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
달라이 라마 외 지음, 류시화 옮김 / 김영사 / 200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왜 사니? 모르겠다. 월급이라는 올가미에 걸려 하루하루를 버둥대고 있다. 돈이 가져다주는 편안함. 그러나 그 돈을 벌기위한 고통. 난 지금 무엇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가? 행복으로 가는 레일은 웃음이라는 간이역들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 간이역에 정차하지 못하고 자꾸 탈선을 하려한다. 길이 갈라진 곳에서 잘못된 선택을 함으로써 난 종착역을 비껴서고 있는지도 모른다. 선택의 순간 항상 물어야 한다. 지금 내가 달리고 있는 이 레일이 행복으로 가는지를.

때론 나의 기차는 분노와 미움으로 가득차 탈선을 일으킨다. 그것을 붙잡아 주는 것은 인내와 관용이다. 인간의 본성이 이기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과 자비심으로 가득차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레일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우리는 자비와 폭력이 훈련의 문제라는 세비유 선언(인간이 공격적으로 변할 잠재력을 갖고 있을 뿐이다. 본성이 공격적이지는 않다)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즉 종착지가 보이지 않는 레일을 처음부터 달려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행복의 종착역으로 가는 연료는 자비다. 이 자비는 편견으로부터 벗어남으로써 생겨난다. 편견을 벗어난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을 때 극단으로부터 피할 수 있으며 이때 자신의 고통 또는 타인의 고통을 대할때 자비심은 스스로 우러난다. 변화에 대한 강한 의지와 절실한 마음으로 배우고 확신을 가지며 결단하고 행동하려 노력했을 때만이 기차는 행복의 종착역을 향해 씩씩하게 달려갈 것이다.

때론 이 기차가 다른 곳으로 빠져버리지 않을까 두렵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이 두려움과 불안은 진실하고 순수한 동기를 지녔을 때 사라진다. 정직함이 바탕이 되는 자부심으로 인하여 우리는 떳떳하게 우리의 길을 갈 수 있다.

자 이제 우리는 터널을 벗어날 순수한 동기를 지니고 있고, 탈선으로 부터 벗어날 자비심으로 충만해 질 것이며, 선택의 순간 행복의 종착역을 떠올릴 수 있는 의지를 가지고 있으니 탐욕의 굴레에서 벗어나 만족의 길을 따라 힘차게 레일을 달리자.

왜 사냐고?
난 오늘도 달릴 것이다. 그리고 잠시 멈출 것이다. 웃음의 간이역에서. 그리고 또 힘차게 달릴 것이다. 행복의 종착역을 향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구르는 천둥
더글라스 보이드 지음, 류시화 옮김 / 김영사 / 2002년 10월
평점 :
절판


미국 서부의 황량한 사막. 마차는 달리고 그 뒤를 인디언들이 쫓는다. 이때 카우보이 모자를 쓴 보안관이 나타나 총을 쏘아댄다. 인디언들은 하나둘씩 쓰러지고 우리는 박수를 보낸다. 인디언들은 괜히 사람을 죽이는 야만인이었던 것이다.

그러던 인디언들이 점차 원주민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말 그대로원래 땅의 주인. 서구인들에게 땅을 빼앗기고 보호 울타리에 갇혀 사는 처량한 신세. 이제 인디언들은 동정의 대상이다.

가엷게 쳐다보던 인디언들이 또 다시 변하기 시작했다. 아니 그들은 항상 같은 모습이었는데 그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눈이 변하기 시작한 것이다. 비를 내리고 죽어가는 사람을 살리는 신비한 대상으로...

이 책은 자칫 이런 신비주의를 부추길 수도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것이 진실일망정 그것을 읽는 사람들은 진실이 아닌 단순한 사실로 받아들여 신비화에 빠져들 수 있는 요소가 여기저기 있는 것이다. 죽음 앞에 이른 사람을 살리고, 원하는 시간에 비를 내리는 것을 읽고나서 누가 이것으 신비하게 생각하지 않겠는가? 머릿속에서는 이런 사건들을 이성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 계속 추론을 해 나간다. 아마도 이들은 비가 오는 징후를 주위의 동물들이나 공기의 변화로 알아챌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거나, 병자의 치유에 있어 심리적 요인을 잘 이용할 수 있는 능력을 옛부터 전해받아오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어쨌든 이런 신비주의의 위험을 무릎쓰고 필자가 인디언의 이야기를 하는 것은 그들이 삶을 얼마나 신성시 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기 위함이라는 것을 눈치채야 한다.

따라서 그들에게 있어 병과 고통 또한 나름대로 이유가 있으며 왜 그 일이 일어났는가를 깊이 이해하는 일을 중요시 하는 것(P162)은 당연한 일이다.

모든 것은 인과의 법칙을 따르는 바 고통과 병 또한 어떤 이유가 있었을 것이며 또한 그것이 최선의 방법이었기에 나타나는 일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은 결국 '그들에게 있어 삶의 모든 것이 성스로운 의식인 것이다.(P362)' 라는 생각으로 표현된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삶이 경건함으로 가득차 건조한 삶을 살아간 것은 아니다. 삶의 여행을 즐기라는 인디언의 십계명이 말해주듯이 삶은 즐거운 또한 성스러운 여행인 것이다.

따라서 이들은 현재 우리들의 삶처럼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지를 잊고 속도에 미쳐서 살아가지 않는다. 무엇인가 결정할 사안이 있으면 적어도 3일동안을 생각한후 결정한다는 그들의 방식은 그래서 충격으로 다가온다. 우리는 얼마나 조급하게 살고 있는가? 그것이 죽음으로 향하는 길이라 할지라도 우리는 그것의 종착역을 알지도 못하면서 빨리빨리를 위치며 살고 있지 않나?

구르는 천둥과 함께 지내면서 늦어지는 것이란 있을 수 없고,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는 것을 배운 것이다.(P160)

그리고 그 때에 이르렀을 때는 행동해야 한다. 어떤 일에 관심을 갖고 그것에 개입하는 것 바로 그것이 이해의 핵심이며, 이런 행동이 카르마를 해결한다.

다시 말해 세상이 우리를 즐기도록 하지말고 우리 스스로가 세상을 즐겨야 한다는 것(P137)이다.

세상에 종속되지 않고 삶을 신성시하며 인과의 법칙을 저버리지 않는 행동을 취했을 때 우리는 신비롭게만 여겨지던 인디언의 삶을 이해하는 첫걸음을 내딛는 것일 터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음에는 평화 얼굴에는 미소
틱낫한 지음, 류시화 옮김 / 김영사 / 200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이해한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것이란다.

나는 불교의 교리를 이해한다고 생각했다. 화엄의 사상과 카오스 이론의 유사성에 감탄하기도 하고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라는 화두가 무엇을 뜻하는지도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정말로 머리속으로 알고 있을뿐 이해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모두가 하나로 얽혀있다고 머리 속으로 생각하지만 나의 마음이나 행동은 결코 그것과는 아무런 상관없이 흘러가고 있었다. 세상의 모든 것이 붓다임을 머리속으로만 생각하다보니 결코 자비심은 생겨나지 않았던 것이다. 이 책은 머리속에서만의 자각이 마음으로 진행되도록 도와주는 좋은 만남의 인연이었음을 고백한다.

모두가 붓다임을 어찌 아는가? 그것은 깨어있을때만이 알 수 있다. 깨어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지금 내가 바로 이순간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자각하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 내가 지금 걷고 있음을 내가 지금 먹고 있음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걷고 먹는 것을 말한다. 나의 감정이 왜 이렇게 분노하고 있는지, 또는 들떠 있는지 또한 깨어있는 상태로 찬찬히 들여다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그러다 보면 그런 감정의 출렁임이 나 이외의 다른 것에 의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으로부터 발생하는 것이었음을 알게된다. 이 때 비로소 타인을 이해하게 된다. 왜 그가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를 이해하는 순간 우리는 자비심을 가지게 되고 그와의 거리를 좁히게 된다. 이 거리는 마음뿐만이 아니라 신체적인 거리까지도 포함한다. 이렇게 가까워진 거리만큼 사랑은 싹트게 된다.

도대체 삶은 무엇을 이루고자 그리도 빨리 달려가는가? 돈, 명예, 권력, 사랑을 위해서 살아온 것인가? 행복의 정체는 무엇인가? 무심하게 바라보라. 진정 내가 원하는 것은 평화의 상태며 붓다의 미소가 아니었는가?

나의 호흡을 찬찬히 들여다보라. 지금 이순간 나의 호흡을 찬찬히 지켜보라. 모든게 경이롭지 않은가? 땅위에서 이렇게 햇빛을 바라보는 세상의 모든 것이 경이롭지 않은가? 기적은 물 위를 걷는 것이 아니라 바로 땅위를 걷는 것임을 뒤늦게 알게된다.

모든 불상의 미소가 우리 인간의 모든 얼굴에 묻어나는 그 순간까지 나는 내 호흡을 지금 이 순간 경이롭게 지켜보리라. 마음에는 평화가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하기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The Blue Day Book 누구에게나 우울한 날은 있다 블루 데이 북 The Blue Day Book 시리즈
브래들리 트레버 그리브 지음, 신현림 옮김 / 바다출판사 / 2005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동물들에게도 표정이 있다. 그 표정은 인간이라는 필터가 씌여져 우리의 감정을 표현해내고 있다. 더군다나 그 각양각색의 동물들 표정은 카메라라는 매체를 통과하면서 그리고 그 옆에 문자의 보조를 받으면서 새로운 의미를 형성하게 된다. 즉, 사진에 찍힌 동물들의 진짜 의도와는 아무 상관없이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 사진을 해석하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의 재미는 이 나름대로의 해석에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무리들 속에서 미끄러져 버린 펭귄에게서 부끄러움을 읽어내는 것처럼 말이다.

무엇보다도 이 해석은 저자의 의도대로 구성되어진 사진과 해설때문에 빛을 더 발하게 된다. 누구에게나 느닷없이 찾아오는 우울한 날. 그런 날의 우울감은 마치 그림자 마냥 떨쳐낼 수 있는 성질의 것들이 아니다. 그림자를 없애기 위해선 그림자 속으로 들어가버려야 하듯이 우울감을 떨쳐버리기 위해서 우울한 동물들 사진을 보는 것은 그야말로 탁월한 선택일지도 모른다.

우울하고 위태위태한 동물들 사진을 죽 쫓아가다 보면 어느새 그들의 표정엔 웃음이 나타나있고 그것은 마치 읽는 사람에게도 똑같이 미소지을수 있도록 마법을 건듯한 효과를 자아낸다.

우울한 날, 우린 이젠 웃을 수도 있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잠수복과 나비
장 도미니크 보비, 양영란 / 동문선 / 199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태어나면서부터 장애를 짊어지는 사람들이 있다. 인생의 첫발부터 삑걱거리기 시작한 이들은 그 삐걱거림을 체념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체념의 시간은 그들의 성장과 함께 희망의 빛을 내비치기도 한다. 그러나 갑작스런 사고로 원전했던 자신을 잃어버린 사람에게 있어 장애는 좀처럼 받아들이기 힘든 시련이다. 현재의 자신을 바라보며 인정한다는 것, 체념만으론 이겨낼 수 없는 고난이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변해버린 상태를 어찌 쉽게 인정할 수 있겠는가?

잠수복과 나비는 바로 이렇게 갑작스런 사고로 <로크드 인 신드롬>상태에 걸린, 잘 나가던 여성잡지 <엘르> 편집장의 메모들로 이루어졌다. 로크드 인 신드롬이란 일종의 식물인간 상태로 보면 될 것이다. 성공적 사회생활을 이끌어 가던 중년의 남자가 갑작스레 자신의 육체가 감옥이 되어버린 상태로 몰리게 된 이후(그는 자신의 이런 상태를 열쇠를 잃어버린 잠수복을 입은 상태라고 표현했다)의 심리상태를 잘 보여주고 있다.

그에게 있어 이제 세상의 모든 것은 다 새롭게 다가온다. 영화 <죽은 시인들의 사회>에서 교탁위에 올라선 학생들에게 교실이 새로운 공간으로 다가온 것처럼 말이다. 아침에 일어나 세수하고 밥을 대충 챙겨먹고 직장에 나가 일을 하던 과정이 기계처럼 느껴졌었는데 그 하나하나의 동작이 모두 행복의 순간으로 비쳐진다. 햇살, 바람, 소리... 바깥에 비록 나갈 순 없으나 살아있는 정신으로 그는 상상의 날개를 편다.(그는 이순간을 자유로운 나비의 훨훨거림으로 표현했다) 스쳐지나가던 보잘것 없는 것들의 아름다움을 하나하나 드러내보인다.

게다가 평상시 아무 불편없이 지내던 것들, 무심코 툭 내뱉던 말 한마디등이 실은 장애인들에게 얼마나 크나큰 장벽이 되어 나타나는 가도 실감하게 된다. 마치 자동차 운전자 입장에서 보행자 입장으로 바뀐 것처럼 말이다. 아무튼 이 책의 장점은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한번 뒤돌아보게 만든다는데 있다.

캥거루는 벽을 넘었습니다.
동물원의 벽을,
하나님 맙소사, 벽이 어찌나 높던지요.
하나님 맙소사, 세상은 어찌나 아름답던지요.(P172)

자신의 장애를 나쁜 번호를 뽑은 돌연변이로 바라보다 낙엽처럼 소리도 없이 사라져간 그의 삶에 책의 마지막장을 덮으면서 코가 시큼해진다. 그리고 바라본 하늘은 왜 그리도 가슴시리도록 파란 것인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