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8월 14일 맑음 22도~33도


태풍까지 지나고 나서 다시 쨍쨍한 날이 계속되고 있다. 올해는 더위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은근히 걱정된다. 매일 풀을 1시간씩 베고 있지만, 풀베기는 그저 끝없는 도돌이표다. 풀을 베고 나서는 텃밭을 훑어보는데, 노각이 이곳저곳 숨겨져 있다. 



한 번에 다 따기에는 많은 양이다. 모종 2개가 이렇게 많은 수확을 가져다 주니 더할나위 없는 노각 부자다. ㅋ


수확한 노각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막막했다. 예전엔 갈아 먹었는데, 이렇게 그냥 후루룩 마시기엔 아쉬움이 크다. 그래서 이번엔 간편 장아찌와 고추장 무침을 해 먹어볼 생각이다. 



먼저 간편장아찌는 껍질 채 사용한다. 끄트머리와 씨앗 부분은 쓴 맛이 나기 때문에 제거하고 슬라이스를 한다. 



그리고 여기에 홍고추와 청고추 1개씩 잘라서 첨가하고, 간장 2국자, 식초 2국자, 설탕 2국자 이렇게 1대 1대 1로 섞어서 잘 녹인 다음 부어주었다. 하루만 지나면 먹을 수 있다고 한다. 고기 먹을 때 쌈으로 같이 먹어도 좋다고 하는데, 나중에 한 번 먹어보아야 겠다. 



다른 1개는 껍질까지 벗겨서 깍둑 썰기를 한 후, 고추장과 설탕, 참기름을 두르고 깨를 뿌려 무침을 했다. 오이는 물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소금으로 담가두어 물기를 빼면 식감이 더 좋아지지만, 귀찮기도 하고, 오이에서 나오는 물도 시원하게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그냥 무쳤다. 아니나 다를까 한두 시간 정도만 지났는데도 용기에 물이 가득히 찬다. ^^;;; 그래도 한여름 시원하게 먹을 반찬으로는 나쁘지 않다. 미식가도 아니기에..... ㅋ



씨앗 부분은 양파망 등으로 쳐대서 씨앗만을 건져내 햇볕에 말리면, 내년에 종자로 쓸 수 있다. 토종 오이였기에 아무 문제없이 종자 사용이 가능하다. 내년을 위해 조금만 채종을 해서 보관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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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8월 13일 맑음 21도~31도


태풍으로 잠깐 내려갔던 기온이 다시 30도 위로 올라갔다. 무더위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이맘때가 벌들이 왕성하게 집을 짓는 시기인가 보다. 콘테이너 모서리 구멍난 부분에서 말벌들이 부지런하게 왔다 갔다 한다. 일을 하다보면 자주 왕래해야 하는 곳이기에 살충제를 가져와 뿌렸다. 말벌 수십 마리가 뛰쳐 나온다. 아우~ 겁을 잔뜩 집어먹고 멀찌감치 도망갔다. 말벌들이 주위를 두리번두리번 정찰하기도 하고, 다른 곳으로 날아갔다 돌아오는 것들도 있고, 가지각색이다. 다시 잠잠해질 때 또 살충제를 뿌렸다. 이렇게 서너 번 하고 나니 말벌들이 모두 도망간 듯하다. 물론 전부 도망갔는지는 알 수가 없지만. 이렇게 도망간 말벌들은 또다시 어딘가에 집을 지을텐데.... 올해 유독 집 근처에서 말벌들이 집을 짓는 걸 자주 보게되니 겁이 난다. 언제 어떻게 마주칠지 모른다는 게 공포의 이유일 것이다. 마땅한 대책도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 부지런히 주위를 둘러보고 관찰하는 것만이 최선의 방법이려나. 



이것저것 신경 쓰다 이제야 고추를 본다. 빨갛게 익어간 것이 꽤 많다. 한랭사를 쳐 둔 곳은 고추 상태가 괜찮다. 수확한 것의 80% 정도가 쓸만하다. 하지만 한랭사 없이 기른 곳의 고추는 수확한 것의 70% 정도를 버려야 했다. 



병에 걸려 물러진 것도 있고, 나방 애벌레가 고추 속을 파 먹은 것도 많다. 고추나무에는 노린재도 극성이다. 



아무튼 이번에 고추를 수확해보니, 한랭사를 치고 재배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듯하다. 약도 한 번 안 치고도 건강한 고추를 딸 수 있으니 말이다. 



텃밭을 둘러본 김에 오미자 쪽을 살펴보니, 한 줄기는 병에 걸린 것인지 오미자 열매가 다 말라졌다. 다행히 다른 줄기는 분홍색으로 조금씩 익어가고 있다. 5리터 병 하나 정도 분량의 청을 담글 정도 수확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과연 가능할 지 모르겠다. 오미자 또한 약 한 번 안 치고 풀 정리만 해주고 키운 것이다. 가지 정리도 안하고 거의 자연그대로(다른 말로는 방치 ㅋ) 키웠기에, 수확량이 많이 떨어질 듯하다. 가지 치는 법 등 재배법을 익혀두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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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8월 8일 맑음 25도~35도


태풍이 온다는 소식에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지난번 장마로 무너진 사면에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이 됐다. 어제 면사무소에 들러 복구 일정이 어떻게 되는지 다시 알아보니, 오늘 중으로 1차 복구를 해 주겠다고 한다. 



아침 일찍부터 포클레인이 들어왔다. 지난번 수해를 입었을 때 응급복구를 위해 왔었던 포클레인이다. 당시 옆집 복숭아밭지기와 다툰 경험 때문에 다소 불쾌한 기분으로 찾아왔다. 기분을 풀고 잘 복구해달라 부탁을 드렸다. 



무너져 있던 흙을 쌓아 올려 1차 복구를 끝냈다. 원 상태로 복구를 하려면 덤프트럭 1대 분량의 흙이 부족한 상태다. 현재 마른 흙이 없어 흙이 생기면 마무리하기로 했다. 일단 무너진 모습을 다소나마 복구시켜 놓으니 기분이 상쾌하다. 



태풍을 대비해 다시 비닐을 덮었다. 혼자서 비닐을 펼치고 핀을 박고 돌을 올려놓으려니 여간 힘든 게 아니다. ㅜㅜ 태풍을 잘 견뎌내고 굳건하게 버텨낼 수 있으면 좋겠다. 


23년 8월 12일 맑음 22도~26도

태풍이 지나갔다. 우려했던 것보다는 얌전하게 지나가긴 했지만, 비가 상당히 많이 왔다. 다행히 바람이 거세지는 않았다. 



피해를 입은 곳이 없나 둘러보았다. 지난 주 복구를 했던 곳은 얼핏 괜찮아 보였다. 그런데 가까이서 보니 하단 1/3 지점 쪽에서 일부 흙이 쓸려 내려 온 것이 보인다. 비닐은 1미터 가량 찢겨진 상태였다. 

태풍으로 인해 바람으로 비닐이 찢기고 이곳으로 비가 몰려 흙이 쓸린 것인지, 아니면 빗물이 땅 속으로 스며 흙이 쓸려간 쪽으로 물길이 나서 새어나온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전자라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후자라면 보강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위에 흙을 덮는 작업을 한다면, 비가 많이 올 때 다시 무너질 위험이 있다. 전자이기를 바라지만, 후자라면 과연 어떻게 땅 속 물길을 잡을 수 있을지 고민 된다. 참, 쉬운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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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8월 3일 맑음 22도~34도


밭 중심으로 풀을 베다 보니 집 주위 풀들도 많이 자란 것이 눈에 띈다. 오늘은 밭의 풀 대신 집 주위 풀을 뽑았다. 



데크 주위의 풀을 뽑고 있는데 갑자기 말벌 대여섯 마리가 튀어 나왔다. 놀라서 허겁지겁 도망쳤다. 쏘이면 끝장이라는 생각에 줄행랑. 다행히 십여 미터 쯤 따라오던 말벌들이 더 이상 쫓아오지 않는다. 

집으로 들어가 에프킬라를 들고 나왔다. 데크 주위에서부터 뿌리면서 데크 밑으로 집중 발사. 말벌 십 여 마리가 하나 둘 날아서 나오기 시작한다. 하지만 살충제 덕분에 힘이 없어서 달려들지는 못한다.



데크 안을 살펴보니 데크 밑쪽에 말벌들이 집을 짓고 있었다. 대략 어른 주먹 1개 반 정도 되는 크기. 그나마 다행인 것이 이 정도 크기였을 때 발견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더 커졌으면 살충제로 대응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올해는 유독 벌레들이 극성이다. 말벌도 지난해와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자주 눈에 띈다. 지난주 뱀알의 발견 이후 말벌집까지. 화학농약 냄새가 나지 않은 땅이라서 그런 것일까. 기후 변화 영향일까. 아무튼 잠깐이라도 관리에 소홀해서는 낭패를 보기 십상일 듯. 엄청 부지런하지는 않더라도 엄청 게을러서는 안 될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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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8월 2일 맑음 24도~34도


계속되는 폭염. 몸엔 땀띠가 나기 시작하고, 밖에 나서기가 겁이 날 정도다. 

그렇다고 밭을 방치할 수는 없으니, 장화를 신고 뚜벅뚜벅 걸어 나간다. 풀베기만 하다 보니 다른 것들을 놓치고 있어, 중간 중간 작물들을 돌아본다. 



땅콩 주위의 풀을 뽑아주고 나니, 땅콩이 눈에 보여 속이 시원하다 



땅콩은 배나무 밑에 심겨져 있는데, 배나무를 쳐다보니 벌써 새들이 배 열매를 쪼아먹기 시작했다. 아직 익지도 않았을 텐데 참 성미도 급하다. 작년에도 새들이 배를 다 쪼아먹는 바람에 단 1개도 수확하지 못했다. 



올해는 블루베리에 쳤었던 그물을 벗기고, 배나무에 둘렀다. 위쪽은 새들이 먹도록 놔두고, 아래쪽만 그물을 씌웠다. 올해는 사이좋게 나눠 먹으면 좋겠다. 



사과는 올해도 따먹긴 힘들 것 같다. 벌레와 병으로 성한 것이 없다. 일본의 기무라 아키노리라는 농부가 농약과 화학비료를 쓰지 않고 풀도 베지 않으면서 길렀다는 <기적의 사과>는 책에서만 있는 것은 아닐까 싶은 의구심이 든다. 올해 벌써 4년차 인데도 기적의 사과는 열리지 않고 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기적의 배>는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있다. 올해는 새들 피해만 없다면 수확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바람을 갖고 있다. 자연의 힘으로 자라는 열매란 과연 어디까지 가능할 지, 도전은 계속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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