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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가바드 기타 샴발라 총서 2
정창영 엮어옮김 / 시공사 / 200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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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간디가 죽을 때까지 곁에 두고 읽었다는 책. 고대 인도의 종교서라고 할 수 있는 바가바드 기타는 왕자인 아르주나와 신인 크리슈나와의 질문과 답으로 이루어진 책이다. 신과의 합일을 뜻하는 요가의 길의 세가지 방편을 제시하고 그중에서도 일반인들이 행할 수 있는 분야인 행위의 길을 강조하고 있다.

그 행위의 길이란 바로 결과에 대해 집착하지 않고 행하는 것. 그러한 행위가 이루어졌을 때만이 업으로부터 벗어나 진정한 자유의 길을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원인과 결과마저도 사라져버린 행위란 바로 이러한 결과에 상관없이 최선을 다하는 행위라는 것이다. 이것은 중국과 한국에서는 진인사 대천명으로 표현할 수 있겠다. 행위는 인간이 행하는 것이지만 그 결과는 하늘에 맡긴다는 것은 어찌보면 그 결과에 상관없이 매 순간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의 다른 표현일 수 있겠다.

일반인들이 행할 수 있는 요가의 방편으로서 제시된 길이기는 하지만 경쟁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이 길 또한 그리 쉽지만은 않다. 경쟁이라는 것이 항상 그 결과에 집착할 수밖에 없는 성질을 가지고 있고 현재의 자본주의라는 것은 무한 경쟁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사실이 더욱 진정한 자신을 찾는 과정을 어렵게 만든다. 무엇하나 아무 사심없이 어떤 행위를 할 수 없는 것. 어떤 기대치를 가지지 않고 행위를 한다는 것은 정말 도인이나 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책에서 제시하는 길을 따라갈 자신은 없지만 그나마 이 책을 읽는 동안 마음이 평안해진 것 만으로도 위안을 삼아야 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간디처럼 곁에 두고 마음을 열어 경전을 받아들인다면 언젠가 집착되지 않는 삶이 나에게로 다가올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희망아래(이런 생각마저도 버려야 하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일희일비하지 않는 삶을 살도록 최선을 다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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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논어 1
김용옥(도올) 지음 / 통나무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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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눈깜짝할 사이에 변해버리는 첨단의 시대, 컴퓨터, 인터넷등 디지털이 지배하고 있는 시대에 고리타분한 공자라니. 그것도 TV속에서 살아난다는 것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공자를 다시 이 세상속으로 불러낸 것일까? 그리고 그렇게 살아난 공자는 이 시대에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논어>라는 책 제목과 상관없이 내용은 공자의 생애에 대한 이야기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한 사건을 이해하기 위해선 그 시대 전반을 알고 있어야 하듯이 한 사상을 이해하기 위해선 그 사상가의 전반을 알아두는 것이 필요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은 책을 읽어나가면서 좀더 확신을 갖게된다. 그 사람의 일생과 따로 떨어진 그리고 그 시대적 상황과 결별된 생각이라는 것은 애시당초 가능한 것이 아니니까.

그래서인지 공자가 친근하게 다가온다. 지금의 언어로써 이해하는 논어가 아니라 공자가 직접 말하고 듣고 의심을 품고 사유하는 그 시대의 언어로 논어를 이해한다는 것은 정말이지 쾌쾌한 먼지속에서 향긋한 꽃냄새를 맡는 기분이다.

책은 전반부에 공자의 생애를 다루고 후반부에서 논어의 한 장인 학이편을 다루고 있다. 그 많은 논어중 비록 한 장만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다소 아쉬움이 남기는 하지만 성인의 생애와 그의 말씀이 일치되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는 점에서 책의 장점을 찾을 수 있으리라 본다.

학이편에서 다루는 이야기는 꽤 많지만 그것의 주된 생각은 바로 실천의 중요성이라고 여겨진다. 논어를 읽기전과 읽고 나서의 모습이 같다면 어찌 논어를 읽었다고 할 수 있겠는냐는 말에서부터 공부(學)라는 것은 실천을 행한 이후에 그 여력이 남았을 때 행해야 하는 것이라는 등. 학이편의 대부분은 바로 행함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그리고 이러한 그의 중심생각은 자신의 일생전체를 되돌아봤을 때 어김없이 지켜져왔던 절대적 덕목이었으리라.

말이 난무하고 글이 범람하는 시대, 매체가 폭발함에 따라 늘어난 다양한 정보들은 그야말로 홍수 그 이상이다. 하지만 이러한 정보들, 글, 말들이 그 진정한 의미를 가질 수 있는 건, 그것을 찾던 사람들의 실천이 행해졌을 때만이 아닐련지. 입만 또는 손만 살아 숨쉬는 이 시대에 뜨거운 일침을 가하는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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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의 즐거움 - 개정판 매스터마인즈 1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지음, 이희재 옮김 / 해냄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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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간엔 느림에 대한 이야기가 유행이다. 그 유행의 끝을 좇아 책을 읽었음직도 하지만 이미 느려터질대로 느린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하는 마음이 한가닥 있어 아직 접하지는 못했다. 막연히 노장사상의 흐름과 맞물려 집착으로부터 벗어나 여유를 갖고 때론 나태해져보는 것도 세상을 돌아볼 수 있는 좋은 방법중의 하나일 것이라고는 생각해본다.

이런 선입견을 갖고 바라본 느림에 대한 생각에 어찌보면 정반대에 서 있는 것이 몰입에 대한 즐거움이 아닌가 싶다. 물론 책을 읽어내려가다보면 꼭 정반대에 있다기보다는 오히려 바로 옆에 서 있는 동지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책의 내용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나에게는 항상 이런 한마디 표현이 책을 읽었다는 자족감을 주기때문에 자주 시도하는 습관임을 밝혀두면서) '피할 수 없는 것은 즐겨라' 정도일까?

하지만 그것보다는 차라리 게임에 지더라도 웃으면서 질수 있기를 당부하고 있다고 보면 되겠다. 내가 그 게임자체를 즐겼으니 승부자체가 무슨 상관이랴? 하는 정신. 그것을 당부하고 있는 것이다. 순간순간 그 결과에 상관없이, 아니 그 결과 자체를 생각도 하지말고 그냥 그것을 즐겨 몰입을 하다보면 그것이 바로 삶의 질을 한 층 높여줄 것이라는 주장이다. 비록 그것이 행복이라는 것과는 상관이 없다 하더라도 말이다.

어찌보면 행복이라는 감정도 자기연민이나 자기방어적인 수단으로 생겨난 조작된 것일 수도 있음을 상기한다면 결코 그것이 행복과 연관되지 않더라도 가치가 있는 행위가 될 것이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아무래도 그러한 마음가짐을 가지기 위해선 먼저 여유를 가질 수 있어야하겠고, 여유를 가질 수 있는 마음이란 느림에서 생길 수도 있다는 점에서 몰입과 느림은 이 시대의 새로운 가치를 형성할 수 있으리라 본다. 하지만 그것이 나태라고 하는 것과는 다르다는 것에서 함정에 빠져서는 안될 것 같다.

웃으면서 질 수 있다는 것, 웃으면서 진다는 것, 생각만 해도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어깨위를 짓누르는 현실의 무게를 이겨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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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만에 시나리오 쓰기 - 친구 매스컬처 시리즈 1, 마음으로 영화 쓰는 법
비키 킹 지음, 이지영 옮김 / 동녘라이프(친구미디어)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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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실천하는 것이다. 실천하는 것이 인생이다. 엎치나 매치나.

이것은 영화 뤽베송의 '서브웨이' 첫 장면에 등장하는 자막이다. 영화 속 주인공 렘브란트는 지하철이라는 공간 속에서 자신만의 밴드를 만들어 공연을 성사시키고 죽어간다. 밴드만들기. 그게 자신의 꿈이었으며 결국 그것을 해낸다.

시나리오 쓰기. 이건 나의 꿈이기도 하다. 대부분 호흡이 짧은 시나리오 몇편에 그쳐버리고 있지만 언젠가 장편에 꼭 도전하리라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실천을 하지는 못한체 세월만 훌~훌~. 실천하지 못하는 삶, 아직 인생을 제대로 살고 있지 못한 것인가? 그런 차에 이 책을 접하게 됐고 과감히 지폐를 건넨 대가로 나의 안방에 이 책을 꽂아둘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나는 나의 인생을 찾아 길을 떠나게 됐다.

이 책의 장점은 바로 이곳에서 출발한다. 누군가 이 책을 읽었다면 바로 그 순간 벌써 시나리오는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책을 읽는 기간이 21일이 더 걸릴 수도 있다. 나의 게으름을 매일매일 탓하며 허송세월을 보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책에 관심을 가진 그 순간 나의 시나리오 작업은 벌써 진행되고 있었던 것이다.

책에 쓰여진 대로 그대로 따라하기는 힘들 것이다. 아마 책에 쓰여진 방식대로 사람들이 살아가고 행동할 수 있었다면 모든 사람들이 성공하고 모범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성공할 수 없듯 모든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21일만에 시나리오를 완성할 순 없으리라.

그러나 책을 집어든 순간 나는 벌써 한걸음 시나리오를 향해 내걸었으며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듯이 일단 한줄 쓰여진 시나리오는 그 시나리오의 주인공들의 아우성에 의해 계속 쓰여져 나갈 수 있다.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일상생활 속에서 부딪힐 수 있는 세세한 일에 대한 조언이라고 하겠지만 보다 더 큰 것은 시나리오라는 것이 생명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우쳐 준다는 것이다. 내 자신의 시나리오 속 캐릭터들이 살아 움직이고 있는 생명체임을 자각하는 그 순간 나의 시나리오 작업은 계속될 것이다. 그들이 자신의 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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