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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stella.K님의 "[퍼온글] 천 상병님의 '강물'"

사진이 참 좋습니다. 아니 혹시 그림인가요? 물이 고요하군요.
바다로만 흘러가는 강물이라기 보다는 내 마음속에 고요히 머물러 있는 호수같습니다.
내가 온종일 울어도 눈물이 마르지 않도록 마음깊이 감추어둔 호수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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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떨어지는 요즘, 부고도 없이 가버리는 요즘, 상여도 없이 저 세상으로 가버리는 요즘, 김광석 노래를 자주 듣습니다. 잠이 들기전 꼭 그의 CD를 틀어놓습니다. 언제부터인가 가슴 한 구석에 쓸쓸한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김광석의 노래는 그런 나의 영혼을 위무합니다.

비디오를 빌려왔습니다.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아, 영화속의 주인공들은 왜 그렇게도 쓸쓸합니까? 살아가는게 그렇게도 쓸쓸한 일인가요?  정호승 시인이 말하듯 외로우니까 사람일지도 모르겠군요.

책을 펼칩니다. <곽재구의 포구기행> 시인은 여행의 쓸쓸함을 그대로 전해주는군요.

마치 운명같습니다. 쓸쓸한 느낌이 한번 들기 시작하자 제가 만나는 모든 것이 그 쓸쓸함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다리는 전화벨은 없습니다. 그러나 갑자기 울린다면 마음이 흔들릴까요? 술을 잘 먹진 않습니다. 하지만 누군가와 함께라면 취할 수 있을까요?

혼자 누워있는 방안에서 적막한 공기 속으로 파장을 보냅니다. "아~" 아주 조용히. 이와이 슌지<러브레터>의 오겡끼 데스까 라는 메아리가 들려오는 듯 합니다. 아무도 없지만 속으로 혼잣말을 외칩니다. <와따시와 겡끼 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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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09 14: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작년이었던가? 재작년이었던가? 요즘의 기억력으로는 확실하지가 않다.

순천의 조계산엔 선암사와 송광사가 있다.  송광사는 조계종 3보사찰중 승보사찰로 규모가 엄청 크다. 선암사는 태고종의 본산으로 정말 아름다운 절이다. 특히 계곡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마주치는 승선교라는 돌다리는 달력 사진에 꼭 등장하는 풍류가 넘치는 곳이다. 조계산을 종주하다보면 양 쪽에 위치한 이 두절을 한꺼번에 감상할 수가 있다.

아마 낙엽이 다 떨어져가는 늦가을이었던게 보다. 조금은 스산한 기운에 가을비도 살랑살랑, 어깨를 적신다. 선암사는 더욱 신비로워 보였고 나의 개인적 습성에 따라 꼭 절의 뒤모습을 보려 또박또박 길을 재촉한다. 남들은 잘 가지 않는, 그리고 잘 보지않는 절의 뒷모습. 난 왜 그곳에 집착하는지 잘 모르겠다. 아마 절 뒤에서 평온히 서 있는 소나무나 대나무, 동백나무들로부터 평온을 얻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대웅전 뒤나 극락전 뒤에 감추어진 절의 세간살이 보는 재미도 빼놓을수는 없다.

 아무튼 그렇게 뒤로 돌아가는 길에서 인적이라곤 들리지 않는 곳이었기 때문일까? 누군가 갑자기 문을 연다. 그리고 눈앞에 펼쳐진 천국의 느낌. 한 아주머니 보살님의 환한 미소는 정말 부처님의 미소를 닮아있었다. 부처님을 보지도 못한 내가, 그리고 오직 부처의 상만을 대한 내가 어찌 부처님의 미소를 알겠는가마는 그 분의 미소는 바로 부처님의 미소라고 생각 아니 그냥 생각이전에 온믐으로 느낄 수 있었다. 마음속에 찾아드는 평화. 자비심이 주는 그 아름다움.

내 평생 잊지 못할 미소다.

혼자 걷는 나그네의 마음에 따뜻한 온기를 전해주는 그 미소가, 싱그러운 가을 바람에 실려 세상으로 퍼져나가길 기원한다. 아직도 가끔씩 나에겐 그 미소의 평온함이 내 몸에 남아 세상의 번민에 괴로워할땐 용천수처럼 솟아오름을 느낀다.

정말 그 보살은 부처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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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화기를 들었다 다시 놓는다.

왜 전화를 안 받는거지? 혼자 생각하며 자꾸 망설여진다.

발신자 표시가 있게 된 후론 쉽게 전화를 걸 수가 없다.

분명 내가 전화를 건 것을 알텐데.... 

상대방이 전화를 안 받는다는건 도대체 무슨 의미란 말인가?

 

자꾸만 작아져가는 자신을 바라보게 된다.

전화는 이제 이렇게 사람을 작게 만들어버린다.

 

잔인한 4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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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복 시인의 시중에 <날마다 상여도 없이>라는 것이 있다.

전략

날마다 부고도 없이 떠나는 꽃들

날마다 상여도 없이 떠나는 꽃들

 

벚꽃이 만발하다. 바람이 불면 흩날리는 꽃잎이 너무 아름답다. 아름다움이란 이내 이렇게 사라지기에 더더욱 애타게 다가오는가 보다. 천년 만년을 버텨온 아름다움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미륵을 찾는 것은 그가 우리가 사는 현세에 지금 당장 찾아올 것이 아님을 알기에 찾는 것이요, 사랑을 부르는 것은 그것이 쉽게 우리를 떠나버릴 것임을 알기에, 또 그냥 우리 곁을 알게모르게 스쳐 지나가는 것임을 알기에 부르고 또 부르는 것이리라.

삶은 이렇게 한시적이고 한낱 꿈과 같은 것임에도 우리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도 악다구박치게 살고 있단 말인가? 꽃처럼 아름답지도 않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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