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계 개론 - 세상을 움직이는 숨겨진 질서 읽기
윤영수.채승병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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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간다는 것은 혼자만의 문제일까. 내가 숨쉬고 내뱉는 공기에서부터 밥 한끼까지 나를 둘러싼 모든 것으로부터 완벽하게 독립된 개인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누군가와 상호작용, 누군가를 넘어 환경으로 범위를 넓히면 그것이 바로 생태를 의미한다. 그리고 이 생태라는 것은 닫혀진 세상이 아니라 열린계이기에 가능한 것이며 이것은 상호작용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 상호작용의 과정에서 너무 안정되어 있거나 또는 너무 혼돈되어 있으면 그것은 적응이 불가능하게 됨으로써 멸종의 길을 걷게 된다. 즉 변화가 가능하지 않다면 결국 죽음의 길밖에는 없다는 것이다. 열역학 제2법칙 엔트로피의 증가는 결국 에너지의 소멸로 이어지고 그것이 바로 안정된 상태로 생존과는 정반대의 길이라는 것을 통해서도 유추할 수 있다.

 

그래서 생존이 가능하기 위해선 계속되는 환경의 변화에 적응가능해야 한다. 이것은 교배와 변이 등을 통해서 가능하다. 교배와 변이는 혼돈의 가장자리에 놓여 있어야만 한다. 혼돈의 가장자리란 혼돈 그 자체라기 보다는 혼돈과 질서 사이의 경계점 어딘가를 지칭한다. 이것은 예측가능한 곳이 아니다. 즉 예측보다는 적응, 경쟁자 행동에 대한 반응과 적응의 문제라는 것이다. 

미래는 결코 예측가능하지 않고 변화에 대한 적응을 얼마나 잘 하는가가 생존과 결부되어 있다. 그리고 적응은 혼돈의 가장자리에 놓여 있을 때 가장 잘 이루어진다. 변화의 중심은 혼돈의 가장자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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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의 진화 - 제러드 다이아몬드가 들려주는 성의 비밀 사이언스 마스터스 1
제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임지원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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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성적 습성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성적 습성이 진화생물학적 문제라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다. 다윈이 그의 종의 기원에서 생물학적 진화라는 현상을 주장했을 때 그가 제시한 증거의 대부분은 해부학적인 것이었다. .. 나중에 생물학자들은 해부학적 측면에 대한 다윈의 고찰이 생리적 측면이나 생화학적 측면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동물 또는 식물의 생리적, 생화학적 특성은 특정 생활 방식에 맞추어 적응해 나가고 환경조건에 따라 진화하게 된다. 최근에는 진화생물학자들이 동물의 사회 체제 역시 진화와 적응을 겪는다는 사실을 보여 주었다. ..성적 습성에 있어서도 이와 비슷한 상황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어떤 동물 종의 식량사정, 포식자의 공격 위험, 기타 생물학적 특성에 따라 어떤 성적 특성이 생존과 생식에 더 유리할 수 있다. --예)거미와 사마귀 수컷의 교미 후 잡아먹힘-교미의 가능성이 희박할 경우, 암컷의 영양상태가 후손의 생존 가능성이 높을 경우가 합쳐져 발생... 단, 이것은 이기적인 유전자의 주장처럼 개체의 생존 보다는 유전자의 전달을 극대화 하는 것이 유전이라는 전제하에서 가능.

암컷과 수컷의 양육책임과 관련해서는 각 성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는, 상호 연관된 세 가지 요소에 따라 결정된다. 자신이 수정된 알 또는 태아에 얼마나 많은 투자를 했는지, 이미 수정된 태아나 알을 돌봄으로써 또 다른 자손을 수정시킬 기회를 얼마나 잃어버리게 되는지, 그리고 수정된 태아나 알이 자신의 자손임을 얼마나 확신할 수 있는지가 그 세 가지 요소이다.

인간의 생식에 있어서 몇 십년 전만 해도 말도 안 될 일이었던 방법이 점점 더 널리 사용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체외수정, 인큐베이터 등. 여자만 아이에게 젖을 주도록 되어있는  진화적 적응도가 생리적으로 볼 때는 불안정하고 가변적인 것일 수도 있다. 어쩌면 인간이라는 종이 가진, 다른 동물들과 가장 크게 구분되는 특성은 진화에 거역하는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점일지도 모른다. 우리 대부분은 살인, 강간, 대량 학살에 반대한다. 이러한 것들이 우리의 유전자를 후손에 널리 퍼뜨리는 수단으로서 어느 정도 이점을 가지고 있으며 실제로 다른 동물 종이나 초기 인류의 사회에서는 널리 실행되었떤 관행이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인간은 배란 여부가 드러나지 않고, 여성이 언제나 섹스에 응할 수 있도록 진화되어 왔고 그 결과 우리만의 독특한 조합, 즉 결혼, 부모의 공동양육, 혼외 정사의 유혹으로 이루어진 조합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 모든 것이 어떻게 서로 맞물려 있을까?

동물의 세계에서 어린 새끼들의 사망원인의 상당부분을 차지했던 유아 살해 관행은 어미들에게는 매우 심각한 문제였다. 원래 하렘의 주인이었던 수컷을 몰아내고 새로이 하렘을 차지하고자 하는 침입자 수컷이 새끼를 살해하는 것이다. 그런데 만일 암컷이 발정기를 드러내지 않고 언제든 교미에 응할 수 있다면 어떨까. 배란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해서 사바나원숭이의 암컷은 모든 잠재적 유아 살해자인 이웃 수컷들을 너그러운 중립적 자세를 취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과연 과시형 남자(사냥)는 비록 수는 적되 친자 관계에 대한 확신이 큰 부양형 남자(수렵, 채집)의 전략을 포기하고 그 대신 자신이 많은 아이들의 진짜 아버지일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가능성을 얻음으로써 더 나은 유전적 이익을 얻게 될까.

만일 여러분이 신 또는 다윈이 되어서 나이 든 여자들이 폐경을 하는 편이 낳을지, 생식력을 되찾는 편이 나을지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폐경이 가져다 주는 비용과 이익을 대변과 차변에 기입해 보자. 폐경의 비용은 생식력이 정지됨으로써 포기해야 할 잠재적 아이들이다. 폐경이 가져다 주는 이익은 노령에 아이를 출산하거나 키우다가 죽게 될 위험을 회피할 수 있다는 것과, 이전에 낳은 자녀와 그 자녀의 자녀들의 생존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책 인용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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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의 탄생 - 나는 왜 다른 사람과 다른 유일한 나인가
주디스 리치 해리스 지음, 곽미경 옮김 / 동녘사이언스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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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면서 궁금한 적은 없었던가. 나는 왜 너랑 그토록 다른지. 왜 똑같은 사람은 한명도 없는지.

이에 대한 설명은 본능과 환경, 즉 유전자와 양육으로 나뉘어진다. 행동유전학적 관점은 본능에, 진화심리학적 관점은 양육에, 그 초점을 맞춘다. 그런데  이 두가지 설명을 모두 빗겨가는 예가 있다. 바로 샴 쌍둥이의 성격이다. 일란성 쌍둥이를 더 넘어서는 샴쌍둥이라면 유전자가 일치하기 때문에 성격이 똑같아야 하는 것 아닐까. 자라난 환경도 똑같기에 더더욱 둘은 똑 닮아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실제 샴 쌍둥이는 너무 다르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 둘의 성격을 가른 것일까.

이 책은 지금까지 제시된 개성의 탄생과 관련된 연구와 논문이 왜 잘못됐는지를 그들의 작업을 통해 알려준다. 그리고 그 작업들을 바탕으로 전혀 새로운 이론을 내세운다.

양육환경의 영향은 형제의 각기 다른 성격, 유전자의 영향은 입양된 형제들의 다른 모습 등 서로 반대적 입장에 달하는 수많은 사례들이 펼쳐진다. 그럼 도대체 무엇이 이들을 다르게 만들었단 말인가.(물론 유전자와의 상관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유전자와 성격의 상관성은 0.45 정도이고 환경과의 상관성은 0.05 정도로 본다)

그것은 바로 아이들의 사회화 과정이다. 가정이 아닌 밖에서 또래집단 사이에 펼쳐지는 지배와 피지배의 관계 등이 형성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사회화 과정과 지위체계화 속에서 성격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성격 형성은 12~14세 정도에 완성된다. 그 이후의 사회화는 전에 이루어진 성격을 바탕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이것 또한 예외는 존재한다. 

이런 이론의 바탕에는 인간의 언어적 능력과 사람에 대한 인식 능력을 바탕으로 한 개인의 구별이 본능적으로 구현되어진다는 사실이 있다. 그것이 생존과 번영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이것에 대한 설명은 너무 복잡해진다)

저자의 이론은 정말 솔깃하다. 모든 문제를 어렸을 적 성에 대한 문제로 보는 프로이트의 이론과 또한 어렸을 적 경험 특히 부모와의 관계를 중점적으로 바라보는 심리학적 견해로부터 벗어나 있다는 것에 점수를 주고 싶다. 실제로도 이런 해석들이 얼마나 무리한 것들이 많았는가.

하지만 저자의 이론을 긍정하다 보면 한가지 걱정되는 측면과 마주친다. 바로 유아기 사회화 집단을 잘 골라야 한다는 점이다. 유아기에 접하는 사회화 집단에 따라 그 사람의 성격과 능력이 영향을 받게 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대한민국의 과잉교육열풍을 무조건 욕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가 아이의 미래를 좌우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을, 그리고 인간이란 결국 사회화 속에서 탄생하는 개인이라는 것을 깨우치게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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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기원 - 최첨단 경제학과 과학이론이 밝혀낸 부의 원천과 진화
에릭 바인하커 지음, 안현실.정성철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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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과 성장의 동시 추구

경영사상가인 찰스 핸디는 음식을 먹는 것은 살기 위한 제약이지만, 아무도 삶의 목적이 먹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하면서 생존하는 것과 성장하는 것의 차이를 설명하였다. 

즉 단순히 생존하기 위해서라면 인간이 사회라는 집단 속에서 살아야 할 이유도 미약해진다. 물론 자급자족이 안고 있는 위험을 생각한다면 생존에 있어서도 사회가 큰 도움이 되지만 말이다. 인간은 협력을 통해서 생존과 함께 성장도 추구한다.

그래서 친척들이 아닌 사람들 사이에서의 협력적인 거래는 인간만의 독특한 활동이다. 그 어떤 종도 이방인들 사이의 거래와 노동 분업의 결합을 생각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것은 인간 경제의 특징이다.

진화적 관점에서 바라본 부

부는 차별화, 선택, 증식이라는 진화의 공식에서 나온 산물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 차별화, 선택, 증식이라는 진화의 간단한 처방은 컴퓨터 프로그램의 한 형태로 새로움과 지식, 그리고 성장을 창조하는 프로그램이다. 진화는 정보 처리의 한 형태이기 때문에 컴퓨터 소프트웨어에서 정신, 인간 문화, 그리고 경제에 이르는 모든 영역에서 질서를 창출하는 일을 할 수 있다.

경제란 복제의 반복이며, 진화 또한 복제의 반복으로 이것이 성장을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진화의 과정에서 어떻게 적응력이 높은 기술이 복제되고 확산되는가. 간단하게 말하자면 사람에게 유용한 기술은 모방된다. 성공적 기술은 확산되고 그렇지 못한 기술은 쇠퇴하면서 기술의 시장점유율이 변한다고 볼 수 있다.

스미스는 그의 국부론에서 부라는 것은 고정된 개념이 아님을 보여준다. 가치는 다른 누군가가 특정 시점에 이를 얻기 위해 기꺼이 지불하려고 하는 것에 달렸다는 것이다.

고전주의 시대의 경제학자들은 경제의 무한한 가치는 공급 측면에 있으며 가치는 생산 요소들로부터 파생된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면 캉티용은 가치는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한정된 땅을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라고 믿었으며, 마르크스는 노동력이 가치의 궁극적인 원천이라고 보았다. 리카르도는 노동 못지않게 자본도 중요한 요소라고 주장했다. 제번스와 한계효용주의자들에 따르면 가치는 수요 측면에서 나오는 것으로 그들은 가치란 한 상품에 대한 사람들의 상대적 효용의 차이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 신고전주의 이론은 두 관점을 모두 수용했다. 즉 한정된 생산 요소들이 시장 메커니즘을 통해 소비자의 개별적 선호도를 충족시키게 되며, 가치는 간단히 말해 두 사람이 거래를 통해 서로 얻고자 하는 것을 의미한다. 진화론적 관점으로 보는 가치 역시 공급과 수요의 측면을 모두 가지고 있다. 공급 측면에는 낮은 엔트로피를 가진 사물이 경제학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당연하게도 낮은 엔트로피를 지닌 사물은 흔치 않으며 이를 창조해 내기 위해서는 에너지, 물질, 정보 등이 요구된다. 반면 수요 측면에서는 우리의 선호도에 따라 경쟁 중인 두 개 이상의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해 상대적 매력도가 결정된다.

그러나 가격은 가치와 다르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시장은 투자자가 다른 투자자의 기대에 근거하여 기대치를 결정하고 그 투자자는 또 다른 투자자의 기대치에 근거하여 기대치를 결정하는 과정을 끝없이 반복하는 영원한 순환 체계이다. 우리는 평균적인 의견이 평균적인 의견일 것이라고 기대하는 바를 예측하기 위해 우리의 지능을 활용하고 있다. 

기업이 전형적으로 적응보다는 실행에 더 익숙하다는 사실은 단기 수익에 초점을 두기 때문이다. 생존과 성장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기 위해서 경영진은 실행과 적응 사이에 내재되어 있는 갈등 구조를 지혜롭게 해결해야 하며 그 둘 사이에 좀 더 조화로운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경쟁적인 진화 환경에서 생존하고 성장한다는 것은 목적이며 적응하고 실행한다는 것은 방법을 말한다. 생존하고 성장한다는 것은 진화 시스템 안에 있는 모든 디자인에 가해지는 시간을 초월한 요구이다. 

인간에 대한 관점과 경제

자본주의는 단순히 인간의 이기적 욕망만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평성과 상호주의에 대한 우리의 판단은 우리를 불공평하게 대하는 사람들을 벌하려는 욕구를 자극할 뿐 아니라 반대로 우리를 도와주고 뭔가를 해주려는 사람들에게는 보상을 하게 한다.

1000원을 공짜로 주고 나눠갖게 한다. 단 나눠갖는 사람이 모두 동의했을 때만 그 돈을 가질 수 있다. 한사람이 990원을 갖고 당신에게 10원을 준다고 했을 때 당신은 그 거래를 거부하게 된다. 그럼 10원조차도 얻지 못하지만 불공평한 것에 대한 거부가 이익이라는 합리성을 넘어 판단에 작용하게 된다. 

 죄수의 딜레마는 비제로섬 게임이라는 점에서 특히 흥미롭다. 비제로섬 게임에서 둘 이상의 사람들은 협력을 통해 모두 더 큰 이득을 얻을 수 있다. 비제로섬 게임, 그리고  이기심과 협동 간의 끝없는 긴장을 복잡계 경제학에서 주요한 역할을 한다. 

인간은 본성적으로 이타적이지도 이기적이지도 않다. 연구자들의 말을 빌리면 인간이란 조건부 협력자이자 이타적인 응징자라고 할 수 있다. 긴티스와 그의 동료들은 이러한 인간의 행태를 강한 상호주의라고 하며 타인과 협력하고자 하는 성향과 협력의 규범을 위반하는 자에 대해서는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응징하려는 성향(개인적인 희생을 치르더라도)이라고 정의하였다.

복잡계 경제학이 강한 상호주의를 강조하는 것은 결국 좌파도 모든 죄악의 근원은 사회라는 루소의 견해를 벗어나 개인의 책임성도 인정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마찬가지로 우파 또한 인간의 본성은 사악하다는 가정을 전제로 사회 제도가 구축되어야 한다는 흄의 견해에서 벗어나 인간 본성의 너그러운 측면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네트워크 성장이 상호의존을 가져오고, 이 상호의존으로 인해 제약 조건들이 상충하는 일이 일어난다. 상충적인 제약 조건들로 인해 의사 결정은 느려지고 궁극적으로 관료주의적 정체로 이어진다.

한편 한 나라를 다른 나라보다 더 부유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이스털리와 레빈은 천연자원, 정부의 역량, 물리적 기술이 어느 정도 중요하기는 하지만, 가장 의미있는 요소는 법률, 재산권의 확립, 빈틈없는 금융제도, 경제적 투명성, 부정부패 척결 같은 사회적 기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국가의 역할은 시장의 진화를 촉진하고, 협력과 경쟁 간 효과적 균형을 이루게 하며, 사회의 요구에 가장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경제적 적합도 함수를 설정하는 제도적 틀을 만드는 것이다. 국가와 시장은 대립적 관계가 아니다. 문제는 효과적인 진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어떻게 국가와 시장을 결합하느냐이다.

그렇다면 개개인은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생존과 성장을 함께 이뤄낼 수 있을까.

돈을 쓰는 방식, 직장의 선택, 투표권의 행사를 통하여, 그리고 목소리를 냄으로써 경제, 정치 그리고 과학 제도가 장기적인 시각에서 글로벌 사회의 수요를 좀 더 폭넓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다루도록 유도하는 적합도 함수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 그러한 적합도 함수를 만든다면 제도와 경제는 필연적으로 거기에 적응하여 우리의 요구에 부응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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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를 진보와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것이 아메바에서 인간으로의 생물적 진화든, 석기 시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경제적 진화든, 진화를 진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진화론 학자들은 진화가 진보를 보장해 줄 수 없음을 강조한다. 진보는 매우 주관적 개념이다. 우리가 객관적으로 말할 수 있는 것은 어떤 조건하에서 진화는 시간이 지나면서 복잡성을 증대시키며, 경제적인 의미로는 부를 증대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나 진화론 학자들은 복잡화되는 추세도 확신한 것만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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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경제학이 보는 인간의 과오
1. 구조화 액자 편견-이슈를 어떤 틀로 표현하느냐에 따라 영향. 영국은 유로화를 채택해야 하는가 또는 영국은 파운드화를 포기해야 하는가 라고 했을때의 차이
2. 대표성-작고 치우친 표본에서 큰 결론. 사무실서 우연히 만난 일진이 안좋은 세 친구로부터 그 회사가 산산조각나고 있다고 결론
3. 가용성 편견-진실로 필요한 자료보다는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자료들을 토대로 의사 결정. 잃어버린 자동차 키를 잘 보인다는 이유로 가로등 밑에서 찾는 행위
4. 위험 판단의 어려움-철도 사고로 4명이 죽자 30억 달러 투자해 보완. 도로 안전에 쓰일 돈과 비교해보면 새명 한 명당 150배나 많은 돈 지출.
5. 미신에 사로잡힌 추론-순서나 발생 등에서 가장 가까운 원인을 찾는 경향. 행운의 양말을 신었더니 승리하더라
6. 정신적 회계-카드 빚이 있는데도 은퇴 자금 저축하는 꼴.
7. 
플라톤-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사회를 지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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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심리학에서 바라본 소비지출 7가지 범주

주거 32% 교통운송 20% 음식 14% 생명보험과 연금 9% 건강관리 5% 의복 5% 오락 미디어 통신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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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서란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달라진다. 카드섞기의 우화. 무늬별로 숫자 순서대로 놓여진 카드에서 마구 섞은 다음 상대방에게 똑같이 해보라고 한다. 상대는 무작위로 섞지만 카드를 제시한 사람의 카드 그대로의 무작위인 것은 아닌 셈이다. 이 무작위를 임의적으로 질서가 있다라고 표현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자녀를 기르는 방식이 아니라 부모가 보여 주는 행동 그 자체였다는 것이다. 

주사위 짝수면 150달러를 얻고 홀수면 100달러를 잃는 게임에 대해 인간은 거부하는 경향을 지니고 있다. 위험에 대한 회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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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로그 digilog (보급판 문고본)
이어령 지음 / 생각의나무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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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과 아날로그의 합성어인 디지로그. 결국 디지털의 첨단정보문화와 아날로그의 감성이 합쳐져야 성공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이런 디지로그 문화엔 한국인의 문화가 가장 잘 어울린다는 것을 여러가지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특히 젓가락, 나물, 비빔밥 등의 식문화를 통해 디지로그적 우수성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누군가는 국가시대가 사라진다고 이야기하고 있으니, 과연 우리의 우수성이란 것이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시기가 어느 정도나 될련지 의문이 든다. 또한 세계화 추세 속에서 자국의 정체성을 잃어가는 현대인들에게도 과연 이런 전통적인 식문화 정신이 통할 수 있을까도 의심이다. 비빔밥 문화를 말하지만 젊은이들은 피자에 더 익숙한 세대이며 젓가락 보다는 포크 쓰는 것을 더 즐겨하기 때문이다.

어쨋든 저자 이어령씨가 말하는 디지털의 미래를 한번 살펴보자.

정보의 최종 가치는 정보 자체의 품질보다는 그것을 믿느냐 믿지 않느냐로 결판이 난다. 물질로 된 제품은 품질로 승부를 한다면, 정보 통신은 믿음으로 승패가 결정난다. 옳은 정보를 믿지 않아 낭패를 겪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릇된 정보를 믿어서 파멸하는 이야기를 수없이 들어왔다.(58쪽)

살린스는 인간이 풍요에 이르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말한다. 증대하는 욕망을 채우기 위해 생산성을 계속 향상시키는 것과 반대로 욕구 자체를 최소화해 적은 물질을 가지고도 만족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수렵=채집시대의 나물 문화는 윤택한 삶과 번영을 객관적인 물질의 풍요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무욕무결에서 찾는 것이다. 그러한 세계에서 근면과 생산성은 오히려 제한된 숲의 자원을 고갈시키고 생태계의 질서를 파괴하는 나쁜 행위로 보인다.(98쪽)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이것이냐 저것이냐의 양자택일적인 선형적 사고에서 모순되는 두 개의 이것과 저것을 모두 포용하는 순환적 사고로 가는 것이다. 모순을 잘라내기는 쉬워도 그것을 융합하고 조화시키는 작업은 참으로 힘이 든다.(153쪽)

에디슨의 좌절을 통해 우리는 지식정보사회에서 고부가가치를 유발할 수 있는 산업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문화 콘텐츠, 픽션, 디자인 파워가 결합된 미디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그러나 에디슨의 실패를 통해 우리가 얻어야 할 무엇보다도 소중한 교훈은 다니엘 벨이 말하고 있듯이 기계기술이 이제는 지적 기술로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197쪽)

그런데 책은 디지로그적 감성과 상상력을 통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 성공의 의미가 무엇이냐는 것을 생각해보아야 한다. 정보 통신의 혜택 중 가장 중요한 덕목 중의 하나는 공유에 있다고 책은 말한다. 리눅스처럼 누구나 평등하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정보를 나눈다는 점이 최대 강점이다. 그런데 이 속에서 고부가가치를 얻어 이를 이용해 경제적 부를 취하는 것은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책은 이러한 경제적 행위에 대해서도 우호적인 자세를 취한다. 그러니 책이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 판단하기는 어려운 문제다.

하지만 이런 문제 또한 저자가 말한대로 양자택일적 선택이 아니라 융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봐야 할지도 모른다. 과연 그 길은 가능할까.

사족 : 일단 공유가 됐든 부유함을 얻는 것이 됐든 감수성과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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