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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찍은 사진 한 장 - 윤광준의 사진 이야기
윤광준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요즘같은 디지털 카메라 시대에선 셔터를 아낌없이 누를 수 있다. 누구나가 사진을 찍을 수 있고 그 즉시 촬영장면을 확인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지워버릴 수 있다. 사진을 찍는다는 건 왠지 오락이 되버린듯한 느낌이다. 그러나 분명 이런 디카 속 사진들도 추억을 담아내는 것은 확실하다. 그렇다고 해서 추억을 담아낸 사진들이 꼭 잘 찍은 사진일리는 없다.
디카가 아닌 필름 카메라라고 해서, 필름 값이 아까워 한장 한장 신중하게 찍는다고 해서 추억이 더 값진 것이 되거나 하진 않을 것이며 또 더 사진을 잘 찍을 수 있다고 할 순 없을 것이다. 오히려 디카의 경우 많이 찍어본 경험이 보다 나은 사진을 위한 전제조건을 충족시키고 있을지도 모른다.
글을 잘 쓰기 위한 방법으로써 다독 다작 다상량을 이야기하듯 사진이라는 것도 많이 보고 많이 찍어보고 많이 생각해야 잘 찍을 수 있을 것이다. 책 읽지 않는 독서광, 음악 들지 않는 음악광, 영화보지 않는 영화광이 있던가, 사진광이 되려면 사진부터 보아야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p25)
사진에 대한 관심 혹은 재능을 좀더 높은 단계로 상승시키고 싶다면 지루하고 고달픈 연습을 생략할 방법이 없다. (p73)
무엇이나 쉬운 길은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지례 겁을 먹을 필요는 없다. 이 책의 장점은 사진찍기가 지루한 과정을 필요로 하지만 그 과정이 결코 지루해서는 안되며 보다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음을 가르쳐주는데 있다. 어떤 카메라를 고를 것이며, 사진 찍는 대상을 어떻게 선택할 것이며 사진을 이루는 조건인 빛과 카메라의 구성요소인 렌즈, 그리고 카메라가 읽는 빛을 받아들이는 필름 등에 대해 전문적이기 보다는 알기 쉬운 용어로 쓰여져 일반 사람들이 참고하기에 적당하다.
나도 이 책을 읽음으로써 당장 카메라 한 대를 사들고 이번 등산길에 사진을 잔뜩 찍어와야겠다는 용기를 얻었다. 언젠가 기필코 잘 찍은 사진 한 장을 품에 간직하리라는 희망을 갖고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