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6월 1일 맑음 16도~27도


"윽~ 떫어!"

몇개 달리지 않은 보리수 열매 중 2개가 불그스름하게 익었다. 완전히 다 익은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냥 놔두었다가는 벌레들이 먹거나 땅에 떨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얼른 따서 입에 넣었다. 



열매를 따 놓고 보면 꼭 방울토마토를 닮았다. 하지만 맛은.... 처음엔 시큼하고 중간부터는 떫은 맛이 입안 가득. 윽!! 정말 떫은 감을 한 입 베어문듯한 기분이다. 완전히 익지 않아서 그런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다음 열매는 푹 익혀서 한 번 맛보아야 겠다. 숙성이 다 된 열매조차도 떫은 맛이 난다면 청을 담그는 수밖엔 없을듯하다. 


익는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재촉한다고 서두른다고 빨리 익지는 않는다. 하지만 익을 때까지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새와 벌레, 병의 도전을 이겨내야 한다. 아참! 새의 도전은 이겨낼 필요가 없을지도. 나무 입장에선 새가 먹고 씨를 배설해주면 후손을 널리 퍼뜨리는데 도움을 줄테니. 아무튼 기다려보자. 익을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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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었을까봐 노심초사했던 포도나무가 겨우 새 가지를 내놓았다. 지난해 새순이 난 시기에 비하면 거의 한 달 가까이 늦어 죽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새순은 모두 가지 밑둥에서만 나와 기존의 가지가 더 길게 뻗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그냥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여겨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조그맣고 여린 가지에 벌레가 서너마리 달라 붙어 있다.



손으로 잡아서 떼어놓고 보니 꽃매미유충 으로 보인다. 포도나무엔 해충 이다. 포도나무뿐만 아니라 과수에는 모두 해충으로 보면 된다. 나무의 즙을 빨아먹기 때문이다. 천연농약으로 잡기에는 한계가 있다. 손으로 잡는 것은 더 어렵다. 손이 다가가면 재빨리 자리를 피해 버리기 때문이다.


꽃매미유충 이 나타났다는 것은 지난 가을 꽃매미가 알을 낳고 겨울을 났다는 것인데, 이렇게 한 해 어떤 피해를 입은 나무는 그 다음해에도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다. 그 나무에 알을 낳고 월동을 하는 탓이다. 만약 벌레 피해가 극심한 경우엔 아예 나무를 뽑아버리라는 충고까지 나올 정도다. 마치 바이러스가 숙주 를 죽여버리는 우를 범하듯 벌레도 먹이를 공급해줄 나무를 죽이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코로나도 그렇고 감기도 그렇듯 이렇게 사람들 사이에 전염이 강한 것들은 치명률은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벌레가 극성인 것도 나무의 씨를 말려버리지는 않아서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나무를 뽑아서 불에 태워버리는 등의 소멸로 벌레의 월동을 막을 수도 있는 노릇인 것이다.


아무튼 이곳저곳에서 나타나는 벌레들의 행태를 잘 관찰해야 할 시기가 왔다. 적절한 균형을 깨지 않도록 잘 관리해야 할 시기도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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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5월 27일 12도~20도 비


올해 정말 눈꼽만큼도 신경을 쓰지 않은 나무가 있다. 바로 뽕나무와 개복숭아나무 다. 갑자기 두 나무 상태가 어떤지 궁금해져 살펴보았다.



개복숭아가 지난해만큼 잘 열렸다. 작년에는 벌레 피해가 심해 절반 가량은 버려야 했는데, 올해는 아직까지 피해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



오디는 그야말로 최상의 상태다. 열매가 많이 달린 것은 물론이거니와 잘 익어가고 있다. 마찬가지로 지난해에는 뽕나무이 등 피해가 상당했는데 올해는 아직 깨끗한 상태다. 이대로라면 수확량이 엄청날듯 싶다. 


목표가 바로 이거다.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자연적인 상태로 놔두어도 건강하게 나무들이 자라서 수확을 거둘 수 있는 것. 먹이그물이 잘 작동해서 사람과 동물이 적당이 서로 나누어 먹는 것. 키우데 키우는 것 같지 않은 자연스러운 모습. 어떤 영향이 이 두나무를 스스로 건강하게 잘 자라도록 했는지를 알 수 있다면 좋겠다. 아무튼 두 나무의 공통점은 인위적으로 심지 않았다는 것이다. 블루베리밭을 조성하기 전부터 자연스레 나무가 자란 것인데, 밭을 만들면서도 일부러 잘라내지 않고 놔둔 것들이다. 매년 벌레 피해가 있었지만 올해는 아직까지 별다른 피해상황이 없다는 것이 다른 점. 현재 키우고 있는 다양한 과수들도 이런 자연스러운 성장과정을 거칠 수 있다면 좋겠다. 그런 자연스러움을 위해 공부하고 시도하고 바꿔나가는 노력을 멈추지 않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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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5-28 17: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루살이님 오월에 잦은 비로 오디 열매 익는데 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되네요 [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자연적인 상태로 놔두어도 건강하게 나무들이 자라서 수확을 거둘 수 있는 것. 먹이그물이 잘 작동해서 사람과 동물이 적당이 서로 나누어 먹는 것. 키우데 키우는 것 같지 않은 자연스러운 모습.] 하루살이님이 키우시는 오디는 세상에서 가장 맛나는 오디 일것 같습니다 건강 잘 챙기세요 ^ㅅ^

하루살이 2021-05-31 09:56   좋아요 1 | URL
scott님 고맙습니다.^^
맛있고 건강한 오디로 청과 술을담가볼 생각이랍니다~
 

21년 5월 26일 8도~23도 오전 비 온 후 갬


올해 집에 있는 벚나무는 꽃을 피우지 않았다. 키는 제법 컸는데도 아직 생식성장에는 관심이 없는가보다. 그런데 벚나무 잎에 아주 큰 번데기처럼 생긴 이상한 것이 눈에 띈다. 



검색해보니 사사키잎혹진딧물의 집이라고 한다. 벌레집을 충영이라고 하는데 사사키잎혹진딧물 충영인 것이다. 이 속에서 진딧물이 나뭇잎의 즙을 빨아먹으면서 성장해 탈각한다. 이 진딧물집이 처음엔 연초록색이었다 점차 붉은색으로 변한다고 한다.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몰라 그냥 떼어내는 정도로 마무리했다. 실제 나뭇잎에 큰 피해를 입히는 것은 아닌듯하다. 집 없이 사는 진딧물들은 엄청 극성인데 말이다. 


집을 갖는다는 것은 안전한 곳과 안정된 마음을 갖는다는 뜻일지 모르겠다. 그래서 작은 벌레들도 집을 갖고자 하는 것일지도. 물론 이들의 집은 수십년 거주하는 곳이 아니라 매년 새롭게 바꾸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말이다. 집착없이 언제든 떠나고 다시 짓는 이들의 집이 신비하고 아름답게 보인다. 반대로 대한민국의 집은 안전과 안정이 아니라 탐욕과 증식의 대상이 되어버린 듯하다. 하늘로 하늘로 솟구치는 집(값)은 언제 무너질지 몰라 위태롭다. 벌레들의 집처럼 언제든 떠나고 다시 들어설 수 있는 자유로운 집은 불가능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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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5월 25일 비온뒤 갬 9도~20도



올해 처음으로 열린 보리수 나무 열매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3년 전 심었을 때 개량종을 심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시큼한 맛이 적고 열매 크기가 커서 생으로 먹어도 꽤 맛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올해는 양이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청이나 술로 담기에는 부족할 듯 하여, 생으로 몇 개 따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 보리수도 꽤나 생명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겨우 겨우 생명을 지탱하는 모양새다. 옆의 감나무는 아무래도 살아남지 못한 듯하다. 



산수유 열매도 잘 자라고 있다. 그런데 잎 뒤쪽이 까맣게 타들어가듯한 모습이 군데군데 눈에 띈다. 산수유 나무는 총 3그루인데 모두 그렇게 잎이 건강해 보이지 않는다. 올해 유난히 비가 자주 와서 병에 걸리기 쉬운 환경인데, 이런 영향을 받은 것인지 모르겠다. 


장마가 되면 진딧물은 사라진다고 말할 정도로 진딧물은 습한 걸 싫어한다고 하는데, 배나무 잎에는 진딧물이 잔뜩이다. 그렇다면 과연 지금 나무들이 자라고 있는 조건이 습한 것인지 아닌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 비가 자주 온걸 봐서는 습한 영향으로 병과 균이 나타난듯 한데, 진딧물 활동을 보면 그렇게 단정짓기도 쉽지 않다. 아무튼 자연스러운 균형점 찾기는 올해도 녹록치않아 보인다. 과연 나무에 달린 열매들을 얼마나 취할 수 있을지 기대반 걱정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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