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춘천 오봉산에 있는 청평사.
저 열려진 문 사이로 속세의 고뇌를 짊어지고 불국정토로 들어서는 것인가?
깨달음을 위해 가사 장삼을 걸치고 고행차 속세로 나아가는 것인가?
저 빛의 사각 프레임 안에 탐, 진, 치를 벗어버리고 이쪽이든 저쪽이든 게의치 않고 살았으면 싶다.
저 빛은 출구인가 입구인가
속세로부터의 탈출구이며 깨달음으로의 입구이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똑같은 크기로 정렬되어진 기와들
개개인에게 주어진 고통의 크기가 절대적으로 다르다 하더라도 상대적으론 모두 똑같은 것이리라.
저 기와들마냥. 누구나 감당해야할 무게의 짓눌림.
개인에게 주어진 고뇌들 또한 경중을 가릴 수 없으니 기왓장 하나가 빠져 우르르 쏟아지듯
고뇌의 고리 하나만 끊긴다면 해탈할 수 있을련가?
그 고리 하나를 찾아 오늘도 방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