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9월 2일 맑음 18도~31도


9월이지만 여전히 30도를 웃도는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무더운 날씨 탓에 배추 심는 걸 늦추다 보니 너무 늦어버린건 아닌지 모르겠다. 



농약방에 배추 모종을 사러 갔더니 다 팔렸다고 한다. 이 지역에선 대부분 지난주 배추 정식이 마무리 된 것이다. 그래도 다행인지 많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10주 정도 되는 소량인 덕분에 떨이로 살 수 있는 모종이 남아 있었다. 20주 가량 되는데 모종 상태는 썩 좋지 않았다. 하지만 10주 값에 떨이로 구입할 수 있었다. 20주나 필요한 것이 아닌지라 좋은 상태인 모종만 심을까 생각했다가, 일단 다 심어보기로 했다. 



올해는 배추를 심을 자리를 따로 만들지 않았다. 보통 퇴비와 유박 등을 미리 주고 두둑을 만드는 작업을 하지만, 올해는 무경운에 무투입으로 시도해본다. 그래서 배추를 심을 자리를 배나무와 산수유 나무 아래로 정했다. 이쪽은 한 번도 작물을 심지 않았기에 양분 부족이 덜 할 것이라 여겨져서다. 배추를 심을 자리만 구멍을 파서 모종을 심었다. 다음날 비가 온다고 해서 물도 주지 않았다. 최근에 워낙 비가 많이 오다 보니 아직도 땅은 물기를 머금고 있다. 



나무 사이에 10주씩 나눠 심고 한쪽은 한랭사를 쳐 두었다. 꼭 비교해 보자는 심산이라기 보다는 조금은 게을러서? ㅋ 양쪽 다 한랭사를 치기가 버겁다.ㅜㅜ


아무튼 이번 배추는 김장용이라기 보다는 겨울에 먹을 쌈배추용에 가깝다. 최대한 추위가 다가올 때까지 키웠다가 겨울 초입 수확해서 보관해 두고 먹을 생각이다. 물론 지금까지 이런 계획대로 된 것이 별로 없지만.... 그럼에도 시도는 계속 된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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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8월 31일 맑음 18도~27도


8월의 마지막 날 오후. 둑방에서 마주친 꽃들



하지만 이 꽃들이 밭에서 피어났다면 얼른 베어야 할 잡초일 뿐.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그 가치도 달라진다. 

있어야 할 곳에 있을 줄 아는 지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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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8월 28일 맑음 22도~29도


집 뒤로 이어진 1평 남짓한 창고. 비가 오면 집 처마에서 새어나온 빗물과 창고 지붕의 빗물이 모여 땅에 떨이지면서 진흙탕이 된다. 



그래서 물이 떨어지는 곳에 양동이를 가져다 놓았지만, 요즘처럼 비가 쏟아부을 때면 양동이가 넘쳐 땅에 물이 고이는 것은 똑같게 된다. 



그래서 트럭을 빌려 처마 물받이를 한 개 구입했다. 길이가 3미터가 되다보니 트럭 말고는 방법이 없다. 여기에 지지대와 나사못까지 구입. 물받이를 달아보기로 했다. 하지만 혼자서는 정말 어림도 없다. 물받이를 처마 밑에 받치고 있어야 하는데, 두 손 만으로는 결코 쉽지가 않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고 정말 맞들어 줄 손이 필요했다. 게다가 나사못도 쇠전용이 아니라, 나무 겸용을 사다보니, 드릴로 구멍을 먼저 뚫지 않고서는 지붕과 연결시키는 것이 불가능했다. 겨우 겨우 드릴로 구멍을 뚫고 나사못을 박았지만, 길이가 다소 짧아 한쪽을 두고 다른 쪽에 나사못을 박으러 가는 사이 빠져버렸다. 이런 낭패가....

한 시간을 쩔쩔매다 포기. 일단 쇠 전용에 길이가 조금 더 긴 나사못을 구입하고, 물받이를 받쳐줄 방법도 생각해보아야 겠다. 



며칠 후 시간이 날 때 다시 쇠 전용으로 조금 더 긴 나사못을 구입했다. 기존 32미리보다 6미리가 더 긴 38미리 나사못이다. 



그리고 물받이를 반대편에서 받칠 수 있도록 사다리를 이용했다. 처음엔 반대편 끝자락에 받치고 하려 했는데, 오히려 힘이 더 들었다. 오히려 가운데 부분에 받치고 하니 한결 쉬웠다. 



물받이를 받쳐놓고, 쇠 전용 나사못까지. 게다가 요령을 터득하니 지난번 한 시간을 쩔쩔 매던것과는 달리 20여 분 만에 처마 물받이를 설치하는데 성공했다. 



한쪽은 빗물을 막고, 다른 한쪽으로만 빗물을 흘려 모아둘 생각이다. 이 빗물로 작물에 물을 준다면, 빗물을 그냥 흘려보내고 지하수 물을 끌어서 쓰는 것보다 에너지를 아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엔 빗물 막을 한쪽의 막음막이 맞지 않아서 애를 먹었다. 물받이를 판 샤시집에서 반대편 물막이를 준 것이다. 이것 하나 때문에 다시 읍내로 나갈 순 없어, 실리콘을 듬뿍 발라 보았지만 빗물이 샌다. 더군다나 물받이의 기울기가 물막이 쪽이 낮아 빗물을 모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다음에 비가 올 때 어떻게 될련지 지켜보고, 예상대로 되지 않는다면 다른 방편을 생각해 보아야 겠다. 

뭐, 어찌됐든 혼자서 물받이 설치를 한 것이 한편 대견스럽지만, 누군가 함께 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떨칠 수는 없는 작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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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8월 21일 맑음 24도~33도


무너진 블루베리밭 사면 복구작업이 마무리 됐다. 하지만 아쉬움이 많다. 여전히 불안함도 남아 있다. 



복구작업 전 덮어 두었던 비닐을 걷어냈다. 조금 무너진 곳을 자세히 살펴보아도 원인을 찾기는 쉽지 않다. 땅 속 물길이 생긴 것인지, 찢겨진 비닐로 물이 몰려서 흙이 일부 무너진 것인지 알 길이 없다. 이 상태로 그냥 복구하는 것이 맞는지도 잘 모르겠다. 



무너진 흙 더미만큼의 흙을 가져와 사면을 복구했다. 그런데 이 흙이 하천을 준설한 흙이다 보니 사질토다. 즉 모래에 가까워 그 위를 걸으면 쉽게 바스러지며 흘러내린다. 이 흙으로 장맛비를 견딜 수 있을까. 



게다가 높이를 원래만큼 하지 않고 포클레인이 힘을 가할 수 있을 만큼만 쌓다보니, 배수로보다 낮은 높이에서 복구작업이 그치고 말았다. 즉 이곳으로 물이 쏟아져 내릴 가능성이 오히려 더 높아진 것이다. 현장에서 지켜보면서 요구 사항을 말했어야 하는데, 자리를 지켜볼 수가 없어서, 원하는 상태로 작업을 마무리 할 수가 없었다. 



이대로 두었다가는 비가 조금만 내려도 다시 무너져 내릴 듯하다. 그나마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비닐을 덮어두는 것. 하지만 많은 비가 내렸을 때 얼마나 버텨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당장 2~3일 후 하루 종일 비가 예보 되어 있는데, 잘 견뎌주기를 희망해본다. 


면에서 지원해주는 복구작업은 이 정도에서 마무리되었다. 100% 만족이야 불가능하겠지만, 아쉬움이 많다. 한편으론 이 정도라도 해 준 것이 어딘가 생각하며 고마운 마음도 갖는다. 진짜 마무리는 내가 알아서 해야 할련가 보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어떻게 마무리 짓는 것이 최상의 방법일지 방책이 잘 떠오르질 않는다. 물론 자금이 충분하다면, 옹벽을 쌓아버리면 될 일이지만....... 지원에 대한 아쉬움과 함께 돈에 대한 아쉬움도 함께 묻어 나는 복구였다. 아무튼 방책을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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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8월 18일 맑음 22도~33도


이제 보름 정도만 되면 배(원황)를 수확할 시기가 온다. 올해 처음으로 수확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하고 있다. 일단 새 피해를 막기 위해 그물을 쳐 두었는데, 나름 역할을 해 주고 있다. 



그야말로 <기적의 배>라고 할 수 있겠다. 올 봄 퇴비를 주고 황 소독만 두어 번 해 주었을 뿐, 비료나 농약 한 번 치지 않았다. 배나무 주위 풀만 서너 번 베어 주었다. 그런데 지금 배나무를 살펴보니 벌레가 먹은 것인지 병에 걸린 것인지, 까맣게 변해가면서 땅에 떨어지는 것들이 몇 개 보인다. 과연 수확 때까지 몇 개나 살아남을지 은근히 걱정된다. 



8월 초 네 번째 풀베기를 끝낸 지 보름 정도 지났는데 벌써 풀이 무릎 위로 자랐다. 장마와 태풍이 지나고 햇볕이 강렬해지자 풀들도 엄청난 속도로 자라고 있다. 8월 말까지 다섯 번째 풀 베기를 끝내면 이제 한 번 정도만 더 깎으면 될련지, 두 번 더 깎아야 할련지 모르겠다. 그런데 과연 이렇게 계속해서 풀베기를 해 주는 것이 맞는 것인지에 대해선 의문이 든다. 


풀이 이렇게 자라고 있다는 것은 놀고 있는 땅이 많다는 것을 뜻할 수 있다. 풀 베기를 줄일 수 있는 농장 디자인에 대해 깊이 있는 고민을 해 보아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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