을 유인할 생각이다. 어차피 주로 뿌리를 먹는 것이기에 넝쿨을 오이처럼 흙에 닿지 않도록 해줄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아서다. 하지만 줄기 사이에 나는 주아라는 것도 식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리고 이것을 씨처럼 흙에 묻으면 싹이 난다고 하니, 활대는 임시방편으로 사용해야 할 모양이다. 좀 더 고민을 해봐야겠다. 


'제자리'에 '제때' 있는다는 것의 의미를 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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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일 2-도~31도 벌써 30도가 넘어가다니. 해 쨍쨍


아침에 텃밭을 둘러보다 오이가 처져 있는 걸 보았다. 망 쪽으로 유인한다고 살짝 들어올렸는데 그만 줄기가 툭 하고 부러졌다. 



아직 뿌리도 왕성하게 뻗지못한 어린 오이인데... 먼저 '아깝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물주고 벌레잡아주고 했는데 오이 하나 못 따먹고 죽다니... 소위 본전생각이 난 것이다. 



게다가 컵 정도 크기만큼 자란 오이가 두 개나 달려있었는데, 괜히 망에 올린다고 만져서... 그냥 놔두었다면 적어도 2개는 따먹을 수 있었을텐데 하는 후회도 들었다. 그러고보니 순전히 나의 손익만을 따져 발생한 감정들이 나를 사로잡고 있었다. 아까움과 후회말이다. 


아마 오이 줄기를 벌레가 갉아먹었거나 아니면 물을 주다 호스에 걸리면서 꺾여서 약해진 부분이 부러졌을지 모른다. 잘 보살핀다고 했지만 지나친 것들이 있었을지 모른다. 끝내 자신의 생명을 다 꽃피우지 못하고 성장의 기쁨을 누리지 못하고 죽게된 오이를 보니 이제서야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내가 의도한대로 키우겠다고 자꾸 손을 대는게 도리어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적당한, 정말 말 그대로 적당한 관심과 손길이 필요하다. 적지도 많지도 않은 적당함을 알아가는 것. 그것의 시작은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에서 부터일지 모른다. 오이의 줄기가 약해져있음을 알았더라면 망에 올리겠다고 오이를 팍 들어올리진 않았을테니 말이다.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 적당함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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