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스페셜<끼니외란> 2부는 영양제를 다루었다. 1편에서는 다이어트를 둘러싼 논란을 살펴보고 다소 명확한 답변(적게 먹어라)을 내놓은 반면, 2부 영양제 진실게임은 소위 열린결말(?)로 시청자에게 션택권을 넘겨주었다.

 

SBS스페셜<끼니외란>2부 영양제 진실게임은 영양제가 우리 몸에 활력을 주고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과, 전혀 쓸모가 없으며 오히려 과했을 때는 몸에 해를 끼친다는 상반된 주장을 함께 다루었다. 두 가지 주장은 세계의 내로라하는 대학의 교수들은 물론이거니와 다양한 논문들을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그리고 실제 자신들의 주장대로 영양제를 먹거나 먹지않은 채 건강한 삶을 누리고 있는 모습도 비쳐준다.

 

건강과 관련된 상반된 주장은 비단 영양제만은 아니다. 커피와 와인같은 기호식품마저도 이것이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측과 해를 입힌다는 측이 서로의 연구를 통해 자신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만 할까. 아쉽게도 이번 방송에서는 의견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상반된 주장을 함께 보여줌으로써 혹시나 자신의 주장에만 사로잡혀 있는 사람들에게 인식의 폭을 넓혀주는 계기는 되었으리라 기대해본다. 또한 이런 다이어트와 영양제 등을 포함한 먹는 것이 단순히 먹는 것만의 일이 아닌 산업과 정치와 얽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측면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하겠다. 방송에서 뚜렷한 결말을 제시하지 못한 것 또한 이와 무관하지 않으리라.

 

아무튼 개인적으론 방송 중에 보여 준 세 사람, 라면을 주식으로 먹는 사람과, 영양제를 챙겨 먹는 사람, 저탄고지 경향의 한식을 먹는 사람의 체내 영양성분결과가 눈에 띄었다. 이 세사람의 결과치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우리 몸은 부족한 영양분을 스스로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물론 우리가 필수 영양소라고 분류하는 것들은 몸 안에서 생성되지 못하고 바깥에서 들어와야 한다. 하지만, 이 결과치가 말해주듯 왠만한 음식으로 어느 정도 해결가능하다. 물론 체내 영양성분이 부족하지 않다고 해서 건강하다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건강은 단순히 영양성분만으로 표시되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영양제가 건강과 관련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은 아닐까. 

 

또하나. 사과에서 섭취할 수 있는 비타민C와 그 추출물 비타민C는 몸에서 전혀 다른 반응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사과 속의 다양한 성분들과 어우러진 비타민C의 효과와 추출물 비타민 C만의 단독효과는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주장에 반대 의견을 펼치는 전문가들이 있을 것이다. 비타민C는 다 똑같은 비타민C라고 말이다. 과연 그럴까. 정말 그렇다면 우리 인간에게 필요한 영양소만을 모아둔 영양제만으로도 건강한 생존이 가능할까. (음식이 주는 맛과 추억 같은 것은 논외로 하고 말이다.) 

 

이런 주장이 가능하려면 한가지 전제가 필요하다.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온전하게 파악할 수 있어야만 하는 것이다. 비타민과 미네랄은 소량이지만 우리 몸에 꼭 필요하다. 그리고 그 필요성이 밝혀진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또다른 영양소가 우리 몸에 꼭 필요하다는 연구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을까. 게다가 영양소와 영양소간 어떤 상호작용(칵테일 효과를 포함)을 하는지에 대한 무한에 가까운 결과치를 어떻게 해석해낼 수 있을까. 여기에 개인 각각의 몸이 갖는 차이를 무시할 수 있을까.  

 

방송에서 결과를 제시하진 못했지만, 어쨋든 영양제 없이도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다면 궂이 영양제를 챙겨먹어야 하는 것인지 의문은 든다. 영양제 한 알에 몇 백원 밖에 하지 않는다며, 가격과 시간, 노력 측면에서 유용한 식품(!, 결코 약이 아니다)이라고 주장하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음식을 요리하진 않을지라도 시간을 내서 챙겨먹는 즐거움도 쉽게 외면할 순 없다. 게다가 몇 백원하는 영양제를 수십개 씩 먹는다면 결코 값싼 선택이지도 않다. 물론 이 모든 것은 방송에서 결말을 내리지 못했듯 그야말로 개개인의 선택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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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종류는 참 다양하다. 그런데 다이어트를 한다면서 무엇인가를 먹으면 살을 빼는데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다. 살을 빼는데 먹으라고?

 

다이어트는 간단하다. 적게 먹으면 된다. 식욕을 어떻게 억제하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바로 이부분이 다이어트의 어려움이다. 그리고 이런 생각이 바로 상식이라 여겼다. 하지만 세상은 적게 먹는 것이 아닌 다이어트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제시해왔다. SBS스페셜 <끼니외란>에서 이런 다이어트 산업!이 갖는 함정을 파헤쳤다.

 

먼저 다크초콜릿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을 따라가 보았다. 이 주장은 논문에 실렸으며, 유럽 최대 타블로이드신문 1면을 장식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 논문은 전문가의 치밀한 연구로 나온 결과가 아니다. 독일의 두 기자가 어떻게 다이어트에 관한 이야기가 왜곡되어 전해지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조작한 연구였다. 즉 결론을 짜맞추기 위해 연구결과를 왜곡하고, 돈만 투자하면 논문에 실리고, SNS 등을 통한 적절한 홍보요건만 갖추어진다면 전 세계에 퍼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실제 수많은 논문들이 이런 과정을 거쳤을 확률이 높다. 그 논문 뒤에는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음식과 관련된 기업이 후원하고 있을 가능성도 많다. 그러니 다이어트에 무엇인가 도움이 된다는 소식을 접했다면, 그것이 어떤 근거를 가지고 나온 것인지를 철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위의 사례는 꼭 다이어트 분야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닐 터이다. 그리고 바로 이런 사례로 인해 우리는 전문가에 대한 불신을 갖게 된다. 즉 전문가의 권위는 땅에 떨어지고, 전문가인척 하는 사람들의 그럴듯한 말들이 힘을 갖는 것이다. 전문가라면 이런 허황된 주장들을 까발릴 의무가 있다고 보여진다. 전문가들의 입장에선 터무니없는 주장에 일일이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느껴질테지만, 이런 후무맹랑한 주장들이 퍼져가고, 이것이 현실과 모순을 일으키면서 전문가에 대한 불신이 커지기 때문이다. 전문가의 권위는 일반대중의 이익과도 결코 무관하지 않는 것이다. 결코 방관할 일은 아니라고 보여진다.

 

기업의 이익을 위한 왜곡된 주장만 다이어트를 가로막고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상식처럼 여겨진 것들에 대한 검증도 필요하다. 바로 운동이다. 운동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당연시 여겼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에서는 운동으로 소모되는 칼로리만큼 다른 활동들에서 칼로리를 쓰지않음으로써 상쇄효과가 나온다는 주장이 나왔다. 즉 운동 초기엔 칼로리 소모로 인한 다이어트 효과가 있는듯 여겨지지만, 이윽고 몸은 이 운동에 적응하여 원래 자신이 소모하고 있는 칼로리만큼만 소모하도록 변화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운동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은 아닐 것이다. 운동은 다이어트가 아니라도 다른 좋은 효과들이 많다는 것은 다양한 연구를 통해 증명되어 왔다. 궂이 논문을 들쳐보지 않아도 된다. 적절한 운동은 몸에 좋다는 것은 내 몸으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운동은 내가 지니고 있는 에너지의 크기를 키워, 즉 체력을 키워줘 일을 할 때 인내력과 집중력에도 큰 도움을 준다.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운동을 멀리할 필요는 없다.

 

다이어트에 대한 진실은 단순하다. 적게 먹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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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 메이저리그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던 류현진이 어떤 팀과 계약을 맺을지 야구팬들에겐 초미의 관심사다. 과연 몸값은 얼마나 뛸까. 19일엔 김광현이 세이트루이스와 계약을 맺기도 했다. 이렇게 시즌이 끝나고 선수와 팀 간에 계약을 맺고 옮기는 기간을 스토브리그라고 한다.

 

 

팀은 자신들을 더욱 강하게 만들어줄 선수들을 찾는 것이고, 선수는 자신들의 능력에 맞는 몸값을 찾아, 그리고 자신을 필요로 하는 팀을 찾아 떠나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필요로 한다는 기준은 무엇일까.

 

바로 수치다. 그런데 어떤 수치로 평가하는 것일까. 영화 [머니볼] 에서 다루었던 오클랜드 단장의 파격적 선수 선발법 이전과 이후로 그 수치를 바라보는 관점은 극적으로 바뀌었다. 예전엔 홈런 몇 개, 타율, 도루, 적시타, 승수, 방어율 등을 기본으로 해서 나이, 부상, 사생활을 함께 살펴보았다면 머니볼 이후엔 승리 기여도를 비롯해 다양한 통계를 들고 나온 것이다. 이 통계를 통해 선수의 전성기를 가늠하고, 성장여부를 예측할 수도 있다. 소위 우리가 지금 말하고 있는 빅데이터인 셈이다. 물론 당시 머니볼 통계에선 수비 기여도를 측정하는 데이터가 없었다. 지금은 수비를 평가하는 각종 수치가 존재한다. 이제는 넘쳐나는 수치 속에서 데이터의 범위와 그 데이터를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실력을 가늠하는 시기라 할 수 있다.

 

 

드라마 [스토브리그]는 '머니볼'적 감각을 지닌 새로운 단장(남궁민)이 만년 꼴찌팀을 어떻게 바꾸어나갈지를 보여준다. 겉으론 거만하고 오만해 보이는 단장이지만 팀을 재건하는데는 탁월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아무도 납득하지 못하는 결정이라 생각하지만 그 근거를 바로 수치를 통해 밝힌다. 누구도 반박하지 못하도록. 여기에 더해 수치로만 판단할 수 없는 팀워크의 중요함도 빼놓지 않는다. 야구는 개인 경기가 아니라 팀 플레이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팀을 재건하는 과정에서 갈등도 발생한다. 새롭게 바뀐다는 것은 기존의 조직 구성원들에겐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프런트 직원들은 물론이거니와 선수들과도 갈등이 계속 일어날 것이다. 이 갈등과 해결과정이 드라마의 재미를 좌우할 터이다. 1,2회는 백승수 단장(남궁민 분)과 프랜차이즈 선수 임동규(조한선 분)의 갈등이 주를 이루었다. 드라마적 요소가 많지만 재미는 있다. 앞으로 드림즈라는 꼴찌팀이 어떻게 환골탈태하게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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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둘리 2019-12-20 12: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토브리그> 생각했던 것보다 재미있더라고요. 잘 읽고 갑니다.

하루살이 2019-12-20 13:04   좋아요 1 | URL
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정말 ‘스토브리그‘는 앞으로의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드라마입니다.
 

 

새월화드라마가 동시에 시작됐다. JTBC의 [검사내전]과 tvN의 [블랙독]이다. 같은 시간대라 무엇을 볼 것인지 쉽게 결정하지 못했다. 검사 이야기냐, 선생 이야기냐, 검찰이냐 학교냐. 보통 배우나 감독을 선택의 잣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엔 드라마의 배경과 소재를 가늠자로 썼다.

 

그래서 선택한 것은 [검사내전]. 권력형 검사이거나 영웅형 검사가 아닌 '직장인' 검사를 다룬다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래, 이들도 월급쟁이인 것이다. 월급쟁이가 겪는 희노애락이 검사라는 직업군에서는 어떤 식으로 펼쳐질까. 궁금하다.

 

 

첫회를 보니 다소 명랑하고, 재기발랄해 보는 재미가 솔솔하다. '검사의 일 중 절반은 소환'이라며, 소환을 위해 애쓰는 모습이 정겹다. 2편부터는 이선웅의 생활밀착형 검사와 대조적인 차명주의 등장으로 드라마가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궁금하다.

 

 

 

 

반면 [블랙독]은 일종의 성장드라마로 보여진다. 낙하산 기간제교사로 부임한 고하늘(서현진 분)이 '월급형' 교사가 아닌 진짜 스승으로 거듭나는 모습이 그려질 듯하다. 첫회 뒷부분만을 보았지만, [검사내전]과 다르게 다소 진중하다. "학생을 저버리면 이미 교사 자격이 없는 것"이라는 박성순(라미란 분)의 외침이 이 드라마의 큰 줄기를 형성할 듯하다.

 

 

[검사내전] [블랙독] 모두 놓치기엔 아까운 드라마일 듯하다. 일단 초반 몇회는 두 드라마 모두 지켜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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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tvN 수목드라마 [싸이코패스 다이어리]는 호구 육동식(윤시윤 분)이 우연한 사고로 정신을 잃고 줍게된 살인 일기장을 보고 자신을 싸이코패스 연쇄살인마라고 착각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2. 드라마를 끌고 가는 동력은 주인공 육동식의 착각에 있다. '나는 연쇄살인마다'라는 생각에 육동식은 악한 행동을 하고자 한다. 즉, 연쇄살인마답게 행동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런데 육동식을 알고 있던 주위 사람들은 그가 마음 여린, 그래서 항상 남에게 당했던 호구라고 생각하기에, 그의 행동을 선의로 받아들인다. 육동식의 행동을 둘러싼 해석의 차이, 즉 본인은 악랄하다고 생각하고, 타인은 선하다고 생각하는 그 차이가 사건을 만들고, 드라마의 재미를 선사하는 것이다.

 

 

3. 자아란 바로 기억이라고 말하는 영화는 수없이 많다. 특히 [공각기동대]는 기억의 조작을 통해 자아가 바뀔 수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토탈리콜]이나 [블레이드러너] 등도 기억과 자아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내가 기억하고 있는 내가 바로 나인 것이다.

 

 

4. 그런데 이 기억이란 것이 참 수상하다. 인간의 기억은 믿을게 못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발표한 연구에서는 9.11 테러 사건때 어디서 누구와 이 사건을 보았는지를 기억해보라고 했을 때 과반수가 넘는 사람들이 전혀 엉뚱한 대답을 내놓았음을 보여준다. 기억의 서로 다름을 보여주는 영화들도 많다. 일본영화 [라쇼몽]을 비롯해 홍상수 감독의 영화들-[강원도의 힘][오! 수정] 등-은 기억이라는 것이 자기 중심적으로 곡해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5. 그럼 믿을 수 없는 기억들로 이루어진 나라는 정체성은 믿을 수 있는 것일까. 내가 나답게 살아간다는 말은 가능한 일일까. [싸이코패스 다이어리]는 말하고 있다. 육동식이 지금 괴로워하고 있는 것은 내가 연쇄살인마라고 생각하는 그 '나 다움' 때문이라고. '나 다움'에 얽매여 있는 삶. 그것이 바로 고통의 진원지일지 모른다. 나 다움을 정의하지 말고, 나 답게 살려 애쓰지 말자. 그 나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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