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대바위 일출

1. 동해 촛대바위 위에 갈매가 한 마리 앉아 있다. 옆 형제 바위 위쪽으로 해가 떠오른다. 운무가 많아 예쁘진 않지만 그래도 떠오르는 태양은 희망을 준다.
촛대바위는 2005년도 세찬 너울에 두동강 난 적이 있다고 한다. 크레인을 이용해 다시 붙이는 작업을 통해 지금의 모습을 되찾았다.
아마 부러진 촛대바위를 그대로 둔다면 관광객을 잃을까봐 걱정한 지자체의 배려(?) 아닌 배려였을 것이다.
형제바위에도 사연이 담겨 있다. 자주 싸우는 형제들이 형제바위를 함께 보면 우애가 돈독해진다는 것이다.
떠오르는 해를 보며 부러진 촛대바위가 다시 붙고, 싸우던 형제가 우애를 찾는 것처럼 남북이 하나로 되기를 바랐다.

2. 촛대바위 위에 앉아있던 갈매기는 한참을 그 자리에 있었다. 날개를 가진 것들도 휴식이 필요하다. 쉼없이 난다는 것은 고달프다. 우리에게도 편안한 휴식이 있기를... 그래서 다시 날 수 있는 힘을 얻기를... 갈매기의 모습이 외로우면서도 씩씩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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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 천제단 주변

지난 토요일 새벽에 태백산을 올랐죠. 눈이 엄청 많이 내린 날이었죠. 새벽이라 사진을 찍기 어려웠어요. 눈도 눈 앞을 가리고 카메라 렌즈도 가리고. 손은 시리고. 바람은 거세고. 발은 어는 것 같고...

태백산에 오르면 많은 사람들이 주목에 핀 눈꽃을 배경으로 일출을 찍죠. 그런데 눈이 워낙 많이 내린 탓에 일출은 꿈도 못꾸었죠.  주목군락지는 새벽 어스름에 지나쳐 왔고, 정상에 섰을때가 아침 6시였으니.

사진은 어슴푸레 해가 떠오르기 직전의 빛으로 겨우 찍은 정상 부근의 모습입니다. 어떻게 보면 바다 속 풍경같지 않나요? ^^ 카메라가 똑딱이다보니 아무래도 한계가 있는 것 같아요. 이 기회에 지름신을 불러볼까 생각 중입니다. 그런데 어디까지... 

망경사로 내려와 잠깐 휴식을 취하는데, 어라! 해가 뜹니다. 빠알갛게 말이죠. 카메라요? 생각도 못했습니다. 멍하니 바라보고 있자니 쏙~ 사라져버립니다.

아이젠이 있었지만 귀찮아 그냥 내려왔습니다. 긴장을 많이 한 탓인지 발이 무척 아팠어요. 하지만 아이젠이 없으면 미끄럼을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죠. 중간중간 등산화가 스케이트가 됐죠. ㅋㅋ

눈! 정말 실컷 구경했어요. 그래도 질리지 않네요. 눈속에 파묻혀 한 1주일 아무 생각없이 지내봤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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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7-01-10 2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옷을 입고 있는 주목이 의젓해 보입니다.
1993년도인가, 1994년도인가 겨울에 갔었어요. 올라가는 길은 좋았는데
하산길에서 쭈르륵 미끄럼을 타며 내려 온 기억이 있어요. 아이젠이고 뭐고 없어서^^
좋은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에 불을 지피셨으니 나중에 카메라 구경시켜주기에요.

하루살이 2007-01-11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 지름신 강림하시기엔 조금 시간이 지나야 할 것 같아요. 그래도 조만간^^
자랑해야지~~
 


도봉산 주봉

해가 막 떨어지려는 찰나의 도봉산 모습입니다. 멀리 어렴풋이 보이는 산의 실루엣은 북한산이고요. 뽀샵을 안한 사진이다 보니... 앞에 어둠 속에서 솟아있는 바위가 바로 도봉산 주봉입니다. 예전 산악인들이 바위연습을 많이 하던 곳이죠.

무척 추웠습니다. 감기 기운마저 있었는데. 하지만 바위가 품고 있는 자기장이 묘약이라고도 하더군요. 그 덕분인지 다음날 몸이 조금 괜찮아진듯 하기도 합니다. 추위에 조금 떨었지만 감기가 악화되지 않은걸 보면 효험이 있는 것 같기도 하네요.

찬바람이 불어도 해는 뜨고 가라앉습니다. 바람에 휘둘리지 않는군요. 갈대처럼 흔들흔들 거리는 제 마음 속엔 아직 태양이 들어서질 못했는가 봅니다. 따뜻한 햇볕이라도 바람에 실려 날아와 제 마음을 훈훈하게 덥혀주었으면 합니다. 올라서는 해가 아니라 사그라드는 해을 향해 빌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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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사진은 파주쪽에서 바라본 북한산 풍경. 가운데 조그맣게 실루엣으로 나온 것이 북한산의 모습이다. 새벽 이제 막 해가 하늘위로 오르려고 한창 준비중이다. 가로등 불빛은 해가 떠오르면 사라질 것이다. 마치 수많은 해인것처럼 깜빡거리던 가로등의 운명은 해가 떠오를때면 자신의 소임을 다 마친다. 아쉬워하는 것도 없이 말이다. 해가 지고 다시 뜨는 것처럼, 꺼졌다 다시 켜질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려나. 하지만 사람은 희노애락이 왔다가 사라진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달관하지 못하는가?

어둠이 빛과 마주치는 모습은 달관하지 못하고 감정에 휘둘리는 사람들에게 미묘한 흔들림을 준다. 저 빛이 희망으로 인도하는 것인지, 또다른 난관으로 끌고 가는 것인지 알 수 없다는 흔들림. 하지만 그 흔들림이 있기에 이 풍경은 마음 속에 오래도록 남는다. 아름다움은 완벽한 희망도 절망도 아닌 그 흔들림 속에서 태어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흔들림없는 경지란 얼마나 평화스러울까 생각하면서도 또한 얼마나 무료할까라는 쓸데없는 걱정을 해본다. 그 평화의 먼지만큼의 달콤함도 맛보지  못했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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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6-12-14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속에 불을 밝히고 갑니다. 사진이 싸늘하지도 온정을 품지도 않는
딱 보기 좋고 중간의 마음을 지니는 분위기에요

하루살이 2006-12-15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간의 마음이라...
요즘은 중자가 들어가면 <중천>이 생각나네요^^
 


도봉산 오봉

 

아름다움이나 추함은 그 자체만으로 아름답거나 추한 것은 아닌가 봅니다.

사진은 송추쪽에서 바라본 도봉산 모습입니다. 오른쪽에 울퉁불퉁한 것이 오봉이죠. 바위들이 신비할 정도로 매달려 있는 모습이 독특합니다. 이제 막 해가 떠오른 후의 모습입니다.

정말 아름다웠겠죠.

그런데 지금 제 마음이 개운치 않으니 이 풍경 또한 가슴에 와닿지 않습니다.  아주 작은 미물에도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아름다운 곳을 찾아 떠나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마음을 지녔으면 좋겠습니다.

가을, 우울증에 걸린듯 힘없이 고개숙인 사람의 넋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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