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하지만 확실한 건강이야기 - 닥터오의 건강 수업
오경석 지음 / 에디터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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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업화와 전문화가 더욱 강화되면서, 세상 대부분의 일은 전문가에게 맡겨진다. 일상생활은 물론이거니와 학문이든 의료든 어떤 분야에서도 전문가의 손길을 거치지 않고는 일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전문화로 인해 세상이 더욱 발전해졌는지는 모르겠으나, 이것이 바람직하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 


여기에 더해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이 전문가 다운 역량에 도덕성을 함께 갖추지 못하는 경우엔 그 전문성을 타인으로부터 착취하는 도구로 사용되어지는 문제점이 발생하기도 한다. 소위 모르면 당하는 것이다.-시골 생활을 하다 보면 모든 것을 전문가에게 맡길 수 없는 노릇이다. 물론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전문가에게 모두 맡기며 살 수도 있겠지만. 그래서 대부분의 일을 스스로 해결하다보면 전문가의 잘못된 의견이나 충분치 못한 역량을 알아채는 눈을 자연스레 갖게 된다. 


아무튼 전문화의 영역 중 가장 견고한 것은 제한된 수의 자격증을 부여하는 자리일 것이다. 이런 분야로는 법조계와 의료계를 손꼽을 수 있겠다. 특히 의료 분야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꼼꼼히 살펴볼 수조차 없는 영역이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전문성에도 불구하고 아픈 사람은 늘어나고, 완치된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실제 병원에 가서 진찰해보면 알겠지만, 병의 원인을 따져 그 근본을 치유하기 보다는, 겉으로 드러난 증상을 일시적으로 해소해주는 경우가 많다. 결국 건강은 자기 몸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자신이 점검하고, 관리하고, 살펴야만 하는 것이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이곳저곳에서 건강과 관련된 지식들을 손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그 정보들은 서로 상충하는 경우가 허다해 어떤 것이 진실인지 알기가 어렵다. 게다가 사람마다 서로 몸이 달라 모두 똑같은 결과치를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기에 건강은 자신이 주인이 되어야 하며, 의학은 보조의 자리에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책 <소소하지만 확실한 건강이야기>는 의료계의 일반적 상식으로 알려진 것들과 상반된 내용이 많다. 이는 꼼꼼히 따져볼 것이 많다는 말이기도 하다. 현대의학의 맹점, 약과 건강검진의 맹신 등에 대한 저자의 주장에는 고개가 끄덕여진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그 중요성이 각별해진 백신에 대한 비판은 사뭇 판단을 내리기가 어렵다. 백신의 혜택보다는 부작용이 더 해롭다고 말하는 저자의 주장은 코로나19로 인해 곤란에 빠진 현 상황에서도 옳은 것인지 동조하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현재의 백신 패스 방식의 반 강제적 백신 의무화는 찬성하기가 힘들다. 백신을 꼭 맞아야 하는 이유를 국민들에게 설득해서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민주적 방식이지 않을까. 백신을 맞지 않거나, 또는 맞을 수 없는 사람들을 죄인 또는 악인으로 만드는 것만큼 졸렬한 방법을 택해서는 안될 것이다. 백신접종률이 70% 이상이면 집단면역에 이를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은 현재 백신접종률 80%에서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백신에 대한 믿음을 줄 수 있는 충분한 자료와 설득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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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사람은 단순하게 운동합니다 - 여유도 체력도 없는 당신을 위한 하루 10분 생존 운동의 정석
박정은 지음 / 웨일북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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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안 좋은 상태가 계속되다 보니 건강 관련 서적을 찾게 된다. 최근 운동 부족을 절실히 느낀 터라 간략한 운동법을 알아보다 이 책을 우연히 만났다. 


운동을 시작하고 꾸준히 하는 것은 마치 자기계발서에서 의지를 키우는 방법과 닮아 있다. 무리한 목표를 잡지 않고, 하루에 단 한 개, 한 걸음이라도 하는 것, 그래서 목표를 달성하는 쾌감을 느끼고 하나 하나 앞으로 나아가는 자세 말이다.


이 책 <바쁜 사람은 단순하게 운동합니다>는 어려운 운동법을 말하고 있지는 않다. 말 그대로 단순하게 운동하는 것으로부터 내 몸을 건강하게 만드는 일을 시작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책을 읽으며 새롭게 마주친 것은 <빔 호프 호흡>과 <폼 롤러>였다. 


빔 호프 호흡은 네덜린드의 빔 호프라는 사람이 만든 호흡법이다. 이 호흡법이 건강에 좋다는 실증 사례가 여럿 있지만, 과연 이 호흡만으로 건강해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실제 빔 호프가 주장하는 그만의 운동법은 한편으론 비난을 받고 있는 부분도 있다. 그럼에도 그의 주장이 솔깃해지는 것은 우리가 평소 무심코 행하고 있는 호흡의 중요성을 일깨운다는 점이다. 어떻게 숨 쉬는 것이 건강한 숨 쉬기인지에 대한 고민을 깊게 만든다. 


폼 롤러는 요가를 하는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은 접해봤을 운동기구이다. 마치 죽부인처럼 동그란 막대 형태의 기구로, 몸의 중력을 이용해 마사지를 할 수 있다. 실제 폼 롤러로 마사지를 해보니 몸이 풀리는 부분도 있고, 별 영향을 받지 않은 것도 있다. 


빔 호프의 방법이든, 폼 롤러를 사용하든, 중요한 것은 내 몸을 소중히 여기며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다. 어렵고 힘든, 여기에 더해서 긴 시간을 요하는 운동은 쉽게 포기하게 만든다는 단점이 있다. 보다 쉽고, 간단하고 짧고 굵게 할 수 있는 운동이 있다면, 날마다 조금의 시간을 내서 운동하는 것이 어렵진 않을 것이다. 즉 바쁜 사람은 단순하게 운동하는 것이며, 의지가 약한 이들도 단순하게 운동하는 것으로 운동을 지속할 수 있지 않을까. 운동을 막 시작하려는 이들에겐 꽤나 큰 응원이 될 책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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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이너프 - 평범한 종을 위한 진화론
다니엘 S. 밀로 지음, 이충호 옮김 / 다산사이언스(다산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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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를 바라보는 시선의 핵심에는 다윈이 우뚝 서 있다. 그가 말한 자연선택은 어느덧 적자생존을 의미했고, 이것은 경쟁의 당위성과 1등을 추구하는 경제와 철학의 근거가 되었다. 즉 자연환경에 가장 잘 적응한 생명체만이 살아남을 수 있으며, 그렇게 살아남은 생명체의 유전자가 후대에 전해지면서 진화가 이루어진 것이라 보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 <굿 이너프>는 진화가 적자생존이 결코 아니라고 주장한다. 자연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운 나쁜 꼴찌만이 퇴화할 뿐, 꼴찌를 제외한 모든 개체가 살아남아 후대에 유전자를 전달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각 종마다 제한된 특성을 지닌 존재만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넓은 스펙트럼을 지닌 개체들이 생존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는 서로 경쟁할 필요가 없는 상태를 의미하며, 또한 적자가 아닌 과잉 또는 거품을 용납할 수 있음을 뜻한다. 


이런 주장의 증거로 내세운 것은 바로 기린이다. 영화(원작은 웹툰) <해치치 않아>에서도 망해가는 동물원을 일으켜 세울 히든 카드로 기린을 내세울 만큼 기린은 고대로부터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기린의 이런 주목성을 역사적 사실과 함께 진화적 형태로 접근하는 책의 초반부는 정말 흥미진진하다. 기린의 목이 길어진 것이 결코 자연에의 최적의 상태로 적응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밝힘으로써 적자생존이 잘못되었음을 주장하는 근거로 쓰인다. 


아무튼 생존은 경쟁 보다는 운이 더 결정적으로 작용하는 듯하다. 게다가 인간은 이미 생존의 기본 조건들을 다 갖추어 놓았으며, 생존을 넘어선 문명을 건설했고, 계속 건설해가고 있다. 이런 문명은 생존을 위한 최적의 상태를 위해서라기 보다는 오히려 할 일이 없어진 뇌세포가 무엇인가 할 일을 찾아 만든, 즉 심심함을 견디지 못한 뇌가 재미를 위해 벌인 일이라는 것이 책의 저자 다니엘 밀로의 주장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우리는 살아남기 위해, 즉 적자생존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것이 자연의 또는 진화의 당연한 원칙이라 여겼다. 하지만 진화는 우리에게 경쟁이 필수조건이 아님을 알려주고 있으며, 오히려 과잉 또는 거품이 생명의 본질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즉 경쟁을 자극하는 자본주의의 속성이 인간 또는 생명 본성과 어긋난 일일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아야 한다. 지금까지 인간의 문명이 운과 재미로 일구어 온 것일지 모른다면, 이제 우리 인간이라는 종이 생존을 넘어 행복으로 가는 길은 경쟁이 아닌 포용과 따분함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쳐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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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의 종말 - 하버드 의대 수명 혁명 프로젝트
데이비드 A. 싱클레어.매슈 D. 러플랜트 지음, 이한음 옮김 / 부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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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노병사. 살아있는 모든 것들은 나고 자라면서 늙고 병들어 죽는다. 늙는다는 것은 숙명인 것이다. 그런데 어떤 나무나 고래의 경우엔 젊은 것과 늙은 것의 차이가 거의 없다고 한다. 즉 늙음은 살아있는 모든 것의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닐 수도 있는 것이다. 


이 책 <노화의 종말>을 쓴 데이비드 싱클레어 박사는 노화와 유전에 관련된 세계 최고 권위의 학자다. 이 책을 통해 박사는 노화는 숙명이 아니라 질병이라고 주장한다. 즉 노화란 피할 수 없이 맞닥뜨려야 하는 어떤 것이 아니라, 치료가 가능한 병적 증상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항노화제와 같은 약물 등의 치료법을 통해 얼마든지 젊게 살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물론 그러기 위해선 노화에 대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자신의 연구 등에 지원, 후원이 많이 이루어지길 소망하고 있다.)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약물 만으로는 불가능할 것이다. 우리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생활습관에 신경 쓰듯, 노화를 막는 생활습관도 잘 지켜야만 한다. 물론 그 방법은 널리 잘 알려져 있지만, 실천은 그다지 많지 않은 것들이다. 먼저 제일 중요한 것은 소식! 더불어 정기적인 간헐적 단식! 땀이 날 정도의 운동! 주위 온도는 차갑게!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약물 이전에 우리가 장수 유전자의 스위치를 켤 수 있는 생활습관들이다. <노화의 종말>에서는 우리가 지켜야 할 이런 생활습관의 과학적 원리를 설명해 줌과 동시에 현재까지 유용한 다양한 약물도 소개하고 있다. 이스터섬에서 발견한 장수약 라파마이신, 커피 한 잔보다 싼 항노화제 메트포르민, 최고의 스택 NAD 등이 그것이다.  


이런 실용적인 이야기와 더불어 <노화의 종말>을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것은 실제 우리가 늙지 않고 젊게 살 수 있게 됐을 때 발생하게 되는 다양한 사회적 변화를 상상해보는 것이다. 노동시간, 퇴직의 의미, 인간의 소비 행태, 어떻게 죽을 것인지, 수명의 양극화 등등 철학, 정치, 사회적 변화에 대한 고찰이 필요함을 느끼게 해준다. 단순히 우리가 보다 젊게 오래 살 수 있다는 것만으로 축복일 수는 없는 것이다. 


아무튼 운명처럼 여겨져 왔던 늙음과 병듦을 운명의 수레바퀴에서 빼내어 과학의 시선으로 고찰하고 있는 <노화의 종말>은 젊고 활기찬 노년을 꿈꾸는 이들이 한 번쯤 꼭 읽어볼 만한 책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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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 없인 못 살아 - 흙과 함께 30년, 이태근이 만난 30명
이태근 지음 / 흙살림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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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8일에 도올 김용옥과 배우 정우성을 포함한 사회 각계각층 인사들이 '국민총행복과 농산어촌 개벽 대행진 추진위원회 출범선언' 기자회견에 나섰다. 3농(농림어업인, 농림어업, 농산어촌)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추진위원회는 이날 '3강5략(三綱五略)'이라는 세 가지 주제와 다섯 가지 해법을 발표했다. 농산어촌 개벽을 위한 3강(三綱)은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농촌 ▲먹을거리 위기에 대응하는 농촌 ▲지역위기에 대응하는 농촌이며, 구체적 해법에 해당하는 5략(五略)은 ▲농어촌 주민의 행복권 보장 ▲공익적 직접지불 확대 ▲먹을거리기본법 제정 ▲농어촌 주민수당 지급 ▲농어촌 주민자치 실현이다. 


이들이 농촌에 눈을 돌린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 우리가 당면한 위기의 뿌리가 바로 농촌이기 때문일 것이다. 만약 농촌이 사라진다면, 우리의 문명 또한 지속될 수 없는 것이 명확하다. 하지만 소멸해 가고 있는 농촌에서는 아무리 큰 소리로 생존을 향해 목소리를 내어도 도시의 소음에 파묻혀서인지 그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는 듯하다. 


이책 <흙 없인 못 살아>는 친환경농업을 대표하는 흙살림의 이태근 회장이 30년간 농촌, 농업과 관계된 사람들을 만나 대담을 나눈 것 중 30명을 선별해 엮어놓은 것이다. 수십 년 전부터 농촌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아낸 책인 셈이다. 이미 고인이 되신 분들도 있지만, 이들 목소리 속에서 지금의 농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혜를 얻을 수 있을듯하다. 마침 개벽대행진이 진행된다고 하니, <흙 없인 못 살아> 책 속의 혜안이 대행진이 향하는 발걸음과 함께 하여, 개벽이 이루어진다면 좋겠다는 희망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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