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6월 24일 맑음 19도~32도



마늘이 다 쓰러졌다. 풀만 무성하게 보인다. 수확할 시기다. 장마가 오기 전 수확해야 할 터다.



이리저리 살펴가며 땅을 파 보았지만, 수확한 마늘은 많지 않다. 직접 키워 먹는다는 데 가치를 둘 수 있겠지만, 씨마늘 값도 못할 만큼의 수확이다. 이렇게 밖에 키울 수 없다면 차라리 그냥 사서 먹는 게 나을 듯하다. 양파는 나름 들어간 비용 대비 선방했지만, 마늘은 영 시원치 않다. 올 가을 양파는 다시 시도해 보겠지만, 마늘은 어떻게 해야할 지 고민이 된다. 마늘의 경우엔 꽤나 거름이 많이 필요해 보인다. 



마늘을 다 수확하고 난 곳은 일단 그냥 두기로 했다. 지금 심을 만한 것이 마땅치 않을 뿐더러, 콩이나 깨를 조금 심을 수 있다 하더라도, 블루베리밭을 관리하는데 시간을 많이 뺏기다 보니, 땅도 좀 쉬고, 나도 좀 쉬고 싶은 마음이다. 



마늘밭 옆의 도라지들은 하얀 꽃들을 피우기 시작했다. 올해 2년 차이니 겨울이 되면 캐 먹을 수 있겠다. 



엄청 더디게 자라는 호박. 그런데 퇴비 더미에 버려졌던 호박 중 씨앗 하나가 절로 싹을 틔워 자라고 있다. 일부러 씨앗을 심었던 호박 보다 두세 배는 빨리 자란다. 퇴비 더미에 양분이 많기 때문이다. 땅의 거름기가 얼마나 있는지에 따라 성장 속도에서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밭이 즉 땅심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이유다. 씨앗의 차이보다도 자라는 배경(흙)의 차이가 성장 속도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 아이들이 자라는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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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6월 23일 맑음 18도~30도


뜨거운 햇볕과 쏟아지는 소나기가 왔다 갔다 하는 날씨다. 블루베리는 맛있게 익어가고, 그물망 덕분인지 새 피해는 현격하게 줄었다. 다음 주 장마가 시작되면 물을 잔뜩 머금어 맛이 떨어질 확률이 높기에, 햇볕이 쨍할 때 수확을 최대한 해두는 게 좋다.  



거의 날마다 샐러드용으로 양상추와 블루베리를 따서 먹고 있다. ^^ 정말 더할나위 없는 호사(?)다. 



직거래로 블루베리를 따서 택배로 보내느라 정신없는 사이 나도 좀 봐 달라는 듯 꽃을 피우는 것들이 있다. 땅콩은 키도 얼마 자라지 않았는데도 앙증맞게 작고 노란 꽃을 피웠다. 



열 주 정도 되는 원추리는 순서를 짰다는 듯이 차례 차례 피어나 눈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블루베리를 따느라 다른 일을 못 보면서 풀들이 부쩍 많이 자랐다. 틈나는 대로 올해 세번째 예초 작업을 해야 할 모양이다.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주르륵 흐르는 것이 한 여름이 성큼 곁에 찾아왔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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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6월 17일 맑음 16도~31도


과수나무들에 병해충이 심해진다는 것은 바이러스나 벌레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진다는 뜻일테다. 이는 그만큼 생명력의 약동을 의미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따가운 햇빛 속에서 벌레들만큼이나 작물들도 쑥쑥 자란다. 물론 풀도 함께 쑥쑥 자라지만 말이다. 



구기자의 꽃이 한창이다. 열매를 얼마나 맺을지는 모르겠지만, 꽃들이 수두룩하다. 6월에서 9월까지 꽃을 피운다고 하니, 그야말로 여름의 꽃이라 하겠다. 



양파는 얼른 수확을 해 달라는 듯, 줄기가 다 꺾여 풀 속에 파묻혀 보이지 않는다. 비가 내리면 혹여 썩을지도 모르니 맑은 날 얼른 수확을 했다.   



양분을 많이 주지 않아서 엄청 큰 것은 없지만, 나름 먹을 정도의 크기 만큼은 자랐다. 그런데 모종을 2~3개 심었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한 구멍에 2~3개씩 자란 것들은 아무래도 크기가 작았다. 반면 한 개만 심어진 것들은 꽤 크게 자랐다. 양파 모종값과 퇴비값을 생각하면 사 먹는 것과 비슷하거나 조금 손해볼 정도. 하지만 약 한 번 치지 않고 건강하게 자라준 데다, 막상 껍질을 까고 먹어보니 단단한 것이 맛도 괜찮다. 양파는 올 겨울에도 텃밭에 직접 심어볼 만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시중에서 파는 양파와 다른 점은 뿌리다. 집에서 키운 것은 모두 뿌리가 길게 자라 있다. 아무튼 보관을 위해 햇볕에 말렸다가 집 안에 거둬 들였다. 



더디게 자랐던 오이 중 하나는 키가 많이 크지 않았음에도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옆에 함께 심었던 오이는 예초기를 돌리면서 잘라 먹어, 기대를 걸고 있지는 않다. 죽지 않고 다시 자라고 있는 것 만으로도 다행이라 여기고 있다. 



고추는 주위의 풀을 아예 뽑아버리는 방법을 택했다. 계속해서 풀을 베기에는 다소 벅찼기 때문이다. 대부분 풀과 함께 키운다는 생각이지만, 아무래도 풀이 자라는 속도를 모두 따라가기에는 다소 역부족이다. 그래서 고추 쪽은 관리의 편의상 풀을 뽑는 방법을 택했다. 


반면 고추 지지줄을 묶지 않고 자라는 지를 확인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한랭사를 친 쪽은 지지줄을 묶고, 한랭사를 치지 않은 쪽은 지지줄을 하지 않고서 장마를 이겨낼 지 지켜볼 생각이다. 뿌리가 잘 활착된 것들은 지지를 해 주지 않아도 잘 버텨주는데, 뿌리가 약한 것들은 넘어지기 일쑤다. 비가 오고 난 뒤 고추가 얼마나 쓰러져 있을지도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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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6월 14일 비 15도~28도


지난해에 벌레 피해로 열매를 몇 개 달지 못했던 배나무는 올해는 상대적으로 꽤 많은 열매를 달았다. 하지만 잦은 비와 뜨거운 날씨 탓에 병을 앓는 것들이 눈에 보인다. 



특히 신고 품종은 검은무늬병으로 보이는 병반이 눈에 띈다. 다행히 과일 솎기를 많이 해 놓지 않아서, 이렇게 병에 걸린 것들을 솎아내도 아직 열매가 충분하다. 5미터 정도 사이를 두고 있는 원황 배는 신고에 비하면 검은무늬병은 덜한 듯 보인다. 품종의 차이인지 나무의 차이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이 병의 시기를 지나면, 열매가 조금씩 커질 텐데, 이때는 새들이 날아와 쪼아 먹는 피해가 많이 발생한다. 올해는 블루베리에 씌웠던 그물을 거둬서 사과와 배나무에 쳐볼 생각이다.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그냥 무방비로 당할 수만은 없는 일이니 말이다. 장마를 잘 이겨내고 무럭무럭 자라서, 한 입이라도 맛을 볼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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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6월 13일 맑음 17도~29도


본격적으로 병해충이 발생하는 시기가 찾아왔다. 지금까지 잘 자라주던 작물들도 자칫 병에 걸리거나 벌레 피해를 입기 십상이다. 



올해 주렁주렁 매달렸던 매실이 하나둘 땅에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나무에 남은 것보다 떨어진 것이 훨씬 많아졌다. 아마도 씨살이좀벌 피해일 것이다. 



하나둘 담다보니 비닐주머니 여섯 장이 꽉 찼다. 최소 10키로는 될 듯한 무게다. 지난해처럼 무방비하게 떨어진 것을 놔두지 않고, 차곡차곡 모아서 그때그때 처치할 생각이다. 


매년 이맘때는 블루베리를 수확하느라 다른 곳에 신경을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부디 내년에는 더 이상 이렇게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관심이라도 기울여야 할 테다. 떨어진 매실은 싹 치울 것, 겨울에 유황 소독과 열매가 막 열릴 즈음 씨살이 좀벌을 막기 위한 천연추출물약을 뿌리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 될 것이다. 


매실을 조금이나마 수확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을 쳐봐야 겠다. 블루베리로 인해 자꾸 일이 밀리면서 벌어지는 사태라 변명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 때에 맞추어 필요한 일을 즉각 처리할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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