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7월 12일 맑음 찌는듯한 더위 21도~33도


블루베리 수확도 이번주면 끝이 날듯하다. 이번주 수확하는 것은 장기 보관용이다. 일부는 냉동실에 넣어두고, 일부는 가공작업에 들어갔다. 



일을 간편하게 하고 싶어서 수확한 블루베리를 씻어서 끓일 냄비에 바로 넣었다. 



블루베리에 설탕을 묻히고 물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네다섯 시간이 흐르고 물이 조금 나오기 시작하자 블루베리를 으깼다. 자작자작 블루베리즙이 꽤 나와 불을 지폈다. 30여 분 정도 끓이면서 블루베리를 더 으깨주었다. 


시중에 파는 잼만큼 쫀득쫀득하게 하려면 두어시간은 졸여야 할 듯싶다. 하지만 이 더위에 불 앞에서 블루베리를 젓고 있자니, 땀이 줄줄 흐른다. 적당한 선에서 마치자는 생각으로 30여 분만에 불을 껐다. 쫀득하진 않지만 적당히 먹을 정도의 잼은 된 것 같다. 


프랑스 후식 요리로 콩포트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과일과 설탕, 물을 넣고 5분 정도 끓이고 레몬 등을 첨가하는 요리다. 과일을 으깨지 않고 살아있는 채로 끓인다. 만들기는 잼보다 간편하지만 보관은 오래가지 않는다. 이틀 안에 먹는 것이 좋다고 한다. 하지만 잼은 장기 보관이 가능하다. 그렇다고 1~2년 보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첨가제를 넣지 않는한 빨리 먹는 것이 좋다. 이번에 만든 잼은 일종의 잼과 콩포트 사이라 할 수 있겠다. 과일이 조금 살아있으면서 조금 더 보관이 가능한 정도. 



잼을 식힌 후에 소독한 유리용기에 담았다. 양이 넉넉해서 몇 달 정도는 거뜬히 먹을 수 있을듯하다. 설탕이 많이 들어가지 않고 잘 익은 블루베리를 듬뿍 넣어 만들어서 그런지 향이 진하다. 빵에 발라 먹을 생각을 하니 군침이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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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7월 11일 흐린 후 갬 21도~29도


블루베리 수확으로 미뤄두었던 텃밭을 정리했다. 온통 풀로 가득해 어디에 무엇이 자라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을 정도다. 



먼저 고추를 심어두었던 곳을 정리했다. 풀에 치이기도 했지만, 양분이 없어서인지 키를 조금도 키우지 못했다. 



주위의 풀을 전부 베어서 눕혀놓고 보니, 고추를 몇 개식 달고 있는 것이 보인다. 풀에 기대어 있다가 풀이 없어지니 넘어지려고 하는 것도 보인다. 지지대에 지지줄을 걸고 집게로 걸어두었다. 당분간은 넘어질 일은 없을 것이다. 다만 양분을 추가로 주어야 할지는 고민해보아야 겠다. 



상추도 거의 자라지 못했다. 로메인과 섞인 종은 그래도 조금 자란듯하지만 풀과 경쟁을 하려해서인지 키만 잔뜩 키워놓고 있다. 게다가 상추는 벌레들이 좋아하는 작물이다보니 잎 여기저기에 잔뜩 벌레 똥의 흔적이 보인다. 겉잎은 장맛비에 흐물흐물 녹아내리고 있다. 녹아내린 잎을 다 떼어내고 주위 풀들은 베어서 눕혀놓았다. 호박은 물을 너무 많이 먹어서인지 대가 약해 짓물러지기 직전이다. 아무래도 전체적으로 텃밭의 양분이 부족해보인다. 



그럼에도 복분자만큼은 잘 자라고 있다. 너무 열매를 많이 달아서 가지들이 땅에 닿고 열매들도 흙과 함께 있어 곰팡이가 낀 것도 있다. 풀들을 정리하고 지지줄을 만들어 지지줄 위에 복분자 가지를 다 올려놓았다.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것이 꽤 많아 수확을 제대로 한다면 청을 담글 수 있을만큼은 될 듯 보인다. 


그런데 웬걸. 이렇게 정리해놓은 복분자에 까치들이 떼로 몰려들었다. 인기척이 없자 복분자를 먹겠다고 까치와 까마귀들이 찾아온 것이다. 아마 이 동네 까치들은 다 모인듯하다. 집 문을 열고 나서자 후드득~ 까치 10여 마리와 까마귀 두 마리가 날아간다. 보아하니 복분자를 거둘 가능성은 희박해보인다. 내가 먹겠다고 하루종일 보초를 설 수도 없는 노릇이니, 까치와 까마귀들만 신이 나겠다. 다 익은 복분자를 누가 가져갈 것인지.... 나도 적당히 나눠주면 좋겠다. 까치들아~. 그래야 너희들을 쫓겠다고 궁리를 하지 않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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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7월 8일 소나기 22도~31도


장맛비라기 보다는 그야말로 야행성 소나기라고 하는 것이 맞겠다. 어두워지면 쏟아지는 빗줄기가 집안에 경쾌한 소리를 울려댄다. 밤새 퍼붓던 비는 해가 뜨면 언제 그랬냐는듯 개고, 습한 공기에 햇살이 내리쬔다.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송글송글 맺힌다. 

블루베리에 쏟고 있던 신경도 비가 오는 통에 다른 곳을 둘러볼 여유가 생겼다. 



부사는 어느새 아이들 주먹만큼 자랐다. 다 커서 익기까지 아직도 4개월 정도가 남았는데, 과연 벌레와 새 피해를 잘 견뎌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미니사과인 알프스오토메는 부사와 비슷한 시기에 열매가 맺혔음에도 자라는 것은 더디다. 다 커봤자 지금 부사 크기만큼밖에 되지 않을터라 몸집을 불리지 않는 모양이다. 그러고보니 열매를 솎는 작업을 충분히 해주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열매솎기를 더 해주었다. 

사과는 본성대로 크고 있다. 작은 사과는 작게, 큰 사과는 크게. 작은 사과가 크겠다고 발버둥치지도, 큰 사과가 자라지않겠다고 떼를 쓰지도 않는다. 자신에게 주어진 특성을 충분히 발휘하는 것만으로 예쁘고 탐스럽다. 



대추나무에도 꽃이 피고 지고 있다. 지난해 벌레에게 피해를 다 입고 겨우 한 개 간신히 따먹었던 기억이 난다. 나무도 많이 크고 꽃들도 훨씬 많이 피었지만, 과연 열매를 얼마나 맺을지, 그리고 수확이 가능할지 기대반 걱정반이다.  



복분자는 일부가 검게 익었다. 익는 시기가 차이가 커서, 한꺼번에 수확한 후 청을 담거나 술을 담는 것이 힘들듯하다. 복분자 나무가 많다면 상관 없겠지만, 겨우 두 그루에서 이렇게 차이가 나, 수확량이 조금씩 나오다보니 처리하기가 쉽지않다. 그냥 익는대로 따다가 다른 과일과 섞어 갈아먹어야 할까. 아무튼 풀과 뒤섞여 있어도 성장세를 멈추지 않고 자라는 복분자의 생명력이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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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7월 6일 흐림 21도~29도


올해 블루베리 수확량은 지난해 양보다 많아졌다. 작년에는 3주 정도 수확하고 나서는 더이상 딸 것이 없었는데, 올해는 여전히 딸 것들이 있다. 수확량으로 따지면 1.5배는 나올듯 싶다. 


하지만 안타까운건 말라죽어가는 나무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줄기마름병이라 생각하고 말라가는 가지들을 잘라주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이젠 완전히 말라죽을 때까지 지켜보고, 다시 살아날 수 있는지 확인해봐야 할 듯싶다. 그렇지 않으면 수십그루나 되는 블루베리의 굵은 가지를 쳐내야만 한다. 



지난해와 다른 것은 올해 중간에 토탄을 준 것 뿐이다. 세상에 100% 좋은 것은 없는가 보다. 토양의 산도를 낮추고, 양분을 공급하는 1석 2조의 효과를 노렸지만, 이게 독이 된 건 아닌가 추측해본다. 혹여 토탄에 병균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것이 아니라면 토탄으로 인해 과습해서 생긴 병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과습이 원인일지 모른다는 가정하에 풀은 일부러 베지않고 있다. 장마기간 쏟아지는 비를 풀들이 조금은 막아주는 역할을 해주리라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 영향을 받지 않고 있는 것과 말라가는 나무의 차이를 알 수 없다는 것이 답답하다. 어쨋든 죽어가는 나무들이 다시 살아날지 알 수 없지만, 이젠 지켜보는 수밖엔 없을 듯하다. 이 장마를 잘 이겨낼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블루베리 잎에 사뿐이 올라앉은 개구리가 희망의 전령사이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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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6월 30일 맑음 20도~28도


요즘 아침 저녁으로 블루베리를 따느라 다른 곳을 둘러볼 시간을 못내고 있다. 그러거나 말거나 풀은 정말 부지런히도 자라고 있다. 상추를 심은 곳 주위로는 상추보다 키가 큰 풀들이 자리를 차지했다. 고추는 자랄 생각을 않는데, 고추를 둘러싼 풀들은 열심히도 키를 키운다. 풀과 함께 키우는 요령은 도라지로부터 배워야 할 성싶다. 


 

도라지를 심은 곳 주위에는 풀을 찾아볼 수 없다. 도라지가 허리춤만큼 자라면서 풀이 자리를 못 잡은 것이다. 도라지가 자라는 초기, 즉 4월 경 도라지 주위의 풀들을 깨끗이 뽑아냈다. 도라지가 무릎 이상으로 자랐을 때 한 번 더 풀을 뽑아주는 작업을 했다. 그리고는 방치 상태. 하지만 이미 허벅지만큼 자랐던 도라지는 풀과의 싸움에서 쉽게 승리했다. 


아이를 키우는 것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세상에 홀로 내던져져도 살아갈 수 있을 때까지만 옆에서 살짝 도와주면 된다. 다 자랄 때까지 도움의 손길을 뻗칠 필요는 없다. 스스로 해낼 수 있는 힘을 갖추도록 도와주고, 그 힘을 갖추는 순간 스스로 일어서도록 두면 될 일이다. 도라지가 스스로 자라는 것 마냥.



그러다보면 어느덧 아주 예쁜 도라지꽃을 피워낼 것이다. 



황기도 도라지처럼 쑥쑥 자라나더니 꽃을 피울 준비를 하고 있다. 황기도 마찬가지로 무릎깨까지 자랄 때까지만 주위의 풀을 뽑아주고, 다음부터는 손길 한 번 주지 않았다. 풀과의 싸움에서 초반에 작물이 자리를 잡고 자랄 때까지 도와주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바로 그점이 어렵다. 초반 풀과의 싸움을 지지해 줄 시간과 힘을 나누는게 쉽지 않다. 그래서 뒤늦게 심은 상추와 고추는 오히려 풀과의 싸움에 뒤져 혼쭐나고 있다. 지금이라도 얼른 풀들을 정리해주면 큰 도움이 될 테지만, 블루베리에 온 신경을 쏟는라 여력이 없다.(물론 핑계다) 내가 감당할 만큼만 심겠다며, 올해는 대폭 텃밭 작물을 줄였음에도 역부족임을 실감한다. 



그럼에도 풀만큼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는 것도 있다. 복분자다. 한쪽에선 열매가 한창 익어가고 있는데, 다른 한쪽에선 새 가지를 뻗어내고 이제 꽃을 피워내고 있다. 복분자 주위 풀들도 한껏 키를 키워내보려하지만, 복분자의 성장세를 따라잡지는 못하고 있다. 


도움을 주어야 할 시기가 있다. 필요한 시기에 적절한 손길을 주는 것. 그것은 때를 놓치고 뻗는 손길보다 수십 배 강력한 힘이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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