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2일 10도~27도 맑음


한낮의 태양이 뜨겁다. 여름의 불볕같은 태양의 따가움이 블루베리밭에 가득하다. 


슬슬 열매가 달리기 시작한다. 지난해처럼 엄지손가락 한 마디되는 정도의 큼직한 블루베리가 열릴지 궁금하다. 올해는 꽃도 솎아주고, 추비도 준 만큼 기대가 크다. 



20일 전쯤 예초를 했던 밭에 다시 풀이 무성해지고 있다. 



블루베리를 수확할 때쯤 풀을 깎으면 될 줄 알았는데, 그 전에 한 번 더 풀을 잘라줘야 할 듯싶다. 



시간을 조금씩 내어 풀을 깎아줄 생각이다. 오늘은 두둑 1개 반 정도를 목표로 낫을 휘둘렀다. 그런데... 갑자기 풀이 스물스물 움직인다. 아~ 이건 뱀이다. 지난해까지 블루베리밭에서는 뱀을 보지 못했는데, 올해는 벌써 뱀을 목격했다. 밭 여기저기에 두더지가 나타나면서 예견을 했지만, 막상 뱀을 보게되니 몸에 소름이 돋는다. 예초기를 돌리는 것이 아닌지라, 낫질을 하다 자칫 뱀에 물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니 아찔하다. 아무래도 한 걸음 한 걸음이 조심스러워진다. 풀을 깨끗하게 깎아놓으면 숨을 곳이 마땅치 않아 뱀들도 다른 곳으로 피해 가지않을까 희망섞인 생각을 해본다. 조심 조심 2차 예초작업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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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1일 11도~24도 흐림



오후가 되면 여름을 연상시키는 뜨거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햇볕이 따가울 정도다. 몇 일 밭에 신경을 쓰지 못했는데, 어느 순간 복분자에도 꽃이 폈다. 자연은 그저 때가 되면 해야 할 일을 스스럼없이 해내고 있다. 



지난해보다 더 무성해진 복분자에서 청을 조금이라도 담글만큼 수확을 거둘 수 있을지 모르겠다. 



꽃이 진 자리에 오미자 열매도 열렸다. 비록 한 줌 정도 되는 양밖에 되진 않겠지만 올해 처음으로 오미자가 열매를 맺어준 것이 기쁘다. 머지않아 빨갛게 익어갈 텐데, 그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춥다고 또는 덥다고 투덜거리지 않고 자신의 할 일을 묵묵히 하고 있는 풀과 나무들. 그저 묵묵히 삶을 살아가는 그들에게서 경이로움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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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9일 7도~22도 맑음 



직파가 실패하면서 새로 트레이에 심었던 싹들이 고개를 내밀기 시작했다. 호박, 단호박, 상추 등등이 싹이 터서 올라오고 있는데, 최근 아침 기온이 꽤 쌀쌀하면서 냉해를 입은 것들이 보이는 듯하다. 공식적인 기상청 발표 온도는 5도 이상이지만, 실제 느끼는 온도는 1~2도에 가깝다. 


올해는 비닐을 씌우는 것조차 하지 않고 있다. 친환경농사를 위해 비닐 사용을 전면적으로 하지 않겠다고 생각했기에 결정한 일이지만, 이렇게 날씨에 애를 먹는다면 어느 정도 타협을 보아야 할지도 모르겠다. 직파가 잘 되지않는다는 가정하에서는 모종을 기르기 위한 비닐 정도는 써야 하는건 아닌가 고민이 된다. 물론 직파를 성공하기 위한 전략이 먼저일 것이다.


모종이 늦게 큰 바람에 옮겨심기는 더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때늦은 정식이지만 작물들이 잘 살아남아 수확의 기쁨까지 누릴 수 있을지 사뭇 아주 작은 기대를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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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5월 3일 맑음 3도~22도



(위에서부터) 매실, 배, 산수유, 사과... 열매가 달리기 시작했다.


꽃이 피고 열매가 달리는 시기는 큰 차이가 없지만 열매를 수확하는 시기는 꽤 차이가 난다. 특히 배나 사과는 가을이 되어서야 수확할수 있으니 무려 4~5개월을 나무에서 버텨내야한다. 아니다. 버텨내야하는 것은 사람이다. 


배나 사과 입장에서는 사람이 먹든 벌레가 먹든 아무 상관이 없을 것이다. 그저 자신의 열매를 먹고 널리 퍼뜨려만주면 될터이니 말이다. 하지만 농부는 사과와 배를 놓고 벌레와 싸워야한다. 함께 나누는 방법은 없다. 수확량의 1/3 은 벌레가 먹고 나머지는 사람이 먹자고 약속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좋은말로 치장해 일부를 벌레에게 양보한다고 하지만 어떻게든 최대한 수확을 해야한다. 특히나 자신이 먹는게 아니라면 벌레먹은 흔적이 없어야한다. 농약을 쳐서 벌레를 죽이거나 쫓아버리는게 편한 방법이다. 나무나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까지 생각하는것은 사치일지 모른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자연적으로, 친환경적으로 나무를 관리하면서 사람이 열매를 가져올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냥 벌레와 더불어 먹을순 없는걸까. 지난해 벌레에게 매실과 사과를 모두 빼앗긴 경험 탓에 올해는 어떻게 더불어 살아갈 수 있을지 고민이 깊다. 일단 눈에 보이는 벌레라도 손으로 하나씩 잡아보자. 박멸이 아니라 너희들도 적당히 좀 먹으라고. 조절을 해 보는 것이다. 너무 욕심부리지 말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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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5월 2일 맑음 7도~19도 



집안을 정리하다 싹이 난 감자를 발견했다.감자를 잊어버린채 놔둔게 싹이 난 것이다. 그런데 너무 오래되서 싹이 난채로 썩어가고 있었다.



그냥 버리기엔 아까워 텃밭 남은 자리에 심어봤다. 과연 살아남을수 있을까. 이미 감자의 양분을 다 써버린 상황에서 땅의 힘으로 다시 부활할수 있을지 궁금하다. 그냥 버린다면 이 작은 희망조차 갖지 못할터, 비록 이 희망이 헛된 것이라 할지라도 기대를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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