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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이 세 가지를 명심하라
신달자 지음 / 문학동네 / 2006년 9월
평점 :
품절
신달자 시인, 소설가가 이야기하는 인생이야기다. 딸들만이라도 행복하라며 또 행복할 것이라고 믿으며 살아간 어머니의 소망과 체념이 가득 담겨있기도 하다. 그리고 그 소망과는 반대로 인생의 행로를 택했던 자신의 아픈 과거도 이야기하고 있다. 자신의 인생을 통해 문학 여정을 통해 사랑과 행복과 가족에 대해 이야기한다.
죽을 때까지 공부를 해라 돈도 벌어라. 행복한 여자가 되거라고 부탁한 어머니의 글귀는 자신의 과거를 긁어내서 피로 써내려간 명령이기도 하다. 어머니의 뜻과는 거리가 먼 삶이었지만 결국 어머니의 뜻을 이루었다고 생각했을때 어머니는 곁에 없었다. 그리고 어머니에게 기대고 싶었을때 이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려야 한다. 대신 자신에게도 딸들이 생겼다. 그 딸들은 오히려 자신의 어머니가 되고 친구가 되준다. 그래도 언젠가 더 나이를 먹으면 자신을 이해할 것이라는 서운함도 감추지 못한다.
생계를 걱정해야 했던 시절의 신달자를 잠깐 돌이켜보자.
물론 어떻게 사는 가를 배우는 데는 전 생애가 걸리는 법입니다. 그러나 나를 향상시키는 것은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아니라 하고자 하는 일이라는 사실을 하나의 희망으로 갖고 있었습니다.(35쪽)
그런데 만약 그 하고자 하는 일마저 의욕을 상실하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희망을 놓아버린 삶이란 얼마나 어두울까요.
그래서 나는 행복의 의미를 내가 만들기로 했다. 행복:어떤 구차한 현실이라도 버리지않고 껴안으면 행복이 될 수 있음.(81쪽)
그렇군요. 희망을 찾을수 없다면 현실에서 행복을 찾아야하겠죠. 아니, 행복을 인정해야 하겠죠. 그 힘은 어디에서 나올까요
그래서 사랑은 아름다운 것인지 모른다. 아파도 끊임없이 사람에게 기대와 꿈을 갖게 하는 힘, 그것은 세상을 이기는 힘인지도 모른다. (143쪽)
그렇군요. 그래서 제가 힘이 없는지도 모르겠어요. 언젠가는 언젠가는 이라고 하면서도 한편으론 마음을 꽁꽁 닫고 살았는지도 모르겠군요. 이제 시간이 없는지도 모릅니다.
따져야 할 것은 돈이 아니라 시간일 것입니다... 시간이야말로 각자에게 주어진 생의 자본금이라는 것을.(182쪽)
사랑이란 미루는 것이 아니다....돈보다는 사람을 버는 것이 우선이라는 말도 잊지 않는다.(194쪽)
나에게 갇혀 살아왔던 것은 아닌지 후회됩니다. 세상은 다 혼자라고 잘난 척하면서 말입니다. 보듬을 것은 많습니다. 팔을 벌려야 보듬을 수 있을겁니다. 아직도 굳어 있는 제 팔이 언제 부드러워져 펴질수 있을지 걱정됩니다. 딱딱한 마음도 녹기를 바랍니다. 이제 시간은 없어 보입니다. 그래도 아직 시간은 저만큼 남아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냥 의도하지 않고 마음이 흘러가는대로 사랑하고 소망하고 행복하면 좋겠습니다.
신달자 시인의 어머니의 소망처럼, 그리고 신달자 시인이 가장 힘들어했던 그 행복을 다시금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